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주석, 레위기 18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18:1 1-5절. 본문은 성(性)도덕에 관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본 장의 서론 부분으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그들이 전에 살았던 애굽과 장차 들어가 살게 될 가나안 땅의 악한 풍습을 따르지 말 것을 강력히 지시하시는 내용이다. 한편 일상적인 생활의 규례를 언급하기에 앞서 성(性) 문제를 먼저 언급한 것은 성윤리가 모든 윤리의 기초가 되는 동시에 모든 타락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18:2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 이 말은 바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각종 규례와 명령을 내리시는 근거 및 당위성을 설명해 준다. 즉 여호와께서는 언약의 하나님이자(창 17:7) 자기 언약에 신실하신 분으로,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으로 선택하사 애굽의 노예 생활에서 건져내셨을 뿐만 아니라 또한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실 분이시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령하실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자신을 먼저 계시하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도 언약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하신 속성을 본받아 스스로를 성결케 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18:3 애굽 땅의 풍속. 여기서 ‘풍속’(마아세)이란 말은 ‘행하다’(do), ‘만들다’(make)란 뜻의 ‘아사’에서 파생된 말로 곧 ‘행함’(action), ‘행위’(deed)란 의미이다. 따라서 ‘풍속’이란 말은 애굽의 생활 방식 또는 패턴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히브리인들은 애굽에서 오랫동안 지냈기 때문에 애굽의 악한 풍속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사실 애굽은 특히 성적으로 문란하기로 유명했다(창 12:11-20, 39:7-12). 한편 애굽 땅의 풍속은 출애굽 이전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을 지배하던 것으로, 영적으로 볼 때 그리스도인들이 거듭나기 이전에 행하던 불신앙적인 세상 풍조를 상징한다.

인도할. [히, 메비] ‘들어가다’란 뜻을 가진 ‘보’의 완료형이다. 즉 이것은 미래에 일어날 가나안 정복을 이미 일어난 완료형 사건으로 표현함으로써, 가나안 정복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강하게 암시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섭리는 결코 실패가 없음을 시사한다.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 여기서 ‘규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후카’는 ‘법령’ 이란 뜻으로 곧 종교적 행음과 우상 숭배를 공개적으로 의무화 또는 조장시키는 이방인의 악한 법령 및 제도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본 절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가 거하게 될 가나안 땅의 풍속과 종교적 제 규례를 가리키는 것으로, 당시 가나안 지역에는 우상 숭배와 더불어 제식(祭式)으로서의 음행(淫行)이 극에 달해 있었다. 한편 영적으로 볼 때 ‘가나안 땅의 풍속과 규례’는 이미 거듭난 성도들을 유혹해 오는 악한 사탄의 온갖 간교한 술수 또는 타락한 옛 사람의 습성을 상징한다(엡 4:22-24).

 

18:4 너희는 … 그대로 행하라. 출애굽 당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일차적으로 요구하신 것은 애굽과 가나안인들의 풍속을 따르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단순히 이방의 풍습을 따르지 않는 소극적인 차원을 넘어, 보다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계명과 법도에 순종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하나님의 요구는 오늘날의 성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된 성도들은 단순히 악을 피하는 소극적 차원을 넘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적극적으로 선을 행함으로써 악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롬 12:21).

법도. [히, 미쉬파트] ‘규례’, ‘법’이라는 뜻 외에도 ‘정의’, ‘권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명령하고 요구하시는 것은 그분의 정당한 ‘권리’이며, 또한 그 분의 요구 내용 자체는 ‘정의’로울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암시해 준다. 또 한편 동사형 ‘샤파트’는 ‘판결하다’란 뜻인데, 이는 곧 하나님의 법도가 인생의 모든 판단 및 판결의 척도임을 나타내 준다.

 

18:5 사람이 … 그로 말미암아 살리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부여하신 명령과 규례는 그 백성들이 당연히 지켜야 할 것으로, 결코 지키기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신 30:11-14).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단순히 의무의 차원으로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축복을 주시기 위한 예비 과정으로 요구하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살리라’는 말은 이 땅에서의 육적 생명이 길리라는 장수(長壽)의 의미보다는 죄와 부패로부터의 구원, 즉 영생의 축복을 가리킨다. 이처럼 말씀에 대한 순종이 믿음에 기인하고, 그 믿음이 칭의(稱義)의 근거가 되어 마침내 영생에 이르게 된다는 사상은 비록 그 강조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본질상으로는 신구약이 동일하다(롬 10:5, 갈 3:12).

 

18:6 살붙이. [히, 콜-쉐에르 베사로] 직역하면 ‘그의 살 중의 어떤 살’인데, 곧 직계와 방계의 가까운 혈족 또는 친척을 가리킨다. 한편 본 장에 나타난 살붙이는 구체적으로 어머니(7절), 계모(8절), 친 자매 또는 이복 자매(9절), 손녀나 외손녀(10절), 계모의 딸(11절), 고모(12절), 이모(14절), 숙모(14절), 자부(15절), 형제의 아내(16절), 어느 여인과 여인의 딸 또는 손녀(17절), 아내의 형제(18절) 등이다. 이처럼 본문에서 근친 상간의 대상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주변 국가였던 애굽과 가나안의 성적 타락상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암시해 준다. 실제로 애굽, 가나안, 인도, 파사 등 고대 근동지역의 신화나 전설, 그리고 궁중 기록 등에 의하면, 남매 간의 결혼이나 모자(母子)간의 결혼 등 골육지친 간의 간음이나 결혼 행각이 종종 나타난다. 그 실례로 애굽인들이 섬기는 주요 신 ‘오시리스’(Osiris)는 그의 누이 동생 ‘이시스’(Isis)와 결혼한 것으로 되어 있다(Diodotus, Philo, Jerome).

하체를 범치 말라. ‘하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에르와’는 ‘발가벗다’, ‘벗기다’란 뜻의 ‘아라’에서 파생된 단어로, 곧 ‘나체’라는 의미이다. 동시에 ‘부끄러움’, ‘수치’라는 상징적인 뜻도 가지고 있다. 또한 ‘범하다’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갈라’는 ‘음욕을 품고 발가벗기다’는 뜻이다. 따라서 본 구절의 뜻은 (성행위를 하기 위해) ‘음욕을 품고 부끄러운 곳을 발가벗기지 말라’는 뜻이다. 한편 이러한 도덕적 순결법에 대한 규례는 하나님과 성도 사이의 영적 순결의 정신으로 승화되어야 하는데, 성도는 정결한 신앙과 헌신을 통해 그리스도의 신부로서의 순결을 간직해야 한다(엡 5:22-33).

 

18:7 어머니의 하체. 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합함으로써 한 몸이 되었기 때문에(창 2:24), 어머니의 하체를 범하는 것은 곧 아버지의 하체를 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머니와 사통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의 위계 질서와 자연 질서를 파괴한 자로서 곧 하나님의 권위를 모독하는 범죄자이다. 한편 본 절은 원어상 그 해석이 난해한데, 다음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 ‘딸은 그 아버지와 결혼해서는 안 되고 아들은 그 어머니와 결혼해서는 안 된다’(KJV, RSV, Living Bible, 공동번역). 둘째, ‘너의 어머니와 성적 관계를 가짐으로써 너의 아버지를 불명예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NIV, TEV, 개역성경). 이 두 견해는 모두 타당한 일면을 갖는 것으로 어느 하나만 옳다고 규정할 수 없다.

 

18:8 아버지의 아내. [히, 에쉐트 아비카] 기본적인 원어상 ‘아버지’란 뜻의 ‘아브’와 ‘여자’란 뜻을 가진 ‘잇샤’의 합성어로 곧 ‘아버지의 사랑하는 여자’란 의미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아버지의 아내’는 우리 나라에서처럼 어머니가 죽은 후 정식으로 맞아들인 아버지의 부인이 아니라,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 하에서 아버지와 같이 사는 부인들 중의 하나, 곧 첩을 가리킨다. 출애굽 당시 유대인들은 일부다처제의 가족 형태를 취했으며, 나이 많은 아들은 아버지의 젊은 첩들보다 나이가 많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사통(私通)이 자주 발생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아버지의 첩 빌하를 범한 야곱의 첫째 아들 르우벤을 들 수 있다(창 35:22). 그러나 첩도 아버지와 동침하여 한 몸이 되었으므로, 아버지의 첩과 동침하는 것은 곧 아비의 권위와 가정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큰 죄악으로 간주되어 엄격하게 금지 되었다(신 27:20).

 

18:9 네 자매 … 하체를 범하지 말지니라. 친 자매 또는 이복 자매와의 사통을 금하는 규례이다(20:17, 겔 22:11). 하나님의 창조 질서상 자매는 자기 자신과 동격(同格)이다. 그러므로 자매를 범하는 것은 곧 자신의 수치를 드러내는 것이다. 한편 성경에서 자매를 범한 실례는 이복 누이 다말을 급간한 다윗의 아들 암논을 들 수 있다(삼하 13:1-20).

 

18:10 네 손녀나 네 외손녀. 혈통상 이들은 자신의 피가 섞인 직계 후손들이다. 그러므로 이들을 범하는 것은 곧 자신의 혈통을 더럽히는 범죄이다.

 

18:11 아버지의 아내가 … 낳은 딸. 즉 이복(異腹) 자매를 가리킨다. 이들 역시 골육지친에 해당하므로 그 하체를 범할 수 없었다. 자세한 내용은 9절 주석을 참조하라.

 

18:12 고모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고모는 아버지의 자매로 곧 아버지와 동격이다. 따라서 고모와 통간(通姦)하거나 결혼한다면 각 세대간의 자연스런 위계 질서가 파괴되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실로 하나님의 거룩한 공동체인 이스라엘 사회는 오직 사랑과 질서의 공동체가 되어야 했기에, 이러한 파괴 행위는 용납될 수 없었다.

 

18:13 이모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이모는 어머니의 형제로 곧 어머니와 동격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이모의 하체를 범하는 것은 어미의 하체를 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범죄였다.

 

18:14 네 아버지 형제의 아내. 삼촌의 아내 곧 숙모를 가리킨다. 숙모를 범하는 것은 삼촌의 하체를 더럽히는 일인데, 삼촌은 아버지의 형제로 아버지와 동격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결국 아비의 하체를 더럽히는 범죄가 된다.

 

18:15 며느리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며느리는 아들과 결합하여 한 몸이 되었다. 따라서 자부를 범하는 것은 곧 자기 아들을 수치스럽게 하는 일로, 결국 자신을 더럽히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혈통을 문란케 만드는 추악한 행위이다. 성관계는 근본적으로 서로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또한 후손을 낳기 위해 행해지는 비밀스럽고 성스러운 행위이다. 그런데 이처럼 하나님께서 세우신 성스러운 기본 목적이 무시된다면, 결국 인간에게 남는 것은 생명 경시 사상과 추잡한 육체적 흥분의 추구로 인한 인간 생존 질서의 파괴 뿐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의 성행위는 일체성과 연합성에 근거한 인격적인 신뢰와 존중이 그 바탕이 될 때 가능하며, 또한 그러한 성행위만이 실로 아름다운 것이다.

 

18:16 형제의 아내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즉 형수나 제수와의 간통 및 결혼을 금지한 규정이다. 그 이유는 혈통상 형제는 자신과 동격이며, 형제의 아내는 형제와 동침함으로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이 자녀가 없이 죽은 경우에는 동생이 형수와 동침하여 형의 유업을 이을 자녀를 낳게 하는 계대 결혼법(繼代 結婚法, levirate marriage)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율법으로도 규정하고 있는 바이다(신 25:5-10). 이 계대 결혼의 규례를 어기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죽은 대표적인 예로는 유다의 아들 오난을 들 수 있다(창 38:8-11).

 

18:17 본 절은 어떤 남자가 한 여자와 더불어 그 여자의 딸이나 혹은 그 여자의 손녀 또는 외손녀를 겸하여 취할 수 없다는 규례이다. 이처럼 한 남자가 여인과 그 여인의 딸을 아울러 범하는 것은 가정의 위계 질서를 깨뜨리는 행위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리는 극악한 범죄 행위였으므로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심지어 모세 율법은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삼는 행위(출 23:19)라든가, 어미와 새끼를 같은 날에 잡는 행위(레 22:28) 및 어미새와 새끼를 아울러 취하는 행위(신 22:6) 등도 금지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및 질서를 얼마나 귀중하게 여기시고 계신가를 보여 주는 예이다.

살붙이. 18:6 주석 참조.

악행. [히, 짐마] 동사형 ‘자맘’은 ‘계교를 꾸미다’, ‘올무에 빠뜨리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여기서의 악행은 교활한 간계에서 나오는 모든 죄악, 특히 성적인 불륜 또는 타락을 의미한다. 이처럼 악행은 하나님을 거역하는 반역 행위로 상호 신뢰와 인격적 관계를 파괴시키는 역할을 한다.

 

18:18 그의 자매를 데려다가 … 질투하게 하지 말지니라. 여기서 ‘자매’는 곧 처제(妻弟)나 처형(妻兄)을 가리킨다. 그런데 모세를 통해 율법이 정식으로 공포되기 이전에는 자매(姉妹)를 동시에 취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는 레아와 라헬을 동시에 취한 야곱의 경우를 들 수 있다(창 29장). 그러나 이와 같은 중혼(重婚) 제도는 본질상 인간의 기본적인 심성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가정 불화와 성적 타락의 원인이 되었으며 진정한 우애와 사랑의 대상이 되어야 할 자매를 원망과 시기의 대상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창 30:1).

 

18:19 월경으로 불결한 동안에. ‘월경으로 불결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니다트 투므아타’는 ‘배설물로 인해 더럽혀지다’는 뜻으로, 월경 뿐만 아니라(15:19-24) 해산 후 흘리는 피에도 적용된다(12:2). 여자가 생식기로 피를 흘릴 때 성관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위생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것이 종교 의식상 부정했기 때문이다(15:19-24). 따라서 이 기간 중에 성교를 하면 남녀 모두 이스라엘 회중으로부터 쫓겨나는 형벌을 당했다(20:18).

 

18:20 이웃의 아내와 동침하여. 결혼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창조 질서 및 하나님께서 축복하신 번성의 질서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신성한 제도로서, 그 성격상 독립적이고 배타적인 사랑과 성생활을 전제하고 있는 인류의 영속적인 계약이다. 따라서 이러한 신성한 결혼의 원리를 무시하고 이웃의 아내와 통간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보장하신 결혼의 순결성 및 질서를 파괴한 자이기 때문에 모세 율법은 이런 자를 돌로 쳐 죽이도록 규정하고 있다(신 22:22, 요 8:5).

 

18:21 육체적 간음을 금지하던 지금까지의 규례와는 달리 본 절에서는 갑자기 영적 간음 곧 우상 숭배를 금하는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우상 숭배에 대한 금지가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성적 문란에 덧붙여 영적 간음에 대한 교훈을 줌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을 영적으로 각성 시키기 위함이었다.

몰렉. 몰록(왕상 11:7), 밀곰(왕상 11:33), 말감(습 1:5) 등으로도 불리우던 고대 가나안 족속의 우상으로 유아(幼兒) 희생제사로 특히 유명하다(20:2-5, 왕상 11:7, 렘 32:35). 한편 이 우상의 재료는 놋이었고, 그 머리는 힘센 황소(bull)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팔은 마치 어린이를 맞아들이려는 듯이 앞으로 쭉 뻗어 있었다(Keil & Delitzsch, Vol. I. p.416). 또한 이 우상 바로 전면 좌 우측에 맹렬한 불이 타고 있었던 듯하다. 이로 볼 때 고대 이방 족속들은 가장 위대한 불인 태양을 섬기기 위해 이 우상을 만든 것 같으며, 당시 부모들은 자식들 중 하나를 택하여 이 우상에게 바치면 남은 자녀들에게 복이 온다고 생각하여 자기 자식을 이 우상에게 바쳤던 것 같다(Matthew Henry’s Commentary, Vol. I. p 516).

불로 통과하게 함으로. 몰렉 숭배의 형태가 지역과 민족, 그리고 시대에 따라 일정치 않았기 때문에 그 정확한 제사 의식은 알 수 없으나, 대체적으로 초창기에는 이 의식이 유아를 직접 불에 때우는 인신 제사의 형태였다기보다는 문자 그대로 타오르는 불 사이를 지나도록 함으로써 아이를 우상에게 구별시키는 일종의 성별식(聖別式)으로 행해진 듯하다(Keil). 그러나 후대에는 정말로 아이를 불에 던져 태우는 인신 제사의 형태를 취했다. 따라서 성경 기록에 의하면, 아하스(Ahaz) 시대 때 벌써 벤 힌놈(Ben-Hinnom) 골짜기에서 아이를 죽여 뜨겁게 가열된 몰렉의 팔에 안겨 결국 불태우는 유아 제사에 대한 언급이 나타나고 있다(겔 16:20-21, 20:31, 렘 32:35, 왕하 23:10). 이같은 사실은 예루살렘 근처 벤 힌놈(Ben-Hinnom) 골짜기에서 행해진 이 제사를 가리켜 선지자 에스겔이 ‘학살’(slaughtering)이라 불렀고(겔 16: 21), 예레미야가 ‘불에 살랐다’(burning in the fire)고 지적한 사실에서도 확인된다(Keil & Delitzsch, Vol. I. p 417).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여기서 ‘욕되게 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할랄’은 ‘구멍을 뚫다’, ‘상처를 입히다’란 의미이다. 따라서 우상 숭배는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그분의 신성에 상처를 입히는 가증한 행위이다. 진정 세상에서 여호와 하나님만이 유일한 참하나님이시며 참신이시다(사 44:6-8, 고전 8:4-6). 따라서 하나님만이 경배와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다. 그러므로 다른 우상이나 귀신들이 경배와 영광을 받을 경우 그것은 실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나는 여호와이니라. 18:2 주석을 참조하라.

 

18:22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에 대하여 관대하다. 대중 매체나 인권 단체들도 그것을 강하게 옹호한다. 그렇다면 성경은 그것에 대하여 어떻게 말하는가?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 관점: 본 절에서 ‘남자’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자카르’는 ‘사람’(man)이나 ‘인류’(mankind)라기 보다는 ‘남성’(male)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며, 나이에 상관없이 남성 전체를 나타낸다. ‘남자와 동침’한다는 말은 단순히 동성을 강간한 것이 아니라 상호 합의 하에 성적 관계를 갖는 것을 가리킨다. 레 20:13은 동성애에 대한 금령을 좀 더 상세하게 반복하면서 그에 따른 처벌을 부가한다.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13).
이 법령이 남자의 관점에서 주어졌지만, 애굽인들이나 가나안인들 그리고 기타 민족들의 가증한 행습을 따르는 것을 금하는 레위기의 전반적인 명령(레 18:3, 24-28, 30)에 비추어 볼 때, 여성의 동성애(레즈비언) 관계를 금하는 것도 여기에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카르’가 성인만이 아니라 남자 전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동성애적 학대(pedophilia)도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동성애는 사형에 해당하는 ‘가증한 일’이며(레 18:22, 20:15-16), 이는 성적 관계를 사람과만 가질 수 있다는 원칙을 어기는 ‘수간’(獸姦)에 맞먹는 죄(레 18:23, 20:15-16)이다. 동성애에 대한 금령은 근친상간, 간음, 수간 등을 다루는 법 체제 안에 함께 나온다.
레 18장은 인간의 성적인 관계에 대한 하나님의 이상에서 빗나간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다. 창조할 당시부터 ‘한 몸’(창 2:23-24)이라는 표현이 나타내는 것처럼 하나님은 서로를 위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그들이 생육하고 번성하기를 원하셨다(창 1:26-28). 이러한 관계는 영원하고 일부일처제이며, 이성간이고 인간 사이에서만 이뤄져야 했다. 그러므로 동성애는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질서를 붕괴하고 어기는 것이다.

동성애는 하나님께 대한 반역임: 동성애는 이성애를 만드신 하나님의 계획과 창조 질서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창조주와 구속주이신 하나님의 거룩한 본성에도 욕을 돌리는 것이며,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같이 자기 몸을 거룩하게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다(레 11:44, 참조 1:44, 19:2, 21:8). 레 18장의 문맥에 언급된 ‘애굽 땅’, ‘가나안 땅’(3절), ‘족속들’(24절), ‘너희 중에 거류하는 거류민’(26절) 등의 구절은 동성애와 함께 열거된 가증한 일들이 초문화적이고 초시간적인 것 곧 보편적이고 시대를 초월한 본래적 및 도덕적 원칙들의 핵심에 어긋나는 것임을 확실히 말해 준다(레 18:2, 24-30). 이런 일은 모든 문화와 시대를 초월하여 똑같이 일어난다. 따라서 성경적으로 동성애 행습의 근저를 보면 그것은 ‘가증한 일’이다.
동성애는 오경에서 금지된 성 행위로써, 구체적으로 ‘가증한 일’(히, 토에바)이라고 한다. 사도행전 15장에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부과된 금령들의 목록(“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하라”, 20절)도 레 17-18장에 열거된 것을 따르고 있다. 또한 행 15:20, 29에서 ‘음행’에 해당하는 헬라어 ‘포르네이아’가 동성애를 포함할 수 있는데, 이는 유다서 7절에서 소돔과 고모라의 음행을 말하는 동사 ‘에크포르뉴오’가 ‘포르네이아’와 연관된 단어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신약도 남자의 동성애(게이)와 여자의 동성애(레즈비언)를 명백하게 정죄한다(롬 1:27, 고전 6:6, 딤전 1:10).

동성애적 성향과 동성애적 습관: 동성애적 행동을 말하는 성경 본문은 두말없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레위기는 타고난 동성애적 경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다만 동성애적 행습 또는 습관(동성애적 생활 방식도 포함될 수 있음)을 정죄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경적 관점에 따르면, 인간은 타락 후에 인간의 죄된 본성 혹은 경향을 갖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유전적 결과이든 환경적 요인이든 자신의 어떤 잘못도 없이 사람은 악으로 기우는 압도적인 경향들(과도한 이성애적 욕망, 알코올 중독, 탐식, 폭력, 불순한 생각, 호색, 자살, 분노, 거만함 등)을 타고났고 그것들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참조 갈 5:19-21). 이성애적 경향은 정상적인 것이지만 그것도 적절한 도덕적인 지도와 도덕적인 선택과 도덕적인 자제가 요구된다. 도덕적 존재로서 인간은 자신의 부도덕한 강박행동을 억제하라는 요청을 받는다. 생각은 순결하게 지켜져야 하고, 타락한 본성과 성향에서 나오는 성적 유혹(이성애든 동성애든)에 대해서도 저항해야 한다.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가 죄된 성향과 본성을 극복하면서 살도록 돕기 위해 항상 준비돼 있다(참조 갈 5:16-24).
1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동성애적 경향을 이기는 능력을 경험했다. “너희 중에 이와 같은 자들[동성애자들도 포함됨, 9절]이 있더니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받았느니라”(고전 6:11). 파괴적인 생활양식에서 구원 받을 수 있는 소망이 있다. 그것은 레 18:22, 20:13에 암시돼 있다. 이미 구속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제 그들의 거룩한 하나님의 성결케 하는 능력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거룩한 신분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

 

18:23 짐승과 교합하여 자기를 더럽히지 말며. 즉 수간(獸姦)대한 금지 규례이다. 고대 세계에서는 짐승과 성적 관계를 가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주로 문란한 제사 의식상 그러한 패륜 행위가 종종 행해졌다고 한다. 고대의 기록에 의하면 실제로 애굽의 여자들은 종묘 숭배 의식상 숫염소와 교합하였다 하며(Herodotus, Strabo), 로마에서는 개와 더불어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Aelian). 심지어 근대에 이르러서도 애굽 남자들이 악어 암컷과 교합했다는 기록도 있다(Sonnini, Keil & Delitzsch, Vol. I, p. 418 참조). 이처럼 이교도들에게서나 이방의 우상 숭배 제사 의식에서 자주 행해진 수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짐승 이하로 전락시키는 패역한 행위로서, 성경은 이를 철저히 금하고 있으며 만일 그러한 패역 행위가 발생할 경우, 사람과 짐승을 동시에 죽이는 형벌을 가하였다(20:15-16, 신 27:21).

이는 문란한 일이니라. 여기서 ‘문란한 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테벨’은 ‘섞다’(mix)란 뜻의 ‘발랄’에서 파성된 말로 곧 ‘섞음’(mixture), ‘혼합’(confusion), ‘자연법칙을 거스리는 야수성’(unnatural bestiality)이란 의미이다. 그러므로 수간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뒤섞어 혼란시키는 야수적인 죄악이다.

 

18:24 24-30절. 여기에는 가나안 족속들이 자기들의 땅에서 쫓겨나야 하는 이유가 언급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극심한 성적 타락과 가증한 우상 숭배 때문이었다. 한편 하나님께서 이를 밝히신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정착 한 후 그들 역시 이방의 풍속을 본받아 우상 숭배와 성적 타락에 빠질 때 그들에게도 동일하게 진노하실 것임을 경고함으로써 이스라엘의 범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왜냐하면 일찍이 아담과 하와가 타락했을 때 그들이 에덴 동산으로부터 쫓겨났듯이(창 3:24), 범죄한 백성이 구별받은 땅 가나안에서 그대로 살아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18:25 그 땅도 더러워졌으로. 땅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으로 인간의 삶의 터전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그 땅을 기반으로 하여 축븍된 삶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아담의 타락 이후 인간의 연속되는 범죄로 말미암아 땅은 죄로 오염되었으며, 그 결과 인간에게 풍요한 식물을 제공하던 땅은 오히려 저주와 땀과 고통을 주는 원인(原因)으로 변하고 말았다(창 3:17).

땅도 … 토하여 내느니라. 의인법적 표현으로 생명이 없는 땅마저도 가증한 성범죄를 증오하여 범죄한 거민을 쫓아낸다는 의미이다(롬 8:20-22). 즉 이것은 땅 역시 하나님의 뜻을 저버린 인간을 스스로 버린다는 뜻이다.

 

18:26 거류민이나 … 행하지 말라. 하나님의 규례는 이스라엘 백성들 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사는 이방인들도 지켜야 했다. 대신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았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대우를 받았다. 물론 여기서의 이방인은 순수한 외국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공동체에 가입한 이방인(히, 게르)들을 가리킨다. 자세한 내용은 17:8 주석을 참조하라.

 

18:27 전에 있던 … 가증한 일을 행하였고. 그 땅 원주민인 가나안 족속의 우상 숭배와 성적 타락을 지적한 말이다. 가증스런 우상 숭배와 문란한 음행은 그들이 가나안 땅에서 쫓겨나게 된 제일 원인이기도 했다. 한편 ‘가증한 일’에 대해서는 22절 주석을 참조하라.

 

18:28 너희도 … 토할까 하노라.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의 공정성을 잘 드러내 준다. 이처럼 하나님은 절대 공정하신 분으로 그분의 법은 민족과 혈통을 초월하여 만민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 한편 여기서 ‘토하다’(spew out)에 해당하는 기본 동사 ‘카야’는 마치 어린 아이가 매우 싫어하는 음식을 내뱉듯, 어떤 대상을 강력히 배척하는 것을 가리킨다.

 

18:29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전의 가나안 족속과 같은 죄를 지을 경우에 받게 될 징벌을 선포한 말이다. ‘끊어지리라’는 말은 일차적으로는 처형을 당한다는 뜻이며, 이차적으로는 이스라엘 공동체로부터 단절되어 하나님의 계약 백성으로서의 복된 지위를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18:30 그러므로 너희는 …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본 장의 결론적인 권면으로, 곧 이방 족속의 가증한 성적 타락과 우상 숭배를 피함으로써 여호와 하나님을 향한 신앙적 순결을 끝까지 지킬 것을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권면의 이면에는 택하신 백성 이스라엘을 통해 인류 구원의 대업을 성취코자 하시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이 전제되어 있다.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본 장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이 말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규례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하시는 그 도덕적,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은 2절 주석을 참조하라.

Articles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