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16:1

  너희는 이 땅 치리자에게 어린 양들을 드리되 셀라에서부터 광야를 지나 딸 시온산
으로 보낼찌니라 - 여기 "너희"라는 말은 모압을 가리키고, "이 땅 치리자"는  이스라
엘 나라의 주권자를 의미한다. "어린 양들을 드리"라는 것은, 옛날에 하던 것과  같이
이스라엘 나라에 조공(朝貢)을 바치라는 뜻이다(삼하 8:2;왕하 3:4). 다윗 시대에  모
압은 유다 나라에 조공을 바쳤고(삼하 8:12), 그 후에 모압 왕 메사가 이스라엘 왕 아
합에게 수양 1천마리를 드린 일이 있었는데 아합이 죽은 후에 그것이 중단되었다.  그
후에 이사야는 그의 시대에도 그것을 계속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줄 알고 여기서 권
고한다. 다시 말하면, 모압은 유대 민족에게 복속하는 것이 자기 나라의 생명  재산을
보호하는 길이었다. 하나님의 경륜에 있어서 어떤 소약국(少弱國)들은 이웃 나라로 더
불어 선한 국교(國交)를 가지므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된 것을 이  말씀에서  볼
수 있다.
   "셀라"는 바위들로 싸여 있는 모압의 어떤 도시인 듯하다. 혹설에  이것은  에돔의
페트라 라는 도시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사야 당시에 그것이 모압에게  복속
되어 있었다는 셈이다. "딸 시온산"은 예루살렘을 가리킨다.
   모압은 하나님의 백성인 유대 민족을 무시하지 말고 도리어 존경하여 그들에게  호
의(好意)를 베풀므로 하나님에게 축복을 받도록 되어 있다. 유대인을 멸시하는 민족들
은 해를 당하고 망한 일이 역사상에 많이 있다.

 

  사 16:2

  모압의 여자들은 아르논 나루에서 떠다니는 새 같고 보금자리에서 흩어진 새  새끼
같을 것이라 - 이것은, 모압이 위의 1절에서 말한 것 같이 회개하지  않으면  위기(危
機)를 당하여 새처럼 놀랄 것이라는 의미이다. 새는 바싹하는 소리만 듣고도 놀란다.
   "모압의 여자들"이라는 것은, 모압과 같은 소약국 백성들을 의미한다.  "아르논"은
모압의 지명(地名)이고, "보금자리"는 새 둥지를 가리킨다. 모압 민족이 회개하고  유
대인을 존중히 여겨 그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야만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것이었다.  그
러나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위기에 떨어질 것이라고 이 귀절은  말한다.  죄인들에게
있어서는 회개만이 안전 보장이 된다.

 

  사 16:3

  너는 모략을 베풀며 공의로 판결하며 오정 때에 밤 같이 그늘을 짓고 쫓겨난  자를
숨기며 도망한 자를 발각시키지 말며 - "모략을 베풀"라는 말은,  유대인으로  더불어
우호 조약(友好條約)을 맺으라는 뜻이라고 하나, 다만 지혜 있게 행하라는 의미  뿐이
다. 다시 말하면, 모압은 전화(戰禍)에 빠진 유대인들을 도와주는 것이 도리어 자신에
게도 유익을 가져오는 기회가 된다. "공의로 판결하며"라는 말씀은  억울함을  당하여
쫓김이 된 유대인들을 돌보아 주라는 뜻이다. 그것은 본절 하반절이  밝히  보여준다.
"오정 때에 밤같이 그늘을 짓고"라는 말씀은, 도피하여 온 유대인들을 힘껏 숨겨 주는
행위를 가리킨다.
   "쫓겨난 자...도망한 자"는 전화를 당하여 모압으로 피난한 유대인들을  가리킨다.
모압은 옛날부터 유대인들의 피난처가 될 것을, 하나님께서 경륜하셨다. 룻 1:1을  보
면, 엘리멜렉과 그 아내와 그 두 아들이 흉년을 피하여  모압  지방으로  갔고,  삼상
22:3,4을 보면, 다윗이 그 부모를 모압에 피난시킨 일도 있다.
   모압이 유대인들에게 가졌던 과거의 친절을 중단한 일이 있었던 고로, 선지자는 여
기서 모압더러 그 친절을 다시 가지라고 권면한다. 이것은 일종 회개하라는 권면이다.

 

  사 16:4

  나의 쫓겨난 자들로 너와 함께 있게 하되 너 모압은 멸절하는 자 앞에서  그  피할
곳이 되라 대저 토색하는 자가 망하였고 멸절하는 자가 그쳤고 압제하는 자가 이 땅에
서 멸절하였으며 - 본절 상반절은 계속하여, 모압은 유대의 피난민들을 친절히 대우하
라는 것이다. "나의 쫓겨난 자들"은 하나님의 백성 곧, 모압으로 피난하여 오는  유대
인들을 의미한다. "멸절하는 자"는 앗수르를 가리킨 듯하다.
   "모압은...그 피할 곳이 되라"는 말씀은, 모압은 유대인들의 피난처가 되라는 뜻이
다. 모압이 저렇게 유대인들에게 호의를 베풀어야 될 이유("대저")는, "토색하는 자",
"멸절하는 자", "압제하는 자" 곧, 앗수르가 땅에서 멸절되겠기 때문이다. 여기  과거
사(過去詞)로 되어 있는, "망하였고", "멸절하였으며"는 미래에 될 일이지만 그  확실
성을 보여주기 위하여 과거사로 된 것이다. 모압이 유대의 피난민들을 도와주는  것은
헛되지 않다. 그들을 압박하던 앗수르가 멀지 않아서 망하고 유대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겠는 고로(5절) 그들을 도와 준 모압도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될 것이다. 축복 받을
민족을 도와 준 일이 어찌 헛되랴 ! 유대인들이 받을 축복은 다음절에 말한다.

 

  사 16:5

  다윗의 장막에 왕위는 인자함으로 굳게 설 것이요 그 위에 앉을  자는  충실함으로
판결하며 공평을 구하며 의를 신속히 행하리라 - 이 말씀은 멀지 않아 있을  히스기야
시대의 선한 정치를 가리킨다는 학자가 있으나 사실은 그것만 가리키지 않고,  그것을
모형으로 한 장래 그리스도의 왕국가지 가리키는 것이다. 선지자가 이 말을 하는 이유
는, 이런 축복 받을 유대 민족을 도와주는 모압도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암시(暗示)하려는 까닭이다.

 

  사 16:6

  우리가 모압의 교만을 들었나니 심히 교만하도다 그의 거만하며 교만하며 분노함도
들었거니와 그 과장이 헛되도다 - 모압은 그 풍부한 물산(物産)으로 인하여(7-9)  "교
만"하였다. 모압 민족이 이 교만을 회개하지 않으면 필경 타국의 침해를 받아 망할 수
밖에 없다. 여기 "교만"이란 말 세번과 "거만"이란 말이 한번 나와 도합 네번 나온다.
이렇게 선지자는, 중언체(重言體)를 사용하여 그 민족의 교만이 얼마나 큰 것을  역설
한다. 렘 48:29 참조. 선지자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모압이  교만하여  위의  부탁
(1,3,4)대로 실행하지 않을 것을 탄식하는 것이다. 모압은 작은 민족이지만 일시 동안
평안하고 물산(物産)이 많기 때문에 장차 있을 환난을 내다 보지 못하게 되었다.
   개인이나 단체나 일시적 평안에 취하여 장래의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보통이
다. 이렇게 인간은 일시적 평안으로 인하여 쉽게 마취된다. 그것은 역시 교만이다. 이
렇게 마취되어 마음이 높아진 자는 반대를 받을 때 쉽게 분노하며, 또 무슨 일에나 과
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헛된 짓이다. 잠 16:18에 말하기를, "교만은 멸망의 앞잡
이니라"고 하였다.

 

  사 16:7,8

  "모압"은 포도를 많이 생산하는데, 선지자는 여기서 그것을 모압 물산의 대표로 여
기고, 그것이 멸절된 사실을 가지고 모압 나라의 멸망한 것을 상징하였다.
   모압 민족은 포도의 멸절로 인하여 울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은  영
적 손해를 인하여 울 줄 모르고 물질의 손해를 인하여 운다. 그들이 물질의 손해를 인
하여 울면서 하나님을 찾게 된다면 그것도 다행한 일이겠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을
찾을 줄 모르고 다만 물질의 손해를 원통히 여기는 것 뿐으로 끝낸다. 여기 기록된 지
명, "길하레셋...헤스본...십마...야셀"등은 현재에는 폐허가 되었는데 오늘날 여행자
들이 친히 목도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이사야가 이 지방들을 가리켜 망하게  되리라
고 선언한 대로 망하였고, 오늘날은 폐허로만 남아있으니(Barnes), 이사야가 전한  말
씀은 사람의 말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인 것을 알 수 있다. "길하레셋"은 모압 땅 어
느 곳에 있었는지 찾아 보기도 어렵게 되었고, "헤스본"은 요단강 동쪽으로  20마일쯤
가서 있는데(수 13:17) 지금은 폐허로만 남아 있고, "십마"는 르우벤 지파가 차지하였
던 도시인데(민 32:38;수 13:19) 헤스본에서 1 마일 반쯤 가면 있는 곳이다. 현재에도
이곳에서 포도를 재배한다고 한다. 이것을 보아도 이사야의 예언은, 그 지방의 특색을
역사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이 지방이 여러 차례 침략군들로  말미암아  황폐되었으나
아직도 그곳이 포도 재배하던 곳이었던 사실이 말살되지 않았다. "야셀"은 모압의  변
경(邊境)도시이다. "야셀"은 헤스본 북쪽으로 15 마일쯤 가서 있는데(민 32:1,3,35;수
13:25) 역시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다. "바다를 건넜"다는 말은 야셀에 있는 어떤  호
수를 건넜다는 뜻인듯한데, 포도 가지가 그 바다를 건늘 듯이 뻗어 나간 것을 시적(詩
的)으로 말한 것이다. 렘 48:32 참조.
   "열국 주권자들"은 많은 민족을 장악(掌握)한 앗수르를 가리킨 듯하다.  "그  좋은
가지를 꺾었"다 함은, 앗수르 군대가 침입하여 그 포도원을 짓밟아 못쓰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것은 실상 모압을 망케 하였다는 상징적 표현도 된다.

 

  사 16:9

  여기서는 선지자가 친히 모압의 당할 멸망을 내다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하나님의
백성은 원수가 망하는 것을 보고도 슬퍼한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화가 미칠 것을 선언
하고 그 자신이 슬퍼했고(삼상 15:26,16:1), 그리스도는 유대인에게 화가  미칠  것을
선언하시고 울으셨으며(눅 19:41), 바울은 자기 동포들 곧, 유대인들이  복음을  받지
않는 사실을 뼈아프게 여겼다(롬 9:3). 이렇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자들은 눈물로써
죄악과 재앙에 대하여 경고한다. 눈물 없이 죄나 재앙에 대하여 경고하는 것은 악담에
가까운 것이다. 전도자는 죄악에 대하여 원수이지만 사람 그 자체에 대하여는  언제나
친구이다.
   "야셀...십마...헤스본"에 대하여는 위의 8절에 있는 같은 말 해석을  참조하여라.
"엘르 알레"에 대하여는 15:4의 같은 말 해석을 참조하여라. "너의  농작물에  떠드는
소리가 일어남이니라". 여기 "떠드는 소리"는 이방 군대의 떠드는 소리이다.

 

  사 16:10                

  "이는 내가 그 소리를 그치게 하였음이라" 이것은 하나님께서 모압에 전화(戰禍)를
보내셨으므로 그곳에 기쁜 소리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사 16:11

  여기서도 또 다시 모압의 참상을 내어다 보는 선지자가, 수금과 같이 슬픈  소리를
발한다는 뜻이다. "길헤레스"는 7절의 "길하레셋"과 같은  지명이다.  이것이  15:1의
"모압 길"과도 같다고 한다(Alexander).

 

  사 16:12

  모압 사람이 그 산당에서 피곤하도록 봉사하며 자기 성소에 나아가서 기도할찌라도
무효하리로다 - 모압 사람들은 그모스신을 섬기는데 몸을 괴롭게 하는 것으로  경건을
일삼는다. 그러므로 우리 본문에 "피곤하도록 봉사"한다고 했다(왕상 18:28).  그들은
그렇게 신을 섬긴다고 하면서 자식으로 번제(燔祭)까지 드린 일이 있다. 이렇게  몸을
괴롭게 할찌라도 그들의 제사는 괴로움을 자신(自身)들에게 가져올 뿐이고 효과는  없다. 그러므로 시 16:4에 말하기를, "다른 신에게 예물을 드리는 자는  괴로움이  더할 것이라 나는 저희가 드리는 피의 전제를 드리지 아니하며 내 입술로 그 이름도 부르지 아니하리로다"라고 하였다.

  사 16:13,14
  "품군의 정한 해와 같이 삼 년 내에 모압의 영화와 그 큰  무리가  능욕을  당할찌라". "품군의 정한 해"라는 것은 시간의 가감(加減)이 없고 일정하여  있음을  가리킨다. 이것은 모압이 바벧론으로 인하여 망하게 될 것을 가리키는데, "삼년 내"라는  것이 문자적으로 3년 이라고 하기보다는 멀지 않은 장래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