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드리는 성물. 여기서 ‘성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코데쉬’는 ‘구별하다’, ‘바치다’란 뜻의 ‘콰다쉬’에서 파생된 말로, 곧 하나님께 바쳐진 모든 성소 기구, 제물 및 사람을 가리킨다. 따라서 광의적으로는 성전 안의 모든 기구까지도 포괄하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여호와께 드려진 예물 가운데서 제사장들의 몫으로 돌려진 제물을 가리킨다(민 18:11-19).
스스로 구별하여. 제사장의 자기 성찰에 대한 요구이다. 제사장들은 늘 자신을 살펴서 부정한 요소가 발견되면 성물 식사에 참여하는 것을 금해야 했다. 만약 부정한 상태에서 계속 성물(聖物)을 먹고 마시면, 이는 고의로 하나님을 무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심판을 면할 길이 없었다.
성호. 곧 여호와 하나님의 거룩한 속성을 나타내는 이름으로, 이 성호는 하나님의 인격과 같이 신성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십계명의 제3 계명은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출 20:7)고 선포하고 있으며, 또한 “여호와의 이름을 모독하면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 온 회중이 돌로 그를 칠 것이니라 ”고 경고하고 있다(레 24:16).
욕되게 함. ‘욕되게 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할랄’은 ‘구멍을 뚫다’(bore), ‘상처를 입히다’(wound), ‘모독하다’(profane), ‘깨뜨리다’(break) 등의 뜻을 지닌다. 따라서 이것은 인간이 부정한 몸 혹은 행위로서 하나님의 거룩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가리킨다.
몸이 부정하면서도. 제사장 직무를 수행 중이던 자라 하더라도 일단 그 몸이 부정한 상태에 이르면 성물에 손대는 것이 금지되었다. 한편 부정케 되는 원인으로는 직접적인 범죄로 인한 것과 외부의 영향으로 인한 것 등 두 가지가 있다(4, 5절).
내 앞에서 끊어지리라. ‘끊어지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카라트’는 ‘자르다’(cut), ‘망하다’(destory), ‘소멸하다’(consume)란 뜻이다. 따라서 성경의 용례상 이 말은 때로 ‘육체적 처형’을 의미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동체로부터의 축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도 학자들의 견해가 다른데, 혹자는 제사장직을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하고(Knobel, Clark), 어떤 이는 이스라엘 공동체로부터 축출당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며(Rosenmüller), 또는 극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Lange). 여하튼 이 말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가 단절되는 무서운 선언임에는 틀림없다.
유출병자. ‘유출병’(히, 조브)은 ‘계속 흐르다’는 뜻의 ‘주브’에서 유래한 말로 곧 성기가 약함으로 말미암아 정액이 무의식적으로 흘러 나오는 병을 가리킨다(15:2). 성경은 유출병자를 부정한 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유출병이 정욕으로 인한 방탕하고 부정한 성생활의 결과로 말미암은 병이기 때문이다. 한편 나병이나 유출병 등은 그 병이 있는 한 지속적으로 사람을 부정하게 만드는 병이므로, 그러한 병이 있는 자는 그 병이 다 나아 공식적으로 깨끗하다고 인정받기 전까지는 성물을 먹을 수 없었다.
시체의 부정에 접촉된 자. 대제사장은 어떤 경우에도 시체에 접촉할 수 없었으나, 일반 제사장은 직계 골육지친의 죽음일 경우 시체 접근이 허용되었다(21:1-3). 그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시체를 가까이 하여 부정을 입게 되었는데, 본 절의 경우는 그러한 때 적용되는 규례이다. 이때 제사장은 하루 동안 부정했으며 부정을 입고 있는 동안은 성물을 만지거나 먹을 수 없었으며, 몸을 씻고 하루가 지나야 다시 성물을 먹을 수 있었다.
설정한 자. ‘설정’(泄精)이란 남자가 무의식 중이나 혹은 몽정 등으로 인해 정액을 분비한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설정한 자는 종교 의식상 그날 저녁까지 부정하였다. 왜냐하면 이때 흘러나온 정액은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의 육신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구약 시대에는 인간의 몸으로부터 나오는 분비물, 즉 피나 정액, 침 등을 부정한 것으로 간주하였는데, 그것은 외적 정결을 통해 내적 정결을 교훈하려 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더럽힐 만한 것에 접촉된 자. 즉 이들은 나병이나 유출병 등에 걸려 직접 부정을 입고 있는 자들 뿐만 아니라, 부정한 것에 접촉되어 간접적으로 부정을 입은 자, 모두를 가리킨다. 이처럼 부정이 사람과 사람에게로 옮겨지는 것은 죄의 전염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저녁까지 부정하니. 유대인들의 시간 계산법에 의하면, 하루는 해질 때부터 다음 날 해질 때까지이다. 따라서 저녁까지 부정하다는 말은 부정한 자가 정결케 되는데는 꼬박 하루, 즉 24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이다(11:24).
몸을 물로 씻지 아니하면. 곧 부정을 입은 제사장이 그 부정을 벗고 정결케 되는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요구되었다. 즉 (1) 하루라는 시간이 반드시 요구되었고, (2) 몸을 물로 씻는 정결 예식이 요구되었다. 특별히 여기서 몸을 물로 씻는 행위는 오염된 자신의 부정(不淨)을 완전히 제거시킨다는 표시로, 곧 성결(聖潔)에 대한 외적 표현이었다. 나아가 이것은 상징적으로, 심령의 내적 상태를 하나님의 생명수로 정결케 씻을음 의미하기도 한다(요 4:14, 7:37-38, 계 22:1).
나는 …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이니라. 여호와 하나님은 그 속성상 거룩하신 분이시다. 따라서 하나님과 관련된 모든 것 역시 거룩해야 했다. 진정 하나님 앞에서는 거룩하지 못한 것이 전혀 개입될 수 없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여호와 하나님은 거룩 그 자체이시고, 또한 모든 거룩의 근거요 원인이 되신다.
제사장의 객이나 품꾼. 즉 제사장을 방문한 손님이나 혹은 제사장에게 일시적으로 고용되어 일하는 자들은 제사장 집안의 일원이 아니기 때문에 성물을 먹을 수 없었다.
그의 집에서 출생한 자. 제사장 집에서 세습적으로 노예 생활을 하는 종을 가리킨다. 여하튼 제사장 집에 속한 모든 가속의 구성원들은 그 지위의 고하에 관계없이 성물을 먹을 수 있었다. 여기서 메튜헨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하나님 집의 평안함을 누리기에 합당한 자는 오직 그곳을 자신들의 영원한 쉴 곳으로 삼고, 자신들의 모든 생의 날들을 그곳에서 거하기로 작정한 자들 뿐이다’(Matthew Henry’s Commentary, Vol. I. p. 533).
거제의 성물. 하나님께 거제로 드린 성물 가운데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진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말은 단지 거제의 성물만 먹을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거제의 성물을 비롯한 모든 성물을 먹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특별히 거제의 성물이 언급된 것은 그것이 제사장의 몫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한 몫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거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7 :32의 주석을 참조하라.
친정에 돌아와서 젊었을 때와 같으면. 즉 출가한 제사장의 딸이 과부가 되었거나 혹은 이혼을 당했을 경우, 그 딸은 출가하기 전의 상태로 인정되어 친정에 돌아와 성물을 먹을 수 있었다. 단 이 경우 그녀에게는 자녀가 없어야 했다. 왜냐하면 만일 그녀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그녀는 그 자녀와 더불어 독립된 세대를 구성할 수가 있었고, 또한 그렇게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Keil).
그것의 오분의 일을 더하여. 성물에 대해 범죄한 경우에는 속건제의 규례를 따라야 했다. 따라서 이 경우 범죄한 사람은 속건제를 드려야 했으며 또한 배상금 형태로 성물에 오분의 일을 더하여 제사장에게 주어야 했다(5:14-16).
형벌. 고의로 성물을 범한 자에게 주어지는 형벌은 바로 사형이었다(민 18:32).
서원제물이나 자원제물. 화목제를 드리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다. 즉 그것은 서원제와 자원제 및 감사제이다. 그 중 서원제는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이루기 위해 드리는 제사이며, 자원제는 기쁨에 넘쳐 하나님께 자발적으로 드리는 제사이다. 그리고 감사제는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릴 때 드리는 화목 제사이다. 한편 화목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님께 제물을 바친 자가 그 희생제물의 일부를 먹을수 있었다는 점이다(7:15-17).
번제. 이는 속죄제, 화목제, 소제, 속건제 등과 더불어 구약 시대 5대 제사 종류 중 하나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제사의 한 종류가 아니라, 제사 방법상 여호와께 불태워 드리는 화제의 의미인 듯하다(22절).
흠 없는 수컷. 여호와께 드려지는 모든 희생제물이 갖추어야 될 기본적인 조건이다. 이러한 조건은 하나님께서 요구하시지 않고 자기 자신이 자원하여 드리는 경우에도 적용되었다. 이것은 (1)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며, (2) 자원하여 드리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의 순수한 신앙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것은 오늘날 성도 역시 자원하여 자신을 하나님께 드릴 때, 거룩한 마음과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합당한 흠 없는 정결한 상태로 오직 하나님만 위하여 자신을 드려야 함을 암시한다(롬 12:1).
흠이 없는 온전한 것으로. 하나님은 제물의 종류에 관심을 갖지 않으신다. 제물 그 자체가 죄를 사하는 것이나 하나님과 화목을 이루게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구약 시대 모든 희생제물은 장차 인류의 속죄양이 되실 완전 무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온전해야 했다(히 10:5-14).
상한 것. ‘부러지다’, ‘상처를 입다’란 뜻의 ‘샤바르’에서 파생된 말로, 곧 지체의 어느 부분이 부러졌거나 혹은 큰 상처를 입음으로 해서 ‘불구가 된 상태’(disabled, RSV)를 의미한다.
지체에 베임을 당한 것. ‘예리하게 자극하다’란 뜻의 ‘하라츠’에서 파생된 말로, 곧 팔이나 다리 부분이 절단됨으로 말미암아 ‘불구가 된 상태’(maimed, KJV)를 의미한다.
종기 있는것. ‘흐르다’(flow)란 뜻의 ‘야발’에서 파생된 말로, 곧 ‘곪아 터져 고름이 흘러나오는 상태’(having a discharge, RSV)를 의미한다.
습진 있는것. 21:20 주석 참조.
비루먹은 것.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얄레페트’는 ‘버짐(scab)이 있는 짐승’(KJV, RSV)을 가리킨다(21:20). 여기 열거된 모든 병든 짐승이나 비정상적인 짐승들은 그 자체가 무슨 죄가 있어 부정한 것으로 취급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 원형과는 맞지 않는 비자연적인 것들로서, 곧 죄의 본질 또는 의식상 부정한 것으로 취급한 것이다. 이것은 흠 있는 아론의 아들들이 제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21:16-23).
자원제물로는 쓰려니와. 원칙적으로 조금이라도 흠 있는 짐승은 하나님께 예물로 드려질 수 없었으나, 특별히 하나님과 예배자 사이의 화목과 친교, 특히 그저 감사하며 자발적으로 드리는 자원제의 경우에는 제물로 드려지는 것이 가능하였다. 이것은 장차 죄를 극복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함을 얻을 모든 성도와 하나님 사이에 참다운 화평의 관계가 이루어질 것과 또한 이 구원은 모든 육체적, 인종적, 사회적, 인간적 제약을 초월하는 절대 공평 무사한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런 일을 행하지도 말지며. 즉 당시 이방인들이 행했던 것처럼 짐승의 고환을 거세하지 말라는 경고이다(Josephuse). 고대 히브리 사회에서 고환은 새끼의 잉태를 위한 수컷의 능력의 핵심으로, 또는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이것을 거세(去勢)시키는 것은 새끼를 번식할 수 있는 능력을 제거하는 일로서,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나아가 하나님의 창조 원형을 깨뜨리는 범죄 행위로 간주되어 엄격히 금지되었다.
하나님의 음식. 곧 하나님께 드려지는 희생제물을 가리키는 신인동형동성론적(神人同形同性論的) 표현이다. 즉 죄의 용서와 구원을 위해 짐승을 잡아 피를 흘리고, 그 고기를 제단에서 태우는 행위를 마치 하나님께 음식을 대접해 드리는 것처럼 묘사한 말이다. 이 외에도 성경은 하나님의 손, 발, 콧김 등 신인동형동성론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살아계신 인격체이신 하나님의 구원 행동을 보다 감동적이고 생동감 넘치게 묘사하기 위함이다.
이는 … 흠이 있는 것인즉. 후일 선지자 말라기는 흠 있는 짐승을 제물로 삼아 드리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그것은 곧 하나님을 경멸하는 행동이라고 경책하면서 다음과 같이 외치고 있다. “너희가 눈 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이 어찌 악하지 아니하며 저는 것, 병든 것을 드리는 것이 어찌 악하지 아니하냐 이제 그것을 너희 총독에게 드려 보라 그가 너를 기뻐하겠으며 너를 받아 주겠느냐”(말 1:8).
여덟째 날 이후로는. 희생제물로 쓰여지기에 합당한 짐승은 최소한 만 7일이 경과한 것이어야 했다. 이것이 최소한의 기간이었다. 그러나 그 최대한의 기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는데, 아마 늙어 병들거나 못쓰게 된 짐승이 아니고는 모두 가능했던 것 같다(Keil). 한편 삿 6:25에는 하나님께서 기드온에게 7년 된 수소를 제물로 요구하고 있는 장면이 나타난다.
화제. 희생제물을 불로 태워 드리는 제사 방법을 가리킨다. 이것은 제물을 들어올려 드리는 거제, 흔들어서 드리는 요제, 부어서 드리는 전제 등과 더불어 구약시대에 제사를 드리는 4대 방법 중 하나였다.
거룩하게 함을 받을 것이니라. 언약의 백성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규례와 법도를 잘 지켜 행할 때, 비로소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된 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와 책임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하나님께서는 당신 백성들을 통하여 당신의 경륜과 뜻을 역사 속에 펼치시고, 또한 그것을 통하여 영광과 거룩히 여김을 받으신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나는 …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요. 9절 주석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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