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하박국이 주께 호소했다. “오 주여, 언제까지입니까? 내가 애타게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않으시고, 내가 주께 외치기를 ‘사람 살려! 온통 폭력뿐입니다!’ 하여도 주께서 구해주지 않으시니,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실 겁니까?
1:3 주께서는 어찌하여 나로 죄악을 지켜보게 하시고, 어찌하여 나로 불의를 목격하게 하십니까? 약탈과 폭력이 내 눈 앞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다툼과 시비가 곳곳에서 끊이질 않습니다.
1:4 그러므로 율법은 마비되었고, 공의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합니다. 악인들이 온통 의인들을 에워싸고 있으므로, 공의가 왜곡되고 짓밟히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1:5 ○ 주께서 하박국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 나라들을 잘 살펴보아라. 그러면 너희는 놀라고 또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질 것이다. 그것은 너희 시대에 내가 한 가지 엄청난 일을 행할 것이니, 너희가 그 일에 관해 듣고서도 도저히 믿지 못할 것이다.
1:6 보라, 이제 내가 바빌로니아 사람들을 일으키겠다. 그들은 사납고 성급한 민족으로, 온 땅을 제멋대로 휩쓸고 다니면서 다른 민족들의 생활 터전을 제 것인 양 마구 빼앗을 것이다.
1:7 그들은 아주 잔인하고 무서운 자들이다. 그들에게는 자기 자신만이 심판의 법이고, 오직 자기 영예밖에는 생각할 줄 모른다.
1:8 그들이 타는 말은 표범보다 빠르고, 황혼녘의 늑대보다 사납다. 그들의 기병대는 아주 멀리서도 쏜살같이 달려오는데, 마치 먹이를 덮치는 독수리처럼 날쌔게 날아온다.
1:9 그들은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려고 떼를 지어 몰려오는데, 곧장 앞으로 치고 나가서 모래알처럼 수많은 포로들을 붙잡아 간다.
1:10 그들은 세상의 뭇 왕들을 조롱하고, 온 땅의 뭇 고관들을 웃음거리로 여긴다. 그들은 모든 요새들을 하찮게 여기고, 어떤 성읍이든 흙 언덕을 쌓아 잽싸게 점령해 버린다.
1:11 이처럼 그들은 거센 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듯, 온 세상의 뭇 나라들과 민족들을 재빠르게 정복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의 힘을 신으로 삼고 오직 자신들의 힘만 믿고 사는 민족이기에, 많은 죄를 짓고 사는 자들이다.”
1:12 ○ 예언자가 주께 다시금 호소했다. “오 주여, 나의 하나님, 나의 거룩하신 주시여, 주께서는 영원 전부터 계시는 분이 아니십니까? 정녕 주께서는 우리를 죽게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오 주여, 주께서는 우리를 심판하시려고 그들을 준비해두셨습니다. 나의 반석이시여, 주께서는 우리를 징벌하시려고 그들을 세우셨습니다.
1:13 그러나 주여, 주님의 눈은 너무나 정결하시므로 악을 보고는 그대로 참지 못하시고, 죄를 보고는 그냥 두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주께서는 거짓되게 행하는 저 사악한 자들을 그냥 보고만 계시는 것입니까? 어찌하여 악인들이 자기보다 의로운 자들을 삼켜버리는데도 계속 침묵만 지키고 계시는 것입니까?
1:14 주께서는 어찌하여 자기 백성들을 바다의 물고기같이 하찮게 만드시고, 다스리는 자가 없는 곤충같이 미미하게 만드십니까?
1:15 보십시오. 저 사악한 대적들이 우리 모두를 낚시로 낚아 올리고, 그물을 던져 사로잡으며, 어망 안에 잔뜩 쓸어 담고는 아주 기뻐하고 좋아합니다.
1:16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의 그물 앞에 제사를 지내고, 어망 앞에 향을 피워 올립니다. 그들이 그 그물과 어망 덕분에 전리품을 풍성하게 거둬들이고 식량을 넉넉하게 얻기 때문입니다.
1:17 이처럼 그들이 그물을 비운 후, 또다시 그물을 계속 쳐서 뭇 나라의 백성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다가 마구 죽여도 괜찮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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