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상 25:1
사무엘이 죽으매 온 이스라엘 무리가 모여 그를 애곡하며 라마 그의 집에서 그를
장사한지라. "그의 집에서 그를 장사한지라" 이 말씀의 히브리어(*
)는 "그의 집에 그를 매장한지라"고 번역되어야 한다.
다윗이 일어나 바란 광야로 내려가니라. 여기 "바란"이란 말(* )이 70인역
(LXX)의 어떤 사본에는 마안(uaav)으로 번역되어 있다(Cod. B). 이것은 "마온"(*
)을 가리킨 것이다(23:24-25).
그러면, 현존 마소라 히브리 원문대로 "바란"(* )을 생각해 보자. 다윗이
전보다 더 멀리 바란 광야까지 내려간 이유는, 사무엘의 별세로 인하여 그의 신변에
더욱 위험을 느꼈기 때문에 멀리 피신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다윗의 피신지를
70인역(LXX)에 "마안"(uaav), 곧 "마온"으로 번역한 것도 일리가 있는 것은, 2절 초두
에 "마온"이란 땅이름이 나오고, 또 이 때에 다윗의 행적이 마은에서 되었기 때문이
다. 70인역(LXX)이 기준했던 히브리 원문이 현존 마소라 히브리 원문보다 이 점에 있
어서는 더 정확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삼상 25:2,3
"갈멜"은 마온과 십 땅의 중간에 있다. "나발"(* )은 '어리석은 자'란 뜻인
데, 이것이 그의 본래의 이름이 아니고, 그가 그 때에 사회적 지탄으로 받은 욕칭(辱
稱)이었을 것이다(Delitzsch). "갈멜 족속"은 히브리 원문대로 갈렙(* ) 족속
이다(수 14:13). 70인역(LXX)은 이 말을 '야비한'(野卑 = )이란 뜻으로 번역하
였다.
삼상 25:4-8
여기서 "소년들"이라고 번역된 히브리 원어(* )는 "청년들"(young men)
이라고 개역되어야 한다. 다윗은 나발에게 청년들을 보내어 양식 원조를 한 번 청하고
자 하였다. 그가 그 청년들을 통하여 청원한 말은 매우 선량하고 겸손하 다태도로 나
타났으니, (1) 나발과 그 가정에 평안을 빌면서(6절), (2) 광야에 있던 나발의 목자들
을 항상 보호해 주었다고 하며(7-8 상반), (3) 나발의 혜택을 입고자 한다(8절 하반)
고 하였다. 그는 "좋은 날", 곧 양털 깎는 날(이 날에는 연회를 베품)에 왔으니 "은혜
를 얻게 하라"고 청하였다.
여기서도 다윗은 물질적으로 빈궁한 처지에 있었던 사실이 알려진다. 그는 일찌기 아
히멜렉에게 식물을 구걸한 바도 있었다(21:3). 그러나 이 때에는 그가 구걸하는 의미
보다 당연히 받을 만한 것을 청구한 것이었다. 7절 참조.
삼상 25:9-11
나발은 다윗의 청구를 거절하되 겨만하게 일축해 버렸다. 그가 다윗의 도움을 크게
입었건만 그 은헤를 모르고 그의 청원을 들어주지 않음은 배은망덕이다. 그 뿐 아니라
그는 더 한층 교만하게 다윗을 멸시하기까지 하였다. 곧, (1) "이시의 아들은 누구뇨"
하면서 다윗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겼고(10절 중간), (2) 다윗을 가리켜 그 "주인
에게서 억지로 떠나" 도망하는 종과 같다고 하였다(10절 하반). 다시 말하면 다윗은
주인을 배반한 노예와 같다는 것이다. 나발은 그의 우매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잠
23:9 에 보면, "미련한 자의 귀에 말하지 말지니 이는 그가 네 지혜로운 말을 업신여
길 것임이니라"고 하였다.
삼상 25:12,13
나발에게서 돌아온 청년들의 보고를 받은 다윗은 의분(義憤)을 발하여 나발의 집을
멸하기로 결심하였다. 21-22절에 보면 그는 나발에게 속한 모든 남자들을 살해할 작정
이었다. 그는 "사백 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나발을 치려고 출동하였다.
삼상 25:14-16
소년 중 하나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고하여 가로되(14절 상반). 다윗의 분노
한 소식이 아비가일에게 전달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화급히 다윗을 만나 화해하려고
많은 예물을 준비해 가지고 다윗에게로 마중 나갔다. 그의 이와 같은 행동은 의(義)를
위한 정확한 판단과 민첩한 신앙 용단으로 취해진 거이다. 이 때메 아비가일은 나발과
그 가문을 구원한 은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다윗에게도 은인의 역할을 한 것이다. 만
일 아비가일의 권면이 아니었던들 다윗이 복수(復讐)하는 죄에 빠질 뻔하였다. 그러므
로 다윗은 아비가일의 권면을 받아들이며 말하기를, "오늘날 너를 보내어 나를 영접케
하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라고 하였다(32절 하반).
삼상 25:23-31
이 부분에는 아비가일이 다윗을 권면한 긴 말씀이 기록되었으니, 그것은 신앙에 입
각한 간절한 애원이다. 헬츠벌크(H. W. Hertzberg)는 말하기를, "그의 권면하는 말은
하나의 명언이다. 여성적인 매럭과 비범한 지혜가 거기 나타난다"고 하였다(Iher Rede
is Meisterstuck Weiblicher charme und uberlegene klugheit reichen sicd hier die
Hand). 그의 권면하는 말이 다윗의 신앙 사상과 일치했으므로 그 말을 들은 다윗은 자
기의 복수하려던 행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비가일의 논조는, (1) 나발의 죄과를
자기가 대신 걸머지기 원함(24절). 그는 자기 남편 나발의 미련함을 인정하면서 상대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아뢰었다.
불량한 사람 나발을 개의치 마옵소서 그 이름이 그에게 적당하니 그 이름이 나발이
라 그는 미련한 자니이다(25절). 곧, "나발"은 그의 본명이 아니고 그는 사회적으로
미련한 자로 드러났기 때문에 불려지는 그의 별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나발 같은 인
간을 문제시 하지도 말아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비가일 자신은 전날에 다윗이 보냈
던 청년들을 마나지도 못하였던 사실을 밝혔다(25절 끝).
(2) 다윗으로 하여금 직접 복수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이 때까지 막으셨으니만큼 앞
으로도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고 함 (26절). 아비가일의 이론의 중점이 여기 있었고,
다윗도 그것을 중요시 하였다(31, 33).
내 주의 원수들과 내 주를 해하려 하는 자들은 나발과 같이 되기를 원하나이다(26
절 하반). 아비가일의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이것은, 다윗을 대적하는 자들은 하나님
의 심판의 대상이라는 의미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다윗을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우실
것을 확신하였던 것이다.
(3) 예물을 드림과 사죄를 구함(27-28 상반). 아비가일의 이 청원의 태도는, 광야에
서 나발의 양 떼를 지켜준 다윗의 은혜를 감사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다윗도 은헤를
알고 회개하는 아비가일의 행동을 지혜로운 것으로 알아주었다.
(4) 하나님께서 다윗 왕가(王家)를 든든히 세워주실 것은, 다윗이 악을 행치 않은 까
닭이라고함(28 하반 - 31 상반). 무죄한 다윗을 죽이려던 원수들은 하나님께서 끊으시
고(29절 상반) 다윗을 보호하셔서(29절 상반) 마침내 그를 이스라엘의 지도자, 곧 왕
으로 세워주시는 때에 그에게 무죄한 피를 흘렸다든가, 친히 복수하였다든가 하는 죄
책이 없으리라고 한다(나발에게 복수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상과 같은 아비가일의 자세한 이론은 다윗의 소신(所信)과 부합하는 것이니 다윗은
나발을 죽이려던 생각에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여호와께서 내 주를 후대하신 때에 원컨대 내 주의 여종을 생각하소서(31절 하반).
그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다윗을 높이실 줄 믿고 그 때에 자기를 기억해 주기를 원하였
다(31절 끝). 그는 다윗의 수난(受難) 시절에도 그를 장래의 왕으로 내다본 신앙가였
다.
삼상 25:32-34
다윗은 아비가일의 자세한 진정(陳情)을 듣고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다. 그가 아비
가일에게 대답한 내용을 보면, (1) 그를 보내서 복수의 악행을 막아주신 하나님께 감
사함(32절). (2) 그의 지혜를 칭찬하고 그를 축복함(33절 초두). (3) 그의 민첩한 행
동에 감탄함(32절 하반 - 34). (4) 그에게서 예물을 받고 그의 청원을 허락함(35절)이
다.
삼상 25:36-38
그가 낙담하여 몸이 돌과 같이 되었더니(37절 하반). 그가 잔날에는 "잔치를 배설
하고" 기뻐하였으나(36절) 이제 와서는 너무 큰 근심에 사로잡혀서 그의 몸과 마음이
아주 굳어지고 말았다. 이 세상에 속한 즐거움은 결국 이렇게 비참하다.
삼상 25:39
나발에게 당한 나의 욕을 신설하사. "신설하였다"는 말(* )은 싸
움을 싸워주셨다는 의미이다. 곧, 하나님께서 복수해 주셨다는 뜻이다.
종으로 악한 일을 하지 않게 하신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다윗은 이점에 있어서 자기는 복수하는 죄를 범하지 않게 된 것이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라고 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하나님 앞에 범죄하지 않기를 원하였다(시 17:3, 139:23-24).
삼상 25:40-42
다윗의 사환들이...아비가일에게...가로되 다윗이 당신을 아내로 삼고자 하여 우리
를 당신께 보내더이다(40절). 나발이 죽은 후 다윗이 아비가일에게청하여 그와 결혼하였다. 그에게는 아비가일 외에도 "아히노암"이란 아내도 있다. 그가 일찌기 취하였던 사울의 딸 "미갈"은 다른 사람과 결혼하였던 것이다. 18:19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