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19:1,2

 

아합왕이 그 아내 이세벧에게 보고한 것은, 하나님의 놀라은 기적적 역사를 증거

함보다는 다만 엘리야를 반대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렇게도 자기 아내 앞에서는 의로

운 주장을 세워보지 못하고 아부자의 심리로 그의 우상주의에 휩쓸리고 만 것이다. 의

(義)에 대하여 악인은 언제나 약하다(잠 28:1).

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생명 같게 하리라(2절 중간). - 우상주의로 굳어진 이세

벧은 갈멜산에서 죽임이 된 바알의 선지자들 가운데 한 사람처럼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는 엘리야의 기적에 대하여 아합의 증거를 듣고서도 어찌하여 더욱 강

퍅해졌을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하여 애굽 왕 바로의 강퍅해졌던 일로써 설명할 수

있다. 본래 진리를 대적하는 에 강퍅해진 자들은 하나님의 기적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

고 도리어 자기들의 악한 주장을 끝까지 관철할 기회만 찾는다. 출

7:20-22,8:15,32,9:34 참조.

 

 

왕상 19:3,4

 

"엘리야"는 그를 죽이겠다는 이세벧의 말을 들은 뒤에 "광야로" 도망하였다. 이

때는 그가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권능을 행한 직후인데 그는 왜 이렇게 도망하였을까?

(1) 이에 대하여 어떤 학자들은 말하기를, 하나님의 권능이 함께 하시는 동안 엘리야

가 담대하였지만 그렇지 않은 때에는 그도 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도 "우리와 성정

이 같은 사람"이었다(약 5:17)고 한다. (2) 델리취(Delitzsch)는, 이 때의 엘리야의

처신이 망명하려는 목적이 아니고 고요한 광야에서 기도하며 그 생명을 주님께 맡기는

신앙의 힘을 얻으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 생명을 위하여 도망하여"란 말(*

)이 비겁한 도피가 아니고 그 생명을 하나님께 맡기려고 고요히 후퇴

함이다. 4절 참조.

브엘세바에 이르러 자기의 사환을 그곳에 머물게 하고 스스로 광야로 들어가 하룻

길쯤 행하고(3하반-4초두). - 엘리야가 이렇게 홀로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간 것은

그가 뜻한 바 있어서 고요한 자리를 찾아 하나니께 호소하려는 것이었다.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죽기를 구하여 가로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4절 중간). - "로뎀나무"는 흰 꽃이 피며 그 높이는 3.5미터 정도인데 사

해 주변과 아라비아 사막과 또한 유대 광야에 많이 있다.

엘리야가 "죽기를"구한 것은 자살 의도도 아니며 생명을 저주함도 아니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는 하나님께 가서 사는 생명을 구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의로운 사람(믿

는 사람)에게는 죽음이 좋은 것이다. 그의 몸의 죽음은 영혼에게는 삶이 된다(Matthew

Henry). 시 116:15;잠 14:32 참조. 엘리야의 이 기도는 생명의 주재자(主宰者)가 자기

가 아니고 하나님이신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 이 말의 히브

리어(* )는 "내 영혼을 취하옵소서"라고 개역되어야 한다. 이 문구의 의

미는 영혼의 주재자는 오직 하나님이신 사실을 가리킬 뿐 아니라, 영혼이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 구원의 복(福)이 되는 사실도 암시한다.

나는 내 열조보다 낫지 못하니이다(4절 끝). 엘리야는 자기가 선조들보다 나은 것

이 없는 인생 뿐이니만큼 더 이상 고난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엘리야가 하나님께 "내 생명을 취하옵소서"라고 기도한 데 대하여 하나님의 응답

은 반대로 나타나서 그로 하여금 땅 위에서 더 살도록 기적적으로 음식물을 공급해 주

셨다. 이 때에 엘리야가 머문 곳은 음식물이 전연 없는 쓸쓸한 광야였다. 참으로 하나

님의 기적이 아니고서는 그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엘

리야의 생명 연장을 위하여 특별히 간섭해 주셨다. 우리의 생명 연장이 필요하다면 하

나님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우리의 생명을 보호해 주신다.

 

 

왕상 19:5

 

천사가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 여기 이른 바 "천사"(*

)는 7절에 나오는 "여호와의 사자"(* )와 같은 분이다. 그런데

"여호와의 사자"는 구약 시대에 나타나셨던 그리스도이시다(Abraham Kuyper, De Engel

Gods, hoofdstuk XXV). 그는 이 때에 음식물을 엘리야에게 제공하시면서 긍휼과 자비

로 접촉해 주셨다. 이 장면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후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셔서

"조반"을 준비해 주신 장면(요 21:9-14)과 유사하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든지 우울한

중에 빠진 성도들에게 자비와 위로를 베푸신다.

 

 

왕상 19:6

 

이에 먹고 마시고 다시 누웠더니. - 그가 다시 누운 것은 그의 피곤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천사는 재차 그를 위로하며("어루만지며")"일어나 먹으라"고 권하였다.

 

 

왕상 19:7

 

네가 길을 이기지 못할까 하노라. - 이 말씀(* )은, "길

이 네게 멀기 때문이다"라고 번역될 수 있다. 이 말씀의 의미는 엘리야가 앞으로도 걸

어갈 여정(旅程)이 먼 것을 그에게 미리 알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엘리야로 하여금

그 여행을 통하여 하실 일이 있었다.

 

 

왕상 19:8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행하여 하

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 엘리야가 두 차례 먹고 마시고 "40 주 40 야"를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을 자연적 능력이 아니고 특별한 초자연적 능력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세우신 특별한 사자에게는 특별한 능력을 주셔서 사명을 감당케 하시는 일이 있다. 브

엘세바에서 호렙산까지의 거리는 약 200마일이며, 그 길을 가는 데에 40 주야까지 걸

릴 것은 없다.델리취(Delitzsch)에 의하면, 엘리야의 여행이 "40 주야" 동안 걸린 것

은 그가 여기 저기 두루 돌아다니다가 호렙산에 갔기 때문이며, 그렇게 여러 곳은 다

니게 된 목적은 신앙 연단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마치, 이스라엘 민

중의 40년 동안 광야 생활이 그들의 신앙 연단을 위함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왕상 19:9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 이 문구(* )는, "네가 여기서 무엇

을 하느냐"(What doest thou here?)라고 번역되어야 한다(King James Version). 엘리

야가 호렙산 굴에 유하고 있는 때에 임한 하나님의 이같은 말씀은 그에게 적합한 것이

다. 그는 그 이상 더 우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필요 없고, 거기서 떠나서 다시 그

의 사명을 실행해야 될 것이었다. 오늘날도 신자가 그 심령에 우울함이 깃들 때에는

고요한 자리 를 찾아가서 기도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 너무 오랜 세월을

소비해서는 안된다. 그는 다시 주님의 일을 함으로 힘을 얻게 되고, 기쁨도 회복하게

된다.

 

 

왕상 19:10

 

여호와를 위하여 열심이 특심하오니. - 엘리야의 경건과 함께 그의 교만이 이 말

에 나타났다. 신자들이 자기는 하나님을 위하여 충성한다고 자부할 때에 자신도 모르

게 지나친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언제나 "무익한 종"으로 자처해야 된

다(눅 17:10). 롬 11:2-4 참조.

오직 나만 남았거늘 저희가 내 생명을 찾아 취하려 하나이다. - 이 때에 엘리야를

죽이려고 한 자는 이세벧이었다(1절). 그런데 이세벧의 우상주의와 맞서는 자가 그 현

재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는 한 사람도 없다고 엘리야는 말하였다. 그렇지만 그런 생

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 시대에 오바댜가 숨겨 두고 식물을 공급하는 100명의 선지자

들도 있지 않았는가? 하나님도 그 때까지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자 7000명을 남

겨두셨다(18 절).

 

 

왕상 19:11,12

 

여호와께서는 엘리야를 격려하심에 있어서 네 가지 기사(奇事)로 하셨다. 곧, 그

로 하여금 산에 서서 하나님의 지나가심을 보도록 하셨는데 그의 "지나가시는" 장면에

(1) "강한 바람", (2) "지진", (3) "불"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 세가지 가운데 하나님

은 계시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이 때에 "바람", "지진", "불"이 나타난 목적이 무엇

이었던가? 이 세 가지는 위엄을 나타내는 것 뿐으로서 다만 엘리야를 겸손케 하려는

것이었다. 엘리야에게는 먼저 겸덕(謙德)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4) 네번째로 "세미한

소리"(* )가 있었는데(12절 끝) 하나님은 그것과 함께 하셨다.

"세미한 소리"는 가늘게 부는 소리(tone of a gentle blowing)를 가리킨다. 70인역

(LXX)과 벌겟역(Vulgata)이 역시 이와 동조한다(LXX:*

;sibilis aurae tenuis). 욥 4:12,16 끝 참조. 이 세미한 소리와 함께 하나님께서

임하신 사실은 그때에 엘리야가 하나님의 현림(現臨)을 느껴서 얼굴을 가리운 것우로

증명된다. 출 33:21-23 참조. "세미한 음성"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방법을 대표한

다. 그것은 그의 자비로우심, 그의 은밀하시고 확실하신 처사, 그리고 특별히 그의 계

시 역사(그의 말씀 역사)의 성격을 보여준다. 마 12:17-21 참조.

 

 

왕상 19:13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 이 문구에 대하여는 9절의 같은 말 해석

을 참조하라. 이것은 세미한 소리로 임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것은 동시에 하나님

의 사랑의 음성이다.

신약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찾아오실 때에 직접 신자의 마음에 하나님의 말

씀을 깨닫게 하여주심으로 그 목적을 이루신다. 그런데 계시 시대(성경이 기록되던 시

대)에는 선지자들이나 사도들에게(일반 성도들에게도) 하나님께서 그들의 이름을 불러

말씀하신 경우가 많다. 하나님이 그들의 이름을 부르신 목적은 그들로 하여금 그의 사

랑을 실감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그들의 이름과 그들의 생활을 다 아시며, 사랑

하시며, 또 지도하셨다. 창 3:9,16:8,21:17,22:11;출 3:4;눅 19:5;요 11:43, 20:16;

행 9:4 참조.

 

 

왕상 19:14

 

내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열심이 특심하오니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주

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

거늘 저희가 내 생명을 찾아 취하려 하나이다. - 엘리야의 이같은 대답은 전과 꼭 같

은 형식(10절)으로 나타났다. 그의 이 말은 하나님께서 저 우상주의자들을 왜 벌하시

지 아니하시는가 하는 탄식이다. 어느 시대에나 성도들에게 이런 탄식이 있을 수 있

다.

 

 

왕상 19:15-17

 

엘리야의 탄식(10,14)에 대한 여호와의 해결 방안은 아합의 무리를 위시하여 이스

라엘의 모든 바알 숭배자들을 반드시 벌하신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사엘, 예후, 엘리

사"등을 통하여 실행될 것이라고 하셨다.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 왕이 되게 하고 또 너는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

을 부어 이스라엘 왕이 되게 하고(15 하반-16 상반). - "하사엘"이 왕이 되는 일과 직

접 관련된 사역은 후에 "엘리사"가 하게 되었고(왕하 8:7-13), "예후"에게 기름을 부

은 이도 엘리사이다(왕하 9:1-6). 이렇게 된 것은 그 일들을 엘리야에게 하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쓰과 달라진 것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말씀하

신 것은 그의 후계자 엘리사를 통하여 실행하라는 뜻도 내포한다. 16절 하반에, "엘리

사로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고 하신 말씀이 그 뜻이다.

하사엘의 칼을 피하는 자를 예후가 죽일 것이요 예후의 칼을 피하는 자를 엘리사

가 죽이리라(17절). - 곧, 하나님께서 "하사엘", "예후", "엘리사"를 통하여 우상주의

아합의 무리와 이스라엘 민중을 벌하시겠다는 뜻이다. 왕하 8:29, 9:24, 10:18-28 참

조.

 

 

왕상 19:18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칠천 인을 남기리니 다 무릎을 바알에게 꿇지 아니

하고 다 그 입을 바알에게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 -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의 불평하는

말 가운데 또 한 가지를 해명해주신다. 엘리야는 바알에게 절하지 않고 살아남은 자가

자기 뿐인 듯이 "오직 나만 남았거늘"이라고 말하였다(10 하반, 14 하반). 그런데 여

호와께서는 그의 말과 반대로 말씀하시기를,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자 7000명이

남아 있다고 하신다.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칠천 인을 남기리니"라는 말씀(*

)은,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7000 인을 남겨

두었으니"(Yet I hsve left seven thousand in Israel.)라고 번역되어야 한다. 이 말

씀을 보면 성도가 환난 중에 신앙의 절개를 지키게 됨이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되어

지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왕상 19:19-21

 

"엘리사"(* )란 이름은 '하나님이 구원이라'란 뜻이다. 엘리사가 엘리야

를 따르게 된 사건에서 우리는 중요한 영적 교훈을 받는다. (1) 엘리사는 부지런히 일

하던 중에 소명을 받았음(19절 상반). 하나님 어서 보통으로는 부지런한 자를 사역자

로 택하신다. 사도들도 고기잡는 께부로 일하던 중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2) 엘

리야는 자기 "겉옷"을 엘리사에게 던져줄 만큼 그를 사랑하고 신임하였음(19절 상반).

겉옷을 주는 것은 후계자를 삼는다는 상징적 행위이다.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이렇게

한 것은 하나님의 지시대로(16절 하반) 순종한 것 뿐이다. 지도자가 자기 후계자를 선

택함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된다. 그는 자기에게 아부하는 자를 택해서는 안된다.

그는 하나님께서 어떠한 사람을 원하시는지 알고 그 사람을 택해야 된다. (3)엘리야는

엘리사로 하여금 그 후계자 되도록 하는 일에 있어서 그의 자의(自意)에 맡겼음

(20-21). "내가 네게 어떻게 행하였느냐"란 말씀(* )은(20절 끝),

그가 엘리사로 하여름 그의 제자 되도록 강요한 일이 없다는 뜻이다. 엘리사는 기쁨으

로 연회를 베푼 뒤에 엘리야를 따라 나선 것이다. 이것은 레위 마태가 예수님을 따를

때에 취한 행동과 같다(눅 5:2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