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3: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 다윗은 여기서 하나님을 "목
자"로 비유한다(시 79:13, 80:1, 95:7, 100:3; 사 40:11; 겔 34장) 목자는 양을 먹이
며 인도한다. 그와 같이, 하나님은 성도를 신령한 양식으로 먹이며(요 10:9), 또 구원
의 길로 인도하신다(히 2:10,12:2).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소유하신 하나님을 목자로
모신 성도에게 부족함이 있을 이유가 없다(Delitzsch). 누가 하나님을 "나의" 목자라
고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실제 문제이다. 다윗은, 하나님을 하나의 이론 대상으로만
삼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을 "나의" 목자로 알 수 있는 자는, (1)택함을 받은 성도이
다(요 10:14, 15, 26-29). 누가 택함을 받았는가? 그것은 알기 어려운 철학 문제와 같
은 난제가 아니라, 알기 쉬운 실제 사항이다. 칼빈(Calvin)은 말하기를, 그리스도는
예정 혹은 선택을 비취어 주는 거울이라고 하였다. 그리스도를 진실히 믿는 자라면,
그는 영원 전에 택함을 받은 성도인 것이 분명하다(행 13:48). (2)하나님을 "나의" 목
자로 알 수 있는 자는 택함 받은 성도로서 영적으로나 섭리적으로 하나님의 인도와 보
호를 맛본 자이다. 그러면, 누가 하나님의 이와 같은 맛을 볼 수 있는가? 우리가 고난
을 당해 보기 전에는,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의 맛을 모르는 것이 보통이다. 하나님
은 우리로 하여금 고난을 통하여 영적으로 그를 알게도 하시며(시 119:71), 또한 잘
되게도 하신다(사 38:17).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만물을 주시어 살게 하신다. 이
사실도 우리가 고난을 받아야 안다. 우리가 얼마 동앙 금식한 후에 물을 마셔 보면,
같은 물이지만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는지! 하나님은 날
마다 우리를 거느리시며 먹이시며 도와 주신다.
하나님을 "나의" 목자라고 할 수 있는 자는 부족함이 없다. 그 이유는, 그가 하나
님과 함께 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소유한 자는 천지 만물을 소유한 자보다 더 큰 부
자이다. 혹 그가 물질적으로는 가난한 자로 지낼수도 있다. 그러나 그 때에도 그는 부
족을 느끼지 않는다(빌 4:12, 13).
시 23:2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으로 인도하시는도다. - "푸른 초장"
은 양들이 먹기 좋아하는 연(軟)한 풀이 있는 곳을 가리킨다. 선한 목자는 양에게 꼴
을 준다. 그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에게 육신의 양식만 아니라 영의 양식도 풍
성히 공급하신다. 영의 양식은 그의 말씀이니, 죽은 자들도 살리는 생명의 말씀이다
(벧전 2:2; 히 5:11-14). "쉴 만한 물"(* =메 메누코드)은, 천천히 흐르
는 물이니 양들이 마시기에 편하고, 또 그 건강에도 유익한 것이라고 한다(Calvin).
이것은 비유니, 위에 말한 "푸른 초장"과 함께, 성도가 하나님에게서 받는 영의 양식
을 가리킨다. 양들이 선한 목자에게서 먹을 풀도 얻고 마실 물도 얻는 것처럼, 성도는
하나님에게서 부족함이 없이 모든 필요한 것들을 받는다.
시 23: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 "영혼을
소생시키심"은, 범죄하였던 영혼을 회개케 하여 진정한 생명을 받게하심을 의미한다.
영혼은 죄 때문에만 죽는 법이니, 다시 살기는 죄를 회개함으로만 되어진다. "의의 길
로 인도하심"은, 곧은 길(평탄한 길)로 인도하심을 의미한다. 하나님 보시기에 평탄한
길은 사람 보기에 험하고 좁은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천국에 들어가는 첩경
이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사람을 회개시켜 옳은 길로 인도하심은, 인간 편의 어떤 좋은
조건 때문이 아니고 하나님 자신의 "이름"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이름에 붙인
백성을 버리시지 않고 반드시 성화(聖化)시키신다. 그는, 그의 택한 백성을 구원하지
못하는 자라는 이름을 받지 않으신다(시 9:18).
시 23: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 "사망의 음침한 골짜
기"는 위험의 극단을 가리킨다. 어떤 위험에서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그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어떤 학자가 말하기를, 성경에 "두려워하지 말
라"란 말과 또 그와 유사한 말이 365번이나 있다고 한다(그의 말이 정확한지는 몰라
도). 그것은, 성도는 하나님을 믿고 또 하나님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두려
워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하나님보다 다른 것들을 더 두려워함은, 그것들이 하나님보
다 높다는 어리석고 망령된 생각이다.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란 말은, 아직도 하나님
을 "목자"로 비유하고 사용한 말이다. 목자는 지팡이와 막대기를 가지고 양들을 인도
하며, 또 맹수들에게서 보호한다. 그처럼 하나님께서도 그 백성들을 바로 인도하시며
보호하신다.
시 23: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 여기서는, 하나님과 다윗의 관계가 주인과 손님과의 관계로 비유
된다. 이것은, 주님의 보호가 어떻게 현저하고 각근함을 보여 준다. 원수들은 다윗이
패망하기를 기다리며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런 역경에서도 하나님은 그를 돌아보시고
그를 위하여 연회를 베풀듯이 기쁜 승리를 주신 것이다. 그 때에는 원수들도 할 수 없
이 입을 벌리고 관망할 뿐이었다. "기름을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란 말은, 연회에서 귀빈에게 기름 붓는 풍속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원수 앞에 핍박 받는 다윗을 연회에 청함 받은 귀빈처럼 대우하셨다. "내 잔이 넘치나이다"란 말은, 그가 받은 대접과 분깃이 풍성하고 넘침을 가리킨다.
시 23:6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다윗은, 과거에 은혜 받은 체험으로써 그 앞날을 내다본다. 그는 과거에 하나님의 사랑과 도우심을 받았다(1-5). 그러므로 그는 그의 앞날이 영원하도록 평탄할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