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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15:1-19:22 이 부분은 “가데스 바네아에서 떠나 세렛 시내를 건너기까지 삼십팔 년 동안이라”는 신 2:14의 기록을 염두에 두고 연구하여야 한다. 즉 본서 1-14장까지는 출애굽 제2년 2월초의 인구 조사 사건부터 시간적으로 연결된 기록이다. 그리고 20:1부터 전개되는 두 번째 가데스 바네아 사건은 가나안에 입국하기 직전(출애굽 제39년)에 일어난 사건들의 기록이다. 따라서 본문(15-19장)의 기록은 출애굽 제2년 이후부터 출애굽 제39년 사이의 약 38년 동안의 광야 여정과 그 때 계시된 말씀들이 기록된 것이다.

 

15:2 내가 주어 살게 할 땅에 들어가서. 이는 14:30에 “내가 맹세하여 너희에게 살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말씀과 비교된다. 그것은 본 장에 주어진 제사법을 실천할 사람들은 광야에서 죽어야 했던 구세대가 아니라, 가데스 반역 사건(14장) 당시 20세 미만이었던 사람들과 그 이후에 출생한 자들 곧 새 세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15:3 화제. 제물을 불에 태워 그 향기를 드리는 제사로서, 번제나 소제 등에서 제물을 불에 태워드리는 모든 제사 방법을 총칭한다.

번제. 레 1:3 주석 참조.

서원을 갚는 제사. 하나님께 드리기로 특별히 서원한 것을 여호와께 드리는 제사이다.

낙헌제. 화목제 중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예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이다(레 7:16-17).

정한 절기제. 해마다 정해진 절기에 하나님께 예물을 드리는 제사이다.

 

15:4 힌. 약 3.8리터의 액체량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

소제. 동물을 희생제물로 드릴 때 항상 곁들이는 곡식제사를 가리키며, 충성과 감사를 상징한다(레 2장).

 

15:5 전제. 일반적으로 번제물이나 화목제물 위에 포도주나 독주를 부어 드리는 제사 방법을 의미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향기로운 제물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한편 전제(drink offering)는 상번제와 더불어 아침, 저녁으로(28:7, 출 29:40), 안식일 제사 때(28:9), 월삭 제사 때(28:14), 그리고 초막절 제사 때(28:18-21)에 특별히 드려졌다.

 

15:6 없음.

 

15:7 향기롭게 할 것이요. 이 말은 여호와께서 바치는 자의 제물과 그 마음을 기쁘게 받으신다는 신인동형동성론(Anthropomorphism)적 표현이다. 레 2:9 주석을 참조하라.

 

15:8 화목제. 하나님과 더욱 돈독한 친교를 다지기 위해 드리는 제사로서, 여기에는 감사제, 서원제, 자원제가 있다. 대부분의 절기 제사는 이 화목제를 중심으로 드려졌다.

 

15:9 고운 가루. ‘흔들다’란 뜻에서 파생된 말인데, 곧 빻은 밀가루를 채에 흔들어 골라낸 부드러운 가루를 의미한다.

기름. 감람나무 열매로부터 짜낸 올리브(olive) 기름을 가리킨다.

 

15:10 없음.

 

15:11 없음.

 

15:12 각기 수효에 맞게 하라. 드려지는 제물의 가치와 수효에 따라 소제와 전제의 양을 정확히 맞추어 제사를 드려야 했다.

 

15:13 이 법대로. 2-12절에 제시된 소제물과 전제물에 관한 제사법을 가리킨다. 물론 이를 확대 해석해서 율법 전체를 의미한다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15:14 타국인이나 … 대대로 있는 자. 이들은 통상이나 여행 등을 위해 이스라엘을 잠시 방문하는 순수 외국인들과는 구별되는 자들이다. 이들은 본래 이스라엘 12지파의 혈통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인연으로 이스라엘 사회에 오래도록 거주하는 중 그 공동체에 동화된 자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만일 이들도 할례를 받는다면, 본토 이스라엘 자손들과 차별없이 율법의 의무를 지기도 하고, 또한 그 특혜를 누릴 수도 있었다.

 

15:15 회중. [히, 카할] 단순한 집합체로서의 ‘회중’(congregation)과는 달리 특별한 목적으로 모인 ‘총회’(RSV, assembly)를 뜻한다. 이는 가나안에 건설될 신국(神國) 이스라엘의 성격을 규정한 말로써, 이스라엘은 단순히 히브리인으로 구성된 혈통적 집합체가 아니라, 혈통을 초월하여 여호와 신앙으로 모인 ‘신앙 공동체’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런 점에서 여호와 종교는 결코 폐쇄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고 전 우주적인 보편적 종교임을 알 수 있다.

 

15:16 같은 법도, 같은 규례이니라. 하나님의 법은 절대적인 것으로 상황과 사람에 따라 모순되는 내용이 아니며, 또한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될 가나안 땅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이방인들도 이스라엘 영내에 거주하며, 이스라엘이 누리는 신적 특권을 향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나안 땅에 거하고자 하는 자에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여호와께서 정하신 법규를 온전히 따를 것’이 요구되었으며, 그리고 반드시 이 요구를 충촉시킬 때에만 율법의 각종 보장과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므로 가나안에는 인간 의지가 중심이 된 종교는 결코 용납될 수 없었다(출 12:19, 48, 레 16:29-31, 17:8).

 

15:17 17-21절 본문은 처음 익은 곡식으로 가루떡을 만들어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 것을 규정한 내용이다. 이에 대한 총괄적인 규정은 이미 출 23:19에 언급된 바 있다.

 

15:18 내가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 규례의 적용 시기를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즉 지금 전하는 규례는 광야에서가 아니라,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살 때 지켜져야 하는 규례란 뜻이다. 그런 점에서 이 말은 또한 규례의 적용 대상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곧 그 대상은 광야에서 죽게될 출애굽의 구세대(시내 산 인구 계수시 20세 이상된 자들)가 아니라, 가나안 땅에 입국하게 될 가나안의 새 세대들이다.

 

15:19 그 땅의 양식을 먹을 때. 후일 아스라엘은 여리고 성 점령 직전에 가나안 땅의 양식을 처음 맛볼 수 있었다(수 5:11-12).

거제. 제물을 높이 들었다 아래로 내려 놓는 제사 방법이다.

 

15:20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 곧 첫 수확한 곡식을 거칠게 빻아 그 가루로 만든 떡을 가리킨다. 이는 한 해의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뜻으로 드려졌는데, ‘거제’ 후 그 예물은 제사장의 몫이 되었다(출 29:27-28, 레 7:14, 32). 한편 이 첫곡식의 열매는 인류 구속을 완성하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롬 8:23, 고전 15:23).

타작 마당의 거제같이 … 드리라. 곧 곡식을 타작한 마당에서 맨 먼저 거두어들인 곡식을 한 단 묶어 하나님께 거제로 드리는 것 같이 첫 곡식으로 가루 떡을 만들어 거제로 하나님께 또한 드리라는 뜻이다. 한편 백성들이 타작 마당으로부터 곡식 한 단씩을 제사장에게 가져오면 제사장은 유월절 기간 중에 들어 있는 ‘첫 이삭 바치는 날’(the day of first fruit)에, 즉 유월절이 지난 첫 안식일 다음 날에 첫 이삭을 거제로 하나님께 드렸다(레 23:10-14). 이것을 ‘타작 마당의 거제’라고 한다.

 

15:21 거제. ‘거제’(heave offering)란 말은 ‘높이 들어올리다’(lift up)란 뜻의 ‘룸’에서 파생된 말로, 곧 제물을 높이 들어서 드리는 제사 방법을 가리킨다. 즉 제사장은 번제단 앞에서 제사 예물을 양손으로 꽉 붙들고 그것을 상하로 높이들었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놓는 제사 방법이다. 여기서 제사장이 제물을 위로 들어 올리는 것은 그 제물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뜻이며, 그것을 다시 내려놓는 것은 그 제물이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15:22 그릇 범죄하여. 이말의 원뜻은 ‘옆길로 빗나가다’, ‘취하여 비틀거리다’, 또는 ‘알지 못하고 죄짓다’란 의미로서, 연약한 본성 때문에 실수로 범한 비고의적인 범죄 행위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것을 인간 의지가 반영된 고범죄(故犯罪)와 구별하시고 그에 합당한 속죄제를 요구하신 것이다. 따라서 엄밀히 고찰하면, 여기에 나타난 규례(22-26절)는 앞서 제시된 레위기 규례(레 4:13-21)와는 구별되는 규례이다. 곧 레위기의 속죄 규례는 보다 분명하고 뚜렷한 어떤 위반죄에 대한 속죄 규례인 반면, 여기서의 속죄 규례는 보다 일반적이고 소극적인 태만 죄 내지는 무지 죄에 대한 속죄 규례라고 볼 수 있다. 여하튼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약함을 긍휼히 여기셨지만, 그 죄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물으신 것이다.

지키지 못하되. 하나님께서는 제사법과 더불어 그 법을 어길 경우를 대비한 법을 또한 허락해 주셨다(Knobel). 이처럼 인간의 약함을 인간 자신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는(시 103:4) 당신의 깊으신 자비와 긍휼로 인간이 계속적으로 당신과 교제할 수 있도록 속죄의 길을 열어주셨다(요 14:6).

 

15:23 명령한 날 이후부터 … 대대에 지키지 못하여. 이는 비록 많은 시간이 경과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제시한 율법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세대와 개인을 만날 수 없다는 불행한 가능성을 암시한 말이다(롬 3:10, 20). 동시에 이는 율법 외에 인간을 의롭게 할 또 다른 한 법이 계시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가능성을 시사한 말이기도 하다(롬 3:11).그리하여 실로 하나님께서는 때가 찬 경륜을 따라 ‘율법의 완성’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그를 믿는 자는 누구나 그 믿음으로써(以信) ‘의인’ 되게 하심으로(得義) 위의 희망적인 가능성을 현실화 하셨다(롬 8:2).

 

15:24 회중이 … 범죄하였거든.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의 범죄나 혹은 그들을 대표하는 제사장의 범죄는 한 개인의 범죄보다 하나님 앞에서 더 심각하게 다뤄졌다(레 4:13-5:13). 따라서 온 회중의 속죄를 위해서는 ‘수송아지’와 더불어 ‘숫염소’가 드려졌는데, 여기서 수송아지는 번제용이었고 숫염소는 속죄제용이었다. 그런데 실제 제사를드릴 때는 항상 그러했듯, 속죄제를 먼저 드려 죄용서 받은 후 헌신의 상징인 번제를 드렸을 것이다(Keil). 그리고 속죄제를 드리는 방법은 레 4:13-21에 명시된 규례대로 드렸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회중의 범죄시, 수송아지와 더불어 숫염소까지 요구된 것은 초기 규례(레 4:13-21)의 경우(수송아지만 허용)와는 조금 변경된 것이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아마 이는 율법의 기본 정신이 변질되지 않는 한 사소한 세부 규정은 당시의 상황 및 특징 등을 따라 보다 충실하게 보충, 확대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화제. 원문상으로 ‘번제’를 의미한다. 개역개정 성경에 ‘화제’로 번역된 것은 그것이 온전히 불로 태워져 드려진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규례대로 소제와 전제를 드리고. 즉 8-10절에 명시된 대로 수송아지를 드릴 때 동반되어야 할 소제물(고운 가루 3/10 에바, 기름 1/2힌)과 전제물(포도주 1/2힌)을 드리라는 뜻이다.

 

15:25 속죄하면. [히, 키페르] 기본 개념은 ‘덮다’, ‘지워버리다’이다. 이처럼 ‘속죄’는 희생의 피를 근거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죄를 가리우는 것’(시 32:1)이요, ‘도말하는 것’(시 51:1)이다.

부지중에 법죄함. 이 말의 기본 동사 ‘샤가그’는 ‘비틀거리다’, ‘실수하다’, ‘길을 잃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부지중에 범한 죄’는 죄를 죄인줄 깨닫지 못하고 지은 죄, 서두르다 실수하여 지은 죄, 또는 육신의 연약함 때문에 부득이 지은 죄 등을 가리킨다.

 

15:26 타국인도 사함을 받을 것은. 타국인들도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소속되어 있었으므로, 그들 역시 회중이 저지른 범죄의 영향하에 있었고, 아울러 그 범죄를 속하는 속죄의 은총 영역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의 속죄의 은총은 결코 편협적이거나 폐쇄적이지 않고 전 인류에게 미치는 것임을 알려준다. 실로 하나님은 모든 인간의 주인으로서, 그들이 당신의 법도에 따라 죄 고백을 성실히 한다면, 받아들이실 것을 약속하셨다. 그리고 이 약속은 온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마침내 성취되었다. 그러므로 죄를 고백하는 모든 자는 그 지위와 혈통에 상관 없이, 예수 안에서 구속과 자유의 기쁨을 맛보게 된다(롬 8:19-23, 고후 5:17).

 

15:27 한 사람이 부지중에 범죄하면. 개인의 죄는 회중의 죄에 비해 작은 예물이 요구되었다(레 4:27-5:13). 이 경우 원칙상 ‘암염소’가 요구되었으나 경제적 능력이 없는 가난한 자에게는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를,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려운 극빈자에게는 ‘고운 가루’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레 5:7-13). 이는 개인 각각의 형편을 깊이 아시는 하나님의 넓으신 사랑을 반영하며, 더불어 범죄자는 어떤 경우에라도 하나님 앞에서 속죄제사를 드림으로써 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엄숙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히 9:22).

 

15:28 부지중에 범죄한. 25절 주석 참조.

여호와 앞에 범한 죄. 여기서 ‘죄’에 해당하는 말은 본래 ‘표적을 맞추지 못하다’, ‘과녁으로부터 빗나가다’란 뜻의 기본 동사 ‘하타’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성경이 말하는 ‘죄’란 하나님의 목적과 뜻에서 빗나가고, 하나님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의 모든 행위를 포괄적으로 가리킨다.

 

15:29 본토 소생 … 타국인. 여기서 ‘본토 소생’(히, 에즈라흐)은 지역적으로 혹은 혈통적으로 태어나면서부터 이스라엘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 자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타국인’(히, 게르)은 본래 지역이나 혈통이 이방 출신이었으나, 할례를 받음으로써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 편입된 자들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들은 순수한 ‘외국인’(히, 노크리)들과는 구별되는 존재들로서, 이스라엘 본토 소생들과 동일하게 율법의 의무 및 권리가 부여되었다.

 

15:30 고의로. [히, 베야드 라마] 직역하면 ‘높은 손으로’, 또는 ‘손을 높이 들어’이다. 이것은 의지적이고 공개적으로 하나님의 뜻과 권위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행동이다(신 32:27, 사 10:32).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극도로 교만하여 손을 높이 쳐들어 휘두르듯이 공개적으로 범하는 죄악은 속죄제로 죄 용서함 받을 수 없었고 오직 멸망과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었다(마 12:31-32, 요일 5:16).

여호와를 비방하는 자니. 여기서 ‘비방하다’(히, 가다프)란 말은 ‘말로써 난도질하다’, ‘불경스런 말을 하다’는 의미이다(겔 20:27). 결국 여호와께 ‘손을 높이 쳐든’ 범죄는 여호와를 멸시하고 모독하여 그분의 영광을 크게 훼손시키는 행위이다.

끊어질 것이라. 여기서의 의미는 단순히 언약 공동체에서 파문당하여 축출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죄에 대한 대가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사실 부모의 권위를 모독한 자에게도 죽음이 돌아갔는데(출 21:17, 레 20:9), 하물며 하나님의 영광을 ‘비방한’ 자라면 영원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은 당연하다(마 12:31-32).

 

15:31 그의 죄악이 자기에게로. 직역하면 ‘그의 죄악이 그의 위에’이다. 이는 결단코 속죄될 수 없고 오직 그 죄책을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15:32 광야에 거류할 때에. 이때가 언제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모압 평지에 도착한 뒤의(20장) 사건인 듯하다. 그런데도 본 절 이하의 사건이 여기에 기록된 이유는 앞 절에 언급된 ‘여호와께 고의로’ 범죄한 자(30절)의 경우를 예로 들기 위해 정착 기간이 길었던 모압 평지의 생활 동안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이 부분에 첨가한 것으로 보인다(Keil, Pulpit Commentary).

안식일에 … 나무하는 것. 안식일에는 일체의 노동(심지어 불 피우는 일까지)이 금지된 법규가 시내 산에서 공포되었다(출 35:1-3). 그리고 율법 전반을 통하여 누차 안식일 준수를 거듭 명령한 바 있었다. 이 사실을 엄연히 알고도 안식일에 나무를 한 것은 고의적으로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는 행위였다. 결국 그 범죄자에게는 어떤 변명도 소용이 없었으며, 죽음이 기다릴 뿐이었다(출 31:14-15, 35:2).

 

15:33 모세와 아론과 온 회중 앞으로. 여기서 ‘온 회중’은 문자 그대로 200만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을 대표하는 장로 및 두령들의 회(會)를 가리킨다(실제 성경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본 절의 표현은 범죄자를 이스라엘 공동체의 재판석 앞으로 끌고 왔다는 뜻이다.

 

15:34 어떻게 처치할는지. 곧 처형하라는 명령은 이미 받은 바 있으나(출 31:14-15, 35:2), 안식일 규례 위반자에 관한 한 아직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처형할지는 지시되지 않았으므로, 지금 그 방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Keil). 이와 같이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신정(神政) 국가로서 모든 문제의 최종 결정권자는 하나님이셨다. 즉 이스라엘은 율법을 집행할 때 지도자의 즉흥적이고 강압적인 판단이나 군중들의 충동에 의해 법이 집행된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를 여호와의 뜻에 온전히 맡기는 계시 의존적인 삶을 살았다. 이처럼 성경은 가장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최종 판결을 맡김으로써 죄로 오염된 인간 이성의 오류를 방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딤후 3:15-17).

 

15:35 진영 밖에서 돌로 … 칠지니라. 먼저 ‘진영 밖에서’ 사형 집행을 하도록 명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의 거룩성이 미치는 영역, 곧 이스라엘 진영의 거룩성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서였다(12:15, 행 7:58). 그리고 ‘돌로 쳐 죽이는’ 형벌을 명한 것은 그 범죄에 대하여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또한 공동체의 연대 책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였다(레 20:2).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권위와 영광에 도전하는 자들에게는 예외 조항을 두지 않고 공개 처형시킴으로써 그 죄가 지니는 심각성과 파괴성을 온 백성에게 교훈하기를 원하셨다(출 31:14-15, 레 20:2, 24:14, 수 7:25).

 

15:36 돌로 … 쳐죽여서. 이러한 처형은 히브리 사회에서 가장 극악한 죄에 대해 시행하던 일종의 공개 처형법으로써, 안식일 규례 위반자 외에도 우상 숭배자(레 20:2-5), 여호와의 성호를 모독한 자(레 24:15-16), 부모에게 대적하는 패륜아(신 21:18-21), 간통한 남녀(신 22:22-24) 등에게 적용되었다.

 

15:37 37-41절. 본문은 거룩한 선민의 의복에 관한 규례로서, 곧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온전히 기억하여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들 의복의 옷단 귀에 ‘술’(tassels, NIV)을 달도록 한 내용이다.

 

15:38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여기서 ‘옷’(히, 베게드)이란 이스라엘인들이 걸치던 일상 외투를 가리킨다. 이 ‘베게드’가 신 22:12에는 ‘케수트’, 즉 별 치장없이 몸가림을 위한 ‘겉옷’이란 말로 대치되어 있다. 결국 이것은 통으로 되어 있고 앞 뒷면이 분리된 의복으로서 자연히 네 개의 모서리(끝단)가 있게 마련이다. 바로 이 네 끝단에 ‘술’(fringes, KJV / tassels, NIV)을 달게 된다. 한편 이 겉옷은 여행자나 가난한 이들에겐 이불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출 22:27).

술을 만들고. ‘술’(히, 치치트)이란 ‘꽃피다’는 의미를 지닌 ‘추츠’에서 유래한 말이며 ‘장식’, ‘꽃’, ‘끈’을 가리킨다. 이것을 청자색 실로 외투의 맨 끝단에 달았는데, 이러한 관습은 율법이 이스라엘 자손에게 있어서 생명의 꽃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출 28:36). 훗날 외식하는 유대인들은 이 ‘술’을 크게 하여 자신들의 경건을 공개적으로 자랑하곤 했다. 그러나 이 ‘술’을 옷에 달도록 명한 것은 자신의 경건을 과시하라는 뜻이 아니고,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죄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시각적 교육 효과를 위한 것이었다(39, 40절).

청색 끈을 … 술에 더하라. 여기서 청색 끈은 옷 네 귀에 달린 ‘술 뭉치’를 옷에 단단히 묶어두는 역할을 한다(Keil). 아울러 그것은 하늘 색깔을 상징하는 바, 곧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늘에 속한 백성으로서 그러한 백성답게 거룩하게 살아야 할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15:39 방종하게 하는. [히, 조님] 이 말의 원뜻은 ‘간음하다’로서, 상징적으로는 ‘우상을 섬기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문에서는 여호와를 떠나 이방의 세속적 문화에 도취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마음과 눈의 욕심을 따라. 눈은 죄악을 받아들이는 통로라 할 만큼 죄악에 민감하다. 따라서 일단 눈을 통과한 죄는 인간의 마음에 정착한 후 곧 한 개인의 전인격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처럼 인간의 감각 기관과 인간의 사고 및 정서의 상호 관계는 성경이 누누히 경고하고 있다(마 5:27-2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나약한 감각과 마음을 이해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옷에 이방인과 구별되는 ‘술’을 달게 하심으로써, 그 ‘술’을 볼 때마다 세상으로 향하던 눈을 돌려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기억하고 인식토록 했으며, 또한 그 행동에 있어서도 구별된 거룩한 백성답게 이방인의 모범이 되도록 하였다.

 

15:40 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 당신의 백성에게도 역시 ‘거룩’(성결)을 요구하셨다(레 11:44-45). 그러므로 ‘거룩’은 선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거룩’은 어떤 의식적인 행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본 절의 말씀처럼 부단히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함으로써 이루어져 간다. 실로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의 죄악을 깨닫게 하고, 회개로 인도하며, 거룩한 인격으로 변화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다(요 20:31, 딤후 3:15, 히 4:12-13).

 

15:41 나는 여호와 너희의 하나님이니라. 하나님은 규례를 계시하실 때 종종 당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과연 어떤 분이 되시는가를 강조하셨다(출 20 :1-2, 29:45-46, 레 11:45). 즉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강압적으로 율법의 멍에를 지우신 것이 아니라, 그들의 구원자이시며 인도자로서 그들의 진정한 유익을 위해 율법을 제공하심을 밝히시고자 당신과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언급하신 것이다. 한편 본 절에 언급된 ‘출애굽’ 사건은 흑암의 세력으로부터 당신의 백성을 해방시킨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 사역을 보여 주는 대사건으로서, 하나님 백성된 자들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밝혀주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그리고 이 ‘출애굽’ 사건은 오늘날 영적으로 우리 성도들 개개인에게도 실재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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