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 4세의 원정 기록에는 B.C. 732년 경의 원정 당시 아라비아의 한 여왕으로부터 공물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Harvey). 그러고 보면 당시 아라비아에는 여왕이 더러 있었던 듯하다. 그 밖에도 주전 7-8세기 경의 앗수르 원정 기록에는 아라비아의 여왕이 5명이나 나온다(Montgomery). 한편 본문의 스바 여왕은, 아라비아의 전설에 의하면 ‘발키스’란 이름으로 나타나고 아비시니아(Abyssinia) 전설에 의하면 ‘마퀴다’란 이름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스바 여왕은 솔로몬을 통해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이 아비시니아 왕족의 조상이 되었다는 전설까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설일 뿐 입증되지는 않았다(Winer, Patterson).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은. ‘이름’에 담겨있는 의미를 고려할 때, 이 말은 곧 ‘여호와의 은혜로운 활동에 힘입어’라는 뜻이다(8:16). 곧 솔로몬의 명예의 근원은 여호와의 은혜로우신 사역(3:12, 13)의 결과라는 의미이다.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 와서. 해상 무역의 발달은 솔로몬 왕국의 부강함과 아울러 솔로몬의 탁월한 지혜의 명성을 먼 이방나라에까지 퍼지게 하였을 것이다. 즉 솔로몬의 명성은 다메섹이나 가사로 가는 도중 정기적으로 이스라엘을 통과했던 아라비아 무역상들에 의해 스바 여왕의 귀에 들어간 듯하다(Patterson). 스바 여왕이 솔로몬을 방문한 목적을 크게 다음 두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소문으로만 듣던 솔로몬의 명예와 지혜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고대 아라비아인들은 지혜로 유명한 족속이었으며, 동방 전설에 의하면 특히 당시 스바 여왕은 지혜의 여왕으로 이름나 있었다고 한다. 여하튼 후일 예수께서는 본문의 사건을 인용하심으로써(마 12:42, 눅 11:31), 당시의 완악한 유대인들에게 지혜와 의를 적극적으로 사모하고 추구할 것을 촉구하셨다. 두 번째로, 스바 여왕은 상업적인 통상관계를 맺기 위해서 방문했을 수 있다. 당시 솔로몬은 홍해 근처에 ‘에시온게겔’ 항구를 가지고 홍해와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활발한 무역 활동을 하고 있었고(9:26-28, 10:11,20-28), 스바 또한 금, 향품, 보석 등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였다(사 60:6, 렘 6:20, 겔 27:22). 따라서 스바 여왕은 이스라엘과 통상을 맺어 남아라비아에까지 확장된 솔로몬의 무역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했을 것이다.
명성. ‘명성’(히, 쉐마)는 ‘듣다’(히, 샤마)에서 파생된 말이다. 따라서 본래 이 단어는 소식이나 평판, 소문 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본 절에서는 멀리 스바에까지(약 2,400 km) 퍼진 솔로몬의 명성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그런데 그러한 명성은 바로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활동에 힘입은 결과였다. 즉 솔로몬은 즉위 과정이나 통치 방법, 대외 정책 등 모든 면에서 여호와의 도우심을 경험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대내외적으로 큰 명예를 누릴 수 있었다. 이렇듯 솔로몬의 모든 부귀와 명예의 원천이 하나님께 있었으므로, 겸허하게 주를 의지하는 한 그러한 영예는 지속될 것이었다. 그러나 영예의 절정에서 솔로몬은 그만 여호와의 길로부터 벗어나고 말았으며, 그로 인해 이스라엘 역사에 크나큰 곤경이 도래하게 되었다(11:4-13).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
어려운 문제. ‘어려운 문제’로 번역된 히브리어 ‘히다’는 ‘수수께끼’ 또는 ‘비유’의 뜻을 가지고 있다. 즉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비유적 속담들이나 문제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히다’는 지혜에 대한 시험(test)으로 종종 사용된다. 왜냐하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자만이 ‘히다’를 다루고 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잠 1:5,6, 시 49:1-4). 이러한 게임의 양식은 어떤 의미가 암시된 문제를 제시하면 푸는 자가 그 숨은 의미를 발견해내어야 하는 것이다(삿 14:14,18). 따라서 그것은 재미있는 오락이었고 동시에 어떤 사람의 기지 및 지혜를 시험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수수께끼는 아라비아 부족에게는 세련된 대화 방식의 하나였다고도 하는데(Harvey), 사실 아라비아 문학에는 이러한 수수께끼와 비유적 속담들이 풍부히 들어 있다(Burckhardt). 그런데 여기서 스바 여왕은 ‘어려운 문제’를 통해 단순히 언어적 유희나 정신적 재치만을 시험한 것은 아닌듯 하다. 그녀는 사실 어려운 문제 속에 숨겨진 심오한 진리를 발견코자 나름대로 진지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솔로몬을 방문했던 것 같다(마 12:42).
수행하는 자가 심히 많고 … 낙타에 실었더라. 스바의 경제적 부요를 짐작케 하는 표현이다. 당시 스바는 해로 및 육로 무역을 통해 아라비아의 여러 국가들 중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고 한다(Winer). 즉 스바는 선박을 통한 해상 무역 뿐 아니라, 낙타를 이용한 대상(隊商)무역으로도 육지 무역의 중요한 위치를 갖게 된 나라이다. 본 절은 바로 그러한 특징을 보여 주고 있는데, 즉 물품의 운반과 보호에 요구되는 많은 수행원과 낙타의 이용이 그것이다.
향품과 … 금과 보석. 아라비아 향품은 아라비아의 최고급 특산품으로 속담에 나올 정도로 유명하였다(Herodotus). 그리고 ‘금’은 현재는 발견되지 않으나 당시에는 아라비아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었다고 한다(Strabo, Diodorus). 어쩌면 ‘금’은 토산품이 아니라 무역품일 가능성도 크다(J. Hammond). ‘보석’은 지금도 아라비아 지역에서 많이 나오는데, 당시에는 보다 다양한 종류가 나왔다고 한다(Pliny).
자기 마음에 있는 것. 공동번역은 ‘미리 생각하였던 문제들’로 번역하였다. 물론 이 문제들은 수수께끼의 형식을 취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수수께끼라고 해서 단순한 말의 유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 등의 원리와 법칙을 탐구하는 고대 세계의 지혜의 방식이었다. 따라서 자연 현상에 대한 주제는 물론이거니와 종교적인 주제의 문제들도 많이 숙고되었다. 스바 여왕의 수수께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J. Hammond). 한편 지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당시 고대 세계에서는 보편적이었다고 한다(Montgomery).
대답하지 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더라. 본 절에서 ‘대답하다’는 ‘풀다, 알게 하다’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나가드’에서 온 말이다. 그런데 이 ‘나가드’는 기본적으로 ‘어떤 것을 눈에 잘 띄게 높이 두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본 절의 ‘대답’은 솔로몬이 주어진 문제의 숨겨진 의미를 끄집어 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확연히 알게 한 것을 뜻한다. 한편, 이 단어는 요셉과 다니엘의 꿈 해몽과 관련하여 사용된 말이기도 하다(창 41:24, 단 5:12).
그 건축한 왕궁.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스바 여왕은 특히 레바논 나무궁(7:2-4)에 경탄하였다고 한다(J. Hammond).
그 신복들의 좌석. ‘좌석’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모샤브’는 ‘회합’의 뜻이 있다. 예를 들어 연회 석상에서의 자리, 또는 장로들의 회합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삼상 20:18, 25, 대하 9:4, 시 107:32). 그러므로 ‘신복들의 좌석’은 단순히 빈 자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식사로 모인 공직자들의 배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시종들이 시립한 것. ‘시립한 것’(히, 마아마드)은 직책에 따라 자기 장소에 서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솔로몬의 신하들이 지위와 임무에 따라 도열해 있는 것을 가리킨다.
술 관원들. 왕의 술 시중을 드는 관리로서 특별히 왕의 신임을 받는 자들만이 그 자리에 임명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술 관원은 왕을 시해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Wolf). 그런데 이 술 관원의 우두머리는 단지 명목상 술 시중을 들 뿐 실제로는 왕과 친분이 있는 고위 관리의 직책이었다.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가는 층계. 70인역(LXX)을 비롯한 고대 역본들은 이 구절을 ‘여호와의 성전에서 드리는 번제’로 번역한다. 왜냐하면 (1) 히브리어 ‘올라’는 ‘층계’로 번역될 수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에 ‘번제’로 사용되었고(창 8:20, 출 29:18, 레 3:5, 9:17, 민 28:19, 왕상 3:4, 8:64, 9:25). (2) 또한 ‘올라가다’(히, 알라)란 말은 ‘드리다’는 뜻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삼상 10:8, 대상 16:40, 겔 43:18). (3) 스바 여왕을 경탄시킬 만한 요소는 단순한 층계보다는 솔로몬의 엄청난 규모의 번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역대기의 병행 구절(대하 9:4)과 겔 40:26의 기록에 근거하여, 문맥상 본문 그대로 ‘층계’로 보는 것이 무난할 것 같다(J. Hammond). 왜냐하면 이 ‘층계’는 왕궁에서 성전으로 올라가는 특별한 계단으로서 매우 예술적으로 꾸며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Keil, Bähr, Winer, Ewald).
크게 감동되어. 정신이 어지럽고 황홀함을 뜻한다. 원문의 표현대로는 ‘잠시 동안 그녀 안에 루아흐’(‘정신’ 또는 ‘영’)가 있지 않았다’이다. 이 말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향해 진격할 당시 가나안 거민들의 당혹과 놀람의 상태를 묘사할 때 사용된 말이기도 하다(수 2:11, 5:1). 즉 어떤 상황이나 광경이 사람의 혼을 뺄 정도로 굉장함을 말하는 것이다. 공동번역은 ‘넋을 잃을 정도로 감탄하였다’로 번역하여 비교적 원문의 뜻을 잘 전해 주고 있다. 한편, 여기서 스바 여왕이 이토록 감탄하고 놀란 이유는 단순히 건물의 웅장함이나 규모의 거대함 등 외형적인 면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솔로몬의 지혜로운 통치로 말미암은 왕국의 체계적인 조직과 질서 정연함 등 내부적인 면이 더욱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C. F. Burney).
사실이로다. ‘사실’(히, 에메트)은 ‘견고’란 뜻이 있다. 그리고 이 말은 ‘뒷받침하다’(히, 아만)는 말에서 파생되었다. 그러므로 스바 여왕의 이 말은 소문이 사실로 뒷받침되어 견고하게 확증되었다는 뜻이다.
절반도 못되니. 보통 귀에 들린 소문에 비해 눈으로 목격하는 실상은 하찮은 것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을 뒤엎고 소문이 실상에 오히려 못미친다고 말함으로써, 스바 여왕은 찬사의 뜻을 더욱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당신의 지혜와 복이 … 소문보다 더하도다. 원문대로 옮기면 ‘나의 들은 소문에 당신의 지혜와 복을 더하였다’이다. 아마도 맨 처음 스바 여왕이 보고받은 소문의 내용은 주로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나라는 북방 지역과의 무역로를 장악하고 있는,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국가라는 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스바 여왕이 직접 방문하여 친히 목도한 결과, 그동안 익히 들은 국력의 강대함 외에도 솔로몬의 지혜와 그가 받은 복에 대한 경탄을 금할 길 없었던 것이다.
당신의 사람들이여. 이 말은 일반적으로 ‘당신의 아내들이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Montgomery). 왜냐하면 (1) 솔로몬의 신하들에 관해서는 본 절 하반부에 다시 나오므로 이들이 솔로몬의 신하일 리 없고, (2) 고대 근동에서는 남자 자신에게 직접 하기보다 그의 아내를 향해 말하는 것이 안부나 찬사에 대한 동양 귀부인의 예절이었기 때문이다(Hitti). 70인역(LXX)도 이러한 해석의 입장을 취하여 ‘당신의 부인들이여’로 번역하였다.
당신의 지혜를 들음이로다. 왕의 권위가 절대적이었던 고대 군주 국가에서, 왕이 지혜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몸소 지혜를 설파하는 상황이라면 그 신복들이나 백성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대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절에는 솔로몬의 신복들처럼 솔로몬 곁에서 늘 지혜를 들었으면 하는 스바 여왕의 아쉬운 심경이 표현되었다 하겠다. 한편 성도들은 솔로몬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의 월등한 지혜를 소유하신(마 12:42) 그리스도의 말씀을 성경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듯 복된 위치를 망각하지 아니하고 항상 말씀 안에 거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히 13:15).
당신을 기뻐하사. ‘기뻐하사’(히, 하페츠)는 ‘기울다’는 뜻으로, 단순히 맘에 든다는 정도를 넘어 ‘하나님의 마음 중심이 솔로몬에게로 완전히 기울어진’ 애정 상태를 말한다.
정의와 공의. 여기서 ‘정의’는 히브리어로 ‘מִשׁפָּט 미쉬파트’이며, ‘공의’는 ‘צְדָקָה 체다카’이다. 이 두 단어의 의미에 대하여는 창 18:19의 주석을 참고하라.
향품. ‘향품’(히, 발삼)이 구체적으로 무얼 지칭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향품이 고대 세계에서 부의 척도가 되리만큼 중요하고 값비싼 물품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스바는 당시 남부 아라비아를 통과하는 향품 무역을 관장하였다(Trever). 따라서 혹자는 이 향품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거기에는 아라비아 산(産) 순 발삼(balsam)이 포함되었으리라고 추측한다(Keil). 한편 요세푸스에 의하면, 스바 여왕의 방문을 통해 비로소 팔레스타인지역에 향품이 소개되었으며, 이후 솔로몬은 스바와의 무역을 통해 여리고 근처에 발삼 나무로 가득찬 향료 정원을 지었다고 한다(Autiquities VIII, 6.6).
히람의 배들. 9:27 주석 참조. 한편 역대하 9:10에는 ‘후람(히람)의 신복들과 솔로몬의 신복들’로 표기되어 있다. 당시 솔로몬의 무역 선단은 두로의 항해 기술자들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받고 있었다.
백단목. 이 나무의 정확한 종류와 명칭은 알 수 없다. 요세푸스(Josephus)는 일종의 소나무 목재로 보았다. 여하튼 백단목(히, 아체 알무김)은 인도와 실론(Ceylon)이 원산인 ‘붉은 백단향 나무’(학명, Pterocarpus santalinus) 곧 ‘자단목’(紫檀木, red sandal-wood)과 같은 종류일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이 적갈색의 백단향 나무도 본 절의 백단목처럼 단단하고 나무결이 고와 악기 제조에 적합하였다고 한다(Trever).
노래하는 자. 이들은 성전과 궁정에서 활동하는 전문 음악가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러한 전문 음악가들은 적어도 다윗 시대 이전에는 성경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미리암, 드보라, 그리고 다윗의 승리를 찬양하는 여자들의 경우에서 보듯 여인들의 합창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출 15:20, 21, 삿 5:1 이하, 삼상 18:6, 7). 그러므로 조직적으로 전문 음악가를 양성한 것은 왕정 시대에 들어선 이후부터이다. 한편 이들 노래하는 자의 기능은 제사에서의 전례 음악, 왕의 즉위 및 향연과 축제에서의 노래, 연주 등을 담당하는 것이었을 것이다(Wemer).
수금. ‘수금’(히, 킨노르)은 가장 고귀한 악기로서 귀족 계급이 사용하였다(Werner). 성경에서 수금은 다윗과 레위인들의 악기로 등장한다(삼상 16:23, 대상 15:16, 대하 5:12).
비파. ‘비파’(히, 네벨)는 대체로 하프(harp)와 비슷한 현악기로 간주된다. 요세푸스에 의하면 역시 레위인들의 악기이다(대상 15:16, 대하 5:12). 시편을 보면이 두 악기는 종종 함께 언급되어 있다(시 71:22, 108:2, 150:3).
외에 또 그의 소원대로 구하는 것을 주니. 역대하 9:12에 의하면, 솔로몬은 ‘스바 여왕이 가져온 대로 답례’하였다. 즉 솔로몬은 스바 여왕의 선물에 대해 그 가치에 상응하는 충분한 답례를 하였다. 그리고 또 스바 여왕이 요구하는 대로 물품을 내주었다는 말이다. 이처럼 본 절은 당대의 무역국 스바의 여왕이 더 많은 물품을 탐낼 정도로 솔로몬의 부가 극에 달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요구하는 대로 주는 솔로몬 왕국의 넉넉함 역시 강조해 준다.
금 육백육십육 달란트. 이는 솔로몬이 매년 정기적으로 거두는 세입금을 말한다(Bähr, Montgomery). 그런데 혹자는 오빌로 항해하는 상선단이 3년마다 귀환한 것을 근거로 이 금 666 달란트는 매년의 세입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Keil). 그러나 이 주장은 다음과 같이 반박할 수 있다. (1) 오빌로 항해했던 선단(‘히람의 배’로 표기됨, 11절)과 3년마다 귀환한 ‘다시스 배’를 동일시 할 수 없다(9:27, 28, 10:11, 22). (2) 오빌로 항해한 선단이든 다시스 행 배든 이 항해의 일차적인 목적은 무역에 있지 세금징수에 있지 않다. (3) 15절을 참고하면, 본 절의 세입금은 정기적인 항목만의 총액이다. 정기적이 아닌, 부가적 세입금은 15절에서 따로 언급되었다. 따라서 설령 무역 선단이 세금을 징수했다 하더라도 그 금액은 15절에 포함되는 것이지, 본 절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한편 금 666 달란트가 현대의 화폐 가치로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다. Living Bible은 2천만 달러로 기록하고 있다. 추측컨대, 당시 금 1달란트의 무게는 34.3 kg 정도로, 은 45,000 세겔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당시 은 30 세겔은 노예 장정 한 사람의 값이었으므로(출 21:32), 금 1달란트는 약 1,500명의 노예값을 지불할 수 있는 큰 금액이었다. 아무튼 그 액수가 고대 이스라엘인들에게는 엄청난 것으로 비추어졌음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본 장 전체가 솔로몬의 엄청난 부와 사치에 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한편, 혹자는 이 세입금의 액수와 계시록의 ‘666’(짐승의 수, 계 13:18)과의 일치를 들어 좀 상징적인 논의를 제시하기도 하는데(Hammond), 좀 지나친 견해이다(Bähr). 왜냐하면 (1) 열왕기서에 나오는 숫자를 계시록처럼 상징적으로 해석할 이유가 없고, (2) 비록 구약의 다른 부분에서도 ‘666’이란 숫자가 나오지만 상징적 의미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스 2:13).
무역하는 객상. ‘객상’(히, 로켈림)의 어근은 ‘장사 등을 하면서 돌아다니다’는 뜻을 가진 ‘라칼’이다. 여기서 ‘객상’(客商)이란 말은 그 자체로 외국과의 무역상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 ‘로켈림’은 앞의 ‘상인’(히, 하타림)과는 구별되는데, 즉 주로 외국을 상대로 대규모의 상업 행위를 하는 자들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Keil). 한편 이들 상인이나 객상들의 상업 활동에는 일정한 세금이 부과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라비아의 모든 왕들. 이는 ‘이스라엘과 동맹을 맺은 이방 왕들’(Gesenius, the Chaldee)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접경한 아라비아 광야에 거하는 모든 잡족들의 왕들’(Keil, Patterson)을 가리킨다(렘 25:24). 당시 이들 지역의 왕들은 모두 솔로몬의 통치하에 있었다.
나라의 고관들. 즉 국내의 지방 장관들을 의미한다(4:7-19).
큰 방패. 이는 전신을 가릴 수 있는 진지 방어용 방패를 말한다. 한편 당시의 일반적인 방패 제작 방식은 나무에 가죽을 씌우는 것이었다(Wevers). 그런데 본 절의 방패는 가죽 대신에 얇은 금판을 입힌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금방패는 실제 전투용이 아닌, 의식(儀式)을 위한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육백 세겔. 고대의 무게 측정법을 따라 1세겔을 11.424 g으로 볼 때(Sellers), 방패 하나 당 약 6.9 kg의 금이 들어간 셈이다. ‘마네’(Maneh)로는 12마네가 된다. 즉 작은 방패에 비해(17절) 4배의 금이 더 들어간 셈이다. 또한 1달란트는 3,000세겔이므로, 큰 방패 200개 전체에는 40달란트의 금이 들어간 셈이다.
삼 마네. ‘마네’(Maneh)는 고대의 무게 단위로서, 약 571.2 g으로 50세겔에 해당한다. 따라서 3마네는 150세겔로서 약 1.7 kg 이다. 그러므로 작은 방패 300개 전체에 든 금은 15달란트(45,000세겔)이다.
레바논 나무 궁. 7:2 주석 참조. 분명 이 금방패들은 레바논 나무 궁의 벽에 장식용으로 걸려졌을 것이다. 한편, 여기 보관된 금방패들은 르호보암 때 애굽 왕 시삭(Shishak)에게 탈취당하였다(14:26).
큰 보좌를 만들고. 이 상아 보좌는 순전히 상아로만 만든 보좌가 아니고, 상아로 장식된 보좌를 가리킨다(Keil). 즉 나무로 만든 후 금을 입히고, 금판 사이 사이에 상아를 박아 장식한 보좌를 가리킨다(Bähr). 한편, 이 보좌의 제작 역시 두로 기술자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당시의 두로는 상아를 이용한 조각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이스라엘은 그 때까지 상아 조각은 물론 보좌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낯선 일이었다. 원래 이스라엘의 관습은 유목민 특유의 웅크리고 앉거나 기대어 앉는 것이었으므로 의자의 사용은 매우 드물었다(Hammond). 다윗조차도 보좌를 사용했는지의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어쨌든 솔로몬에 이르러 보좌를, 그것도 상아로 만든 보좌를 사용한 것은 왕권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보좌(히, 키세)는 왕의 직무와 지극히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므로, 그 자체로 왕권을 상징하기까지에 이른다(Toombs, 시 9:4, 122:5, 사 16:5, 렘 17:25).
팔걸이. 솔로몬의 보좌는 팔걸이와 그 곁의 사자 장식으로 미루어 애굽식에 가까웠던 것 같다. 바사(페르시아) 왕의 보좌에는 이러한 팔걸이가 없었다고 한다(Toombs).
사자가 하나씩 서 있으며. ‘사자’는 백수의 왕으로서(잠 30:30, 31), 흔히 성경에서 통치와 심판을 상징한다(암 3:8, 계 10:3). 본 절에 언급된 보좌 팔걸이 곁의 두 마리의 사자 또한 이러한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섯 층계 좌우편에. 열두 사자상은 한 층계의 좌우에 둘씩 놓였다. 그렇다면 솔로몬의 보좌는 이 여섯 층계 외에도 보좌를 위한 꼭대기의 한 층을 더한, 즉 칠 층 구조였을 것이다. 이와 같은 보좌의 구도와 열두 사자상의 배열은 이제까지의 지파 중심적 이스라엘이 왕권 중심으로 옮겨졌음을 반영해 준다(Hammond). 참고로, 바벨론의 우주관과 그에 따른 신전의 구조도 칠 층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Wünsche).
어느 나라에도 이같이 만든 것이 없었더라. 고대 근동 지역의 유물들을 고찰하건대, 비록 보좌가 높고, 정교하게 만들어 졌으며, 팔걸이에는 각종 동물 형상들이 조각되어 있는 사실들이 입증되었으나(Layard), 그 규모나 형태 및 화려함 등에 있어서는 당시대 솔로몬의 보좌와 같은 것은 없었다. 솔로몬의 보좌보다 더 화려하고 웅장한 보좌는 먼 후대에 가서야 비로소 나타난다(Rosenmüller, Keil & Delitzsch).
다시스 배. 일반적으로 ‘배’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아니야’에 비해 본 절에 쓰인 ‘아니’는 ‘선단’(船團)이란 뜻이 있다. 그러므로 ‘다시스 배’는 9:27, 28의 오빌로 항해하는 선단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선단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다시스 선단을 곧 오빌 선단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Rawlinson, Hammond). 왜냐하면 본 절에서 이 두 선단은 비록 협동 작업은 하지만 서로 구별되는 관계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선단에 붙여진 ‘다시스’란 명칭은 앞서 설명한 두 가지 의미가 모두 내포된 듯하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1) 이 다시스 선단이 운반한 금과 은의 출처는 당시 은과 금속 가공으로 유명한 실제의 다시스일 것이며, (2) 상아와 원숭이와 공작 등은 실제의 다시스 외에도 멀리 인도양을 두루 항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점이 다시스 선단의 한 번 항해가 3년씩 걸린 이유를 설명해 준다.
상아와 원숭이와 공작. 이것들은 인도산으로서 아주 귀하고 사치스러운 무역 품목인데, 대부분 궁전 장식용으로 쓰였다.
병거성. 4:26 주석 참조. 한편 시카고 대학의 발굴단은 므깃도 유적지에서 400마리 정도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외양간을 발견했다고 한다(Montgomery).
백향목을 평지의 뽕나무 같이 많게. 앞의 부분과 함께 본 절은 히브리적 대구법의 한 유형에 속한다. 즉 대단히 귀중한 것(은, 백향목)이 흔해 빠진 것(돌, 뽕나무)에 비유되어 그 많음이 더욱 강조된다. 한편, ‘뽕나무’(히, 쉬케마)는 지금의 팔레스타인에서는 오히려 보기드문 나무가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매우 흔했다고 한다(사 9:10, Bähr, Hammond, Keil). 특히 경사가 완만한 구릉 지대에 무성하였다고 한다(Winer).
백향목. 4:33, 5:6 주석 참조.
[떼]. 개역한글판에는 이 말의 히브리어 ‘미케웨’를 ‘떼’로 번역되었지만, 개역개정판에서는 번역에서 제외시켰다. 이 말에 대해서는 해석의 입장이 분분하다. 즉 개역개역판은 게세니우스(Gesenius)의 입장과 같이 ‘떼’(company)로 번역하였지만(창 1:10, 출 7:19, 레 11:36), 흠정역(KJV)은 ‘아마사’(亞麻絲)로, 영역본 NIV와 RSV 그리고 공동번역은 지명을 나타내는 ‘쿠에’(Kue)로 각각 번역하였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은 여기서 ‘쿠에’를 길리기아의 옛명칭이라고 본다(Gates, Kapelrud, Thompson), 그리고 길리기아는 소아시아 남부 해안 지방의 비옥한 고장으로 명마의 생산지이다. 이런 견지에서 본 절의 ‘미케웨’는 장소를 가리키는 ‘쿠에’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Keil, The Expositor’s Bible Commentary).
은 육백 세겔. 은 1세겔(Shekel)은 대략 11.4 g이었으므로, 은 600세겔은 약 7 kg의중량이다. ‘마네’(Maneh)로는 12마네, ‘달란트’(Talent)로는 0.2달란트이다(16절).
헷사람. 히타이트족을 가리킨다(창 10:15, 23:3). 그런데 히타이트족은 B.C. 2천년대 초 경에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었지만, 솔로몬 당시에는 작은 왕국들로 나뉘어져 있었다(Gelb). 그리고 이 왕국들은 팔레스타인 북쪽 변경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솔로몬 왕국은 남쪽 애굽과 북쪽 헷 왕국들 사이에서 병거와 말 매매의 중간 상인 구실을 한 것이다. 이러한 수입과 매매를 통해 얻은 수익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아람 왕들. 아람 민족은 유프라테스 강 주변, 즉 이스라엘의 북쪽 및 동북쪽 경계에 여러 개의 작은 국가들로 나뉘어져 있었다(Bowman). 본 절의 아람 왕들은 바로 이 작은 국가들의 왕들을 가리킨다. 솔로몬은 이들에게도 애굽의 병거와 말을 수입해 되팔았다. 그런데 아람인들은 이전부터 자주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었던 민족이었다(삼하 8:5, 6, 10:8-18). 그리고 이러한 적대 관계는 솔로몬 통치 이후 분열 왕국 시대에 가서도 계속된다(20:20, 22:35, 왕하 7:15, 8:28, 대하 24:24). 그러므로 솔로몬은 세속적 무역 정책의 결과 결국 이스라엘의 대적에게 무기를 판 셈이 되고 말았다(Wordsw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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