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1
 하나님이여 우리가 주께 감사하고 감사함은 - 나는 이미 이 시의 표제에 관해서 57편에서 자세하게 말한 바 있다. 이 시의 저자에 대한 문제는 내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저자가 누구든간에, 즉 다윗이든 다른 어떤 사람이든간에 그는 기쁨과 감사의 어조을 사용하여 "하나님이여 우리가 주께 감사하고  감사함은"이라고 찬양한다. 두 번씩 반복해서 "감사"을 한 것은 하나님을 찬송하는 노래 속에  자신이 강한 사랑과 뜨거운 열정을 보다 강력하게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히브리어에 사용된 말은 과거 시제로 되어 있지만, 이 시의 내용은 미래로 번역되어져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히브리어의 관용법은 완전하게 항구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영감을 받은 저자는 하나님께서 옛날에 자기 백성에게 은총을  베푸심으로써 찬양을 받았던 그러한 은총과 똑같은 방법으로 계속해서 역사해  주실  것을 결론 짓고, 때때로 하나님을 찬송하는 새로운 조건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하반절에서의 인칭 변화를 어떤 사람들은 관계 대명사 *      (아셰르)라고 해석하고, 이 귀절을 '하나님이여 우리가 주을 찬양함은 주의 이름이 주의 기사를 전파하는 자들에게 가까이 있음이니이다'라고 번역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저자가 '저희가 전파 할  것이다'라는 동사를 막연하게, 다시 말해서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사용함이 분명하다. 또 저자는 흔히 사용하듯 이유를 가리키는 분사 'for' 대신 연결사 'and'를  사용했다. 따라서 저자가 의미하는 것은 '하나님이여, 우리가 주의 이름이 가까움을  인하여 주를 찬송할 것이며, 주의 기사가 전파되어질 것이니이다'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분명히 하나님을 찬송하리라고 말했던 바로 그 사람이 하나님의 기사를 전파할 것이라고 하는 것이 확실하다. 또 하나님께서는 그의  능력을 행사하심으로써 자기 종들의 입을 열어 자신의 사역을 헤아려보도록 하고 계심이 분명하다. 요컨대 하나님을 찬송하는 근거가 바로 자기 백성들에게 구원을 베풀 때가 임박한 것을 직접 보여주신 것임을 의미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하나님의  능력'과 '그의 임재' 또는 '가까이 계심'에서 취한 하나님의 '이름'은 그의 백성들에게  필요한 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판단되어진다.

75:2
 주의 말씀이 내가 정한 기약을 당하면 - (내가 회중을 모으면 - 칼빈 사역) 히브리어 동사 *     (야아드)는 '장소' 또는 '날짜를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사 *(모에드)는 이 동사에서 온 말로서 이 귀절에서는 '거룩한 회중' 또는  '주님의 이름으로 함께 모인 성도들의 모임'과 '절기' 또는 '특별하게 정해진 날들'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이 두 의미 중에서 본문의 내용과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어떤 것이든간에 이 말이 하나님을 가리키는 것만은 분명하다. 즉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불러 모으사 혼란과 혼돈해진 상태에 있는 문제들을 적당한  질서로  회복시키실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니면 하나님께서 적당한 시기에 심판을  행하시리라는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자기 백성이 원수들의 뜻대로 빠져들기  때문에, 그들을 떠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그의  백성들은 뿔뿔히 흩어져 목자 없이 이리저리로 방황하는 양 무리와 같았다. 그러므로 저자가 이러한 말씀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토록 혼란된 상태를 하나님께서  바르게 해주실 것과 적절한 시기에 그의 교회를 한 곳으로 모으시기를 시작하리라는  약속을 전하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처럼 * (모에드)란 말이 '때'를 의미한다고 본다면,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들에게 자신이 악을 시정할 적당한 때를  실제적으로 보여줄 때까지 인내해야 할 것을 깨우쳐 주시는 것으로 해석된다. 왜냐하면 그  연수와 날수는 오직 하나님의 능력 안에 있는 것이요, 이러한 일을 실시할 가장  적당한 시기와 순간을 하나님만이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가장 올바른 해석은 재난의 목적과 수단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의 구원을 일으키시는 가장 적합한 시기를  결정하는 것, 다시 말해서 사람이 기쁨으로 자신을 위해서 요구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하나님 손에 달렸으며, 전적으로 하나님 뜻에 속해 있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나는  이 귀절이 교회를 서로 모으는 것을 가리킨다고 한 앞의 해석도 매우 만족하게 생각한다. 이 귀절에서 하나님이 돌이키사 자기 백성들의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소개된 것은 조금도 모순되거나 억지라고 볼 수 없다. 상반절에 나오는 이러한 생생한  표현  못지않게 하반절에 소개된 하나님은 보다 훨씬 더 강한 표현으로, 머지않아 정한 시기에 하나님께서 흩어져 산산조각이 된 교회들을 보호하사 한데 모으실 것을 직접 보여주실  것이라고 한다. 즉 이 말씀의 요점은 하나님께서 즉시 자기 백성들을 구하시지 않으신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은 결코 그들을 잊지 않으시고 적당한 때가 될 때까지 그들을 위해 예비해 놓으신 구원을 연기하고 계실 따름이라는 사실이다. "정의로 판단하리니"란 말씀은 혼란하고 무질서하게 된 것들을 좋은 상태로 틀림없이 회복시키실 것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바울은 "너희로 환난받게 하는 자들에게는 환난으로 갚으시고 환난받는 너희에게는 우리와 함께 안식으로 갚으시는 것이 하나님의 공의시니 주 예수께서 저의  능력의 천사들고 함께 하늘로부터 불꽃 중에 나타나실 때에"(살후  1:6,7)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혼란중에 있는 것들을 질서 있고 올바르게 하는 것이 자신의  직분임을 선포하심으로써 이것을 기대하는 우리들로 하여금 모든 고난을 그것을 위한 수단으로 알아 참고 위로를 받도록 해주신다.

75:3
  땅의 기둥은 내가 세웠거니와 땅과 그 모든 거민이 소멸되리라  하시도다(셀라)  - 많은 주석가들은 이 말씀이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 땅과 그 거민이 떨게 될 것을 예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그리스도의 다스림은 옛 사람을 멸하고 육신의 멸망과 함께 그의 영적인 왕국을 건설하기 시작하신다. 하반절에 나오는 '내가 땅의 기둥을 세우리로다'(칼빈 사역)라는 말씀 역시 '내가 세상에  오자마자 땅이 그 거민과 함께 풀어져 소멸될 것이나 내가 즉시 확고하고도  견고한  기초를 세우리니, 내 영으로 새롭게 되어진 나의 택한 자들이 더 이상 잡초나 시들은 꽃과 같지 않을 것이요, 도리어 새롭고도 흔하지 않은 기초를 그 위에 세우리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 의미가 상통한다. 그러나 나는   저자가 그처럼 제한된 해석만을 그  마음속에 허용하고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저자가 의도하고 있는  바를 단순하게 생각하여, '비록 땅이 소멸되어진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땅을 자기 손안에 유지하고 또 도와 주시고 계심'을 말한다고 본다. 이 귀절은 하나님께서는  적당한 시기가 되면 자신을 공평하고도 의로움 심판자로 나타내실 것이라는 의미의 앞절과  연결되어 진다. 세상의 모든 건물들이 파괴되어진다.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그  무너진 것들을 가지고 또 다시 그것을 만들어 내는 매우 용이한 일이다. 동시에 나는 이 귀절이 자연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의 상태를 말한다고 확신한다. 땅은 하늘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그러나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기초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대기 중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많은 물이 그 줄기를 타고  침투하여  지나간 후로는 하나님의 감추인 능력으로 세워 주시지 않을 경우 소멸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저자는 대지(大地)의 자연 현상을 말하는 동시에 그 이상의 것,  즉  땅이 멸망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능력은 그것을 다시 세우실 권한을 가지고 계심을 가르쳐 주고 있다.

75:4-5
 내가 오만한 자더러 오만히 행치 말라 하며 - (내가 어리석은 자더러 어리석게  행치 말라 하며 ; 칼빈 사역) 저자는 하나님 자신의 관점과 성도들의 관점에 충만한  것임을 말한 후에 이제는 하나님의 사역이 어리석고 맹목적인 분노로 퍼붓는 모든  악한 자들이 교만함과 자기에게 영광을 돌리는 일에 과도하게 빠져들어 하나님을  멸시하는 행위들을 정복하셨음을 말하고 있다. 이 거룩한 자랑은 저자가 하나님의 이름 속에 있는 심판이 임박했다고 예언한 근거로 말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심판을  행하시리라는 것과 그의 재림을 연기하지 않으시리라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압제당하는 도중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한다.  악한 자들의 광기는  분노로  이글이글 끓어 크게 부풀어올라서 큰 홍수처럼 쏟아져 스스로를 전복시킨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은 모든 교만한 자들을 가장 완벽하고도 쉬운 방법으로 겸손하게 만드시며 가장 애호를 받고 오만해져 있는 생각들을 억제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자기들의 생명이 보호받고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서  성도들은  악한 자들이 행하고 있는 궤계와 생각들을 무엇이 되었든지 다 무시하고 경시해 버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자들을 마치 억제할 수 없는 생각에  사로잡힌 미친 사람이 이리저리로 돌아다니는 것처럼 모두가 헛된 혼란과 소동을 벌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시편 저자가 교만을 가리켜 모든 격렬하고도 오만한 모험을 일으키는 원인, 또는 모체(母體)라고 말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람들이 그토록 무모하게 부당한 일에 진력하고 있는 가장 확실한 이유는 교만으로 눈이 어두워져  자기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올바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쉽게 근절되어지지 않는 고질병이다. 그러므로 "너희 뿔을 높이 들지 말며"라는 권면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또 다음에 나오는 '기름진' 또는 "교만한 목으로 말하지  말지어다"라는 말씀은 거칠게 그리고 해롭게 말을 해서는 안될 것을 의미한다. 그  이유는 목을 세우거나 머리를 드는 행위를 교만한 자들이 협박을 할 때에 흔히  쓰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말씀을 '너희 목을 굳게 하여 말하지 말라'라고 번역하나  우리가 택한 번역이 더 정확한 것이다.

75:6-7
  대저 높이는 일이 동에서나 서에서 말미암지 - 저자는 여기에서 승진 또는  높아지는 것이 땅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에게서만 오는 것이라고 가르쳐 줌으로써 교만을 꺽을 수 있는 놀라운 치료약을 제공해 주고 있다. 사람의 눈은  자주  앞을 보지 못하고 오른손과 왼손이 사방에서 재물과 다른 필요한 것들을 긁어모으는 것에만 집착하여 이러한 것들에서 힘을 얻고 자기들의 욕망과 바라는 것들이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저자는 그들을 가리켜 큰 실수를 범하는  자들이라고 담대히 말한다. 왜냐하면 높이기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는 권세를 가지신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을 의심하고 "이말은 일반적인 경험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사실상 최고의 명성을 얻은 사람들 중의 대다수는 정치 역량이나 은밀한 관계가 아니면 대중의 명성과 사랑, 또는 기타 세상적인 것들을 수단으로  해서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앞에서 말한 바 '하나님이 재판장'이시라고 한 말도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말하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비합법적인 방법이나 세속적인 방편의 도움을 받아 높은 위치에 올랐다고 할지라도 나는 그것이  우연하게 되어진 것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한 자들이 높은 지위에 오른 것은 그들을  곧 쓰레기나 왕겨를 흩어 버리듯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은밀하신 뜻에 따른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하나님을 '심판주'라고만 말하지는 않는다. 그는 심판에  대하여  정의하기를,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낮추기도 하시고, 또 어떤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올리기도 하심으로써 보기에 좋으신 대로 인간들의 행사를 명하신다고 하다. 교만한 영혼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겸손하게 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라는 점을 나는 지금까지 말해 왔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 감히 닥치는 대로 아무것이나  자기들의 마음속에 받아들이려는 이유가 하나님은 마치 하늘에 갇혀 계셔서 자기들을 그의 거룩하신 섭리로 통괄하시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하나님에게서 모든 주권적인 능력을 탈취하려는 자들은 자기들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기 위한 자유스럽고 제약이 없는 길을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편 저자는 우리가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모든 절제와 겸손을 가져야 할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하나님의  심판, 또는 세상 정부와 조직에 세워 주신 순위가 오직 자기의 기쁘신 뜻을  따라  어떤 사람을 높이기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시는 하나님에게만 속해 있다고 분명하게  정의하고 있다.
   이 사실에서 허탄한 데 날개를 펴고, 하나님께 의지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고  높아지려는 생각을 가진 자들은 모두 자기들이 누리려는 특권이나 권세  만큼을  하나님께 빼앗기게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누가 나를 방해할 것이며 무엇이 나를  가로막겠는가 하는 말이 얼마나 어리석고 하나님을 모욕하는 생각인가 하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 그들은 자기의 생각만으로 하나님께서 자기들의 모든 노력을  실패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수많은 장애물들을 삽시간에 던져 버리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은  배짱과 완악한 죄악들로 하나님에게서 왕적 지위를 탈취하고자 애를 쓰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놀란다면 우리는 그럴 때마다 하나님의 주권과 권세를 제한기키는 사악한 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듣고 뇌성에  놀라는  것처럼, 겁을 집어먹고 쉽게 놀라는 것은 아직까지도 하나님께서 세상을 주관하시고 계시는 통치의 성격을 완전히 깨닫지 못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심판주의 칭호를 빼앗아 버리려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진실로 그토록 막대한 모독에 분노의 전율을 느끼지 않을 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우리의 본성적인 판단이 우리에게 하나님은 심판주요, 세상의 최고 주관자시라는 고백을 억지로 하게 할 때에는 우리는 하나님을 단지 소극적인 주권자로만 생각하는  것에 불과하다. 무엇이라고 특징지어야 할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이러한 경우는 마치  하나님께서 그의 권세와 지혜로 인류를 다스리고 계시지 않은 것처럼 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을 자기가 보시기에 좋으신 대로 배치하셨고, 이  세상에서 각 사람에게 각자의 형편을 만들어 주셨다고 하는 확고한 원리를 믿는 자들은 땅에 속한 것들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것들을 초월해서 하나님을 바라볼 것이다. 이 교리가 가르쳐 주는 것은 거룩한 자들이 전적으로 자신을 하나님께 복종시켜야  한다는 것과 높아지는 것을 헛된 생각으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룩한  자들은  악한
자들이 교만해지는 것을 볼 때에 악한 자들 스스로가 어리석고 정신나간 생각을  경시하도록 해주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또 하나님께서는 주권적인 권세와 권위를 그의  손 안에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하실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재판장"이라고 부른 것은 하나님께서 인생의 행사를 통치하시되 가장 완벽한 공평으로 판단하시기 때문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우리는 이 귀절에서 남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화가 임하도록 하는 행위를 범하지 않으려는 자들은 자기들이  손해를  입거나 부당한 취급을 받는 경우에 하나님의 심판대에 자신을 맡기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75:8
 여호와의 손에 잔이 있어 - 시인은 이 귀절에서 자기가 방금 말했던 심판을 의인들이 어떻게 사용해야 할 것인가를 보다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목적은 불법이 형벌을 받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악인들이 죄악에서 자신들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거나 포기해 버릴 때에 그들을 향해  근엄한 형벌을 내리시려고 함에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 이 사실로부터 우리가 또 한  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의 형태를 어떻게 생각해야 되는가, 즉  하나님의 심판이 항상 우리의 모든 일상 생활을 지배하는 현재의 능력으로써  역사하고  계시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악인들이 마실 잔을 그의 손에 자기고 계신다고 말할 수 있다. *(하마르)란 말은 '찌꺼기가  가득찬 것'을 의미하며, 또 '붉은 것'도 의미한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붉은 술은 가장 강하고 독한 것이었으므로 우리는 이 말씀이 무엇을 가리킨 것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다. 가장 비슷한 해석은 하나님께서 그의 손에 악인들이 죽기까지 마실 매우 독한  술을 가지고 계시는 분으로 나타냈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씀 속에는  하나님의  보응의 신속성이 얼마나 빠른가 하는 것을 독한 술이 머리속에 퍼지는 힘과 그 속도,  그리고 미치게 하거나 취하게 하는 것을 비유해서 말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볼 때 하나님의 잔에 들어 있는 술의 색깔은 잠언에서 "포도주는 붉고 잔에서 번쩍이며 순하게 내려가나니 너는 그것을 보지도 말지어다"라고 (잠 23:31) 한 말씀과  같이 붉은 색깔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섞은 것이 가득한"이라고 곧이어서 하신 말씀도 이 해석과 상반되지 않는다. 이 두 경우의 말씀을 서로 조화시킴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다. 첫번째 것은 악인들이 하나님의 보응의 잔을 갑자기 마시게 될 것을  가리키고, 두 번째 것은 악인들이 그것을 마시되 죽을 때까지 그 찌꺼지까지도 마실 것을 가리킨다. 어떤 사람들은 "섞은"이라는 말을 더운 지방에서 술에다 물을 타서 묽게 했던  습관을 가리킨다고 해석하지만 정당한 근거가 없다. "섞은 것이  가득한"이라는  말씀은 시인이 보다 강하게 말하기 위해서 덧붙인 말이다. 시인이 말하고자 한 것은 하나님의 분노의 보응이나 맹렬함을 향료가 가미된 술에다 비유하려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비유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그들의 손에 들려주시는 잔을 피할 수 없음은 물론  악인들은 그 최후의 한 방울까지 마시지 않으면 안될 것을 말한다.

75:9-10
  나는 야곱의 하나님을 영원히 선포하며......높이 들리로다. - 이 시의 결론은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재난 속에서 구원하여 주는 구원자이심을 경험한 하나님의  백성들이 느끼는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형벌을 받는 것처럼 여겨지던 바로 그것을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자기들이  하나님의 도움심으로 타락한 자들의 모든 권세들을 압도할 수 있으리라는 것과 의와  공평을 소유하는 것이 마땅히 자기들의 방패와 보호망으로 충분한 무장이 되어지리라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의인의 뿔은 높이 들리로다"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흠없고 거룩한 생활을 통해서 강한 힘을 얻게 될 것과, 모든 악한 방법을 통해서 자기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자기들을 지킬 수가 있을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