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 아브라함은 이제 나이 많은 노인이 되었다. 주께서는 아브라함이 하는 일마다 복을 내려주셨다.
24:2 하루는 아브라함이 집안일을 맡아 하는 가장 나이 많은 종을 불러 말했다. “너는 내 넓적다리 밑에 네 손을 집어넣고,
24:3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여라. 너는 내 며느릿감을 내가 살고 있는 이곳 가나안 사람들의 딸들 중에서 고르지 않겠다고 맹세하라.
24:4 너는 내 고향, 내 피붙이들이 사는 곳으로 가라. 거기서 내 아들 이삭의 신붓감을 골라 데려오너라.
24:5 그 종이 아브라함에게 물었다. “만약 그 여인이 저를 따라 이 땅으로 오지 않겠다고 하면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그때에는 제가 도련님을 주인님의 고향으로 데려가야 합니까?”
24:6 아브라함이 대답했다. “너는 내 아들을 그리로 다시 데려가지는 말라.
24:7 하늘에 계시는 주 하나님께서 내게 내 아버지가 사시던 곳, 내 피붙이들의 땅에서 떠나라고 이르셨다. 그리고 나에게 맹세하시기를, 이 땅을 내 후손에게 주시겠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너보다 앞서 천사를 보내셔서, 네가 거기에서 내 아들의 신붓감을 데려올 수 있게 해주실 것이다.
24:8 혹시라도 그 여인이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네가 한 맹세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너는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갈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라.”
24:9 종은 주인 아브라함의 넓적다리 밑에 손을 집어넣고, 아브라함이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 맹세했다.
24:10 ○ 종은 주인이 보내는 온갖 선물들을 낙타 열 마리에 나누어 싣고, 길을 떠났다. 그는 북부 메소포타미아의 한 성읍에 이르렀다. 그곳은 나홀이 살고 있는 성읍이었다.
24:11 종은 성읍 밖에 있는 우물가에서 낙타를 쉬게 했다. 때는 동네 아낙들이 우물로 물을 길으러 오는 저녁 무렵이었다.
24:12 종은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저의 주인 아브라함이 섬기시는 주 하나님, 오늘 이 몸이 찾아온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저의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24:13 저는 지금 여기 우물가에 서 있습니다. 마을의 처녀들이 이제 물을 길으러 나올 것입니다.
24:14 저는 그 중 한 처녀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물동이를 기울여 제가 물을 좀 마시게 해주시겠소?’ 그때 그녀가 ‘예, 어르신. 어르신의 낙타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어요’ 하고 말한다면, 저는 그 처녀가 바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주의 종 이삭의 짝인 줄로 알겠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는 하나님께서 저의 주인께 은총을 베푸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24:15 종이 기도를 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어깨에 물동이를 메고 우물가로 나왔다.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과 그의 아내 밀가 사이에서 태어난 브두엘의 딸이었다.
24:16 ○ 리브가는 지금껏 어떤 남자도 사귄 적이 없는 매우 아리따운 처녀였다. 그녀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 올라오자,
24:17 종이 달려가 리브가에게 말했다. “물동이의 물을 좀 얻어 마실 수 있겠소?”
24:18 리브가가 대답했다. “어르신, 어서 물을 드십시오.” 그녀는 서둘러 물동이를 내려놓고는, 종에게 물을 마시도록 해주었다.
24:19 종이 물을 다 마시자, 리브가가 말했다. “어르신의 낙타들에게도 물을 마시게 할게요.”
24:20 리브가는 물동이에 남아 있는 물을 구유에 쏟아 붓고, 다시 우물로 내려가서 낙타들에게 먹일 수 있도록 물을 길어 왔다.
24:21 종은 리브가의 거동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이번 여행길의 목적을 주께서 과연 순조롭게 이루어주실 것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24:22 낙타가 물을 다 마시자, 종은 반 세겔 나가는 금코걸이와 10세겔 나가는 금팔찌 한 쌍을 리브가의 손에 쥐어주었다.
24:23 그러면서 종이 물었다. “아가씨는 뉘 집 따님이시오? 아가씨 집에 우리가 묵을만한 방이 있소?”
24:24 리브가가 대답했다. “저는 브두엘이라는 분의 딸입니다. 제 할머니는 밀가라 하고, 할아버지는 나홀이라 합니다.”
24:25 리브가가 말을 이었다. “저희 집에는 낙타에게 먹일 겨와 여물도 넉넉합니다. 어르신께서 묵으실 방도 있습니다.”
24:26 종은 무릎 꿇고 엎드려 주께 경배를 드렸다.
24:27 “저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주께서는 저의 주인에게 하신 약속을 잊지 않고 이처럼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으로 대하셔서, 이렇듯 저를 제 주인님의 동생 집으로 곧장 인도해 주셨습니다.”
24:28 ○ 리브가는 달려가 집안 식구들에게 이 일을 말했다.
24:29 리브가에게는 오빠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라반이었다. 라반이 우물가에 있는 그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24:30 라반은 누이동생의 금코걸이와 금팔찌를 보고, 또 리브가가 자기에게 한 말을 듣고 급히 우물가로 달려온 것이다. 과연 그 사람은 우물가에 낙타들과 함께 서 있었다.
24:31 라반이 말했다. “저의 집으로 가시지요. 어르신은 주께 복 받은 분이시로군요. 왜 밖에 서 계십니까? 어르신이 묵으실 방도 치워 놓았고, 낙타들이 머물 공간도 있습니다.”
24:32 그 사람이 라반의 집으로 들어갔다. 라반은 낙타의 짐을 부리고, 낙타에게 겨와 여물을 주었다. 라반은 그 사람의 일행에게 발 씻을 물도 가져다주었다.
24:33 그런 후에 라반은 음식상을 차려서 내왔다. 그러자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저는 제가 여기에 온 목적을 당신께 말씀드리기 전에는 먹을 수 없습니다.” 라반이 말했다. “그러시다면, 어서 말씀하시지요.”
24:34 ○ 그 사람이 말했다. “저는 아브라함의 종입니다.
24:35 주께서 저의 주인에게 큰 복을 내려주셔서, 제 주인은 큰 부자가 되셨습니다. 저의 주인은 양 떼와 소 떼, 은과 금,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 등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계십니다.
24:36 주인마님이신 사라는 늘그막에 아들을 낳으셨습니다. 저의 주인어른께서는 그 아드님께 모든 재산을 물려주셨습니다.
24:37 주인어른께서는 저에게 맹세를 하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 아들의 신붓감을 구해 오되,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가나안 사람들의 딸들 가운데서는 고르지 말라.
24:38 너는 내 아버지의 집, 내 피붙이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거기에서 내 아들과 혼인할 처녀를 데려와라.’
24:39 그래서 제가 주인어른께 말씀드렸지요. ‘만약 그 여인이 저를 따라오지 않겠다고 하면 저는 어찌해야 할까요?’
24:40 주인어른께서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섬기는 주께서 천사를 너와 함께 보내셔서 네 앞길을 열어주실 것이다. 너는 아무 걱정 말고 내 피붙이들이 사는 곳, 내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내 아들의 신붓감을 데려오너라.
24:41 네가 내 친척들에게 가기만 하면, 너는 네 할 바를 다한 것이다. 그 친척들이 딸을 내주지 않는다면, 너는 네가 한 맹세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24:42 그래서 저는 오늘 이 동네 우물에 이르러 주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저의 주인 아브라함이 섬기시는 주 하나님, 오늘 이 몸이 이곳으로 찾아온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주께서 길을 열어 주소서.
24:43 저는 지금 우물가에 서 있습니다. 그 처녀가 물을 길으러 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그 물동이에서 제가 물을 좀 마시게 해주시오.’
24:44 그때 그 처녀가 ‘예, 어르신의 낙타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어요’ 하고 말한다면, 그 처녀가 바로 제 주인님의 아드님을 위해 주께서 정하신 짝인 줄로 알겠습니다.
24:45 제가 마음속으로 기도를 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 아가씨가 어깨에 물동이를 이고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아가씨는 우물로 내려가 물을 길었습니다. 그때 제가 아가씨에게 ‘물 좀 마실 수 있겠소?’ 하고 부탁했습니다.
24:46 그러자 아가씨는 서둘러 물동이를 내려놓더니, 저더러 어서 마시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가씨는 제 낙타들에게도 물을 마시게 하겠다면서, 물을 더 길어 와서 제 낙타들에게도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24:47 그래서 제가 “아가씨는 뉘 집 따님이시오?” 하고 물어 보았지요. 그랬더니 아가씨는 브두엘이라는 분의 딸이고, 할머니는 밀가이며, 할아버지는 나홀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가씨에게 금코걸이를 달아주고, 손에 금팔찌를 끼워주었습니다.
24:48 저는 머리 숙여 주께 경배 드리고, 저의 주인어른께서 섬기시는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듯 저를 바른 길로 인도하셔서, 제 주인님 동생의 손녀딸을 도련님의 신붓감으로 데려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24:49 그러니 이제 어르신들께서는 제 주인어른의 뜻을 받아주실 것인지, 그 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어르신들께서 제게 예, 아니오를 분명히 말씀해 주셔야, 저도 어떻게 행할 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24:50 ○ 라반과 브두엘이 대답했다. “이 모두가 주께서 진행해 오신 일입니다. 우리가 어찌 좋다 싫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24:51 리브가가 여기에 있으니, 이 아이를 데려가십시오.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 아이를 데려가 당신 주인의 며느리로 삼도록 하십시오.”
24:52 아브라함의 종은 이 말을 듣고 엎드려 주께 경배를 드렸다.
24:53 종은 금은 패물과 옷가지를 가져다가 리브가에게 주었다.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에게도 값비싼 선물들을 나누어 주었다.
24:54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일행은 라반이 차려놓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그날 밤 그 집에서 묵었다. 다음날 아침, 아브라함의 종이 말했다. “저는 이제 제 주인어른께로 돌아가야겠습니다.”
24:55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가 간청했다. “며칠만이라도 이 아이가 우리와 함께 지내도록 해주세요. 열흘만이라도 우리와 함께 지내게 해주세요. 그런 다음에 데려가십시오.”
24:56 아브라함의 종이 말했다. “여기서 더 지체하지 않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주께서 저의 여행길을 돌보아 순탄하게 이끌어주셨습니다. 두 분께서는 제가 곧바로 주인어른께 돌아갈 수 있도록 저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24:57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가 말했다. “그러시다면, 리브가를 불러 그 아이 생각은 어떤지 물어보도록 합시다.”
24:58 두 사람은 리브가를 불러 물었다. “너는 지금 곧바로 이분과 함께 갈 생각이냐?” 리브가가 대답했다. “예, 가겠어요.”
24:59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는 리브가와 리브가의 유모,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일행을 함께 떠나보냈다.
24:60 그들은 떠나가는 리브가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우리 누이 리브가여, 너는 수천수만 사람의 어머니가 되어라. 너의 후손이 원수들의 성을 정복하기를 빈다.”
24:61 ○ 리브가와 그녀의 몸종들은 낙타를 타고 아브라함의 종 일행을 따라 길을 떠났다.
24:62 그때에 이삭은 브엘라해로이를 떠나 가나안 남부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24:63 어느 날 저녁 무렵, 이삭은 묵상도 할 겸 들판에 산책을 하러 나왔다가, 한 무리의 낙타 떼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24:64 리브가가 고개를 들어 이삭을 보고는 낙타에서 내렸다.
24:65 리브가가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었다. “저 들판에서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 분은 누군지요?” 종이 대답했다. “예, 제 주인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그러자 리브가는 너울을 꺼내 얼굴을 가렸다.
24:66 아브라함의 종은 이삭에게 이제까지의 일을 상세히 이야기했다.
24:67 이삭은 리브가를 맞아, 어머니 사라가 살던 장막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자신의 아내로 삼고, 그녀를 사랑했다. 이삭은 어머니를 여의고 울적했던 마음을 리브가로 인해 달랠 수 있었다.
24:2 하루는 아브라함이 집안일을 맡아 하는 가장 나이 많은 종을 불러 말했다. “너는 내 넓적다리 밑에 네 손을 집어넣고,
24:3 하늘과 땅을 지으신 하나님을 두고 맹세하여라. 너는 내 며느릿감을 내가 살고 있는 이곳 가나안 사람들의 딸들 중에서 고르지 않겠다고 맹세하라.
24:4 너는 내 고향, 내 피붙이들이 사는 곳으로 가라. 거기서 내 아들 이삭의 신붓감을 골라 데려오너라.
24:5 그 종이 아브라함에게 물었다. “만약 그 여인이 저를 따라 이 땅으로 오지 않겠다고 하면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그때에는 제가 도련님을 주인님의 고향으로 데려가야 합니까?”
24:6 아브라함이 대답했다. “너는 내 아들을 그리로 다시 데려가지는 말라.
24:7 하늘에 계시는 주 하나님께서 내게 내 아버지가 사시던 곳, 내 피붙이들의 땅에서 떠나라고 이르셨다. 그리고 나에게 맹세하시기를, 이 땅을 내 후손에게 주시겠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너보다 앞서 천사를 보내셔서, 네가 거기에서 내 아들의 신붓감을 데려올 수 있게 해주실 것이다.
24:8 혹시라도 그 여인이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네가 한 맹세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너는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갈 생각은 절대로 하지 말라.”
24:9 종은 주인 아브라함의 넓적다리 밑에 손을 집어넣고, 아브라함이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 맹세했다.
24:10 ○ 종은 주인이 보내는 온갖 선물들을 낙타 열 마리에 나누어 싣고, 길을 떠났다. 그는 북부 메소포타미아의 한 성읍에 이르렀다. 그곳은 나홀이 살고 있는 성읍이었다.
24:11 종은 성읍 밖에 있는 우물가에서 낙타를 쉬게 했다. 때는 동네 아낙들이 우물로 물을 길으러 오는 저녁 무렵이었다.
24:12 종은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저의 주인 아브라함이 섬기시는 주 하나님, 오늘 이 몸이 찾아온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저의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24:13 저는 지금 여기 우물가에 서 있습니다. 마을의 처녀들이 이제 물을 길으러 나올 것입니다.
24:14 저는 그 중 한 처녀에게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물동이를 기울여 제가 물을 좀 마시게 해주시겠소?’ 그때 그녀가 ‘예, 어르신. 어르신의 낙타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어요’ 하고 말한다면, 저는 그 처녀가 바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주의 종 이삭의 짝인 줄로 알겠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는 하나님께서 저의 주인께 은총을 베푸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24:15 종이 기도를 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어깨에 물동이를 메고 우물가로 나왔다.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과 그의 아내 밀가 사이에서 태어난 브두엘의 딸이었다.
24:16 ○ 리브가는 지금껏 어떤 남자도 사귄 적이 없는 매우 아리따운 처녀였다. 그녀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동이에 물을 가득 채워 올라오자,
24:17 종이 달려가 리브가에게 말했다. “물동이의 물을 좀 얻어 마실 수 있겠소?”
24:18 리브가가 대답했다. “어르신, 어서 물을 드십시오.” 그녀는 서둘러 물동이를 내려놓고는, 종에게 물을 마시도록 해주었다.
24:19 종이 물을 다 마시자, 리브가가 말했다. “어르신의 낙타들에게도 물을 마시게 할게요.”
24:20 리브가는 물동이에 남아 있는 물을 구유에 쏟아 붓고, 다시 우물로 내려가서 낙타들에게 먹일 수 있도록 물을 길어 왔다.
24:21 종은 리브가의 거동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이번 여행길의 목적을 주께서 과연 순조롭게 이루어주실 것인지 알아보고 싶었다.
24:22 낙타가 물을 다 마시자, 종은 반 세겔 나가는 금코걸이와 10세겔 나가는 금팔찌 한 쌍을 리브가의 손에 쥐어주었다.
24:23 그러면서 종이 물었다. “아가씨는 뉘 집 따님이시오? 아가씨 집에 우리가 묵을만한 방이 있소?”
24:24 리브가가 대답했다. “저는 브두엘이라는 분의 딸입니다. 제 할머니는 밀가라 하고, 할아버지는 나홀이라 합니다.”
24:25 리브가가 말을 이었다. “저희 집에는 낙타에게 먹일 겨와 여물도 넉넉합니다. 어르신께서 묵으실 방도 있습니다.”
24:26 종은 무릎 꿇고 엎드려 주께 경배를 드렸다.
24:27 “저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주께서는 저의 주인에게 하신 약속을 잊지 않고 이처럼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으로 대하셔서, 이렇듯 저를 제 주인님의 동생 집으로 곧장 인도해 주셨습니다.”
24:28 ○ 리브가는 달려가 집안 식구들에게 이 일을 말했다.
24:29 리브가에게는 오빠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라반이었다. 라반이 우물가에 있는 그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24:30 라반은 누이동생의 금코걸이와 금팔찌를 보고, 또 리브가가 자기에게 한 말을 듣고 급히 우물가로 달려온 것이다. 과연 그 사람은 우물가에 낙타들과 함께 서 있었다.
24:31 라반이 말했다. “저의 집으로 가시지요. 어르신은 주께 복 받은 분이시로군요. 왜 밖에 서 계십니까? 어르신이 묵으실 방도 치워 놓았고, 낙타들이 머물 공간도 있습니다.”
24:32 그 사람이 라반의 집으로 들어갔다. 라반은 낙타의 짐을 부리고, 낙타에게 겨와 여물을 주었다. 라반은 그 사람의 일행에게 발 씻을 물도 가져다주었다.
24:33 그런 후에 라반은 음식상을 차려서 내왔다. 그러자 그 사람이 입을 열었다. “저는 제가 여기에 온 목적을 당신께 말씀드리기 전에는 먹을 수 없습니다.” 라반이 말했다. “그러시다면, 어서 말씀하시지요.”
24:34 ○ 그 사람이 말했다. “저는 아브라함의 종입니다.
24:35 주께서 저의 주인에게 큰 복을 내려주셔서, 제 주인은 큰 부자가 되셨습니다. 저의 주인은 양 떼와 소 떼, 은과 금,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 등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계십니다.
24:36 주인마님이신 사라는 늘그막에 아들을 낳으셨습니다. 저의 주인어른께서는 그 아드님께 모든 재산을 물려주셨습니다.
24:37 주인어른께서는 저에게 맹세를 하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내 아들의 신붓감을 구해 오되,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가나안 사람들의 딸들 가운데서는 고르지 말라.
24:38 너는 내 아버지의 집, 내 피붙이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거기에서 내 아들과 혼인할 처녀를 데려와라.’
24:39 그래서 제가 주인어른께 말씀드렸지요. ‘만약 그 여인이 저를 따라오지 않겠다고 하면 저는 어찌해야 할까요?’
24:40 주인어른께서는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섬기는 주께서 천사를 너와 함께 보내셔서 네 앞길을 열어주실 것이다. 너는 아무 걱정 말고 내 피붙이들이 사는 곳, 내 아버지의 집으로 가서 내 아들의 신붓감을 데려오너라.
24:41 네가 내 친척들에게 가기만 하면, 너는 네 할 바를 다한 것이다. 그 친척들이 딸을 내주지 않는다면, 너는 네가 한 맹세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24:42 그래서 저는 오늘 이 동네 우물에 이르러 주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저의 주인 아브라함이 섬기시는 주 하나님, 오늘 이 몸이 이곳으로 찾아온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주께서 길을 열어 주소서.
24:43 저는 지금 우물가에 서 있습니다. 그 처녀가 물을 길으러 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그 물동이에서 제가 물을 좀 마시게 해주시오.’
24:44 그때 그 처녀가 ‘예, 어르신의 낙타에게도 제가 물을 먹이겠어요’ 하고 말한다면, 그 처녀가 바로 제 주인님의 아드님을 위해 주께서 정하신 짝인 줄로 알겠습니다.
24:45 제가 마음속으로 기도를 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 아가씨가 어깨에 물동이를 이고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아가씨는 우물로 내려가 물을 길었습니다. 그때 제가 아가씨에게 ‘물 좀 마실 수 있겠소?’ 하고 부탁했습니다.
24:46 그러자 아가씨는 서둘러 물동이를 내려놓더니, 저더러 어서 마시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가씨는 제 낙타들에게도 물을 마시게 하겠다면서, 물을 더 길어 와서 제 낙타들에게도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24:47 그래서 제가 “아가씨는 뉘 집 따님이시오?” 하고 물어 보았지요. 그랬더니 아가씨는 브두엘이라는 분의 딸이고, 할머니는 밀가이며, 할아버지는 나홀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가씨에게 금코걸이를 달아주고, 손에 금팔찌를 끼워주었습니다.
24:48 저는 머리 숙여 주께 경배 드리고, 저의 주인어른께서 섬기시는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듯 저를 바른 길로 인도하셔서, 제 주인님 동생의 손녀딸을 도련님의 신붓감으로 데려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24:49 그러니 이제 어르신들께서는 제 주인어른의 뜻을 받아주실 것인지, 그 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어르신들께서 제게 예, 아니오를 분명히 말씀해 주셔야, 저도 어떻게 행할 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24:50 ○ 라반과 브두엘이 대답했다. “이 모두가 주께서 진행해 오신 일입니다. 우리가 어찌 좋다 싫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24:51 리브가가 여기에 있으니, 이 아이를 데려가십시오.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 아이를 데려가 당신 주인의 며느리로 삼도록 하십시오.”
24:52 아브라함의 종은 이 말을 듣고 엎드려 주께 경배를 드렸다.
24:53 종은 금은 패물과 옷가지를 가져다가 리브가에게 주었다.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에게도 값비싼 선물들을 나누어 주었다.
24:54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일행은 라반이 차려놓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그날 밤 그 집에서 묵었다. 다음날 아침, 아브라함의 종이 말했다. “저는 이제 제 주인어른께로 돌아가야겠습니다.”
24:55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가 간청했다. “며칠만이라도 이 아이가 우리와 함께 지내도록 해주세요. 열흘만이라도 우리와 함께 지내게 해주세요. 그런 다음에 데려가십시오.”
24:56 아브라함의 종이 말했다. “여기서 더 지체하지 않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주께서 저의 여행길을 돌보아 순탄하게 이끌어주셨습니다. 두 분께서는 제가 곧바로 주인어른께 돌아갈 수 있도록 저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24:57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가 말했다. “그러시다면, 리브가를 불러 그 아이 생각은 어떤지 물어보도록 합시다.”
24:58 두 사람은 리브가를 불러 물었다. “너는 지금 곧바로 이분과 함께 갈 생각이냐?” 리브가가 대답했다. “예, 가겠어요.”
24:59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는 리브가와 리브가의 유모,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일행을 함께 떠나보냈다.
24:60 그들은 떠나가는 리브가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우리 누이 리브가여, 너는 수천수만 사람의 어머니가 되어라. 너의 후손이 원수들의 성을 정복하기를 빈다.”
24:61 ○ 리브가와 그녀의 몸종들은 낙타를 타고 아브라함의 종 일행을 따라 길을 떠났다.
24:62 그때에 이삭은 브엘라해로이를 떠나 가나안 남부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24:63 어느 날 저녁 무렵, 이삭은 묵상도 할 겸 들판에 산책을 하러 나왔다가, 한 무리의 낙타 떼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24:64 리브가가 고개를 들어 이삭을 보고는 낙타에서 내렸다.
24:65 리브가가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었다. “저 들판에서 우리 쪽으로 오고 있는 분은 누군지요?” 종이 대답했다. “예, 제 주인님의 아드님이십니다.” 그러자 리브가는 너울을 꺼내 얼굴을 가렸다.
24:66 아브라함의 종은 이삭에게 이제까지의 일을 상세히 이야기했다.
24:67 이삭은 리브가를 맞아, 어머니 사라가 살던 장막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자신의 아내로 삼고, 그녀를 사랑했다. 이삭은 어머니를 여의고 울적했던 마음을 리브가로 인해 달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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