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22:1-4
아람 왕 벤하닷은 일찌기 이스라엘에게 패배를 당한 때에, 전에 그 부친이 빼앗은
도시들을 모두 다 반환할 조건으로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은 일이 있었다(왕상
20:34). 그런데 아람이 그 조약과 관련된 "길르앗 라못"이란 땅을 이스라엘 왕을 방문
중에 있었는데 그는 아합과 사돈 관계이다. 곧, 그의 아들이 아합의 딸을 취한 것이다
(왕하 8:18;대하 18:1). 이 때에 여호사밧은 아합의 청원을 듣고 그 전쟁에 참가하여
이스라엘을 돕기로 승락하였다.
왕상 22:5-7
여호사밧이 또 이스라엘 왕에게 이르되 청컨대 먼저 여호와의 말씀이 어떠하신지
물어보소서(5절). 여호사밧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한 왕이었다(43절). 그러므로 이
때에는 하나님 제일주의의 신앙으로 행하였다. 그는 아합이 모은 "400인" 선지자들의
말 (아람과 전쟁하라는 말)로 만족하지 않고 다시 "여호와의 선지자"의 말을 요구했으
니(7절), 이것도 맹목적으로 다수를 따르지 않고 진리를 확실히 분별코자 하는 그의
신앙이다. 그런데 여기 이른 바 "선지자 400인"은 어떤 사람들이었던가? 그들이 바알
선지자는 아니었겠고 이세벧의 우상주의와 타협한 여호와 종교의 대변자들이었을 것이
다(C.F. Burney, Notes on the Hebrew Text of the Books of kings, 1902, p. 252).
바알 종교의 선지자들 450명은 일찌기 엘리야로 말미암아 숙청되었다(왕상 18:22,40).
왕상 22:8
미가야 한 사람이 있으니 ... 저는 내게 대하여 길한 일은 예언하지 아니하고 흉
한 일만 예언하기로 내가 저를 미워하나이다. - 아합은 참된 선지자 "미가야"를 미워
한다고 자백한다. 그가 미가야를 미워하는 이유로서는, 미가야가 그에게 대하여 "흉한
일만" 예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 이른 바 "흉한 일"(* )은 "나쁜 것"
(evil)이라고 번역될 수 있으니, 곧 재앙과 환락을 가리킨다. 미가야가 아합에게 예언
한 것은 왕이 회개치 않고 죄악에 머무르는 한(限), 장차 하나님의 징벌을 받게 된다
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런 예언은 실상 악인에게 살 길을 바로 가르쳐 주는 좋은 말씀
이다. 그러나 회개하기를 원치 않는 자의 마음에는 그런 복된 말씀이 기쁘게 받아 들
여지지 않고 괴로움이 된다. 계 11:10 참조. 아합에게는 바른 말을 하는 참 선지자를
원수시하는 악한 고질이 있다. 왕상 18:17,21:20 참조. 아합의 회개(왕상 21:29)가 부
족하였던 사실은 그가 아직도 참된 선지자를 미워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와 반대로
만족한 회개자 다윗은 말하기를, "의인이 나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책망할지라도
머리의 기름 같이 여겨서 내 머리가 이를 거절치 아니할지라"고 하였다(시 141:5). 이
두 사람은 서로 대조적이다.
왕은 그런 말씀을 마소서. - 여호사밧의 이 말은 참된 선지자에게 대한 아합의 오
해를 시정시킴이다. 이것을 보아도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밝고 또 신앙의 지조가 굳세
다고 생각된다. 그는 두려움 없이 바른 말을 하였다. 잠 25:11-12,27:5-6 참조.
왕상 22:9-12
아합과 여호사밧은 좀 더 공식으로 전쟁의 여부에 대한 선지자들의 말을 듣고자
하였다. 이 장면에서 "시드기야"라는 거짓 선지자는 상징적으로 승리를 예언하였으니,
곧 "철로 뿔들을 만들어 가지고" 예언하였다. 이것은 뿔로써 상대방을 무찌름과 같이
외국 군대를 무찌른다는 것이다. 신 33:17 참조. 거짓말하는 자들은 이렇게 강력하게
그 주장을 표현하기 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의 확증하는 것도 사실상 깨닫지 못하
고 스스로 속아서(딤후 3:13) 열심을 내는 것 뿐이다. 400명의 선지자들이 이렇게 일
치하게 같은 확신을 표현한 것은 인위적(人爲的)이 아니고 역시 초인간적인 영계(靈
界)의 역사로 된 것이다(20절). 사단의 역사도 대중으로 하여금 한결같이 그릇된 확신
을 가지도록 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거짓된 확신은 잠시 후에 무너진다(잠 13:19).
왕상 22:13
청컨대 당신의 말도 저희 중 한 사람의 말처럼 길하게 하소서. - 미가야를 데려오
는 관원도 배교한 아합 정부의 특색을 드러낸다. 그는 선지자의 할 말을 자기 마음대
로 조절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선지자는 하나님의 지시하신 말씀 밖에 다른 말은 하
지 않는 것을 그의 사명으로 한다. 사람들 중에는 그 어떤 자든지 선지자의 할 말을
제한시킬 권세가 없다.
왕상 22:14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시는 것 곧 그것을 내가 말하리라. - 미가야는 선지자의
할 말을 제재하려는 관리의 잘못된 생각을 교정시키고 그에게 선지자의 사명이 무엇임
을 알게 한다. 곧, 그는 선지자로서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시는 것 곧 그것"이란 말
(* )은 그의 전할 말씀 내용이 하나님의
계시하신 말씀 뿐이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왕상 22:15,16
올라가서 승리를 얻으소서 여호와께서 그 성을 왕의 손에 붙이시리이다(15절). -
미가야의 이 말은 거짓 선지자들의 말과 꼭 같다. 12절 하반 참조. 미가야는 왜 이런
말을 하였을까?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하나의 풍자로서 거짓 선지자들의 말을 좋아
하는 아합의 어리석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의 의견은 사실상 이 말과 정반대이다. 미
가야가 이렇게 풍자를 사용하여 말한 것을 보면 그가 왕앞에서 담대하였던 사실이 알
려진다. 그는 하나님을 배경하고 하나님의 말씀만을 대언하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두려
움이 없었다. 미가야의 말이 풍자적이었음이 확실함은, 아합이 미가야의 진실을 요구
한 것(16절)으로 알려진다.
왕상 22:17
저가 가로되 내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 같이 산에 흩어졌는데 여호와
의 말씀이 이 무리가 주인이 없으니 각각 평안히 그 집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셨나이
다. - 미가야는 그의 본 계시(啓示)를 아합에게 실토하였다. 곧, 이스라엘 군대는 그
지도자("목자") 아합이 전사(戰死)한 뒤에 목자없는 양 같이 흩어질 것인데 그 때에
그들은 각각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나님의 지시를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후에 길르앗
라못의 전쟁은 이 예언과 꼭 같이 이스라엘의 실패로 끝났다. 35-36 참조.
왕상 22:18
아합은 위에 기록된 미가야의 예언을 환영하지 않고 미가야에 대한 자기의 견해를
유다 왕 여호사밧 앞에서 재확인한다. 이것은 그의 불회개의 고집이다. 왜 그는 자기
가 죽을 일을 고집했던다? 겔 18:31 하반 참조. 사람은 누구든지 아부자의 말을 듣지
말고 충직한 자의 책망을 잘들어야 잘 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다. 옛글에도 말하기
를, "좋은 약이 입에는 쓰나 병 고치는 데는 유익하다"(良藥苦口利於病 忠言逆耳利於
行)고 하였다(書經). 이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은 더욱 더 확실하게 우리를 가르친다.
잠 25:11-12에 말하기를,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 슬기로
운 자의 책망은 청종하는 귀에 금고리와 정금 장식이니라"고 하였고, 잠 27:5에는 말
하기를, "면책은 숨은 사랑보다 나으니라"고 하였다. 잠 27:6 참조.
왕상 22:19-22
이 때에 미가야는 400명의 선지자들의 전쟁 낙관론을 "거짓말 하는 영"(*
)의 말이라고 아합에게 알려주었다. 그는 이 사실을 하나님의 계시에 의하여 알
았다. 곧, "거짓말 하는 영"의 역사가 하나님의 관할 아래서 일어나므로 그렇게 된다
는 것이다. 특별히 "여호와께서 그 보좌(통치하시며 관할하시는 자리)에 앉으셨고"란
말씀이(19절 하반) 이 사실을 지적한다. 하나님께서는 저런 거짓말 하는 영도 이용하
실지언정 이용당하시지 않는다. 잠 16:4에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씌움
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고 하였다. 다시 말하
면 하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는 아합을 벌하시기 위하여 그로 하여금 거짓 말하는 영
에게 속도록 내버려 두셨다. 이 일에 있어서 하나님께서 친히 거짓말을 조장시키신 것
이 아니고, 다만 사단이 아합의 선지자들에게 역사함을 그대로 내버려 두신 것 뿐이
다. 하나님은 이런 일로 사단을 이용하신다.
하늘의 만군이 그 좌우편에 모시고 서 있는데 (19절 하반). - "하늘의 만군"이라
는 말(* )은 천사들을 가리키는데, 이들이 하나님을 그보좌의
"좌우편"에서 모시고 서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성경의 이와 같은 천사들의 존재 모습은
영적(靈的)으로 제재되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영은 하나님이 계신 곳(거룩한 곳)에 가
까이 있지 않고 멀리 있으나 그들이 하나님의 지배를 받고 있으니만큼 그들도 하나님
의 보좌에 가까이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너는 꾀이겠고 또 이루리라 나가서 그리하라(22절 하반). - 이 말씀 초두에, "또
여호와께서"라고 번역된 말(* )은 "그러나 여호와께서"라고 개역되어야 한
다. 미가야는 여기서 자기의 예언을 거짓말하는 영과 대조시키면서 아합왕의 회개를
촉구하였다.
왕상 22:24,25
거짓 선지자 "시드기야"가 참 선지자 "미가야"를 구타하였다. 이렇게 거짓 선지자
는 "진리를 믿지 않고 불의를 좋아"하기 때문에(살후 2:10-12) 쉽게 악독을 발한다.
그러나 참 선지자는 참된 영력을 따라 일하면서 핍발을 받을지언정 남들을 핍박하지
않는다.
여호와의 영이 나를 떠나 어디로 말미암아 가서 네게 말씀하더냐(24절 하반). -
이것은 시드기야의 영적 무지(靈的無知)에서 나온 말이다. 물론 그가 거짓말하는 영의
감동 아래 있었으니만큼 자기의 마음 아닌 다른 영의 충동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것이 참된 영(하나님의 영)인 줄로 속고 있으므로 자기의 예언과 달리 예언한
미가야에 대하여 도리어 참된 영감을 받지 못했다고 공박한 것이다.
미가야가 가로되 네가 골방에 들어가서 숨는 그 날에 보리라(25절). - 곧, 미가야
의 예언과 같이 이스라엘이 패전하는 때에 시드기야는 미가야가 받은 영감의 유래가
자기의 것과 다름을 깨닫게 되리라는 뜻이다.
왕상 22:26,27
아합은 참 선지자 미가야를 잡아 옥에 가두도록 지시하였다.
내가 평안히 돌아올 때까지 고생의 떡과 고생의 물로 먹이라(27절 하반). - 아합
은 자기가 승리하고 평안히 돌아올 줄로 자신만만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망상에 불과
하다.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면서 어떻게 형통할 수 있으랴? "고생의 떡과 고생의 물
을 먹음"은 감옥 생활을 가리킨다.
왕상 22:28
선지자 "미가야"는 옥에 갇히게 되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아합에게 그의
전사(戰死)할 것을 경고하였다. 그는 또 민중을 향하여 이 사실을 기억하라고 외쳤다.
이것은 하나님의 예언 성취에 대한 그의 확신이다.
왕상 22:29-31
아합이 전장(戰場)에 나갈 때에 변장한 것은 자기의 신분을 적군에게 숨기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했어도 그는 하나님의 정하신 벌을 피할 수 없었다. (1) 이 때에 아람
왕이 그의 군대에 내린 명령은 아합왕 한 사람을 상대로 하고 싸우라고 함(31절). (2)
여호사밧(유다 왕)이 아합왕으로 끝내 오인되지 않음(32-33). (3) 아람 군인이 우연히
쏜 화살이 이상하게도 아합에게 명중됨(34절). 이렇게 되어 아합은 선지자 미가야의
예언대로 전사하였다(35절).
왕상 22:35
상처의 피가 흘러 병거 바닥에 고였더라. - 이렇게 된 것도 엘리야의 예언(왕상
21:19)이 성취되기 위한 것이다. 아합이 탔던 병거에 고인 피를 사람들이 사마리아못
에서 씻을 때에 개들이 그 피를 핥았다(왕상 22:38).
왕상 22:36
군중에서 외치는 소리 있어 가로되 각기 성읍으로, 각기 본향으로 하더라. - 이렇
게 군인들에게 전투를 중지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소리가 난것도 미가야의 예언
성취이다. 17절 참조.
왕상 22:37-39
여기서는 아합의 종말에 대하여 몇 가지를 더 부가해 말한다.
개들이 그 피를 핥았으니(38절 상반). - 이것은 엘리야의 예언이 그대로 성취된
사건이다.
창기들의 목욕하는 곳이었더라(38절 하반). - 이 사실도 역시 아합의 죽음이 부끄
러운 죽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Delitzsch).
이스라엘 왕 역대지략(39절 하반). - 왕상 14:19에 있는 같은 말 해석을 참조하
라.
왕상 22:52
열왕기 저자는 아하시야의 죄악이 컸던 사실을 역설(力說)하기 위하여, 그가 "그
아비의 길과 그 어미의 길과 ... 여로보암의 길로 행하며"우상을 섬겼다고 한다.
왕상 22:53
"바알을 섬겨 숭배하여"라는 문구와 "그 아비의 온갖 행위 같이"란 말은 아하시야
의 우상주의의 열성을 이중으로 역설한다. 이렇게 저자는 아합의 악이 그 아들에게 계
승됨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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