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34:1-3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돌판 둘을 처음 것과 같이 깍아 만들라 네가
깨뜨린바 처음 판에 있던 말을 내가 그 판에 쓰리니 아침 전에 예비하고 아침에 시내
산에 올라와 산 꼭대기에서 내게 보이되 아무도 너와 함께 오르지 말며 온 산에 인적
을 금하고 양과 소도 산 앞에서 먹지 못하게 하라 -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언약을
다시 맺으시기 위하여 모세를 산으로 올라오도록 명하셨다. 그 때에 부탁하신 것은,
(1) 십계명을 쓰시기 위한 "돌판 둘"을 깍아 만들어 가지고 오라고 하신 것. 모세의
이번 등산도 그 목적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는데 있다. 그 말씀은 주로 하나님의 백성
을 영구히 다스릴 십계명이다. 여호와의 종교는 이렇게 말씀 중심이다. (2) 그 "산
에 인적(人跡)을 금하고" 짐승도 범접하지 못하게 하심. 이것은, 무엇보다도 그산이
극히 고요하기를 위한 것이었다. 예수님도 특별한 기도를 하실 때에는 한적한 곳을 택
하셨다(막 1:35).

 출 34:4

 모세가 들판 둘을 처음 것과 같이 깎아 만들고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그 두 돌판을
손에 들고 여호와의 명대로 시내산에 올라가니 -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돌판 둘"을 만들어 가지고 산으로 올라 갔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때에 사람의 방편
을 전연 사용하시지 않고 직접 권능을 나타내시기도 하신다. 예컨데, 먼저번에는 그가
돌판까지도 친히 만드셔서 거기에 십계명을 써 주셨던 것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가 필요한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역사가 전적으로 초자연(超自然)에 의해 된
것임을 보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때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사역을 통하여 일
하신다. 그가 역시 그렇게 하시므로 하나님을 믿는 인간의 확신을 작흥(作興) 시키신
다. 인간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가운데서 그 신앙에 활기를 띤다.

 출 34:5-7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그의 "이름을 반포"하신다. 그 이름은 바로 그의 품성을 의미
하는 것인데, 곧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
또는 "인자를 천대까지 베풀며...아비의 악을 자여손 삼 사대까지 보응"하시는 하나님
이라는 뜻이다. 여기 기록된 그의 모든 성품의 내용은, 한 마디로 말해서 은혜로운 하
나님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인자"(仁慈)는 "천대까지"베푸시고, "악"은 "삼 사대까
지" 보응하신다는 말씀이 그의 긍휼을 보여 준다. 그는, 자비는 후히 베푸시고 벌은
조금 주신다. 시 30:5 참조. "인자를 천대까지 베푸"신다는 말씀은, 하나님을 사랑하
는 의인(義人)에게 그토록 후하게 복을 주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천대에
이르도록 대대손손에게 복을 주신다는 말씀이 아니고, 천대를 통하여 복을 주신다
는 말씀이다. 그 처내 중의 어떤 자손들은, 특수한 이유에 의하여 복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아비의 악을 자여손 삼 사대까지 보응"하신다는 말씀은, 그 자손
들이 회개치 않는 경우에 한하여 그들에게 그 선조(先祖)의 악을 보응하신다는 뜻이다
. 우리는, 여기 기록된 "천대"나 "삼 사대"를 기계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하나님
께서는, 그의 이와 같은 자비로우심을 모세에게 알려 주심으로 그 백성을 위한 모세의
소망을 돋우어 주신다.

 출 34:8,9

 우리의 악과 죄를 사하시고 우리로 주의 기업을 삼으소서 - 시 130:3-4에 말하기
를,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감찰하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
께 있음은 주를 경회케 하심이니이다"라고 한다. 이 말씀을 보아도 하나님께서 사람들
을 자기 백성으로 만드시는 방법은, 의인(義人)을 부르심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
케 하심을 알 수 있다. 모세는 여기서 이와 같은 진리에 근거하여 기도하였다.

 출 34:10,11

 이 부분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 상대로 계약을 다시 결성하심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이 계약에 있어서 하나님께서는, 다른 수속을 밟을 필요 없이 그저 그들
을 위하여 본래의 계약을 실천하시는 의미에서 큰 권능을 행하시겠다는 것 뿐이다.
곧, 그들로 하여금 가나안 모든 족속을 이기도록 해 주시겠다는 것이다. 그가 이렇
게 하시므로 그 백성을 천하 만민 중에 구별하심이 되어진다(33:16).

 출 34:12-15

 이 부분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더러 하나님과 계약한 백성으로서의 책
임을 이행하라고 하신다. 하나님의 계약에 속한 백성은, 마땅히 그 계약의 의무를 실
행해야 된다. (1) 가나안 민족의 우상주의와 타협하지 말 것(12-17).
 "네가 들어가는 땅의 거민과 언약을 세우지 말라" - (12 절). 이 명령의 목적을
15-16 절이 밝혀 준다. 언약을 맺지 말라는 말씀은, 어떤 중대한 사업 관계로 피차 간
결속되므로 상대방(가나안 사람)의 우상 숭배 사건에까지 끌려 들어갈 위험을 방지한
것이다. 고후 6:14에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 하신 교훈이 이와 같은
것이다.
 "너희는 도리어 그들의 단들을 헐고 그들의 주상을 깨뜨리고 그들의 아세라 상(像)
을 찍을지어다 " - (13 절). 신자는, 소극적으로 우상주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도로만
만족할 것이 아니다. 그는, 적극적으로 자기의 사는 사회에서 우상들을 없애기 위하여
노력해야 된다. "아세라"는 가나안 족속들의 섬기는 여신(女神)인데, 그들은, 기둥과
같은 것을 세워 놓고 그 앞에서 농사를 위한 제사를 거행했다.
 "너는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 여호와는 질투라 이름하는 질투의 하나님임이니라
- (14 절). 이 말씀은, 우상을 섬기지 말아야 할 이유를 보여 준다. 그것은, 여호와는
"질투의 하나님" 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질투"는 불의한 것이 아니고, 도
리어 당연한 것이다. 그 이유는, 그는 그의 사람하시는 백성이 다른 신(神)을 좇을 때
에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가 자기 백성을 극히 사랑하시는
증표이다. (2) 여러가지 의식적 법규를 지킬 것(18-26). 1. "무교절"을 지킬 것 (18
절). 무교절을 지키는 자세한 규례는, 13:3-10에 있다. 이것을 지키는 목적은, 이스
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구출되어 출애굽하게 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기 위한 것이
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새로이 받는 것도 귀하지만, 과거에 받은 은혜를 기억하
는 것도 귀하다.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므로 하나님을 더욱 기억하게 된다.
2. 처음 난 "수컷"과 및 "장자"에 대한 규례를 지킬 것(19-20). 곧, 짐승 중 처음 난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는 것이며, 또한 자녀들 중 장자(長子)는 "대속"해야 된다는 것
이다. "대속"한다(*=파다)함은, 바치는 대신에 속전(贖錢)을 내는 것을 말함
이다. 이 규례도, 역시 애굽 땅에서 이스라엘의 생축의 처음 난 것들과 이스라엘의
장자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은 사실을 기억시키기 위한 것이다(13:12-16).
이렇게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께서는, 그 백성에게 자기를 기억시키므로 그들로 하
여금 우상을 멀리하게 하신다.
 나귀의 첫새끼는 어린 양으로 대속할 것이요 그렇게 아니하려면 그 목을 꺾을 것이
며 - (20 절). 13:13의 해석을 참조하여라. 3. 안식일을 지킬 것(21 절). 이것은, 하
나님의 천지 만물 창조하신 사실을 기억하기 의한 것이다. 사람이 안식일을 지키므로
결국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우상을 멀리 하게 된다. 4. "칠칠절"을 지킬 것(22 절 상
반). 이 절기는 유월절 후 50 일만에 이르는데,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애굽에서
종되었던 것을 기억케 한다. 5. "수장절"을 지킬 것(22 절 하반). 수장절은 초막절이
라고도 하는데, 치스리월 십 오일(9, 10 월경)부터 1 주간 지킨다. 그 목적은, 하나님
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시던 때에, 그들로 초막에 거하도록 하신
것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이다(레 23:34-43). 6. 특별 주의건(25-26). 여기 포함된 몇
가지 주의 사항은, 그때에 이스라엘 백성이 절기를 지키는 중에 실수하기 쉬운 일들에
대하여 별달리 말씀한 것이다. 곧, 그들이 무교절을 지키는 중에 "유교병"(누룩 섞은
떡)을 물리치지 않고 그냥 사용할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실수는 중대한 것이다.
"유월절 희생을(그 이튿날) 아침까지"두는 것도 그러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그들에
게는, "토지 소산의 처음 익은 것"(열매)을 정성스럽게 바치지 못하는 과오도 있었
을 것이다. 그리고 "염소 새끼를 그어미의 젖으로 삶"는 것 같은 일은 잔인한 행동인
데, 이교도들은 그런 일에 무관심하나, 여호와를 공경하는 백성으로서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신다. 위의 모든 의식적 규례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출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및 천지를 창조하신 대주재이신 하나님을 그들로 하여금 기
억케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기억하고 우상을
멀리 하도록 하신 것이다.

 출 34:27

 하나님께서는 모세더러 위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그가
그 말씀을 근거로 하여 그들과 언약을 세우시겠기 때문이다.

 출 34:28-31
 이 부분에서는, 시내산에 율법을 받아 가지고 내려온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에게 그의 받는 것을 전수(傳受)하여 준데 대해서 말해 준다. 이 점에 있어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그 때에 두 번째 40 일 금식 기도한 모세의 얼굴에 광채가 있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