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14:1-4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열 사람의 비관적 보고에 따라서 이스라엘 민중은 공
포를 느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게 되었다. 그 원망은 물론 거기까지 그들이 오도록
만든 그들의 인도자를 좋지 않게 여겨 원망한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른 지도자를
세워 애굽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하였다.
그들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였으나 실상은 하나님을 원망한 셈이다. 그 이유는,
모세와 아론은 출애굽 운동에 있어서 하나님의 지도를 받은 수종자들에 불과하기 때문
이다.
민 14:5
모세와 아론이...엎드린지라. - 그 때에 민중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의 마음은 극도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은 민중
앞에서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들은 고요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 깊이 기도하였
다. 우리 본문의 "엎드렸다"는 말은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기도에서 문제 해결을 보려
는 그들의 결단성 있는 행동을 가리킨다.
민 14:6-10
이 부분에는 여호수아와 갈렙 두 사람의 신앙적 권면을 보여준다. 그들은, 가나안
땅의 실정을 정탐하고 돌아와서 다른 열사람과는 반대로 신앙으로 굳게 선 자들이다.
여기 기록된 그들의 권면에서 몇 가지 신앙적인 언사를 볼 수 있다.
(1) 가나안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고 함(7절). 가나안 땅을 가리켜 아름답다고
한 것은 일찌기 하나님께서 모세를 불러서 사명을 맡기실 때에 말씀하신 것이다(출
3:8). 이제 여호수아와 갈렙이 하나님의 약속 내용을 그대로 믿고 그대로만 말한 것은
귀한 일이다.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 밖에 다른 것은 인정치 않는 굳센 신앙이
라고 할 수 있다.
(2)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하심을 믿음(9절). 그들은 말하기를,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고 하였다(9절 하반). 하나님께서 모세와 함께 하시며, 이스라엘 민
족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신다는 것은, 역시 일찌기 모세에게 말씀하신바 있었다(출
3:12). 그 뿐 아니라 이때까지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대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신
증표를 많이 보여주셨다. 그러니 만큼 이 두 사람은 그 현재에도 또한 미래에도 하나
님이 함께 해 주실 것을 믿었다. 특별히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며 신앙으로
행하는 자들이었으니 만큼, 그 심령 속에도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느꼈을 것이다. 그
래서 그들은 이 시점에 있어서, 이 사실에 대하여 확신 있게 말하기를, "여호와는 우
리와 함께 하시느니라"고 하였다. 이 말씀 가운데는 분명히 그들의 확고부동한 신념이
포함되어 있다. 9절 상반에,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밥이라" - 고 한 말씀이 역시 그들의
확신과 담력을 보여준다. 진리에 굳게 선 자들은 누구든지 신앙의 담력을 가지는 법이
다. 그리스도의 신성을 성경대로 주장한 아다나시우스(Athanasius)는, 그 교리 때문에
20년 동안이나 핍박을 받으면서도 언제나 담대하였다. 그는, 온 세상이 그를 반대한다
는 보도를 듣고 대답하기를, "나는 온 세상을 반대하리라"고 하였다.
(3) 그들이 핍박을 받는 중에 하나님의 영광이 임함(10절). 이스라엘 회중이 여호
수아와 갈렙을 돌로 치려고 하였다. 이것을 보면 그 때의 분위기가 이 두 사람을 향하
여 극히 험악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굳게 서서 옳
은 주장을 세웠다. 신앙은 진리를 굳게 파수하는 것으로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
제든지 진리 파수자는 쓴 잔을 마시는 법이다. 이렇게 쓴 잔을 마시는 자는 하나님께
서 돌아보아 주신다. 이런 의미에서 10절 하반에서는
"여호와의 영광이 회막에서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나타나시니라" - 고 하였다. 그러
므로 벧전 4:14에 말하기를,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복 있는 자로
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고 하였다.
민 14:11,12
하나님께서 강퍅한 이스라엘에게 재앙을 내리시겠다고 하신다.
어느 때까지. - 이스라엘이 한 두 번만 하나님을 원망한 것이 아니고 그 죄악을 거듭
하였다. 그러므로 "어느 때까지"란 말씀이 나왔다. 그들의 이와 같은 태도가 강퍅이
다. 강퍅은 은혜를 많이 받고도 감사하지 않고 파렴치한 것이다.
민 14:13-16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멸하시겠다고 하시기 때문에 모세가 기도한다. 모세가
하나님께 기구함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한 것이다. 곧,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멸하신다면 이방 민족들이 하나님을 오해하게 될 것임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멸하시지
않도록 기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기도는 하나님께 합당한 것이다. 그 이유는, 모세의
이런 기도는 사욕을 위한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주님의 이름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세의 이와 같은 기도는 모든 기도자들의 지켜야 할 모본을 보여준다.
민 14:17-19
이 부분에도 모세의 기도가 계속되는데, 기도를 들어주실 하나님의 성품에 대하여
말한다. 곧,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성품이시다. 기도자가 하나님의 자비를 바라
보는 것은 언제나 하나님께 합당한 것이다. 그 이유는, 인간 자신에게는 기도 응답을
받을 만한 아무런 공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구약 성경에 모든 기도 자들의 기
구의 근거가 하나님의 인자(곧, 긍휼과 자비)인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모세가 하나님의 인자를 바라보는 동시에 그의 공의도 폐지될 수 없음에 대하여 말한
다. 곧,
"형벌 받을 자는 결단코 사하지 아니하고" - 라는 말씀이 그 뜻이다. 그러나 이 점에
있어서 명심할 것은, 모세가 이와 같은 하나님의 공의를 말하면서도 하나님의 인자를
바라본 사실이다. 그가 하나님의 공의에 대하여 말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다만 하나
님의 인자 때문에 공의가 폐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민 14:20-27
이 부분 말씀은 위의 모세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다. 갈렙과 여호수아 외
에 하나님을 원망하는 죄를 계속함(23절) 그 때의 민중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신다(20-23, 29-30).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그의
약속은 마침내 성취하신다. 그러나 그의 공의도 세우시기 위하여 벌할 자들을 벌하신
다. 신약 시대에도 그의 약속 성취는 이런 원리로 이행된다.
열 번이나 나를 시험하고(22절). - 하나님을 시험하였다 함은 하나님을 의심함이
니, 그의 존재를 시험함과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그를
"멸시함" - 이고(23절), 또 그를
"원망" - 함이다(27절).
민 14:39-42
원망하는 죄를 계속하여 범하기 때문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
으리라는 하나님의 심판 선고를 받은 이스라엘 대중은 이제 크게 슬퍼하며 회개하는
모습을 취하였다. 그들은 이제 와서 태도를 돌이키는 듯이 가나안을 정복하겠다고 하며, "우리가 범죄하였음이니이다"(40절) - 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와 같은 태도는 참되이 하나님을 순종할 진실성은 가지지 못하였다. 그들의 이와 같은 태도를 가리켜 시편 저자는 "아첨"이라고 하였다(시 78:36). 과연 그 후에도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곧, 모세는 그들더러 가나안 땅을 향하여 올라가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들은 그 말을 듣지 않고 올라가다가 아말렉 사람들에게 패배를 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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