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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본 장은 아이를 출산한 산모에 대한 정결 규례이다. 즉 여인이 자녀를 낳게 되면 그 여인은 부정을 입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그 산모는 율법이 정하는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제사장 앞에서 정결 예식을 행함으로써 산후의 부정에서 정결케 될 수 있었다. 유대 랍비들의 견해에 따르면, 이러한 정결례는 성별의 구별이 가능한 사산아(死産兒)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Matthew Henry).

 

12:2 남자를 낳으면 … 이레 동안 부정하리니. 원래 출산(出産) 그 자체는 죄가 아니며 죄의 저주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 명령의 하나로 인류를 향한 최대의 축복이었다(창 1:28). 그러나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한 타락 이후 출산에 수반 되는 피, 분비물 등은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었는데, 그 이유인즉 이러한 유출물들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의 결과였기 때문이다(창 3:16). 이외에도 여인의 출산 현상을 부정한 것으로 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여인의 신체가 파괴되고 몸에서 피가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즉 피는 생명의 본질로서 신성한 것인데 이것이 신체 내부에서 파열되어 몸 밖으로 흐르는 것은 죄의 결과인 죽음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2) 성(性)생활의 결과인 출생과 그와 관련된 산모의 몸 조리 및 위생 문제에 있어서 깨끗한 보건생활을 유지하려는 히브리인들의 교육적, 보건 위생적 의도 때문이다. 한편 여인이 남아를 출산했을 때는 모두 40일간 부정했는데, 그 중 초기 ‘7일 동안’ 부정하다는 말은 다른 사람과 전혀 접촉할 수 없는 철저한 부정 기간을 가리키며 그 후 33일 동안은 하나님의 성소에 나아갈 수 없는 부정 기간을 의미한다.

월경할 때. 여기서 ‘월경’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닛다’는 ‘흐르다’, ‘움직이다’는 뜻의 ‘나다드’에서 파생된 말로 문자적으로는 ‘흐르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여성들의 주기적인 생리 현상으로 경도(經度) 또는 월경(月經)으로 불리어진다(15:19-24).

 

12:3 여덟째 날에는 … 포피를 벨 것이요. 아이가 출생한 지 8일째 되는 날에 그 남자 아이의 성기 포피를 베어내는 할례(割禮) 의식의 규례이다. 이 할례는 일찍이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의 증표(sign)로써 하나님에 의해 제정된 규례였다(창 17:12). 그러므로 이 할례(circumcision)는 이스라엘의 성별과 구원이라는 신적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하나님의 백성된 표로써 인간의 부패한 성질과 죄악을 제거시킨다는 상징적 의식으로 이스라엘 가운데서 행하여졌다. 한편 성경에서 8이라는 숫자는 주로 부활, 재창조 등을 상징한다(창 17:12). 그러므로 이 날에 할례를 받은 것은 그 아이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나 그 공동체 안으로 편입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골 2:11-13). 그리고 의학적으로 볼 때도 산후 8일째 되는 아이들은 거의 통증을 느끼지 않는데다가, 피도 금방 멎고 상처도 속히 아문다고 한다(Harrison).

 

12:4 삼십삼 일을 지내야 … 깨끗하리니. 남아(男兒)를 출산한 여인은 2절에 언급된 7일 동안의 부정 기간 외에도 33일이 더 지나야 완전히 정결케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남자 아이를 순산한 여인은 모두 40일 동안의 부정기간을 지내야 하는데, 이 40일은 상징적으로 정결케 되기 위한 시련의 기간인 동시에 인간이 자신의 부정한 죄를 깨닫고 회개하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Calvin).

산혈이 깨끗하리니. ‘산혈’(産血)은 여인들이 해산할 패 흘리는 피를 가리키는데, 이 피는 의식상 부정하였다. 따라서 본 구절은 남아 출생시 초기 7일간의 부정 기간이 지난 다음, 이어 후기 33일간의 부정 기간이 지나, 도합 40일이 지나면 하혈(下血)로 인한 산모의 모든 의식적 부정이 벗겨지고 다시 정결케 된다는 의미이다.

성물. 하나님께 바쳐친 신성한 기구 또는 제물을 가리킨다. 즉 이것은 성막의 구조물들과 그 안의 기구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제물로 바쳐진 모든 예물들을 총칭한 말이다.

성소에 들어가지도 말 것이며. 여기서 성소’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미크다쉬’는 분향단과 떡상과 등잔대가 있는 회막내 성소(the holy place)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 말로 하나님을 위하여 ‘구별되어진 장소’ 또는 ‘신성하게 여겨지는 모든 장소’를 가리킨다. 따라서 이스라엘 여인들이 남자 아이를 해산한 경우에는 40일 동안 하나님께 경배드리거나 혹은 기타 목적으로 어떤 성별된 지역, 곧 예배나 제사를 위해 특별히 구별된 지역에 들어갈 수 없었다. 아울러 유월절 등 각종 절기에도 참여할 수가 없었다(Keil).

 

12:5 여자를 낳으면 … 두 이레 … 육십육 일을 지나야. 여기서 ‘두 이레’는 두 주간, 곧 14일을 의미한다. 여인이 여아(女兒)를 출산하면 남아를 출산했을 때보다 두 배의 기간 동안 부정하였다. 즉 다른 사람을 접촉할 수 없는 절대적 부정 기간 14일, 성소에 출입할 수 없는 부정 기간 66일을 합하여 도합 80일 동안을 부정한 자로 지내야 했다. 이처럼 남자 아이를 낳았을 경우보다 여자 아이를 낳았을 경우 산모가 두 배의 기간 동안 부정케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정해 볼 수 있다. (1) 여자 아이를 출산했을 때는 남아를 출산했을 때보다 피와 분비물의 유출이 더 심하기 때문이며(Keil) (2) 원죄의 책임상 남자인 아담보다 여자인 하와의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며(딤전 2:14), (3) 남자는 할례에 의하여 그 죄가 감소되기 때문에 여아 출산의 경우보다 부정 기간이 단축되었기 때문이며 (4) 히브리인들의 개념상 남아는 장차 구세주로 오실 메시아 사상과 결부되어 그 부정 기간이 단축되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The Preacher’s Homiletic Commentary). 한편 여기서 산모와 산후의 여러 가지 분비물 등이 부정한 것으로 간주된 것은 윤리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종교 의식상의 문제로, 당시의 문화적 풍습을 통하여 영적 정결의 원리를 가르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12:6 정결하게 되는 기한이 차면. 아이를 출산한 산모가 정결케 되기까지는 남아를 출산한 경우 40일, 여아를 출산한 경우 80일이 각각 요구되었다. 한편 이 정결케 되는 기간이 찬 산모는 최종적인 정결 예식으로써 번제와 속죄제를 여호와께 드려야만 했다.

번제를 위하여. 여기서 번제는 출산에 대한 감사와 헌신의 마음을 표하기 위해 드린 제사로 산모의 가정 형편이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어린 양이나 비둘기 중 택하여 여호와께 바쳐야 했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은 바치는 제물의 값어치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헌신의 마음임을 깨달을 수 있다.

속죄제를 위하여. 해산한 여인은 출산에 따른 부정을 제거하는 정결 의식의 일환으로써 또한 속죄제를 드려야만 했다. 이 속죄제는 가난한 자나 부자나 차별없이 모두 같은 예물, 곧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를 드려야했다. 왜냐하면 감사의 예물은 경제적 여건의 문제이므로 빈부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속죄의 예물은 인간이 죄인이라는 점에서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죄사함을 위해 드리는 속죄제에는 차별이 있을 수 없었다.

 

12:7 본 절은 해산한 여인이 갖다 바친 정결 예물을 가지고 제사장이 여호와께 제물로 바쳐 속죄하는 장면에 대한 언급이다. 한편 구약 시대에는 일반인이 성소에 들어가거나 직접 제물을 바칠 수 없었고, 오직 제사장을 통해서만 드릴 수 있었다. 이것은 신약의 성도들이 오직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복음적 진리를 예표적으로 보여 준다.

속죄할지니. 1:4 주석 하반부를 참조하라.

 

12:8 힘이 미치지 못하면. 해산한 여인이 가난하여 번제물과 속죄제물을 드리기 어려울 때는, 속죄제물은 바꿀 수 없지만 번제물은 어린 양 대신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로 대치할 수 있었다. 후일 예수의 모친 마리아도 예수 그리스도를 출산한 후 비둘기 두 마리로써 번제와 속죄제의 정결례를 치렀다(눅 2:22-24). 이것은 당시 예수의 가정이 가난하였다는 사실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울러 하나님께서는 결코 외적 화려함이나 부요함에 따라 사람을 판단치 않으시고, 오직 그 사람의 중심을 보시고 판단하시는 분이심을 깨닫게 해준다. 후일 예수께서도 부유한 자들의 많은 헌금보다 가난한 과부의 동전 두 렙돈을 더 귀중하게 보시고 그녀의 믿음을 칭찬해 주심으로써 이 사실을 다시 한번 확증해 주셨다(막 12: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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