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27:1-5
"아구사도대"란 군대는 죄수들을 데리고 로마로 가는데 사용된 경찰군이었다. "아
드라뭇데노"는 소아시아의 항구 이름인데 배의 이름이 되었다. 여기 27장에도 "우리"
란 말이 계속적으로 나옴을 보니, 저자 누가가 바울과 함께 배에 탄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아리스다고"도 동행했다. 아리스다고는 바울이 로마 옥에 있는 동안 내내 그
를 수종들었다(골 4:10;몬 1:24). 이 두 사람(누가, 아리스다고)이 죄수로서 로마로
가는 바울과 동행한 것을 보니, 바울이 받은 위로가 컸을 것이다. 성도는 쓸쓸하고 고
독한 때에도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위로를 끊임없이 받는다. 백부장 율리오도 그 여행
중에 처음부터 나중까지 바울을 후대하였다(3,42-43).
행 27:6-8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6절 중간) - 이 배는 그 때에 흔히 있던 무역선으로 추상
되는데 애굽에서 로마로 곡식을 운반하는 수송선이었을 것이다. 이 배에는 승객들도
많이 탔다(37절). 무라 성에서 "니도"까지 13마일쯤 된다. 이 부분에 "간신히"란 말
(* )이 두 번(7,8) 나온다. 이것은 풍세가 순조롭지 못하여 곤란을 겪으며 행
선(行船)하게 된 것을 나타낸다.
풍세가 더 허락하지 아니하므로(7절 중간) - 여기 순조롭지 않은 "풍세"는 하나님
의 일을 막으려는 마귀의 방해 공작을 비유하기도 한다. 바울이 로마로 가게 됨은 하
나님의 뜻인데(23:11), 그 가는 길은 평탄하지 못하다. 하나님의 뜻이 이 세상에서는
역경과 파란을 경유해 가면서 마침내 실현되는 것도 있다.
행 27:9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행선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저희를 권하여 - 지중해에 있어서 9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는 항해하기가 위험하
다. 이 기간에 "금식하는 절기"가 끼어 있었는데 그것은 대속죄일(大贖罪日)이다. 레
23:26-32 참조.
행 27:10-13
그 때에 바울은 행선을 금하였으나 백부장은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따라서 그 배는
결국 출항하게 되었다. 그 배가 출항하게 된 원인은, (1)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은 까닭이다(11절). 물론 항해의 경험이나 기술에 있어서는 선장
이나 선주가 바울보다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험이나 기술을 가지고도 예측하지 못
할 파선의 위험도 있을 수 있으니, 이는 하나님께서만 아시는 것이다. 인간이 경험이
나 기술로써 만사를 다 해결하지는 못한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함으로써 모든
난제를 참되이 해결해야 한다. (2)그 행선의 주장자들이 다수의 의견을 따라 결정하였
기 때문이다(12절). 무슨 일을 옳게 결정하는 데 있어서 다수의 의견은 소수의 것보다
채택될 만하다. 그러나 다수도 잘못 생각할 수 있으니,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사도의
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함임)을 따름이 안전하다. (3)그 행선의 주장자들은 그 현
재의 풍세가 순조로운 것만 보았기 때문이다(13절). 이 세상 사람들이 흔히 이런 조건
에 끌려 가다가 실패한다. 기독 신자는 무슨 일에 있어서나 현재의 일시적 순조로운
조건만 보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움직여야 된다.
행 27:14-17
얼마 못되어 섬 가운데로서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대작하니(14절) - "유라굴라"(*
)는 동풍, 혹은 동북풍을 이름인데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이다.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 가다가(15절) - 바람이
너무 세니만큼 배는 가던 항로대로 갈 수 없어서 바람 부는 대로 떠밀려 갔다는 것이
다. "가우다"(* )라는 섬은 그레데에서 23마일쯤 되는 거리에 있는 삼각형의
작은 섬이다. 그 선원들이 거루를 갑판 위로 끌어 올리고밧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아 선체가 쉬이 깨어지지 않도록 하였다(Erdman). "스르디스"(* )는 모래
언덕을 말한다. 특별히 갈데지(Carthage)와 구레네(Gyrene)사이에 있는 스르디스를 선
부들이 무서워하였다고 한다.
행 27:18,19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저희 손으로 내어버리니라 - 사공들은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서
배에 실었던 귀중한 물자를 바다에 내던졌다. 그와 같이 사람이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도 이 세상에 속한 것들을 가볍게 여겨야 되며, 필요에 의하여 버리기도 해야 한다.
행 27:21
여러 사람이 오래 먹지 못하였으매 바울이 가운데 서서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 말을
듣고 그레데에서 떠나지 아니하여 이 타격과 손상을 면하였더면 좋을 번하였느니라 -
바울은 실상 죄 없으면서 죄수들 중 한 사람으로 그 배에 탔다. 이 때에 하나님은 그
와 함께 하여 주셨다. 그 배에 탄 276명 중 275명은 파선될 위험 앞에서 공포에 사로
잡혀 음식도 먹지 못하고 초조한 가운데 있었다. 그 때에 그들에게 소망 있는 말을 해
준 사람은 오직 바울 뿐이었다. 그가 "가운데 서서"말하였다는 것은, 그배에 탄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서서 확신을 가지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여기 "가운데"란 말(*
은 "그들 가운데"라고 번역되어야 한다. 그는 먼저 그 배를 그레
데에서 출항케 한 책임자들의 잘못을 부드러운 말로 기억시켰다. 그렇게 기억시킨 이
유는, 그가 일찌기 그들에게 충항하지 말자고 한 적이 있었고(9절 하반-10), 또 그의
말한 것이 하나님 말씀의 대언이었기 때문이다.
행 27:22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이제는 안심하라 너희 중 생명에는 아무 손상이 없겠고 오직
배 뿐이리라 - 바울은 출항 당시 자기의 제안했던 것(9-10)이 기각되었던(11절) 일을
회상하고도 분노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를 일소하고 도리어 배에 있는 사람들을 위로
하여 말하기를, "안심하라"고 하였다.
행 27:23
나의 속한 바 곧 나의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
하나님께 "속함"은 신앙 생활의 높은 수준이다. 거기에는 믿음,소망,사랑이 포함되어
있다(Bengel). 그가 하나님께 속하였으니, 그는 하나님의 소유요, 따라서 하나님을 섬
길 것 밖에 없다.
행 27:24
바울아 두려워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행선하
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 - 이런 행선을 통하여 바울을 가이사 앞에 서도록
하심이 하나님의 뜻이었다. 그러니만큼 바울의 생명이 그 파선될 위험 중에서도 하나
님으로 말미암아 안전 보장된 것이다. 그리고 의인(義人) 한 사람이 하나님의 보호를
받는 덕분에 많은 다른 사람들이 그 혜택을 입게 되었다.
그 때에 바울이 탄 배는 이 세상을 비유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자기
들도 모르게 하나님의 자녀들의 덕을 입는다. 그러면서도 이 사실을 모르는 그들이 도
리어 참된 교회를 핍박하는 일이 많다.
행 27:25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
라 - 바울의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하고 섰다.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
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 한 것과(롬 3:4)같이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니 그대로 이루
어질 뿐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하고서 살아계신 하나님
을 믿음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것을
발판으로 하여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행 27:26
그러나 우리가 한 섬에 걸리리라 하더라 - 바울의 예언에 이와 같이 자세한 내용이
있어서 듣는 자들에게 더욱 믿음을 줄 만하였다. 후에 그들이 이런 자세한 내용이 성
취됨을 볼 때에(41절) 또 다시 주님의 말씀의 놀라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
신앙을 주시는 하나님의 방법은 무엇보다도 그의 말씀이다. 윌렝가(Wielenga)는 이 장
면에서 바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곧, "여기 모든 이방인들 중에 참으로
위대한 자 한 사람이 있다. 그는 하나님만 두려워하기 때문에 다른 아무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 자요, 또한 그는 하나님을 섬기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을 섬기는 자이다."고
하였다(Van Jerusalem naar Rome, Derde Deel, 1928,p.426).
행 27:27-29
"아드리아 바다"는 말타 섬과 이탈리아와, 헬라와 그레데 사리에 있는 바다를 말함
이다. 사공들이 수심(水深)을 두 번 재어 보고 물이 점점 얕아짐을 알고 암초에 걸릴
까 하여 고물로 닻 넷을 내려 배를 정박(定泊)시켰다. 이것은 사공들의 지혜였다. 그
러나 그들의 지혜가 의리(義理)를 겸하지 못하였으니만큼(30절) 그들은 사람들이 신뢰
할 만한 지도자는 못된다. 지도자의 자격은 지혜와 의리를 겸전(兼全)해야 된다.
행 27:30,31
사공들이 도망하고자 하여 이물에서 닻을 주려는 체하고 거루를 바다에 내로놓거늘
바울이 백부장과 군사들에게 이르되 이 사람들이 배에 있지 아니하면 너희가 구원을
얻지 못하리라 - 사공들도 얼마 전에 바울을 통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말씀을 믿지 않고 이제 와서 자기들의 힘으로 자기들끼리만 도
피하여 살고자 한다. 그들이 배를 버리고 달아나면 그 배에 탄 수다한 생명들은 어떻
게 될 것인가? 이 사공들의 비겁한 행위는 승객들을 구원하려고 나선 바울의 희생 봉
사와 대조된다. 바울은 사공들의 불신앙 행위를 급속히, 또는 지혜롭게 제지시켰다.
그가 그들의 행위를 군인들에게 알려 준 것은 지혜로운 처사였다. 그의 지혜는 하나님
의 말씀을 믿고 평안해진 마음의 열매이다. 신자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의 믿음이
요동하지 않는 한(限), 지혜롭게 처사할 수 있다.
우리는 바울이 사공들의 행동을 제지시킨 일에서 배울 것이 있다. 곧, 하나님께서
그 배에 탄 사람들을 모두 다 구원하시겠다고 약속해 주셨지만, 인간 측에서 취해야
할 구원 방법을 등한히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예정을 믿는 자는 자연 법
칙을 무시하지 않으며, 인간 편에서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이행한다.
행 27:33-36
날이 새어가매 바울이 여러 사람을 음식 먹으라 권하여...떡을 가져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축사하고 떼어 먹기를 시작하매 저희도 다 안심하고 받아 먹으니 배
에 있는 우리의 수는 전부 이백 칠십 육인이러라 - 바울이 다시 무리를 위로하면서 음
식을 권했다.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276인"이었는데 그들은 공포와 낙심
으로 14일 동안 굶어왔다. 이 때에 바울이 그들에게 "먹으라"고 권한 이유는 그 사람
들이 모두 풍랑에서 구원 받겠기 때문이었다. 바울이 친히 떡을 가져다가 "하나님께
축사(감사)하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 것은 그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려는 행
동 전도이다. 그 풍랑 중에도 하나님께 감사할 조건 밖에 없다는 뜻으로 그는 하나님
께 축사하였다. 이와 같은 신앙이 과연 힘있는 신앙이다. 그는 안심하였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 감사하는 심령을 소유하였다. 파선의 위험 중에서 그는 남들을 위로하며 지
도할 수 있는 신앙의 장부(丈夫)였다.
"배에 있는 우리의 수는 전부 이백 칠십 육인이러라." 누가(저자)가 여기에 인원수
를 밝힌 목적은 그와 같이 많은 사람이 무서운 풍랑중에서 한 사람도 상하지 않고 전원 구원 얻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찬양하기 위함이다.
행 27:42-44
군사들은 죄수가 헤엄쳐서 도망할까 하여 저희를 죽이는 것이 좋다 하였으나 백부장이 바울을 구원하려 하여 저희의 뜻을 막고...마침내 사람들이 다 상륙하여 구원을 얻으니라 -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은 그의 은혜를 받고도 은혜인줄 모른다. 바울을 통하여 배에 있는 사람 전원이 하나님의 구원의 소식을 듣고 위로와 소망을 얻었건만 이제 와서 군사들이 바울을 포함한 죄수들을 죽이고자 한다. 이것은 은혜에 대하여 감사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이다. 사람들은 제각기 하나님의 뜻을 모르고 잘못 계획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끊임 없이 섭리적으로 역사하셔서 바울을 보호하시며, 또 약속하신 대로 276명으로 하여금 다 구원을 얻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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