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건축 준비 착수(역대하 2:1-10)
솔로몬의 지혜는 단순히 그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비록 그것이 참으로 왕자다운 유희이긴 하겠지만) 사면만을 위해서 주어졌다거나 그의 친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대화의 수단으로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행위를 위해서 주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즉시 활동해야 했다. 다음의 사실을 관찰해 보자.
Ⅰ. 자신의 직무에 관한 것을 결심함(1절). 먼저 "그는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전을 건축하기로 결심했다." 첫째 되는 자가 봉사의 일차적 대상이 되는 것은 타당한 일이다. 그러므로 먼저가 성전이요, 그 다음이 궁전이다. 그러나 궁전이란 것도 그 자신을 위한 집이나 그 자신의 평안을 위한 집이라기보다는 나라와 또 이웃나라와 더불어 있는 그 나라의 영예, 그리고 기회 있을 때마다 왕을 알현하는 백성들을 품위 있게 접대하기 위한 집이었던 것이다. 여호와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고 공공의 복리를 위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뒤로 제쳐 놓는 사람들은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의 나라를 위해서 태어났다.
Ⅱ. 두로왕 후람에게 조력을 청하는 사자를 보냄. 그가 사자를 보낸 요지는 열왕기 상 5장 2절 이하에서 본 내용과 거의 같다. 다만 더 자세하게 나타나 있을 뿐이다.
1. 그가 후람에게 이 청구를 한 이유가 여기에 더 자세히 나타나 있다.(1) 그는 자기 아버지와 후람의 이해관계 및 그의 아버지가 그로부터 받았던 친절을 호소한다(3절). "당신이 전에 다윗에게 행한 것과 같이 나에게도 행하소서." 우리가 아버지의 친구들에게 우애를 보여야 하듯이, 또한 그들에게서도 우애를 기대할 수도 있고 그들과의 교제를 또한 증진시켜야 하는 법이다.
(2) 그는 성전을 건축하겠다는 자신의 의도를 표현한다. 그는 그 곳을 하나님이 하나님 자신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기 위하여 요구하시는 모든 희생 제물이 바쳐질 예배의 장소로 삼고자 했다(4절). 그 집은 하나님께 봉헌될 것이요, 그를 예배드리는데 쓰여지기 위하여 건축되었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사업에서 우리가 소요한 것과 행동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는 후람이 할 일을 지시하기 위하여 거기에서 이행되어야 할 여러 가지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이방 종교의 미신적 신비와는 달리 참된 종교의 신비는 은폐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3) 솔로몬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에 합당한 이름을 위하여 위엄찬 경배심을 말했다. 즉 "우리 하나님은 모든 신들보다, 모든 우상보다, 모든 방백들보다, 더 위대하다" 고 말했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위대하고도 높다는 생각을 후람에게 고무하고자 해서였다. 우상들은 허무하고 방백들은 보잘 것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은 모두 이스라엘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고 있다.
[1]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은 위대해야 한다. 비록 그 전이 장차 깃들일 하나님의 크심에는 비교가 안 된다 할지라도(무한과 유한은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대해 지녀야 할 큰 존귀와 존경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는 것이다.
[2]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그것은 크신 하나님의 거주지가 될 수가 없다. 후람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열방 신들처럼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신다고는 생각지 않도록 하라(행 17:24). 하늘 중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도다. 그것은 오직, 그의 제사장들과 경배자들이 하나님 앞에 제물을 태우기에 합당한 장소를 갖도록 하는 그들의 편익을 위해 의도된 것이다."
[3] 그는 자기가 비록 위엄있는 왕일지라도, 이 위대한 사업을 할 만한 가치는 없는 자로 스스로 생각한다. "내가 누구관대, 어찌 능히 그를 위하여 전을 건축하리요?" 무슨 일이든 하나님을 위해서 하려면, 우리는 결코 하나님 보시기에 완전히 행할 수 없으며 또한 감히 하나님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할 주제는 못된다는 생각을 응당 가져야 한다. 우리가 말하거나 행하는 어떤 것으로 인해서 하나님께 대한 어떤 오해를 일으킬지도 모르는 자들을 위해서 우리가 잘 처신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여기서의 솔로몬도 후람에게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2. 솔로몬이 그에게 한 요청이 여기에 더 상세하게 열거되어 있다.
(1) 그는 후람이 그에게 좋은 일손을 마련해 주기를 원했다(7절). "공장(工匠) 하나를 내게 보내소서." 예루살렘과 유다에는 다윗이 주선해 준 공장이 있었다(대상 22:15). 유대인들에게만 훌륭한 예술자가 있다고 생각지 않도록 하자. 오히려 "그들을 지도할 공장 하나를 내게 보내소서. 예루살렘에는 슬기로운 자들이 있으나 그들은 두로에 있는 아로새기는 일에 익숙한 자와 같지 못하나이다. 성전 사업은 그 어느 것보다도 가장 훌륭한 것이 되어야 하나니, 될 수 있는 한 가장 훌륭한 공장을 보내 주소서" 라고 했다.
(2) 그는 또 훌륭한 재료들(8절), 백향목 그리고 다른 재목들을 풍부히 보내 주기를 원했다(8, 9절). 왜냐하면 그 전은 "크고 화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즉 그것은 매우 위품있고 장엄해야 했고, 비용을 아끼거나 솜씨에 부족함이 있어서는 안 되는 집이었기 때문이다.
3. 솔로몬이 그 공장(工匠)들의 생계를 보장하겠다는(10절), 즉 그들에게 매우 많은 밀과 보리, 그리고 매우 많은 기름과 포도주를 주겠다는 약정이 나와 있다. 그는 그의 공장들에게 떡과 물을 먹인 것이 아니라 각종의 가장 훌륭한 음식을 풍성히 먹였다. 일꾼들을 고용한 자들은 그 일꾼들이 보수를 잘 받고 있는가를 살펴야 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하고 합당한 것이 충족히 공급되고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부유한 주인들은 입장이 바뀌어 자기들이 가난한 자가 되었을 경우에 대접받고 싶은 그대로 가난한 일꾼들에게 대접해야 한다.
솔로몬과 후람의 협정(역대하 2:11-18)
Ⅰ. 후람은 솔로몬의 사신에게 회답을 보낸다. 여기에서 그는 솔로몬에 대한 큰 존경심과 그를 섬길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보다 낮은 자들은 이 위대한 자들에게서 이웃간의 우의를 배워야 할 것이다.
1. 그는 솔로몬과 같은 왕을 가진 이스라엘을 축하했다.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사랑하시므로 당신을 그 왕을 삼으셨도다" (11절). 지혜롭고 훌륭한 정치가를 두는 것은 백성들에게 큰 축복이 되며, 하나님의 은총의 특별한 표적으로 간주되어도 좋을 것이다.후람은 "여호와께서" 당신을 "사랑하사 당신을 그 왕으로 삼으셨도다" 라고 말하지 않고(비록 그것이 사실이었을지라도, 삼하 12:24),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사랑하시므로" 당신을 왕으로 삼았다고 말하고 있다. 왕은 자기들의 등용이 그들 자신의 사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적인 선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자기들은 하나님의 분노가 아니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만큼 잘 다스려야 한다.
2. 그는 다윗의 후계자로 이러한 자를 세워주신 것에 대해 하나님을 송축하고 있다(12절). 후람은 유대민족에게 매우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또 그들의 형통함을 매우 기뻐했을 뿐만 아니라 유대인의 종교로 전향하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으로써, 모든 존재와 또 능력의 근원이신 자로서(이제는 그 이름으로 이웃 나라에게까지 알려지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숭배했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 하나님이 바로 왕들을 세우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배신하던 때에는 그들이 그 이웃 나라의 우상 숭배와 미신에 물들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제 율법을 철저히 지키고 하나님을 숭배하자 그 이웃 나라들도 그들의 가르침 때문에 기꺼이 참된 신앙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많은 나라들에게 빌려 주기는 했어도 빌어오지는 않았고, 많은 나라들에게 진리를 빌려 주기는 했으나 그들로부터 거짓을 빌어 오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이 그와 반대 로 행하게 되자, 그것은 그들의 치욕이 되었다.3. 그는 솔로몬에게 매사에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매우 슬기롭고 공교한 기술자 한 사람, 곧 유대인과 이방인의 피가 섞여있는 그런 자를 보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스라엘 사람이었고(후람은 그 일군의 어머니가 단 지파 태생이라고 생각했으므로 14절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으나, 그녀는 납달리 지파에 속했던 자인 것 같다. 왕상 7:14) 그의 아버지는 두로 사람이었다[이것은 에스더의 아들로 추정되는 다리오왕에 의해 두 번째 성전 건축이 크게 촉진된 것과 같이(스 6장)-이것은 복음이 성정 안에서는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연합되리라는 좋은 전조였다]. 따라서 그는 어머니 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었던 것이다.
4. 그는 기회가 닿는대로 재목을 끌어들여 그것을 욥바로 나르는 일에 착수했다. 또한 솔로몬과 약속한대로 공장들의 생계 문제는 솔로몬에게 의뢰한다고 알렸다(15, 16절). 우리는 이 약정을 열왕기 상(5:8, 9)에서도 볼 수 있었다.
Ⅱ. 솔로몬은 기술자들에게 명을 내리고 있다. 그는 성전의 잡일에 이스라엘 자유민들을 고용하려 하지 않았다. 나아가 그들을 감독으로도 삼으려 하지 않았다. 그런 일에는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을 고용했다. 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과는 달리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얻지 못했기 때문에 사업에 종사하며 자기들의 독창력과 근면을 발휘하여 생활을 유지해 나갔던 것이다. 그 당시 그 땅에는 저주받은 민족 중의 일원들일 경우에는 기브온 사람들의 규례대로 이스라엘 회중을 위해 장작을 패는 하급 노동자가 되어야 했던 운명의 주인공들이 매우 많았다(17절). 그러나 그들이 기브온과 같은 운명의 선고를 받은 민족이 아닐 경우라면, 여러 면에서 모세의 율법에 따라서 잘 대우 받고 있었고, 또 본토 이스라엘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성전 봉사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좋은 보수나 그것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율법은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고 했다. 우리는 여기에서(2절과 18절) 그들의 수가 모두 15만 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나안은 비옥한 땅이었으므로, 여러 민족을 먹여 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성전은 거대한 건물이었으므로, 일손들이 매우 많이 필요했다. 풀러(Mr. Fuller)씨는 미리 이 모든 건축 구조를 특별히 손보아야 했으므로 그 일이 더 많아졌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수많은 일손들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시온 산에서와는 달리, 레바논 숲에서는 그들이 서로 혼잡을 이루지 않고서도 함께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처럼 막대한 인원이 되어서도 완성되기까지 7년이 걸릴 정도로, 그 건물은 매우 거대하고 진기했을 것이며, 잘은 모르지만 성 바울의 성전을 짓는 것과 같은 기간이 걸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