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본절 이하5절까지는 전쟁에 임할 왕을 위해 온 회중이 도움을 구하는 기도의 장면이다.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 '환난 날'은 대적들의 공격이 임박한 때를 일컫는다. 이 때는 여호와께 부르짖어야 하는 때이다(18:6).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 - '야곱'은 이스라엘 민족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의 이름은 야곱에게서 유래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곱의 하나님'은 곧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같은 의미이다(Briggs, Calvin). 또한 '야곱의 하나님'이란 말은 하나님의 신실성을 나타내 주기도 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야곱과의 언약을 신실하게 이행하신 데서 비롯되었다(창28:15, Rawlinson). 한편, '하나님의 이름'은 본시에 모두 세 번 언급되었는데(1,5,7절). 이 이름은 성경에서 하나님 자신과 동일시된다. 하나님은 자신이 임재하신 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말씀하셨으며(신 12:5,21;와상 14:21;대하 12:13), 그 이름은 자신과 다를 바 없이 거룩하고 존귀한 것이다(111 :9;대상 17:24, Lange, Rawlinson). 하지만 '하나님의 이름'은 천상에서보다 지상에로의 임재라는 독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여호와 자신은 하늘 보좌에 앉아 계시지만 그의 이름은 지상에서 계시되어진 것이다(신 12:11,21). 특히 '하나님의 이름'은 언약궤 위에 임재하신 것으로 나타나며(삼하 6:2) 중앙 성소의 개념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Kraus). 한편, 구약에서 하나님의 이름은 단지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되지 않고 이스라엘을 도우시는 구체적인 개념으로 이해되었다(44:5;118:10-12;124:8;잠 18:10). 그러나 이는 신(神)의 이름에 대한 미신적인 신앙으로 일관했던 이방 종교(이들은 신의 이름을 맹목적으로 부름으로써 기적적인 현상을 기대했다)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없는것으로 지상, 특별히 성소에 임재하여 계신 하나님에 대한 구체적인 신앙의 측면이었다.
=====20:3
소제...번제 - 이 제사들은 전쟁에 나가기 직전에 드린 것으로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를가지고 있다(Hengstenberg, Kraus). 소제는 번제를 드린 후 반드시 드리는 곡물 제사로 번제와 거의 동시적으로 드려졌다(Briggs).
셀라 - 이에대해서는 3:2 주석을 참조하라.
=====20:4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 '마음의 소원'이란 다름 아닌 임박한 전투에서의승리였다. 다윗은 이 소원을 기도로써 하나님께 아뢰었을 것이다.
=====20:5
너의 승리로 인하여 - '승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예슈아'(* )는 '구원'을 의미한다. 대적들로부터의 구원은 곧 승리를 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적인 측면에서 대적 마귀에 대한 구원도 승리이다.
우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 기를 세우리니 - 여기서 또다시 '하나님의 이름'이 강조되었다. 왜냐하면 앞으로 거둘 승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얻어질 것이기 때문이다(Kraus). 동시에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언급으로써 우리는 이스라엘의 승리의 기쁨이 그저 희희낙락하기만 하는 이방 민족들의 기쁨과는 현저히 구분되는 것으로, 경건에 기초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Calvin). 한편, '기를 세우리니'를 혹자는 적들의 요새나 성(城)에 자기들의 기를 꽂는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Rawlinson). 그러나 이는 승리를 기뻐하며 축하한다는 시적(詩的) 표현으로 상반절의 '개가를 부르며'와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Lange, Calvin).
여호와께서 네 모든 기도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 이 구절은 4절의 내용과 유사하다. 이로써 다윗왕이 임박한 전투를 앞두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기도는 선택된 왕의 특권으로 그의 올바른 기도는 반드시 응답되는 특성을 가진다(2:8, Kraus).
=====20:6
구원하시는 줄...구원하는 힘으로 - 앞의 '구원하시는'은 문법상 완료 시제이다. 비록 전투는 벌어지지 아니했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계시로써 이미 승패가 결정되었음을 바라보았으며Craigie), 그 승리는 하나님의 오른손으로 성취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본 구절의 '구원'이란 표현은 대적들에 대한 승리를 의미한다.
이제 - 기도와 희생 제사를 드린 이후를 가리키며 이때는 염려가 확신으로 변한때이다(Briggs). 이 용어가 사용됨으로써 본시의 상황이 새롭게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아노니 - 본 구절에서만 인칭이 바뀌었다. 즉, 지금까지(1-5절)는 기도의 주제가 1인칭 복수였으나 여기서는 1인칭 단수로 사용되었다. 즉, 복수의 화자(話者)에서 단수의 화자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바뀌어진 화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혹자는 성소에서 회중의 기도를 다 들은 대제사장이라고 주장한다(Tawlinson). 하지만 중간에서 갑자기 대제사장이 출현했다고 하는 것은 의외적인것으로 볼 수 있다. 그보다는 역시 회중의 기도를 다 들은 본시의 저자인 다윗 자신이라고 말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 회중의 기도는 다윗을 위한것이었는데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답을 다윗 왕자신이 하였을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lange). 한편, 그와 백성들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즉각적으로 그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이 다윗이 본절의 화답을 하게 된 또 하나의 동기일것이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Kraus). 이로써 그는 확신에 찬 화답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거룩한 하늘에서 저에게 응락하시리로다 - 다윗은 하늘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이 표현을 사용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전쟁에 개입하실 것이 확실하다.
=====20:7
여기서 다시 왕의 말에 대한 회중의 화답으로 내용이 전환되고 있다.
혹은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 '병거'와 '말'은 아람 연합군의 병력을 대표한다(삼하8:4;10:18). 이와달리 이스라엘에는 병거와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주로 산지로 형성되어 말을 사용할 형편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며, 보다 중요한 이유로는 신정 국가의 왕에 대한 하나님의 계명에서 말의 사용을 금하였기 때문이었다(신 17:16). 그러나 다윗 이후 솔로몬과 다른 군주들은 말을 사용하였다.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 이는 상반절과 대구(對句)를이룬다. 대적들은 병력을 의지하나 이스라엘은 오직 여호와를 의지할 뿐이다. 여호와의 참전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병력은 산산이 흩어져 버리고말 것이기 때문이다(사 30:15, 17;31:1;슥 4:6). 이와 같은 백성들의 확신은 저들이 전쟁을 하나님을 위한 성전(聖戰, holy war)으로 이해하였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걔 한다(Kraus).
=====20:8
저희는 굽어 엎드러지고 우리는...서도다 - '저희'(대적)와 '우리'가 서로 대조되어 있다. 그리고 '엎드러진다'는 말은 서 있음을 전재한 말이며, '일어나 선다'는 말은 엎드러져 있음을 전제한 말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전쟁초기의 상황이 대적들에게 훨씬 유리하나 전세가 역전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Delitzsch). 여기서 '굽어 엎드러진다'는 말은 완전한 패망에로의 진행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즉, 저들은 처음에는무릎을 꿇지만('굽어') 다음에는 완전히 패망하고 말것이다(Lange). 반면에 '일어나 바로 선다'는 말은 이스라엘의 완전한 승리에로의 진행 과정을 보여준다. 즉, '일어난다'는 말은 전세를 역전시킨다는 말이며, '바로 선다'는 말은 완전한 승리를 거둔다는 의미이다.
=====20:9
여호와여 구원하소서 - 이는 본시의 주제이다. 앞에서 이 주제를 다른 다윗은 결론부분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부를때에 - 환난 날, 곧 임박한 전쟁의 때이다(1절).
왕은 응락하소서 - '왕'은 여기서 하나님이다. 고대 주석가들은 이를 그리스도로 보았다(Lange). 사사 시대 이후 왕정(王政)이 시작되어 명목상으로 다윗 계열이 왕이 되었으나 이스라엘 사회의 실제의 왕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셨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그 왕권을 이 땅에서 직접 행사하셨다.
왕의 출전(出戰)에 앞서 승리를 기원하는 냐용으로 되어 있는 본사는 (1) 왕을 위한
백성들의 중보 기도가 들어 있는 전반부(1-5절)와, (2) 압도적인 승리에 대한 확신이
드러나고 있는 후반부(6-9절)롤 구성되어 있다.
본시는 다윗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기에 앞서 승리를 기원하는 제사 읫기에서 사용
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많은 학자들은 본시에 나타난 전쟁이 다윗이 수리아와 암몬
사람과의 전쟁 기간 동안 심한 고통을 겪었는데 암몬 왕의 궁을 완전히 정복한 후 하
나님의 은총을 회복했다. 바로 본시는 다윗이 암몬 사람과의 결전을 앞둔 상황에서 하
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바라보며 간절하게 도움을 간구하는 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본시는 일반적으로 '기도시'로 분류된다. 다윗은 자신을 객관화되어 제삼
자의 위치에 놓고 왕을 위한 민족 전체의 중보 기도를 기술한다. 위기에 처한 왕을 위
한 이스라엘의 간절한 기도는 일차적으로 다윗의 승전을 기원하는 내영이지만 더 확장
하면 그리스도의 왕권과 통치에 대한 열망을 예표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시는 2, 45,
72, 110, 118편 등과 함께 '메시야 시'라고 불리워지기도 한다.
한편 본시는 문학적으로 정교하게 구성된 통일체를 이루고 있다. 처음과 마짐가 절
이 동일한 내용으로 되어 있는 봉합(inclusion)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전반부에는 주로
동의적 대구법(synonymous parallelism)이 사용되었고(1-4절), 후반부에는 대조적 대
구법(antithetic parallelism)이 쓰여졌다(8절). 또한 많은 절들은 핵심 단어들(key
words)이 교차되어 나타나는 교차적 대구법(chiasmus)이 쓰여졌다(2, 3, 4, 5a, 6절).
이처럼 치밀한 구성을 통하여 본시는 작자의 감정을 점진적으로 고조시키며 승리에 대
한 확신을 생생하고 다채롭게 묘사하고 있다.
이제 이스라엘 왕을 위한 민족적 중보 기도가 간절하게 드러나는 본시의 내용을 두
단락으로 나누어 좀더 자세하게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왕을 위한 백성들의 기도(20:1-5)
본 대목에는 전쟁을 앞둔 왕을 위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백성들의 기도가 들
어 있다. 이스라엘은 이방 민족과는 달리 전쟁의 승패가 병력이나 무기, 전술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여호와를 의지하는 신아에 달려 있음을 알았다. 그들은 전쟁을 수행하
기 전에 먼저 성소에 올라가 기도와 제사를 드림으로 여호와의 참전(參戰)을 요청한다
(2, 3절). 물론 그들이 전쟁 준비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전쟁의 주
관자이심을 알고 도우심을 간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백성들의 신앙적 태도는 승리와
감사의 궁극적 원동력이 된다.
또한 우리는 여기서 왕과 백성들 사이의 연합을 발견할 수 있다. 백성들은 왕을 원
망하거나 경멸하지 않았고 왕의 고난을 자신들의 고난으로 생각했다.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도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합심(合心) 기도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왕의 승리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고(2절), 같은 믿음을 가졌고(1, 5절), 같은 목소리로
왕을 위해 기도하였다(3, 4절). 이스라엘은 결국 중보 기도의 힘으로 말미암아 대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시 21:1).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합심 기도의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온 백성들이 한마음으로 연합하게 된 배경에는 다윗 왕의 경건이 커다란 역할
을 하였다. 다윗 왕은 백성들 앞에서 명실 상부(名實相符)한 신정 국가의 왕으로서 기
름부음 받은 하나님의 종답게 행동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환난에 처했을 때 기도하는
왕이었고(4절), 하나님께 예배하는 왕이었다(3절). 바로 이와 같은 경건을 목격한 백
성들은 모두 왕을 존경하게 되었고 그를 위해 전심으로 기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여
기서 신정 국가의 왕의 자격 유무(有無)는 현명한 통치나 판다단보다 먼저 하나님앞에
기도하며 예배드리는 경건한 태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건은 모든 능력 중에서 가
장 위대한 힘을 소유한다.
2. 기도 중의 확신(20:6-9)
본 대목은 백성들의 기도에 대한 다윗의 화답(6절)과 승리에 대한 백성들의 확신
(7-9절)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본 대목은 기도의 응답으로 인하여 주어지는 승리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차 있
다. 이러한 확신은 많은 병력이나 강력한 무기의 소유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
나님의 능력에 의지한 참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다윗 왕은 이번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의 오른손에 달려 있다고 백성들에게 말하였다(6절). 백성들도 병기와 말을 앞세운 대적들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만을 의지한다고 화답하였다(7절). 지금도 적들이 비록 유리한 상황에 있지만 결국 하나니므이 개입으로 말미암아 적들은 패망당하고 이스라엘이 승리할 것임을 확신한 것이다(8절). 이와 같은 왕과 백성들의 확신은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믿음으로 형성된 것이기에 더욱 가치있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전쟁 이전에 믿었던 승리를 전쟁 이후에 그대로 목격했으며, 전쟁 이전에 바랐던 대적들의 완전한 패망을 전쟁이후에 그대로 보게 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믿음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 안에서 바라고 믿는 모든 것들으 마그대로 얻게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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