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 8:1

  수아 사람 빌닷이 대답하여 가로되. - 여기 이른바 "수아"란 지방은 에돔에 가까운
곳으로 거기 그두라에서 난 아브라함의 아들이 거주하였다. 빌닷이란 이름이 성경  다
른 데는 없고 누지 토서판(Nuzi Tablets)에는 나와 있다. 얼브라이트(Albright)는  빌
닷이 원시 아람족에 속한다고 하였다.

 

  욥 8:2

  네가 어느 때까지 이런 말을 하겠으며 어느 때까지 네 입의 말이 광풍과 같겠는가.
- 6:26을 보면, 소망이 끊어진 자의 말은 무익하다는 의미에서 바람과 같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광풍"과 같은 말이란 경하고 거칠고 헛되고 아무 가치 없는 말을 가리킨다.
이렇게 빌닷은 욥의 처지를 모르고 말한다. 그러니만큼 그의 말이 욥에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욥 8:3,4

   하나님이 어찌 심판을 굽게 하시겠으며 전능하신 이가 어찌 공의를 굽게  하시겠는
가 네 자녀들이 주께 득죄하였으므로 주께서 그들을 그 죄에 붙이셨나니. - 빌닷은 여
기서 욥과 그 자녀들에게 임한 환난이 정당하다고 한다. 그러나 빌닷의 이와 같은  견
해가 욥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욥의 가정에 임한 환난은 욥의 신앙을 시험하시기 위
한 하나님의 섭리로 된 것이었고 욥이나 그 가족의 어떤 죄 때문이 아니었다.

 

  욥 8:5-7

   네가 만일 하나님을 부지런히 구하며 전능하신 이에게 빌고 또 청결하고  정직하면
정녕 너를 네 의로운 집으로 형통하게 하실 것이라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 빌닷은 여기서 욥을 권면한다. 그 권면의 내용은 시작보다 나중이
더 좋아지는 비결이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1)하나님을 부지런히  구하며  전능하신
이에게 빌 것. 사람이 못하는 것을 하나님을 하신다.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가서  기도
할 때에 먼저 무엇을 달라고 하기보다는 하나님 자신을 구해야 된다(5절 상반).  특별
히 "부지런히 구하라"(*        )고 한 말씀은 "새벽에 구하라"는 뜻이다. 이것은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제일로 알고 그를 먼저 찾으라는 말씀이다.  하나님을
제일로 알아야 된다는 것은, 다만 관념(觀念)으로만 그렇게 할 것이 아니고, 실제  행
동에 있어서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2)청결하고 정직할 것. 청결은 경건에 있어서 언
제나 첫째로 꼽힌다. 약3:17에 말하기를,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라
하였으며, 요일3:3에 말하기를,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고 하였다. 신앙은 청결한 양심속에서만 있을  수  있
다. 딤전3:9에 말하기를,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할지니"라고  하
였다. 깨끗한 양심이란 것은 하나님 외에 다른 주인을 섬기지 않는 자의  양심이다(마
6:21-24).

 

   욥 8:8-10

   청컨대 너는 옛시대 사람에게 물으며 열조의 터득한 일을 배울지어다 우리는  어제
부터 있었을 뿐이라 지식이 망매하니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와 같으니라 그들이  네
게 가르쳐 이르지 아니하겠느냐 그 마음에서 나는 말을 발하지 아니하겠느냐. -  여기
서는 빌닷이 옛사람들의 교훈이 배울 만한 것임을 강조한다. 그는 이 말로써 욥의  변
론을 막으려고 한다. 곧, 욥은 옛사람들에 비하여 경험이 없고(지식이 망매함, 곧  아
는 것이 없음) 그가 세상에 산 날수도 인류의 장구한 역사에 비하면 그림자와 같이 천
단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욥으로서는 마땅히 자기의 아는 것을 주장하지 말고  옛사
람들의 경험을 배워야 된다고, 빌닷은 주장한다.

 

  욥 8:11

 왕골이 진펄이 아니고 나겠으며 갈대가 물 없이 자라겠느냐. - 여기 "왕골"(*     
   )은 애굽 나일 강변의 파피루스(Papyrus)를 의미하는데, 이 말은 그 아랫말 "갈대"
(*      )와 꼭 같은 것이다. 이것은 종이나 배를 제조하는 재료이다. 빌닷은 이 말로
써 외식(外飾)하는 종교인을 비유한다. (1)갈대는 속이 비어 있는 것인만큼  외식하는
종교인들을 비유한다, 외식하는 신자는 모양만 내고 속은 비었다. 따라서  그는  자기
양심 앞에서도 설수 없고 하나님 앞에서는 물론 설 수 없다. 그 이유는, 그의  마음도
그를 책망하고 하나님도 책망하시기 때문이다. 요일3:20-21에 말하기를, "우리 마음이
혹 우리를 책망할 일이 있거든 하물며 우리 마음보다 크시고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일까보냐 사랑하는 자들아 만일 우리 마음이 우리를 책망할 것이 없으면 하나님  앞에
서 담대함을 얻고"라고 하였다. (2)"갈대"는 머리를 숙이는 것이므로  역시  외식자의
표상이다. 이사야는 외식하는 종교인들을 가리켜 말하기를, "그 머리를 갈대 같이  숙
이고"라고 하였다(사58:5). 이것은, 그들의 기쁨 없음을 비유한다. 곧, 그들은 하나님
을 참으로 믿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기쁨이 없다.
   "진펄"은 견고하지 못하여 의지할 수 없는 감탕이다. 외식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말
씀을 의지하지 않고 감탕이나 물과 같이 견고하지 못한 인간의 사상과 세상을  의지한
다.

 

  욥 8:12

 이런 것은 푸르러도 아직 벧 때 되기 전에 다른 풀보다 일찌기 마르느니라. -  곧,
"왕골"은 그 전성기(全盛期)에 스스로 말라버린다는 뜻이다. 악인들도 그렇다. 시129:
6-7 참조.

 

   욥 8:13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자의 길은 다 이와 같고 사곡한 자의 소망은  없어지리니.  -
"하나님을 잊어버리는 자"는 언제나 자기의 힘을 의지하고 덤빈다. 그런 사람은  일시
형통하는 것 같으나 잠간 후에 패망한다. 그러므로 렘 17:5-6에 말하기를, "나 여호와
가 이와 같이 말하노라 무릇 사람을 믿으며 혈육으로 그 권력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
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는 사막의 떨기나무 같아서 좋은 일의  오
는 것을 보지 못하고 광야 건조한 곳, 건건한 땅, 사람이 거하지 않는 땅에 거하리라"
고 하였다.
   "사곡한 자"(*      )란 말은 은밀하게 악을 행하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그런  자
가 외모로는 선한 인상을 줄 것이다. 그러니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자를 특별히 정죄하
신다.

 

  욥 8:14

 그는 믿는 것이 끊어지고 그 의지하는 것이 거미줄 같은즉. - 다시 말하면  외식하
는 자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이 세상 것을 믿는 것만큼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이
다. "그 의지하는 것이 거미줄" 같다는 것은, 그의 의뢰하는 것(세상 것)이 의지할 만
한 견실성이 없다는 뜻이다. "거미줄"은  입기운으로도 끊을 수 있는 약한 것이다. 사
람이 하나님을 믿지 않고 이루어 놓은 것들은 거미줄 같아서 그에게 영구한 유익을 주
지 못한다.

 

  욥 8:15

  그 집을 의지할지라도 집이 서지 못하고 굳게 잡아도 집이 보존되지  못하리라.  -
마 7:26-27 참조. 하나님을 떠난 자의 경영은 견고치 못하여 마침내  무너지고  만다.
시 127:1-2에 말하기를, "요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
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라고 하였다.

 

  욥 8:16,17

  식물이 일광을 받고 푸르러서 그 가지가 동산에 벋어가며 그 뿌리가 돌무더기에 서
리어서 돌 가운데로 들어갔을지라도. - 여기서는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 외식하는 사
람을 덩쿨 식물에 비유한다. 덩쿨 식물은 덩쿨로 벋어가며 바위들을 만나면  그것들도
점령해 버린다. 그것이 그렇게 왕성할 때에는 매우 힘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그
것이 잠간 후에는 말라버린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축복 받은 자는 레바논의  백향목과
같이 견고하다고 하였다(호14:5-6). 그러나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외식자들은  이렇
게 덩쿨 식물에 비유되었다.

 

  욥 8:18,19

  그곳에 뽑히면 그 자리도 모르는 체 하고 이르기를 내가 너를 보지 못하였다  하리
니 그 길의 희락은 이와 같고 그 후에 다른 것이 흙에서 나리라. - 여기서는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고는 외식자의 결국에 대하여 말해준다. 그 결국은 그가 아주 멸망하고 만
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말씀은 시 37:35-36에도 기록되었다.
   "그 길의 희락은 이와 같고 그 후에 다른 것이 흙에서 나리라." 곧, 외식자의 즐거
움은 잠간이라는 뜻이다. 그들은 이렇게 얼른 망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수고한 것
을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욥 8:20-22
 하나님은 순전한 사람을 버리지 아니하시고 악한 자를 붙들어 주지 아니하신즉  웃음으로 네 입에, 즐거운 소리로 네 입술에 채우시리니 너를 미워하는 자는 부끄러움을 입을 것이라 악인의 장막은 없어지리라. - 이 말씀은 빌닷이 욥의 장래에 대하여 예언한 것 같다. 욥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경우에 있어서 그의 앞길이 평탄하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