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하니라. 본 절 이하에서 계속되는 솔로몬의 신하들의 관직(官職)을 그 순서에서 살펴보면 솔로몬 시대의 성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즉 종교, 행정, 관료가 우선시되는 평화의 시대인 것이다(Keil). 그러나 이전 다윗의 시대는 군대 장관이 최우선의 자리를 차지하는 전쟁의 시대였다(삼하 8:16, 20:23).
사독의 아들 아사리아는 제사장이요. 본 절은 여러 가지 해석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즉 (1) 성경 여러 곳에서 사독의 아들은 ‘아히마아스’인 것으로 나오고 있고(삼하 15:27, 18:27, 대상 6:8), (2) 제사장 아사랴(아사리아)는 아히마아스의 아들이지 사독의 아들이 아니며(대상 6:9), (3) 본 절 외에 4절에서 제사장들의 이름이 한 번 더 등장하고 있다는 점 등이다. 우선 “사독의 아들 아사리아”가 누구냐에 대해 두 가지 견해가 있다. (1) 성경 용례상 종종 나타나듯 여기서도 ‘아들’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벤’이 ‘후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2:8, 창 29:5, 31:28), 아사리아는 사독의 후손 곧 그의 손자일 것으로 보는 견해(Hammond). 그런데 이 견해의 난점은 시간 간격상 사독의 손자가 당시 대제사장의 직위에 오를 나이가 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점이다. (2) 아사리아는 사독의 아들 아히마아스의 형제일 것이라는 견해(Thenius). 그러나 이 견해는 성경의 다른 곳에서 증거를 전혀 찾을 수 없고, 더구나 제사장 가문의 족보를 알리는 역대상 6장과 맞지 않는다. (3) 본문(2절)을 ‘제사장 사독의 아들 아사리아’로 고쳐 읽은 다음 3절과 연결시켜 아사리아를 시사의 아들 엘리호렙과 아히야와 같이 서기관으로 보는 견해(the Vulgate, Luther). 그러나 이러한 본문 수정은 무엇보다 문법상 액센트 문제, 연계사 와우 탈락 문제 등으로 인해 지지받기 어렵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난점에도 불구하고 (1)의 견해를가장 타당한 견해로 채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난점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면 해결될 수도 있다. 첫째, 아사리아의 부친 아히마아스는 일찍 죽었거나 아니면 어떤 이유로 대제사장직 수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사리아가 보다 유명한 조부 사독의 이름 아래에 나올 수 있었다. 둘째, 솔로몬 시대에 아비아달과 사독이 대제사장직으로 있기는 하였으나, 아비아달은 곧 파면되었고 사독은 고령이었기 때문에, 가장 오래도록 대제사장직을 수행한 아사리아가 이들과 같이 그리고 이들에 앞서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당시 사독은 매우 고령이었을 뿐만 아니라 솔로몬의 통치 기간은 길었기 때문에, 사독의 손자가 대제사장의 직위에 오를 수 있는 나이는 계산상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Pulpit Commentary). 한편 다음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아사리아의 직위인 ‘제사장’이 어떤 직위이냐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카일(Keil)과 베르(Bähr)는 여기 ‘제사장’의 히브리어 ‘하코헨’은 ‘총리 대신’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그들은 ‘코헨’은 삼하 8:18에서 ‘대신’(大臣)의 뜻으로 사용되었고, 또한 솔로몬 왕국의 관료 서열 중 맨 처음에 등장하는 위치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즉 성경 용례상 ‘코헨’이란 용어는 거의 대부분 순수히 ‘제사장’이란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또한 일반적으로 ‘대제사장’을 가리키는 용어이다(de Vaux, BDB). 그리고 솔로몬 왕국의 가장 큰 업적은 성전 건축 사업에 있는 것인 만큼, 모든 관료들 중 대제사장이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The Expositor’s Bible Commentary).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릴 수 있다. 즉 아사리아는 사독의 손자로서(대상 6:8, 9), 사독이 고령으로 대제사장직을 수행치 못하게 되었을 때 부친 아히마아스 대신 그 직을 승계하여 대제사장으로서 솔로몬 왕국에 봉사한 인물이다.
서기관. ‘서기관’(히, 소페림)의 임무는 나라의 공문서를 작성하고 보관하는 것 외에도 재정(財政) 문제를 맡는 것도 포함한다(왕하 12:10). 따라서 서기관은 매우 중요한 관직이었다(Bähr). 관직 명단의 순서도 이를 반영한다(Hammaond). 한편 이 직책은 세습 된 것 같다. 시사의 아들들이 대를 이어 서기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호사밧. 그는 다윗 왕 때부터 이미 사관(史官)이었다(삼하 8:17, 20:24). 그러므로 여호사밧이 솔로몬 시대에도 계속 유임된 것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왕(父王)에게 충성하던 인물들이 그대로 솔로몬에게 등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것 역시 솔로몬 시대가 평화 시대였음을 보여준다.
사관. ‘사관’(히, 마즈키르)의 히브리 동사 ‘자카르’는 ‘기억하다, 생각해 내다’ 등의 뜻이다. 따라서 사관(recorder)은 ‘생각해내는 사람’으로서 국사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왕으로 하여금 어떤 계획을 기억하도록 상기시켜 주는 임무도 가졌다(Dentan). 이런 맥락에서 드보(De Vaux)는 사관을 궁중 의전(儀典) 관장으로 보았다.
사독과 아비아달은 제사장이요. 제사장직을 파면당한(2:27) 아비아달의 이름이 여기 다시 나타나는 것을 두고 어떤 주석가들은 솔로몬이 그를 다시 복직시킨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Clericus, Grotius). 그리고 또 혹자는, 아비아달은 제사장의 직무 정지를 당했을 뿐 제사장직 자체를 박탈당한 것은 아니라고 보기도 한다(Theodoret). 그러나 본 장이 솔로몬 통치의 면모를 총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비아달은 솔로몬 즉위 초기에 한동안 솔로몬 치하에서 제사장직을 맡았으므로 여기서 언급되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Hammond, Philppson). 그리고 솔로몬 치하에서 실질적인 대제사장을 수행한 자는 사독의 손자 아사리아(아사랴)이지만(1절), 사독과 아비아달은 다윗과 솔로몬 왕국 건설에 이바지한 공이 컸으므로 여기에 기록된 것이다(Patterson).
지방 관장의 두령. ‘지방 관장의 두령’(알 하니차빔)은 ‘관장들’(히, 니차빔) ‘위에서’(히, 알) 관리하고 지휘하는 직책이다. 따라서 지방 관장의 두령은 7-19절에 나오는 열 두 관장의 우두머리이다.
사붓은 제사장이니 왕의 벗이요. 이 제사장 직책은 성막에서 봉사하는 일반 제사장들과는 달리 다윗 시대와 마찬가지로(삼하 8:18), 왕의 영적이고 의례적인 일들에 대해 논의하고 조력하는 일종의 고문관일 것으로 추정된다(Patterson). 이 직책을 부연 설명하는 ‘왕의 벗’(히, 레에 함멜렉)이라는 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그런데 당시에 ‘왕의 벗’은 공적 직무의 호칭으로서 명예와 경의의 직함으로 간주되었다. 다윗 시대에는 ‘후새’가 이같이 불려졌다(삼하 15:37, 16:16). 그러므로 이곳의 ‘제사장’은 왕의 신뢰할만한 논의 상대로서 일종의 고문(顧問)과 같은 직책인 듯하다(Keil).
아도니람은 노동 감독관이더라. 아도니람은 아도람과 동일 인물일 것이다(삼하 20:24). 그렇다면 그는 다윗 시대 때부터 같은 직책을 맡아온 것이다(Bähr, Keil). 한편 ‘노동 감독관’(히, 알 하마스)은 세금과 부역(賦役)을 담당하였다. 그러므로 이 직책은 도가 지나칠 때 백성들의 미움을 사기 쉬운 자리였다. 이런 이유로 후에 르호보암 때 아도니람은 백성들의 돌에 맞아 죽는다(12:18).
왕과 왕실을 위하여 양식을 공급하되. 이는 솔로몬 왕국의 중앙 집권화가 강력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이었음을 시사해 준다. 아울러 이는 솔로몬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왕실이 모든 지파를 완전 장악했음을 시사해 준다. 한편, 혹자는 이러한 열두 지방 관장 제도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기를, 이는 당대의 이방 폭군 제도와 다를 바 없는 착취 제도라고 비난한다. 물론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이 왕정 체계를 사무엘에게 요구했을 때 하나님께서 경고하셨듯이(삼상 8:10-18), 왕정 제도가 백성들의 재산과 권리를 제어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여기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그러한 점이 아니다. 여기서는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약속하신 대로(3:13), 솔로몬 왕국에 부와 영광이 충만했다는 점을 보여 주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비단 솔로몬뿐만 아니라 그의 왕국의 모든 백성들이 먹고 마시며 즐거워했을 뿐 아니라(20절), 포도 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서 편안하게 살았다(25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각기 일 년에 한 달씩 양식을 공급하였으니. 일 년에 한 달씩 양식을 공급하는 것이 그들 각자의 임무라는 뜻이다. 즉 차례대로 한 달 분씩의 공급 책임을 졌다는 말이다. 공급 품목은 아마 각 지역의 토산물을 중심으로 하는 현물(現物), 또는 세금이었을 것이다(J. Hammond).
사알빔. 수 19:42의 ‘사알랍빈’과 동일 지역. 오늘날의 위치는 ‘얄로’(Yalo) 북서쪽의 ‘셀빗’(Selbit)으로 추측된다(Keil).
벧세메스. 이 지역은 성경의 여러 곳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 독자들에게 혼란을 준다. 즉 어떤 때는 유다 지파의 성읍으로(수 15:10), 어떤 때는 잇사갈 지파의 성읍으로(수 19:38) 기록되었다. 그리고 이 기록들의 연관 관계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본 절의 벧세메스를 수 19:41의 ‘이르세메스’와 동일시하다(Hammond, Keil). 그리고 현재의 ‘아인 세메스’(Ain-Shems)로 추정된다.
엘론벧하난. 이 지명은 수 19:43의 ‘엘론’이 변형된 명칭이거나 ‘벧하난’이라는 또다른 성읍과의 결합된 명칭일 것이다. 70인역(LXX)은 ‘벧하난’ 앞에 ‘-까지’를 뜻하는 접속사(헬, 헤오스)를 삽입하여 ‘엘론에서 벧하난까지’로 번역하였다. 아무튼 이상의 지명들은 단 지파에 속한 지역으로 여겨진다(수 19:40-48).
소고와 헤벨 온 땅. 소고와 헤벨 두 성읍은 크게는 헤벨 땅에 속하는 지역이다. 그리고 헤벨 땅은 해안에 위치한 샤론 평원의 남부 지방이다. 그러므로 본 절의 지명들을 유다 지파에 속한 지역으로 주장하는 몇몇 주석가들의 주장은 혼돈을 일으키기 쉽다(Bähr, Keil). 왜냐하면 솔로몬 당시 유다 지방과 헤벨 땅은 그 사이에 벤데겔의 행정구역(9절)이 있을 만큼 거리가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벤아비나답. ‘벤아비나답’은 ‘아비나답의 아들’이다. 이 아비나답은 이새의 둘째 아들이자 다윗의 형 즉 솔로몬의 큰 아버지일 것으로 본다(PEB). 그러므로 벤아비나답, 곧 아비나답의 아들은 솔로몬의 사촌이 된다.
그는 솔로몬의 딸 다밧을 아내로 삼았으며. 벤아비나답이 솔로몬의 사촌이라면 그는 자기 조카와 결혼한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근친 결혼은 고대 사회의 왕실에서는 매우 보편적인 것이었다. 성경에서도 그러한 유사한 예를 찾아 볼 수 있다(창 24:4, 28:2, 29:19, 수 15:16, 17, 삿 14:3).
이스르엘. 본 절의 다른 성읍들과는 달리 이 성읍은 잇사갈 지파의 경내에 속하였다(수 19:18). 그리고 이곳은 이스르엘 평야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IDB). 한편 아합 왕 시대에는 이 성읍이 왕의 거주지가 되었다(18:45, 46). 또한 후일 여기서 나봇의 포도원을 둘러싸고 사건이 일어난다(21장). 그러므로 이스르엘(Jezreel)은 매우 비옥한 땅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의 ‘세린’(Zerin)이다.
사르단. ‘스레다’(7:46, 대하 4:17)라고도 불리웠던 이곳은 여호수아의 영솔하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 강을 건널 때 강물이 기적적으로 멈춰 쌓였던 곳이다(수 3:16). 또한 솔로몬 시대에는 히람(Hiram)이 성전 건축을 위해 놋그릇들을 녹여 부었던 곳이도 한다(7:46).
벧스안. 이 성읍은 므낫세 지파의 한 성읍으로서(삿 1:27), 이스르엘 골짜기 동편 끝에 위치해 있다(수 17:16). 현재의 ‘베이산’(Beisan)이다(Robinson). 그런데 ‘벧스안 온 땅’이라 할 때는 이스르엘 골짜기 동편 끝에서 요단 골짜기 북서쪽 끝에 이르는 초승달 형의 옥토 지대를 말한다. 그리고 이곳은 전략상 요충지였으므로, 역사적으로 외세의 많은 침공을 당했다(Hamilton).
아힐룻의 아들 바아나. ‘바아나’(Baana)는 사관(史官) 여호사밧(3절)과 형제일 것이다(Keil).
아벨므홀라. 이곳은 벧스안 남방 16 km 지점이며, 선지자 엘리사의 고향이다(19:16, 삿 7:22).
욕느암. 레위인의 성읍 ‘욕므암’(대상 6:68)과 동일 지역이다. 그리고 ‘깁사임’(수 21:22)과 같은 곳으로 추정된다(Bähr). 그러나 이 성읍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 않다. 혹자는 스불론 경내로(Beek), 또 혹자는 므낫세 경내로(Hammond 등) 본다.
야일의 모든 마을. 즉, 민 32:41의 ‘하봇야일’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이 요단 강을 건너기 전에 므낫세 지파는 요단 동편의 길르앗 지방을 공격하여 거처를 마련하였다. 그 때 므낫세 지파의 용사 야일(Jair)이 빼앗은 성읍들을 통칭 ‘하봇야일’(Havoth-Jair, ‘야일의 촌락들’이란 뜻)로 부르게 되었다(신 3:14, 수 13:30).
바산 아르곱 땅의 성벽과 놋빗장 있는 육십 개의 큰 성읍. ‘바산’ 곧 ‘아르곱’은 길르앗 라못(혹은 라못 길르앗)의 동북 쪽에 위치한 지역이다(신 3:4 주석 참조). 원래 이 지역의 60개 성읍은 바산 왕 옥(Og)의 성읍들로 모세 영솔하의 이스라엘이 탈취한 것이다(신 3:1-11). 그런데 그 성읍들은 높은 성벽과 문과 빗장을 가졌고 그 외에 성벽 없는 고을이 많이 있었다고 기록되고 있다(신 3:5). 따라서 ‘야일의 모든 마을’과 아르곱(Argob) 땅의 이 ‘육십 개의 성읍’은 분명 구별된다(Keil).
잇도의 아들 아히나답. ‘아히나답’(Ahinadab)은 대하 9:29의 ‘선견자 잇도’의 아들로 여겨진다(J. Hammond).
아히마아스. 카일(Keil), 헤몬드(Hammond) 등 대다수의 주석가들은 이 인물을 사독의 아들 ‘아히마아스’(Ahimaaz)일 것으로 본다(삼하 15:27, 17:17).
솔로몬의 딸 바사맛을 아내로 삼았으며. 납달리 지역의 관장 ‘아히마아스’ 역시 돌 지역의 ‘벤아비나답’과 마찬가지로(11절) 왕실과 인연을 맺었다. 고대 사회의 풍습상 왕은 신하들 중 충성심이 강하고 유능한 인물에게는 이처럼 딸을 배필로 허락함으로써 포상을 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왕실(王室)도 공고히 했다. 어쩌면 이를 위해서도 당시 왕의 다처다첩(多妻多妾)이 요구되었을 것이다(Rawlinson).
아롯. 이곳의 위치는 밝혀진 바 없다. 고대 주요 역본들에는 ‘베아롯’으로 되어 있다(LXX, Vulgate, Syriac, Arabic). 그러나 유다와 단에 위치한 ‘바아롯’(수 15:24, 19:44)과는 무관하다(Keil, Hammond).
후새의 아들 바아나. ‘바아나’(Baanah)는 ‘다윗의 벗’인 아렉 사람 후새의 아들이다(삼하 15:32).
엘라의 아들 시므이. 이 인물은 아도니야의 왕위 찬탈 음모에 가담하지 않았던 1:8의 시므이(Shimei)와 동일 인물인 듯하다(Keil, Patterson).
우리의 아들 게벨. ‘우리’(Uri)의 아들 ‘게벨’(Geber)은 ‘벤게벨’(13절)의 아버지이다(J. Hammond).
그 땅에서는 그 한 사람만 관장이 되었더라. 이 구절의 해석은 구구하나, 대체로 ‘그렇게 넓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사람의 관장이 다스렸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Bähr, Keil).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였으며. 이 구절은 솔로몬 시대의 백성들이 일반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태평성대의 상태였음을 보여 주고 있다. 실제로 고고학은 이 시기와 관련된 많은 곡식 창고들을 발굴해 내었다. 그런데 이러한 솔로몬 시대의 태평성대는 솔로몬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지혜(3:11-14)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솔로몬 왕국이 외교(21, 24절), 경제(22, 23절), 국방(26절)에 있어서 놀라운 번영을 이룩한 것은 결국 솔로몬의 지혜로운 통치로 말미암은 결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솔로몬이 … 다스리므로”라는 표현이 반복 강조되고 있다(21, 24절).
블레셋 … 애굽 … 모든 나라를 다스리므로. 솔로몬 왕국의 판도가 북(北)으로는 유프라테스 강에서 서(西)로는 지중해 연안의 블레셋, 그리고 남(南)으로는 애굽의 국경에까지 이르는 광활한 지역이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그 판도내의 모든 국가들이 솔로몬의 속국이 된 것이다. 물론, 모압, 소바, 에돔 등은 선왕 다윗이 정복한 국가들이지만 솔로몬 시대의 국력이 여전히 강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지배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삼하 8:1-14). 이처럼 이스라엘이 주변 국가들에 대해 종주국의 지위를가진 것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한편 본 절은 창 15:18에서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그 큰 강 유프라테스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문자 그대로 성취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처럼 광할한 이스라엘의 판도에 대해 비평가들은 다소 과장된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경 기록의 사실성은 다음 사항들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1) 당시 동쪽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암흑 세기를 맞아 이렇다 할 강대국이 없었던 침체된 상태였고 남쪽의 강대국이었던 애굽 역시 극도로 쇠약하였던 21왕조의 치세하에 있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이스라엘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들의 국경까지 팽창할 수 있었다. (2) 또한 애굽 왕이 자기의 딸을 솔로몬에게 주었던 사실(3:1)도 당시 솔로몬 왕국의 강성함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나라들이 조공을 바쳐 섬겼더라. 이 말은 이전 다윗 왕때에 정복되었던(삼하 8:2-14) 모압, 소바, 다메섹, 에돔 등에 대한 지배권을 솔로몬 시대 동안에도 계속 유지하였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고대 국가에서 강력한 통치자가 죽게 될 경우 주변 속국들은 조공을 철회하고 독립을 꾀하곤 하였다. 이것은 새 왕의 통치 능력에 대한 일종의 시험이기도 한데, 따라서 새로 즉위한 왕은 자신의 통치 능력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정벌 원정에 나서곤 하였다. 그러나 다윗 사후 솔로몬 통치하에서는 이러한 정벌 원정이 필요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주변 속국들이 변함없이 조공을 바침으로써 충성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는 솔로몬으로 하여금 평화 중에서 성전 건립에 전심 전력케 하려는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였다(Patterson). 한편, 당시 공물로 사용된 것으로는 금, 은, 옷, 향품, 갑옷, 말, 노새 등이 있었다(10:25). 역대하 9:14에는 위에서 언급한 나라들 외에 이스라엘 남동부의 아라비아 부족들도 조공(朝貢)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아람(소바, 다메섹)과 에돔은 솔로몬 말년에 반란을 일으켜 독립하고 만다(11:14-25). 그리고 솔로몬 사후(死後) 분열된 왕국은 이들에 대한 영향력을 점차로 잃게 된다.
살진 새들. ‘살진 새들’(히, 바르부림 아부심)이란 말은 여기에만 나오는 말이다. 아마도 ‘거위’ 같은 식용(食用)으로 사육된 조류(鳥類)를 가리키는 듯하다(Gesenius, Hammond, Gray). 혹자들은 ‘암탉’(Thenius, G. R. Driver) 또는 ‘수탉’(Kimchi)으로 보기도 한다.
그 강 건너편. ‘그 강 건너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에베르 하나하르’는 문자적으로는 ‘강 저편’을 의미한다. 영역본 RSV와 Living Bible은 구체적으로 이것을 ‘유프라테스 강 서편’(west of the Euphrates River)으로 번역하였다. 당시 솔로몬 왕국의 판도는 유프라테스 강을 넘지 않았다(21절). 그러므로 유프라테스 강 서편의 솔로몬 영토를 ‘강 저편’으로 표현한 것은 열왕기서 저자가 바벨론 포로 기간 중에 유프라테스 동쪽에 머물면서 본서를 기록하였음을 암시한다(Bähr, Hammond, Keil).
딥사. ‘딥사’(Tiphsah)는 ‘탑사쿠스’(Thapsacus)라는 성읍으로서, 유프라테스 서쪽 강변에 위치한 번창한 항구도시이다(Wycliffe). 솔로몬 왕국의 동북 국경 도시이자 무역의 중심지인 이곳을 통해 솔로몬은 국가를 방어하고, 동시에 교역을 통해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가사. ‘가사’는 블레셋의 주요 성읍으로(수 13:3), 지중해에서 16 km 떨어진 팔레스타인 최남단 도시이다(Hammond). 그러므로 ‘딥사에서부터 가사까지’라는 표현은 솔로몬 왕국의 실제 통치 구역으로서, 곧 솔로몬이 팔레스타인 전역을 폭넓게 다스렸음을 시사(示唆)한다.
모두 다스리므로. 솔로몬 당시의 이스라엘 왕국의 통치 영향력은 세 구역으로 대별될 수 있다. (1) 왕국 중앙부에는 가나안 정복 당시와 흡사한 규모의 본토가 위치하였다. (2) 그 주위에는 조공을 바칠 의무가 있었던 에돔, 모압, 암몬, 아람, 다메섹 등의 나라들이 위치하였는데, 이들은 이스라엘 중앙 정부로부터 파견된 총독에 의해 다스려지거나(삼하 8:6, 14), 중앙 정부의 통제 하에서 지방 왕족들에 의해 통치되기도 하였다. (3) 끝으로 솔로몬의 통치권을 수락해야만 했던 주변 속국들을 들 수 있는데, 블레셋을 비롯하여 북부 트랜스 요르단의 여러 왕국들이 그러하였다.
그가 사방에 둘린 민족과 평화를 누렸으니. 원문에서 이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솔로몬은 자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두와 평화하였다’이다. 공동번역은 이러한 의미를 충분히 살리면서 ‘그는 … 사방으로 평화를 유지하였다’라고 번역하였다. 이것은 바로 대상 22:9의 “그는 온순한 사람이라 내가 그로 주변 모든 대적에게서 평온을 얻게 하리라”는 언약의 성취이다(Hammond).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앞에서 언급된 솔로몬 왕국의 전체 세력 판도(21, 24절)와는 구별하여 이 표현은 약속의 땅과 언약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 본토 전 지역, 전 국민에게만 국한하는 표현이다(삿 20:1, 삼하 3:10, 17:11, 24:2). 여기서 ‘단’(Dan)은 이스라엘 본토의 최북단에 위치한 성읍이며 ‘브엘세바’(Beersheba)는 최남단의 성읍이다(수 19:47, 삿 18:27-31).
각기 포도나무 아래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평안히 살았더라. 포도와 무화과는 이스라엘의 대표적 작물(作物)이다. 따라서 그것들은 종종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사 36:16, 미 4:4, 학 2:19, 슥 3:10). 본 절 역시 태평 성대를 맞아 백성들이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비유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Bähr, Hammond). 이와 비슷한 표현이 왕하 18:31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처럼 이 표현은 평화와 안정된 생활을 가리키는 격언적 표현이 되었다. 따라서 후일 선지자들은 메시아가 통치하는 왕국의 번영과 평강 및 안정을 가리키는 데 이 표현을 즐겨 사용하였다(미 4:4, 슥 3:10).
보리. 팔레스타인 지방에서는 우리가 보통 말의 먹이로 알고 있는 귀리가 나지 않았다. 대신에 이곳에서는 보리가 사료로 사용되었고 지금도 그렇다고 한다(Hammond, Keil).
그 말들이 있는 곳으로 가져왔더라. ‘그 말들이 있는 곳’은 구체적으로 해당 구역 안의 병거성을 가리킨다(10:26). 본 절로 미루어 열두 관장들은 자기 행정 구역 안에 있는 병거성의 보급도 책임졌던 것 같다.
지혜. ‘지혜’의 히브리어 ‘호크마’는 매우 실제적(practical)인 것으로서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적절히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지칭한다(Keil). 원래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 때는 ‘솜씨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서 비단 장인(匠人)들 뿐만 아니라 시, 음악 등 모든 문화의 분야에서 재능과 총명을 발휘하는 인물을 뜻한다(Dentan). 즉 ‘지혜로운 사람’이란 인생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하여 남다른 분별력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Patterson). 또한 ‘지혜’는 온전한 영적 상태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가장 실제적인 능력은 자신과 하나님 간의 온전한 영적 상태에서 나온다는 사상이 여기에 담겨 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 선물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Blank, 시 104:24, 잠 3:19, 사 31:2, 렘 10:12, 단 2:20). “여호와를 경외함이 곧 ‘지혜’(히, 호크마)의 근본이라”(시 111:10),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히, 호크마)요”(욥 28:28) 등의 성구는 이러한 사상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총명. ‘총명’의 히브리어 ‘테부나’는 예리한 판단력으로서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Keil). 이것 역시 ‘지혜’와 마찬가지로 매우 실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많이 주시고 또. ‘또’의 히브리어 ‘웨’는 ‘그리고’(and)의 의미 외에도 ‘그러므로’(therefore)란 뜻도 있다. 따라서 본 절은 ‘ … 많이 주셨으므로’라는 원인-결과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공동번역은 “ … 한없이 주셨으므로’라고 번역하였다. 그러나 대다수 영문 성경들은 ‘그리고’(and)의 뜻을 취하고 있다(RSV, KJV, NIV).
넓은 마음. ‘넓은 마음’의 히브리어 ‘로하브 레브’는 ‘다방면에 걸친 해박(該博)한 지식’을 뜻한다. 원문의 뜻은 ‘큰 넓이를 가진 마음’이라 할 수 있다. 특별히 여기서 ‘마음’은 ‘두뇌, 지식’의 뜻에 해당한다(Hammond). 그리고 ‘넓이’는 다양한 분야의 광범위한 지식을 수용(受容)할 수 있는 두뇌의 용량(容量)을 말한다(Keil).
바닷가의 모래 같이 하시니. ‘바닷가의 모래’라는 표현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음과 풍부함을 표현하는 관용 어법이다(20절, 창 4:20, 22:17, 수 11:4, 삿 7:12). 여기서는 앞의 ‘넓은 마음’과 관련하여 솔로몬이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한 지식을 갖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애굽의 모든 지혜. 피라밋에서 보듯 고대 애굽은 기하학, 천문학, 의학 등 오늘날의 자연 과학과 관계된 실제적으로 분야가 매우 발달하였다(Josephus, Herodotus). 따라서 당시 이러한 ‘애굽의 지혜’는 속담이 될 정도로 유명했다(사 19:11, 31:1,2, 행 7:22).
모든 지혜보다 뛰어난지라. 솔로몬의 문화적 업적이 지금으로 말하면 인문 과학과 자연 과학의 선진국이라 할 만한 나라들을 능가할 정도였음을 말하고 있다.
그의 노래는 천다섯. 이 노래들도 후대에 다 전해지지 않았다. 성경에서 아가서와 시편 72, 127편 정도가 그 노래 중에서 남은 것으로 보여진다(Patterson, Hammond, Bähr). 혹자는 시 132편도 이에 속한다고 주장한다(Ewald). 여하튼 이러한 솔로몬의 ‘잠언’(히, 마샬)과 ‘노래’(히, 쉬르)는 솔로몬의 뛰어난 신적 지혜가 반영된 것들로서, 궁극적으로 성령의 감동을 받은 것들이기도 하다(3:12).
레바논의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까지. 레바논의 산들은 백향목의 주요 산지(産地)로서 다윗과 솔로몬이 성전 건축용 백향목을 수입한 곳도 여기였다(삼하 5:11, 7:2, 왕상 5:7, 대상 14:1, 대하 2장). 이 백향목(the cedar)은 건축물의 기둥으로 쓰일 만큼 크고 튼튼했기 때문에 자주 영광, 힘, 호화(豪華)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Trever, 시 29:5, 37:35, 아 1:17, 렘 22:14). 한편 우슬초(the hyssop)는 관목(灌木)류에 속하는 키가 작고 털이 많은 식물이다. 따라서 본 절은 가장 큰 나무에서 가장 하찮은 관목에 이르는 모든 식물을 총칭(總稱)한 것이다.
짐승과 새와 기어다니는 것과 물고기. 이것은 동물을 그 서식지(땅, 하늘, 물) 및 동작(걷는 것, 나는 것, 기는 것, 헤엄치는 것)에 따라 나눈 성경의 일반적인 분류법이다(창 1:20-23, 28). 따라서 모든 동물을 지칭한다. 결국 본 절은 식물학(植物學, botany)과 동물학(動物學, zoology)에 있어서, 솔로몬이 폭넓은 다양한 견식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각각의 분야에 있어 깊이까지 갖추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말한지라. 동사 ‘다바르’의 기본 뜻은 ‘말하다’이다. 그러나 이는 비단 말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찰하고, 연구하며, 저술하는 활동까지 포괄적으로 내포하고 있다(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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