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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차지하게 하신 땅. 하나님이 이미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셨다고 완료(完了) 시제를 사용하여 언급하였다. 이것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1) 언약적 측면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위시한 이스라엘의 열조들에게 언약을 통해 이미 가나안 땅에 대하여 약속하셨으므로, 그 소유권은 분명히 이스라엘에게 있다(창 17:1-8, 26:1-5, 28:10-15). (2) 히브리적 사고(思考)와 문체적 특징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이 명백한 기정 사실임을 나타내는 히브리어 문법상의 ‘확신의 완료형’(perfects of confidence)이다.

규례와 법도. 4:1 주석 참조.

 

12:2 높은 산 … 푸른 나무 아래. 가나안 족속들은 대개 높은 산에 우상을 섬기는 처소를 설치하였는데(왕상 14:23, 렘 2:20, 3:6, 겔 6:13), 그 까닭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올라설수록 그들의 경배 대상인 하늘의 우상신에게 더욱 가까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울창한 나무 아래에서 우상 섬기기를 즐겨하였는데(왕상 14:23, 왕하 16:4, 17:10, 대하 28:4), 그 까닭은 자연의 웅장함을 통해 우상숭배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의식에 더욱더 엄숙함과 신비감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Keil, Pulpit Commentary). 그러나 여호와를 경외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억하여야 할 사실은 거룩한 예배 처소를 마련하거나 예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경배드리는 자의 ‘마음가짐’이란 사실이다. 그 까닭은 하나님께서는 여느 우상과는 달리 무엇보다도 예배하는 자의 중심을 감찰하시는 참신이시기 때문이다(삼상 16:7). 그러므로 예수께서도 우리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산에서도 말고 저 산에서도 말고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들은 오직 ‘영과 진리’으로 하라고 교훈하셨다(요 4:21-24).

마땅히 파멸하며. 원어 ‘아바드’는 ‘파괴하고 파괴하다’는 중첩어이다. 그러므로 KJV는 이를 ‘철저히 파괴하다’(utterly destroy)로, RSV는 ‘반드시 파괴하다’(surely destroy)로, 그리고 NIV는 ‘완전히 파괴하다’(destroy completely)로 각기 번역하고 있다.

 

12:3 주상 … 아세라 상. ‘아세라’(Ashera)는 가나안의 대표적인 여신 중 하나이며, ‘주상’(柱像)은 우상 숭배와 관련된 기념 비석을 일컫는 말이다. 7:5 주석 참조.

그 이름을 그 곳에서 멸하라. 우상의 존재 자체를 완전히 없애 버리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이름이란 그것에 의하여 대표되는 사물이나 사람의 ‘존재’ 또는 ‘인격’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7:24). 아무튼 이 명령은 여호와만을 섬겨야 할 이스라엘이 가나안의 우상 숭배 관습에 물들어 범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이자 반드시 필요한 방법임을 보여 준다(살전 5:22).

 

12:4 그처럼 행하지 말고. 정확한 번역은 ‘그들의 방식대로 하지 말고’이다. 즉 가나안 족속들이 자의(自意)에 따라 산이나 푸른나무 아래에 신전이나 신당을 지어 놓고, 각자 편리한 대로 우상을 섬기듯이 하나님을 경배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시내 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미 백성들에게 자신을 섬기는 규례와 방법에 대하여 지시해 주셨는바(출 20:3, 11, 레 1-7장), 이제 자신을 섬길 장소를 계시하고자 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계시의 근본 정신은 진정 여호와를 참되시며 완전하신 인격자이자 전능하신 신으로 알고, 바로 섬기라는 것이다(롬 1:21-23).

 

12:5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하나님의 이름은 곧 성품과 속성을 증거해 주며, 더 나아가 그 분의 존재 자체와 인격을 의미한다(3절). 따라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신다는 말은 곧 하나님께서 당신의 전 존재를 그곳에 계시하시고, 또한 당신의 모든 권위와 영광을 그곳에 두시겠다는 의미이다.

택하신 곳. 이 말은 학자에 따라 예루살렘 혹은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되는가 하면, 또는 어떤 특정한 한 장소를 가리키기 보다는 어느 곳이든지 하나님께서 정해주시는 예배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적 정황에 의거할 때, 이 말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12지파의 기업(수 14:6-21:45) 가운데서 한 특정한 곳을 선택하여 지정하시겠다는 의미인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즉 이는 이스라엘 사회의 ‘유일 중앙 성소’(唯一中央聖所)에 관한 규정이다. 결국 이것은 훗날 유다 지파의 땅 예루살렘에 성전이 건립됨으로써 역사적 성취를 보았는데(대하 6:5, 7:12), 이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의가 담겨 있다. (1) 종교적으로, 이교도들의 우상 숭배 풍습으로부터 구별되어 순수한 여호와 신앙의 보전을 가능케 하였다. (2) 사회적으로, 12지파로 분할된 이스라엘 사회 전체를 하나의 민족공동체로 결속시키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 한편 일부 고등 비평가들은 이스라엘의 성소(聖所) 단일화 작업을 B.C. 622년경 요시야 왕 통치 때에 있었던 일로 본다(왕하 22:3-23:25). 그리하여 신명기는 결국 후대 왕국 시대의 작품이라는 견해를 피력한다(Von Rad). 그러나 그렇지 않다. 요시야 통치 18년에 있었던 종교개혁은 이스라엘 자체 내에 만연되어 있었던 잡다한 우상의 산당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개혁적 측면의 일인 반면, 본 장의 유일 성소 명령은 이방의 온갖 우상 신전들로부터 이스라엘의 여호와 신앙을 보존토록 하기 위한 예방적 측면의 일이었다.

 

12:6 가나안 정복 후 그곳에 정착할 이스라엘 백성들은 만일 제물을 하나님께 드릴 경우, 반드시 하나님께서 친히 선택하여 지정한 그 ‘택하신 곳’(5절)에서만 드려야 했다.

번제. 짐승을 잡은 후 가죽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번제단 위에서 불태워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레 1:3-9)로 ‘온전한 헌신’을 상징한다.

십일조. 한편으로는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생활을 보장하고(민 18:21-32), 또 한편으로는 가나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신 26:12-15) 소득의 십분의 일(1/10)을 하나님께 바치는 일종의 헌물이다. 이러한 십일조의 기원은 이미 모세 이전 곧 아브라함(창 17:17-20)과 야곱(창 28:22)에게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민 18:21-32 주석 참조.

거제. 화제(火祭), 요제(搖祭), 전제(奠祭)와 더불어 제사 드리는 4대 방법 중 하나이다. 이는 화목제물의 뒷다리 부분을 들어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 방법인데, 제사 후 그 제물은 제사장에게 돌려졌다(레 7:14, 32).

서원제. 낙헌제(樂獻祭), 감사제(感謝祭)와 더불어 화목제의 3대 종류 중 하나로, 하나님께 맹세하여 바치기로 서원한 것을 그분께 바치는 제사이다(레 22:21).

낙헌 예물. 낙헌제(일명 자원제)를 가리키는데, 자발적이고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제사이다.

소와 양의 처음 난 것들을 … 드리고. 출애굽 당시의 유월절 사건과 관련된 규례이다. 즉 당시 사람과 짐승을 막론하고 이스라엘의 초태생(初胎生)은 후일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어린 양의 죽음으로 인해 대속되었는데, 그 결과 모든 초태생은 당연히 하나님께 구별하여 바쳐야 할 그의 소유가 된 것이다(출 12:1-13:2). 이런 점에서 오늘날의 성도 역시 전적으로 하나님의 소유라 하겠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 죽음으로 말미암아 구원 받은 자들이기 때문이다(롬 3:25). 출 13:2 주석 참조.

 

12:7 여호와 앞에서 먹고. 이 말은 하나님께 바쳤던 희생제물들을 나누어 먹고 즐거워하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제사장들의 몫으로 돌려졌을 뿐이다(레 6:24-30, 7:1-10, 민 18:8-20). 이 말은 곧 한해의 추수가 끝나면 하나님께 드리는 십일조 중 얼마를 구별하여 감사 잔치를 베풀고 온 가족이 참여하여 기쁨으로 즐기는 것을 가리킨다(14:22-27).

너희의 가족. ‘가족’에 해당하는 원어 ‘바이트’는 ‘미쉬파하’(가족, 족속, 종족, 29:18, 창 10:5, 레 25:47)보다 더 구체적인 단어로 혈연적인 가족 뿐 아니라 그 집에 거하는 종, 심지어는 그 집에 잠시 유하는 나그네(5:14, 출 20:19)까지도 의미한다.

 

12:8 여기서는 각기 소견대로 하였거니와. 여기서 ‘소견대로’라는 말은 자기 눈에 옳은 대로’(KJV, RSV) 또는 ‘자기 생각에 알맞는 대로’(Living Bible)라는 뜻이다. 이는 여호와의 제사 제도와 관련된 말로, 이스라엘이 이미 시내 산에서 제사 규례의 율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광야 생활로 말미암아 그 같은 규례를 온전히 지키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

거기서는 … 하지 말지니라. 장차 가나안 땅에서 입성하여 안정된 정착 생활을 하게 되면, 하나님의 제사 율법을 철저히 준행하여 오직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나님께서 명하신 규례를 따라 예배와 제사를 드리라는 뜻이다(4-7절).

 

12:9 안식과 기업.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차지하게 될 땅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시는 ‘기업’(상속물)이며, 동시에 그 곳은 더 이상 광야 40년과 같은 유랑 생활을 하지 아니하고 안주하게 될 ‘안식’의 장소이다. 이것은 성도들이 영적 가나안, 곧 천국에 이르러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받으며 영원히 안주하게 되는 것을 예표해 준다(히 9:15). 실로 그 같은 궁극적 안식은 개인적으로는 죽음을 맞이할 때, 종말적으로는 예수 재림시에 이루어질 것이다(고후 5:1, 히 6:2).

 

12:10 너희를 평안히 거주하게 하실 때. ‘평안’에 해당하는 ‘샬롬’은 개인이나 집단이 향유(享有)하는 완전한 상태 즉 건강이나 번영, 안정이나 영적 만족 상태 등을 의미 한다. 본 절에서는 특히 대적의 위협으로부터의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일찍부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샬롬’을 위해 가나안 원주민들을 다 쫓아내 주시겠다고 약속 하셨다(6:18-19, 7:20-24, 9:5, 11:23).

 

12:11 여호와께서 … 택하실 그 곳. 이처럼 여호와께서 당신의 이름을 두시기 위하여 특별히 한 곳을 선택하시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즉 눈에 좋은 곳에 임의대로 제단을 쌓고 자의적(自意的) 방법으로 우상을 섬기던 이방 풍습과는 엄격히 구별된 상황에서, 그리고 구별된 선민 이스라엘에게서, 구별된 거룩한 이름이 찬양과 영광을 받으시기 위함이었다.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5절 주석 참조.

아름다운 서원물. ‘아름다운’에 해당하는 ‘미브하르’는 ‘선택된’, ‘정선(精選)된’, ‘가장 좋은’이란 뜻이다. 이는 곧 하나님께 드리기 위하여 특별히 선정해 놓은 최상품의 서원물을 가리키는데, 드리는 자의 지극한 정성과 감사하는 마음을 잘 반영해 준다. 6절 주석 참조.

 

12:12 레위인과도 그리할지니. 이미 앞서 언급한 감사 잔치(7절)에 수하(手下)의 종들 뿐 아니라 레위인들까지도 참석케 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레위인들을 잔치에 반드시 초청하도록 규정한 것은 종교적인 이유 뿐 아니라 사회적인 면에서, 따로 생계를 위한 분깃이 없는 그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레위인은 … 분깃이나 기업이 없음이니라. 이스라엘의 여느 지파와는 달리 레위 지파에게는 가나안의 토지가 분배되지 않은 것을 가리킨다. 이처럼 토지 분배에서 레위 지파를 제외시킨 까닭은 오직 그들 지파는 성소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만 전념해야 하므로, 토지를 경작하거나 가축을 칠 겨를이 없기 때문이었다(10:9). 민 18:24 주석 참조.

 

12:13 없음.

 

12:14 오직 … 한 지파 중에 … 택하실 그 곳. 이스라엘 여러 지파 중에서 한 지파를 택하신 후, 그 지파의 기업 가운데서도 다시 한 곳을 택하여 이스라엘의 유일한 중앙 성소로 삼으실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가르키는 ‘한 지파’는 곧 장차 그 기업 중 예루살렘 성전이 세워질 유다 지파(창 49:8-12, 시 78:67-70)를 가리킨다(5절).

 

12:15 제물용(祭物用)이 아니라 단순히 먹기 위해 잡는 일반 식용(食用) 고기에 관한 규례이다. 즉 모든 희생제물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성소에서 잡아야 했지만, 식용 짐승은 자기 거주지에서 마음대로 잡아도 무방함을 보여 주고 있다(20-28절).

각 성에서 네 마음에 원하는 대로. 본 절은 레 17:3-6과는 다른 내용이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제물용이든 식용이든 간에, 모든 짐승은 반드시 회막 안으로 가져와 그곳에서 잡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같은 차이점은 레위기의 규례가 회막을 중심으로 운집하여 생활하던 광야 유랑 시절에 주어진 것인 반면, 본 절의 신명기 규례는 이제 멀지 않아 가나안 땅에 들어가 백성들이 각자의 기업대로 여러 곳에 흩어져 살게 된 시점에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경의 계시발전적(啓示發展的)측면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정한 자나 부정한 자를 막론하고. 하나님께 희생제사로 드린 제물은 비록 제사장과 그 가족일지라도 반드시 의식상(儀式上) 정결한 자들만이 먹을 수 있었다(레 22:1-16). 그러나 여기서 언급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먹기 위해 잡은 식용(食用) 짐승의 고기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구분이 필요없음을 밝히고 있다.

노루나 사슴을 먹는 것 같이 먹으려니와. 노루와 사슴은 이스라엘의 먹을 수 있는 짐승이긴 하였지만(14:5),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두 짐승은 정(淨)한 자건 부정(不淨)한 자건 간에 어디서든지 자유롭게 잡아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본문의 의미는 이와 마찬가지로 소나 양, 염소 등과 같이 제물용으로 쓸 수 있는 짐승(레 17:3)도 단순히 먹기 위해 잡을 경우에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어디에서나 잡아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12:16 피는 먹지 말고. 생명에 대한 존중 처사이다. 왜냐하면 피는 생명 그 자체와 동일시 되었기 때문이다(23절). 레 17:10-14 주석을 참조하라.

물 같이 땅에 쏟을 것이며. 제물용으로 잡은 짐승의 피는 제단에 바쳤지만(레 1:5, 민 18:17), 식용으로 잡은 짐승의 피는 이처럼 땅에 쏟아 부어야 했다. 그 까닭은 피로 상징되는 생명으로 하여금 원래 그 생명이 비롯되었던 흙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었다(창 3:19, 전 3:20). 또한 이는 생명의 주권이 오직 흙에서 생명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행위이기도 했다(창 2:7).

 

12:17 17-19절. 앞 부분에서 상세히 다룬 내용(4-14절)을 다시 요약하고 있는 부분으로, 곧 매년 하나님의 축복으로 말미암아 거두는 풍성한 수확에 대하여 그분께 감사하며, 잔치를 연 후 온 가족과 레위인들로 더불어 즐기라는 것이다.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 가나안 땅의 3대 소산물로, 히브리인들은 이것을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로 간주하였다(렘 31:12, 욜 2:19).

 

12:18 없음.

 

12:19 레위인을 저버리지 말지니라. 레위인들은 그들이 맡은 독특한 종교적 직무로 인해 오직 그 일에만 전념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 여느 지파와는 달리 생계를 보장할 만한 기업이나 분깃이 주어지지 않았다(10:9, 민 18:21-24). 따라서 레위인들은 생계에 관한 한 오직 여호와만을 의존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런 점에서 여호와께서는 십일조 외에 절기나 잔치의 날에 레위인들을 초청하는 규례를 만들어 그들의 생계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셨다.

 

12:20 네 지경을 넓히신 후에. 본문 중 15절에서 주어진 규례가 실생활에 적용될 시점을 언급한 것이다. 즉 백성들이 지금 모압 평지에서 받고 있는(1:5) 본 규례는 멀잖아 이스라엘이 요단 강 서편 가나안 본토에 입성하여 각 지파별로 기업의 땅에 정착한 후 시행될 규례이다(8절).

 

12:21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 5절 주석 참조.

네게서 멀거든. 레 17:3-6의 율법이 본문 중에서 완화된 이유이다(15절). 즉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입성한 후 지파별로 각기 땅을 분할해서 생활하게 되면, 남쪽 브엘세바에서 북쪽 단까지는 약 240 km 정도가 되기 때문에, 식용(食用)으로 쓸 짐승을 잡을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일일이 예루살렘의 중앙 성소에까지 가는 것(5절)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뿐만 아니라 200만 명이나 되는 인구(출 12:37)가 고기를 잡을 때마다 성소로 모여 든다면 단 하나뿐인 중앙 성소로써는 그것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레 17:3-6의 규례가 발전적인 측면으로 변경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12:22 15절 주석 참조.

 

12:23 피는 먹지 말라 피는 그 생명인즉. ‘피’는 그 자체에 생명과 죽음이라는 이중적(二重的) 개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구속사에서 그것은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어 놓는 속죄(贖罪)의 상징적 수단으로 사용되었다(히 9:22). 따라서 성경은 이러한 최고의 종교적 성물(聖物)인 피의 식용(食用)을 엄격히 금지하였는데(창 9:4-6, 레 7:27, 17:10), 신약 시대의 예루살렘 총회에서도 동일한 입장이 견지되었다(행 15:20). 이처럼 피의 식용을 철저히 금지시킨 데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즉 (1) 생명 존중 사상이다. 피는 곧 육체의 생명과 동일시되었으니, 그것을 마시는 것은 곧 생명을 삼키는 것과 다름 없는 잔인한 행위였다. (2) 생명 주관자는 오직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이다(민 16:22). 따라서 누구든 생명의 상징인 피를 마시는 것은 곧 하나님의 주권을 모독하는 행위가 된다. (3) 무엇보다도 속죄의 유일 무이한 수단인 피는 장차 인류의 죄를 대속할 그리스도의 보혈을 예표하는 점이다(히 13:11-12). 따라서 누구든 피를 경홀(輕忽)히 여기는 자는 하나님의 대속의 은혜와 그 방편을 업신여겼다는 죄책을 면할 수 없다. (4) 이 외에도 피를 마시는 행위는 이방의 우상 숭배자들이 즐겨 행한 사악한 제사 의식 중 한 부분이었으니, 거룩한 삶을 영위해야 할 선민 이스라엘은 마땅히 크게 삼가했어야 했다. (5) 피는 사람의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금하였다.

 

12:24 물 같이 땅에 쏟으라. 16절 주석 참조.

 

12:25 피를 먹지 말라 … 복을 누리리라. “무슨 피든지 먹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다 자기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레 7:27)는 저주와는 대조되는 축복이다. 그러나 이 두 구절은 모두 백성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피의 식용 금령(禁令)을 준행하게 하기 위한 교훈이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12:26 성물. 원어 ‘코데쉬’는 ‘성별된 것’ 즉 짐승(민 18:17)이나 토지(레 27:21), 가옥(레 27:14) 따위를 막론하고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 특별히 구별해 놓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

서원물. 하나님께 헌신, 봉사하기위해 자발적으로 바치기로 서약한 예물을 가리킨다. 비록 이러한 서원(誓願)을 하고 안하고는 개인의 자유에 달렸지만 일단 맹세한 서원에 대하여선 종교적 구속력이 작용하였다. 즉 성경은 서원한 것에 대한 이행(履行)을 크게 강조하였으며, 또한 이를 하나님의 백성으로의 경건성과 신실성을 나타내주는 중요한 표로 이해하였다(민 30:2, 전 5:4-6).

택하신 곳. 5절 주석 참조. 한편 ‘유일 중앙 성소’를 의미하는 이 말은 본 장에서 모두 5번(5, 11, 14, 18, 26절) 씩이나 언급되고 있는데, 이것은 역설적으로 당시 가나안 땅의 우상 제사 제도가 얼마나 각양각색(各樣各色)이었는지를 간접 시사한다.

 

12:27 번제. 레 1:3 주석 참조.

 

12:28 이 모든 말. 가나안 족속들이 섬기는 것과는 구별된 방법으로 하나님을 예배할 것을 설명한 제사 규례(4-27절)를 가리킨다. 그 중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은 택하신 곳(유일 중앙 성소)에서의 희생제사 규례와 피의 식용 금지 규례이다.

 

12:29 없음.

 

12:30 그들의 신을 탐구 … 하지 말라. ‘탐구하다’에 해당하는 ‘다라쉬’는 ‘밟다’, ‘따르다’는 뜻과 함께 ‘예배하다’, ‘찾다’는 뜻도 지닌다. 한편 고대인들은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을 다스리고 지키는 고유한 자체의 수호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지역 수호신(地域守護神) 사상을 갖고 있었다(Lange). 따라서 만일 그 신들을 무시하거나 부인하면 큰 재난을 당하게 되리라고 믿었다. 그러므로 모세는 장차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입성하면, 그들도 마찬가지로 가나안의 신들을 두려워하여 그 신들을 경배하지나 않을까 염려하여 미리 경고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유일성(唯一性)과 전우주적인 주권성(主權性)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말이다(10:17).

 

12:31 꺼리시며. 원어 ‘사네’는 단순히 싫어하여 피하는 것을 넘어서 철저히 ‘증오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증히 여기시는. 원어 ‘토에바’는 구역질을 할 만큼 도덕적으로 ‘지극히 혐오스러운 것’을 가리킨다.

자녀를 불살라 그들의 신들에게 드렸느니라. 인신 제사(人身祭祀)를 통해 몰렉(Molech)을 섬기던 풍습을 가리킨다(왕하 23:10). ‘몰렉’은 본래 암몬 족속의 민족신으로 ‘밀곰’(Milcom, 왕상 11:5) 또는 ‘몰록’(Moloch, 왕하 23:10)으로도 불리웠는데, 이 우상 숭배의 특징은 인간 희생제사였다. 한편 이 사악한 몰렉 예배 의식은 점차 가나안 여러 족속들에게 퍼져 그들도 곧 이를 숭배하였으며, 심지어 훗날 이스라엘까지도 이에 물들었다. 그러나 이방 우상 종교의 특징은 자신들이 섬기는 신(神)을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하는 것은 물론, 몰렉 숭배에서도 보여지듯 심지어 자기의 자녀들까지도 산 채로 불에 태우는 인신(人身) 제사 형태를 취하기도 하며, 나아가 제사 의식의 일부로서 사제(司祭)들이 서슴없이 성(性) 행위를 하는 등 대체적으로 광신적이고 부도덕했다. 따라서 거룩히 구별된 여호와의 선민 이스라엘은 결코 그 모양이라도 본받지 말아야 했다. 레 18:21 주석 참조.

 

12:32 본 절은 본 장(12장)의 결론 부분이자, 다음 장(13장)의 서언(序言) 역할을 한다(Keil).

가감하지 말지니라. 4:2 주석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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