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 한 말을 내가 다 듣고. 여기서 ‘너희가 … 한 말’은 이스라엘 장로들이 열방과 같은 왕을 요구했던 사실을 가리킨다(8:5, 20).
너희 위에 왕을 세웠더니. 사무엘이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대로 사울을 왕으로 세운 일은 결코 하나님께서 그 일을 기뻐하셨기 때문이 아니었다(8:6-8). 다만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의 요청을 허락하심으로써, 오히려 그 왕을 인하여 고통을 당하고(8:11-18), 따라서 진정 이스라엘의 왕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만들려는 의도를 갖고 계셨다(8:9, 22, 9:16-17).
왕이 … 출입하느니라. ‘출입하다’(히, 할라크)는 원래 ‘걸어다니다’란 뜻이지만, 성경의 여러 문맥상 그 의미는 자신의 고유한 직무, 특히 백성을 돌보고 다스리는 공적 직무의 수행을 표현하는 말로서 사용된다(9:6, 민 27:17, 삼하 2:29, 왕상 3:6, 대하 6:16). 한편 스미드(R. Payne Smith) 박사에 의하면, 이 말은 목자가 양 떼를 인도하고 감독하면서 앞서 ‘가는’ 목자적 생활 풍습에서 비롯된 은유적 표현이라 한다(Pulpit Commentary).
나는 늙어 머리가 희어졌고. 여기서 ‘희어졌고’는 ‘석회를 뿌리다’ 라는 뜻의 ‘시브’에서 파생된 단어로서(Keil),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사실의 비유적 표현 방식이다(창 15:15, 25:8, 레 19:32, 왕상 2:6).
내 아들들도 … 함께 있느니라. 사무엘의 아들들의 부패는 사무엘의 노령과 함께 이스라엘 장로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왕을 요구하게 만든 구실이 되었다(8:1).그러나 사실 이같은 것들은 이스라엘 장로들이 왕을 요구하게 된 진정한 원인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여기서 사무엘이 자신이 늙었음과 자신의 아들들이 함께 있다는 두 가지 사실을 특별히 언급한 까닭은, 왕을 요구한 이유를 사무엘 가문의 문제 때문으로 제시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정직치 못함을 암시적으로 꾸짖기 위함임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사무엘의 이같은 언급은, 그동안 이스라엘을 다스린 사사로서 자신의 모든 행실이 백성들에게 낱낱이 알려져서 더 이상 드러날 것이 없다는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로, 백성들이 그토록 원했던 이스라엘의 왕들은 장차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그 행위가 사무엘과 비견되어 시험되어야 할 것이었다(Klein).
내게 대하여 증언하라. 여기서 ‘증언하다’(히, 아나)는 법정 용어로서 증인이 재판장의 질문에 대해 증언 혹은 답변하는 것을 가리킨다(Davidson). 따라서 ‘내게 대하여 증언하라’는 말은 백성들이 기소자의 입장에서 피고인의 위치에 있는 사무엘 자신의 죄를 듣고 아는 대로 말해보라는 뜻이다(출 20:16, 신 31:21). 사무엘은 여기서 이같은 말을 함으로써 사사로서의 자신의 청렴 결백함을 담대히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사무엘은 연속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이스라엘 통치가 공명 정대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사무엘의 이같은 자기 변호의 궁극적인 목적은 여호와의 신정 통치를 거부하고 열방과 같은 왕을 구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동기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소 … 나귀를 빼앗았느냐. 여기의 ‘소’, ‘나귀’, ‘빼앗다’라는 단어는 모두 열방과 같은 왕의 횡포를 경고적으로 예시했던 8:11-17에 나오는 말들이다. 이같은 단어들을 사용함으로써, 사무엘은 사사로서의 자신이 새로 세워질 열방과 같은 왕과는 전혀 다름을 강력히 암시하고 있다. 한편 모세도 다단과 아비람에게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면서, 자신이 그들에게서 나귀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민 16:15). 사실 ‘소’나 ‘나귀’는 농경 사회에서 기본적인 재산으로 간주되었던 것들로써, 이같은 것들을 빼앗는 행위는 율법에 의해 철저히 금지되었다(출 20:17).
누구를 속였느냐. 여기서 ‘속이다’(히, 아샤크)는 원래 ‘내리누르다, 사기를 치다’란 의미로서, 곧 물건을 빼앗기 위해 타인을 현혹 협박하는 행위를 가리킨다(레 6:2, 겔 18:18, 호 12:7).
누구를 압제하였느냐. ‘압제하다’(히, 라차츠)란 말은 ‘깨뜨리다, 낙심시키다, 학대하다’란 의미이다(전 12:6, 암 4:1).
눈을 흐리게 하는 뇌물. 문자적으로는 ‘눈을 멀게 하는 뇌물’이란 뜻이다. 결국 이것은, 뇌물은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사안이나 사물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게 하고, 또한 그에 따라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하게 하는 지극히 부정적인 기능이 있음을 가리킨다(출 23:8, 신 16:19). 한편 여기서 ‘뇌물’(히, 코페르)은 ‘덮다’란 뜻의 동사 ‘카파르’에서 파생된 말로, 곧 어떤 사람이 자신이 범죄를 덮어버림으로써 그로 인한 형벌을 모면키 위하여 권력자에게 부정하게 지불하는 재물을 가리킨다(출 21:30, 30:12, 민 35:31-32).
갚으리라. 기본 동사 ‘슈브’는 ‘돌아가다’, ‘회복하다’란 뜻으로서, 곧 타인의 재물을 부당하게 취했다가 손해 배상금과 함께 되돌려 주는 행위를 뜻한다(6:3, 눅 19:8).
가만히 서 있으라. [히, 야차브] 여기 이 단어는 중요하고도 특별한 토론에 임하기 앞서, 먼저 필요한 마음 자세를 갖춰야 함을 시사하는 말이다(출 8:20, 9:13, 신 31:14, 욥 33:5).
모든 공의로운 일. 여기서 ‘공의로운 일’(히, 치드코트)은 문자적으로 ‘거룩한 일’이란 의미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에 대해 하나님께서 베푸신 모든 일이 ‘공의로운 일’인 까닭은, 그 모든 일이 하나님 당신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공의로운 언약에 근거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삿 5:11, 미 6:5).
여호와 앞에서 … 담론하리라. 3, 5절에 이어 여기서도 여호와 하나님이 ‘증인’으로 언급된다. 한편 ‘담론하리라’(히, 이샤페타)는 ‘재판하리라, 판단하리라, 국문하리라’의 의미이다(신 17:9, 시 67:4, 겔 11:10-11). 그러므로 사무엘은 3, 5절에서는 피고의 위치에 섰었으나, 이제는 백성들을 피고의 위치에 올려놓고, 자신은 재판관의 위치에 서서 그들을 심문하려 하고 있다. 이같은 행위를 통해 사무엘은 그릇된 동기(8:7)에서 왕을 요구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신앙을 정죄하려는 것이었다.
모세와 아론을 보내사.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출하기 위해 하나님에 의해 준비된 그릇이었다(출 2:1-22, 히 12:23-25). 그리고 ‘아론’은 모세 보다 세 살 많은 형으로서(출 7:7), 모세의 어눌함을 돕기 위해 하나님에 의해 모세와 함께 보내졌다(출 4:10, 14-16).
애굽에서 인도해 … 이 곳에 살게. 이같은 사실, 즉 출애굽 사건과 가나안 정복 사건은 오직 하나님의 기적적 능력과 간섭에 의해 성취되었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하신 일이었다. 따라서 그 때 모세와 아론은 다만 하나님의 도구로 쓰여졌을 뿐이다.
하솔 군사령관 시스라. ‘하솔’은 납달리 지경에 속하는 북부 팔레스타인의 주요 성읍으로서, 갈릴리 호수 북서쪽 약 16 km 지점에 위치하였다(수 11:1 주석 참조). 사사 시대 초기에 그 지역을 다스렸던 가나안 왕 ‘야빈’은 철 병거 구백 승을 보유한 강력한 군대의 소유자였다(삿 4:3). 한편 ‘시스라’는 하솔 왕 야빈의 명령에 따라 이스라엘을 20년 동안이나 괴롭혔던 당사자였다(삿 4:2). 이들은 결국 여자 사사 드보라와 사사 바락의 활약에 의해 패퇴되었다(삿 4:4-24).
블레셋 사람. 역사상 블레셋 족속은 이스라엘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족속이다. 이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최초의 공격은 사사기 3:31에 언급되는데, 이 때 이들은 사사 삼갈의 활약에 의해 격퇴되었다. 또한 이들의 두 번째 공격은 사사기 13-16장에 나타난다. 이 때는 사사 삼손이 활약하였다. 그러나 삼손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그 때로부터 이스라엘은 다윗 즉위 초기까지 블레셋의 지배를 완전 벗어날 수 없었다(삿 13:1).
모압 왕. ‘모압 왕’은 ‘에글론’을 가리킨다. 사사 시대 초기에 그는 암몬 족속 및 아말렉 족속과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약 18년간 지배하였다(삿 3:12-14). 그러나 이들은 결국 ‘에훗’이라는 사사에 의해 격퇴되었다(삿 3:15-30).
바알들과 아스다롯. 이 우상들은 가나안 족속들이 섬기던 대표적인 우상들이었다. 삿 2:13, 10:6, 삼상 7:3-4 주석 참조.
여룹바알.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압제에서 구원한 사사였다(삿 6-7장, 히 11:32). 본래 이름은 ‘기드온’이었으나, 그가 바알 신상을 훼파한 연고로 ‘바알에게 대항하다’라는 의미의 ‘여룹바알’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삿 6:32).
베단. ‘베단’이라는 이름은 사사기에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사사가 과연 누구를 가리키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여러 이견이 있다. 따라서 그가 (1)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위해 활약하기는 했지만, 단지 그 이름이 생략된 유명한 사람일 것이라는 견해, (2) 대상 7:17에 이 이름이 마길의 후손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길르앗의 ‘야일’(삿 10:3)을 가리킨다는 견해, (3) 베단이란 이름을 압돈의 압축형으로 보고, 곧 사사 ‘압돈’(삿 12:13)을 가리킨다는 견해(Gesenius, Ewald), (4) ‘베단’을 ‘벤-단’(단 자파의 아들)에 대한 표기로 보고, 곧 단 지파의 ‘삼손’(삿 13:2, 24)을 가리킨다는 견해(Kimchi), (5) ‘베단’을 ‘바락’에 대한 필사자의 오기로 보고, 곧 이스라엘을 하솔의 군대 장관 시스라의 손으로부터 구원한 사사 ‘바락’(삿 4:6)으로 보는 견해(LXX, the Syriac, the Arabic)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의 업적이나 전체 문맥, 그리고 문법적인 상황 등을 고찰해 보면, 이들 견해 중 다섯 번째의 견해대로 ‘베단’은 곧 사사 ‘바락’을 가리키는 것 같다(히 11:32). 즉 대부분의 학자들(Keil, Fay, Smith)은 사본 전승 과정상 필사자들이 그 단어의 유사성 때문에 ‘바락’을 ‘베단’으로 잘못 베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Keil & Delitzsch, Lange). 한편 이 사사는 여사사 드보라와 함께 가나안 왕 야빈의 압제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였다(9절, 4:4-24, 히 11:32).
사무엘. 사사로서 ‘사무엘’은 미스바 전투(7:7-11)의 승리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백성들을 블레셋의 압제에서 구출하였으며(7:13), 또한 아모리 족속의 침략으로부터도 이스라엘을 보호하였다(7:14). 한편 어떤 역본들(the Syriac, the Arabic)은 사무엘이 이처럼 자신을 스스로 이스라엘을 이방의 압제로부터 구원시킨 영웅들의 반열에 넣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여기 ‘사무엘’의 이름 대신에 ‘삼손’이란 이름으로 대치하였다. 그러나 그처럼 바꿀만한 타당성은 전혀 없다(Keil, Fay). 따라서 대부분의 권위있는 역본들(LXX, Vulgate, the Chaldee)은 맛소라 본문(MT) 그대로 ‘사무엘’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암몬 자손의 왕 나하스. 11:1 주석 참조.
여호와께서는 너희의 왕. 이 말은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의지할 경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친히 싸워주실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적으로 보여 준다(8:7). 사무엘은 여기서 이같은 말을 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열방과 같은 왕을 세워 외적과 싸우도록 한 것은 곧 여호와를 자신들의 왕으로 더 이상 인정치 않는(8:7-8) 영적 배신 행위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너희가 구한 왕 … 택한 왕. 이 말은 이스라엘의 왕이 결코 하나님의 뜻에 의해 배출되거나, 사무엘 자신의 개입에 의해 등장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이스라엘 백성들의 강력한 요구(8:19-20)에 의해 세워진 것임을 시사해 준다(Keil).
여호와께서 … 왕을 세우셨느니라. 이것은 이스라엘의 왕정 제도가 처음부터 하나님의 기쁘신 섭리와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임을 가리키는 말이 결코 아니다(17절). 이것은 단지 하나님께서, 충분한 만류와 경고(8:11-18)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백성들의 강력한 왕 요구를 결국 추인하셨음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의 모든 왕들은 결국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인 만큼, 하나님의 뜻과 명령을 충실히 따라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왕들이 하나님의 뜻과 명령을 따를 때, 하나님께서도 그 왕들을 통해 역사하실 것이었다.
여호와의 명령. 문자적으로는 ‘여호와의 말씀’이란 뜻으로, 결국 이것은 하나님의 율법을 가리킨다.
여호와를 따르면. 성경에서 어느 특정인을 따르는 행위는 종종 그 특정인의 참된 백성됨을 증명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삼하 2:10, 왕상 12:20, 16:21). 따라서 여호와를 따르는 것은 스스로가 여호와의 백성, 즉 여호와를 자신의 왕으로 인정하는 백성임을 증명하는 행위와 같은 것이다(Klein).
가만히 서서. 특별한 사항을 언급하기에 앞서 먼저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성이 있을 때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출 8:20, 9:13, 신 31:14, 욥 33:5). 7절 주석 참조.
우레와 비. 이것은 분명 뇌성을 동반한 폭풍우임이 확실하다. 여기서 ‘우레’(히, 콜)는 고대인들에게 여호와의 진노의 목소리로 여겨져, 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출 9:23, 시 18:14, 29:3). 아무튼 여기 우레와 비는 하나님의 이적 현상으로, 이는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고 청종하지 아니하면(15절),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이 언제 어느 때라도 그 백성들 위에 내릴 것이란 사실을 현시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 왕을 구하는 악을 더하였나이다. 사무엘의 감화력 있는 메시지와 여호와의 초자연적인 이적 현상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마침내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동기에서 집요하게 왕을 구한 (8:5,19, 20, 12:12) 자신들의 죄를 깨닫고 회개하였다. 그러므로 향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록 왕정 체제하에서 왕을 두고 있다고 할지라도, 진정 자신들의 참된 왕은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늘 잊지 말아야 했다.
유익하게도 … 구원하지도 못하는. ‘유익하다’(히, 야알)는 ‘경제적인 이득을가져다 주다’의 의미이며(잠 10:2, 렘 12:13), ‘구원하다’(히, 나찰)는 ‘정치적, 영적 환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의 의미를 갖는다(삼하 12:7, 사 37:12). 그러나,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경제적, 정치적 목적에 따라 계속적으로 우상을 섬겼으나(왕상 11:5, 호 2:5), 그 우상으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오히려 망하고 말았다(대하 33:11, 36:11-17).
그들은 헛되니라. 여기서 ‘헛되니라’(히, 토후)라는 단어는 ‘텅비다, 가치없다, 공허하다’란 의미로서 우상의 속성을 가리키는데, 이는 또한 이 세상의 창조 과정 초기에, 아직 창조되지 않아 공허하며 혼돈스러웠던 지구의 상태를 가리킬 때에도 사용되었다(창 1:2). 한편 선지자 이사야와 사도 바울도 이 단어를 ‘우상’에 적용시켰다(사 44:9-10, 57:12, 고전 8:4).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것을. 이것은 하나님께서 많은 민족들 중에서 특별히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신 사실을 가리킨다(신 7:6, 14:2, 27:9, 왕하 11:17). 한편, 이같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은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과의 언약(창 12:1-3, 15:3-6, 17:4-8)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선택은 오직 이스라엘 백성들만의 유익을 위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다만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이스라엘을 제사장적 나라로 삼아(출 19:6), 열방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선택하셨을 뿐이다(창 12:1-3).
그의 크신 이름. 구약 성경에서의 ‘이름’(히, 쉠)은 특정한 인물이 지닌 인격의 총체를 가리킨다(히 1:4). 따라서 여기의 ‘그의 크신 이름’은 하나님의 절대적 속성 및 인격을 뜻함이 분명하다(민 23:19). 그런데 특별히 여기의 ‘이름’은 선택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신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불변성 및 신실성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수 7:9, 사 48:9, 렘 44:26, 겔 20:9, 14, 22, 36:23).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요.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이 결코 취소되지 않을 것임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구원될 것을 가리키지는 않는다(롬 9:13, 27).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집단적으로 선택하셨지, 그 민족에 속한 개인을 개별적으로 모두 선택하시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 범하지 아니하고. 중보의 임무를 띤 선지자로서 사무엘은, 중보의 기도를 게을리하는 것은 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사도 바울도 성도들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다(롬 1:9, 딤후 1:3).
선하고 의로운 길을 … 가르칠 것인즉. 여기서 ‘선하고’(히, 토브)와 ‘의로운’(히, 야샤르)은 거의 동일한 의미의 단어들로서, 하나님의 율법의 성격을 보여 준다. 특히 여기서 사무엘은 이같이 비슷한 단어를 중복 사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렘 40:4). 한편 ‘길’(히, 데레크)는 ‘행실, 도리’란 의미이다. 결국 이것은, 사무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을 영적, 윤리적으로 올바른 삶 가운데로 인도하겠다는 신앙 교육의 의미를 담고 있다(수 1:8, 시 25:4, 딤후 3:16-17).
여호와께서 … 행하신 그 큰 일. 이것은 18절에 언급된 초자연적 기상 이변 현상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리고 카일(Keil)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왕을 주신 일을 가리키는 것 같지도 않다. 여기서는 ‘큰 일’이 복수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대해 베푸신 모든 은총으로 봄이 타당한 듯하다(R. Payne Smith).
오직 그를 경외하며 … 진실히 섬기라. ‘경외’와 ‘섬김’은 종이 주인에 대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태도이다. 그런데 사무엘은 여기서 이같은 자세를 오직 이스라엘을 위해 온갖 큰 은혜를 베푸신 여호와 하나님께만 가질 것을 권고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 대신 세상 왕이나 우상을 섬기는 패역한 자리에 떨어지지 않도록 권면하고 있다.
너희와 너희 왕이 다 멸망하리라. 사무엘의 이 말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각처럼 왕이 그들을 이방의 모든 압제와 공격으로부터 구원해 주는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비록 이스라엘이 왕정 제도하에서 강력한 왕과 중앙 정부를 갖추고 있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그들은 하나님의 통치하에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그들의 흥망 성쇠 여부는 오직 여호와의 말씀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 여부에 달린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왕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 그 왕을 중심으로 여호와를 신실히 경외하고 섬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 깨달아야만 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과 그 왕의 운명은 진정 이스라엘의 참왕이 되시고, 또한 만왕의 왕 되시는 여호와께 전적으로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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