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6:1-4
"마루턱"은 감람산 꼭대기를 가리킨다. 15:32 참조.
"므비보셋의 사환 시바"가 많은 선물을 가지고 다윗을 찾아온 것은, 그 환란 때에
비참하게 된 왕을 위로한다는 구실로 자기의 욕구를 채우고자 한 것이었다. 그것은 자
기 주인 므비보셋의 재산을 탐내어 자기가 차지하려는 이중 인격의 행위였다.
왕이 가로되 네 주인의 아들이 어디 있느뇨 시바가 왕께 고하되 예루살렘에 있는데
저가 말하기를 이스라엘 족속이 오늘 내 아비의 나라를 내게 돌리리라 하나이다(3절).
- "네 주인의 아들"이란 말은 사울 왕실의 후손 므비보셋을 가리킨다. 시바의 말은 다
윗과 므비보셋 사이를 이간 붙이려는 거짓된 참소이다. 다윗은 그 말을 곧이 듣고 그
에게 므비보셋의 재산을 전부 넘겨 준다고 선언하였다(4절). 다윗은 이 때까지 아부자
들을 잘 식별하여 물리쳐 왔다. 그런데 이 때에는 그가 어려운 처지에서 시바의 동정
하는 행동을 고맙게 여겨 그의 말의 진실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인간은 이렇게
약하다.
삼하 16:5-12
"바후림"은 감람삼 맞은편에 있는 곳이다. 다윗은 자기의 경호대와 함께 이곳에까지
왔다.
피를 흘린 자여 비루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여호와께서 나라를 네 아들 압살롬의
손에 붙이셨도다 보라 너는 피를 흘린 자인 고로 화를 자취하였느니라(8절 하반). -
이것은 사울의 집 족속 중 한 사람인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한 말이다. 또 시므이의 말 가운데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8절 상반) - 한 것은, 근
거 없는 훼방이다. 다윗은 사울 왕실의 그 어느 누구도 죽인 일이 없었다.
저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저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10절 중간). - 다
윗이 자기를 저주하는 시므이를 용납한 이유는 다음 몇 가지였다. 그는, (1) 시므이의
저주는 하나님이 시키신 것이라고 믿었음. 그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자기는 하나님의
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으로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아들 압살롬의 반역도 자
기의 죄값으로 당연히 받을 징계라고 생각하였다(11절). (2) 시므이의 저주 때문에 혹
시 하나님의 징계가 해제되고 그의 사랑이 회복되기를 기대하였음(12절). 다윗은 이렇
게 자기의 죄책(우리아와 관련된 죄악에 대한 책임)을 언제나 느낀 것이다. 그래서 그
는 억울함을 당해도 그것을 달게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이 참된 회개자의 표본이다. 눅
23:41 참조.
삼하 16:15-19
후새가 압살롬에게 나아올 때에 저에게 말하기를 왕이여 만세, 왕이여 만세 하니(16
절). - "후새"는 다윗의 충성된 "친구"로서 다윗을 돕기 위해 압살롬에게로 가서 그를
지지하는 자로 처신하였다. 이것은 그가 다윗의 부탁대로 실행한 것이다(삼하 15:34).
압살롬이 후새에게 이르되 이것이 네가 친구를 후대하는 것이냐(17절 상반). - 압살
롬의 이 말은 후새가 자기에게로 와서 협력함이 다윗에게 대한 신의(信義)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후새의 중심을 바로 알기를 원하였다. 이 때에 후새는
압살롬의 신임을 받으려고 거짓말로 대답하였다. (1) 자기는 여호와와 이스라엘 민족
의 "택한" 왕인 아살롬에게 속하겠다고 함(18절). 그의 말 가운데
"여호와와 이 백성 모든 이스라엘의 택한 자" - 란 말은 압살롬이 사울이나 다윗처
럼 정식으로 이스라엘 왕으로 선택된 일이 있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 때 이스라엘 대
중이 본의 아니게 압살롬의 지배 아래 돌연히 들어가게 된 것만큼(삼하 15:7-12) 결과
적으로 그가 마치 선택된 왕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만큼 후새는 막연하게 이 말
("여호와와 이 백성 모든 이스라엘의 택한 자")을 사용하여 압살롬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2) 자기는 계통을 지켜 충성하겠다고 함(19절). 곧, 그가 다윗을 섬긴 것
과 같이 그의 자연스러운 후계자인 아들을 섬기겠다고 분명히 말하였다. 이 논법에 희
해 후새가 다윗의 친구였지만 압살롬에게로 돌아온 것이 당연한 일 같이 해석될 만하
였다. 그러므로 압살롬은 그의 말을 신임하게 되었다. 다윗의 처사로 보아 그리스도를
믿는 정치인들도 불의한 세력과 더불어 싸우는 때에는 첩보 정책을 통하여 원수를 무
너뜨리는 것이 허용된다.
삼하 16:20-23
압살롬이 아히도벧의 모략에 의하여 "그 부친의 후궁들로 더불어 동침" - 하였으니(22절), 이 일은 나단 선지자의 예언(삼하 12:11)대로 성취된 것이다. 그 예언이 성취되기까지 역사상에 하나님의 섭리적 간섭이 있기도 하였다. 삼하 15:16 참조.
그리하면 왕께서 왕의 부친의 미워하는 바 됨을 온 이스라엘이 들으리니 왕과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의 힘이 더욱 강하여지리이다(21절 하반). -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풀어야 한다. 다윗을 반대하고 나선 정권(압살롬의 정권)에 협력하는 자들에게는 한편 두려움이 있었다. 그것은 만일 압살롬과 다윗이 화해하게 되는 경우에는 압살롬 정권에 협력한 자들은 다윗왕 앞에서 반역자로 정죄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아히도벧은 압살롬으로 하여금 그 부친과 화해할 수 없게 하려고 평생 미움 받을 만한 가증한 일을 행하도록 권장한 것이다.
그 때에 아히도벧의 베푸는 모략은 하나님께 물어 받은 말씀과 일반이라(23절 상반). - 곧, 압살롬이 아히도벧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인 듯이 권위 있게 잘 받아 들였다는 뜻이다.
모든 모략은 다윗에게나 압살롬에게나 이와 같더라(23절 하반). - 곧, 다윗도 전에
아히도벧의 정치적 모략을 잘 들어주었는데(대상 27:33 상반), 압살롬도 그리하였다는 뜻이다. 그가 다윗에게는 선한 정치를 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압살롬에게 가서는 악한 정치를 하는 데 박차를 가하였다. 그는 옛날 동양의 조조(曹操)와 같은 인물이었으니, 조조는 역사가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평판을 받았다. 곧, "세상을 다스리는 능한 신하요, 세상을 어지럽게 하는 간사한 영웅이다. 그는 매와 같았으니 주리면 사람에게 붙고 배부르면 날개를 펴고 달아난다"(治世之能神 亂世之奸雄 飢則付人 飽則揚去)라고. 이런 사람이 정치적 재능은 있을지 몰라도 지조와 절개는 없다. 아히도벧의 말로는 비극으로 끝났다. 삼하 17:2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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