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 주석, 이사야 0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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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예루살렘과 유다 - 1:1과 2:1에는 '유다와 예루살렘'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선지자는 '예루살렘과 유다'라고 말함으로써 하나님의 심판이 성도(聖都)인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여 유다 전역으로 퍼져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히브리어 원문에는 '예루살렘으로부터 그리고 유다로부터'로 되어 있다. 그 의뢰하는 모든 양식과...모든 물 - 유다 사람들이 의지하는 모든 것들의 구체적 대상으로서 먼저 언급된 것은 '양식'(* , 레헴)과 '물'(* , 마임)이다. 이 둘은 비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인간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수 불가결한 두 요건으로서 거론된 것이다(Alexander, Delitzsch). 양식과 물을 끊는다는 것은 기근을 뜻하며(레 26:26;겔 4:16;5:16;14:13), 이것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침공 때 문자 그대로 성취되었다(왕하 25:3;렘 38:9;애 4:4, 10).

=====3:2,3
하나님의 심판은 앞절에서 묘사된 것처럼 단순히 육체적 파멸에만 국한되지 않고 공동체의 총체적 와해로까지 이어진다. 본문에서 선지자는 유다를 지탱하던, 다시 말하면 유다 사람들이 의뢰하고 의지하였던 그들의 지도자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1) 군사적 지도자들: 용사(* , 깁보르) - '힘있는 남자' 혹은 '영웅'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높은 계급의 군대 장관을 뜻한다(Michaelis, Gesenius, Delitzsch).
전사(* , 이쉬 밀르하마) - 군인을 가리킨다. 이 말은 앞의 '용사'와 관련하여 높은 계급의 군인으로 이해되기도 하고(vITRINGA), 혹은 '용사'와는 구별된 사병으로 이해되기도 한다(cOCCEIUS, dELITZSCH).
오십부장 - 50명으로 구성된 군대의 최하급 단위 부대의 장을 말한다. 이것은 본래 행정, 사법적인 목적에서 비롯되었으나(출 18:25, 26), 후에 군사적 목적으로 변경되었다.
(2) 정치적 지도자들: 재판관(* , 쇼페트) - 여기서는 사법적인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당국에 의해 임명된 행정 관리들을 가리킨다.
장로(* , 자켄) - 이들은 나이든 노인으로 그들의 지혜와 경륜을 발휘하여 지도적 위치에서 공동체를 다스렸다.
귀인(* , 네수 파님) - 문자적으로는 '얼굴이 들린 (사람)'인데, 사람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하했던 사람을 가리킨다(9:15;왕하 5:1;욥 22:8).
모사(* , 요에츠) - 왕의 측근으로서, 나라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조언을 했던 사람을 말한다.
(3) 종교적 지도자들: 선지자(* , 나비) - 하나님의 뜻을 백성들에게 계시해주는 일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본문에서 이들이 복술자와 함께 열거된 것으로 보아 거짓된 선지자를 가리키는 것같다(Michaelis, Gesenius).
복술자(* , 코셈) - 점을 쳐주는 사람을 가리킨다(겔 21:21-23). 이런 행위는 모셉법에 의해 정죄되었다(신 18:10-14).
능란한 요술자(* , 네본 라하쉬) - '라하쉬'(* )는 '속삭이다'는 뜻으로서, 마술 주문을 외우거나 중얼거리는 것을 가리킨다(삼하 12:19;시 41:7).
(4) 산업 기술자: 공교한 장인(* , 하캄 하라쉼) - 기술에 능한 사람들로서 전쟁 무기의제조(Michaelis) 혹은 우상 제조(Umbreit) 혹은 연금술(Gesenius, Ewald) 혹은 산업 기술(LXX, Luther, Vitringa)에 종사한 사람들을 가리킨다(왕하 24:14;렘 24:1). 앞절과 마찬가지로 본문의 예언 또한 느부갓네살 왕이 침공해 올 때 그대로 성취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왕하 24:14-16을 참조하라.

=====3:4
아이들로...적자들로...하시리니 - '아이들'(* , 네아림)과 '적자들'(* -, 타알룰림)은 병행하는 동의어이다. 이 명사들은 비인격적인 추상 명사로서 나이의 측면에서라기보다는 그 성격적 측면에서 '어린 것들'이라고 호칭된다. 따라서 이 말은 '유치함', '치졸함'(Delitzsch) 혹은 '무책임성'(Leupold)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어떤 주석가들은 이것이 20세에 왕위에 오른 아하스를 예언한 것(왕하 16:2)이라고 하기도 하고(Ewald, Hitzig, Knobel), 혹은 이사야 선지자 이후의 일련의 사악한 왕들을 가리킨다고 보기도 한다(Lowth). 그러나 12절의 '백성을 학대하는 자는 아이'라는 구절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 말은 특정한 인물에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적자'라고 번역된 '타알룰림'이 '욕망을 만족시키다', '자기 기분을 채우다'는 뜻을 가진 '히트알렐'(* -)에서 파생되었음을 보더라도, '적자의 통치'라는 것은 '법과 공의도 없이 오직 통치자의 기분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잔인성을 만끽하는 공포 정치'임이 분명하다. 5절 이하에서는 이러한 통치가 가져오는 비극적인 상황이 전개된다.

=====3:5
백성이 서로 학대하며 각기 이웃을 잔해하며 - 먼저 수평적 측면에서 극단적인 이기심과 불신으로 말미암는 인간 관계의 파탄이 초래된다. 그것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특징지워진다. 공동체 안에서 더불어 사는 이웃은 각기 돌보고 서로 즐거워해야 할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서로 학대하고 잔해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말이다.
아이가 노인에게, 비천한 자가 존귀한 자에게 교만할 것이며 - 수직적 측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권위의 상실이다. 그것은 하극상으로 특정지워진다. 고대 사회에서 노인은 일반적으로 존경의 대상으로 여겨졌다(레 19:32;신 28:50). 마땅히 있어야 할 공경과 우러름이 사라진 사회는 더 이상 질서있는 사회, 틀을 갖춘 사회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그것은 총체적으로 '무정부 상태'로 파악될 수 있다.

=====3:6
선지자는 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한 토막의 짧은 삽화를 소개한다. 그것은 남들보다 점잖은 옷을 입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도자가 되어 달라고 요청받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멸망을 네 수하에 두라 - 이 말은 앞의 '우리 관장이 되어'에 병행하는 말이다. 그 뜻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당신의 책임하에 수습해 달라'는 것이다. '손'(* , 야데카)은 권위를 상징하는 낱말이다(창 16:9;출 18:10).

=====3:7
나는 고치는 자가 되지 않겠노라 - 문자적인 뜻은 '나는 싸매는 자가 되지 않겠다'이다. '고치는 자'라고 번역된 '호베쉬'(* )는 '싸매다'는 뜻을 가진 동사에서 비롯되었다. 한편, 관장이 되어 달라고 초청받은 이의 이러한 거절에 대해 어떤 이들은 '나는 하지 않겠다'는 항의와 반감의 표현이라고도 하고(Lowth, Knobel, Alexander) 혹은 '나는 할 수 없다'는 무능력의 고백이라고 보기도 한다(Targum, De Wette, Leupold, Delitzsch).

=====3:8
예루살렘이 멸망하였고 유다가 엎드러졌음은 - '멸망하였고'로 번역된 '카쉘라'(* )는 '흔들거리다', '걸려 넘어지다'는 뜻을 갖고 있으며, '엎드러졌다'로 번역된 '나팔'(* )은 '떨어지다'는 뜻을 갖는다. 따라서 본문을 문자적으로 직역하면, '예루살렘이 비틀거리고 유다가 떨어졌다'가 된다. 선지자가 여기서 완료 시제를 쓴 것은 유다와 예루살렘의 멸망이 확실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예언적 완료 시제).
그 영광의 눈을 촉범(觸犯)하였음이라 - '촉범하였음이라'(* , 라므로트)는 말은 '항거하다', '대들다'는 뜻을 가진 동사 '마라'(* )에서 연유하였다(시 78:17). '영광의 눈'이란 표현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본성에서 뿜어 나오는 신령한 빛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영광은 종종 '눈'으로 비유된다(욥 25:5 참조).

=====3:9
그들의 안색이 스스로 증거하며...소돔과 같으니 - '그들의 안색'(* , 하카라트 페네헴)은 탈굼역과 시리아 역본을 따른 몇몇 주석가들에 의해 '한 쪽편을 들어 낯을 보아주는 당파적 편애'로 해석되기도 한다(Clericus, Hitzig). 그들은 신 1:17;16:19;잠 24:23;28:21 등에 나오는 유사한 표현에서 그 근거를 취한다. 그러나 이 구절은 어떤 특수한 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기보다는 병행하는 구절-'그 죄를 발표하고 숨기지 아니함'- 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처럼, 죄악이 너무 깊어서 얼굴에까지 각인되어 있는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Gesenius, Calvin, Delitzsch 등). 앞절에서 묘사된 그들의 죄는 뼈 속까지 파고들어서 영혼마저 마비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으며 굳이 죄를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오히려 담대하게 자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3:10,11
심는 대로 거둔다는 진리가 반복되어 나온다. 사람은 그 행위의 열매를 먹기 마련이다. 의를 심으면 의의 열매를, 악을 심으면 악의 열매를 말이다. 비록 경험적 현실에서 이 같은 응보가 그대로 실현되지는 않으나(시 73편;말 2:17;3:13) 하나님의 공의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그날에 모든 것은 바르게 드러날 것이다. 선지자는 지혜 문학적 격언 형식으로, 혹은 일반적인 금언 형식으로 이 같은 진리를 제시함으로써 이 말이 갖는 통시적, 공시적 보편성을 함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3:12
내 백성을 학대하는 자는 아이요 - 관할하는 자는 부녀라 - 선지자는 앞에서 논의된 내용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는 법정 진술로 이어지는 뒷부분과의 연관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문은 히브리어 원문대로 읽으면 '내 백성이여 !(혹은, 내 백성에 관해서 말한다면) 그들의 압제자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여자들이 그들을 억압할 것이다'이다. 여기에서 '아이들'이 나이와 관련된 것이라기보다는 성격적 측면에서의 방자함과 치졸함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4절). '아이들'과 더불어 거론된 '여자들' 역시 무능력하고 무자격한 통치자의 예로서 제시된 것이다. 어쩌면 선지자는 아달랴 왕비의 악한 통치(왕하 11:1-20)나 이세벧의 폭정(왕상 18:4;21:5 이하)을 상기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Leupold). 이러한 무자격한 통치자들이 나라를 주관하는 경우, 그 치명적인 결과는 자명해진다.

=====3:13
여호아께서 변론하러 일어나시며 백성들을 심판하려고 서시도다 - 본문에 사용된 두개의 동사, 즉 '일어나시며'(* , 니차브)와 '서시도다'(* , 오메드)는 각각 분사형으로서 여호와께서 재판하시기 위하여 법정에 들어서시는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해주고 있다(미 6:1 이하). 재판하시는 분으로서 여호와는 기소하는 검사요, 심판하는 판사며 집행자로 묘사된다(Delitzsch).

=====3:14
포도원을 삼킨 자는 너희며 - 원문대로 읽으면 '그리고 너희, 너희가 먹어 치웠다. 포도원을'이다. 강조점이 '너희'(* , 아템)에 놓인다. 여기에 묘사된 포도원은 이스라엘을 가리킨다(5장). 그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포도원을 가꾸고 돌보는 자들로 방백들과 장로들, 즉 지도자들을 세우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포도원을 지키라는 부름을 받은 그들에 의해 포도원이 침탈되고 황폐케 된 것이다. 병행하는 다음 구절에서 그들의 죄악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가난한 자에게서 탈취한 물건은...있도다 - '탈취한 물건'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게젤라트'(* )는 '가죽을 벗기다', '상처를 입히다'는 뜻의 동사 '가잘'(* )에서 파생된 말이다. 가난한 자를 착취, 약탈하는 것은 그의 피부를 벗기는 것과도 같은 끔찍한 악행이다.

=====3:15
어찌하여 너희가 내 백성을 짓밟으며 가난한 자의 얼굴에 맷돌질하느뇨 - 백서들에 대한 지도자들의 범죄가 두 동사로 명료하게 표현되었다. '짓밟다'(* , 다카)는 '박살내다', '짓이기다'는 뜻이며, '멧돌질하다'(* , 타한)는 '잘게 부수다', '억압하다'는 뜻이다. 여기 보여진 광경은 너무나 선명하고 참혹해서 결코 잊을 수 없다.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땅에 가슴을 대고 엎드려 있으며 그 얼굴은 피와 먼지로 뒤범벅되어 있다. 그 얼굴을 관원의 발이 짓누르고 있다. 그가 발에 힘을 줄 때마다 가난한 자의 얼굴은 더욱더 땅에 파묻힌다. 백성들에 대한 지도자들의 횡포가 이와 같았다. 지도자들의 범죄는 대개 정치적 이유로 밝혀지지도 않고 묵과되기 쉽다. 그러나 공의로운 하나님의 법정에서는 절대로 간과되지 않는다(잠 14:31;19:17;21:13;22:16, 22;28:27;29:7 참조).

=====3:16
시온의 딸들 - 1:8의 '딸 시온'이 성도(聖都) 예루살렘을 의인화시킨 것이라면, 본문의 '시온의 딸들'(* , 베노트 치욘)은 시온에 거주하는 부녀들을 가리킨다.
교만하여 - 교만의 주제가 2:11 이하에서 계속되고 있다. 남자들의 교만이 주로 권력과 물질에 대한 탐욕으로 나타난다면, 여자들의 교만은 주로 허영과 음란으로 나타난다.
늘인 목 - 고개를 숙이며 걷는 것이 겸양의 표시로 간주되듯이, 목을 늘여 머리를 하늘 높게 쳐들고 걷는 것은 교만의 표중으로 간주된다.
아기죽거려 행하며 - 아이들처럼 잰 걸음으로 걷는 것을 말한다. 이는 남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것이다. 루터(Luther)는 이것을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걸었다'로 번역하였다.

=====3:17
시온의 딸들의 정수리에 딱지가 생기게 하시며 - '정수리'는 머리 꼭대기를 말한다. 교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곳에 하나님은 딱지(* , 시파흐)가 생기게 하시리라고 말씀하신다. 딱지는 '옴 따위의 피부병'(KJV), '앞머리를 깎아 미는 것'(G.R. Driver), '대머리가 되게 하는 것'(Alexander) 혹은 '비듬투성이가 된 불결한 모습'(Lange) 등등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아름다움을 생명으로 하는 여성에게 이것은 치명적인 형벌이다.

=====3:18
구체적 목록을 열거하기에 앞서 선지자는 이것들을 '티프에레트'(* )라는 한단어로 요약한다. 이 말은 '장식품' 혹은 '화려한 옷차림'으로 번역할 수 있다. 발목 고리(* -, 아카심). 이는 금, 은, 상아 고리로서 발목에 다는 것이다. 머리의 망사(* , 슈비심). 이는 머리에 덮은 그물 아래로 금박이나 은박실을 땋은 것으로, 대개 리본 장식을 매었다. 반달 장식(* , 사하로님). 목에 둘러서 가슴까지 내려오게 한 반달 모양의 금속 목걸이를 말한다(삿 8:21).

=====3:19
면박(* , 레알로트) - 얼굴에 걸치는 값비싼 면사포를 말한다.

=====3:20
발목 사슬(* , 체아도트) - 이는 '걷다'(* , 차아드)에서 파생된 것으로, 걸음걸이를 멋지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발목 고리에 연결하여 단 장신구이다.
호산부(* , 레하쉼) - '마술부리다'(* , 라하쉬)에서 파생된 것으로, 부적과 같은 말이다.

=====3:21
지환(* , 타바오트) -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말한다.
코 고리(* , 니즈메 하아프) - 코를 뚫어 매다는 것으로, 동방에서 널리 사용된 장신구의 일종이다.

=====3:22
예복(* , 마할라초트) - 특별한 때에만 입는 정장을 말한다.
겉옷(* , 마아타포트) - 옷 위에 걸쳐 입는 가운 비슷한 옷으로, 안에 입은 옷보다도 더 화려하였다.

=====3:23
세마포 옷(* , 세디님) - 인도의 직물로 만든 베일이나 옷을 말한다(삿 14:12, 13, 잠 31:24).
너울(* , 레디딤) - 머리에서부터 겉옷 위로 둘러 전신을 가리는 넒은 망토를 말한다.

=====3:24
유다의 지도층 인사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백성들을 착취하고 있을 때, 부유한 시온의 부녀들은 축적된 부(富)를 이용하여 온갖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장식품들로 몸을 가꾸었음을 이상의 목록들에서 알 수 있다. 마땅히 가져야할 내면의 덕(벧전 3:3, 4 참조)은 가꾸지 않고 오직 외모를 꾸미는 데에만 혈안이 된 그들에게 여호와의 진노는 다음과 같이, 즉 먼저 사치스러운 것들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누추하고 비참한 것들을 들여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곧 없어질 좋은 것들과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나쁜 것들의 대조가 '대신에'(* , 타하트)라는 전치사에 의해 짝지워진다. '타하트'는 본절에 모두 5번 나온다. '자자한 흔적'(* , 키)이란 노예 혹은 죄인의 표시로서 불로 낙인한 것을 가리킨다. 한편, 본절에 열거된 사항들은 모두 전쟁과 관련된다. 즉, '상처입고-포로로 잡히고-슬픔으로 머리를 뜯고-국가적 재난에 직면해 베옷을 입고-끝내는 노예가 된다.' 시온의 부녀들이 누렸던 한때의 쾌락과 허용은 전쟁과 더불어 일순간에 재난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3:25
너희 장정(壯丁)은 칼에, 너희 용사는 전란(戰亂)에 망할 것이며 - 앞절에서 암시되었던 상황이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전쟁에서 읽은 것은 장식품들만이 아니다. 그들의 남편이 전쟁터에서 죽을 것이며, 따라서 그들 자신은 과부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불행 이외에, 나라 전체가 치욕적인 패배 속에 함몰되리라는 내용도 함축되어 있다.

=====3:26
그 성문은 슬퍼하며 곡할 것이요 - 성문은 백성들의 삶의 중심지이다. 한때 웃음소리 드높았던 그곳이 그날에는 통곡소리로 가득할 것이다. 한때 오가는 사람들로 붐볐던 그곳은 그날에 남편을 잃은 여인들의 울부짖음만 스산하게 울려 퍼지는 텅 빈 공간이 될 것이다(14:31;렘 14:2;애 1:4).


본장은 시온의 수치스런 현재의 모습과 그로 인한 심판 선언에 관한 기록의 연장으
로서 전장 후반부(2:6-22)의 내용을 한층 더 구체화시켜 언급하고 있다. 특별히 선지
자는 앞에서 주로 언급한(2:10-17) 먼 미래적 심판의 날이 이제 범죄한 하나님의 백성
들에게 근접한 심판의 형태로 나타날 것임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스라엘에
임박한 하나님의 심판이 먼 미래의 종말적 심판의 한 유형임을 예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본장은 (1)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와해될 유다(1-12
절), (2) 심판의 동기 - 지도자들의 죄(13-15절), (3) 시온의 딸들의 죄와 그들을 향
한 심판 선언(16절-4:1)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본장에서는 심판의 이유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먼저 선지자는
유다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범죄했기 때문에 종교적인 영역뿐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사회,문화,군사,윤리, 등의 모든 영역에서 와해될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하나
님의 영광을 가리우는 죄를 범하고도 심판을 두려워하며 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
개적으로 자랑하였다(8,9절). 이와같이 세속화된 삶은 결국 언약을 본질적으로 파기하
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둘째로, 선지자는 백성의 지도자들의 죄를 대표적으로 들추어 책망하면서 심판을
선언한다(14,15절). 이사야가 전반부(1-12절)에서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와해될 유다
의 운명을 기록한 후 바로 뒤를 이어 유다 지도자들의 죄와 그에 대한 책망을 기록하
고 있는것은, 유다의 범죄와 심판과 무너짐에 그 지도자들의 범죄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말하려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하나님은 '포도원을 삼킨 자' 곧 유다를 멸
망시킨(5장 ; 시 80:8-18 ; 렘 2:21 ; 12:10 ; 겔 15장 ; 호 10:1)주범이 바로 백성의
장로와 방백들 이라고 선포하신다. 그들은 가난한 자들에게서 물건을 탈취하고 학대한
죄를 지었다(13-15절).
셋째로, 선지자는 사치와 향락에 젖어 있는 시온의 딸들의 모습을 지적하면서 수치
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게 될 심판을 선언하신다(16-26절). 사실 좀더 포괄적으로 생
각할때 '시온의 딸'은 단지 유다의 여인들만이 아니라 모든 백성들을 가리키는 것이
다. 선지자는 유다 백성들을 여인에 비유하여 그 타락상을 지적하고 있다(1:21). 하
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갖추어야 할 진정한 아름다움을 상실한 채 이방 여인들과 같
이 세속적인 미를 추구하는 유다 여인들은 결코 심판을 면할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에서 밝힌 유다의 심판의 이유는 근본적으로 지도자의 부패에서 출발
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 백성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으로 그
백성을 의와 공평과 사랑 안에서 다스리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그러나 백성의 지도층
은 하나님을 떠나 자신들의 특권과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기적 욕심을 채우려고
불의와 압제를 행하였고(1:23), 결과적으로 공동체의 전적 부패와 타락을 초래하고
말았다.
오늘날에도 교회 지도자들의 영적, 윤리적 부패는 교회의 타락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교회 지도자들이 교회 안에서 말씀의 전달자(설교자)로서, 치리
자로서, 영적 아버지로서, 섬기는 종으로서,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동역자로서 바른 목
회 윤리를 가지고 있지 못할 때. 또한 모범적 시민으로서, 사회 선도자로서의 바른 사
회 윤리를 가지고 있지 못할때, 그리고 가정생활, 언어생활, 금전생활 등에서 바른 생
활 윤리를 가지고 있지 못할때, 교회는 전체적으로 부패하고 타락하게 된다. 결국 교
회 지도자들의 부패는 교회의 부패를 가져 오고, 교회의 부패는 세속 사회의 부패와
타락을 더욱 가속화시킨다. 그러므로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항
상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온전한 신앙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
이제 지도자를 포함한 유다 백성의 부패로 인하여 주어지는 하나님의 심판이 강력
하게 선포되는 본장을 다음과 같이 몇 개의 단락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와해될 유다(3:1-12)

전 단락(2:6-22)에 이어서 시온의 죄악으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을 계속해서 선포
하고 있는 본 대목은 심판으로 인한 유다의 혼란상을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별히 '도울 힘이 없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는 앞장 마지막 구절(2:22)의 경고에
이어지는 본 대목의 초두(1-3절)에서는 하나님 대신 의지하는 모든 것들이 제거된다
고 선언한다.
선지자는 유다 백성이 의지하고 있던 다양한 종류의 모든 의지물을 하나님께서 남
김없이 제하실 것을 선언하기 위해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를 중복하여 '의뢰하며 의지
하는것'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제거되어질 구체적인 의지 대상을 다음과 같이 나열
한다. 즉,'양식','물','용사','전사','선지자','복슬자','장로','오십부장','귀인','
모사','공교한 장인','능란한 요술자'등이다(2,3절). 여기서 '양식'과'물'은 생명 유
지를 위해 꼭 있어야 할 필수적인 것이므로 맨 처음에 언급되었는데, '의뢰하는 양식
을 끊는 것'(레 26:26 ; 시 105:16 ; 겔 4:16 ; 5:16 ; 14:13)은 곧 죽음을 의미할
뿐 아니라 양식 결핍으로 인한 온갖 끔찍한 다른 상황들이 야기될 것(레 26:27-29 ;
신 28:53-57 ; 왕하 6:25-29 ; 애 2:20)도 포함하는 것이다. 특히 이 단어들에 '모든
양식','모든물'등과 같이 '모든'이란 형용사가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심판
의 철저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유다가 의지하는 용사,전사 등의 군사력,재판관,장
로,오십부장,귀인,모사,장인 등의 지도자(2:2,3절)등을 제거함으로써 백성들이 무정부
적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결과 백성들은 서로 학대하고, 이웃을 해치며,
하극상이 속출하게 되어 모든 질서가 완전히 붕괴되고, 회복 불능의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이러한 심판 선언을 들은 유다의 모든 지도층과 백성들은
모두다 깊은 절망감에 빠졌을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사야는 하나님의 그
같은 심판 선언이 유다 백성의 언어와 행위의 범죄 때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8,9
절)회개를 촉구한다(10,11절). 이러한 사실을 볼 때 선지자가 심판을 선포하는 주된
의도는 참된 회개를 유도하여 축복을 전달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된다.

2. 지도자와 시온의 딸들을 향한 심판 선언(3:13-26)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선지자는 이제 심판의 이유에 대해 설
명하고 있다. 여기서는 특히 지도자들의 죄와 사치스러운 여인의 죄가 부각되고 있다.
이제 각각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1) 지도자들의 죄와 그에 대한 책망(13-15절) ; 하나님은 유다를 삼키고 멸망시킨
장본인들이 바로 유다의 지도자들이라고 말씀하셨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
리는 자들의 이기적인 욕심과 모든 비 윤리적 행위는 모든 백성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
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즉, 지도층의 불의를 목격한 백성들은 담력을 얻어 똑같이 이
웃을 학대하고 공격하는 부패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미 3장). 따라서 유다의 범죄의
일차적 책임은 지도자가 져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유다 지
도자들의 범죄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심판을 선언하신 사실에 대해 세속 사회를 지
도하는 지도층의 부정,부패를 지적하고 개혁하려는 내용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은 단지 다른 이방과 같은 하나의 '국가'가아니라, 하나님과 독
특한 언약 관계를 맺고 있는 구약 시대의 교회라고 볼 수 있다(행 7:38). 그러므로
본 단락의 말씀이 적용되어야 할 대상은 일차적으로 세속 사회가 아니라 교회이며,
세속 사회의 지도자들이 아니라 교회 지도자들의 삶에 적용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2) 시온의 딸들의 죄와 그에 대한 심판(16절-4:1) : 하나님은 지도층 인사들의
죄에 이어 시온의 딸들의 죄악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여기서 '시온의 딸들'이 의미하
는 바를 문자적으로 보면 유다의 모든 여인들, 보다 직접적으로는 유다 지도자들의
아내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나, 유다의 전체 백성을 의미할 수 있음을 염두
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본문은 유다 백성의 죄악된 모습을 여인들의 타락에 비유하여
포괄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사야 선지자는 당시 실제로 존재했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치
품들과 교태로운 모습들을 상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여인들의 관심이 오직 세속적, 외
적, 육체적 아름다움만을 가꾸고 사치와 향락을 일삼는 데 있었음을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16-23절). 만약 이 여인들이 지도자들의 아내를 의미한다면 아마도 자신들의 사
치와 향락을 위하여 남편들로 하여금 백성을 더욱 학대하도록 조장했을 것이다. 또한
여인들이 착용하는 21가지의 장식품중 호신부와 반달 장식은 악마를 물리치기 위한 이
교적 장신구로서 당시의 영적 타락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상과 같은 시온의 딸들의 교만과 범죄는 하나님의 심판을 초래하게 되고, 결과
적으로 더욱 더럽고 추하고 가련한 몰골을 하게 된다(24-26절). 즉, 향 대신 썩은
냄새, 띠 대신 노끈, 숱한 머리털 대신 대머리, 화려한 옷 대신에 굵은 베옷, 고운 얼
굴 대신에 자자한 흔적등이 나타나게 된다(24-26절). 이러한 묘사는 현재 죄악 중에
추구하는 세속적 영광과 심판의 결과로 오게 될 비참함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선지자는 사치와 향락에 빠진 시온의 딸들이 장차 앗시라아, 바벧론의 침략으로 사치 대신 수치를 당케 되고, 저희 장정과 용사들이 전쟁에서 죽으며, 시온은 슬픔과 황무함만이 남게 될 것을 예언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본장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거룩을 상실하고 타락했을 때 주어지는 결과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있다. 유다 백성들은 교만에서 출발하여 우상 숭배와 자기 만족과 사치와 향락으로 귀결됨으로써 멸망을 자초하게 되었다. 오늘날 교회는 이러한 이스라엘을 거울로 삼아(고전 10:11) 동일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속사람을 아름답게 해야 할 것이다(벧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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