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본장은 바벨론의 마지막 왕인 벧사살(B.C. 550-538)의 연회 장면을 배경으로 그의 교만과 성전 기명의 모독, 우상 숭배 그리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서의 바벨론의 멸명과 벧사살의 죽음을 예고한다.
벧사살 왕 - 바벨론 왕의 계보는 느부갓네살(B.C. 605-562)->아멜말둑(렘 52:31, 에윌므로닥, B.C. 562-560)->네르갈사레셀(B.C. 560-556)->라바시 말둑(B.C. 556)->나보니더스(B.C. 556-539)->벧사루슬(Belscharusur, B.C. 550-538)로 이어진다. 이중 마지막 왕인 벧사루슬이 곧 본문의 벧사살과 동일인이다. 무그하일(Mugheir) 비문에 그가 나보니더스의 아들로서 바벨론의 통치 체제와 관련을 가졌다는 암시적인 내용이 나타난다. 여기서 그 선왕 나보니더스와 아들 벧사살의 통치 기간이 중복되는 것은 나보니더스가 B.C. 550년경 중앙 아라비아의 테마(Tema)로 원정가면서 그 아들 벧사살에게 주요한 행정권을 넘겨준 사실에 기인한다. 이러한 이중적 통치는 바벨론의 멸망 전 해인 B.C. 539년까지 지속되었다. 한편 나보니더스가 원정 후에도 반은퇴의 상태로 한 번도 바벨론 도성에 오지 않고 계속 테마에 체류한 까닭은 확실치 않으나, 아마도 건강상의 이유나 번잡한 정치에의 환멸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Thomson).
큰 잔치를 배설하고 - 이 잔치가 베풀어진 시기에 대해 혹자는 당시 통치자들이 그들의 집권 초기에 관례적으로 자신의 궁을 수축했다는 사실에 미루어 70인역(LXX)의 삽입된 번역에서처럼 '궁전 봉헌일'로 생각하나(Thomson), 31절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고레스가 이끄는 메대와 바사 연합군이 바벨론 성을 포위한 때(6:1 주석 참조)로 생각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한편 이러한 큰 잔치는 고대 국가에 있어서 흔하게 보여지는 것으로(에 1:3-8), 왕과 그 제국의 권위를 드러내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기인한다(Delitzsch). 특히 여기서의 '귀인'은 바벨론의 특권층인 귀족들(lords, KJV, RSV; nobles, NIV)이거나 바벨론의 국정을 담당한 행정, 정치 관료들(officers, LB)을 일컫는 것으로 보여진다.
=====5:2
벧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가져오게 하였으니 - 여기서 '술을 마시다'(* , 비트엠 하므라)는 원어상 '포도주를 맛보다'란 뜻으로 70인역(LXX)과 많은 학자들은 이를 포도주에 취해 지극히 흥분된 상태(잠 20:1)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Hitzig, Delitzsch). 따라서 벧사살 왕의 이러한 명령은 취중에 이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내려진 것이다. 이는 명령의 부당함과 범죄적 성격을 암시한다. 특히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한 거룩한 용기들을 이러한 방탕스런 연회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로서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신적 모독의 범죄에 해당되는 것이었다(Thomson). 한편 본절을 비롯해서 11, 13, 18절에 계속 반복해서 느부갓네살이 벧사살의 아버지로 지칭되고 있는 바, 여기서의 '아버지'(* , 아브)는 원어상의 함축적 의미인 '조상'의 의미로 볼 수 있다(ancestor or predecessor, NIV 난외주). 곧 벧사살은 느부갓네살이 바벨론 제국의 창설자로서 바벨론의 영광과 권세를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며, 혈통적으로는 벧사살 자신의 직계 조상이란 점에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듯하다.
=====5:3
예루살렘...금 기명을 가져 오매 - 여기서 '전 성소'(* , 헤칼)는 '성소와 지성소'가 포함된 성전 중에서도 가장 거룩한 내전을 가리키는 바,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만 쓰여져야 할 거룩한 기명들을 특별하게 지시해서 이방 연회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벧사살이 하나님에 대해 심각한 범죄 행위를 했으며 동시에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 금 기명들은 예루살렘에서 탈취된 뒤 약 47년 만에 이 장소로 옮겨진 것이다.
왕후들과 빈궁들로 더불어 - 문자적으로는 '왕의 부인들과 왕의 첩들로 함께'이다. 한편 고대 동양의 국가 관례상 왕의 연회에 관기(官妓)를 제외한 여자들의 참석이 엄격하게 규제되었다. 이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벧사살이 연회에 자신의 부인과 첩들을 참석시켰다는 사실은 국가의 원칙적 규정이 무시된 사례로(에 1:9-12), 이는 당시 바벧론의 정치적, 도덕적 기강의 문란함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문란함은 메대의 군대가 그 성을 포위하고 있었던 상황에 미루어 바벨론의 임박한 파멸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5:4
그 금, 은...신들을 찬양하니라 - 하나님을 모독하는 벧사살의 범죄가 이제 우상 숭배라는 종교적 차원의 범죄로 진전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성전의 기명을 잔치에 사용한 것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의도적임을 보여준다. 즉, 벧사살은 하나님을 패배한 무력한 신으로 비하시키는 한편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들을 하나님보다 월등한 존재로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전 기구들을 모독한 것이다(Delitzsch, Havernick). 한편 본절에서 우상의 실체로 쓰여진 여러 가지 재질들이 언급된 것은 곧 그들이 만든 우상의 허구성을 반증해준다(Delitzsch). 70인역(LXX)은 이러한 관점에서 '그러나 그들은 그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은 찬양하지 않았다'란 구절을 부연하고 있다.
=====5:5
4:4, 5의 경우에서와 같이 상황이 급작스럽게 반전되는 부분으로, 벧사살의 교만과 신적 모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적 메시지가 바로 그 연회 장소에서 비밀한 계시의 형태로 선포된다.
왕궁 촛대 맞은편 분벽에 글자를 쓰는데 - 여기서 '분벽'은 아무런 장식이나 문양없이 하얀석회로만 발려진 벽을 가리키는 바, 그 촛대의 불빛이 반사되는 하얀벽의 글씨는 선명하게 벧사살의 눈에 띄었을 것이다. 한편 바벨론 궁전의 이러한 분벽은 고고학상으로 니므록과 폴사 바드의 궁전에서 발견된 바 있다(Delitzsch).
=====5:6
왕의 즐기던 빛이...서로 부딪힌지라 - 이는 분벽에 나타난 손가락과 글자를 보고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힌 벧사살의 내적, 외적 상태를 나타내는 문학적인 표현이다. 한편 본절에서 '넓적다리'(* , 하라츠)는 원어상 '허리'를 가리키는 말이며, '마디'(* , 케타르)는 '관절', '매듭'이란 뜻 외에 '등뼈', '척추뼈'를 의미한다. 따라서 허리를 힘의 근원으로 생각했던 고대의 개념에 비추어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란 말은 극도의 공포로 인해 온 몸의 힘이 빠져 탈진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5:7
술객과...점장이를 불러 오게 하고 - 2:2 주석을 참조하라. 자주옷을 입히고...세째 치리자를 삼으리라 - 여기서 '자주옷'은 고대 니느웨의 조각과 바벨론의 원통형 토기 등에서 자주 발견되는 긴 옷으로 왕의 위엄을 상징한다(Rawlinson). 또한 '금사슬'(* , 하므니이카 디다하바)은 문자적으로 '금으로 만든 목걸이'를 가리키며, 이는 고대 바사에서 지위가 높은 자들이 왕의 은총을 받은 표시로 목에 둘렀던 장식이었다. 이는 곧 왕의 영광과 주권을 상징한다(Herodotus). 한편 '세째 치리자'가 어느 정도의 직급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혹자는 이를 왕과 황태후 다음의 직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한다(Behrmann). 그러나 그보다는 당시 바벨론의 통치가 벧사살과 그 아버지 나보니더스와의 이중적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1절 주석 참조), 여기서의 '세째 치리자'는 부왕 나보니더스를 제외하고 벧사살 다음 가는 직위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5:8,9
인간적 지혜의 한계와 그로 인한 벧사살의 절망적인 내적 상황이 묘사된다.
그 글자를 읽지 못하며 - 여기서 왕의 박사들이 읽지 못한 그 글자가 과연 어떠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바벨론 박사들이 알지 못하는 고대 베니기아 문자라는 설(Kranichfeld)과 다니엘이 그 즉시 그 글자를 읽었다는 상황에(25절) 비추어 히브리의 고대 문자라는 추측들이 있으나, 여기서의 글자들은 전혀 생소한 것으로서 하나님의 특별한 영적 조명 없이는 알 수 없는 글자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Hengstenberg, Delitzsch).
귀인들도 다 놀라니라 - 여기서 '놀라니라'(* , 미쉬타브쉰)는 문자적으로 '얽히다', '당혹하다'란 뜻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이 일로인해 그 연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혼란과 동요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암시한다(Hitzig). =====5:10
태후가...궁에 들어왔더니 - 이미 왕의 부인들이 그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점(2, 3절)에 비추어, 여기서 '태후'는 분명 어머니된 입장에서 벧사살 앞에 나아간 것이다(왕상 15:13;왕하 24:12, 15). 그러나 여기서 '태후'는 벧사살의 모친 곧 나보니더스의 왕비라기보다는 11절에 미루어 느부갓네살의 왕비로 보여진다(11절 주석 참조). 따라서 그녀는 바벨론의 정사, 특히 다니엘에 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Delitzsch).
=====5:11
본절에서 다니엘에 대한 태후의 언설은 곧 느부갓네살의 다니엘에 대한 평가와 동일한 것이었다(2:48;4:8). 곧 이러한 언설은 태후가 느부갓네살의 왕비라는 사실은 결정적으로 지지하게 한다(Delitzsch).
거룩한 신들의 영 - 4:18 주석을 참조하라.
=====5:12
다니엘의 신적 능력의 재언급을 통해 그의 조언과 해독에 대한 신적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마음이 민첩하고(* , 루아흐 야티라) - 문자적으로 '영이 탁월하고'란 뜻으로 곧 하나님에게서 기원한 다니엘의 탁월한 영적 능력(excellent spirit, KJV)을 강조하는 말이다(2:19;4:8, 9).
의문을 파할 수 있었음이라 - 여기서 '의문'(* , 카타르)은 원어상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의미하며, '파하다'(* , 메솨레)는 '분리하다', '풀다'란 뜻을 가지는 바, 본 구절은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풀어내듯 난해한 문제들을 쉽게 풀어 해결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5:13,14
벧사살의 언설에 이미 태후가 진술한 그의 능력(14절) 외에도 별도로 다니엘의 이력이 언급된 사실은 이미 그가 느부갓네살 당시의 다니엘에 관한 평판을 알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당시 다니엘은 박사들의 어른이라는 직위나 행정상의 모든 관리직(2:48)을 상실한 채 벧사살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한동안 잊혀진 존재였음을 알 수 있다(Delitzsch).
=====5:15,16
앞서 벌어진 상황(7, 8절)과 다니엘의 소환 이유(11, 12절)가 동일하게 재언급되고 있다(해당 주석 참조). 이는 곧 인간적 지혜의 한계성과 함께 신적 능력을 부여받은 다니엘의 탁월한 위상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5:17
본절에서 28절까지 느부갓네살 왕의 실례를 들어 벧사살의 교만과 하나님 모독 그리고 우상 숭배의 범죄를 지적한 다니엘은 이로 인한 바벨론의 멸망과 벧사살의 죽음을 예고하는 분벽의 글자들을 해독 해주고 있다. 왕의 예물은...주옵소서 - 다니엘이 글자의 해독에 앞서 왕의 상급을 거절한 사실은 왕으로 하여금 다니엘 자신이 세상 재물에 의해 좌지 우지되는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그 글자의 의미가 축복이든 저주이든 간에 참된 진리만을 선포하겠다는 단호한 신앙적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Delitzsch). 곧 본절은 당대의 막강한 왕권 앞에서 거침없이 하나님의 뜻만을 선포하겠다는 다니엘의 선지자적 사역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다른 주석가들은 이러한 상급의 거절이 벧사살 정권의 단명을 다니엘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또는 다니엘이 자신의 나이 많음으로 다시 관직을 맡기 어렵다는 느낌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Expositers Commentary). 그럴지라도...아시게 하리이다 - 상급과 무관하게 글자를 해독하고 의미를 깨닫게 하겠다는 다니엘의 말은 다니엘의 신앙 인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왕에 대한 겸손과 충정,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순종,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상 권력에 대한 심판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5:18
21절까지의 내용을 통해 다니엘은 벧사살의 선왕이었던 느부갓네살의 체험을 들어 하나님의 징계를 망각하고 교만하게 행동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진노의 징계를 선포함으로써, 벧사살의 동일한 행각에 대한 심각한 경고를 발한다.
왕이여(* , 아느테 말르카) - 문자적으로는 '그대, 왕이여'란 뜻으로서 준엄한 비난의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다. 이는 문맥상 이하 문장의 내용이 벧사살에 대한 강한 비난과 경고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5:19
임의로 죽이며...임의로 낮추었더니 - 여기서 '임의로'(* , 체바)는 원어상 '하고자하는 바를 하다'란 뜻으로 모든 대상에 대한 절대 주권의 행사를 가리키는 말인 바,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이 자기 백성과 정복민들의 생사 화복을 자신의 뜻대로 주관했음을 가리킨다. 이는 곧 인간의 전역사가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속해 있다는 사실에서 볼 때 하나님의 신적 권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종교적 범죄 행위인 것이다.
=====5:20
마음이 높아지며...교만을 행하므로 - '높아지며'(* , 롬)는 '높이다'란 뜻 외에 '(자신을) 격찬하다', '거만하다'란 뜻을 함축하는 바, '마음이 높아지며'는 그의 전인격 곧 모든 사고와 행위가 극한 거만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arrogant, NIV). 또한 '뜻이 강퍅하여'(* , 루헤 티크파트)는 '영혼이 단단하다(무감각하다)'(hardened with pride, NIV)란 뜻으로, 그의 행위의 근간이 악의적인 아집(출 7:13)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양심이 마비되어 있는 상태임을 가리킨다. 따라서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의 이러한 내적, 외적 형태가 하나님 심판의 제일의 요소인 교만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5:21
4:32 주석을 참조하라.
=====5:22
이것을 다 알고도...낮추지 아니하고 - 벧사살 왕이 이미 선왕 느부갓네살의 전력을 자세하게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절은 하나님의 징계를 선포받고도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겸허하게 가눌 줄 모르고 자고(自高)하는 벧사살에 대한 준엄한 선지자적 견책이다. 고의적으로 하나님을 무시하는 교만한 행동은 하나님 심판의 필연적인 요소이다.
=====5:23,24
벧사살이 마음을 낮추지 않은 구체적인 실례, 곧 교만과 하나님 모독, 우상 숭배의 범죄가 지적되는(23절) 동시에 분벽의 손가락과 글자가 범죄의 결과로 주어지는 시판적 메시지임을 밝힌다(24절).
스스로 높여서 하늘의 주재를 거역하고 - 여기서 '하늘의 주재'(* , 마레 쉐마야)는 원어상 '하늘에 계신 권세 있는 주인'이란 뜻으로 피조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전능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벧사살의 극단적인 교만이 곧 전능하신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임을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왕이 또...돌리지 아니한지라 - 본 구절 중에서 '보지도...신상'은곧 생명없이 죽어있는 허상뿐인 우상의 실체를 강조하는 표현이며, '왕의 호흡을...작정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역동적으로 활동하시며 인간의 생명과 전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실체를 강조하는 표현인 바, 본 구절은 이러한 대조를 통해 하나님의 절대적인 우월성과 함께 그러한 하나님 대신 죽어 있는 우상을 의지하고 그것을 찬양한 벧사살의 우매함과 죄적 성향을 부각시키고 있다.
=====5:25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 - 문자적 의미는 '세어지고 세어지고 달아보니 부족하여 나누어진다'란 뜻으로 하나님께서 벧사살의 죄악을 보시고 그 제국의 기한과 멸망의 날 수를 정하심으로써 종국적으로 바벧론을 메대와 바사의 손에 넘겨주시겠다는 의미이다. 한편 혹자는 이 글자들을 아람어의 글 자체로 이해할 때 '한 미나 한 미나 한 세겔 그리고 반 세겔'이란 뜻을 가진다는 점(1미나-60세겔)에서 당시 바벨론의 박사들은 이러한 무의미한 무게 단위의 나열 속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발견하기 어려웠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한다(Thomson). 단지 하나님의 영감에 힘입은 다니엘만이 이 글자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5:26
메네는...끝나게 하셨다 함이요 - '메네'는 원어상 '계수하다', '세다'란 뜻인 '메나'(* )의 수동태 분사형으로 '계수되어진다'란 뜻인 바, 본 구절은 벧사살의 통치 햇수가 하나님께 세어진 바 됨으로써 종국에 이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25절에서 이 '메네'가 반복 사용된 것은 벧사살의 죄악으로 말미암은 바벨론 제국의 종말이 급박하게 다다른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5:27
데겔은...부족함이 뵈었다 함이요 - '테켈'(* )은 '저울로 무게를 달다'란 뜻으로 '메네'와 같은 수동태 분사형이다. 곧 본절은 벧사살이 저울로 비유된 하나님의 판단 기준에 의해서 그 필요한 무게가 극히 부족한 자, 곧 종교적, 도덕적 저급성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반열에서 제외되고 엄중한 심판을 받을 대상이 되었음을 알려준다(Delitzsch). 이는 곧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 기준과 공의로우심을 반영한 말이다.
=====5:28
베레스는...준 바 되었다 함이니이다 - '페레스'(* )는 '우바르신'의 단수 수동태 분사형으로 '나뉘어지게 되다', '조각나게 되다'란 뜻이다. 따라서 본절은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바벨론 제국의 기한이 찼고(26절), 또 그 왕 벧사살 역시 하나님의 기준에 미흡한 자였기에(27절) 종국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적 의지에 따라 바벨론이 메대와 바사인의 수중에 떨어지게 될 것이란 의미이다. 특별히 '나뉘어지다'란 말은 바벧론이 별도의 메대 지역과 바사 지역으로 분할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짧은 메대의 통치(31절;6:1)에 이어 바사의 통치로 넘겨진다는 의미(6:28), 곧 두 나라가 연이어 바벧론 제국을 통치하게 되리란 뜻을 내포한 말이다(Delitzsch).
=====5:29
자신에 대한 심판 예고에도 불구하고 벧사살이 다니엘에 대한 자신의 상급 약속을 이 행한 이유는 (1) 다니엘의 신적 권위에 압도되었거나, (2) 하나님의 대언자된 다니엘을 해칠 경우에 혹 받을지도 모를 신적 진노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거나, (3) 다니엘에 대한 상급을 통해 하나님의 진노를 완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본절의 내용은 7절 주석을 참조하라.
=====5:30
그날 밤에 - 하나님 심판의 즉각성과 확고한 성취적 면모를 보여주는 말이다.
벧사살이 죽임을 당하였고 - 1절 주석에서 언급된 바 있듯이 벧사살의 연회가 벌어지는 동안 메대의 군사들이 바벨론성을 포위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벧사살은 메대 군대의 야음을 탄 기습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측된다. 고대 사가 헤로도투스(Herodotus, B.c. 484-430)는 벧사살의 연회로 성 안의 모든 자들이 취중에 있었기 때문에 메대 군사들의 기습이 용이했다고 기록한다.
=====5:31
메대 사람 다리오가...얻었는데 - 벧사살의 죽음과 함께 바벨론 제국이 멸망된 사실을 시사하는 본절은 2장에 언급된 다니엘의 신상에 관한 꿈의 해석과 일치하는 것으로(2:36-43 도표 참조) 하나님 예언이 반드시 성취됨을 잘 보여준다. 한편 본절은 맛소라 원전상 6:1로 구분되어 있다. 왜냐하면 메대 왕 다리오가 바벨론을 그의 수중에 넣은 것은 벧사살이 죽은 직후라기보다는 얼마의 시간이 경과한 때로 추측되기 때문이다(Thomson). 70인역(LXX)도 동일한 구분을 사용한다. 특별히 여기서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다'(* , 케발)는 말은 원문상 '받아 가지다'란 뜻을 가지는 바, 이는 바벧론에 대한 침공이 다리오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레스에 의해 행해졌으며 그가 다리오에게 바벨론 지역의 치리권을 이양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6:1 주석 참조).
다리오는 육십 이 세였더라 - 특별히 다리오의 나이가 언급된 사실은 그의 연로함과 더불어 메대 국가의 단명(短命)에 대한 상징적인 암시로 볼 수 있다. 한편 '다리오'에 관해서는 6:1 주석을 참조하라.
전장(4장)까지의 내용은 주로 느부갓네살 왕을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서술한 반면
에 본장은 벧사살 왕이라는 새로운 왕을 등장시켜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들의 최후에
대해 경고하며 하나님의 주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느부갓네살 왕 당대에는 반하나
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신상에 대한 다니엘의 정확한 해석
(2:31-45), 사드락과 메삭과 아벱느고가 풀무불에서 구원받은 사건(3:25-4:3), 느부갓
네살 왕 개인의 미래에 대한 꿈을 다니엘이 해석한 사건(4:19-27)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하여 여호와께서 유일한 하나님이심이 분명히 계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긍정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왕이 등장하면서부터 다시 반하나님적인 분위기가
궁중을 지배하게 되었다(2, 3절).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님은 벽에 글씨를 씀으로써
자신의 주권을 확인하신다.
특히 저자는 느부갓네살 왕과 벧사살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응답하는 내
용에 있어서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느부갓네살과 벧사살은 동일하게 하
나님의 역사를 경험했지만, 전자는 하나님을 찬양한 반면, 후자는 계속해서 하나님을
거부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이방 세계 속에서도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하나님의 백성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을 극명하게 알려준다(마 13:11-17).
이러한 본장은 (1)벧사살 왕의 불신앙적인 삶을 보여주는 부분(1-4절), (2) 손가락이
쓴 글자와 그에 대한 반응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5-9절), (3) 이 사건에 대한 태후의
간청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10-13절), (4) 다니엘에게 벧사살 왕이 글자에 대한 해석
을 부탁하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13-16절), (5) 다니엘이 벧사살 왕에게 전에
있었던 느부갓네살 왕과의 일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부분(17-21절), (6) 벧사살 왕
에게 글자를 해석하는 부분(22-28절), (7) 글자 해석 뒤에 일어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29-31절)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장은 하나님을
멸시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은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본장의 역사적 배경은 벧사살 왕 시대이다. 여기에는 벧사살의 부친이 느부갓
네살이라고 나와 있지만, 직접적인 아버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바밸론의 영광과 권세를
대표하는 선조라는 묘사일 뿐이다. 느부갓네살의 뒤를 이어 아멜 말둑(렘 52:31), 네
르갈 사레셀, 라바시말둑, 나보니더스 등이 차례로 권좌에 올랐다. 그 중에서 나보니
더스가 B.C. 550년경 중앙 아라비아의 테마로 원정가면서 벧사살을 섭정 왕으로 임명
하였던 것이다. 이 벧사살 왕은 당시 메대 왕 다리오에 의해 포위되어 경제적, 정치
적으로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엇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귀인 일천 명을 위해 거
대한 연회를 베풀었다는 사실(1절)은 왕의 착취와 도덕적 문란을 짐작케 하며, 바벧론
의 파멸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해준다.
또한, 본장은 구조상 2장과 매우 유사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구 분 2 장 5장
사건의 전개방식 2:1-13 5:1-9
왕과 다니엘의 중간 역할 2:14-25 5:10-12
(아리옥을 통해서) (태후를 통해서)
다니엘에 대한 왕의 평가 2:26 5:13-16
꿈을 통한 다니엘의 예언적 2:27-45 5:17-28
인 지적
계시의 해석 이후에 나타 2:46-48 5:17-28
나는 왕의 반응
다음 내용에 대한 연결 2:49 5:31
구절 (3장에 전개되는 사드락, (6장에 나오는 다리오 왕
메삭,아벳느고의 활동을 에 대한 내용을 미리
암시함) 언급하고 있음)
이와같이 구조에 있어서 유사성을 보이면서도 2장에서는 '꿈'의 형태로 하나님의 계
시가 드러났고, 본장에서응 잔치 중에 일어난 기이한 현상으로 하나님의 계시가 나타
났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상과 같은 본장은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고 성전의 거룩한 기물들로 세속적인 축
제를 벌였던 바벧론의 마지막 왕 벧사살의 최후에 관한 내용이 가록되어 있다. 하나
님은 타락한 바벧론 왕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축제를 열었을 때 궁중 벽에 글씨를 쓰개
함으로써 최후 통첩을 보냈다. 결국 하나님의 종인 다니엘이 글의 내용을 해석하여
바벧론의 세 번째 치리자가 되는 존귀를 맛본다. 이처럼 하나님은 심판의 와중에서도
당신의 종을 사용하셨고, 이어지는 바사 왕국에서도 계속 지도자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셨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역사의 유일한 주관자이시며
온전한 보호자이심을 깨닫게 된다.
1. 벧사살 왕의 잔치에 나타난 현상(5:1-9)
하나님에 대한 느부갓네살 왕의 고백을 묘사하고 있는 전 단락(4:34-37)에 이어서
본 단락은 벧사살 왕의 반하나님적인 행동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의 반전은
느부갓네살 왕에게 역사하셨던 하나님이 벧사살 왕 시대에는 거의 잊혀지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님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를 밝히고 새로운 각성을 촉
구하기 위해 벽에 글씨를 쓰게 하셨던 것이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바벧론 왕궁에
서의 반하나님적인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4절), (2) 기이한 현상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후반부(5-9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본장의 서
론인 동시에 바벧론 제국의 멸망과 벧사살의 비참한 최후를 알리는 서곡이다.
한편, 본 단락에서 나타나는 벧사살 왕은 느부갓네살 왕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
된다. 이를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구 분 느부갓네살 왕 벨사살 왕
성전 기물에 대한 자세 다소 호의적임(1:2) 무시함(5:2, 3)
최종적인 결과 하나님을 찬양함(4:37) 죽음(5:30)
하나님의 계시 꿈의 형태로 주어짐 기이한 현상으로
(4:37) 계시됨(5:5)
왕과 관계된 상당히 많은 양을 할애함 한장으로 끝남(5장)
내용의 양(量) (1-4장)
이와 같이 느부갓네살 왕에게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부각되어 나타난 반면, 벧사살
왕에게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본 단락의 주도적
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계시가 나타나게 된 직접적인 동기(1-4절):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침공했을 때(1:1) 성전의 기구들을 가져다가 자신의 보고에 두었던 적이 있었다(1:2).
그런데 이 기구들을 벧사살 왕은 자신의 잔치에 술잔으로 사용하였다(2, 3절). 이러
한 왕의 행동은 표면적으로는 성전의 기물들을 사용하는 것이었으나, 좀더 본질적으로
는 하나님에 대한 적극적인 거부와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행동이었다(출
20:7). 게다가 벧사살 왕은 만인들에게 자신만이 이 나라를 다스리는 진정한 통치자
임을 알리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와, 자신만이 온 백성들에게 숭배를 받아야 하는 존재
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종교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간교한 의도를 간파하신
하나님은 벧사살의 교만을 깨뜨리고 하나님만이 세상의 진정한 통치자임을 알리기 위
해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글씨를 쓰도록 하신 것이다.
(2) 하나님의 계시가 나타난 이후의 왕의 반응(5-9절) : 벧사살 왕은 손가락이 쓴 글
자가 나타나는 현상이 너무 기이하였으므로(5절) 특히 한껏 성전의 기물을 가지고 술
을 마시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왕을 더욱 당황하게 하였을
것이다. 왕은 너무 놀란 나머지 즐기던 빛이 변하고,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
무릎이 서로 부딪히게 되었다(6절). 왕은 즉각 이 기이한 현상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
한 노력을 한다(7절). 그러나 바벧론 전역에 있는 '술객과 갈대아 술사와 점장이'들은
아무도 이 문자를 해독하지 못했다. 이처럼 패역한 왕은 하나님의 계시에 대해 당혹
감을 느끼며 어쩔 줄을 몰라 우왕 좌왕하개 된다. 이처럼 하나님의 비밀은 결코 인간
의 지혜로 깨우칠 수 없는 것이다(롬 11:33-36).
2. 다니엘과 벧사살의 만남(5:10-23)
왕궁에 나타난 현상은 왕이나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기이한 현상 정도로 이해되었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이 자신의 살아계심을 다시 한번 계시하
기 위한 사건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계시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태후를 매개로 하여 이방인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벧사살 왕과 하나님 백성의
대표라고할 수 있는 다니엘과의 만남을 주선하셨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은 자신
이 이방의 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전능자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왕이 다니엘에 대한 소개를 받고 다니엘에게 해석을 요청하는
전반부(10-16절), (2) 느부갓네살 왕 때에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후반부(17-23절)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다니엘
의 놀라운 재능과 예언자적 기능을 다시금 드러냄으로써 하나님의 섭리의 계속성을 강
조하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다니엘이 벧사살 왕을 만나게 된 동기(10-12절) : 다니엘 2장에서 '이리옥'을 통
하여 느부갓네살 왕을 만날 수 있었던 것(2:14, 15)과 비슷하게 여기서는 태후를 통하
여 벧사살 왕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특히 느부갓네살 왕의 통치 시기가 상당히 과
거의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밀하신 섭리를 느끼게 한다. 하나님은 택한 자를 보존
하셔서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하신다. 갯 다니엘과 벧사살을 만나게 하였던 가장 직
접적인 동기는 하나님의 은밀한 뜻이었다고 볼 수 있다.
(2) 다니엘과 벧사살 왕과의 만남의 성격(13-23절) : 다니엘이 왕에게 소개되는 상황
이 하나님의 섭리였기 때문에 벧사살 왕과의 대면 역시 영적인 성격을 갖는다. 다니
엘은 왕에게 하나님을 인정하도록 요구하였다. 특히 벧사살 왕의 반역적안 행동들이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데서 오는 무지한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알리고 있었
던 상황(22절)에서 고의적으로 저질러졌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
리도록 요구하였던 것이다(23절). 결국 다니엘은 왕과의 대면을 통하여 왕의 행동들
이 하나님의 이름을 무시한 처사이며 비참한 종말로 귀결된다는 점을 경고하여 참된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하나님의 사람은 권력 앞에 아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
씀만을 대언하는 것이다.
3. 글씨에 대한 다니엘의 해석과 그 결과(5:24-31)
느부갓네살 왕 당대에 있었던 하나님의 역사를 상기시키며 벧사살 왕의 죄에 대하
여 지적을 하고 있는 전 단락(10-23절)에 이어서 본 단락은 구체적으로 벽에 쓰여진
글씨에 대한 해석을 하고 있는 다니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다니엘은 먼저 벧사
살 왕에 대한 죄를 지적하고 해석함으로써 하나님의 진노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
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구체적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24-28절), (2) 현상에 대한 해석을 하고 난 이후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후반
부(29-31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심판의 확실성과 구원
의 연속성을 교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벽에 쓰인 글자인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25절, 원어는 본장 주석 참조)에
대한 다니엘의 해석은 문자 자체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들
이 지향하고 있는 계시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로 나타나는 문자인
'메네'라는 단어는 그 의미가 '세다', '측량하다'의 뜻이다. 이는 벧사살의 통치 햇
수가 하饉나하나 마지막까지 세어졌으며, 이제 막 종국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26
절). 두 번째로는 '데겔'인데, 이 단어는 히브리어 '세겔'과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으며, '무게를 재다'라는 뜻의 '테칼'로부터 유래되었다. 다니엘은 이 문자를 수동
분사 '테킬'로 설명하였고, 벧사살에게 적용하였다. 하나님은 그를 저울의 눈금에 미
치지 못하는 자로 판단하시고 거절하셨던 것이다(27절). 세 번째는 '페레스'라는 단
어인데, 다니엘은 이 단어를 역시 수동 분사로 파악하여 '페리스' 즉 '나누어지다'라
는 개념으로 해석하였다. 결국 다니엘은 글자를 풀어 설명하면서 바벧론 왕국이 분리
되고 나누어져 지금 도시를 포위하고 있는 메대 바사에게 넘겨지게 된다고 예언하였던
것이다(28절).
이러한 본 단락의 중심 사상은 끝까지 하나님을 거부하는 왕에게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하나님께서 느부갓네살 왕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것
은 느부갓네살 왕이 윤리적으로 벧사살 왕보다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
시를 듣고 하나님께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벧사살 왕은 하나님이 이전에 역사하셨던 사건들에 대해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하나님을 거부하였으므로 심판을 자초하게 되었다(롬 1:18-25). 이러한 벧사살 왕에 대한 심판은 이방 세계 속에서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나님은 강대한 제국 바벨론을멸망시키고, 포로된 다니엘을 계속해서 존귀하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중심으로 전개됨을 분명히 하신다.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는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깨닫게 된다. (1)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이다(출 20:7). (2) 하나님에 대한 고의적인 거부는 심판을 받게 된다(눅13:3). (3) 하나님은 세상의 역사를 지배하시고 통치하시는 분이시다.
본장은 바벨론의 마지막 왕인 벧사살(B.C. 550-538)의 연회 장면을 배경으로 그의 교만과 성전 기명의 모독, 우상 숭배 그리고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서의 바벨론의 멸명과 벧사살의 죽음을 예고한다.
벧사살 왕 - 바벨론 왕의 계보는 느부갓네살(B.C. 605-562)->아멜말둑(렘 52:31, 에윌므로닥, B.C. 562-560)->네르갈사레셀(B.C. 560-556)->라바시 말둑(B.C. 556)->나보니더스(B.C. 556-539)->벧사루슬(Belscharusur, B.C. 550-538)로 이어진다. 이중 마지막 왕인 벧사루슬이 곧 본문의 벧사살과 동일인이다. 무그하일(Mugheir) 비문에 그가 나보니더스의 아들로서 바벨론의 통치 체제와 관련을 가졌다는 암시적인 내용이 나타난다. 여기서 그 선왕 나보니더스와 아들 벧사살의 통치 기간이 중복되는 것은 나보니더스가 B.C. 550년경 중앙 아라비아의 테마(Tema)로 원정가면서 그 아들 벧사살에게 주요한 행정권을 넘겨준 사실에 기인한다. 이러한 이중적 통치는 바벨론의 멸망 전 해인 B.C. 539년까지 지속되었다. 한편 나보니더스가 원정 후에도 반은퇴의 상태로 한 번도 바벨론 도성에 오지 않고 계속 테마에 체류한 까닭은 확실치 않으나, 아마도 건강상의 이유나 번잡한 정치에의 환멸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Thomson).
큰 잔치를 배설하고 - 이 잔치가 베풀어진 시기에 대해 혹자는 당시 통치자들이 그들의 집권 초기에 관례적으로 자신의 궁을 수축했다는 사실에 미루어 70인역(LXX)의 삽입된 번역에서처럼 '궁전 봉헌일'로 생각하나(Thomson), 31절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고레스가 이끄는 메대와 바사 연합군이 바벨론 성을 포위한 때(6:1 주석 참조)로 생각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다. 한편 이러한 큰 잔치는 고대 국가에 있어서 흔하게 보여지는 것으로(에 1:3-8), 왕과 그 제국의 권위를 드러내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기인한다(Delitzsch). 특히 여기서의 '귀인'은 바벨론의 특권층인 귀족들(lords, KJV, RSV; nobles, NIV)이거나 바벨론의 국정을 담당한 행정, 정치 관료들(officers, LB)을 일컫는 것으로 보여진다.
=====5:2
벧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가져오게 하였으니 - 여기서 '술을 마시다'(* , 비트엠 하므라)는 원어상 '포도주를 맛보다'란 뜻으로 70인역(LXX)과 많은 학자들은 이를 포도주에 취해 지극히 흥분된 상태(잠 20:1)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Hitzig, Delitzsch). 따라서 벧사살 왕의 이러한 명령은 취중에 이성을 상실한 상태에서 내려진 것이다. 이는 명령의 부당함과 범죄적 성격을 암시한다. 특히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한 거룩한 용기들을 이러한 방탕스런 연회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로서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신적 모독의 범죄에 해당되는 것이었다(Thomson). 한편 본절을 비롯해서 11, 13, 18절에 계속 반복해서 느부갓네살이 벧사살의 아버지로 지칭되고 있는 바, 여기서의 '아버지'(* , 아브)는 원어상의 함축적 의미인 '조상'의 의미로 볼 수 있다(ancestor or predecessor, NIV 난외주). 곧 벧사살은 느부갓네살이 바벨론 제국의 창설자로서 바벨론의 영광과 권세를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며, 혈통적으로는 벧사살 자신의 직계 조상이란 점에서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듯하다.
=====5:3
예루살렘...금 기명을 가져 오매 - 여기서 '전 성소'(* , 헤칼)는 '성소와 지성소'가 포함된 성전 중에서도 가장 거룩한 내전을 가리키는 바,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만 쓰여져야 할 거룩한 기명들을 특별하게 지시해서 이방 연회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벧사살이 하나님에 대해 심각한 범죄 행위를 했으며 동시에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 금 기명들은 예루살렘에서 탈취된 뒤 약 47년 만에 이 장소로 옮겨진 것이다.
왕후들과 빈궁들로 더불어 - 문자적으로는 '왕의 부인들과 왕의 첩들로 함께'이다. 한편 고대 동양의 국가 관례상 왕의 연회에 관기(官妓)를 제외한 여자들의 참석이 엄격하게 규제되었다. 이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벧사살이 연회에 자신의 부인과 첩들을 참석시켰다는 사실은 국가의 원칙적 규정이 무시된 사례로(에 1:9-12), 이는 당시 바벧론의 정치적, 도덕적 기강의 문란함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문란함은 메대의 군대가 그 성을 포위하고 있었던 상황에 미루어 바벨론의 임박한 파멸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5:4
그 금, 은...신들을 찬양하니라 - 하나님을 모독하는 벧사살의 범죄가 이제 우상 숭배라는 종교적 차원의 범죄로 진전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성전의 기명을 잔치에 사용한 것이 하나님에 대한 신앙적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의도적임을 보여준다. 즉, 벧사살은 하나님을 패배한 무력한 신으로 비하시키는 한편 자신들이 섬기는 우상들을 하나님보다 월등한 존재로 부각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전 기구들을 모독한 것이다(Delitzsch, Havernick). 한편 본절에서 우상의 실체로 쓰여진 여러 가지 재질들이 언급된 것은 곧 그들이 만든 우상의 허구성을 반증해준다(Delitzsch). 70인역(LXX)은 이러한 관점에서 '그러나 그들은 그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은 찬양하지 않았다'란 구절을 부연하고 있다.
=====5:5
4:4, 5의 경우에서와 같이 상황이 급작스럽게 반전되는 부분으로, 벧사살의 교만과 신적 모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적 메시지가 바로 그 연회 장소에서 비밀한 계시의 형태로 선포된다.
왕궁 촛대 맞은편 분벽에 글자를 쓰는데 - 여기서 '분벽'은 아무런 장식이나 문양없이 하얀석회로만 발려진 벽을 가리키는 바, 그 촛대의 불빛이 반사되는 하얀벽의 글씨는 선명하게 벧사살의 눈에 띄었을 것이다. 한편 바벨론 궁전의 이러한 분벽은 고고학상으로 니므록과 폴사 바드의 궁전에서 발견된 바 있다(Delitzsch).
=====5:6
왕의 즐기던 빛이...서로 부딪힌지라 - 이는 분벽에 나타난 손가락과 글자를 보고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힌 벧사살의 내적, 외적 상태를 나타내는 문학적인 표현이다. 한편 본절에서 '넓적다리'(* , 하라츠)는 원어상 '허리'를 가리키는 말이며, '마디'(* , 케타르)는 '관절', '매듭'이란 뜻 외에 '등뼈', '척추뼈'를 의미한다. 따라서 허리를 힘의 근원으로 생각했던 고대의 개념에 비추어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란 말은 극도의 공포로 인해 온 몸의 힘이 빠져 탈진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5:7
술객과...점장이를 불러 오게 하고 - 2:2 주석을 참조하라. 자주옷을 입히고...세째 치리자를 삼으리라 - 여기서 '자주옷'은 고대 니느웨의 조각과 바벨론의 원통형 토기 등에서 자주 발견되는 긴 옷으로 왕의 위엄을 상징한다(Rawlinson). 또한 '금사슬'(* , 하므니이카 디다하바)은 문자적으로 '금으로 만든 목걸이'를 가리키며, 이는 고대 바사에서 지위가 높은 자들이 왕의 은총을 받은 표시로 목에 둘렀던 장식이었다. 이는 곧 왕의 영광과 주권을 상징한다(Herodotus). 한편 '세째 치리자'가 어느 정도의 직급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혹자는 이를 왕과 황태후 다음의 직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한다(Behrmann). 그러나 그보다는 당시 바벨론의 통치가 벧사살과 그 아버지 나보니더스와의 이중적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1절 주석 참조), 여기서의 '세째 치리자'는 부왕 나보니더스를 제외하고 벧사살 다음 가는 직위를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5:8,9
인간적 지혜의 한계와 그로 인한 벧사살의 절망적인 내적 상황이 묘사된다.
그 글자를 읽지 못하며 - 여기서 왕의 박사들이 읽지 못한 그 글자가 과연 어떠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당시 바벨론 박사들이 알지 못하는 고대 베니기아 문자라는 설(Kranichfeld)과 다니엘이 그 즉시 그 글자를 읽었다는 상황에(25절) 비추어 히브리의 고대 문자라는 추측들이 있으나, 여기서의 글자들은 전혀 생소한 것으로서 하나님의 특별한 영적 조명 없이는 알 수 없는 글자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Hengstenberg, Delitzsch).
귀인들도 다 놀라니라 - 여기서 '놀라니라'(* , 미쉬타브쉰)는 문자적으로 '얽히다', '당혹하다'란 뜻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이 일로인해 그 연회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혼란과 동요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암시한다(Hitzig). =====5:10
태후가...궁에 들어왔더니 - 이미 왕의 부인들이 그 연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점(2, 3절)에 비추어, 여기서 '태후'는 분명 어머니된 입장에서 벧사살 앞에 나아간 것이다(왕상 15:13;왕하 24:12, 15). 그러나 여기서 '태후'는 벧사살의 모친 곧 나보니더스의 왕비라기보다는 11절에 미루어 느부갓네살의 왕비로 보여진다(11절 주석 참조). 따라서 그녀는 바벨론의 정사, 특히 다니엘에 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Delitzsch).
=====5:11
본절에서 다니엘에 대한 태후의 언설은 곧 느부갓네살의 다니엘에 대한 평가와 동일한 것이었다(2:48;4:8). 곧 이러한 언설은 태후가 느부갓네살의 왕비라는 사실은 결정적으로 지지하게 한다(Delitzsch).
거룩한 신들의 영 - 4:18 주석을 참조하라.
=====5:12
다니엘의 신적 능력의 재언급을 통해 그의 조언과 해독에 대한 신적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마음이 민첩하고(* , 루아흐 야티라) - 문자적으로 '영이 탁월하고'란 뜻으로 곧 하나님에게서 기원한 다니엘의 탁월한 영적 능력(excellent spirit, KJV)을 강조하는 말이다(2:19;4:8, 9).
의문을 파할 수 있었음이라 - 여기서 '의문'(* , 카타르)은 원어상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의미하며, '파하다'(* , 메솨레)는 '분리하다', '풀다'란 뜻을 가지는 바, 본 구절은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풀어내듯 난해한 문제들을 쉽게 풀어 해결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5:13,14
벧사살의 언설에 이미 태후가 진술한 그의 능력(14절) 외에도 별도로 다니엘의 이력이 언급된 사실은 이미 그가 느부갓네살 당시의 다니엘에 관한 평판을 알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당시 다니엘은 박사들의 어른이라는 직위나 행정상의 모든 관리직(2:48)을 상실한 채 벧사살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한동안 잊혀진 존재였음을 알 수 있다(Delitzsch).
=====5:15,16
앞서 벌어진 상황(7, 8절)과 다니엘의 소환 이유(11, 12절)가 동일하게 재언급되고 있다(해당 주석 참조). 이는 곧 인간적 지혜의 한계성과 함께 신적 능력을 부여받은 다니엘의 탁월한 위상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5:17
본절에서 28절까지 느부갓네살 왕의 실례를 들어 벧사살의 교만과 하나님 모독 그리고 우상 숭배의 범죄를 지적한 다니엘은 이로 인한 바벨론의 멸망과 벧사살의 죽음을 예고하는 분벽의 글자들을 해독 해주고 있다. 왕의 예물은...주옵소서 - 다니엘이 글자의 해독에 앞서 왕의 상급을 거절한 사실은 왕으로 하여금 다니엘 자신이 세상 재물에 의해 좌지 우지되는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그 글자의 의미가 축복이든 저주이든 간에 참된 진리만을 선포하겠다는 단호한 신앙적 의지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Delitzsch). 곧 본절은 당대의 막강한 왕권 앞에서 거침없이 하나님의 뜻만을 선포하겠다는 다니엘의 선지자적 사역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다른 주석가들은 이러한 상급의 거절이 벧사살 정권의 단명을 다니엘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또는 다니엘이 자신의 나이 많음으로 다시 관직을 맡기 어렵다는 느낌을 가졌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Expositers Commentary). 그럴지라도...아시게 하리이다 - 상급과 무관하게 글자를 해독하고 의미를 깨닫게 하겠다는 다니엘의 말은 다니엘의 신앙 인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왕에 대한 겸손과 충정, 하나님의 뜻에 대한 순종,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상 권력에 대한 심판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5:18
21절까지의 내용을 통해 다니엘은 벧사살의 선왕이었던 느부갓네살의 체험을 들어 하나님의 징계를 망각하고 교만하게 행동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진노의 징계를 선포함으로써, 벧사살의 동일한 행각에 대한 심각한 경고를 발한다.
왕이여(* , 아느테 말르카) - 문자적으로는 '그대, 왕이여'란 뜻으로서 준엄한 비난의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다. 이는 문맥상 이하 문장의 내용이 벧사살에 대한 강한 비난과 경고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5:19
임의로 죽이며...임의로 낮추었더니 - 여기서 '임의로'(* , 체바)는 원어상 '하고자하는 바를 하다'란 뜻으로 모든 대상에 대한 절대 주권의 행사를 가리키는 말인 바,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이 자기 백성과 정복민들의 생사 화복을 자신의 뜻대로 주관했음을 가리킨다. 이는 곧 인간의 전역사가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속해 있다는 사실에서 볼 때 하나님의 신적 권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종교적 범죄 행위인 것이다.
=====5:20
마음이 높아지며...교만을 행하므로 - '높아지며'(* , 롬)는 '높이다'란 뜻 외에 '(자신을) 격찬하다', '거만하다'란 뜻을 함축하는 바, '마음이 높아지며'는 그의 전인격 곧 모든 사고와 행위가 극한 거만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arrogant, NIV). 또한 '뜻이 강퍅하여'(* , 루헤 티크파트)는 '영혼이 단단하다(무감각하다)'(hardened with pride, NIV)란 뜻으로, 그의 행위의 근간이 악의적인 아집(출 7:13)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양심이 마비되어 있는 상태임을 가리킨다. 따라서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의 이러한 내적, 외적 형태가 하나님 심판의 제일의 요소인 교만으로 귀결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5:21
4:32 주석을 참조하라.
=====5:22
이것을 다 알고도...낮추지 아니하고 - 벧사살 왕이 이미 선왕 느부갓네살의 전력을 자세하게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절은 하나님의 징계를 선포받고도 여전히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겸허하게 가눌 줄 모르고 자고(自高)하는 벧사살에 대한 준엄한 선지자적 견책이다. 고의적으로 하나님을 무시하는 교만한 행동은 하나님 심판의 필연적인 요소이다.
=====5:23,24
벧사살이 마음을 낮추지 않은 구체적인 실례, 곧 교만과 하나님 모독, 우상 숭배의 범죄가 지적되는(23절) 동시에 분벽의 손가락과 글자가 범죄의 결과로 주어지는 시판적 메시지임을 밝힌다(24절).
스스로 높여서 하늘의 주재를 거역하고 - 여기서 '하늘의 주재'(* , 마레 쉐마야)는 원어상 '하늘에 계신 권세 있는 주인'이란 뜻으로 피조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전능성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벧사살의 극단적인 교만이 곧 전능하신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임을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왕이 또...돌리지 아니한지라 - 본 구절 중에서 '보지도...신상'은곧 생명없이 죽어있는 허상뿐인 우상의 실체를 강조하는 표현이며, '왕의 호흡을...작정하시는 하나님'은 살아 역동적으로 활동하시며 인간의 생명과 전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실체를 강조하는 표현인 바, 본 구절은 이러한 대조를 통해 하나님의 절대적인 우월성과 함께 그러한 하나님 대신 죽어 있는 우상을 의지하고 그것을 찬양한 벧사살의 우매함과 죄적 성향을 부각시키고 있다.
=====5:25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 ) - 문자적 의미는 '세어지고 세어지고 달아보니 부족하여 나누어진다'란 뜻으로 하나님께서 벧사살의 죄악을 보시고 그 제국의 기한과 멸망의 날 수를 정하심으로써 종국적으로 바벧론을 메대와 바사의 손에 넘겨주시겠다는 의미이다. 한편 혹자는 이 글자들을 아람어의 글 자체로 이해할 때 '한 미나 한 미나 한 세겔 그리고 반 세겔'이란 뜻을 가진다는 점(1미나-60세겔)에서 당시 바벨론의 박사들은 이러한 무의미한 무게 단위의 나열 속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발견하기 어려웠으리라고 추측하기도 한다(Thomson). 단지 하나님의 영감에 힘입은 다니엘만이 이 글자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5:26
메네는...끝나게 하셨다 함이요 - '메네'는 원어상 '계수하다', '세다'란 뜻인 '메나'(* )의 수동태 분사형으로 '계수되어진다'란 뜻인 바, 본 구절은 벧사살의 통치 햇수가 하나님께 세어진 바 됨으로써 종국에 이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한편 25절에서 이 '메네'가 반복 사용된 것은 벧사살의 죄악으로 말미암은 바벨론 제국의 종말이 급박하게 다다른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5:27
데겔은...부족함이 뵈었다 함이요 - '테켈'(* )은 '저울로 무게를 달다'란 뜻으로 '메네'와 같은 수동태 분사형이다. 곧 본절은 벧사살이 저울로 비유된 하나님의 판단 기준에 의해서 그 필요한 무게가 극히 부족한 자, 곧 종교적, 도덕적 저급성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반열에서 제외되고 엄중한 심판을 받을 대상이 되었음을 알려준다(Delitzsch). 이는 곧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 기준과 공의로우심을 반영한 말이다.
=====5:28
베레스는...준 바 되었다 함이니이다 - '페레스'(* )는 '우바르신'의 단수 수동태 분사형으로 '나뉘어지게 되다', '조각나게 되다'란 뜻이다. 따라서 본절은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바벨론 제국의 기한이 찼고(26절), 또 그 왕 벧사살 역시 하나님의 기준에 미흡한 자였기에(27절) 종국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적 의지에 따라 바벨론이 메대와 바사인의 수중에 떨어지게 될 것이란 의미이다. 특별히 '나뉘어지다'란 말은 바벧론이 별도의 메대 지역과 바사 지역으로 분할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짧은 메대의 통치(31절;6:1)에 이어 바사의 통치로 넘겨진다는 의미(6:28), 곧 두 나라가 연이어 바벧론 제국을 통치하게 되리란 뜻을 내포한 말이다(Delitzsch).
=====5:29
자신에 대한 심판 예고에도 불구하고 벧사살이 다니엘에 대한 자신의 상급 약속을 이 행한 이유는 (1) 다니엘의 신적 권위에 압도되었거나, (2) 하나님의 대언자된 다니엘을 해칠 경우에 혹 받을지도 모를 신적 진노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거나, (3) 다니엘에 대한 상급을 통해 하나님의 진노를 완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본절의 내용은 7절 주석을 참조하라.
=====5:30
그날 밤에 - 하나님 심판의 즉각성과 확고한 성취적 면모를 보여주는 말이다.
벧사살이 죽임을 당하였고 - 1절 주석에서 언급된 바 있듯이 벧사살의 연회가 벌어지는 동안 메대의 군사들이 바벨론성을 포위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벧사살은 메대 군대의 야음을 탄 기습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측된다. 고대 사가 헤로도투스(Herodotus, B.c. 484-430)는 벧사살의 연회로 성 안의 모든 자들이 취중에 있었기 때문에 메대 군사들의 기습이 용이했다고 기록한다.
=====5:31
메대 사람 다리오가...얻었는데 - 벧사살의 죽음과 함께 바벨론 제국이 멸망된 사실을 시사하는 본절은 2장에 언급된 다니엘의 신상에 관한 꿈의 해석과 일치하는 것으로(2:36-43 도표 참조) 하나님 예언이 반드시 성취됨을 잘 보여준다. 한편 본절은 맛소라 원전상 6:1로 구분되어 있다. 왜냐하면 메대 왕 다리오가 바벨론을 그의 수중에 넣은 것은 벧사살이 죽은 직후라기보다는 얼마의 시간이 경과한 때로 추측되기 때문이다(Thomson). 70인역(LXX)도 동일한 구분을 사용한다. 특별히 여기서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다'(* , 케발)는 말은 원문상 '받아 가지다'란 뜻을 가지는 바, 이는 바벧론에 대한 침공이 다리오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레스에 의해 행해졌으며 그가 다리오에게 바벨론 지역의 치리권을 이양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6:1 주석 참조).
다리오는 육십 이 세였더라 - 특별히 다리오의 나이가 언급된 사실은 그의 연로함과 더불어 메대 국가의 단명(短命)에 대한 상징적인 암시로 볼 수 있다. 한편 '다리오'에 관해서는 6:1 주석을 참조하라.
전장(4장)까지의 내용은 주로 느부갓네살 왕을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서술한 반면
에 본장은 벧사살 왕이라는 새로운 왕을 등장시켜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들의 최후에
대해 경고하며 하나님의 주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느부갓네살 왕 당대에는 반하나
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신상에 대한 다니엘의 정확한 해석
(2:31-45), 사드락과 메삭과 아벱느고가 풀무불에서 구원받은 사건(3:25-4:3), 느부갓
네살 왕 개인의 미래에 대한 꿈을 다니엘이 해석한 사건(4:19-27)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하여 여호와께서 유일한 하나님이심이 분명히 계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긍정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왕이 등장하면서부터 다시 반하나님적인 분위기가
궁중을 지배하게 되었다(2, 3절).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님은 벽에 글씨를 씀으로써
자신의 주권을 확인하신다.
특히 저자는 느부갓네살 왕과 벧사살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응답하는 내
용에 있어서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느부갓네살과 벧사살은 동일하게 하
나님의 역사를 경험했지만, 전자는 하나님을 찬양한 반면, 후자는 계속해서 하나님을
거부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이방 세계 속에서도 구원을 받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하나님의 백성이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을 극명하게 알려준다(마 13:11-17).
이러한 본장은 (1)벧사살 왕의 불신앙적인 삶을 보여주는 부분(1-4절), (2) 손가락이
쓴 글자와 그에 대한 반응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5-9절), (3) 이 사건에 대한 태후의
간청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10-13절), (4) 다니엘에게 벧사살 왕이 글자에 대한 해석
을 부탁하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13-16절), (5) 다니엘이 벧사살 왕에게 전에
있었던 느부갓네살 왕과의 일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부분(17-21절), (6) 벧사살 왕
에게 글자를 해석하는 부분(22-28절), (7) 글자 해석 뒤에 일어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부분(29-31절)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장은 하나님을
멸시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자들은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본장의 역사적 배경은 벧사살 왕 시대이다. 여기에는 벧사살의 부친이 느부갓
네살이라고 나와 있지만, 직접적인 아버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바밸론의 영광과 권세를
대표하는 선조라는 묘사일 뿐이다. 느부갓네살의 뒤를 이어 아멜 말둑(렘 52:31), 네
르갈 사레셀, 라바시말둑, 나보니더스 등이 차례로 권좌에 올랐다. 그 중에서 나보니
더스가 B.C. 550년경 중앙 아라비아의 테마로 원정가면서 벧사살을 섭정 왕으로 임명
하였던 것이다. 이 벧사살 왕은 당시 메대 왕 다리오에 의해 포위되어 경제적, 정치
적으로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엇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귀인 일천 명을 위해 거
대한 연회를 베풀었다는 사실(1절)은 왕의 착취와 도덕적 문란을 짐작케 하며, 바벧론
의 파멸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해준다.
또한, 본장은 구조상 2장과 매우 유사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구 분 2 장 5장
사건의 전개방식 2:1-13 5:1-9
왕과 다니엘의 중간 역할 2:14-25 5:10-12
(아리옥을 통해서) (태후를 통해서)
다니엘에 대한 왕의 평가 2:26 5:13-16
꿈을 통한 다니엘의 예언적 2:27-45 5:17-28
인 지적
계시의 해석 이후에 나타 2:46-48 5:17-28
나는 왕의 반응
다음 내용에 대한 연결 2:49 5:31
구절 (3장에 전개되는 사드락, (6장에 나오는 다리오 왕
메삭,아벳느고의 활동을 에 대한 내용을 미리
암시함) 언급하고 있음)
이와같이 구조에 있어서 유사성을 보이면서도 2장에서는 '꿈'의 형태로 하나님의 계
시가 드러났고, 본장에서응 잔치 중에 일어난 기이한 현상으로 하나님의 계시가 나타
났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상과 같은 본장은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고 성전의 거룩한 기물들로 세속적인 축
제를 벌였던 바벧론의 마지막 왕 벧사살의 최후에 관한 내용이 가록되어 있다. 하나
님은 타락한 바벧론 왕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축제를 열었을 때 궁중 벽에 글씨를 쓰개
함으로써 최후 통첩을 보냈다. 결국 하나님의 종인 다니엘이 글의 내용을 해석하여
바벧론의 세 번째 치리자가 되는 존귀를 맛본다. 이처럼 하나님은 심판의 와중에서도
당신의 종을 사용하셨고, 이어지는 바사 왕국에서도 계속 지도자의 위치를 고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셨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역사의 유일한 주관자이시며
온전한 보호자이심을 깨닫게 된다.
1. 벧사살 왕의 잔치에 나타난 현상(5:1-9)
하나님에 대한 느부갓네살 왕의 고백을 묘사하고 있는 전 단락(4:34-37)에 이어서
본 단락은 벧사살 왕의 반하나님적인 행동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의 반전은
느부갓네살 왕에게 역사하셨던 하나님이 벧사살 왕 시대에는 거의 잊혀지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님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를 밝히고 새로운 각성을 촉
구하기 위해 벽에 글씨를 쓰게 하셨던 것이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바벧론 왕궁에
서의 반하나님적인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4절), (2) 기이한 현상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후반부(5-9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본장의 서
론인 동시에 바벧론 제국의 멸망과 벧사살의 비참한 최후를 알리는 서곡이다.
한편, 본 단락에서 나타나는 벧사살 왕은 느부갓네살 왕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
된다. 이를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구 분 느부갓네살 왕 벨사살 왕
성전 기물에 대한 자세 다소 호의적임(1:2) 무시함(5:2, 3)
최종적인 결과 하나님을 찬양함(4:37) 죽음(5:30)
하나님의 계시 꿈의 형태로 주어짐 기이한 현상으로
(4:37) 계시됨(5:5)
왕과 관계된 상당히 많은 양을 할애함 한장으로 끝남(5장)
내용의 양(量) (1-4장)
이와 같이 느부갓네살 왕에게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부각되어 나타난 반면, 벧사살
왕에게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본 단락의 주도적
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계시가 나타나게 된 직접적인 동기(1-4절):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을
침공했을 때(1:1) 성전의 기구들을 가져다가 자신의 보고에 두었던 적이 있었다(1:2).
그런데 이 기구들을 벧사살 왕은 자신의 잔치에 술잔으로 사용하였다(2, 3절). 이러
한 왕의 행동은 표면적으로는 성전의 기물들을 사용하는 것이었으나, 좀더 본질적으로
는 하나님에 대한 적극적인 거부와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행동이었다(출
20:7). 게다가 벧사살 왕은 만인들에게 자신만이 이 나라를 다스리는 진정한 통치자
임을 알리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와, 자신만이 온 백성들에게 숭배를 받아야 하는 존재
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종교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간교한 의도를 간파하신
하나님은 벧사살의 교만을 깨뜨리고 하나님만이 세상의 진정한 통치자임을 알리기 위
해 손가락이 나타나 벽에 글씨를 쓰도록 하신 것이다.
(2) 하나님의 계시가 나타난 이후의 왕의 반응(5-9절) : 벧사살 왕은 손가락이 쓴 글
자가 나타나는 현상이 너무 기이하였으므로(5절) 특히 한껏 성전의 기물을 가지고 술
을 마시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왕을 더욱 당황하게 하였을
것이다. 왕은 너무 놀란 나머지 즐기던 빛이 변하고,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
무릎이 서로 부딪히게 되었다(6절). 왕은 즉각 이 기이한 현상의 의미를 해석하기 위
한 노력을 한다(7절). 그러나 바벧론 전역에 있는 '술객과 갈대아 술사와 점장이'들은
아무도 이 문자를 해독하지 못했다. 이처럼 패역한 왕은 하나님의 계시에 대해 당혹
감을 느끼며 어쩔 줄을 몰라 우왕 좌왕하개 된다. 이처럼 하나님의 비밀은 결코 인간
의 지혜로 깨우칠 수 없는 것이다(롬 11:33-36).
2. 다니엘과 벧사살의 만남(5:10-23)
왕궁에 나타난 현상은 왕이나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기이한 현상 정도로 이해되었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에게 있어서는 하나님이 자신의 살아계심을 다시 한번 계시하
기 위한 사건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계시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태후를 매개로 하여 이방인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벧사살 왕과 하나님 백성의
대표라고할 수 있는 다니엘과의 만남을 주선하셨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은 자신
이 이방의 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전능자임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왕이 다니엘에 대한 소개를 받고 다니엘에게 해석을 요청하는
전반부(10-16절), (2) 느부갓네살 왕 때에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 후반부(17-23절)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다니엘
의 놀라운 재능과 예언자적 기능을 다시금 드러냄으로써 하나님의 섭리의 계속성을 강
조하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다니엘이 벧사살 왕을 만나게 된 동기(10-12절) : 다니엘 2장에서 '이리옥'을 통
하여 느부갓네살 왕을 만날 수 있었던 것(2:14, 15)과 비슷하게 여기서는 태후를 통하
여 벧사살 왕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특히 느부갓네살 왕의 통치 시기가 상당히 과
거의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밀하신 섭리를 느끼게 한다. 하나님은 택한 자를 보존
하셔서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하신다. 갯 다니엘과 벧사살을 만나게 하였던 가장 직
접적인 동기는 하나님의 은밀한 뜻이었다고 볼 수 있다.
(2) 다니엘과 벧사살 왕과의 만남의 성격(13-23절) : 다니엘이 왕에게 소개되는 상황
이 하나님의 섭리였기 때문에 벧사살 왕과의 대면 역시 영적인 성격을 갖는다. 다니
엘은 왕에게 하나님을 인정하도록 요구하였다. 특히 벧사살 왕의 반역적안 행동들이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데서 오는 무지한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알리고 있었
던 상황(22절)에서 고의적으로 저질러졌기 때문에 더욱 강력하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
리도록 요구하였던 것이다(23절). 결국 다니엘은 왕과의 대면을 통하여 왕의 행동들
이 하나님의 이름을 무시한 처사이며 비참한 종말로 귀결된다는 점을 경고하여 참된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하나님의 사람은 권력 앞에 아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
씀만을 대언하는 것이다.
3. 글씨에 대한 다니엘의 해석과 그 결과(5:24-31)
느부갓네살 왕 당대에 있었던 하나님의 역사를 상기시키며 벧사살 왕의 죄에 대하
여 지적을 하고 있는 전 단락(10-23절)에 이어서 본 단락은 구체적으로 벽에 쓰여진
글씨에 대한 해석을 하고 있는 다니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다니엘은 먼저 벧사
살 왕에 대한 죄를 지적하고 해석함으로써 하나님의 진노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
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구체적으로 해석을 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24-28절), (2) 현상에 대한 해석을 하고 난 이후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후반
부(29-31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심판의 확실성과 구원
의 연속성을 교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벽에 쓰인 글자인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25절, 원어는 본장 주석 참조)에
대한 다니엘의 해석은 문자 자체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들
이 지향하고 있는 계시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로 나타나는 문자인
'메네'라는 단어는 그 의미가 '세다', '측량하다'의 뜻이다. 이는 벧사살의 통치 햇
수가 하饉나하나 마지막까지 세어졌으며, 이제 막 종국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26
절). 두 번째로는 '데겔'인데, 이 단어는 히브리어 '세겔'과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으며, '무게를 재다'라는 뜻의 '테칼'로부터 유래되었다. 다니엘은 이 문자를 수동
분사 '테킬'로 설명하였고, 벧사살에게 적용하였다. 하나님은 그를 저울의 눈금에 미
치지 못하는 자로 판단하시고 거절하셨던 것이다(27절). 세 번째는 '페레스'라는 단
어인데, 다니엘은 이 단어를 역시 수동 분사로 파악하여 '페리스' 즉 '나누어지다'라
는 개념으로 해석하였다. 결국 다니엘은 글자를 풀어 설명하면서 바벧론 왕국이 분리
되고 나누어져 지금 도시를 포위하고 있는 메대 바사에게 넘겨지게 된다고 예언하였던
것이다(28절).
이러한 본 단락의 중심 사상은 끝까지 하나님을 거부하는 왕에게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하나님께서 느부갓네살 왕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것
은 느부갓네살 왕이 윤리적으로 벧사살 왕보다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
시를 듣고 하나님께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벧사살 왕은 하나님이 이전에 역사하셨던 사건들에 대해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하나님을 거부하였으므로 심판을 자초하게 되었다(롬 1:18-25). 이러한 벧사살 왕에 대한 심판은 이방 세계 속에서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하나님은 강대한 제국 바벨론을멸망시키고, 포로된 다니엘을 계속해서 존귀하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여전히 이스라엘 백성들을 중심으로 전개됨을 분명히 하신다.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는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깨닫게 된다. (1)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행위는 심각한 범죄이다(출 20:7). (2) 하나님에 대한 고의적인 거부는 심판을 받게 된다(눅13:3). (3) 하나님은 세상의 역사를 지배하시고 통치하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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