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짐승 (요한 계시록 13:1-10)
여기서 우리는 첫 번째 짐승의 생성과 그 형태와 그리고 그 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1. 이 괴물을 보았을 때의 사도가 있었던 장소. 묵시의 세계 속에서 사도는 한 "바닷가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실상 그 자신은 밧모섬에 있었다. 따라서 그가 바닷가에 섰던 것이 그의 영혼만이 선 것인지 아니면 몸까지 서 있었던 것인지는 말할 수 없는 일이었다.2. 이 짐승이 나타난 곳. 본문에 보면 그것은 "바다에서 나왔다." 그렇지만 이 짐승에 대한 본문의 묘사를 주의해 보면 이 짐승은 육지에 거하는 괴물에 보다 가까운 것으로 보여진다. 이 짐승이 그토록 흉악한 괴물의 모습으로 묘사된 것은 그러므로 불법과 포악의 신비를 더 잘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3. 이 짐승의 모습과 형태. 그것은 대체로 "표범과 같았다." 그러나 "그 발은 곰의 발 같고 그 입은 사자의 입 같았다." 또한 그것은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인데 그 머리에는 참람한 이름이 있었다." 그 모습은 모두 섬직하고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이 묘사에 있어서 어떤 부분은 다니엘의 환상 중에 나타났던 네 나라를 나타내는 네 짐승과 비슷하다(단 7:1-3 등). 이 짐승 중에 하나의 모습이 일부는 사자 같고 다른 일부는 곰 같고 또 다른 일부는 표범 같더라고 묘사한 것은 이 짐승이 위의 세 짐승의 속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어서 사납고 신속하고 강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곱 머리와 열 개의 뿔은 그 짐승의 여러 능력을 뜻하는 것 같다. 또한 열 개의 면류관은 조공물을 바치는 제왕들을 뜻하는 것이며 또 그 짐승의 이마 위에 붙은 참람한 말은 그 짐승의 하나님의 영광에 대한 반목과 적대를 나타내는 것인데 그는 이 일을 우상 숭배를 증대시키므로 자행하였다.
4. 그 짐승의 권세의 근원. 그 근원은 "용"에게 서이다. 그러므로 본문에 "용이 자기의 능력과 보좌와 큰 권세를 그에게 주었더라"고 하였다. 즉 이 짐승은 마귀에 의하여 세움을 받고 마귀의 일을 수행하고 그의 이익을 높여 주는 일을 행함에 있어서 마귀의 도움을 받았다. 마귀는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이 짐승에게 베풀었다.
5. 이 짐승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나음을 받았다(3절). 어떤 이는 상처 입은 머리는 이교의 멸절로 그리고 그 상처가 치유된 것은 로마 카톨릭의 교황 우상화의 도입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황 우상화는 이교의 우상 숭배와 본질적으로는 같은 것인데 다만 새로운 모습을 띠고 나타났을 뿐이다. 그리고 교황 우상화는 이전의 우상 숭배처럼 악마의 음모에 부응하는 태도인 것이다.
6. 이 극악무도한 괴물에게 드려진 예배와 존귀. 본문에 보면 "온 땅이 기이히 여겨 짐승을 따랐다"고 하였다. 세상은 모두 그의 권세와 계략과 성공에 경탄을 마지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짐승에게 권세를 준 왕에게 경배하며 짐승에게 경배하였다." 그들은 사단과 그 졸개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충성을 맹세하였다. 그들은 그 누구도 사람의 세력에 필적할 자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 세상의 혼탁함과 타락함과 발광함이 그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
7. 짐승이 자기의 극악무도한 권세와 술책을 행사한 방법. 본문에 보면 "짐승이 큰말과 참람된 말하는 입을 받고, 입을 벌려 하나님을 향하여 훼방하되 그의 이름과 그의 장막 곧 하늘에 거하는 자들을 훼방하더라. 그가 성도들과 싸워 이기게 되고" 세상 모든 나라를 다스리는 권세를 받았다고 하였다. 그의 흉계는 하늘의 하나님과 그를 수종하는 하늘의 무리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즉 짐승은 정체 불명의 자신의 형상들을 만들고 사람들로 그 형상들에게 경배하게 함으로 하나님에게 욕을 돌리려고 하였다. 또한 그의 흉계는 하나님의 장막을 향한 것이었다. 어떤 이들은 본문의 하나님의 장막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으로 이해한다. 하나님은 마치 장막에 거하시는 것처럼 그 안에 거하신다고 그들은 말한다. 사실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은 로마 교회의 성체변질 교리에 의해 손상을 입으셨다. 성체변질론은 예수의 몸을 실질적인 육신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고 빵조각을 예수의 몸으로 바꾸므로 신부들이 안수하여서 그리스도의 몸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놓았다. 또한 그의 흉계는 "하늘에 거하는 자들" 곧 영광을 입은 성도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사실 로마 카톨릭은 영광을 입은 성자들을 이방신들과 대등한 지위에 올려놓고 그들에게 중제 기도를 드리게 하므로 영광을 입은 성도들을 욕보이려 하였다. 로마 카톨릭의 성자 신격화는 성자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기는커녕 오히려 욕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성도들을 참소할 수 있는 정도였다. 이처럼 악마가 월권 행사를 한다는 것은 지상에 있는 성도들에게는 더욱 위협적인 사실인 것이다. 게다가 그는 때로 지상의 성도들을 압제하고 억누르도록 하나님의 허용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8. 악마의 권세와 성취의 한계. 그의 활동의 시기도 제약을 받고 있고 그가 상대하는 대상에도 한계가 있다. 그는 시간상 제약을 당한다. 본문에 그의 통치가 "마흔 두달 동안" 계속되었다고 하였다(5절). 또한 그가 그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고 또 그의 권세를 휘두를 수 있는 대상들도 한계 지워져 있었다. 그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어린양의 생명책에 녹명(錄名)되지 못한 자들" 뿐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선택하신 남은 자들을 지니고 계시는데 이들은 "그의 피로 구원을 받아 그의 책에 기록되었고 그의 성령에 의해 인 침을 받은" 자들이었다. 악마와 적 그리스도가 이 남은 자들의 육체의 기력은 정복할 수 있고 그들의 육신의 생명은 빼앗을 수 있으나 그들의 영혼은 결코 정복할 수 없고 또 그들을 설득하여 그들의 구주를 배반하고 그의 적이 되게 할 수는 결코 없다.
9. 여기 제시된 교회가 당할 큰 고난과 고통에 대해 주의하라는 경고. 이 경고와 함께 확실한 약속 또한 주어지고 있다. 그 양속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그의 일 곧 그의 정돈하시는 사업을 시온산에서 성취하신 후 그가 그의 백성의 원수들을 향해 손을 돌리실 것이요, 칼로 살상을 행한 자들을 칼에 의해 쓰러지도록 하게 하실 것이요(10절), 하나님의 백성을 사로잡아간 사람들로 사로잡힌 바 되게 하시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성도들의 인내와 믿음"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주어짐을 보게 된다. 인내라 함은 이러한 큰 고난 가운데서 참아야 함을 말함이요, 믿음이라 함은 영광된 구속의 때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
둘째 짐승 (요한 계시록 13:11-18)
첫 번째 짐승을 불신의 이교도인 로마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둘째 짐승을 로마 교황제도로 이해한다. 교황제도는 우상 숭배와 압제를 증진시켰다. 그러나 보다 우회적이고 부드러운 술책으로 그러한 제도를 끌어들였다. 한편 첫 번 짐승을 교황의 세속적인 권세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둘째 짐승을 교황의 영적이요, 교전적인 세력으로 이해한다. 교황의 세력은 신앙과 자비라는 구실아래 인간들의 영혼에 몹쓸 짓을 많이 자행하였다.
Ⅰ. 둘째 짐승의 형태와 모습. "그는 새끼 양같이 두 뿔이 있다." 그러나 말은 "용처럼 하였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은 이 둘째 짐승이 신앙이라는 미명 아래 사람들의 영혼을 속이는 큰 거짓말쟁이 를 의미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교황 주의자들은 이 짐승을 아폴오니우스 티아네우스(Apollonius Tyanaeus)로 간주한다. 그러나 모아(More) 박사는 이들의 견해를 부인하고 이 짐승은 교황의 교권적인 세력이라고 못박아 말한다. 교황은 양의 뿔을 과시하면서 자기가 지상에서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양한다. 또한 그리스도의 권세와 권위가 자기에게 주어진 것처럼 가장한다. 그러나 그의 말은 사실과도 다르다. 왜냐하면 그는 실상 거짓된 교리와 잔악한 교령만을 내붙이기 때문이며 이 사실은 그가 어린양에게 속해 있지 않고 용에게 속해 있음을 드러내 주는 표시이다.
Ⅱ. 그가 행사하는 권세. 본문에 "저가 먼저 나온 짐승의 모든 권세를 그 앞에서 행한다"고 하였다. 그는 첫 번 짐승과 똑 같은 이윤을 추구하고 본질상 같은 흉계를 추진한다. 즉 사람들을 참 하나님을 섬기는 데서 끌어내어 본질상 신이 아닌 것들에게 예배케 하려하고 사람들의 영혼과 양심을 같은 인간의 의지와 권위에 종속시키려 하였다. 이는 하나님의 뜻과 상반되는 것이었다. 이런 음모는 이교주의에 의해서와 마찬가지로 교황주의에 의해 추진되었고 세속적 무력에 의해서와 마찬가지로 교황의 교묘한 술책에 의해 추진되었다. 이 둘은 비록 방법은 다르지만 악마의 이윤을 추구한다는데 있어서는 동일한 것이다.
Ⅲ. 이 둘째 짐승이 자신의 이권을 증진시키고 자기 음모를 수행하기 위하여 취한 방법. 그것은 세 가지이다.
1. 거짓 기적과 표적을 행하였다. 이 표적을 보고 사람들은 미혹되어 새로운 모양과 형태는 입나 실상은 첫째 짐승과 동일한 그 짐승에게 예배하였다. 때때로 그들은 엘리야가 그랬던 것처럼 하늘에서 불을 내리는 흉내도 내었다. 하나님은 때로 그가 애굽의 술사들에게 허용하셨듯이 매우 놀라웁게 보이는 일들을 그의 원수들로 행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부주의한 사람들은 미혹되고 만다.2. 출교와 파문과 가혹한 견책을 행하였다. 교황주의자들은 믿는 이들을 출교하므로 그들을 그리스도로부터 단절시키고 악마의 권세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믿는 이들의 육신을 세속적인 세력에게 넘겨 죽이는 것이 고작이고 그들을 그리스도에게서 끊을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교황주의자들은 그들의 잔악한 위선 외에도 그들이 타락케 할 수 없는 자들을 살해하는 죄를 저지른 것이다.
3. 공민권을 박탈하였다. 교황주의자들은 교황이라는 짐승 즉 이교의 짐승의 형상에게 경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기본적인 공민권을 행사할 수 없게 하였다. 그들은 직업을 가지려 하거나 또 물건을 사고 팔려면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자격은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은 자" 곧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수"를 가진 자에게만 주었다. 여기 "표," "이름," "짐승의 수"는 다 같은 의미의 말로서 곧 교황에게 충성과 복종을 바칠 것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다. 이를 가르쳐 본문에 이마에 표를 받는 것이라 하였다. 또한 교황주의자들은 사람들로 그들의 모든 목적과 권한과 수고를 교황의 권위를 증진시키는 일에만 쓰도록 강제하는데 본문의 "그들의 오른손에 표를 받는다"는 것이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교황 마틴(Martin) 5세는 콘스탄스 회의에 붙이는 그의 칙서에서 로마 카톨릭 교도들에게 이교도들은 누구도 그들의 지방에서 거주하지 못하게 하고 장사를 하지 못하게 하며 그들과는 교역도 하지 말고 공직도 주지 말라고 하였다는데 본문의 예언에 꼭 해당되는 말이다.
Ⅳ. 짐승의 수. 짐승의 수가 이러한 방법으로 묘사하는 데서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또 본문은 인간들에게 그들의 지혜와 치밀함을 발휘하도록 고취한다. 이 "짐승의 수"는 "사람의 수"이다. 그 수는 사람들과 같은 방법으로 헤아릴 수 있는 것으로 그 수는 66이다. 이 수가 교황제도 속에 들어 있는 이단적인 요소나 죄악들을 가리키는 것인지 또한 다른 사람들이 말하듯이 교황제도가 유래하여 망하기까지의 햇수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미묘한 문제에 대한 가장 뛰어난 설은 포터 박사(Dr. Potter)의 설로 그의 설은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만한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본문의 666이 가리키는 기간은 역시 하나님이 그의 권한 아래 두고 계신 아무도 알 수 없는 기간들 중에 하나인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그의 모든 원수들의 때를 계수해 두시고 계신다는 사실이다(메네 데겔). 그들은 종국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나라는 영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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