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8:1
지혜자와 같은 자 누구며 사리의 해석을 아는 자 누구냐 사람의 지혜는 그 사람의
얼굴에 광채가 나게 하나니 그 얼굴의 사나운 것이 변하느니라 - 여기서는 솔로몬이
진정한 지혜자가 어떤 사람임을 밝혀준다.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을 순종하
는 사람인데(2절), 그의 얼굴에는 광채 곧 참된 평화가 가득하다. 하나님의 뜻을 참되
이 알고 순종하던 스데반의 얼굴이 빛난것은 그 예증이라고 할 수 있다(행 6:15). 하
나님을 순종하지 않는 악인의 얼굴은 굳다고 하였는데(잠 21:29). 그는 인간에게 진정
한 평강을 주는 하나님의 진리에 순종하기를 거절하기 때문이다.
전 8:2-4
내가 권하노니 왕의 명령을 지키라 이미 하나님을 가리켜 맹세하였음 이니라 왕 앞
에서 물러가기를 급거히 말며 악한 것을 일삼지 말라 왕은 그 하고자 하는 것을 다 행
함이니라 왕의 말은 권능이 있나니 누가 이르기를 왕께서 무엇을 하시나이까 할 수 있
으랴 - 여기 "왕"이란 말은 하늘의 왕 곧, 하나님을 가리킨다(Leupold). 탈굼역
(Targum)을 위시하여 모든 고대(古代) 해석가들도 여기 "왕"을 하나님으로 해석한다.
하나님의 백성이 마땅히 그를 순종해야 될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그의 백성이
라고 하였기 때문이다(2절 하반). 4-8 절의 말씀은 세상의 왕보다 하나님을 염두에 둔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의 백성이 그에게 순종하지 않고 악을 행하는 것은 무소 불능
(無所不能)하신 이를(3절 하반) 대항하는(4절 하반) 어리석은 행동이다. 사
40:15-17,45:9-10; 단 4:35; 롬 9:20-23 참조.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은 발뒤꿈치로 송
곳을 차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이다(행 26:14).
전 8:5,6
무릇 명령을 지키는 자는 화를 모르리라 지혜자의 시기와 판단을 분변하나니 무론
무슨 일에든지 시가와 판단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임하는 화가 심함이니라 - "지혜자"
곧,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화를 당하지 않으려니와 그와 반대로 하나님의 말씀
을 지키지 않은 자는 마침내 하나님의 섭리적 심판을 당하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전 8:7,8
사람이 장래 일을 알지 못하나니 장래 일을 가르칠 자가 누구이랴 생기를 주장하여
생기로 머므르게 할 사람도 없고 죽는 날을 주장할 자도 없고 전쟁할 때에 모면할 자
도 없으며 악이 행악자를 건져 낼 수도 없느니라 - 이 부분 말씀은 , 위의 6절에 진술
된 대로 하나님을 경외할 줄 모른 사람의 당하는 괴로움의 원인을 좀 더 밝혀준다. 그
원인은 그가 자력(自力)으로는 구원을 이룰 수 없는 사실에 있다는 것이다. 곧, 그는
장래 일에 대하여 알 수 없고(7절), 생명을 주장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전 8:9,10
내가 이런 것들을 다 보고 마음을 다하여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살핀즉 사람
을 주장하여 해롭게 하는 때가 있으며 내가 본즉 악인은 장사 지낸 바 되어 무덤에 들
어갔고 선을 행한 자는 거룩한 곳에서 떠나 성읍 사람의 잊어버린 바 되었으니 이것도
헛되도다 - 여기서는 악한 자가 민중을 통치하는 일이 있으나 그것은 도리어 자기에게
해로운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10절이 밝혀 주었으니, 곧 그도 죽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10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이 개역되어야 한다. 곧, "이런 환경에 있어서 내가
본즉 악인들은 장사 지낸 바 되어 무덤에 들어가나니 그들은 와서 그렇게 행하다가 거
룩한 곳에서 떠나나니 그들이 악을 행하던 성읍에서 잊어버린 바 될 뿐이니라 이것도
헛되도다"라고 여기 이른바 "거룩한 곳"은 이스라엘 땅을 가리킨다. 악한 임금은 잠간
와서 통치하면서 거룩한 땅만 더럽힌다. 그것은 그에게 영원히 오점(汚點)이 된다.
전 8:11,12
악한 일에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않으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기에 마음이 담대하
도다 죄인이 백 번 악을 행하고도 장수하거니와 - 여기서는 악한 임금의 통치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이 더디게 임하는 것 같이 생각됨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시간 측량과 인
간의 그것은 서로 같지 않다. 그러므로 악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처사가 어떤 때에는
너무 지연되는 것 같이 생각된다. 그러므로 12절 상반은 말하기를, "죄인이 백 번 악
을 행하고도 장수하거니와"라고 한다. 옛날 중국의 악한 임금 걸(傑)의 통치 아래서
백성들이 탄식하기를, "이 날이 언제 다 갈꼬(是日葛喪)"라고 하였다고 한다. 시
73:1-11의 말씀은 악한 통치자들의 시대를 탄식하는 것으로 그 표본이라고 할수 있다.
전 8:12,13
내가 정녕히 아노니 하나님을 경외하여 그 앞에서 경외하는 자가 잘 될것이요 악인
은 잘 되지 못하며 장수하지 못하고 그 날이 그림자와 같으리니 이는 하나님 앞에 경
외하지 아니함이니라 - 여기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 잘 되는 반면에 악인들은
그렇지 못할 것을 선언한다. 여기 이른바 "잘 될 것이요"란 말(* )은 무
엇보다도 그 영혼이 잘 됨을 말한다. 요삼 1:2 참조. 여기서는 하나님의 원수된 악인
이 잘 되지 못한 것을 말하면서 "장수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 말씀은 12절 상반에 있
는 말씀과 모순되는 것 같다. 거기서는 "죄인이 백 번 악을 행하고도"장수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 난제는 쉽게 해결된다. 여기(1절)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의
잘 됨에 대조하여 악인은 잘 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이말(장수하지 못함)이 나왔으
니, 이것은 비교적으로 표현된 말이다. 악인이 이세상에서 아무리 장수한다고 하여도
성도의 영생에 비하면 그것은 한경점에 불과하다(시 90:4). 그러므로 우리 본문은 이
것을 가리켜 "그림자와 같다"고 하였다.
전 8:14,15
세상에 행하는 헛된 일이 있나니 곧 악인의 행위대로 받는 의인도 있고 의인의 행
위대로 받은 악인도 있는 것이라 내가 이르노니 이것도 헛되도다 이에 내가 희락을 칭
찬하노니 이는 사람이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해 아래서 나은 것이 없음이라
하나님이 사람으로 해 아래서 살게 하신 날 동안 수고하는 중에 이것이 항상 함께 있
을 것이니라 - 솔로몬은 여기서 이 세상에 있는 한 문제를 제시하고 그것이 하나의 불
가사의(不可思議)라고 하면서 그것에 대한 처세법을 보여준다. 곧, 이 세상에 의인이
악인처럼 잘 안되는 일이 있고, 악인이 의인처럼 잘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14절).
이런 난제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의 취할 길은 그 받은 분복에 있어서 만족을 느끼며
즐거워하는 생활이다(15절). 솔로몬의 이와 같은 말은 육체적 쾌락주의를 가리키는 것
이 아니고 무엇보다도 만사가 하나님의 장중에 달려 있는 줄 알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책임을 위하여 수고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해석은 특별히 2:24-26의 말씀이 잘 밝혀준다. 잠 10:28;전 3:12-13, 5:18-19 참조.
전 8:16,17
내가 마음을 다하여 지혜를 알고자 하며 세상에서 하는 노고를 보고자 하는 동시에(밤낮으로 자지 못하는 자도 있도다)하나님의 모든 행사를 살펴보니 해 아래서 하시는 일을 사람이 능히 깨달을 수 없도다 사람이 아무리 애써 궁구할 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나니 비록 지혜자가 아노라 할지라도 능히 깨닫지 못하리로다 - 여기서는 이 세상에 있는 난제(예컨대 14절에 진술된 것)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그것을 해결하여 보려고 지나치게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 난제가 하나님의 손 가운데 있는 줄 알고(9:1) 하나님만 바라볼 뿐이라고 한다. 사도 바울도 역시 이런 난제 앞에서 하나님의 깊은 섭리를 생각하면서 도리어 하나님을 찬송하였다(룸 11:3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