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 26:1-3
십 사람이 기브아에 와서 사울에게 이르러 가로되 다윗이 광야앞 하길라산에 숨지
아니하였나이까(1절). "십" 땅은 헤브론 동남쪽에 있는데(수 15:55)광야로 둘려 있는
도시이고 현재는 텔 지프(tell zif)라고 한다. 이곳 사람들이 의인 다윗을 잡으려고
사울에게 연락한 행동은 이것이 두 번째이다. 23:19 참조. "십" 사람들은 매우 악하여
의인을 몰라보고 그를 죽이려는 행동을 회개치 않았기 때문에 다윗은 그들을 염두에
두고 시 54편을 읊었다. 그 시편에서 다윗은 십 사람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만큼
악함을 지적하였다(5, 7). "하길라산"(* )은 마온 땅의 동쪽으로 뻗친 산맥
이다. 시 54편 참조.
사울이 일어나...이스라엘에 택한 사람 삼 천과 함께 십 황무지로 내려가서 광야
앞 하길라산 길가에 진 치니라(2-3 상반). 사울은 일찌기 다윗을 잡으려고 엔게디 황
무지에 갔다가 다윗의 혜택을 입고 감격하여 도리어 축복하고 돌아온 일이있었다
(24:1-22). 그는 또 다시 가장 큰 은인 다윗을 죽이려고 망동을 취하였다.
삼상 26:3-5
다윗은 자기를 죽이려는 사울의 군대를 비밀리에 정찰하였다. 그는 자기의 생사 문
제가 여호와께만 달려 있는 줄 알고 여호와만 바라보면서도(시 27:1-3) 원수의 동태를
자세히 알고 처신하기를 등한시하지 않았다. 이것을 보면 신앙 생활은 현실을 초월하
면서도 현실을 무시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초자연적 원조는 결코 인간의 노력을 정지
시키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인간의 일반적 처신, 또는 처사를 통하여 나타나기도 한
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현실에 대처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된다(빌 2:12-14). 고
전 15:58 참조.
삼상 26:6-12
다윗은 자기 부하 아비새를 대동하고 사울의 진(陳)으로 내려가서 사울과 모든 군
인들이 깊이 잠든 것을 발견하였다(7절). 이 때는 다윗이 사울을 죽이려면 얼마든지
죽일 수 있는 절호(絶好)의 기회였다.
아비새가 다윗에게 이르되 하나님이 오늘날 당신의 원수를 당신의 손에 붙이셨나이
다 그러므로 청하오니 나로 창으로 그를 찔러서 단번에 땅에 꽂게 하소서(8절). 다윗
은 아비새의 이 간청을 물리치고 신앙 일관하였다.
죽이지 말라(9절 상반). 다윗이 이와 같이 자기의 신앙 지조를 지키는 목적은,
(1) 하나님께 범죄하지 않기 위함과(9절 하반). (2) 하나님께서 친히 갚아 주시기를
바람과(10절), (3) 사울에게 자기의 무죄를 증거하기 위함이었다(11-12). 그가 사울의
잠든 틈에 그의 "머리 곁에 있는 창과 물병"을 가져온 목적도 자기에게는 왕을 죽이려
는 악의가 전혀 없음을 증명하여 사울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한 것이었다. 20절 참조.
사울은 다윗을 죽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었으나 다윗은 요동하지 않고 하나님
을 두려워하는 신앙 지조를 굳게 지켰다. 신앙는 이와 같이 견고한 성격을 그 본질로
가진다. 약 1:6-8 참조.
삼상 26:13-15
이 부분에는 다윗이 사울의 부하 아브넬을 꾸짖은 사실이 기록되었다.
다윗이 아브넬에게 이르되...네가 어찌하여 네 주 왕을 보호하지 아니하느냐 백성
중 한 사람이 네 주 왕을 죽이려고 들어갔었느니라(15절). 우리는 다윗의 이와 같은
책망이 하나의 풍자(諷刺)가 아닌 사실을 기억해야 된다. 곧, 그는 이런 말을 진실하
게 발표함으로 아브넬의 책임을 추궁하였고, 동시에 사울과 아브넬에게 자기의 악의
(惡意)없는 중심을 알리려고 하였다.
삼상 26:17-19
이 부분은 다윗이 자기를 쫓는 사울왕의 행사가 부당함을 지적하여 그의 회개를 촉
구하는 말이다.
내 주는 어찌하여 주의 종을 쫓으시나이까 내가 무엇을 하였으며 내 손에 무슨 악
이 있나이까(18절). 다윗은 심각하고도 날카롭게 말하였으니, 여기 "어찌하여"란 말(*
)은 그 변론의 날카로움을 보여준다. 그 아래 "무엇"이란 말(* )과 "무슨"
이란 말(* )도 사울의 행동의 부당함을 지적하는데 가세(加勢)한다. 그는, 왕의
불의한 행동 원인이 무엇임을 추궁하여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고자 힘썼다. 그리하
여 그는 사울에게 말하기를, (1) "만일 왕을 격동시켜 나를 해하려 하는 이가 여호와
시면 여호와께서는 제물을 받으시기를 원하나이다"고 하였다(19절). 다시 말하면 만일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함이 하나님의 시키신 일이라면 그는 감심으로 희생되기를 원
한다는 것이다. (2) "만일 인자들이면 그들이 여호와 앞에 저주를 받으리니"(19절 하
반)라고도 하였다. "인자들"(사람들)의 충동을 받아 왕이 이런 부당한 일을 하게 되었
다면 그렇게 충동하는 사람들이 "저주를 받아"마땅하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기억할 것은, 성도는 결코 자기 개인 문제로 다른 사람을 미워하거나
저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앙 인물인 다윗이 자기를 참소한 사람들을
저주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다윗 개인의 원수라기보다
하나님의 원수이기 때문이다. (1) 그들의 행위가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임. 다시 말하
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제 2대 왕으로 다윗을 세우시고자 그에게 이미 기름을 부
으셨는데(16:1, 13), 사울은 그것을 무시하고 다윗을 죽이려고 한다. 이같은 사울왕에
게 아첨하는 무리는 결국 사울과 함께 하나님을 거력하는 자들이니 하나님의 심판 대
상이다. (2) 그들의 말이 하나님을 거역하는 것임. 다시 말하면 그들은 다윗을 반역자
로 모해하고 그를 이방으로 추방하고자 하여 말하기를, 거기 "가서 다른 신(우상)들을
섬기라"(19절 하반)고 하였다. 이것은 의인을 저주한 죄악이니 그들 자신이 저주를 받
아 마땅하다. 시 11:5-6 참조. 다윗은, 사울왕 앞에서 그를 참소한 도엑을 하나님의
심판 대상으로 바로 알았다(시 52:1-7).
다윗이 기록한 여러 시편들 가운데 원수를 저주한 귀절들이 많다. 이것들은 언제나
그가 자기 개인의 원수를 상대하고 그리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원수(공의와 진리를
대적하는 자)를 상대한 선지자적 발언인 것이다. 구가까이나 신약이나 개인 관계의 원
수는 사랑하라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레 19:18; 잠 25:21; 눅 6:35; 롬 12:20). 우
리 나라의 손 양원(孫良源)목사는 여수 순천 반란 사건때(1948년 10월) 그의 두 아들
을 죽인 학생을 용서할 뿐 아니라 양자로 삼았다.
여호와의 기업에 붙지 못하게 함이니이다(19절 끝). 이것은, 다윗으로 하여금 이스
라엘 땅에서 살지 못하도록 추방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윗이 이렇게 망명 생활을
하다가는 멀리 이방 땅에서 죽게 될 터이니 그런 일이 없도록 사울왕은 더 이상 간신
배의 말을 듣지 말아달라고 진언(進言)하였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기는 "메추라
기"나 "벼룩"과 같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였다. 이것이 다윗의 겸손이다.
삼상 26:21
사울이 가로되 내가 범죄하였도다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라 네가 오늘 내 생명을
귀중히 여겼은즉 내가 다시는 너를 해하려 하지 아니하리라 내가 어리석은 일을 하였
으니 대단히 잘못되었도다. 사울의 이 말은 회개하는 언사같다. 그러나 사울의 이와
같은 말도 근본적인 회개라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그의 이와 같은 말은 인본주의
(人本主義)에서 움직이는 일시적 후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이 두려워서 이런 말
을 한 것이 아니고 다만 그의 생명을 아껴준 다윗의 호의에 감사한 것 뿐이다. 참된
회개는 중심으로부터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그의 은혜를 간구하며 그를 의지하는 신앙
과 함께 움직인다.
삼상 26:23,24
여호와께서 각 사람에게 그 의와 신실을 갚으시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오늘날 왕을 내 손에 붙이셨으되 나는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치기를 원치 아니하였음이니이다 오늘날 왕의 생명을 내가 중히 여긴 것 같이 내 생명을 여호와께서 중히 여기셔서 모든 환난에서 나를 구하여 내시기를 바라나이다. 다윗은 이 때에도 또 다시 사울의 회개를 촉구하였다. 그는 사울로 하여금 여호와를 기억하도록 강조하였으니, 이 짧은 말 가운데 "여호와"(* )란 칭호를 네 번이나 사용하였다. 그가 여기서 사울에게 특별히 기억시킨 두 가지는, (1) 하나님께서 사람의 의로운 행실을 반드시 갚아 주신다는 것과(23절), (2) 하나님께서 자기의 생명을 끝까지 보호하여 주신다는 것이다(24절). 다윗은 이렇게 자기의 신앙을 고백함으로 사울의 회개를 다시금 촉구한 것이다. 하나님이 보호하시는 사람을 죽이려는 행동은 하나님과 다투는 어리석은 일이다. 이런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는 화급히 회개해야 된다.
삼상 26:25
사울이 다윗에게 이르되 내 아들 다윗아 네게 복이 있을지로다 네가 큰 일을 행하겠고 반드시 승리를 얻으리라. 다윗의 신앙적인 중심을 파악한 사울은 결국 그를 축복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잠 16:7 에, "사람의 행위가 여호와를 기쁘시게 하면 그 사람의 원수라도 그로 더블어 화목하게 하시느니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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