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
브사렐 - 성물(聖物) 제작에 있어 브사렐은 오홀리압과 더불어 구체적으로 그 이름이 언급된 사람이었다(36:1). 이것은 그가 성막중 가장 중요시되는 법궤를 만든 사람이었기 때문인데 실로 그는 하나님의 지혜로 충만한 당대 최고의 장인(匠人)이었다. 조각목으로 궤를 만들었으니 - 법궤에 대한 언급이다. 시편 기자는 법궤를 가리켜 '주의 권능의 궤'(시 132:8)라고도 일컬었는데, 이는 법궤가 권능의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동행하시며 늘 도와 주는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25:10 주석을 참조하라.
======37:2
정금으로....싸고 - 사람들에 따라서는 조각목을 둘러싼 정금에 대하여, 조각목을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을 상징하는 것으로, 정금은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하나(Kurtz), 논리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다. 그보다는 조각목은 재질이 단단하여 각종 건축 자재로 자주 사용되며, 금은 빛나는 광택과 회귀성으로 인하여 귀중품올 장식하는데 곧잘 사용된다는 점에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25:5,11). 윗가로....금테를 만들었으며 - 실용성보다는 아름다움을 고려한 장식용 이었을 것이다. 이는 마치 여성 의류에 미를 더하기 위하여 레이스(lace)를 다는 것과 같다.
===37:3
금고리 넷을....네 발에 달았으니 - '발'은 본래 받침용 '다리'를 가리키는 말이나 법궤에는 그러한 다리가 없다. 따라서 여기서 '발이란 법궤의 아랫 부분 모서리(corner)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본절은 이 부위에 채를 꿰기 위한 고리 넷을 달았다는 의미이다.
=====37:4,5
채 - 법궤 자체에 손을 댐이 없이 법궤를 운반하기 위한 긴 장대(Pole)이다(25:12, 13). 법궤를 운반할 때에는 법궤 고리에 이채를 꿴 후 어깨에 메고 운반하였을 것이다(삼하 6:15). 한편 이와 같이 채를 꿰어 운반하도록 만들어진 기구로는 법궤 외에도 진설병상(15절), 분향단(24, 28절), 번제단(38:7) 등이 있다.
=====37:6
정금으로 속죄소를 만들었으니 - 조각목으로 만든 후 그 위에 금을 입힌 기구들(성막 널판, 법궤, 진설병상, 분향단)과는 달리 속죄소는 등대(17절)와 마찬가지로 순전히 정금으로만 만들었다는 데에 그 특징이 있다. 이는 속죄판 위에 그룹을 조형해야 하는 제작 공정상의 어려움을 고려한 탓도 있겠지만 보다 본질적인 까닭은 속죄소야말로 하나님께서 임재하셔서 이스라엘과 만나 주시는 직접적인 장소(25:22)라는 중요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연유 때문에 속죄소를 가리켜 일명 '시은좌'(施恩座, propitiatory))라고도 하는데, 곧 하나님께서 인간을 찾아오셔서 죄를 덮어 주는 은혜의 장소란 뜻이다. 장이 이 규빗 반, 광이 일 규빗 반 - 법궤와 마찬가지로(1절) 속죄소의 규격을 길이 114cm, 넓이 68.4cm로 만든 까닭은 속죄소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법궤의 뚜껑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25:21).
======37:7
그룹 둘을...쳐서 만들었으되 - 속죄판과 그룹을 따로 만든 후 그것을 용접해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속죄판의 금을 망치로 두드려 늘인 후 그것으로 그룹을 조형하였음을 가리킨다(공동 번역).
=====37:8
그룹은....속죄소와 한 덩이로 - 그룹이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천사이자 그분을 보좌하며 수호하는 천사라는 점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25:18;36:8). 따라서 그러한 그룹을 속죄소와 하나로 연결시킨 것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곳에는 항상 그분을 보필하는 천사들이 함께 있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37:9
날개로 속죄소를 덮으며...얼굴을...속죄소를 향하였더라 - 하나님께서 속죄소를 늘 주시하시며 지키고 계심을 상징하는 이중적 장식이다<25:20).
=====37:10,11
상을 만들었으니 - 이미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진설병 상은 이스라엘 12지파를 상징하는 12개의 떡을 하나님께 진설해 바치는 기구이다. 그런데 구약 시대 이스라엘은 오늘날의 영적 이스라엘인 성도를 예표하므로 진설병을 바치고 있는 상은 오늘날 하나님 앞에서 성도들을 떠받드는 중보자적 역할을 담당하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롬 8:34)을 예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밖의 사항에 대하여서는 25:23,24 주석을 참조하라.
=====37:12
손바닥 넓이만한 턱 - 떡이 상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25:25>인 이 턱은 그의 택한 백성들을 잡아 보호해 주시는 그리스도의 손을 연상시켜 준다.
======37:13
금고리 넷 - 채를 꿰어 떡상을 운반하기 위한 이동용 고리이다. 그런데 성막 대부분의 기구에 있어서 거의 필수적인 부품으로 따라 다니고 있는 이 고리는 아주 작은 것이지만 각 기구들을 완성시키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36:11,17,34). 이와 마찬가지로 성도는 어떠한 처지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던 교회 전체를 이루는 지체(肢體)로서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야 할 것이다(고전 12:12-27).
=====37:14,15
이동용 고리에 꿰어 상을 운반하는데 필요한 채에 대한 언급이다<25:28>.
=====37:16
떡을 담으며 또한 그 떡과 함께 전제(奠祭, 29:40)를 드리는 데 필요한 포도주를 담는 그릇 등에 대한 언급이다<25:29>.
======37:17
등대를....쳐서 만들었으니 - 속죄소를 만들듯이 금덩어리를 망치로 쳐서 늘여 등대의 기본 형태를 다듬어 나가는 것을 가리킨다(7절). 이러한 방식으로 아름다운 형태의 등대를 만들기 위하여서는 고도로 숙련된 연금(鍊金) 기술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37:18
여섯 가지가 그 곁에서 나왔으니 - 기본 축을 이루는 중앙의 줄기에서부터 좌우로 각 3개씩 뻗은 6개의 가지를 가리킨다. 따라서 줄기까지 합하면 7개의 가지가 되는데, 여기서 '7'이란 수는 등대가 완전한 빛을 발하는 것을 뜻하는 상징수로 볼 수 있다.
=====37:19,20
살구꽃 형상 -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살구꽃은 특별한 각성과 보호, 회망 등을 상징하는 꽃이다. 그리고 둥대에서 발하는 빛은 예수 그리스도의 빛된 사역을 상징한다. 따라서 살구꽃으로 등대를 장식한 점은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의 참 희망이 될 뿐 아니라, 온 인류의 구원자가 되심을 예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7:21,22
줄기와 연하여 - 예수의 포도나무와 가지 비유(요 15:5,6)를 연상시켜 주는 대목이다. 즉 이것은 가지가 줄기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연합 관계를 보여 주는데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우리들도 생명의 근원과 모든 능력의 중심되시는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37:23,24
등대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보조 기구들이다<25:38,39>
======37:25
분향할 단 - 이 단은 지성소 휘장 바로 앞에 놓여질 정도로 중요한 기구인데,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헌신과 봉사(번제물) 보다도 더욱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바른 영적 관계 정립(분향)이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30:6). =====37:27,28
금고리...채 - 여느 기구들과 마찬가지 용도의 부품이다<30:4, 5>.
======37:29
거룩한 관유 - 제사장이나 왕, 선지자 등을 세울 때 또는 성막의 기구들을 거룩히 구별할 때 붓는 기름으로써 향 제조법에 따라 특별하게 제조하였다<30:25>. 향품 - 몰약과 육계, 창포 그리고 계피 등과 같은 향 재료를 가리킨다<30:23,24>.
전장(前章)에는 성막의 골격을 이루는 구조물과 앙장 등의 건축이 기술되었는 데 비해 본장에는 성막 내부에 배치될 각종 성물(聖物)과 관유(灌油), 향품(香 品) 등의 제작에 관계된 제 조항들이 기록되어 있다.
즉 백성들은 성막 본체가 완성된 후 성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성소 내의 기물들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먼저 법궤와 속죄소를 만들 었고(1-9절) 이어 떡상과 그릇들(10-16절)및 등대(17-24절), 그리고 분향단(25 -28절)등을 만들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성막의 골격을 이루는 각종 물건들은 화려하고 다양한 재료에 의해 꾸며졌는데 반해 성막 내부의 기물들은 조각목과 정금, 두 종류에의 재료로만 제작되었다. 하나님과 인간의 화해(만남)를 위해 이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조각목은 예 수 그리스도의 인성(人性)을, 정금은 그분의 신성(神性)을 상징한다. 이처럼 우리는 각종 성물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지니는 모양과 재질 등의 가견적(可見的)인 것에 집착하기보다 그것이 의미(상징)하는 바와 각각의 역할을 주시함이 마땅하다. 한편 이 내용은 25장과 30장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으므로 그곳과 비교 고찰하는 것이 좋다.
1. 약속의 상징인 법궤 제작(37:1-9)
이 부분은 성막이 완성된 후(36:8-38) 그 성막에서 가장 중심적 기물이라 할 수 있는 법궤가 25:10-22의 계시에 따라 제작되는 장면이다(1-5절). 특히 법궤 뚜껑 부분을 차지하는 속죄소(6-9절)에 대한 상세한 기술은 법궤가 지니는 상 징적 의미 가운데 속죄적 기능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해 준다.
이 '속죄소'(mercy seat)는 '시은소'(施恩所, propitiatory)라고도 일컫는데 하나님께서 범죄한 인간을 찾아 오셔서 그의 죄를 완전히 덮어 주시는 은혜와 화해의 장소임을 반영한 명칭이다(25:22). 한편 법궤의 식양과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몇 가지 물건들에 대한 이해는 25:10-22을 참조하기 바란다.
* 속죄소가 지닌 영적 의미. 속죄소는 대제사장이 1년에 1차씩 들어갈 수 있는 지성소에 안치된 법궤의 뚜껑 부분에 위치한다. 이 속죄소는 하나님의 임재 장소로서 죄인인 인간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고 오직 대제사장이 대속죄일(레 16장)에 속죄를 상징하는 피를 가지고 다가갈 수 있었다. 이는 마치 신약 시대에 인류의 영원한 대속 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공로로 죄인이 의롭 다 하심을 받고서야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을 지닌다(롬 5:8,9).
그런데 속죄일에 대제사장이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여 피 뿌리는 의식을 속죄소 위에 거행할 때면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나타내는 구름이 속죄소 위에 내려와 덮었었다. 따라서 이 속죄소는 법궤의 뚜껑 부분에 위치하는 것이긴 하나 우리가 정확히 형상화할 수 있는 그 어떤 모형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어떤 물질적 형태로도 형상화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20:42). 즉 이 속죄소는 분명히 법궤 뚜껑이나 그 위에 장식된 그룹들을 의미하지 않았고 오직 이스라엘 회중 가운데서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두 그룹들 사이의 공간을 의미했다. 그 공간은 사람이 임의로 한정하거나 또는 통제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아뭏든 이러한 속죄소는 비록 하나님의 가견적 형상은 볼 수 없으나 그분이 분명히 이스라엘 가운데 계셔서 화해와 속죄와 은총을 베푸신다는 확신을 가지 게 해주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정죄하고 영원한 죽음에 이르기를 기뻐하시는 냉혈적인 분이 아니라 그들이 죄를 용서받고 당신과 화목한 생활하 기를 원하시는 분이시다. 이러한 당신의 뜻을 반영한 것이 구약 시대에는 희생 의 피가 뿌려진 '속죄소'였으며 신약 시대에 이르러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 신 십자가이다(요엘 4:10). 더우기 구약 시대에 지성소라는 폐쇄적 공간에 갇 혀서 대제사장 외에 접근할 수 없었던 속죄소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통해 만인에게 공개되었다. 이제 누구든지 원하기만 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이 내리시는 은혜와 희열을 맛보며 아름다운 신앙을 가꿔갈 수 있게 되었다.
2. 진설병상의 제작(37:10-16)
25:23-30 내용의 실행 장면으로서 성소의 북편에 배치될 진설병상(陳設餠床, 10-15절) 및 그에 딸린 여러 부수 기구(대접, 숟가락, 잔, 붓는 병, 16절)의 제작 과정에 관해 기술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편 진설병은 항상 이스라엘 전체를 의미하기 위하여 12개가 상 위에 진설 되게끔 규정되어 있다(레 24:8). 이는 곧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에 대하여 온 이스라엘이 감사하는 표시이며 백성들의 온전한 헌신과 또한 생명(떡)의 근 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신앙 고백하는 상징적 예물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25 :23-30 강해를 참조하라.
3. 등대 제작(37:17-24)
성소 내에서 진설병상(10-16절)의 반대 방향인 남편에 배치될 등대(17-22절)와 그 부속 기구들(불집게, 불량 그릇)의 제작(23,24절)에 대한 언급이다(25:3 1-40). 이 등대는 성소 안을 밝게 비춰 주어 성소 내에서 봉사하는 제사장이 실수없이 많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가진다.
한편 본문의 기록에 의하면 등대는 주물(鑄物) 제품이 아닌 것으로 보여준다. 즉 금을 녹여서 조각된 형틀에 부어 만든 것이 아니라, 금 한덩이를 일일이 손으로 두들겨 만든 것으로 되어 있다(17절). 또한 등대는 성막 내의 다른 성물 들처럼 조각목에 금을 덧입힌 것이 아니라 순전한 금 하나만을 재료로 하고 있 다(24절). 이는 등대에 들인 이스라엘의 정성과 많은 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하며, 그들이 순전한 마음으로 여호와를 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등대 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25:31-40 강해를 참조하라.
4. 분향단과 관유 및 향 제작(37:25-29)
본문은 성소의 기물 중 마지막 부분에 대한 기록으로서 거룩한 향과 기름에 관계된 물품들의 제작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중 먼저 지성소 휘장 바로 밖 성 소 중앙에 배치될 분향단의 제작(31:1-10)을 언급한 뒤(25-28절) 곧이어 관유(30:22-33)와 정결한 향(30:34-38) 제작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29절). 한편 분향 단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 위해 향을 피워 올리는 곳이다. 여기서 피워 올리는 향은 성도의 온전한 헌신과 기도를 예표한다. 그리고 관유는 성물과 성막 봉사에게 각각 발라 거룩한 존재로 구별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결국 성령의 새롭게, 거룩하게 하시는 역사를 예표한다. 이처럼 성막의 각종 기구와 물품들은 신약의 그리스도와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때문에 그 당시 이방 문화와 종교의 영향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호와 계시에 기초하여 독창적으로 거룩하게 만들어졌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30:1-10,22 -38 강해를 참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