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 주석, 룻기 0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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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안식할 곳 -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마노아흐'(* )는 '안식', '안식처'로 번역되는데, 일반적으로는 '평화스럽고 안정된 생활 여건'을 의미한다(Keil).그런 의미에서 영역본 RSV에서는 이 말을 '한 가정'(a home)으로, 그리고 LivingBible에서는 '남편'으로 각각 번역하였다. 이에 따라 공동 번역에서도 '보금자리'로의역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본절에서 사용된 '마노아흐'는 과부가 가정을 가지는것 즉 남편을 얻음으로써 안식을 누리게 되는 것을 암시한 말이다(Rosenmuller). 사실고대 사회에서 가장 소외당했던 계층 중 하나인 과부들은 남편을 얻음으로써 남편의보호 하에서 평안함과 안식을 누릴 수 있었다(1:9).

=====3:2
오늘 밤에...보리를 까불리라 - 당시 팔레스틴의 타작법은 다음과 같았다. 즉 일단보리단을 편편한 평지(타작 마당)에 펴 놓은 후 도리깨로 골고루 조심스럽게 두들겨보리나 밀의 낟알들이 떨어지게 한다. 그리고는 낟알에 섞인 지푸라기나 보리 수염 등을 없애기 위해 그것을 바람에 까불리는 작업을 한다. 즉 타작 마당에 떨어진 곡식 낟알들을 대충 주워 모아 공중에 던져서 까불리면 바람에 의해 지푸라기나 보리 수염 등은 날아가고 곡식 낟알들만 마당에 떨어지는 것이다. 바로 이 곡식 낟알들만을 모아자루에 퍼 담으면 일단 타작 행위는 끝난다. 따라서 당시 타작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람이 불어 주어야만 했다. 그런데 보리 타작할 즈음인 팔레스틴 지방의 여름은그 기후상 낮에는 바람이 별로 없고 주로 오후 5시 이후의 밤에 내륙에서 지중해 쪽으로 바람이 불었다. 따라서 타작은 바로 이때 행해졌다. 그리고 타작을 하는 일꾼들은저녁 내내 일을 하고 나서는 그 타작 마당의 곡식 더미 곁에서 그대로 자는 것이 보통이었다. 팔레스틴의 기후 조건상 여름에는 겉옷만 덮고도 충분히 잠을 잘 수 있었기때문이다. 따라서 본절의 나오미의 말은 당시의 이러한 타작법의 배경 하에서 나온 말이다.

=====3:3
타작 마당 - 추수한 곡식단을 떠는 장소로 사용되는 '타작 마당' (threshing-floors)은 단단하게 다져진 평지를 가리킨다. 즉 로빈슨(Robinson)의 말에 따르면, 주로 노천에서 발견되는 타작 마당은 원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대략 그 반경이 15m 가량이라고 한다. 그리고 타작 마당은 대체로 여러 개가 서로 인접해 있다고 한다(Keil & Delitzsch, op.cit. p.484).
먹고 마시기를 다 하기까지 - 보아스가 타작 마당에서 먹고 마신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해석이 있다. (1)타작이 끝날 때까지 주인인 보아스가 곡식을 지키기 위해 타작 마당에서 밤마다 잠을 잤을 것이다(Hervey, Robinson). (2)보아스는 보리 까불릴때에만 나와서 곡식을 지키기 위해 그 마당에서 잠을 잤을 것이다(Atkinson). (3)모든추수가 필하였을(2:23) 뿐만 아니라 보리를 전부 까불려 놓았으므로, 그동안 수고한일꾼들과 함께 연회를 베풀었을 것이다(Matthew Henry). 이러한 주장 중에서 우리는어떤 것이 더 정확한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이 추론해 볼 수 있을것이다. 즉 보아스는 베들레헴 성읍에서 유력자이므로(2:1), 긴 추수 기간 동안 밤마다 밖에서 자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보아스에게는 시종들이 많이 있었으므로(2:8), 굳이 그가 그 타작 마당을 지킬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보아스가 타작마당에 나와 먹고 마신 것은 압살롬이 양털을 깎은 후(삼하 13:23) 연회를 베풀었듯이, 추수를 마감하는 보리 까부르기를 필하는 밤에 일꾼들과 연회를 베풀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3:4
그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우라 - 룻에 대한 나오미의 이러한 지시는 일견 부도덕해 보인다. 그러나 '고엘 제도'(2:20)라는 당시의 히브리 율법에 근거할 때 나오미의 이러한 지시는 지혜롭고 당연했다. 왜냐하면 모세 율법에 근거된 바 당시 고엘의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었기 때문이다(신 25:7). 한편, 이런 점에서 본절에 언급된 나오미의 지시가 반드시 룻으로 하여금 보아스와 동침하도록 권유한 것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다. 다만 나오미가 자신과 룻의 의사를 적극적이고도 구체적으로보아스에게 전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러한 방법을 사용했으리라 추측된다. 한편 나오미가 대담하게 이 방법을 룻에게 추천한 것은 (1)평소 추수 기간 동안 보아스와 룻의관계를 주의깊게 살펴본 결과 어떤 확신이 나오미에게 섰기 때문일 것이다, (2)보아스가 룻에게 상당한 호의와 찬사를 보냈을 뿐 아니라, (3)또한 보아스는 유력자이며 동시에 덕망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너의 할 일을 네게 고하리라 - 모든 계획을 준비한 것은 나오미이다. 그러므로 룻은 믿는 마음으로 시모의 계획에 순종하기만 하면 되었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계획의 결과는 보아스의 손에 달려 있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나오미는 룻으로 하여금 보아스에게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이행해 달라고 조르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보아스의 결정에 모든 것을 맡길 각오였다. 즉 나오미의 의도는 누구 보다도 '고엘 제도'에 관한 모세 율법(레 25:24,25;신 25:5-10)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덕망있는 보아스의 결정에 모든 일을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나오미가 룻을 믿듯이,보아스 또한 믿었다는 뜻이 된다. 결국 나오미의 이러한 믿음의 확신이 조만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된다.

=====3:5
다 행하리이다 - 당시 히브리 사회에서는 율법으로서 '계대 결혼'(1:11)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었지만, 그러한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방의 가난한 과부가 베들레헴 성읍에서 소문난 부자인 동시에 덕망있는 보아스에게 밤에 잠자리로 찾아가는일이란 결코 쉽지 않다. 심지어 풋이 아무리 보아스를 마음속으로 연모했을지라도 여자로서 남자에게 먼저 접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룻은 시모의말에 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말씀대로 다 순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면면(面面)이 곧 평소 시모를 공경하는 룻의 효성의 발로라 볼 수 있다.

=====3:6
시모의 명대로 다 하니라 - 이 말은 룻이 시모 나오미의 명을 좇아 보아스에게 행한 모든 일을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결론을 내려 놓고 이야기를 서술하는 표현이다.

=====3:7
여기서 보아스가 노적가리(the heap of grain, RSV)곁에 누운 때와 룻이 그의 발치에 들어가 누운 때 사이에는 시간적으로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근거는 다음과 같다. 즉 보아스가 잠자리에 누워 깊이 잠들지 않았다면 아무리 룻이가만히 발치에 들어와 누웠을지라도 그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러나 8절을 주목해 볼 때 보아스가 발치에 이상이 있음을 느꼈던 때는 한밤중에 이르러서였다. 그러므로 수리아역(the Peshitta)은 이러한 사실을 근거로 '마당에서 상쾌한 잠을 잘 때'라는 말을 첨가시켰던 것이다.
노적가리 곁에 눕는지라 - 혹자는 보아스의 이러한 행동이 단지 너무 시간이 늦어다음날 아침 다시 일하기에 편하도록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한다(Matthew Henry).그러나 이 해석은 약간 문제가 있다. 즉 다음날 아침부터 타작 마당이나 들에서 일하는 사람은 일꾼들이지 보아스 자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일꾼들의 일이 한참일 즈음에 때때로 들에 나왔었던 것이다(2:4). 따라서 보아스가 곡식 단들을 쌓아둔 노적가리 곁에 누운 것은 노적가리를 지키고자 하는 특별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타작이 끝나고 보아스가 그곳에서 잠 잘것을 나오미가 미리 알고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서도 그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주인이 타작 마당에서잠을 자는 관습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Robinson, Thomson).

=====3:8
밤중에...놀라 몸을 돌이켜 본즉 - 우리는 본절의 장면을 눈에 선연히 그릴 수 있다. 즉 타작 후 베푼 잔치에서 배불리 먹고 마신 결과, 약간의 취기와 더불어 포만감에 젖어 깊이 잠들었던 보아스가 한밤중의 냉기로 인해 약간 몸을 뒤척거렸을 것이고,그때 그는 발치에서 이상한 감촉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보아스는 놀라는 기색으로 당연히 그 물체를 확인해 보았을 터이고, 그 결과 발치에 누워 있는 한 여인을 발견했을것이다.

=====3:9
당신의 옷자락으로 시녀를 덮으소서 -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이 표현을 룻이 보아스의 보호를 받기 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Matthew Henry, Hervey, Atkinson). 왜냐하면여호와께서 당신의 백성을 독수리 날개로 보호하심 같이(2:12 주석 참조), 룻은 보아스의 날개 아래서 보호받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즉 구체적으로 룻이 보아스의 날개 아래에서 보호를 받는 길은 결혼을 통해서였다. 후일 이같은 표현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 관계를 맺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때에도 사용되었다(겔 16:8). 그런데 결혼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언약 관계를 의미한다. 이런 견지에서 여기 룻은 구혼(求婚)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으로 이처럼 말했던 것이다.
당신은 우리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 이것을 히브리 원문대로 직역하면 '당신은 기업 무를 자이므로'가 된다. 즉 룻은 보아스가 엘리멜렉 가정의 '기업을 무를자'(a kinsman-redeemer, NIV)이기 때문에 자기와 결혼해 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그러나 모세 율법에서도(신 25:5-10), 이스라엘 사회의 관습에서도 이 법은 강제성을 띠지는 않았다. 특히 '기업을 무르는 자'(* , 고엘)는 죽은 형제의 아내와 결혼하는 '수혼(嫂婚) 제도'(계대 결혼 제도, 1:11 주석 참조)에 의해 얽매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룻이 보아스에게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단순히 고엘의 의무 외에 그녀 자신이 보아스와 결혼하기를 원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그래서 보아스는 룻에게 "네가 빈부를 물론하고 연소한 자를 좇지 아니하였으니"라는 말로 칭찬했던 것이다(10절). 한편 '기업 무를 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20 주석을 참조하라.

=====3:10
연소한 자를 좇지 아니하였으니 - 이 말은 룻이 매우 젊은 여인이었던 만큼, 자신의 육신의 안목대로 젊은 남자를 좇을 수도 있었으나, 그리하지 아니하고 시모의 뜻을좇아, 그리고 가문의 명예를 위해 자아 희생적인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보아스가 칭찬하는 말이다. 사실 보아스는 룻의 시부(媤父) 엘리멜렉의 동년배 나이로서, 당시 룻에게는 보아스가 아버지 같이 느껴졌을 것이다.
너의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 룻이 처음 베풀었던 인애는 자기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버리고 시모를 모시기 위해 베들레헴에 왔던 것이며, 나중에 베풀었던 인애는 시모를 잘 공경할 뿐 아니라 젊은 과부로서 정욕을 좇지 않고 하나님의말씀을 따랐던 것이다(G.Gerleman). 비슷한 의미로서, '처음 인애'는 죽은 남편에게베풀었을 룻의 사랑이며, '나중 인애'는 근족과 결혼함으로써 그 남편의 이름을 이스라엘 중에 남기고자 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있다(Keil, Michaelis). 한편, 특별히 본절에서 보아스가 '인애'라는 말로 그녀의 현숙함을 표현했는데, 이 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인애'(仁愛)란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헤세드'(* )는 이스라엘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을 의미하며, 때로는 인간 관계에서 끊을 수 없는 우정이나 사랑을 나타낼 때에도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보아스는 룻의 행위가 진실된 사랑에 근거했음을 칭찬했던 것이다.

=====3:11
내가 네 말대로 네게 다 행하리라 - 고엘이 되어줄 것을 겸손히 청하는 룻의 요구에 보아스는 일체의 변명이나 망설임 없이 이스라엘 관례에 따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룻의 인격에서 인간적 조건과 이해 타산을 초월한 인애(* , 헤세드)를 발견하고 자신도 이러한 인애로써 응답하였던 것이다.
현숙한 여자 -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에쉐트 하일'(* )은 본래'힘있는 여자', '능력있는 여자'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말은 신체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뿐 아니라 영적으로도 감화력있고 덕력(德力)있는 여자를 가리킨다. 한편 후일잠언 기자는 현숙한 여인을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즉 (1)산업이 핍절치아니하게 하며(잠 31:11-19), (2)가난한 자에게 선을 행하고(잠 31:20), (3)남편을 존귀케 만들며(잠 31:23), (4)모든 언사에 지혜와 규모가 있고(잠 31:26), (5)부지런하며 게으르지 아니하고(잠 31:27), (6)여호와를 경외함으로 말미암아 주변 사람들에게칭친을 듣는 자(잠 31:30,31)라 했다. 이처럼 룻도 이 모든 조건을 구비하여 성읍에서현숙한 여자로 소문이 나있었다(2:11).
나의 성읍 백성 - 이 말은 문자적으로 '내 백성의 온 문(門)'(all the gate of mypeople)을 의미한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로 성문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창19:1;23:10;34:20;삼하 15:2;느 8:1;시 69:12). 특히 성문에서는 그 성읍의 장로들이백성들의 송사를 맡아 재판하던 장소이기도 했다(신 21:19). 그래서 어떤 사람의 행위든지 성문에서 판결되어 사방으로 소문이 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잠 31:31).

=====3:12
여기서 보아스는 자신의 소욕대로 행동하지 아니하고, 자기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있다는 사실을 룻에게 일러줌으로써, 그에게 먼저 '고엘'의 의무를 물어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따라서 보아스의 이러한 조치는 율법의 정도(正道)를 따르는 신중하고 분별있는 행동이었다.
기업 무를 자 - 2:20 주석 참조.
더 가까운 친족이 있으니 - 기업 무를 자의 우선 순위는 가장 가까운 친족으로부터시작된다. 그런데 왜 나오미는 더 가까운 친족을 두고 보아스로 하여금 기업 무를 자의 의무를 수행하라고 요구했는가 ? 이에 대하여 혹자는 나오미가 오래 동안 타국에가 있었던 관계로 남편의 가계(家系)를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MatthewHenry). 그러나 4장에 나타난 바 보아스와 룻의 가까운 친족과의 대화를 살펴볼 때,그 가까운 친족은 기업을 무를 만큼 덕망이나 재산을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4:1-6).이것을 미리 알았던 나오미는 그 사람 보다는 보아스 쪽이 더 확실히 '고엘'의 의무를다하리라 확신했고, 따라서 처음부터 그렇게 행동했던 것 같다.

=====3:13
이 밤에 여기서 머무르라 - 때는 시간상으로 한밤중이었으므로 이미 성문은 굳게닫혀 있었을 것이었다. 따라서 룻이 지금 보아스를 떠나가면 그곳은 들판이기에, 그녀가 마땅히 들어가 쉴만한 곳이 없었다. 이러한 룻의 형편을 잘 알고 있는 보아스는 룻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했던 것이다. 이러한 보아스의 사려깊은 언사는 이미 이삭 줍기의 과정에서도 잘 나타난 바 있었다(2:15,16).
기업 무를 자의 책임 - 2:20 주석 참조.
여호와의 사심으로 맹세하노니 - 이것은 이스라엘 사회에서 행해지던 일반적인 맹세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맹세하는 것은 맹세한 자가 여호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전 인격을 걸고 그 맹세한 내용을 반드시 실행할 것을 전제하는 것이다. 또한 이맹세 속에는 이를 어긴 자의 증인되신 여호와께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라는 엄숙한 암시도 포함되어 있다<6-13절 강해, 맹세에 대한 바른 이해>.

=====3:14
새벽까지 그 발치에 누웠다가 - 룻은 보아스의 말에 따라 새벽 곧 성문이 열리며,사람들이 잘 알아볼 수 없는 시간까지 보아스의 발치에 누워 있었다. 이처럼 룻이 보아스의 발치에서 잠을 잔 것으로 보아 이 두 사람은 순결을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보아스가 이렇게 행동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전통을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즉 모리스(Morris)는 탈무드의 주석인 미쉬나(Mishna)를 인용하여 어떤 사람이 이방여인과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고 의심을 받게 되면 그는 그 여인과 수혼(계대 결혼)을 할 수 없게된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보아스는 기업 무르는 모든 절차가 끝날 때까지 매사에신중을 기하여, 자신과 룻 사이에 부도덕한 일이 발생했다는 인상을 다른 사람들에게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피차 알아보기 어려울 때에 일어났으니...사람이 알지 못하여야 할 것이라 - 모세율법에 기록된 바(신 25:5,6) 계대 결혼의 권리를 이행코자 취한 룻의 행위는 결코 부도덕한 행위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룻이 보아스의 말을 좇아 타인의눈길을 피해 새벽 미명 어둑어둑할 때에 보아스 곁을 떠난 것은 단지 그녀의 사정을잘 알지 못하는 자들로 하여금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룻과 보아스가 함께 밤을 지새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1)변명할 겨를도 없이 이방 여인 룻은 물론이요, 보아스의 평판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충분이 있었기 때문이며, (2)무엇보다도 세도있는 보아스의 가까운 친족되는 사람들이쓰러진 가문의 이방 여인 룻과 보아스의 결합을 극구 방해하게 될 빌미를 주기 때문이었다(Rowley).

=====3:15
겉옷 - 이 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미테파하트'(* )는 성경에서 사 3:22에 한 번 더 나오는데, 이는 '겉옷'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이는 3절에서 언급된 '옷'(* , 시믈라)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래서 이것이 영역본 KJV에서는 '수건'(veil)으로, NIV 와 Living Bible에서는 '어깨 걸치개'(shawl)로 각각번역되었다. 이에 따라 혹자는 이 '겉옷'을 '커다란 어깨 걸치개'로 해석한다(Keil).아무튼 본문에서 이 겉옷으로 보리를 싼 것으로 보아 단순한 겉옷이라기 보다는 외투에 걸쳐 덮는 '커다란 수건'으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아마 이것으로써 룻이 어깨를 덮으면서 동시에 얼굴을 가리고 보아스의 타작 마당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리를 여섯 번 되어 - 몇몇 주석가들은 여기 여섯 번 된 것을 '오멜'로 생각한다(Goslinga, Matthew Henry). '오멜'(Omer)은 에바의 1/10로서, 1 오멜은 약 2.3l에 해당한다. 따라서 6오멜은 약 14l(약 7되) 정도가 된다. 또 이와 달리 랍비들이나 탈굼역에 따르면, 여섯 번 된것을 6 '세아'(Seah)로 생각한다. '세아'는 '에바'(Ephah)의1/3로서, 1 세아는 약 7.6l에 해당한다. 따라서 6세아는 약 46l(약 24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무리한 추론이다. 왜냐하면 (1)이것은 룻이 혼자서 들고갈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량이며, (2)또한 그 만큼의 분량은 그녀의 겉옷으로 쌀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 모든 추론과 상관 없이 보아스가 룻에게 보리를 '여섯 번'되어주었다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다(Cassel). 즉 보아스는 룻에게 보리를 줌으로써 자신의 말이 헛된 것이 아니라, 참말임을 확증시켜 주고 그녀를 안심 시키려 했던 것이다. 아울러 '안식년 규례'(출 23:10,11;레 25:2-7,20-22;신 15:1-15)에 따르면, 6년은봉사와 수고의 기간이며 7년째는 안식과 해방의 순간이다. 따라서 보아스는 룻에게 6번 보리를 되어 줌으로써, 수고와 노역의 긴 기간이 이제 다 되었음을 암시한 듯하다.비록 당시 룻은 히브리인들의 관습과 규례에 익숙치 못했으므로 그 의미를 잘 몰랐다고 해도, 룻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은 나오미는 즉각 그 상징적 의미를 알았던 것같다(18절).

=====3:16
어떻게 되었느냐 - 본 구절을 원문대로 직역하면 '너는 누구인고 ?'(미 아트,* )가 된다. 따라서 혹자는 나오미가 자기 집에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 어두워서식별하기 어려웠으므로 이렇게 말했다고도 주장한다(Drusius). 그러나 룻이 들어왔을때 나오미가 '내 딸아'라고 불렀으므로 이 구절은 자기 집에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확인하는 물음이 아님에 틀림없다. 한편 영역본 KJV는 이 말을 문자적으로 '너는 누구인고 ?'(Who art thou ?)라고 직역했으며 NIV, Living Bible, RSV는 '어떻게 되었느냐 ?'(How did it go ?)로 의역하였다. 그런데 이 말 다음에 바로 이어서 룻이 시모에게 간밤에 있었던 일을 소상히 이야기한 것으로 보아 '어떻게 되었는냐'로 의역하는편이 자연스러운 것 같다.

=====3:17
빈손으로 네 시모에게 가지 말라 - 보아스도 분명 룻의 행동 배후에는 그녀의 시모나오미의 세심한 배려와 조언이 있었음을 충분히 감지했을 것이다. 따라서 보아스는룻에게 보리를 여섯 번 되어 주는 행위를 통해 자신도 나오미의 그러한 계획에 순순히응할 용의가 있음을 암시해 주려한 것 같다.

=====3:18
룻으로부터 간밤에 일어난 일의 시종을 들은 나오미는 룻에 대한 보아스의 호의와애정을 확신하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보아스의 신실한 인격으로 보아 조만간 약속을 이행하리라고 믿었다. 그래서 지금은 더이상 다른 계획을 세우거나 안달할 때가 아님을 알았고, 오직 보아스의 조처를 기다리는 것이 최대로 현명한 방법임을 알았다.따라서 나오미는 확신있는 목소리로 룻에게 가만히 기다리라고 일렀던 것이다. 이는일의 결국이 하나님께 달렸음을 믿는 히브리적 신앙의 표현이다(잠 16:1,33). 이처럼인간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최선의 노력으로 다한 후에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김으로써 쓸모없는 염려와 불안에서 해방되는 것이 성도의 바람직한 자세라 할 수 있다(빌 4:6,7;벧전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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