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선 주석, 열왕기상 2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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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상 21:1,2

 

아합이 "나봇""포도원"을 탐내어 자기의 소유로 만들고자 하면서도 강요하지는

않고 더 아름다운 다른 포도원, 혹은 그 댓가로 돈을 주겠다고 말하였다. 그의 이같

은 제안은 폭군의 행위가 아닌 듯이 보인다. "만일 합의하면"이란 말(*

)'만일 당신의 눈에 들면'이란 뜻이니, 이 얼마나 사대방의 의견을 존중한

말인가? 그러나 그의 이런 예의(禮儀) 있는 말은 실상 모양 뿐이고 그 속은 어디까지

나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악독으로 가들 차 있었다. 그야말로 "입에는 청밀이고 뱃속

에는 칼을 품었다"( ). 그는 유약(柔弱)한 인격이면서 언제나 죄악 편에 서는 자

였다.

 

 

왕상 21:3,4

 

나봇이 아합에게 말하되 내 열조의 유업을 왕에게 주기를 여호와께서 금하실지로

(3). 나봇이 이렇게 말한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모세

의 율법에 의하면 이스라엘 자손은 자기의 선조의 기업(기업으로 받은 땅)을 영구히

지키도록 되었다(25:23-28;36:7). 설혹 어떤 사람의 기업이 팔렸을 경우에도 저

만간 그 자신이나 그의 친족이 그 땅을 물러 받도록 해야 되는 것이다.

나봇이 그의 포도원 팔기를 강력히 거절하였으므로 아합은 "근심하고 답답하여"

궁으로 돌아갔다. "근심하고 답답하여"라는 문구(* ),반 겔데렌(Van

Gelderen)에 의하면 "우울하고 노한 기색으로"라고 번역 되어야 한다(Korte

Verklaring Der heilige Schrift, De Boeken Der Koningen, 1956, p.270). 아합은 가

나안 땅의 왕권을 소유하고도 남의 포도원 하나가 탐이 나서 불만을 품은 것이다.

렇게 탐심은 만족을 못느끼는 법이다. 사람은 하나님을 모셔야 참으로 만족하게 된다

(23:1).

 

 

왕상 21:5,6

 

이 귀절들은 아합과 그 아내 이세벧이 나눈 담화의 내용이다. 이세벧이 아합의 근

심하는 이유를 물었을 때에 아합은 나봇의 말을 잘못 옮겼다. 나봇이 아합의 요구를

거절하되 이유 없이 거절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거절 이유는 경건한 것이니, 선조의

유업을 파는 것은 하나님의 금하신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합은 그 말을 묵살시켰

. 이것을 보면 그는 탐심 때문에 "여호와"라는 말도 싫어한 것이 분명하다. 악인은

빛으로 오기를 원치 않는다. 3:18-21 참조.

 

 

왕상 21:7

 

이세벧은 아합의 아내로서 그 남편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책임을 잘못 실행하였다. 그는 그 남편에게 말하기를, "왕이 이제 이스라

엘 나라를 다스리시나이까"하였다. 이 말은 나라를 다스리는 큰 사람이 왜 이런 작은

일로 근심하는가 하는 뜻으로서 나봇의 포도원을 취하는 것쯤은 문제도 없다는 암시를

준 것이다. 그의 이 말은 아합으로 하여금 악을 행하는 데 용기를 돋우어 준 것이다.

남편으로 하여금 악을 행하도록 격려하는 아내는 그 남편을 멸망으로 빠뜨리는 악처

(惡妻)이다.

 

 

왕상 21:8-11

 

이스르엘 성의 지도자들에게 보낸 이세벧의 악한 지령과 그들이 이 명령을 실행한

사실은 통탄할 일이다. 이 때에 이세벧은, (1) 외람되이 왕권을 사용하였고(8절 상

), (2) 거짓으로 경건의 탈을 썼으며(9절 상반), (3) 거짓되이 공의를 행하는 모양

을 냈고(10절 상반), (4) 거짓 증거를 꾸몄으며(10절 하반), (5) 잔인하게 살인하였다

(10절 하반). 이스르엘의 지도자들(장로들과 귀인들)이 이세벧의 악한 명령을 맹종하

였으니, 그 때 사회가 극히 악하였던 사실이 드러난다.

 

 

왕상 21:15,16

 

나봇이 살아있지 아니하고 죽었나이다(15절 하반). 이세벧은 나봇의 죽임 당한 보

고를 듣고 즉시 아합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는 나봇의 죽은 사실을 기뻐하는 마음

으로 말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아합도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즉시 나봇의 포도원으

로 내려갔다. 이들은 악을 행하는 데 그렇게도 열심이었고 신속하였다. 14:4;

59:7-8 참조.

 

 

왕상 21:17-24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가 아합을 경고한 사실이 여기 기록되었다. 어떤 학자들은

이 부분 말씀의 순정성을 의심하는데(J.M. Montgomery, the International Critical

Commentary, the Books of Kings, 1951, pp. 332-333), 그 이유로서, 여기 기록된 예

언 성취가 문자적으로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별히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

에서 개들이 네 피 곧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고 한 말씀(19절 하반)이 그대로 성취되

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예언대로 아합의 피를 개들이 핥았는데(왕상 22:38) 그곳은

"이스르엘"이 아니고 "사마리아"이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될 것 없다. "네 피 곧 네

몸의 피"란 말(* )은 아합 자신의 피를 의미하면서, 동시에 아합의

아들의 피도 가리킨다. 아합의 아들 여호람이 예후에게 죽임이 되어 그 시체가 이스르

엘에 있는 나봇의 밭에 던지웠다(왕하 9:26). 이 해석이 만족하지 못할 것 같으면 다

음과 같이 풀이할 수도 있다. 개들이 아합 자신의 피를 핥은 것은 사마리아에서 된 일

이지만 역시 예언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사마리아가 이스르엘 땅과 접해

있기 때문이다. 왕상 21:1 참조.

네가 죽이고 또 빼앗았느냐(19절 상반). 이 문구(* )

를 자역(字譯)하면 "네가 죽이고 또 소유했는가"이다. 선지자의 이와 같은 풍자적인

질문은 아합의 양심을 깨우치기 위한 강한 말씀이다(Delitzsch). 하나님의 사명을 느

끼는 선지자는 담대하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은 곳에서 ... 네 몸의 피도 핥으리라"고 한 예언은 그대

로 성취되었다. 아합이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갚으라고 하신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

판율(개인적 복수율은 아님. 21:24; 24:20)을 실감하지 못하다가 그가 죽는 시

간에는 어느 정도 느꼈을 것이다. 남을 비참하게 죽인 자는 그 자신이 비참하게 죽임

을 당하는 법이다.

아합이 엘리야에게 이르되 나의 대적이여 네가 나를 찾았느냐(20절 상반). - 아합

은 선지자 엘리야를 자기의 원수로 간주하였으니, 그것은 그가 하나님을 원수시 한 것

과 같다. 하나님의 말씀을 싫어하는 자들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원수 같이 느끼게 된

.

네가 스스로 팔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므로(20절 하반). - 여기 이른

"스스로 팔려"란 말(* )은 이세벧의 충동을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25절 하반), 그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죄의 충동을 받는다는 뜻이다. 8:34

하반 참조. "매인 자나 놓인 자"(21절 하반)는 종이나 자유자나 다 가리킨 말씀이다.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집처럼 ... 아하야의 아들 바아사의 집처럼 되게 하리니

(22절 상반). - 왕상 14:10-11, 15:29-30, 16:3-4,12-13 참조. 아합의 가문이 이렇게

멸망 당할 원인은, 아합과 이세벧이 이스라엘 백성으로 범죄케 하여 하나님의 노를 격

동한 까닭이다. 지도자의 개인적 범죄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같은 죄를 범하게 하는

영향력을 가진다. 더우기 지더자가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죄 가운데로 인도하는

것은 얼마나 큰 죄악인가? 아합은 이 두 가지 죄악을 다 범한 악인이 었다.

개들이 이스르엘 성 곁에서 이세벧을 먹을지라(23절 하반). - "성 곁"이란 말(*

)은 광장(town land, or open space)을 의미한다. 이 후에 "이세벧이 왕궁 창문에서

내리던지워 한지에서 죽음으로(왕하 9:30-37) 이 예언은 그대로 성취되었다.

아합에게 속한 자로서 성읍에서 죽은 자는 개들이 먹고 들에서 죽은 자는 공중의

새가 먹으리라(24). - 이 말씀은 21-23절의 결론이다.

 

 

왕상 21:25,26

 

여기서 열왕기 저자는 아합의 죄가 얼마나 악했음을 지적하면서, 아합의 범죄 행

위에 있어서 그 아내 이세벧의 충동이 지배적 역할을 하였음도 밝혔다. 아내된 자로서

그 남편의 범죄에 가담하거나 범죄를 조장한다면 그는 악처(惡妻)이다. 2:9 참조.

아합의 원천적(源泉的)인 죄악은 이세벧의 충동을 받아 우상 숭배를 한 것이다. 그는

우상 숭배로 인하여 참 하나님을 멀리 떠났으며, 진리를 모르게 되었고 죄를 기탄없이

범하게 되었다.

 

 

왕상 21:27-29

 

아합은 엘리야의 예언적 경고를 듣고 낮아져서 회개하였다. 이 회개가 다윗의 회

개처럼 철저하지는 못해도 외식은 아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 내리고자 하시던

벌을 그의 아들의 시대로 연기시키셨다. 하나님은 이렇게 죄인의 회개를 자세히 살피

시고 어느 정도의 것이라도 평가해 주신다. 그는 진노 중에도 긍휼을 기억하신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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