=====27:1
본절은 전장(26장)에 이어 계속적으로 두로의 멸망을 선언하는 도입 부분이다. 전장이 주로 두로 왕국의 멸망 자체를 표현한 것이라면 본장은 과거 화려하고 영화로웠던 두로 왕국이 이제 패망케 되는 비참함을 당하게 되었음을 지적해주고 있다. 특히 본장에는 과거 두로 왕국이 경제나 무역 면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며 번성하였음을 밝혀주고 있다.
=====27:2
애가(* , 키나) - 이는 슬픈 곡조의 성격을 띠는 노래를 뜻한다(19:1 참조). 하나님께서 두로 왕국을 위하여 이 슬픈 노래를 지으라 하신 것은 과거 두로 왕국이 해상 무역으로 크게 번창하고 화려하였는데 이제는 패망케되어 비참한 상태에 처해지게 되었는 바, 그 처지가 대조적으로 역전되었기 때문이다.
=====27:3
바다 어귀에 거하여 - 복수로 표현된 '어귀'(* , 메보트)의 문자적인 뜻은 '입구들'인데 당시 두로인들이 해상 무역을 하기 위해 드나들었던 항구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혹자에 의하면 당시 두로 왕국에는 북쪽으로는 시돈인과 무역하고 남쪽으로는 애굽인과 무역하는 항구가 있었다 한다(Cooke, Wycliffe). 여러 섬 백성과 통상하는 자 - 당시 두로 왕국은 동서양의 여러 나라와 무역업을 하였다. 이사야는 이 사실과 롼련하여 두로 왕국을 '열국의 시장'(사 23:3)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통상하는 자'란 단순히 '상인'(商人)을 듯하기보다는 외국과 무역하는 사람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낫다. 나는 온전히 아름답다 - 이것은 두로 왕국이 스스로를 자화 자찬(自畵自讚)한 말이다. 아마 그들이 무역업을 통한 경제적 부로 인해 자신들을 화려하고 영화롭게 단장한 데서 비롯된 말로 보인다(4-11절). 그렇지만 이 말은 본질적으로 두로 왕국이 자신의 교만을 나타낸 말로서 하나님이 그들을 심판하는 근본적 요인이 되었다(28:11-19).
=====27:4
네 지경이 바다 가운데 있음이여 - 혹자는 이 말을 '(그들이) 너를 위대하게 만들었다'로 번역하여(Bertholet), 본 구절 전체를 '그들이 너를 바다 가운데서 위대하게 만들었다'(They have made you great in the midst of the sea)라고 해석하려는 경향을 취하고 있다(Carley). 그러나 이는 문맥상 한글 개역 성경처럼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본 구절은 두로 왕국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음을 암시한다. 혹자는 이런 연유에서 두로 왕국을 '섬 도시'(the island cit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Cooke, Carley). 너를 지은 자가 - '너를 지은 자'(* , 보나이크)는 복수형으로 '너를 지은 자들'의 뜻이다. 이것은 두로인들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그들을 인위적으로 단장하고 화려한 모습과 번성한 상태로 만든 자들을 가리킨다.
=====27:5
스닐의 잣나무 - '스닐'은 헤르몬 산을 가리키는 아모리인 식의 이름이다(신 3:9). 대상 5:23에 의하면 이곳은 헤르몬 산과 구별되어 언급되기도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헤르몬 산을 가리키거나 그 일부에 예속된 곳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한편 '잣나무'는 성경에서 좋은 나무로 규정되는데, 이는 내구성(耐久性)이 강하여 집이나 배 등을 만드는 건축 자재로 흔히 사용되었다(창 6:14;왕상 6:15, 34;아 1:17). 레바논 백향목...만들었도다 - '백향목'은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교목으로서 곧게 자라며, 충해(蟲害)의 영향을 잘 받지 않고 잣나무처럼 내구성이 강하다. 따라서 고대인들은 이를 잣나무처럼 집이나 배를 짓는 건축 자재로 활용하였는데(아 1:17;8:9;사 9:10;렘 22:14, 15) 특히 이러한 백향목의 특성으로 인해 돛대의 재료로 사용된 듯하다.
=====27:6
바산 상수리나무 - '바산'은 갈릴리 바다와 요단 강 상부의 동북부 지역으로서 북으로는 헤르몬 산과, 남으로는 길르앗 땅과 경계를 이루는 거대한 평원 지대다. 이는 보통 표고 533-770m 이르는 평원 지역이나 그 북부쪽은 표고 약 1300m에 이르는 산악 지대로서 무수한 나무들이 서식한다. 한편 '상수리나무'는 너도 밤나무의 낙엽 교목으로서 성경에서는 그 수질이 견고하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암 2:9). 깃딤섬 황양목 - '깃딤'은 지중해 동쪽의 구브로섬을 가리키는 옛 이름이다. 이는 구약 성경에서 지중해 연안 일대를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했다(민 24:24;렘 2:10;단 11:30). 그러나 본절에서는 '섬'이란 구체적인 표현이 주어진 점으로 미루어 구브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양목'은 희양목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교목으로서 그 수질이 단단하며 성경에서는 아름답고 훌륭한 나무로 묘사되어 있다(사 41:19;60:13). 상아 - 이는 코끼리의 길게 자란 앞니를 가리킨다. 이것은 결이 잘고 그 무늬가 아름다우며 세공하기에 적합한 강도를 지니고 있어서 예로부터 조각 재료로 널리 사용되었다.
=====27:7
애굽의 수놓은 가는 베 - 여기에서 '베'란 아마(亞麻)의 섬유를 추출하여 가공한 천을 가리킨다. 그런데 고대 애굽에서는 일찍부터 이 아마를 재배했을 뿐만 아니라 그 가공 기술이 발달하여 이 옷감을 널리 사용하였다(Cooke). 엘리사 섬 - 이는 야완의 아들 중 하나인 엘리사(창 10:4)가 당시 지중해 연안에 거하였던 지역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어진 듯하다(Cooke). 혹자는 이를 이오니아 바다의 섬들(Jerome), 또는 펠로폰네소스 안의 섬(Bochart)이라고 하나 많은 다른 사람들은 지중해의 구브로 섬으로 인정한다(Cooke, Wycliffe, Knudton). 청색 자색 베 - 여기에서 '청색 자색'(* , 테켈레트 아르가만)이란 청색과 자주색 각각의 색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청자색(Blue-purple) 또는 적자색(red-purple) 중 하나를 가리킨다(Carley). 당시 페니키아인들은 조개의 뿔고동에서 자색 염료 원료를 추출하여 자색 물감을 만들어 사용하며 수출까지 하였다. 그리고 이 자색이 제왕다운 영화로움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차일(* , 메카세크)은 문자적으로 '덮개'란 뜻이다. 이는 본 구절에서 갑판 위에 친 천막을 가리키는 듯하다.
=====27:8
사돈과 아르왓 거민들 - '시돈'은 '어장'이란 뜻으로서 함의 아들 가나안의 장자(長子) 이름을 따서 망명한 지중해 연안의 도시이며(창 10:15), 두로와 함께 가나안 사람의 고도(古都)로 유명하다. 이는 지리상으로는 두로 북방 약 48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한편 '아르왓'은 '피난처'란 뜻으로서 지중해의 베니게 연안의 최북단에 위치한 성읍이다. 이곳은 가나안의 후손 알왓 족속들이 살았으며(창 10;18)이 이름도 여기서 유래된 듯하다. 섬인 이곳의 주민들은 거칠은 바닷 사람들로 유명하다고 전해진다(Cooke). 네 가운데 있는 박사 - 일반적으로 많은 주석가들은 본 구절을 영역본 RSV가 취한 대로 '스말의 박사들이 네 가운데 있도다'(Skilled men of Zemer were in you)로 개역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Wycliffe, Cooke, Carley, Tylor, Eichrodt). 그들은 이 이유에 대해서 영화로운 두로 왕국의 백성들이 그 나라의 일꾼으로 일한다는 내용 자체가 문맥상 어색한 표현이라는 것을 들고 있다. 실제로 본장에서 두로 왕국의 해양 무역에 고용된 일꾼들은 모두 이국인(異國人)으로 묘사되어 있다(8-11절). 그리고 '스말'은 아르왓의 남부 지역으로 역시 아르왓 족속들처럼 가나안의 후예들이 살았던 곳이다(창 10:18;대상 1:16). 그렇지만 '선장'으로 번역된 '호블라이크'가 큰 배의 '선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굳이 '스말'을 첨가시킬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선장은 외국의 고용인이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7:9
그발의 노인과 박사들이...되었음이여 - '그발'은 지중해의 베니게 연안의 해상 도시로서 시돈의 북부 약 65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노인과 박사들'이란 그곳에 사는 자들 중 경륜과 지식 면에서 출중한 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국(自國)에서 뛰어난 이들이 두로 왕국의 배 수리원이 되었다는 것은 두로 왕국의 번성함을 단적으로 반영해 준다.
=====27:10
바사와 롯과 붓이...되었음이여 - 여기서 '바사'는 페르시아를, '룻'은 셈의 후예들이 사는 곳으로서 소아시아의 루디아 지역을 가리키는 듯하고(창 10:22) '붓'은 함의 후예들이 사는 곳으로서 북아프리카의 구레네 지방을 가리키는 듯하다(창 10:6;대상 1:8). 두르 왕국이 이들 이족(異族)을 자국의 용병으로 고용한 것은 경제 대국으로서 부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27:11
아르왓 사람과 네 군대 - '아르왓'에 대해서는 8절 주석을 참조하라. '네 군대' (* , 헬레크)는 한글 개역 성경에서 그 기본어를 '하일'(* )로 보아 '네 군대'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영역본과 많은 주석가들은 이를 '헬레크'(Helech, NIV, RSV) 또는 '헤들론'(47:15;48:1)으로 보고 있다(Wycliffe, Cooke, Taylor). 여기서 헬레크는 길리기아(Cilicia) 또는 그 일부 지역과 동일시 되며 헤들론은 가나안의 북방 하맛과 가까운 곳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델리취(Delitzsch)는 개역 성경처럼 이해하여 군대를 두로 왕국의 국민으로 구성된 군인들이라 하나, 경제적으로 부강한 두로 왕국이 외국인들을 선원과 용병 등으로 고용한 사실로 보아(8-10절) 이 견해는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본절에서 '헬레크'는 그 자체로 읽는 것이 더 타당하다. 용사들(* , 가마딤) - 델리취(Delitzsch)는 한글 개역 성경처럼 용감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나 다른 주석가들은 고유 명사로서 북시리아의 구미디(Kumidi)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지역이 두로와 지리상 가까운 곳에 있으며 또한 본절이 두로의 번영을 나타낸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고유 명사로 읽는 것도 무리가 없다. 네 사면 성 위에 방패를 달아 - 이는 고대 베니게인들의 오랜 관습으로서 성벽을 장식하는 효과를 가져 왔다(Delitzsch). 그러나 이는 대적들에 대해 그 나라의 위용을 과시하는 것임을 암시한다.
=====27:12
다시스 - 이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곳이 지중해를 건너는 지역이라는 사실 외에 정확한 위치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혹자는 스페인에 위치한 두로의 식민지 타르테서스로 본다(Walter Eichrodt). 이곳은 성경에서 솔로몬 왕 당시 이스라엘과 귀금속 무역을 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왕상 10:22;대하 9:21). 상납 - 보통 '주석'으로 불리워진다. 이는 주로 동과 합금하여 청동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27:13
야완과 두발과 메섹 - '야완'은 노아의 아들 야벱의 4남의 후예들로서 소아시아 및 에게해 연변의 그리스인들을, '두발'은 야벱의 5남의 후예들로서 소아시아 및 갑바도기아 일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메섹'은 야벱의 6남의 후예들로서 길리기아 북동부 지역에 사는 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사 - 3절 주석을 참조하라. 사람 - 문자적으로는 '사람들의 영혼'들을 뜻한다. 이런 표현은 계 18:13에도 언급되는데 당시 장사꾼들이 노예를 팔았음을 암시한다.
=====27:14
도갈마 족속 - 이들은 야벱의 손자의 후예들로서(창 10:3;대상 1:6) 할리스 강(Halys river) 남단의 동쪽에 거주하고 있는 알메니아 족속으로 추정된다(Wycliffe, Cooke, Aalders).
=====27:15
드단 사람 - 구스의 아들 라아마의 후손들로서(창 10:7;대상 1:9) 북서 아라비아 및 홍해 연안에 살고 있는 족속들로 여겨진다. 오목 - 이는 주로 남인도나 실론 등에서 자라는 검은 박달나무의 일종으로서 견고하고 내구력이 강하여 고가 가구, 그릇 등의 재료로 쓰였다 한다.
=====27:16
아람 - 셈의 5남의 후예들로서 흔히 수리아인들로(마 4:24;행 15:23) 이스라엘 동북부에 다메섹을 포함,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상부에 이르는 지역에 산다. 남보석(* , 노페크) - 이는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의 옷에 장식된 남보석(* , 사피르)과는 다른 것으로 석류석으로 번역되기도 한다(출 28:18). 이는 백색 또는 초록색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호 - 바다의 미생물인 산호충에 의해 만들어지는 보석으로서 나무가지처럼 복잡하게 얽혀진 물체이다. 홍보석(* , 카드코드) - 얼룩덜룩한 옥수(玉髓)의 일종으로서 그 색채가 백색, 청색 옅은 갈색 등 다양하다. 이는 대제사장 옷의 홍보석(* , 오뎀)과는 다르다.
=====27:17
민닛 밀 - 일부 주석가들은 '민닛'이 암몬 족속의 영토인 바(삿 11:33) 유다와 이스라엘을 말하는 본 문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단순히 밀(wheat)을 뜻하는 말로 이해한다(Wycliffe, Cooke, Cornill).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칼레이(Carley)는 위에 언급된 말이 밀의 질의 우수함을 말하는 것이지 근원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가적으로 설명한다. 과자 - 이에 대해서 헤시키우스(Hesichius)는 꿀로 만든 과자로, 코닐(Cornill)은 고무 수지로 된 향료로, 지먼(Zimmern)은 기장에서 축줄한 과자(millet)로 보는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 유향(* , 초리) - 이는 발삼나무에서 재취한 수액을 농축한 향료다. 이 향료는 율법에 언급된 관유를 만들 때 쓰이는 유향(* , 레보나)과는 다르다(출 30:34).
=====27:18
다메섹 - 수리아의 수도로서(창 14:15;왕상 11:24;15:18;20:34) 팔레스틴의 북부 안티 레바논 산맥에서 흐르는 나르 바르다 강변에 있다. 헬본 포도주 - '헬본'은 '비옥'의 뜻으로서 다메섹 북방 약 19km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포도 생산으로 유명했다 전해진다.
=====27:19
워단과 야완 - '워단'은 아라비아, 특히 메디나(Medina)와 메카(Mekka) 사이의 어느 한 지역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리고 '야완'은 13절의 야완과 달리 아라비아의 어느 지역으로서 헬라의 식민 지역으로 추정된다(Lange, Cooke, Brown). 백철(* , 바르젤 아쇼트)은 문자적으로는 '빛나는 철'을 뜻한다. 육계(* , 키다) - 녹나무과의 상록 교목의 수피(樹皮), 근피(根皮) 등을 말린 것이다. 이는 관유의 재료로 쓰였는데, 출 30:24에서는 '계피'로 번역되었으며 출 30:23의 '육계'(* , 키나몬)와는 다르다. 창포 - 창포과의 다년생 식물에서 추출한 향료로서 역시 관유의 재로로 쓰일 만큼(출 30:23) 귀한 것이었다.
=====27:20
드단 - 15절 주석을 참조하라. 탈 때 까는 담 -= 사람이 짐승 등을 탈 때 까는 일종의 직물로 여겨진다.
=====27:21
아라비아와 게달 - '아라비아'는 북아라비아 지방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족속, 특히 베도원(Bedouin) 족속들을 가리킨다(Wycliffe, Cooke). 그리고 '게달'이란 수리아-아라비아(Wyro-Arabian)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족속으로서 이스마엘의 후예들이다(창 25:13).
=====27:22
스바와 라아마 - '스바'는 예루살렘에서 약 193km 정도 떨어져 있는 남아라비아의 한 국가다. 이는 각종 금, 향료, 보석 등이 나는 나라로 유명하다(왕상 10:1-13;욥 6:19;렘 6:20). 그리고 '라아마'는 구스의 아들의 후예들이 사는 곳으로서(창 10:7;대상 1:9) 남서 아라비아 또는 페르시아 만 근방에 위치한 것으로 여겨진다.
=====27:23
하란 - 메소포타미아의 북서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서(창 11:31, 32;12:5) 다메섹 북동 45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간네 - 티그리스 강 상부의 메소포타미아의 한 지역으로 간주된다. 에덴 - 하란의 남부, 유프라테스 강 중부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앗수르 -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대 근동의 패권국인 앗수르보다는 티그리스 서부에 위치한 한 성읍으로 여겨진다(Cooke, Wycliffe). 길맛 - 앗수르 근방의 한 성읍으로 여겨진다.
=====27:24
청색 옷 - '청색'(* , 테켈레트)은 7절에서도 사용되었다. 이 '옷'은 고대에서 일반적으로 망토나 통이 넓은 옷으로 알려져 있다(Lange). 빛난 옷(* , 긴제 베로밈) - 다양한 색깔의 천으로 만든 양탄자를 말하는 듯하다(Wycliffe, Eichrodt).
=====27:25
본절은 두로 왕국의 외국과의 해상 무역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본절은 이 앞절들에서 두로 왕국이 교역했던 나라들과 물품들의 열거를 마감하고서 그 무역 왕국의 화려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후에 언급되는 두로 왕국의 멸망을 유도하고 극대화 시키는 반전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7:26
큰 물 - 본절의 '바다 중심'이란 말과 병행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Carley). 동품이...파하도다 - '동풍'은 흔히 5-10월에 사막에서 팔레스틴 지방으로 불어오는 열풍으로서 강한 돌풍을 동반한다(출 14:21). 이는 집을 무너뜨리거나(욥 1:19) 배를 전복시킬 만큼(시 48:7) 강한 세력을 지닌다. 이 바람은 두로를 멸망시킬 바벨론 제국을 상징하는 듯하다(Leale).
=====27:27
본절은 두로가 이전에 믿고 의지하며 자긍했던 재물과 선원 병사들이(5-11절) 모두 수장(收藏)된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부요하고 부강했던 나라가 하나님의 심판의 날에 온전히 패망하여 멸절될 것임을 암시해준다.
=====27:28
물결이 흔들리리로다 - '물결'(* , 미그레쇼트)은 문자적으로 '(성읍 주위에 있는) 들', 또는 '목축지' 등을 뜻한다(48:17;레 25:34;민 35:2). 그런데 본절에서는 특히 바닷가와 연관된 두로 성읍의 들을 암시하는 것 같다(suburbs, KJV;shorelands, NIV). 따라서 본 구절은 파선된 두로의 배의 선장의 부르짖음이 극에 달할 정도로 매우 컸음을 엿보게 해준다.
=====27:29
무릇 노를 잡은 자...선장들 - 30절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이들은 바다 가운데서 패망한 두로의 뱃사람들이 아니라 두로와 해상 무역을 하는 인접 국가들의 뱃사람들인 것으로 보인다.
=====27:30
두로와 교역하던 뱃사람들이 두로 왕국의 비참함을 느껴서일 수도 있으나, 또 한편으로는 그들이 더 이상 두로와 교역할 수 없어 상리(商利)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티끌을...굶이여 - 이러한 행위는 극한 슬픔과 비참함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이기도 하다(삼하 13:19;에 4:1;욥 2:8;욘 3:6).
=====27:31
머리털을 밀고 - 이는 고대 가나안 원주민들이 극한 슬픔을 애도하는 뜻에서 취했던 종교적 관습으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율법으로 금지되었다(7:18;레 21:5;신 14:1). 굵은 베로 띠를 띠고 - 이 행위 역시 고대 근동 지방에서 극한 슬픔이나 재앙을 애도할 때 취하던 풍습이었다(7:18 참조).
=====27:32
적막한 자(* , 케두마) - '적막한'을 영역본 NIV에서는 '침묵되어지'(silenced)으로 번역되었으나, RSV에서는 '멸망받은'(destroyed)으로 번역되고 있다. 70인역(LXX), 시리아역, 탈굼역, 벌게이트역 등은 후자를 따르고 있다. 이 해석을 취할 경우 두로가 바닷 가운데서 패망한 사실을 가리킨다.
=====27:33
본절은 두로가 해상 무역을 통해 자기들뿐 아니라 그와 무역하던 나라들을 번영케 했음을 지적한다.
=====27:34
네가 바다 깊은 데서 파선한 때에 - 두로를 배로 비유하여(3-11절) 그것이 파선한 것으로 표현한 것은 두로가 멸망할 것임을 암시한다(27절). 특히 '바다 깊은 데서'란 아무도 그를 구해줄 수 없을 만큼 그의 멸망이 치명적임을 암시한다.
=====27:35
본절은 지중해 연안의 다른 섬들과 그 왕들이 두로 왕국의 멸망으로 인해 자신들의 이익이 끊어지고 또는 그 멸망이 자신들에게까지 미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놀라고(* , 솨멤) - 공포와 놀람으로 인해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지는 것을 가리킨다. 근심이 나타나도다(* , 라무 파님)는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 즉 너무 떨어서 공포감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뜻한다(Delitzsch).
=====27:36
비웃음이여 - 이는 두로 왕국과 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나라 상인들이 두로 왕국의 멸망을 조롱한 것임을 암시한다. 네가 경계거리가 되고 - '경계거리'(* , 발라호트)는 문자적으로 '공포', '경보' 등을 의미한다. 이는 두로 왕국의 멸망이 이웃 다른 나라들에게 두려움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경계를 받게 하였음을 암시한다.
전장(26장)은 두로의 멸망을 기뻐하는 내용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반면에 본장은
두로의 멸망을 슬퍼하는 애도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다. 에스겔은 여기서 두로의 영
광과 아름다움과 강한 군사력을 찬양하고 난 후에 성읍의 몰락에 대해 애도하는 것이
다. 이것은 두로의 멸망에 대한 우호적인 연민이 아니라, 멸망의 비참함과 확실성을
대조적으로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처럼 본장은 상업과 무역에 있어서 번창할지라도,
하나님을 버리고 택한 백성을 멸시할 때는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
다.
이러한 본장은 (1) 두로의 영광과 힘에 대해 격찬하고 있는 전반부(1-1절), (2) 두
로가 국제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실에 대해 설명하는 중반부(12-25절), (3) 자신
의 영광에 두취되어 있다가 결국 멸망하는 두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반부(26-36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장은 세상적인 풍요로 인하여 자만하
는 나라는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한편, 본장은 시와 산문이 복합적으로 드러나 있다. 첫째 부분은 아름다운 배를 비
유로하여 이전의 듀로의 영화를 묘사하는 시로 되어 있다(3b-9절). 둘째 부분은 많은
무역 대상자들이 열거되어 있는 산문으로 되어 있다(10-25a절). 다시 셋째 부분은 두
로를 가라앉은 배로 비유하면서 애곡하는 장면을 시로 묘사한다(25b-36절). 이처럼 선
지자는 시와 산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두로의 비극적인 파멸을 생생하면서도 극
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본장은 종종 여인으로 의인화되고 있는 두로 성읍을 최고의 시설이 갖추어진
선박으로 묘사하고 있다(4-9절). 이 배의 뛰어남을 아름다운 언어로 묘사하고 있는 저
자는 선박의 건조 과정을 생동감있게 묘사한다. 마치 에스겔은 선박의 건조 과정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과정 하나 하나를 순서대로 묘사함으로써, 보다 활력있게 두로의 탁
월함을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배의 모든 재료가 극상품임을 알려준다. 즉, 선판, 돛
대, 노, 선실, 차일 등은 최상의 목재와 직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선지자
가 해상 도시 두로의 우수함을 묘사하는 의도는 긍정적이라기보다는 철저히 부정적인
것이다. 즉, 두로의 외적 풍요는 하나님과 선택된 백성을 경멸하는 태도로 연결되었으
므로, 하나님의 심판의 필연성을 확인해 주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적인
번영과 수려한 자연 경관에 도취되어 교만에 빠진 두로는 대조적으로 가장 처참한 지
경으로 전락되고 마는 것이다(34-36절).
이상과 같은 본장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을 품고 있던 두로의 영
광과 몰락을 선명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국제 교역을 통해 세계적인 상업 도시로 발돋
움한 두로는 자신들의 돈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근동 지방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나는
온전히 아름답다'(3절)라는 착각에 빠져 피조물로서의 겸허함을 상실하였다. 이처럼
하나님 없는 외적 성공은 '모래 위에 지은 집'(마 7:26)처럼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밖
에 없는 것이다. 에스겔은 두로의 영화를 최고조로 찬탄하는 상황에서 별안간 분위기
를 바꾸어 파선과 멸망과 열국의 반응(26-36절)을 소개함으로써, 하나님 없는 물질적
번영의 한계성을 충격적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이와 같은 두로의 파멸을 보면서 주위
국가들은 슬픔과 애통하는 마음을 가지고 애도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35
절). 여기서 우리는 악인의 번성과 형통은 잠정적이고 일시적이므로 결코 부러워하지
말고(시 37:16,35, 36), 오직 하나님만을 의뢰해야 함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1. 두로의 영광(27:1-11)
본문은 상업 도시 두로의 명성과 힘에 대해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다. 전 단
락(26:19-21)에서 두로의 비참한 운명을 제시한 에스겔은 여기서 분위기를 전환하여
두로의 영광을 찬양하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두로를 향해 애가를 지으라는 하
나님의 말씀을 기술하는 전반부(1,2절), (2) 두로의 아름다움을 감탄조로 드러내는 중
반부(3,4절), (3) 배의 건조 과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후반부(5-1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분은 두로가 외적으로 어떤 도시보다
도 더욱 호화롭고 영예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본 단락에서 에스겔은 두로의 아름다움을 묘사함에 있어서 놀람을 감추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즉, 두로의 미를 묘사함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감탄을 발하지 않
고, '두로야 네가 말하기를 나는 온전히 아름답다 하였도다'라는 간접적 방법을 사용
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본문에서 노래하는 두로의 영광이 결코 진정한 찬사가 아니
라, 두로의 나르시시즘적 자랑에 대한 질책의 성격이 혼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상과 같은 본문의 주도적인 내용을 몇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께서는 아직도 영광과 번영을 누리고 있는 두로를 위하여 애가(哀歌)를
짓도록 명령하셨다(2절). 이러한 시각은 두로의 성공이 결국 파멸로 들어가는 올무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두로는 자신의 물질적 풍요에 함몰되어 진정한 영적 시각을 상실
함으로써, 열국의 비웃음을 살 정도로 파멸하게 되는 것이다(36절). 이처럼 인간은 일
이 잘 풀리고 평안할 때는 하나님을 잊고 교만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성도는
오히려 평안할 때 더욱 두려움을 느끼고 경성하며 하나님을 적극적으로 섬겨야 할 것
이다(살전 5:3,6;약 1:9-11).
(2) 두로는 고대 근동 지방 무역의 중심지로서 천혜의 요새를 이루고 있다(3절).
두로의 지정학적 위치는 당대 최고의 도시가 되기에 충분했다. 두로는 북쪽으로는 시
돈 항을, 남쪽으로는 애굽 항을 가지고 있었으며, 항구는 성벽 안에 있었고 외벽은 바
위로 되어 있었다. 또한 당시 최고의 교역 수단이었던 배가 움직이기에 용이한 섬이라
는 이점이 있었다. 결국 이와 같은 조건은 하나님의 선물로서 감사할 조건이지만, 두
로는 오히려 헛된 자부심을 가지므로 복을 재앙으로 바꾸고 말았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싫어하시고 낮추시는 분이다(잠 16:18;21:4;요일 2:16).
(3) 두로는 최고급 무역선으로 비유되었다(5-7절). 두로는 비유된 배의 판자는 '스
닐의 잣나무', 돛대는 '레바논 백향목', 노는 '바신의 상수리나무' 등으로 만들었으
며, 애굽의 수놓은 가는 베로 돛을, 엘리사 섬의 청색과 자색 베로 차일을 만들었다.
이러한 각종 재료는 당시 고대 세계 초고급품으로서 두로의 영광을 단적으로 말해분
다. 두로는 가장 훌륭한 제품을 사용해서 만든 배처럼 놀라운 영광과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아울러 이방 민족을 용병으로 모집하여 약한 군사력을 보충하였다(10절). 그
러나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았으므로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허약한 상태에 놓여 있
는 것이다.
2. 두로의 무역 상황(27:12-25)
본문은 당시 세계적으로 다양한 국가들과 폭넓은 교역을 하고 있던 두로의 무역 상
황과 다양한 상품들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앞 단락(1-11절)에서 비유적으로
제시한 두로의 영광과 번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에스겔은 거대한 상
업 도시의 규모와 세력을 분명하게 제시하기 위해 매우 장황하게 교역 대상국과 상품
을 열거하고 있다.
이처럼 상세하게 두로의 화려한 무역 상황을 드러내는 본 단락은 비평학자들에 의
해 앞 단락과 뒷 단락(26-36절)의 멋진 시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대에 첨가되
었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선지자는 비록 문학적 구조가 조금 어색하게 될지라도
자신의 애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개 위해 지루할 정도로 무역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다.
이제 본 단락의 핵심적인 내용을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본문에 드러난 두로의 무역 상대국은 대단히 광범위한 지역을 포함한다(12-23
절). 두로는 서쪽으로는 다시스, 헬라 등과, 동쪽으로는 에돔, 다메섹, 아라비아, 메
소포타미아 등과 활발한 무역을 펼쳤다. 또한 품목에 있어서도 각 지역의 모든 특산물
을 포함한다. 이러한 내용은 고대 세계의 교역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정도
로 엄청난 규모이다. 에스겔은 두로의 무역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두로가
당시 명실 상부한 지중해 연안의 중심지임을 입증하고 아울러 상업적인 번영과 풍요의
정도를 부각시키고 있다.
(2) 두로의 무역은 다시스의 배들을 이용하여 물품을 교역함으로 놀랍게 번창했다
(25절). 여기서 '다시스의 배들'은 아마도 대양에서 물건을 운송할 수 있는 커다란 선
박을 의미할 것이다. 이는 두로의 목재를 이스라엘로 운반하기 위해 히람과 솔로몬이
말들었던 것과 같은 종류였다(대하 9:21;20:36,37;사 2:16). 두로는 당시 가장 활발한
교통 수단인 대규모의 배를 통해 각종 토산품과 특산물을 세계 각국으로 보냄으로써
엄청난 부와 영화를 누렸던 것이다. 이러한 물질적 풍요는 두로를 교만하게 만들었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
고 말씀하셨다(마 6:24,25). 재물은 단순한 경제적 효용 가치가 아니라 종교적 성격을
띤 우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하나님과 재물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주인'
(incompatible two masters)으로서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바울도 '돈을 사랑함이 일
만 악의 뿌리'(딤전 6:10)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므로 무역을 통해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두로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부요함에 의해 파멸로 치닫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3. 두로의 멸망과 열국의 통곡(27:26-36)
앞에서 두로의 영광(1-9절)을 아름다운 배의 비유를 통해 드러내고, 이어서 성공적
인 무역 행위(10-25절)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에스겔 선지자는 이제 다시 두로의 멸망
과 침몰을 설명하면서 애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실 두로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이
전에 기술된 부귀 영화와 명확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대비를 통해 선지자
는 하나님 없는 번영과 성공이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순식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마 7:26).
한편, 본 단락은 두로의 멸망(26-28절)에 대해서는 간결한 문체를 사용하였으며,
열방이 통곡하는 장면(29,30절)에 대해서는 자세한 묘사를 한다. 선지자는 동풍으로
인한 파선을 기술함에 있어서 그 과정의 묘사를 생략한 채 단순히 사건의 발생과 결과
만을 언급한다. 그는 단지 '바다 중심에서'(26,27절)를 반복하면서 두로가 완전한 파
국에 이르렀음을 증언할 뿐이다. 반면에 열국이 애도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
하여 두로의 침몰이 주위 국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열방의 탄식을 통해 두로가 결코 만회할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음을 중심적으
로 강조하는 것이다.
이제 본 단락의 주도적인 내용을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두로는 가장 익숙했던 바다에서 파멸하게 되었다(26,27절). 두로는 엄청난 파
괴력을 가지고 있는 동풍에 의해 모든 사람과 재물을 잃고 바다 한가운데 빠지게 된
다. 특별히 에스겔은 이중적 의미로 동풍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즉, 일차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지중해의 기후와 관련된 거센 폭풍으로서의 동풍을 말하며, 이차적으
로는 두로의 동쪽에 위치한 바벧론을 의미한다. 결국 두로는 교역의 근원이었던 바다
에서 폭풍으로 인하여 파선함으로써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처럼
물질적으로 풍요한 국가나 개인이 하나님을 떠날 때는 더욱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다(36절).
(2) 두로에는 유능한 사공과 선장, 기술자, 용병 등이 있었으나 하나님의 심판을
막을 수 없었다(26-28절). 하나님은 홀로 세계를 주관하는 통치자이시다(26:19-21).
그 어떤 존재도 하나님의 의지를 거역할 수 없다. 두로가 비록 경제적 대국으로서 온
갖 번영을 누렸지만, 하나님의 심판 앞에는 전적으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피조물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권능도 소유할 수 없다. 강함도, 화려함도, 부유함도 아
무런 소용도 없다. 그러므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할 때, 진정한 성공이 보장되는 것
이다(시 1:1,2).
(3) 부국(富國) 두로의 패망은 열국들에게 두려움과 함께 기쁨을 주었다(29-36절).
두로에 대해 부러움과 시기의 눈길을 보내던 주변 국가들은 두로의 돌연한 패망을 보
면서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경외심을 소유하게 되었다. 아울러 자신들도 머지않아 동
일한 운명에 빠질지도 모든다는 공포심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경쟁국들은 두로의 패
망을 기뻐하며 조롱했다(36절). 마치 이전에 두로가 예루살렘의 패망을 보면서 조소와
멸시를 보냈던 것처럼, 처참하게 멸망한 두로의 모습을 잔인하게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악인은 당장 보기에는 번영하는 것 같을지라도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다(시
7:11;18:47).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하나님은 세속적 성공에 자만하여 자기 멋대로 사는 인생에 대해 반드시 보응하신다. (2) 하나님 없는 영광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허망한 것에 불과하다. (3) 그러므로 성도는 인간적인 욕심의 포로가 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살아야 한다(마 6:33).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본절은 전장(26장)에 이어 계속적으로 두로의 멸망을 선언하는 도입 부분이다. 전장이 주로 두로 왕국의 멸망 자체를 표현한 것이라면 본장은 과거 화려하고 영화로웠던 두로 왕국이 이제 패망케 되는 비참함을 당하게 되었음을 지적해주고 있다. 특히 본장에는 과거 두로 왕국이 경제나 무역 면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며 번성하였음을 밝혀주고 있다.
=====27:2
애가(* , 키나) - 이는 슬픈 곡조의 성격을 띠는 노래를 뜻한다(19:1 참조). 하나님께서 두로 왕국을 위하여 이 슬픈 노래를 지으라 하신 것은 과거 두로 왕국이 해상 무역으로 크게 번창하고 화려하였는데 이제는 패망케되어 비참한 상태에 처해지게 되었는 바, 그 처지가 대조적으로 역전되었기 때문이다.
=====27:3
바다 어귀에 거하여 - 복수로 표현된 '어귀'(* , 메보트)의 문자적인 뜻은 '입구들'인데 당시 두로인들이 해상 무역을 하기 위해 드나들었던 항구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혹자에 의하면 당시 두로 왕국에는 북쪽으로는 시돈인과 무역하고 남쪽으로는 애굽인과 무역하는 항구가 있었다 한다(Cooke, Wycliffe). 여러 섬 백성과 통상하는 자 - 당시 두로 왕국은 동서양의 여러 나라와 무역업을 하였다. 이사야는 이 사실과 롼련하여 두로 왕국을 '열국의 시장'(사 23:3)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통상하는 자'란 단순히 '상인'(商人)을 듯하기보다는 외국과 무역하는 사람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낫다. 나는 온전히 아름답다 - 이것은 두로 왕국이 스스로를 자화 자찬(自畵自讚)한 말이다. 아마 그들이 무역업을 통한 경제적 부로 인해 자신들을 화려하고 영화롭게 단장한 데서 비롯된 말로 보인다(4-11절). 그렇지만 이 말은 본질적으로 두로 왕국이 자신의 교만을 나타낸 말로서 하나님이 그들을 심판하는 근본적 요인이 되었다(28:11-19).
=====27:4
네 지경이 바다 가운데 있음이여 - 혹자는 이 말을 '(그들이) 너를 위대하게 만들었다'로 번역하여(Bertholet), 본 구절 전체를 '그들이 너를 바다 가운데서 위대하게 만들었다'(They have made you great in the midst of the sea)라고 해석하려는 경향을 취하고 있다(Carley). 그러나 이는 문맥상 한글 개역 성경처럼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본 구절은 두로 왕국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음을 암시한다. 혹자는 이런 연유에서 두로 왕국을 '섬 도시'(the island cit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Cooke, Carley). 너를 지은 자가 - '너를 지은 자'(* , 보나이크)는 복수형으로 '너를 지은 자들'의 뜻이다. 이것은 두로인들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그들을 인위적으로 단장하고 화려한 모습과 번성한 상태로 만든 자들을 가리킨다.
=====27:5
스닐의 잣나무 - '스닐'은 헤르몬 산을 가리키는 아모리인 식의 이름이다(신 3:9). 대상 5:23에 의하면 이곳은 헤르몬 산과 구별되어 언급되기도 하였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헤르몬 산을 가리키거나 그 일부에 예속된 곳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한편 '잣나무'는 성경에서 좋은 나무로 규정되는데, 이는 내구성(耐久性)이 강하여 집이나 배 등을 만드는 건축 자재로 흔히 사용되었다(창 6:14;왕상 6:15, 34;아 1:17). 레바논 백향목...만들었도다 - '백향목'은 소나무과에 속하는 상록 교목으로서 곧게 자라며, 충해(蟲害)의 영향을 잘 받지 않고 잣나무처럼 내구성이 강하다. 따라서 고대인들은 이를 잣나무처럼 집이나 배를 짓는 건축 자재로 활용하였는데(아 1:17;8:9;사 9:10;렘 22:14, 15) 특히 이러한 백향목의 특성으로 인해 돛대의 재료로 사용된 듯하다.
=====27:6
바산 상수리나무 - '바산'은 갈릴리 바다와 요단 강 상부의 동북부 지역으로서 북으로는 헤르몬 산과, 남으로는 길르앗 땅과 경계를 이루는 거대한 평원 지대다. 이는 보통 표고 533-770m 이르는 평원 지역이나 그 북부쪽은 표고 약 1300m에 이르는 산악 지대로서 무수한 나무들이 서식한다. 한편 '상수리나무'는 너도 밤나무의 낙엽 교목으로서 성경에서는 그 수질이 견고하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암 2:9). 깃딤섬 황양목 - '깃딤'은 지중해 동쪽의 구브로섬을 가리키는 옛 이름이다. 이는 구약 성경에서 지중해 연안 일대를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했다(민 24:24;렘 2:10;단 11:30). 그러나 본절에서는 '섬'이란 구체적인 표현이 주어진 점으로 미루어 구브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황양목'은 희양목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교목으로서 그 수질이 단단하며 성경에서는 아름답고 훌륭한 나무로 묘사되어 있다(사 41:19;60:13). 상아 - 이는 코끼리의 길게 자란 앞니를 가리킨다. 이것은 결이 잘고 그 무늬가 아름다우며 세공하기에 적합한 강도를 지니고 있어서 예로부터 조각 재료로 널리 사용되었다.
=====27:7
애굽의 수놓은 가는 베 - 여기에서 '베'란 아마(亞麻)의 섬유를 추출하여 가공한 천을 가리킨다. 그런데 고대 애굽에서는 일찍부터 이 아마를 재배했을 뿐만 아니라 그 가공 기술이 발달하여 이 옷감을 널리 사용하였다(Cooke). 엘리사 섬 - 이는 야완의 아들 중 하나인 엘리사(창 10:4)가 당시 지중해 연안에 거하였던 지역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어진 듯하다(Cooke). 혹자는 이를 이오니아 바다의 섬들(Jerome), 또는 펠로폰네소스 안의 섬(Bochart)이라고 하나 많은 다른 사람들은 지중해의 구브로 섬으로 인정한다(Cooke, Wycliffe, Knudton). 청색 자색 베 - 여기에서 '청색 자색'(* , 테켈레트 아르가만)이란 청색과 자주색 각각의 색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청자색(Blue-purple) 또는 적자색(red-purple) 중 하나를 가리킨다(Carley). 당시 페니키아인들은 조개의 뿔고동에서 자색 염료 원료를 추출하여 자색 물감을 만들어 사용하며 수출까지 하였다. 그리고 이 자색이 제왕다운 영화로움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차일(* , 메카세크)은 문자적으로 '덮개'란 뜻이다. 이는 본 구절에서 갑판 위에 친 천막을 가리키는 듯하다.
=====27:8
사돈과 아르왓 거민들 - '시돈'은 '어장'이란 뜻으로서 함의 아들 가나안의 장자(長子) 이름을 따서 망명한 지중해 연안의 도시이며(창 10:15), 두로와 함께 가나안 사람의 고도(古都)로 유명하다. 이는 지리상으로는 두로 북방 약 48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한편 '아르왓'은 '피난처'란 뜻으로서 지중해의 베니게 연안의 최북단에 위치한 성읍이다. 이곳은 가나안의 후손 알왓 족속들이 살았으며(창 10;18)이 이름도 여기서 유래된 듯하다. 섬인 이곳의 주민들은 거칠은 바닷 사람들로 유명하다고 전해진다(Cooke). 네 가운데 있는 박사 - 일반적으로 많은 주석가들은 본 구절을 영역본 RSV가 취한 대로 '스말의 박사들이 네 가운데 있도다'(Skilled men of Zemer were in you)로 개역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Wycliffe, Cooke, Carley, Tylor, Eichrodt). 그들은 이 이유에 대해서 영화로운 두로 왕국의 백성들이 그 나라의 일꾼으로 일한다는 내용 자체가 문맥상 어색한 표현이라는 것을 들고 있다. 실제로 본장에서 두로 왕국의 해양 무역에 고용된 일꾼들은 모두 이국인(異國人)으로 묘사되어 있다(8-11절). 그리고 '스말'은 아르왓의 남부 지역으로 역시 아르왓 족속들처럼 가나안의 후예들이 살았던 곳이다(창 10:18;대상 1:16). 그렇지만 '선장'으로 번역된 '호블라이크'가 큰 배의 '선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굳이 '스말'을 첨가시킬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선장은 외국의 고용인이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7:9
그발의 노인과 박사들이...되었음이여 - '그발'은 지중해의 베니게 연안의 해상 도시로서 시돈의 북부 약 65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노인과 박사들'이란 그곳에 사는 자들 중 경륜과 지식 면에서 출중한 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국(自國)에서 뛰어난 이들이 두로 왕국의 배 수리원이 되었다는 것은 두로 왕국의 번성함을 단적으로 반영해 준다.
=====27:10
바사와 롯과 붓이...되었음이여 - 여기서 '바사'는 페르시아를, '룻'은 셈의 후예들이 사는 곳으로서 소아시아의 루디아 지역을 가리키는 듯하고(창 10:22) '붓'은 함의 후예들이 사는 곳으로서 북아프리카의 구레네 지방을 가리키는 듯하다(창 10:6;대상 1:8). 두르 왕국이 이들 이족(異族)을 자국의 용병으로 고용한 것은 경제 대국으로서 부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27:11
아르왓 사람과 네 군대 - '아르왓'에 대해서는 8절 주석을 참조하라. '네 군대' (* , 헬레크)는 한글 개역 성경에서 그 기본어를 '하일'(* )로 보아 '네 군대'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영역본과 많은 주석가들은 이를 '헬레크'(Helech, NIV, RSV) 또는 '헤들론'(47:15;48:1)으로 보고 있다(Wycliffe, Cooke, Taylor). 여기서 헬레크는 길리기아(Cilicia) 또는 그 일부 지역과 동일시 되며 헤들론은 가나안의 북방 하맛과 가까운 곳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델리취(Delitzsch)는 개역 성경처럼 이해하여 군대를 두로 왕국의 국민으로 구성된 군인들이라 하나, 경제적으로 부강한 두로 왕국이 외국인들을 선원과 용병 등으로 고용한 사실로 보아(8-10절) 이 견해는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본절에서 '헬레크'는 그 자체로 읽는 것이 더 타당하다. 용사들(* , 가마딤) - 델리취(Delitzsch)는 한글 개역 성경처럼 용감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나 다른 주석가들은 고유 명사로서 북시리아의 구미디(Kumidi)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지역이 두로와 지리상 가까운 곳에 있으며 또한 본절이 두로의 번영을 나타낸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고유 명사로 읽는 것도 무리가 없다. 네 사면 성 위에 방패를 달아 - 이는 고대 베니게인들의 오랜 관습으로서 성벽을 장식하는 효과를 가져 왔다(Delitzsch). 그러나 이는 대적들에 대해 그 나라의 위용을 과시하는 것임을 암시한다.
=====27:12
다시스 - 이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곳이 지중해를 건너는 지역이라는 사실 외에 정확한 위치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혹자는 스페인에 위치한 두로의 식민지 타르테서스로 본다(Walter Eichrodt). 이곳은 성경에서 솔로몬 왕 당시 이스라엘과 귀금속 무역을 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왕상 10:22;대하 9:21). 상납 - 보통 '주석'으로 불리워진다. 이는 주로 동과 합금하여 청동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27:13
야완과 두발과 메섹 - '야완'은 노아의 아들 야벱의 4남의 후예들로서 소아시아 및 에게해 연변의 그리스인들을, '두발'은 야벱의 5남의 후예들로서 소아시아 및 갑바도기아 일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메섹'은 야벱의 6남의 후예들로서 길리기아 북동부 지역에 사는 자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사 - 3절 주석을 참조하라. 사람 - 문자적으로는 '사람들의 영혼'들을 뜻한다. 이런 표현은 계 18:13에도 언급되는데 당시 장사꾼들이 노예를 팔았음을 암시한다.
=====27:14
도갈마 족속 - 이들은 야벱의 손자의 후예들로서(창 10:3;대상 1:6) 할리스 강(Halys river) 남단의 동쪽에 거주하고 있는 알메니아 족속으로 추정된다(Wycliffe, Cooke, Aalders).
=====27:15
드단 사람 - 구스의 아들 라아마의 후손들로서(창 10:7;대상 1:9) 북서 아라비아 및 홍해 연안에 살고 있는 족속들로 여겨진다. 오목 - 이는 주로 남인도나 실론 등에서 자라는 검은 박달나무의 일종으로서 견고하고 내구력이 강하여 고가 가구, 그릇 등의 재료로 쓰였다 한다.
=====27:16
아람 - 셈의 5남의 후예들로서 흔히 수리아인들로(마 4:24;행 15:23) 이스라엘 동북부에 다메섹을 포함,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상부에 이르는 지역에 산다. 남보석(* , 노페크) - 이는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의 옷에 장식된 남보석(* , 사피르)과는 다른 것으로 석류석으로 번역되기도 한다(출 28:18). 이는 백색 또는 초록색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호 - 바다의 미생물인 산호충에 의해 만들어지는 보석으로서 나무가지처럼 복잡하게 얽혀진 물체이다. 홍보석(* , 카드코드) - 얼룩덜룩한 옥수(玉髓)의 일종으로서 그 색채가 백색, 청색 옅은 갈색 등 다양하다. 이는 대제사장 옷의 홍보석(* , 오뎀)과는 다르다.
=====27:17
민닛 밀 - 일부 주석가들은 '민닛'이 암몬 족속의 영토인 바(삿 11:33) 유다와 이스라엘을 말하는 본 문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단순히 밀(wheat)을 뜻하는 말로 이해한다(Wycliffe, Cooke, Cornill).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칼레이(Carley)는 위에 언급된 말이 밀의 질의 우수함을 말하는 것이지 근원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부가적으로 설명한다. 과자 - 이에 대해서 헤시키우스(Hesichius)는 꿀로 만든 과자로, 코닐(Cornill)은 고무 수지로 된 향료로, 지먼(Zimmern)은 기장에서 축줄한 과자(millet)로 보는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 유향(* , 초리) - 이는 발삼나무에서 재취한 수액을 농축한 향료다. 이 향료는 율법에 언급된 관유를 만들 때 쓰이는 유향(* , 레보나)과는 다르다(출 30:34).
=====27:18
다메섹 - 수리아의 수도로서(창 14:15;왕상 11:24;15:18;20:34) 팔레스틴의 북부 안티 레바논 산맥에서 흐르는 나르 바르다 강변에 있다. 헬본 포도주 - '헬본'은 '비옥'의 뜻으로서 다메섹 북방 약 19km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포도 생산으로 유명했다 전해진다.
=====27:19
워단과 야완 - '워단'은 아라비아, 특히 메디나(Medina)와 메카(Mekka) 사이의 어느 한 지역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리고 '야완'은 13절의 야완과 달리 아라비아의 어느 지역으로서 헬라의 식민 지역으로 추정된다(Lange, Cooke, Brown). 백철(* , 바르젤 아쇼트)은 문자적으로는 '빛나는 철'을 뜻한다. 육계(* , 키다) - 녹나무과의 상록 교목의 수피(樹皮), 근피(根皮) 등을 말린 것이다. 이는 관유의 재료로 쓰였는데, 출 30:24에서는 '계피'로 번역되었으며 출 30:23의 '육계'(* , 키나몬)와는 다르다. 창포 - 창포과의 다년생 식물에서 추출한 향료로서 역시 관유의 재로로 쓰일 만큼(출 30:23) 귀한 것이었다.
=====27:20
드단 - 15절 주석을 참조하라. 탈 때 까는 담 -= 사람이 짐승 등을 탈 때 까는 일종의 직물로 여겨진다.
=====27:21
아라비아와 게달 - '아라비아'는 북아라비아 지방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족속, 특히 베도원(Bedouin) 족속들을 가리킨다(Wycliffe, Cooke). 그리고 '게달'이란 수리아-아라비아(Wyro-Arabian)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족속으로서 이스마엘의 후예들이다(창 25:13).
=====27:22
스바와 라아마 - '스바'는 예루살렘에서 약 193km 정도 떨어져 있는 남아라비아의 한 국가다. 이는 각종 금, 향료, 보석 등이 나는 나라로 유명하다(왕상 10:1-13;욥 6:19;렘 6:20). 그리고 '라아마'는 구스의 아들의 후예들이 사는 곳으로서(창 10:7;대상 1:9) 남서 아라비아 또는 페르시아 만 근방에 위치한 것으로 여겨진다.
=====27:23
하란 - 메소포타미아의 북서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로서(창 11:31, 32;12:5) 다메섹 북동 45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간네 - 티그리스 강 상부의 메소포타미아의 한 지역으로 간주된다. 에덴 - 하란의 남부, 유프라테스 강 중부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앗수르 -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대 근동의 패권국인 앗수르보다는 티그리스 서부에 위치한 한 성읍으로 여겨진다(Cooke, Wycliffe). 길맛 - 앗수르 근방의 한 성읍으로 여겨진다.
=====27:24
청색 옷 - '청색'(* , 테켈레트)은 7절에서도 사용되었다. 이 '옷'은 고대에서 일반적으로 망토나 통이 넓은 옷으로 알려져 있다(Lange). 빛난 옷(* , 긴제 베로밈) - 다양한 색깔의 천으로 만든 양탄자를 말하는 듯하다(Wycliffe, Eichrodt).
=====27:25
본절은 두로 왕국의 외국과의 해상 무역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본절은 이 앞절들에서 두로 왕국이 교역했던 나라들과 물품들의 열거를 마감하고서 그 무역 왕국의 화려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후에 언급되는 두로 왕국의 멸망을 유도하고 극대화 시키는 반전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7:26
큰 물 - 본절의 '바다 중심'이란 말과 병행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Carley). 동품이...파하도다 - '동풍'은 흔히 5-10월에 사막에서 팔레스틴 지방으로 불어오는 열풍으로서 강한 돌풍을 동반한다(출 14:21). 이는 집을 무너뜨리거나(욥 1:19) 배를 전복시킬 만큼(시 48:7) 강한 세력을 지닌다. 이 바람은 두로를 멸망시킬 바벨론 제국을 상징하는 듯하다(Leale).
=====27:27
본절은 두로가 이전에 믿고 의지하며 자긍했던 재물과 선원 병사들이(5-11절) 모두 수장(收藏)된 것을 가리킨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부요하고 부강했던 나라가 하나님의 심판의 날에 온전히 패망하여 멸절될 것임을 암시해준다.
=====27:28
물결이 흔들리리로다 - '물결'(* , 미그레쇼트)은 문자적으로 '(성읍 주위에 있는) 들', 또는 '목축지' 등을 뜻한다(48:17;레 25:34;민 35:2). 그런데 본절에서는 특히 바닷가와 연관된 두로 성읍의 들을 암시하는 것 같다(suburbs, KJV;shorelands, NIV). 따라서 본 구절은 파선된 두로의 배의 선장의 부르짖음이 극에 달할 정도로 매우 컸음을 엿보게 해준다.
=====27:29
무릇 노를 잡은 자...선장들 - 30절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이들은 바다 가운데서 패망한 두로의 뱃사람들이 아니라 두로와 해상 무역을 하는 인접 국가들의 뱃사람들인 것으로 보인다.
=====27:30
두로와 교역하던 뱃사람들이 두로 왕국의 비참함을 느껴서일 수도 있으나, 또 한편으로는 그들이 더 이상 두로와 교역할 수 없어 상리(商利)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티끌을...굶이여 - 이러한 행위는 극한 슬픔과 비참함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이기도 하다(삼하 13:19;에 4:1;욥 2:8;욘 3:6).
=====27:31
머리털을 밀고 - 이는 고대 가나안 원주민들이 극한 슬픔을 애도하는 뜻에서 취했던 종교적 관습으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율법으로 금지되었다(7:18;레 21:5;신 14:1). 굵은 베로 띠를 띠고 - 이 행위 역시 고대 근동 지방에서 극한 슬픔이나 재앙을 애도할 때 취하던 풍습이었다(7:18 참조).
=====27:32
적막한 자(* , 케두마) - '적막한'을 영역본 NIV에서는 '침묵되어지'(silenced)으로 번역되었으나, RSV에서는 '멸망받은'(destroyed)으로 번역되고 있다. 70인역(LXX), 시리아역, 탈굼역, 벌게이트역 등은 후자를 따르고 있다. 이 해석을 취할 경우 두로가 바닷 가운데서 패망한 사실을 가리킨다.
=====27:33
본절은 두로가 해상 무역을 통해 자기들뿐 아니라 그와 무역하던 나라들을 번영케 했음을 지적한다.
=====27:34
네가 바다 깊은 데서 파선한 때에 - 두로를 배로 비유하여(3-11절) 그것이 파선한 것으로 표현한 것은 두로가 멸망할 것임을 암시한다(27절). 특히 '바다 깊은 데서'란 아무도 그를 구해줄 수 없을 만큼 그의 멸망이 치명적임을 암시한다.
=====27:35
본절은 지중해 연안의 다른 섬들과 그 왕들이 두로 왕국의 멸망으로 인해 자신들의 이익이 끊어지고 또는 그 멸망이 자신들에게까지 미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놀라고(* , 솨멤) - 공포와 놀람으로 인해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지는 것을 가리킨다. 근심이 나타나도다(* , 라무 파님)는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 즉 너무 떨어서 공포감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뜻한다(Delitzsch).
=====27:36
비웃음이여 - 이는 두로 왕국과 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나라 상인들이 두로 왕국의 멸망을 조롱한 것임을 암시한다. 네가 경계거리가 되고 - '경계거리'(* , 발라호트)는 문자적으로 '공포', '경보' 등을 의미한다. 이는 두로 왕국의 멸망이 이웃 다른 나라들에게 두려움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경계를 받게 하였음을 암시한다.
전장(26장)은 두로의 멸망을 기뻐하는 내용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반면에 본장은
두로의 멸망을 슬퍼하는 애도의 노래가 울려퍼지고 있다. 에스겔은 여기서 두로의 영
광과 아름다움과 강한 군사력을 찬양하고 난 후에 성읍의 몰락에 대해 애도하는 것이
다. 이것은 두로의 멸망에 대한 우호적인 연민이 아니라, 멸망의 비참함과 확실성을
대조적으로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처럼 본장은 상업과 무역에 있어서 번창할지라도,
하나님을 버리고 택한 백성을 멸시할 때는 반드시 멸망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
다.
이러한 본장은 (1) 두로의 영광과 힘에 대해 격찬하고 있는 전반부(1-1절), (2) 두
로가 국제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실에 대해 설명하는 중반부(12-25절), (3) 자신
의 영광에 두취되어 있다가 결국 멸망하는 두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반부(26-36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장은 세상적인 풍요로 인하여 자만하
는 나라는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된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한편, 본장은 시와 산문이 복합적으로 드러나 있다. 첫째 부분은 아름다운 배를 비
유로하여 이전의 듀로의 영화를 묘사하는 시로 되어 있다(3b-9절). 둘째 부분은 많은
무역 대상자들이 열거되어 있는 산문으로 되어 있다(10-25a절). 다시 셋째 부분은 두
로를 가라앉은 배로 비유하면서 애곡하는 장면을 시로 묘사한다(25b-36절). 이처럼 선
지자는 시와 산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두로의 비극적인 파멸을 생생하면서도 극
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본장은 종종 여인으로 의인화되고 있는 두로 성읍을 최고의 시설이 갖추어진
선박으로 묘사하고 있다(4-9절). 이 배의 뛰어남을 아름다운 언어로 묘사하고 있는 저
자는 선박의 건조 과정을 생동감있게 묘사한다. 마치 에스겔은 선박의 건조 과정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과정 하나 하나를 순서대로 묘사함으로써, 보다 활력있게 두로의 탁
월함을 전달하고 있다. 아울러 배의 모든 재료가 극상품임을 알려준다. 즉, 선판, 돛
대, 노, 선실, 차일 등은 최상의 목재와 직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선지자
가 해상 도시 두로의 우수함을 묘사하는 의도는 긍정적이라기보다는 철저히 부정적인
것이다. 즉, 두로의 외적 풍요는 하나님과 선택된 백성을 경멸하는 태도로 연결되었으
므로, 하나님의 심판의 필연성을 확인해 주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적인
번영과 수려한 자연 경관에 도취되어 교만에 빠진 두로는 대조적으로 가장 처참한 지
경으로 전락되고 마는 것이다(34-36절).
이상과 같은 본장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심을 품고 있던 두로의 영
광과 몰락을 선명하게 대비시키고 있다. 국제 교역을 통해 세계적인 상업 도시로 발돋
움한 두로는 자신들의 돈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근동 지방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나는
온전히 아름답다'(3절)라는 착각에 빠져 피조물로서의 겸허함을 상실하였다. 이처럼
하나님 없는 외적 성공은 '모래 위에 지은 집'(마 7:26)처럼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밖
에 없는 것이다. 에스겔은 두로의 영화를 최고조로 찬탄하는 상황에서 별안간 분위기
를 바꾸어 파선과 멸망과 열국의 반응(26-36절)을 소개함으로써, 하나님 없는 물질적
번영의 한계성을 충격적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이와 같은 두로의 파멸을 보면서 주위
국가들은 슬픔과 애통하는 마음을 가지고 애도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35
절). 여기서 우리는 악인의 번성과 형통은 잠정적이고 일시적이므로 결코 부러워하지
말고(시 37:16,35, 36), 오직 하나님만을 의뢰해야 함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1. 두로의 영광(27:1-11)
본문은 상업 도시 두로의 명성과 힘에 대해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다. 전 단
락(26:19-21)에서 두로의 비참한 운명을 제시한 에스겔은 여기서 분위기를 전환하여
두로의 영광을 찬양하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두로를 향해 애가를 지으라는 하
나님의 말씀을 기술하는 전반부(1,2절), (2) 두로의 아름다움을 감탄조로 드러내는 중
반부(3,4절), (3) 배의 건조 과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후반부(5-1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분은 두로가 외적으로 어떤 도시보다
도 더욱 호화롭고 영예스러움을 간직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본 단락에서 에스겔은 두로의 아름다움을 묘사함에 있어서 놀람을 감추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즉, 두로의 미를 묘사함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감탄을 발하지 않
고, '두로야 네가 말하기를 나는 온전히 아름답다 하였도다'라는 간접적 방법을 사용
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본문에서 노래하는 두로의 영광이 결코 진정한 찬사가 아니
라, 두로의 나르시시즘적 자랑에 대한 질책의 성격이 혼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상과 같은 본문의 주도적인 내용을 몇 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께서는 아직도 영광과 번영을 누리고 있는 두로를 위하여 애가(哀歌)를
짓도록 명령하셨다(2절). 이러한 시각은 두로의 성공이 결국 파멸로 들어가는 올무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 두로는 자신의 물질적 풍요에 함몰되어 진정한 영적 시각을 상실
함으로써, 열국의 비웃음을 살 정도로 파멸하게 되는 것이다(36절). 이처럼 인간은 일
이 잘 풀리고 평안할 때는 하나님을 잊고 교만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성도는
오히려 평안할 때 더욱 두려움을 느끼고 경성하며 하나님을 적극적으로 섬겨야 할 것
이다(살전 5:3,6;약 1:9-11).
(2) 두로는 고대 근동 지방 무역의 중심지로서 천혜의 요새를 이루고 있다(3절).
두로의 지정학적 위치는 당대 최고의 도시가 되기에 충분했다. 두로는 북쪽으로는 시
돈 항을, 남쪽으로는 애굽 항을 가지고 있었으며, 항구는 성벽 안에 있었고 외벽은 바
위로 되어 있었다. 또한 당시 최고의 교역 수단이었던 배가 움직이기에 용이한 섬이라
는 이점이 있었다. 결국 이와 같은 조건은 하나님의 선물로서 감사할 조건이지만, 두
로는 오히려 헛된 자부심을 가지므로 복을 재앙으로 바꾸고 말았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싫어하시고 낮추시는 분이다(잠 16:18;21:4;요일 2:16).
(3) 두로는 최고급 무역선으로 비유되었다(5-7절). 두로는 비유된 배의 판자는 '스
닐의 잣나무', 돛대는 '레바논 백향목', 노는 '바신의 상수리나무' 등으로 만들었으
며, 애굽의 수놓은 가는 베로 돛을, 엘리사 섬의 청색과 자색 베로 차일을 만들었다.
이러한 각종 재료는 당시 고대 세계 초고급품으로서 두로의 영광을 단적으로 말해분
다. 두로는 가장 훌륭한 제품을 사용해서 만든 배처럼 놀라운 영광과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아울러 이방 민족을 용병으로 모집하여 약한 군사력을 보충하였다(10절). 그
러나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았으므로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허약한 상태에 놓여 있
는 것이다.
2. 두로의 무역 상황(27:12-25)
본문은 당시 세계적으로 다양한 국가들과 폭넓은 교역을 하고 있던 두로의 무역 상
황과 다양한 상품들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앞 단락(1-11절)에서 비유적으로
제시한 두로의 영광과 번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에스겔은 거대한 상
업 도시의 규모와 세력을 분명하게 제시하기 위해 매우 장황하게 교역 대상국과 상품
을 열거하고 있다.
이처럼 상세하게 두로의 화려한 무역 상황을 드러내는 본 단락은 비평학자들에 의
해 앞 단락과 뒷 단락(26-36절)의 멋진 시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대에 첨가되
었다는 오해를 받는다. 그러나 선지자는 비록 문학적 구조가 조금 어색하게 될지라도
자신의 애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개 위해 지루할 정도로 무역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다.
이제 본 단락의 핵심적인 내용을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본문에 드러난 두로의 무역 상대국은 대단히 광범위한 지역을 포함한다(12-23
절). 두로는 서쪽으로는 다시스, 헬라 등과, 동쪽으로는 에돔, 다메섹, 아라비아, 메
소포타미아 등과 활발한 무역을 펼쳤다. 또한 품목에 있어서도 각 지역의 모든 특산물
을 포함한다. 이러한 내용은 고대 세계의 교역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정도
로 엄청난 규모이다. 에스겔은 두로의 무역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두로가
당시 명실 상부한 지중해 연안의 중심지임을 입증하고 아울러 상업적인 번영과 풍요의
정도를 부각시키고 있다.
(2) 두로의 무역은 다시스의 배들을 이용하여 물품을 교역함으로 놀랍게 번창했다
(25절). 여기서 '다시스의 배들'은 아마도 대양에서 물건을 운송할 수 있는 커다란 선
박을 의미할 것이다. 이는 두로의 목재를 이스라엘로 운반하기 위해 히람과 솔로몬이
말들었던 것과 같은 종류였다(대하 9:21;20:36,37;사 2:16). 두로는 당시 가장 활발한
교통 수단인 대규모의 배를 통해 각종 토산품과 특산물을 세계 각국으로 보냄으로써
엄청난 부와 영화를 누렸던 것이다. 이러한 물질적 풍요는 두로를 교만하게 만들었고,
하나님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
고 말씀하셨다(마 6:24,25). 재물은 단순한 경제적 효용 가치가 아니라 종교적 성격을
띤 우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하나님과 재물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주인'
(incompatible two masters)으로서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 바울도 '돈을 사랑함이 일
만 악의 뿌리'(딤전 6:10)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므로 무역을 통해 세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두로는 역설적으로 자신의 부요함에 의해 파멸로 치닫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3. 두로의 멸망과 열국의 통곡(27:26-36)
앞에서 두로의 영광(1-9절)을 아름다운 배의 비유를 통해 드러내고, 이어서 성공적
인 무역 행위(10-25절)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에스겔 선지자는 이제 다시 두로의 멸망
과 침몰을 설명하면서 애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실 두로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이
전에 기술된 부귀 영화와 명확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대비를 통해 선지자
는 하나님 없는 번영과 성공이 '모래 위에 지은 집'처럼 순식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마 7:26).
한편, 본 단락은 두로의 멸망(26-28절)에 대해서는 간결한 문체를 사용하였으며,
열방이 통곡하는 장면(29,30절)에 대해서는 자세한 묘사를 한다. 선지자는 동풍으로
인한 파선을 기술함에 있어서 그 과정의 묘사를 생략한 채 단순히 사건의 발생과 결과
만을 언급한다. 그는 단지 '바다 중심에서'(26,27절)를 반복하면서 두로가 완전한 파
국에 이르렀음을 증언할 뿐이다. 반면에 열국이 애도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
하여 두로의 침몰이 주위 국가에게 얼마나 큰 충격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열방의 탄식을 통해 두로가 결코 만회할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음을 중심적으
로 강조하는 것이다.
이제 본 단락의 주도적인 내용을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두로는 가장 익숙했던 바다에서 파멸하게 되었다(26,27절). 두로는 엄청난 파
괴력을 가지고 있는 동풍에 의해 모든 사람과 재물을 잃고 바다 한가운데 빠지게 된
다. 특별히 에스겔은 이중적 의미로 동풍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즉, 일차적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지중해의 기후와 관련된 거센 폭풍으로서의 동풍을 말하며, 이차적으
로는 두로의 동쪽에 위치한 바벧론을 의미한다. 결국 두로는 교역의 근원이었던 바다
에서 폭풍으로 인하여 파선함으로써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처럼
물질적으로 풍요한 국가나 개인이 하나님을 떠날 때는 더욱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다(36절).
(2) 두로에는 유능한 사공과 선장, 기술자, 용병 등이 있었으나 하나님의 심판을
막을 수 없었다(26-28절). 하나님은 홀로 세계를 주관하는 통치자이시다(26:19-21).
그 어떤 존재도 하나님의 의지를 거역할 수 없다. 두로가 비록 경제적 대국으로서 온
갖 번영을 누렸지만, 하나님의 심판 앞에는 전적으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피조물은 하나님 앞에서 어떤 권능도 소유할 수 없다. 강함도, 화려함도, 부유함도 아
무런 소용도 없다. 그러므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할 때, 진정한 성공이 보장되는 것
이다(시 1:1,2).
(3) 부국(富國) 두로의 패망은 열국들에게 두려움과 함께 기쁨을 주었다(29-36절).
두로에 대해 부러움과 시기의 눈길을 보내던 주변 국가들은 두로의 돌연한 패망을 보
면서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경외심을 소유하게 되었다. 아울러 자신들도 머지않아 동
일한 운명에 빠질지도 모든다는 공포심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경쟁국들은 두로의 패
망을 기뻐하며 조롱했다(36절). 마치 이전에 두로가 예루살렘의 패망을 보면서 조소와
멸시를 보냈던 것처럼, 처참하게 멸망한 두로의 모습을 잔인하게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악인은 당장 보기에는 번영하는 것 같을지라도 결국 멸망할 수밖에 없다(시
7:11;18:47).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하나님은 세속적 성공에 자만하여 자기 멋대로 사는 인생에 대해 반드시 보응하신다. (2) 하나님 없는 영광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허망한 것에 불과하다. (3) 그러므로 성도는 인간적인 욕심의 포로가 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살아야 한다(마 6:33).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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