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2
이 부분은 본장과 29장 전체에 대한 서론이다.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 그들이 그곳에서 지켜야 할 제사와 절기에 관한 규정을 다시반복하고 확대, 정리해 주셨다(출 23:14-17;29:38-42;31:12-17; 레 23장; 민25:1-12).이와 같이 동일한 종류의 규례가 반복적으로, 다각도에서 계속 주어진 것은 그 규례들이 지니는 의미가 매우 큼을 시사한다. 한편 본장에는 매일 드리는 제사(상번제)와 그제물을 비롯하여 안식일에 드릴 제물, 월삭에 드릴 제물, 무교절 및 맥추절에 드릴 제물이 언급된 반면, 29장에는 제 7월에 지키는 절기 즉 나팔절, 속죄일,초막절 등의 절기에 드릴 제물이 언급되어 있다. 특히 모든 제사와 절기에 대한 규례가 이미 제시된15장의 그것에 비하여 반복적이고 확대적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
===28:2
나의 예물 - 여기서 '예물'(* , 코르반)이란 '바치다', '가까이 가져오다'란 뜻으로 곧 하나님께 가까이 가져가 바치는 향기로운 제물을 가리킨다(레 1:2).이는 제사장들의 몫으로 돌려질 것이 아니었고 오직 화제로 태워 연기를 통해 하나님께 바쳐질 것이었다. 한편 이 말이 '나의'란 말과 결합되어 하나님께서 그 예물을 얼마나 기대하고 계시며 기뻐받으실 것인가에 대해 간접 시사하고 있는데, 이런 표현은신인동형동성론적 표현이라 한다. 더욱이 본절에서 '나의'란 말을 3번이나 반복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그 제사의 주체가 당신 자신임을 거듭 밝히셨다.
나의...화제...향기로운 것 - 여기서 '화제'와 '향기로운 것'은 동일한 의미로서,모두 제물을 태워 그 연기와 냄새로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를 가리킨다(레 3:5,11; 21:6,8). 그리고 이는 드리는 자의 온전한 헌신과 충성을 상징한다(레 1:3-9 강해, 향기로운 제사).
정한 시기(* , 모아도) - 이는 '만나다', '고정하다'는 뜻의 '야아드'(* )에서 유래한 말로 곧 지정된 장소와 시기에 일정하게 모이는 날을 가리킨다.물론 이날을 정하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으로서 성경에서는 흔히 '여호와의 절기', '성회'등으로 표현되고 있다(출 12:16; 레 23:2-8).
===28:3
화제 - 레 2:9 주석 참조.
흠 없는 - 레 1:3 주석 참조.
매일 둘씩 상번제로 - 여기서 '상번제'를 뜻하는 히브리어 '올라 타미드'(* )는 '규칙적으로(끊임없이)드리는 번제'를 의미한다. 즉 이 제사는 매일두 마리의 어린 양을 희생 제물로 삼아 제단에서 불태우는 제사를 가리키는 데 아침에한 마리, 오후 해질녘에 한 마리를 각각 번제로 드렸다.
===28:4
아침에...해 질 때 - 출 29:39 주석 참조.
===28:5
고운 가루(* , 솔레트) - 가늘게 빻은 가루를 뜻한다(레 2:1). 이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의 철저히 부서진(통회한) 자아를 상징한다(고후 4:10,11). 레 2:1주석참조.
에바 - 고체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서 1에바(Ephah)는 약 23리터, 곧 12되 정도된다.
기름 - 올리브(감람)를 빻아 채취한 것으로 이는 성령의 사역을 예표한다(출 30:24; 레 2:1).
힌 - 액체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서 1힌(Hin)은 약 3.8리터 곧 2되 정도이다.
소제 - 구약의 5대 제사중 유일하게 피없이 드리는 제사로서(레 2:1) 번제, 화목제등에 곁들여 드리는 제사이다.
===28:6
시내 산에서 정한 상번제 - 이 '상번제'에 관한 계시는 하나님께서 성막과 각종 기구들을 계시하셨던 시내 산상에서 모세에게 이미 가르치셨던 제사법이다(출 29:38-42).그런데 가나안 입성을 앞둔 현시점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신 것은 이 제사가 지닌 영적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즉 이 제사는 하나님과 이스라엘과의 영속적인 언약 관계를 강조하는 것으로서 하나님의 끝없는 은혜와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헌신이 어우러진제사이다. 그러므로 이 제사는 그 '영속성'이란 측면에서 하루라도 거를 수 없는 성질의 제사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출 29:38-42 부분의 주석을 참조하라.
향기로운(* , 르레아흐 나호아흐) - 직역하면 '향기로운 냄새','편안하게(즐겁게)하는 향내'가 된다. 따라서 이 말은 하나님을 매우 편안하고 기쁘시게 해드리는 냄새, 곧 번제의 향내를 가리킨다. 이러한 향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백성과 만나시며, 교제하실 것을 약속하셨다(출 29:41,42). 레 1:9주석 참조.
===28:7
전제 - 전제(a drink offering)는 독립된 제사의 한 종류가 아니라, 번제와 소제에곁들여 포도주 또는 독주로 드려지는 제사의 한 방법이다 <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거룩한 곳에서 - 공동 번역에서는 이를 '성소에'라고 번역하였으나 70인역(LXX)에서 처럼 좀더 구체적으로 '제단 주위에서'(* , 페리 톤 보몬)로 번역함이 좋다. 그러나 요나단(Jonathan)이나 팔레스틴 탈굼이 취하고 있는 바 '거룩한 그릇으로'란 해석은 적합치 못하다.
독주(* , 쉐카르) - 이는 자극성이 없는 물과 같은 음료수와 구분하여 사용되는 말로서 일반적으로 '술'을 뜻하는데 개역 성경에는 '독주'로 번역되었다. 그러므로 본문의 '독주'란 '포도주'(* , 야인)를 포함한 모든 자극성 음료를 대표하는'술'이란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이해함이 좋을 듯하다(Keil). 한편 옹켈로스 탈굼(theTargum of Onkelos)은 이를 '오래된 포도주'로 해석하고 있다.
===28:8
아침 것 같이 - 상번제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두번 드려졌는데, 그 드리는 방법 및절차 그리고 희생제물은 조석이 공히 동일했다.
===28:9,10
본문은 각종 제사 계시 중 안식일에 여호와께 드릴 제물에 대해 최초로 언급된 부분이다.
매 안식일의 번제 - 이는 매일 드리는 상번제 외에 안식일에 특별히 드릴 제사를가리킨다. 이때의 제물을 수양(어린 양) 2, 기름 섞은 고운 가루 2/10에바(상번제의 2배)에 해당되는 소제와 전제를 아울러 드렸다. 결국 안식일 제사는 매일의 상번제(소제, 전제와 함께 드리는 번제)외에 더 드리는 것이므로, 안식일에는 평일의 약 2배의제물을 드리는 결과가 되었다. 이는 평일의 헌신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께서 특별히 제정한 안식일에 더욱 정성을 다하여 헌신할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28:11
월삭에는 (* , 베라쉐 호드쉐켐) - 이를 직역하면 '너의달들의 시작에'가 된다. 즉 각 달의 초하루를 가리킨다. 이 달에는 매일 드리는 상번제 외에 세 종류의 번제물이 드려졌는데, 그 번제물에는 각각의 소제와 번제가 첨가되었다(11-14절). 그런데 '수 송아지(bullock)의 번제물'에는 기름 섞은 고운가루 3/10에바(Ephah)의 소제와 포도주 1/2힌(Hin)의 전제를 드렸다. 또한 '수양(ram)의 번제물'에는 기름 섞은 고운가루 2/10에바의 소제와 포도주 1/3힌 전제를, 그리고 '어린양(lamb)의 번제물'에는 기름 섞은 고운가루 1/10에바의 소제와 포도주 1/4힌의 전제를 각각 드렸다. 즉 소제와 전제의 양(量)은, '제물의 등급에 비례하여' 드려졌다.
===28:15
수염소 하나를 속죄제로 - 월삭 때에 속죄제가 필요했던 것은 지난달의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후, 번제를 통해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달에의 삶이 하나님께 거룩히 구별되게 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사실 지난 날의 죄가 해결되지 않은 채번제로서 새로운 달에의 헌신을 다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사 1:10-17). 그러므로 하나님과 교제하고자 하는자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죄 문제를 하나님의 방법으로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요일 1:6-9). 이런 의미에서 제사 절차상 항상, 속죄제는 번제보다 앞서 드려졌다. 한편 '속죄제'에 대해서는 <레 4:1-12 강해, 속죄제에 대하여>를 참조하라.
===28:16
정월 십 사 일...유월절 - '유월절' (* ,페사흐)은 출애굽의 기쁨과 해방을 제공하신 하나님의 영광스런 경륜을 기념하는 절기로서<출 12:1-4>, 구속사(Heilsgeschichte)의 전형을 이루는 날이다. 그러나 이 날에는 특별한 제사를 드리지는 않았으며, 단지 가족 전구성원이 함께 모여 '어린 양 식사'를 하는 관례만 있었다. 한편'유월절'이란 말은 종종 '무교절' 이란 말과 별 구분없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두 절기가 한 주간 안에 동시에 치러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월절의 음식 자체가 무교병이었기 때문에 엄밀히 이 두 절기를 구분할 이유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즉 '출애굽'이란 한 사건을 중심으로 유월절은 초태생의 죽음을 강조하는 절기로, 무교절은 애굽으로 부터의 해방을 강조하는 절기로 지켜졌기 때문에, 이 두 절기는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밀히 구분하자면, 유월절은 정월(아빕 월) 14일저녁 하룻밤만의 어린양 식사 의식을 말하고, 무교절은 정월(아빕 월)5일로부터 한 주간 동안 지켜지는 무교병 축제 의식을 말한다.
===28:17
십 오 일부터...칠 일 동안 - 무교절은 정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지켜졌다<출12:15-17). 이 절기 중 첫 날과 마지막 날에는 (18,25절) 성회(聖灰)로 지켜졌고 일체의 노동이 금지되었다.
절일(* ,하그) - '돌다', '축하하다', '지키다'는 뜻의 '하가그'(* )에서유래한 말로 거룩한 절기를 가리킨다. 사실 무교절(無敎節)은 이스라엘이 핍박 받던땅애굽에서 급히 나와야 했던 당시의 고통과 새로 거듭난 존재로서의 변화를 기념하는 거룩한 절기이다(출 12:15-20). 그러므로 이 기간 동안에는 그러한 의미를 상징하는 누룩없는 무교병(無敎餠)을 먹어야 했으며<레23:6 주석 참조>, 집안 내부에 있는모든 누룩을 제거해야 했다. 여기서 '누룩'은 죄와 부패의 상징으로서(레 2:11; 고전5:7,8),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에 철저히 배치되는 물질로 간주되었다. 출 13:7 주석참조.
===28:18
성회(* ,미크라 코데쉬) - 직역하면 '거룩한 회집(총회)'(NIV, sacredassembly)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기념일로 정하사 모든 다른 날에서부터 특별히 구별하신 날이다. 따라서 이 날은 생계를 위한 육체 노동이 금지되었다<출 12:16;레 23:7,8>. 한편 이 날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창조 사역을 기념키 위해 제정하신 '안식일'과는 그 기원을 달리하지만, 모든 인간적인 일로부터 해방되어 거룩히 하나님의영광만을 기려야 한다는 점에 서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실로 하나님은 당신이 특별히 구별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아니면 시간이든 모두 당신의 영광을 위해 사용되어지기를 원하신다.
아무 노동도 하지 말것이며 - 심지어 음식을 만들기 위하여 불을 지피는 행위가 금지시킨 안식일의 노동 금지 규례와는 달리 절기 때의 노동 금지는 단지 생계를 위해 일상적으로 하는 정규적인 노동을 말한다. 레 23:7 주석 참조.
===28:19
흠 없는 것으로 - 비록 아무리 값나가는 짐승이라 하더라도 상처나 결점이 있는것은 제물로 사용될 수 없었다. 이는 온전한 희생과 헌신을 바라시는 하나님의 명령으로서나 '흠 없는 것'은 곧 죄와는 무관하셔서(히 4:15;요일 3:5) 순결한 상태로 십자가의 희생양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레 1:3 주석 참조.
===28:20
드리고(* ,타아수) - '일하다','수행하다'란 뜻의 '아사'에서 유래한 말로서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준비하고 그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28:22
수염소 하나로 속죄제를 - 구원의 감격과 해방의 기쁨을 기념하는 무교절 제사에서도 월삭 때와 같이(15절) 죄의 고백과 사함을 상징하는 속죄제틀 드려야 했다. 이것은 속죄제를 통한 죄사함 위에서 비로소 참된 기쁨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28:23
아침의 번졔...외에 - 매일 드리는'상번제'는 한날의 아침과 저녁에 제사가 드려졌다(4절). 그런데 이처럼 매일 조석(朝夕)으로 드려지는 상번제 외에 각종 절기 때드려야 하는 희생제물은 아침에 드리는 상번제 후에 추가하여 드려야 했다.
===28:24
이 순서대로 칠 일 동안 매일 - 무교절기간 동안에는 다른 날보다 더 많은 양의 제물을 드려야 했다(19-23절). 즉 매일 드리는 상번제 외에 월삭이나 칠칠절 때와 같은양의 제물을 더 드려야 했다. 왜냐하면 이 절기는 구원 사역과 새로운 삶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 감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록 많은 양의 제물이 매일 드려진다 하더라도,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하나님이 정하신 절차에따라 차분히 각종 제물을 드려야 했다. 사실 제사에 임하는 자에게 필요한 것은 많은양의 제물 그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분의 뜻에 따르고자 하는 순종 의식이다(삼상 15:22).
===28:25
무교절 기간 (1월 15일-1월 21일) 중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체 성회(聖會)로 모여야할 날은 절기 첫날(15일)과 마지막 날(21일)이었다. 이 날은 일상적인 모든 노동이 금지되었으며, 오직 그 절기의 의미 및 교훈을 깊이 되새기는 날로 삼아야 했다. 18절주석을 참조 하라.
===28:26
처음익은 열매 드리는 날 - 이 절기(칠칠절)는 밀의 첫 소출을 하나님께 바치는 맥추절(출 23:16) 또는 맥추의 초실절(출 34:22)로서, 보리 수확의 첫 열매를 바치는 초실절(레 23:9-14)로 부터 50일만에 맞이하는 날이다. 실제로 이 날은 보리의 첫 수확날로부터 밀 수확을 시작하는 날까지의 약 7주간과 연관을 가진 절기로써 곧 그동안의추수를 감사하는 절기인 것이다<레 서론, 히브리 절기와 축제>.
새 소제를 드릴 때에도 - 무교절 중 첫 소산을 드린 날로부터 세어서 제 7 안식일(7x7)의 다음날 백성들은 새로 수확한 밀의 가루로 만든 떡 두 덩이를 하나님께 드렸는데, 이를 가리켜 '세 소재'라 한다<레 23:16>. 그리고 이 '새 소제'는 고운 가루 2/10에바에 누룩을 넣어 구운 것이었다. 레 23:16, 17 주석 참조.
===28:27,28,29
이 부분에는 칠칠절(七七節)에 드리게 될 번제와 소제의 예물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여기서 칠칠절 제사가 예표하는 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무교절 기간 중안식일(성회) 후 첫날에 곡물의 첫 소산을 헌상한 것은 안식일 후 첫 날, 곧 신약의주일(主日)에 이뤄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표한다(요 20:17;고전 15:20). 그리고무교절 기간에 첫 소산을 드린 날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에 '새 소제'를 드린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게 될 모든 성도들의 중생과 부활을 예표한다(고전 15:22-26).또한 이때 드려지는 번제는 성도의 온전한 충성과 헌신을, 속죄제는 그리스도와 교제하고자 하는 자에게 필수적인 회개와 그리스도의 죄사유하심을 각각 예표한다. 한편칠칠절의 제사 예물과 제사 절차는 월삭 때(11-15절)와 동일하다.
===28:30
속하기 위하여 - 칠칠절에 번제 및 소제와 더불어 수염소 하나를 속죄제로 드리는바로 '죄'란 사실을 암시한다(15, 22절). 즉 죄사유함을 얻은 인간에게 비로서 진정한감사와 은혜에 대한 찬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히 13:15, 16).
본장에는 29장과 더불어 구약 시대의 예배 의식인 제사 규례가 제시되었다. 즉 이스
라엘이 제 2차 인구 조사를 통하여 군대 소집을 끝내고 여호수아를 새로운 지도자로
맞아들이는 등 약속의 땅을 정복할 준비가 끝났을 때(26,27장)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지킬 제사 규례를(1-15절) 여러 절기와(16-31절) 더불어 하
나의 통일되고 조직적인 법전으로 완성, 정리해 주신 것이다. 사실 이 규례들은 출
23:14-17;29:38-42;31:12-17;레 23장 등에서 이미 계시된 바 있으나 요단 강 도하를
앞둔 시점에서 집대성하여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본장에는 28,29장의 서론으로서 정기 제사를 시행하라는 하나님의 명령(1,2절)
과 매일 드리는 제사와 그 제물을(3-8절) 비롯하여, 안식일에 드릴 제물(9,10절), 월
삭에 드릴 제물(11-15절), 유월절 무교절에 드릴 제물(16-25절), 그리고 칠칠절에 드
릴 제물(26-31절)들이 길게 열거되어 있다.
이와 같이 본문에는 제물을 중심하여 각종 절기 규례가 제시되고 있는데 이는 하나
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지속적인 교제가 제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대부분 제사는 각
종 절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본문은 출애굽기와 레위기 등에서 이미 언
급된 바 있는 규례들을 보완,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구약
율법의 불완전성, 곧 구약 율법이 진리의 주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적 기능을 한
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실로 그리스도는 당신의 몸을 친히 십자가 제물로 희생시킴으로써 인류의 죄를 향한
하나님의 공의를 만족시키셨고 인류 구원이라는 사랑에 넘치는 역사를 행하셨다. 결국
구약의 모든 율법, 특히 제사 규례는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십자가 사건으로 완전히 성
취, 승화되었다. 따라서 우리들은 율법의 굴레에서 벗어나(롬 7:12,14;갈
2:19;3:19,23-25;히 10:1)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가 그분과 다함없는 교
제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마 5:17,18).
1. 정기 제사를 명하심(28:1,2)
가나안 입국에 필요한 사회, 정치적 문제들에 대한 각종 준비를 마치게 하신 하나님
께서는(26,27장) 이제 종교적인 문제들을 중심한 준비를 명하셨다.
특히 본문은 28,29장 전체에 대한 서론으로서 하나님께서 친히 정한 시기에 정한 예
물을 드릴 것을 명하신 장면이다. 하나님께서는 본문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제사에
관한 규례들을 언급하신 바 있는데, 이처럼 지루할 정도로 계속 반복된 것은 선민 이
스라엘에게 있어서 제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묵시적으로 보여 주는 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실로 제사, 그중에서도 피 있는 제사는 거룩하신 하나님과 범죄한 인간이 만날 수
있는 고결한 방법으로서, 이것이 강조된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 이스
라엘에게 얼마나 간곡히 교제를 원하시는가를 보여 주는 한 증거이다<출 10:7-11 강
해, 고대 이스라엘의 제사>.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들에게도 유일한 중보자 되신 예
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려지는 산 제물 된 우리의 온 인격을 매일 매순간 원하고 계신
다(롬 12:1,2).
* 나의 예물, 나의 식물, 나의 향기로운 것. 하나님께서는 각종 제사 규례를 명령하
시면서 그 제사에 소용되는 제물을 말씀하실 때 '나의'라는 말을 세번씩이나 연거푸
강조하셨다(2절). 이처럼 하나님께서 특별히 '나의'라고 강조하신 것은 모든 제사의
주체가 바로 하나님이심을 강조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즉 제사는 제물을 드리는 사
람보다는 그것을 받으시는 하나님의 입장에서 준비되고 드려져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결국 모든 제사와 그 제물들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물로서 항상 하나님께서 제시하
신 바대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목적으로 바쳐져야만 하느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
든 제사, 제물은 여호와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신앙적 표현이며, 감사의 상징이 되어
야 한다(전 12:13). 또한 제사 제물은 하나님의 주권과 권위를 높이며 그분에게 영광
돌리는 매개체가 되어야 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는 이 제사 제물을 통하여 당신의 백
성과의 관계를 '구원자와 구원 받은 자', '축복의 시여자와 전수자'라는 아름다운 관
계로 지속적으로 유지해 가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도 하나님과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그리스도로 인한 신령한 제사와 진실된 예
배를 드려야만 한다(요 4:24).
2. 상번제와 안식일에 관한 규례(28:3-10)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정한 시기에 정한 예물을 드릴 것을 명하신(1,2절) 하나님께
서는 그것들에 관한 구체적인 규례를 본문에서부터 29장에 이르는 긴 지면을 통해 계
시하고 계신다. 그 가운데서도 본문에는 상번제 곧 매일 아침 저녁 한 마리씩 1년된
흠없는 수양과(3,4절) 그에 따르는 소제, 전제에 관한 규례(5-8절)가 제시되었고 바로
뒤이어 매 주일 수양 두 마리를 드려야 하는 매 안식일의 번제(9,10절)가 언급되어 있
다.
한편 여기서 상번제란 계속적으로 제물을 태우는 제사로서(스 3:5) 이는 장차 그리
스도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 지신 채 하나님께 제물로 드려지고 우리를 위하여 영원한
중보자가 되실 것을 예표한다. 또한 우리들에게는 항상 자신을 하나님께 드려 헌신과
경건의 삶이 지속되어야 할 것을 교훈하기도 한다<레위기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그리고 안식일은 하나님께서 친히 거룩하게 구별하신 날로서(출 20:8-11) 이스라엘
이 하나님의 백성됨을 나타내는 언약의 표징으로 주어진 것이다. 인간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정해두신 이 날을 거룩히 부결함으로써 창조주 하나님의 권능을 기리는 동시에
장차 도래할 영원한 안식을 대망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안식일에 드리는 제사는 매일
드리는 상번제 외에 드리는 것이므로 결국 평일보다 약 2배의 예물을 더 드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오늘 모든 성도들은 평상시에도 경건 생활에 힘써야 겠지만 안식일, 곧 주
일에는 더욱 경건하고 거룩하게 생활하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창 2:1-3 강해, 안식일
입법의 기원과 정통성;출 31:12-17 강해, 안식일 성수의 영적 의미>.
3. 월삭(月朔)의 번제에 관한 규례(28:11-15)
상번제와 안식일 번제 규례(1-10절)에 이어지는 본문은 월삭, 곧 매월 초하루에 드
릴 제물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때는 상번제나 안식일 번제의 경우보다 더 많은
것으로 여호와께 드렸다.
즉 월삭에는 매일 드리는 상번제가 역시 드려졌으며 그 외에 월삭을 위한 제물, 곧
수송아지 둘, 수양 하나, 1년된 어린 수양 일곱(11-14절) 그리고 속죄 제물로 수염소
하나가 드려졌다(15절). 또한 제사를 드릴 때는 은 나팔을 불어 하나님이 자신들의 기
도와 간구를 들어주시고 그들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라는 염원을 표했다(10:10). 즉 하
나님께서 지난 한 달 동안 지켜 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와 사죄에의 간구 및 시작되는
새 달의 모든 일들을 주관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것을 불었던 것이다.
한편 월삭 제사에 있어서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반드시 속죄제가 곁들여져야 한다
는 것이다(15절). 이는 적어도 지난 한 달의 죄를 청산하지 않고는 새로운 달의 헌신
(번제)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뜻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속죄제가 정례적으
로 드려진 것은 인간은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범죄에 노출될 수 밖에 없음을 시사
하기 위함일 것이다. 실로 우리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아무도 순결하고 완전한 인격인
양 자랑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오늘 우리들은 한 달이 시작되는 첫 시간에 하나님께
신령한 제단을 쌓고 과거의 허물과 앞으로의 인도를 위해 진솔한 언어로 하나님을 찾
는 작업을 부지런히 실행해 가야 할 것이다<레 4:1-12 강해, 속죄제애 대하여; 레
4:13-21 강해, 속죄제와 번제>.
4. 유월절 제사에 관한 규례(28:16-25)
상번제, 안식일 제사, 월삭의 제사(1-15절)에 관계된 각종 규례에 이어지는 본문은
무교절을 포함한 큰의미로서의 유월절 절기에 관련된 각종 제사 제물을 언급하고 있
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에서 해방된 것(출 12:1-14)을 기념하여 모든 구원이 주께로
말미암았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의미에서 유월절을 지켰는데 이 날에 특별히 드리는 제
사는 없었다(16절). 대신 그들은 유월절과 연결되는 정월 15일부터 21일 까지 7일 동
안 매일 두번씩 드리는 상번제(소제와 전제 포함) 외에 '월삭에 드리는 제물'과 똑같
은 분량의 제물을 매일 드렸다. 여기서 무교절 지키는 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7일간 무교병(無敎餠)을 먹는다(17절). 제 1일과 제 7일에는 성회(聖會)로 모이고
아무 노동도 하지 않는다(18,25절). 매일 드리던 상번제는 이기간 동안에도 하루에
두 번씩 반드시 드린다(24절). 무교절 제물로서는 월삭에 드리는 분량의 제물을 매
일 드린다(19,20절). 더 자세한 내용은 출 12:3-20;레 23:4-8 등을 참조하라.
한편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유월절은 죄악의 도성 애굽에서의 해방을, 무교절은 그곳
에서 황급히 빠져나와야 했던 당시의 고통을 기념하는 절기로서 이 기간 동안 발효성
음식인 누룩섞은 음식은 완전히 멀리해야 했다. 이는 누룩이 죄와 부패의 상징이었으
므로(레 2:11;고전 5:7,8) 그들은 이것을 철저히 제거함으로써 순수하고 완전한 헌신
과 봉사를 다짐했던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어제의 구원과 오늘의 자유
와 행복이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임을 고백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임을 아는 자들은 부패하고 타락
한 세상의 것들에서 떠나 순결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 찬송을 돌릴 수 있어야 한
다.
* 구약의 제사를 대신한 신약의 예배에 관해. 예배는 한 마디로 거룩하신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진실되고 겸허한 자세의 표현이라 할 것이다. 여기서 예배의 어의(語義),
대상, 목적 등을 살펴봄으로써 예배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예배의 어의
구약에서- '자신을 굽히다', '엎드리다'는 뜻의 '솨하'()와 '수고하다', '봉사하
다', '일하다' 등의 뜻인 '아바드'()란 용어가 주로 사용되었다. 이는 구약 예배, 곧
제사는 주로 섬기며 봉사하는 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약에서- '가까이 하여 입맞추다', '꿇어 엎드리다', '경배하다' 등의 뜻인 '프
로스퀴네오'()와, '섬김', '봉사', '예배'(롬 12:1)의 뜻인 '라트레이아'(), '두려워
하다', '존경하다', '예배하다'는 뜻의 '세보'()가 있다(마 15:9). 이처럼 신약에서는
예배의 개념이 섬김, 봉사와 더불어 하나님과의 친교라는 측면도 어느 정도 강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예배에 해당하는 영어 'worshkp'은 '가치를 돌리다'는 뜻으로 인간이 마땅
히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가치)을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의 위대하심에
대해 감사와 경외심으로 찬양하며 높이는 것을 예배로 본 것이다.
2. 예배의 대상: 오직 하나님이시다. 예수님께서도 인간의 예배를 받으실 분은 하나
님 한 분 뿐이심을 강조하셨다(마 4:10). 이를 무시하고 자신을 예배 대상으로 삼았던
헤롯은 하나님의 징계로 급작스런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행 12:23).
3. 예배의 목적: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영원 전부터 지니
신 신적 위엄으로서 인간은 오직 그 영광에 감탄하고 찬양할 뿐이다. 사실 모든 피조
물, 특히 그 중에서도 인간은 하나님의 위대한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하는 자들이
다(고전 10:31). 한편 예배를 통해 그분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 먼저 예배자는 진리와
(마 4:23,24) 성령으로 진정한 감사를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예배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도(prayer), 찬양(praise), 말씀(preaching), 봉헌
(offering), 축복(blessing)등으로 갖춰진다<레 7:37,38강해, 구약의 5대 제사 정신과
오늘날의 예배>.
5. 칠칠절 제사에 관한 규례(28:26-31)
이스라엘의 존재 근원과 목적을 밝혀 주는 절기라 할 수 있는 유월절 절기 규례
(16-25절)에 이어지는 본문은 칠칠절, 곧 맥추절에 드릴 제물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칠칠절은 무교절기의 7일 가운데 포함된 안식일로부터 계산하여 꼭 50일이 되는
날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날은 정확히 안식일 다음날 곧 오늘날로 말하면 주일에 해
당한다(레 23:15,16). 이 날에 여호와께 드릴 제물은 월삭에 드리는 것과 동일하다
(11-15절).
한편 이 날은 보통 밀의 첫수확을 하나님께 바치는 날로 인식되었으나 실제로는 보
리의 첫수확으로부터 시작하여 밀 수확을 마칠 때까지의 약 7주간의 시간과 연관지여
져 생각되어야 한다(출 23:16;34:22). 결국 이 칠칠절은 풍성한 수확을 주신 하나님
앞에서 감사하며 기쁨의 축제를 벌이는 날로서 오늘날의 추수감사절과 그 맥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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