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40:1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
이것은 이 성도가 어떻게 견인 지구(堅忍持久)하여 기도한 것을 알려 준다. 많은 기도
를 한 후 응답이 없을 때에도, 그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가 하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
고 기도를 계속한 것이다. 이런 간절한 기도는 응답을 얻는다.
시 40:2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 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
을 견고케 하셨도다. - 이것은, 무가내하(無可奈何)한 고난의 처지에서 구원 받은 사
실을 비유한 것이다. 이런 무가내하한 고난에서 구원된 것은, 그 구원이 우연한 일이
아니고 하나님의 원조로 되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인력으로 할 수 없는 데서, 하나
님의 능력은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우리를 그런 자리에서 구조하
시기를 기뻐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난이 심한 처지일수록 주님 안에서 소망을 가
질 만하다. "수렁에서 끌어 올리시고".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를 발 붙일 데 없는 난
처한 자리에서 건져 주셨다는 의미이다.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케
하셨도다". 이것은 비유의 말씀이니, 할 수 없던 처지에서 안전한 자리로 건져 주셨다
는 뜻이다.
이 시편은, 메시야 시들(Messianic Psalms)(2, 12, 16, 22, 40, 69, 109, 110편)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이 귀절을 그리스도에게 관련시켜 해석하기도 한다. 곧, 그리스도
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사 무덤에까지 들어가셨다가 부활하신 사실을 가리킴이, 이 귀절
의 예언적 의미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시편의 저자 다윗은, 그리스도의 모형(模型)
일 것이다.
시 40:3
새 노래 곧 우리 하나님께 올릴 찬송을 내 입에 두셨으니. - 여기 "새 노래"는, 구
원을 얻은 자가 그 구원의 새 경험으로 인하여 부르는 노래이다. 하나님께서 그를 구
원하셨으므로 인하여 그에게 "새 노래"가 생겼으니, 하나님께서 그 새 노래를 주신 셈
이다.
많은 사람이 보고 두려워 하여 여호와를 의지하리로다. - 이 말씀은, 많은 사람이
다윗의 구원 체험을 보고 자기들도 그와 같은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줄 알게 됨을 가리
킨다. "두려워함"은, 하나님을 살아 계신 대 심판주로 알고 경외함이고, "의지함"은
신뢰함을 가리킨다. 한 사람의 구원 체험은, 이렇게 많은 사람을 하나님께로 인도한
다. 특별히 메시야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사실은, 천하의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
께로 인도한다.
시 40:4
여호와를 의지하고 교만한 자와 거짓에 치우치는 자를 돌아보지 아니하는 자는 복
이 있도다. - "교만한 자"란 말은, 히브리 원어로 레하빔(* )이니 포악한 자
들을 가리킨다. 그런 자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거짓을 주장한다. 따라서 교만한 자는
하나님을 신앙하지 못한다. "돌아보지 아니함"은, 높이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하나
님을 신뢰하는 자는, 하나님만 두려워하므로 하나님 앞에서 패역한 자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존경하지도 않는다. 신자는 불의한 세력에 아첨하지 않는다. 그것이 하나님 앞에
서 가지는 그의 정절(貞節)이다. 하나님은 정절이 있는 자와 함께 하시며 또한 그의
신앙을 강화시켜 주신다.
시 40:5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도
소이다. - 이 말씀 뜻은, 하나님께서 이 성도의 기도를 응답해 주신 모든 사건들을 가
리킨다.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 이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다스리시는 모든 섭
리들을 의미한다.
내가 들어 말하고자 하나 주의 앞에 베풀 수도 없고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 -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의 이법(理法)들은 인간의 두뇌로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시 40:6
주께서 나의 귀를 통하여 들리시기를 제사와 예물을 기뻐 아니하시며 번제와 속죄
제를 요구치 아니하신다 하신지라. - 다윗은, 위험 중에서 건져 주신 은혜를 감사한다
는 의미에서 이제부터 말한다. 곧,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감사는, 무슨 예물을 드림이
아니고 주님의 뜻을 수행하는 것과 과거에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하며 전파함이라
고 한다.
"주께서 나의 귀를 통하여 들으시기를", 이 말씀은, 히브리 원어로 오즈나임 카리
타 리(* )라고 하는데, 이것을 직역(直譯)하면, "당신이 내 귀
들을 뚫으셨나이다"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떤 해석에 의하면, 히브리 풍속에, 상전된
자가 평생 종노릇하기를 원하는 자의 귀를 문설주에 대고 송곳으로 뚫은 풍속을 염두
에 두고 한 말씀이라고 한다(출 21:6). 그렇다면, 이것은 여기서 주의 종이 하나님께
즐겨 순종하기 원하여 헌신한 사실을 가리킬 것이다. 그러나 칼빈(Calvin)은 위의 해
석을 받지 않았다. 그는 말하기를, 이 문구의 뜻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그의 말씀
깨닫는 은혜를 주셔서 귀가 뚫린 듯이 영적으로 열렸다는 의미라고 한다. 다윗이 영적
지각이 열려서 깨달은 것은 이렇다. 곧, 하나님께서 구약에 정하신 모든 제물 드리는
자의 순종을 요점으로 생각하신 것 뿐이라는 것이다(8절 참조). 그 순종은, 특히 하나
님에게 대한 그리스도의 순종, 곧, 우리를 속죄(贖罪)하여 주시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하신 순종을 예표(豫表)한다(요 10:18; 히 5:7-10, 10:4-15). 하나님의 기뻐
하시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고, 그것이 예표한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의 순종이었다.
시 40:7
그 때에 내가 말하기를 내가 왔나이다 나를 가리켜 기록한 것이 두루마리 책에 있
나이다. - "그 때에"란 말은, 앞절이 말한 바와 같이, 다윗이 구약 시대에 드리던 제
물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을 때를 가리킨다. "내가 말하기를". 곧, 그가, 제물의 의미
를 깨달을 때에 즉응하여 하나님 앞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말하였다는 뜻이다.
"내가 왔나이다". 이것은, 종이 상전에게 순종하려고 출두하여 대비하고 있음을 가
리킨다(민 22:38). 하나님께 순종함이 제물보다 낳은 줄(삼상 15:22) 아는 다윗은, 이
렇게 순종을 위하여 대비하고 있었다. 다윗의 이 태도는, 하나님께 순종하여 속죄의
죽음을 죽으시러 오실 그리스도 예수의 태도를 예표한다. 그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예
표하는 모형 인물이었다. "나를 가리켜 기록한 것이 두루마리 책에 있나이다". "두루
마리 책"은 율법을 가리킨다. 다윗은 율법에 있는 말씀을 순종하여 이루려고 굳게 결
심한다. 이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킬 때에는, 그가 그의 백성을 위하여 대신 율
법을 지키러 오신 것을 의미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결국 그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시므로 성취되었다.
시 40:8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의 뜻 행하기를 즐기오니 주의 법이 나의 심중에 있나이다
하였나이다. - 하나님의 율법이 책에 기록된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고 심령에 새
겨져 있어야 된다. "나의 심중"이란 말은 히브리 원어로 뻬독 메아이(*
)라고 하는데, 복장(服藏) 속을 의미한다. 복장 속에 율법을 보수한다 함은, (1)율법
을 생명처럼 사랑한다는 의미이고(요 6:38,39), (2)그것을 복중에 음식처럼 먹어 생명
의 양식을 삼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된다(요 6:35).
시 40:9
내가 대회 중에서 의의 기쁜 소식을 전하였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내 입술을 닫지
아니할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 다윗은, 그 받은 바 구원 은총에 대하여 모든 회중
앞에서 증거한다고 한다. 개인 성도가 받은 은혜는 그 개인의 사욕(私慾)을 위한 것이
아니고 많은 다른 사람들의 심령을 깨우치며 신앙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
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는 그것에 대하여 넓게 증거할 책임이 있다. "의(義)의 기
쁜 소식"이란 말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어려운 자리에서 건져내신 사건을 가리킨다.
그는, 억울하게 그 원수들로 하여금 그런 어려운 자리에 빠졌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
런 자리에서 구원 받은 것은 하나님의 공의의 발동으로 인하여 그렇게 된 것이다.
시 40:10
내가 주의 의를 내 심중에 숨기지 아니하고 주의 성실과 구원을 선포하였으며 내가
주의 인자와 진리를 대회 중에서 은휘치 아니하였나이다. - 이 귀절은 앞절 말씀의 계
속이다. "주의 의"란 말에 대한 해석은 앞절에서 참조하여라. "주의 성실"이란 말은
하나님께서 그 말씀에 약속하신 바와 같이 그를 의지하는 성도에게 구원을 주시는 신
실성을 가리킨다. "인자"는 하나님의 구원 행위의 동기이고, "진리"는 언제나 불변하
시고 성도를 구원해 주시는 성품을 의미한다. 이 귀절은, 성도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행위의 특질들에 대한 찬송이다. 그 네 가지 곧, "의", "성실", "인자", "진리"는, 거
룩하신 그의 구원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시 40:11
여호와여 주의 긍휼을 내게 그치지 마시고 주의 인자와 진리로 나를 항상 보호하소
서. - 다윗은, 위험에서 구원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벌써 체험한 바도 있었다
(1,2). 그러나 아직도 남은 위험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앞절에 진술된 하나님의 구
원의 덕(구원, 인자, 진실)을 다시 새로이 체험하고자 한다. 땅 위의 성도에게는 원수
의 적대 행위가 계속하는 것인만큼, 그로서는 하나님의 구원을 줄곧 사모하게 된다.
그 뿐 아니라, 구원 행위에 나타나는 주님의 성덕(예컨데 그의 긍휼, 인자, 진리 곧,
진실)은 성도의 심령에 감미(甘味)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계속하여 그것을 체험
하고자 하며 사모한다. 비유컨데, 어린 아이가 질병에 걸린 것은 불행이지만, 그 때에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의 간호가 더욱 감미 있음과 같다.
"긍휼", "인자". 하나님 앞에서 구조(救助)를 청하는 자로서, 누가 감히 그의 긍휼
(矜恤)의 문을 무시하고 다른 문으로 들어갈 수 있으랴? 누가 하나님의 구조를 받을
만한 공로(功勞)와 의(義)를 가졌는가? 인간은 다 죄인이니 하나님의 긍휼(공로 없이
사랑하여 주시는 덕)을 의뢰할 수 밖에 없다. "진리"는 성도를 돌아 보시는 하나님의
불변의 덕, 곧, 진실하심을 말함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성도에게 있어서 단 맛 있는
것이며, 그리워지는 것이다.
시 40:12
무수한 재앙이 나를 둘러 싸고 나의 죄악이 내게 미치므로 우러러 볼 수도 없으며
죄가 나의 머리털보다 많으므로 내 마음이 사라졌음이니이다. - 히브리 원문에는 이
귀절 초두에, "왜 그런고 하면"(* =키)이란 이유 접속사가 있다. 그러므로 이 귀절
은 앞절의 이유문이다. 다윗은, 그 당착한 재앙 중에서 자기의 죄악을 깨닫는다. 그리
고 그 재앙들이 자기의 죄 값인 줄 알고 겸손히 회개하며 기도한다. 이것이, 환난 중
에 처한 성도에게서 기대되는 일이다. 죄를 깨닫고 자복하는 것은 구원에 이르는 비결
이다. 잠 28:13에 말하기를,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
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라고 하였다.
"내 마음이 사라졌음이니이다". 이것은, 히브리 원어(* =립비 아
자바니)의 문자역(文字譯)대로 "내 마음이 나를 떠났다"란 뜻으로서, 절망될 지경이라
는 의미이다.
시 40:13
여호와여 은총을 베푸사 나를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 다윗은,
하나님의 긍휼과 은총에 의해서만 재앙에서 건짐이 될 줄 믿는다. 자기 자신의 의(義)
를 의지하는 자는 어두움에 속한 자이다.
"속히 도우소서". 이 기도는 조급한 말 같으나, 주님의 구원 행위의 아름다움을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으로 한 말이니,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다. 다만 이 말을 하
는 기도자가 낙심이나 단기(短期)로 해서는 안될 것이다.
시 40:14,15
나의 영혼을 찾아 멸하려 하는 자로 다 수치와 낭패를 당케 하시며 나의 해를 기뻐
하는 자로 다 물러가 욕을 당케 하소서 나를 향하여 하하 하는 자로 자기 수치를 인하
여 놀라게 하소서. - 이 귀절들은, 원수들로 하여금 "수치와 낭패"를 다하게 해 주시
기를 원함이다. 그들은 성도를 해하려고 하는 동시에 하나님을 모욕하려는 자들이니,
그들의 악한 계획은 실패된다. 그들이 수치를 당하면, 그들과 및 다른 사람들이 하나
님의 존재와 권능을 깨달을 수 있고, 또 성도들의 신앙은 견고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실패를 위해 기도할 만하다.
시 40:16
무릇 주를 찾는 자는 다 주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는 항상 말하기를 여호와는 광대하시다 하게 하소서. - "여호와는 광대하시다"란 말은, 성도를 후대하여 구원하심을 의미한다.
시 40:17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나 주께서는 나를 생각하시오니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건지시는 자시라 나의 하나님이여 지체하지 마소서. - 하나님께서는, "가난하고" 고난 당하는 사람을 멀리 하시지 않고 도리어 구원하시려고 생각해 주신다. 그렇다면 고난 당한 성도는, 자포자기할 것이 아니라 도리어 기도할 용기를 품어야 된다. 그를 알아 주시고 생각해 주시는 이는 천지 만물의 창조자이시다(시 121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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