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24:1
여호와께서 땅을 공허하게 하시며 황무하게 하시며 뒤집어 엎으시고 그 거민을 흩
으시리니 - 여기 "땅"이라는 것은, 유대 땅을 의미하든지 혹은 그 때에 알려진 세계를
의미하든지 하나님의 심판이 땅에 있는 모든 것들 위에 나타나 보이는 것만은 확실하
다. 특별히 사람들이 많이 살던 땅이 "공허하게" 또는 "황무하게" 됨은, 심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비참스러운 형편은 사람이 원하여 된 것도 아니고 또 혹은 우연히 된 것
도 아니다. 우연한 사변(事變)이 어떻게 그렇게 사람이 많이 살던 곳을 폐허가 되게
할 것인가 ? 소돔과 고모라를 볼 때에 누가 하나님의 심판을 회상하지 않으랴 !
사 24:2
백성과 제사장이 일반일 것이며 종과 상전이 일반일 것이며 비자와 가모가 일반일
것이며 사는 자와 파는 자가 일반일 것이며 채급하는 자와 채용하는 자가 일반일 것이
며 이자를 받는 자와 이자를 내는 자가 일반일 것이라 - 이 말씀 가운데 "일반"(*
=키...카)이라는 말이 여섯번 나오는 것을 보면,
(1)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공정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진리대로 판단하시고(롬
2:2) 사람의 외모로 하지 아니하시나니(롬 2:11), 그 어느 층계의 사람이든지 죄가 있
는 한 그의 심판에 걸리지 않을 자가 없다. 그의 심판은 피상적 으로 나오는 경솔한
판단이 아니고, 모든 사건들을 바다와 같이 깊은 측량으로 다루시어(시 36:6) 모든 사
실을 진상(眞相)대로 나타내시되 정오의 빛과 같이 나타내신다(시 37:6). 이렇게 철저
히 모든 것의 진상을 나타내시는 심판 앞에서는 어떤 죄인이든지 숨기울 수 없는 것이
다.
(2)여기 하나님의 심판에 모든 층계의 사람들이 다 걸린다는 것을 보면, 그 시대가
얼마나 부패한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의 심판은 어떤 시대에 죄악이 관영할 때에 임
하는 법이다. 그런데 시대가 부패하여질 때에는 어떤 층계의 사람이든지 피할 수 없이
다 부패해지는 것도 인류 역사의 경험이다. 죄악은 마치 전염병과 같아서 퍼지게 될
때에는 확 퍼진다. 옛날 노아 시대에도 죄악이 퍼졌으므로 노아의 여덟 식구 외에는
다 그 부패에 물들었다. 벧전 3:20 참조. 그러므로 부패가 퍼지는 시대에서는 누구든
지 비상한 노력이 없이는 자기도 그 부패에 참예하게 됨을 면할 수 없다. 이렇게 부패
가 퍼지는 시대에는 사람들이 그 부패성을 심상시(尋常視)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다시 말하면, 그 시대 사람들은 옷을 벗고 다니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처럼 도덕적으로 암매하다. 그러므로 계 16:15에 말하기를, "보라 내가 도적 같이 오
리니 누구든지 깨어 자기 옷을 지켜 벌거벗고 다니지 아니하며 자기의 부끄러움을 보
이지 아니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하였다.
사 24:3
제 1절에 있는 같은 말 해석 참조.
사 24:4-13
4절부터는 하나님의 심판이 땅 위에 내릴 것을 좀 더 자세히 진술한다. "땅이 슬
퍼"한다 함은, 이 아래 말씀과 같이 좋은 일이 없으므로 땅이 슬퍼 보인다는 시적 표
현(詩的表現)이다.
이제 4절부터 진술된 슬픈 조항(條項)들을 들면,
(1)"땅이...쇠잔함". 이는 땅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박(薄)하고 메마르고 결핍함을
의미한다. 특별히 사회 도덕이 그러하고 또한 자연 혜택도 그러하다. 다시 말하면, 인
간들의 죄 값으로 자연계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내어주지 않는다. 특별히 우리 본문
에, "높은 자가 쇠약하며"라고 특기(特記)되었으니 하나님의 벌을 받는 시대에는 높은
자도 별 수 없다는 사실이 여기 밝혀져 있다(4절). 옛글에도 세쇠도미(世衰道微)라는
말이 있으니 이런 시대를 가리켰을 것이다.
(2)"땅이...더럽게 됨". 5절의 "땅이...더럽게 되었으니"라는 말이 칼빈에 의하면,
"땅이 속임으로"로 번역된다. 그것은, 땅이, 사람이 심은 대로 내어 주지 않고 그 기
대한 바가 실패에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물론 하나님께서 내리신 심판이
다. 그러나 우리 한역대로 땅이 더럽게 되었다는 말이 옳은 듯하다. "땅이 더럽게 된"
이유는, 5절 하반절에 설명된 대로 사람들이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지 않으며 영원한
언약을 파한 까닭이다. "영원한 언약을 파한"다 함은, 그들이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므
로 은혜의 계약을 받지 아니함이다(5절).
(3)"저주가 땅을 삼킴". 이것은 그 아랫말이 설명한 것과 같이 그 땅 거민들이 정
죄를 받아 전화(戰禍)를 당하므로 불타서 남은 자가 적을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6절).
(4)그 땅의 사람들이 방탕하며 연락을 위주한 죄로 이제 연락(宴樂)할 물질이 없어
짐에 따라 마음도 즐겁지 않게 됨(7-11). 하나님께서는, 인류가 쾌락 사랑하기를 하나
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함에 대하여 반드시 심판하신다(딤후 3:4). 그 이유는, 그런 죄
악은 하나님을 대면하여 모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 말씀(7-11)은, 연락에 빠
졌던 자들이 이제는 연락할 수 없게 되어지고 한숨만 남게 된 사실을 명백히 지적한
다. 그런데 이와 같이 그 땅 거민들이 근심이 많아 독주(毒酒)까지 마시게 될(9절 하
반) 이유는, 전쟁과 겸하여 포도주가 핍절하여졌기 때문이다(11절).
(5)인구가 희소(稀少)하여 짐(12,13). 우리 본문에 말한 대로 "성읍이 황무하고 성
문이 파괴되었"다는 것은, 역시 전쟁 때문이다. 여기에 따라 인구가 희소하여지는 것
은 필연적 결과이다.
사 24:14-16
여기서도 이사야는, 죄 때문에 임하는 심판의 무서운 결과들을 진술하다가 돌연히
사람들이 여호와를 영화롭게 하는 생명 운동을 내어다 보고 말한다. 이런 돌연한 방식
으로 죄인들에게 큰 소망을 주는 기록은, 이사야의 필법(筆法)으로서,
7:13,14,11:1-16,19:19,20,23:18 등에도 있다. 이 모든 장절들은 사람들이 죄로 말미
암아 받는 심판을 말해 내려오다가 돌연히 나타나는 말씀들이다.
이렇게 돌연히 소망을 기억시키는 것은, 참으로 복음적 성격을 띠고 있다. (1)"죄
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라는 말씀(롬 5:20)과 잘 부합하는 기미(氣味)가
여기 보이고, (2)하나님께서, 죄로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인생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축
복은, 땅에 속한 어떤 유족한 생활이 아니고 그들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누릴 수 있
는 구원 축복 밖에 없는 것을 생각하시기 때문에, 이렇게 여러 백년 전에 그리스도의
오실 것을 내어다보고 예언하도록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예언이 문맥상으로 너무
돌연한 것 같이 보이지만 정당한 이유를 가진 것이다.
"바다에서부터 크게 외친"다 함은, 이방 나라들 가운데서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크게 전파함을 가리킨다.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이방 사람들이 하나님의 복
음을 듣고 믿으면서 힘있게 전파하리라고 한다(14절). "동방에서 여호와를 영화롭게"
한다 함은, 아시아 땅에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실을 가리킨다. "동방"이라는 말은,
히브리 원어로 우림(* )이니 빛들을 의미하는 바, 많은 해석가들은 이것이 햇
빛 올라오는 곳 동방을 가리킨다고 한다. 과연 그리스도의 복음은 서양에서 발원(發
源)한 것이 아니고, 아시아 땅인 동방 곧, 유대를 위시하여 안디옥과 소아시아 등지
(等地)를 그 초창기(初創期)의 발원지로 가졌던 것이다. "바다 모든 섬"은 지중해 연
안에 있는 모든 서양 국가들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그리스도의 복음은 마게
도냐와 아가야와 로마와 같은 서양 나라에 크게 전파되어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였다(15절).
"땅 끝에서부터"란 말은, 사실상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이방 나라를 가리킨다. 그리
스도의 복음은 절대 완전한 진리요 사실이기 때문에 땅에 있는 모든 민족들을 구원할
유일한 진리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좋은 진리의 전파는 기쁨으로 되어진다는 의미에서
"노래하는 소리"라고 우리 본문은 말한다(16상반). "의로우신 자"는, 하나님께서 그리
스도를 보내시사 자기도 의로우심을 나타내시고 예수 믿는 자들을 의롭다 하신 사실을
생각케 한다(롬 3:26).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보내시어 우리 죄를 대속하신 사실은, 의
로우신 분의 하시는 일이다. 우리의 구원은 이와 같은 하나님의 의(義)에 달린 것이다
(롬 1:17,3:21).
사 24:16
"그러나 나는 이르기를 나는 쇠잔하였고 나는 쇠잔하였으니 내게 화가 있도다 궤휼
자가 궤휼을 행하도다 궤휼자가 심히 궤휼을 행하도다 하였도다". 상반절에서는 이사
야가 신약 시대에 있을 그리스도의 복음 운동에 대하여 예언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부
터는 신약 시대에도 계속하여 환난이 있을 것이며 더욱 심할 것을 내다 본다. 신약 시
대가 오히려 많은 환난이 임할 시대인 것은 신약 성경이 말하고 있다(계 7:14). "나는
쇠잔하였고 나는 쇠잔하였"다 함은, 선지자가 교회 시대에 있을 많은 환난을 내어다
보면서 자기 몸이 친히 그 환난 때문에 쇠잔하여진 듯이 말하고 있다. "궤휼자가 궤휼
을 행한"다 함은, 신약 시대에도 여전히 적기독 운동(敵基督運動)이 계속하면서 땅의
거민들을 속일 것을 가리킨다. 적기독 운동은 흔히 정권을 가지고 나타날 것이다. 이
환난은 이스라엘만 아니고 온 세계가 당할 것이다(J.Ridderbos).
사 24:17-20
여기 기록된 하나님의 심판은, 온 땅 "거민"들에게 임할 것인데 그 목적 가운데 하
나는, 사람들을 "두렵"게 하여 낮아지게 하므로 복음을 믿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스도
의 복음이 세상에 임한 뒤에 환난은 끊임 없이 일어나게 되나니 그것을 통하여 사람들
로 하여금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오도록 하는 일이 많다. 인간은 죄로 인하여 너무 교만
하여졌기 때문에(하나님을 무시하는 교만) 피할 수 없는 환난의 채찍이 아니면 그들의
마음이 낮아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환난은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가장 합당한 방
편이다. "함정과 올무"는 신약 시대에 있을 환난의 성격을 보여주나니 곧, 피할 수 없
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하여 18-20절이 잘 설명해 준다. 곧, "도
망하는 자는 함정에 빠지겠고 함정 속에서 올라오는 자는 올무에 걸리리니"라는 것이
다. 다시 말하면, 아래 있는 함정에서 간신히 몸을 뽑아 가지고 올라오는 경우에도 다
시 걸린다는 것이다. 그것을 노아 홍수의 현상으로 우리 본문은 설명하였으니 곧, "이
는 위에 있는 문이 열리고 땅의 기초가 진동함이라"라는 것이다. 노아 홍수 때에 땅에
서도 물이 터져 올라오고 하늘에서도 창이 열린 듯이 물이 쏟아져 내려오므로 그 때
사람들이 물을 피할 길이 없었나니 아래도 물이었고 위에도 물이었다(창 7:11). 이 만
큼, 그 때에 임한 홍수는 함정이나 올무처럼 사람들이 피할 수 없도록 임한 것이니 그
것이 하나님의 징벌인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 환난이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설명하는 가운데 특별히 사람이 의지하고 사는 땅이 여지 없이 파괴되고 또 요
동하고 있는 것을 말해 준다. 이것은 하필 지구(地球)만을 가리킨 것이 아니고 거기에
근거하고 있는 모든 문화 시설(文化施設)까지 가리킨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의지
하고 하나님을 잊어버리며 무시한다. 그러나 이것들이 위태하여질 때에는 하나님을 바
라볼 마음이 싹튼다. 그러므로 인류에게 있어서는 이런 환난이 도리어 필요하다. 인류
의 죄악을 벌하지 않으면 인류는 언제나 구태의연(舊態依然)하게 죄악과 짝하며 하나
님을 무시한다. 하나님은 이런 죄악을 벌하시는 것으로써 그의 살아 계심을 증거하신
다. 그러므로 이런 환난이 인류의 죄악 때문이라는 의미에서 20절 하반절에 말하기를,
"그 위의 죄악이 중하므로"라고 하였다.
사 24:21
그 날에 여호와께서 높은데서 높은 군대를 벌하시며 땅에서 땅의 왕들을 벌하시리
니 - 여기 이른바 "높은 군대"는 악한 천사들을 가리킨다(Delitzsch). 유 1:6 참조.
"땅의 왕들"은, 여기서는 악을 행함에 주동자들인 적기독 왕들을 가리킨다.
사 24:22
그들이 죄수가 깊은 옥에 모임 같이 모음을 입고 옥에 갇혔다가 여러 날 후에 형벌
을 받을 것이라 -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재림 전에 마귀의 무리를 벌하실 것과 그리고 그의 재림으로 저희에게 대하여 대심판하실 것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고, 리델보스(Ridderbos)는 말한다(Men kan ook denken aan het onderscheid Tusschen het aanvankelijke gericht bij Christus eerste komst(Joh.12:31) en het eindoordeel bij zijne tweede komst.).
사 24:23
그 때에 달이 무색하고 해가 부끄러워하리니 이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시온산과 예루살렘에서 왕이 되시고 그 장로들 앞에서 영광을 나타내실 것임이니라 - 본절은, 계시록 21장 말씀과 같이 하나님께서 친히 군림(君臨)하셔서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실 광경을 보여준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모시지 못하였던 세계가 이제 주님의 속죄하여 주신 결과로 하나님을 완전히 모신 영광 세계로 변화된다. 그 곳은 하나님의 영광이 있는 곳이니만큼, "해"와 "달"이 "무색"해진다. 곧, 쓸데 없이 된다(계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