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주석, 레위기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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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스라엘 백성의 최고 종교 지도자인 대제사장 아론이 이스라엘의 중재적 입법자인 모세와 더불어 여호와의 명령을 받는 장면이다. 특히 여기서 아론은 정결 의식법에 관한 율법의 준수 여부를 감독, 교육할 책임을 진 제사장의 자격으로서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있다.

 

11:2 짐승 중 너희가 먹을 만한 생물. 이 생물들은 곧 3절에 제시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짐승들을 가리킨다. 그 조건은 (1)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된 것 (2) 새김질을 하는 것 등 두 가지인데,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짐승으로는 소, 양, 염소, 사슴, 노루 등을 들 수 있다(신 14:4, 5). 그런데 이 짐승들은 모두 풀을 먹고 사는 깨끗한 짐승들로, 다른 것들에게 해(害)를 끼치지 않는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짐승들이다. 한편, 본래 창조 계약시 하나님께서는 땅의 식물들은 인간의 양식으로 허락하셨으나 동물들은 허락치 않으셨다(창 1:29). 그러다가 노아 홍수가 끝나고 땅에 식물이 없는 형편에서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새로운 계약을 세우실 때 비로소 동물의 고기를 허락하셨다(창 9:3).

이 규정은 아직도 유효한가?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에 관한 모세의 식사법 준수는 반대를 당해 왔다. 그것을 반대하는 두 가지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부정한 짐승과 관련된 법만을 중시하고 기타 부정과 관련된 법(예컨대, 출산한 여인의 부정, 레 12장)을 소홀히 여기는 것은 독단적이다.
(2) 신약은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에 관련된 규정을 폐지했다.
이 견해들을 따라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음식 규정을 지킬 의무가 없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성경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짐승의 부정: 이러한 의견들에 반하여, 식사 규정의 계속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주는 여러 근거가 있다.
1.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분하는 것의 배후에 있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하나님이 거룩하시며, 따라서 당신의 백성도 거룩함을 위해 부르셨다는 것이다(레 11:45, 벧전 1:15-16).
2. 오경에 나타난 서로 다른 종류의 부정에 관한 비교 연구는, 짐승의 부정은 독특한 범주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정의 기본적인 범주는 다음과 같이 구분될 수 있다.
① 부정한 짐승의 부정은 항구적이고 선천적이며 유전적이고 비제의적이며 보편적이지만(창 7:2-3, 레 11:1-47, 20:25-26, 신 14:3-21), 기타 유형의 부정은 획득된 것이고 일시적이며 의식적이다(레 5:1-13, 11:24-40, 12:1-8, 13:1-46, 15:1-33, 16:26-28 등).
② 부정한 짐승의 부정은 전염되지 않는다. 그런 짐승은 그것의 부정을 옮기지 않는다. 살아있는 부정한 짐승은 전염되는 부정의 여섯 가지 근원(죽은 동물, 시체, 다양한 피부병, 곰팡이, 생식기와 관련된 유출들[피, 정액])에 속하지 않는다.
③ 부정한 짐승을 만지거나 운반하는 것이 성전을 방문하거나 성소에서 예배하는 것 등과 같은 사회적 및 종교적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진 않는다.
④ 부정한 짐승을 정하게 만드는 규정은 없다. 다시 말해서, 이런 유의 부정을 제거하는 방법은 없다. 그것을 정결케 하거나 고치는 것이 불가능하다.
⑤ 이런 음식 규정에 불순종하는 데 대한 구체적인 형벌이 없다. 그러나 형벌이 없다고 하여 그것을 가벼이 여기라는 뜻은 아니다. 이런 규정은 성소에서 의식을 통해 속죄할 수 없는 죄의 범주에 속한다.
⑥ 이런 식사법의 기원은 모세 이전 시대로 거슬러 가며(창 7:2-3), 따라서 기타 유형의 부정에 관한 법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다.
⑦ 오경의 식사 규정은 객이나 이방인(גֵּר 게르)에게도 적용될 수 있었다. 레 11-15장에 나온 부정의 전 체계 중 식사법만이 사냥과 관련된 법을 통해 객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데, 이는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구속력이 있었음을 말해 준다(레 17:13, 참조 창 9:4, 7:17-18).
⑧ 이 법은 하나님의 백성이 무엇을 먹을지 먹지 않을 것인지를 규정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훌륭한 식단과 마찬가지로 예방 의학에 포함된다. 부정한 것이 죽음의 국면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반면, 정결한 동물을 섭취하면 그들은 부정한 세상에서 가능한 한 장수를 누린다. 엄밀하게 말해서 이것은 의식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동물의 부정은 영구적이며, 접촉이 아닌 그들의 살을 먹음으로써만 전가되기 때문이다.
3. 이 법을 순종해야 하는 분명한 성경적 동기는 하나님의 거룩함이다(레 11:44). 하나님은 거룩하시다. 그리고 그분은 자기 백성이 거룩하기를 원하신다. 부정/죽음에 의해 특징지어진 세계에서 하나님은 생명의 근원인 거룩함 가운데 계신다. 하나님은 스스로 부정/죽음과 거리를 두라고 자기 백성에게 호소하신다. 이것은 영적 생애를 말할 뿐 아니라 적절한 건강 원칙을 실천하면서 지금의 생애를 누리며 사는 것을 말한다. 베드로가 거룩하라고 권하는 이유는 모세의 식사법을 다루는 성경구절에서 나왔다(레 11:44-45).
4. 가증한 것(תּוֹעֵבַה 토에바)으로 말해진 부정한 음식과 우상숭배 및 온갖 부도덕한 행동 등에 대한 경고(레 18:22, 신 7:25, 스 9:1)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은 이것들이 신약 시대에도 계속된 도덕적 문제(참조 행 15:20, 겔 33:25-26)였음을 가리킨다.
5. 모세의 법은 전체로써 완전하고 서로 긴밀히 연결된 면모를 띤다. 어떤 법들(예컨대 우상숭배, 매춘, 동성애, 근친상간 등을 금하는 법들)이 단순히 오경에 들어있다는 이유로 그것들을 버릴 수는 없다. 가장 큰 두 계명(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도 출처가 오경이다(신 6:5, 레 19:18).
6. 건강과 관련된 법은 건강뿐만 아니라 거룩함과도 관련되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져야 한다.
7. 부정한 음식에 관한 법은 신약에서 폐지되지 않았다.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에 관한 규정에는 예수를 궁극적 성취로 가리키는 표상학적 또는 상징적 성격이 전혀 없다. 반면, 제사 의식과 관련된 규례들은 그것들이 예표하는 실재가 도래하면서 법적 유효성을 상실했다(단 9:27, 엡 2:15).

신약과 부정한 음식: 음식 규정을 다루는 신약의 본문들을 바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헬라어를 잘 구분해야 한다. ‘ἀκάθαρτος 아카따르토스’(부정한, G169)는 구약의 가르침을 반영하지만, ‘κοινός 코이노스’(속된, 오염된, G2839)는 구약과 신약 중간 시대에 ‘접촉으로 인한 오염’으로 알려진 랍비들의 특정 가르침과 관련된다. 정한 것이 부정한 어떤 것과 접촉하면 ‘코이노스’(오염된)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막 7:18-19은 부정한 음식을 먹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더렵혀진 손으로 먹는 것에 관해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장로들의 유전과 성경의 법을 대조하고, 영적인 더럽힘과 육적인 더럽힘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마음과 정신의 순결이 배로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행 10:14에서 베드로는 정한 짐승이라도 부정한 짐승과의 접촉을 통해 오염될 수 있으므로(이것은 성경적 가르침이 아니라 랍비들의 가르침이었음) 그 짐승들을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정한 짐승들을 ‘코이노스’(부정한 짐승과 접촉을 통해 더럽힘)하다고 여기지 말라고 하였다. 이것은 베드로(유대인)가 이방인과 접촉함으로써 자신이 더럽혀진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함을 의미했다(참조 행 10:28, 11:12).
모세의 십사법의 유효성에 대한 확증은 피를 먹는 것을 금한 데서 찾을 수 있다(행 15장). 예루살렘 총회에서 결정된 네 가지 쟁점(행 15:20, 29)이 레 17-18장에 같은 순서로 나오는데, 이것들 모두가 ‘거류하는 거류민’에게 적용되었다는 것(레 17:8, 10, 12, 13, 15, 18:26)은 매우 의미 있다: (1) 우상에게 바쳐진 음식(레 17:3-9). (2) 피를 먹는 것을 금함(레 17:10-14). (3) 목매어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지 말 것(레 17:15-16). (4) 성적 부도덕을 금함(레 18:1-30). 레 17:10-14에 비추어 볼 때, 사도들의 이 네 가지 판결은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에 관한 법을 내포하고 있다(특히 레 17:13을 참조하라).
롬 14장과 고후 18:10에서 바울은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는 우상과의 접촉으로 오염되진 않는다고 설명한다. 음식이 우상과 접촉되어도 음식에는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어떤 음식도 그 자체가 더렵혀지진(코이노스) 않는다고 바울은 천명한다(롬 14:14). 바울이 ‘아카따르토스’(부정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라.
“역사적인 관점에서, 예수께서 토라의 식사법에 반하는 것을 가르쳤다고 보는 것은 수많은 신약 학자들에게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David J. Rudolph, “Jesus and The Food Law: A Reassessment of Mark 7:19b”, The Evangelical Quarterly 74. 4 [2002]: 293).
“예수께서 가져오신 단절은 구약의 근복적인 교리들과의 관계에서가 아니라,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형식주의와의 대조에서 드러난다”(René Péter-Contesse, Levitique 1-16, Commentaire de l’Ancien Testament, 3a [Geneva: Editions Labor & Fides, 1993], 178).

결론적으로, 부정한 음식에 관한 문제는 의식법들과는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것을 중요하게 취급한다고 하여 독단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다. 신약의 어떤 본문도 그것들의 문맥에 비추어 보면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에 관한 규정이 폐지되었다는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 폐지되었다고 보는 것은 지지될 수도 입증될 수도 없는 주장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식사법을 지켰다는 이유로 구원을 얻거나 하나님의 은혜를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을 향한 신실함의 표현이다. 주님께서 금하신 것을 섭취하지 않음으로써 창조주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의 식탁은 창조주 하나님께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는 무언의 증언이 된다. 그분의 계시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 곧 하나님의 창조의 선물을 칭송하는 것이다.

 

11:3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되고 새김질하는 것. 정결한 짐승으로 구분되어, 그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짐승의 2대 조건이 제시되어 있다. (1) 굽이 갈라져 쪽발이 된 짐승 - 원어적으로 ‘굽’은 ‘찢다’, ‘나누다’란 뜻의 ‘파라스’에서 파생된 말로 굽이 완전히 둘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한편 여기서 굽이 갈라진 것은 상징적으로 성도가 세상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함을 암시한다(Matthew Henry). (2) 새김질하는 짐승- ‘새김질’은 한번 먹은 음식을 다시 토해 내어 되씹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초식 동물 가운데 새김질을 하는 동물이 많은데 이러한 동물들은 모두 풀을 먹고 사는 깨끗한 짐승들로 다른 짐승에게 해(害)를 끼치지 않는 평화스러운 짐승들이다. 한편 여기서 새김질을 하는 행위는 상징적으로 성도가 주님의 말씀을 늘 묵상함으로써 영적으로 소화시키는 삶을 암시한다(Matthew Henry). 여하튼 이 두 가지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한 짐승은 먹을 수 없었는데,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절대 순결성과 그 명령의 엄정성을 느낄 수 있다.

 

11:4 낙타. 낙타는 새김질은 하되 굽이 완전히 갈라지지 않아 네 발의 발바닥으로 걸어 다닌다.

부정하고. 이말의 기본 동사 ‘타메’는 특히 신성하고 거룩한 것을 ‘더럽히다’, ‘모독하다’는 뜻으로 단순히 깨끗치 않다는 수동적 의미보다는, 그로 인해 깨끗한 율법 관계가 더럽혀 진다는 능동적 의미가 강한 말이다. 한편 당시의 정결법상 부정하다고 식용이 금지된 짐승은 실제로 건강상, 위생상으로도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이 오늘날의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11:5 사반. 사반(coney, KJV, rock badger, RSV)은 히브리어 ‘샤판’의 음역이다. 시 104:18에는 ‘너구리’로 번역되어 있다. 혹자는 이를 박쥐의 일종으로도 보나 신빙성이 없다. 오히려 이 짐승은 떼를 지어 사는 토끼와 비슷한 초식 동물로 시내 반도, 북 팔레스타인, 사해부근의 자연 동굴이나 바위틈에서 산다. 그리고 아랍인들은 이 짐승을 잡아 먹기도 한다(Keil & Delitzsch).

 

11:6 토끼. 토끼(hare, KJV, rabbit, NIV)는 실제로 새김질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토끼는 입을 계속적으로 오물오물 움직이고 있어 새김질하는 모습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본 절은 직관상 토끼를 새김질하는 짐승으로 분류하고 있다.

 

11:7 돼지. 돼지(swine, KJV, pig, NIV)는 굽은 갈라져 있으나 새김질을 안 한다.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먹는 것을 극히 꺼려 했는데 그것은 돼지가 외형상 매우 불결했기 때문이다(Keil). 그리고 사실 생태학적으로 볼 때도 돼지 고기는 부패하기 쉬우며, 그 자체 내에 포함된 독성과 지방질로 인하여 음식으로 적합하지 않다.

 

11:8 그 주검도 만지지 말라. 식용을 위해 부정한 짐승을 죽이는 것은 물론 그 죽은 시체를 만지는 것도 금지되었다. 나아가 비록 정한 짐승이라 할지라도 그 죽은 시체는 부정한 것으로 취급되었는데, 이것은 ‘죽음은 죄의 결과’라는 성경의 독특한 사상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선민(選民)으로 구별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죄 뿐만 아니라 죄의 결과로 파생된 모든 것들까지도 삼가 접촉을 피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절대 거룩성에 위배되기 때문이었다.

 

11:9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것. 물 속에 사는 어류의 정, 부정을 가르는 2대 기준이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그것은 (1) 지느러미가 있는 것과 (2) 비늘이 있는 것이다. 이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없는 것은 부정한 것으로 취급되어 먹을 수 없었는데, 그 실례로는 뱀장어류, 조개 등의 갑각류를 들 수있다.

 

11:10 물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 여기서 ‘움직이는 것’에 해당하는 기본형 ‘샤라츠’는 ‘떼짓다’, ‘꿈틀거리다’란 뜻으로서, 곧 물 속에서 움직이며 사는 것을 총칭하는 말이다. 한편 구약에서는 물고기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데, 이것은 당시대 언어의 한계를 보여 주는 동시에 그 당시 어업이 성행하지 않았다는 단적인 증거가 된다.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히브리인들은 어업에 종사하는 것을 매우 천하게 여겼는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예수의 제자 중 다수가 어부였다는 사실은 우리들에게 깊은 의미를 준다.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모든 것. 곧 뱀장어류와 갑각류(甲殼類), 그리고 가재류 및 연체동물(軟體動物) 등이 이에 속하는데 이것들은 어류 중 가증한 것으로 취급되어 먹을 수 없었다.

 

11:11 가증한 것이니. ‘가증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샤카츠’는 ‘불결하다’(be filthy), ‘속이 메스꺼워지다’(loathe), ‘오염되다’(pollute)란 뜻이다. 따라서 ‘가증한 것’은 온갖 더러운 것으로 오염되어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불결한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것은 절대 순수하고, 깨끗하며, 거룩한 하나님의 성결성과는 반대되는 것으로서 마땅히 금지되어야 했다.

그 주검을 가증히 여기라. 부정한 생물의 시체를 가까이 하거나 혹은 그것에 접촉함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죽음에 관련된 여러 물체 또는 행위를 부정(不淨)하게 여긴 것은 죽음 자체가 창조시의 참모습이 아니라 범죄의 결과로 파생되었기 때문이다(창 2:17, 롬 6:23). 이처럼 주검을 종교적으로 부정시 하는 것은 다른 일반 종교들과 비교해 볼 때 구약의 매우 독특한 사상이다.

 

11:12 없음.

 

11:13 독수리. 모든 종류의 독수리를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독수리는 죽은 시체를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실제로는 신선하고 변질되지 않은 시체의 고기는 먹는다(Keil & Delitzsch). 성경에서도 독수리가 시체를 먹는다고 하는 표현이 여러 곳에 나타난다(욥 39:30, 마 24:28).

물수리. 부리 밑에 깃털이 많은 새로서 바다독수리(osprey)의 일종이다.

 

11:14 말똥가리. 날카로운 눈과 빠른 비행(飛行)으로 잘 알려진 육식(肉食)하는 새를 통칭하는 말로서, 콘돌(condor, 독수리)의 다른 종류로 보기도 한다. 영어 성경(KJV)에는 맹금 독수리(vulture)로 번역되어 있다.

 

11:15 까마귀 종류. ‘까마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오렙’은 일반 까마귀와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굶주린 갈가마귀(raven)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이 까마귀는 팔레스타인 지역의 토착 조류이다(Keil & Delitzsch).

 

11:16 타조. 타조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바트 하야아나’는 ‘비명의 딸’(daughter of screaming)이란 뜻으로(Bochart), 흔히 사막에 사는 새(사 13:21, 34:13)나 비통한 비명을 지르는 새(욥 39:24, 미 1:8)로 성경에 자주 언급된다. 한편, 영어 성경(KJV, NIV)에서는 이를 올빼미(owl)로 번역하고 있다.

타흐마스. 히브리어의 우리말 음역으로 학자들에 따라서 수타조(a male ostrich)로 보기도 하고(Bochart, Gesenius 등), 올빼미(owl)로 보기도 하며(LXX, Vulgate), 때로는 제비(swallow)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어 성경은(KJV, RSV, Living Bible) 밤매(nighthawk)로 번역하고 있다. 여하튼 이 새는 매의 일종인 것 같다.

새매 종류. ‘새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네츠’ 는 ‘날다’, ‘높이 솟다’는 뜻의 ‘나차츠’에서 파생된 말로, 앞에서 이미 언급된 여러 육식 조류 외에 비교적 그 크기가 작은 모든 종류의 맹금류를 일컫는 것 같다.

 

11:17 올빼미. 폐허가 된 건물이나나 바위틈에 사는 작은 부엉이(little screech-owl)를 의미한다. 이 새는 밤에 구슬프게 우는 것이 특징인데, 그 고기 맛은 매우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Keil & Delizsch). 영어성경도 이를 ‘작은 올빼미’(little owl, KJV, NIV), 혹은 단순히 ‘올빼미’(owl, RSV, Living Bible)로 번역하고 있다.

가마우지. 부리가 길고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 물에 헤엄쳐 다니면서 각종 물고기를 잡아 먹고 산다.

 

11:18 흰 올빼미. 주로 연못이나 강, 늪지 등 습한 곳에서 사는데, 뜸부기과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사다새. 펠리칸(pelican)으로 불리우는 새로(LXX), 황폐한 곳(사 34:11, 습 2:14) 이나 광야(시 102:7)에서 주로 산다(Keil).

너새. 히브리어로 ‘라함’의 번역인데, 70인역(LXX)은 이것을 ‘백조’(swan)로 번역했고, 불가타역(Vulgate)은 이것을 ‘고기 왜가리’(fish-heron)로 번역했다. 여하튼 고대의 분류를 따르면, 이 새는 독수리과의 일종으로 늪지에 살면서 썩은 고기와 찌꺼기 등을 먹고 산다(Keil).

 

11:19 황새. 황새(stork)를 가리키는데, 성경 다른 곳에서는 ‘공중의 학’(the stork in the sky, NIV)이라고 나와 있다(렘 8:7). 이 새는 높은 망대나 지붕,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산다(Keil & Delitzsch, Bochart).

백로 종류. 해오라기(heron, KJV, NIV, RSV)를 가리킨다. 고대 근동지역에는 해오라기 새의 종류가 아주 많기 때문에 여기서는 ‘백로’라 하지 않고 ‘백로 종류’라고 언급했다.

오디새. 일반적으로 ‘오디새’(hoopoe-NIV, RSV, LB)를 가리킨다. 그러나 KJV에서는 이것을 댕기물떼새(lapwing)로 번역하고 있다. 이 새는 우아한 외모와는 달리 벌레나 곤충들을 찾아 주로 늪지대를 헤집고 다니며, 또한 더러운 오물이나 찌꺼기 등에 둥지를 틀고 살기 때문에 고약한 냄새가 난다(Keil & Delitzsch).

박쥐. 오늘날 박쥐는 포유 동물 중에서 익수목(瀷手目)에 속하나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새의 일종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11:20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곤충. 곤충 중에서 기어 다니는 것은 가증하게 여겨졌다. 왜냐하면 일단 기는 것들은 뱀과 연류(連類)되어 부정하고 사탄적인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Matthew Henry).

 

11:21 발에 뛰는 다리가 있어서 … 뛰는것. 곤충들 가운데서 뛰는 다리가 있어 높이 뛰어 오를 수 있는 곤충은 정한 것으로 취급 되어 먹을 수 있었다. 그 이유인즉, 긴 다리가 있어 뛰는 곤충들은 기는 것들과 달리 뱀의 부정하고 사탄적인 요소들을 극복한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한 곤충으로는 메뚜기, 베짱이, 귀뚜라미, 팟종이, 푸른 방아깨비 등을 들 수 있다.

 

11:22 곤충 가운데서 정한 것으로 취급되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다.

메뚜기. 이 메뚜기(locust, KJV, RSV, NIV)류는 주로 떼를 지어 다니며 식욕이 왕성하여 수목이나 초지 등을 황폐화 시키기 때문에,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 그리고 재앙의 도구로 흔히 언급된다(욜 1:4-7, 출 10:4-15).

베짱이. 원어는 ‘살암’인데 성경 다른 곳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고대 역본들에 근거하여 추정하면, 이것은 의심할 나위없이 일반 메뚜기류보다 몸집이 크고, 특이하게 식욕이 왕성한 메뚜기류를 가리킨다(Targums, Talmud, Keil &Delitzsch). 한편 영어 성경 RSV와 Living Bible은 ‘머리가 밋밋한 메뚜기’(bald locust)로 번역하였다.

귀뚜라미. 날개가 없고 뛰는 두 다리를 가진 메뚜기의 일종으로 고대 근동 지역에 매우 흔했다(LXX, Vulgate). 귀뚜라미는 성경에서 날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취급된 점이 독특하다.

팥중이. 원어는 ‘하가브’로서 민 13:33 및 대하 7:13에서도 사용되고있으나, 원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마 일반 메뚜기류보다 작은 몸집에, 날개가 없는 일종의 특이한 종류의 메뚜기인 것 같다(Keil Delitzsch). 그러나 영어 성경은 모두 방아깨비(grasshopper)로 번역하고 있다.

 

11:23 없음.

 

11:24 저녁까지 부정할 것이며. 부정한 자가 정결케 되기 위한 시간적 제한은 부정의 정도 및 경중(輕重)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정결케 되기 위한 최소의 기간은 부정케 된 그 날의 저녁 때 까지이며, 심한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는 더 오랜 기간이 지나야 정결케 될 수 있었다(15:13).

 

11:25 옷을 빨지니. 부정을 당한 자가 옷을 빠는 것은 정결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 이것은 온갖 불결한 것들로부터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위생학적인 측면도 있지만, 종교 의식상 부정으로부터의 완전한 회복을 공식 선포하는 효과를 지닌다. 한편 이것은 성도가 마음 속에 있는 죄나 의심받는 죄 조차도 철저히 회개해야 할 것을 암시한다.

 

11:26 쪽발이 아닌 것이나 새김질 아니하는 것. 땅 위를 걸어 다니는 동물 가운데서 부정하여 먹을 수 없는 짐승에 대한 반복 언급이다(2-8절). 정결한 짐승은 (1) 굽이 갈라져 있을 것, (2) 새김질 할 것 등 2대 조건을 모두 갖추어야 했는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없는 것은 부정한 짐승으로 간주되었다. 특히 부정한 짐승의 시체는 더욱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어 접촉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었으며, 어쩔 수 없이 접촉하여 부정을 입은 경우는 그날 저녁까지 부정하며, 옷을 물에 빠는 등 정결 의식을, 반드시 행해야 했다.

 

11:27 발바닥으로 다니는 것. 이러한 짐승들은 곧 개, 고양이, 곰, 호랑이, 사자, 늑대 등의 짐승을 가리킨다. 이러한 짐승이 부정한 것으로 간주된 까닭은 (1) 굽이 갈라져 있지 않으며 (2) 대개 사나운 육식 동물들로 피흘리기를 좋아하며 (3) 때로는 자기 신체의 일부를 직접 땅에 밀착시켜 다니기 때문인 듯하다. 성경에서 땅은 영적인 것, 신령한 것, 하늘의 것과 대치되는 ‘세속적인 것’의 상징으로 많이 쓰였다(골 3:2, 5).

 

11:28 주검을 옮기는 자. 부정한 짐승으로 분류된 짐승의 주검을 단순히 접촉만 한 자는 단지 물로써 손이나 몸 등 그 닿은 부위를 중심으로 깨끗이 씻으면 되었다. 그러나 그 부정한 짐승의 주검을 옮긴 자는 몸은 물론 옷까지 깨끗이 빨아야 했다. 이들 모두 그날 저녁까지 부정했으므로 그 부정의 기간은 같았으나, 이처럼 부정의 정도에 따라 정결 의식의 절차는 달라졌다.

 

11:29 땅에 기는 길짐승. 여기서 ‘기는 길짐승’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쉐레츠’는 ‘기다’, ‘증가하다’는 뜻의 ‘샤라츠’에서 파생된 말로 본래는 수중의 작은 동물들 가운데서 기는 동물, 곧 파충류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땅에 기어 다니는 동물을 총칭한 말이다.

두더지. 공동번역과 Living Bible은 이 짐승을 ‘두더지’(mole)로 번역했으나, 실은 팔레스타인과 수리아 지역 도처에서 쉽사리 발견되는 ‘쪽제비’(weadel, KJV, NIV, RSV)를 가리킨다.

쥐. 들판에서 땅에 구멍을 파고 사는 야생 들쥐를 가리키는데(삼상 6:5), 이것은 농작물에 해를 끼침으로 ‘밭의 골치거리’였다(Keil & Delitzsch).

큰 도마뱀 종류. 이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도마뱀이 아니라, 시리아에서 주로 사는 큰 도마뱀을 가리킨다. 길이가 보통 50-60cm가량 되는 것이 보통인데 어떤 것은 1m가 넘는 것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영어 성경은 이것을 ‘큰 도마뱀’(great lizard, NIV, RSV, LB)으로 번역하고 있다.

 

11:30 도마뱀붙이. 도마뱀의 일종인 도마뱀붙이(gecko)를 가리킨다. 이것은 푸르스름하고 꼬리가 새파란데, 밤에는 개구리 울음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낸다(Rosenmüller).

육지 악어. 크노벨(Knobel)은 이것을 개구리(frog)라고 보고 있고, 70인역(LXX)과 KJV는 이를 카멜레온(chameleon)으로 번역했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고대 근동지역의 오래된 담벽에서 종종 발견되는 일종의 도마뱀(lizard)이다.

도마뱀. 혹자는 이것을 거북이(tortoise)로도 보고(Knobel), 어떤 영역본은 이것을 달팽이(snail)로도 번역했으나(KJV), 오히려 이것은 도룡뇽 비슷한 야행성(夜行性) 도마뱀류의 일종인 것 같다(Leyrer, Keil Delitzsch).

사막 도마뱀. 가장 일반적인 도마뱀을 가리키는레, 다리와 꼬리가 아주 짧은 것이 특징이다.

카멜레온. KJV에서는 두더지(mole)로 번역되어 있으나, 이것은 카멜레온(chameleon)을 가리킨다(Keil). 이것은 일반적으로 밀림 속에서 많이 사는 파충류로 길이는 보통 30cm 정도이다. 특히 이 동물은 보호색을 지니고 있어 주위 색깔과 온도에 따라 몸색깔을 달리한다.

 

11:31 기는 것 중 이것들은 네게 부정하니. 이 문장은 기어다니는 모든 짐승 중에서 꼭 29, 30절에서 상기한 여덟 가지 짐승만 부정하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여기서 이 8가지 짐승이 특별히 강조되어 언급된 것은 이것들이 사람이 사는 주거지 근처에 많이 살고 있어, 이 짐승들의 시체에 접촉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절은 모든 기는 것들이 다 부정하지만, 특히 이것들은 사람에게 부정을 옮기기 쉬우니 더욱 조심하라는 뜻이다.

 

11:32 주검이 … 떨어지면 … 물에 담그라. 기는 것들의 시체와 접촉된 것은 무엇이든지 다 부정하므로 부정한 것들과 접촉된 도구는 발견되는 즉시 물에 담그고 저녁 때까지 그대로 두어야 했다. 저녁 때가 되면 그 가재 도구는 정하게 되어 물에서 건져 낼 수 있었다. 한편 여기서 부정을 제거하는 ‘물’은 온갖 죄와 부정으로부터 성도들을 구원하는 하늘의 생명수 곧 그리스도의 복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요 4:10, 계 22:17). 또한 이것은 신약시대의 성도들이 중생의 표식으로 받는 침례를 암시하기도 한다.

 

11:33 질그릇에 떨어지면 … 깨뜨리라. 만일 질그릇에 기는 것의 시체가 접촉되어 부정을 입으면 그 질그릇 자체의 흡수성으로 인해 그 부정이 그릇에 스며들기 때문에 물로 씻어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질그릇은 깨뜨려 버려야 했다. 그리고 만약 그 질그릇 안에 어떤 물건이 담겨 있었다면, 그 물건도 부정하게 되어 사용할 수 없었다(Keil). 6:4 주석을 참고하라.

 

11:34 축축한 식물. 여기서 ‘축축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마임’은 ‘물’(water)을 의미한다. 따라서 축축한 식물은 음식물에 물이 섞여 있는 상태, 즉 국물이 있는 음식을 가리킨다. 한편 물이 있는 음식에 시체가 떨어지면 그 음식과 그릇은 부정하게 되지만, 마른 음식에 시체가 떨어지면 부정을 입지 않았다. 아마 이러한 규례의 제정 속에는 영적인 거룩의 의미 외에도, 실제적으로 열대나 아열대 기후의 풍토속에서 음식물이나 오염된 용기를 통해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코자 하는 위생학적인 요소가 분명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R. K. Harrison, Tyndale Old Testament Commentaries).

 

11:35 화덕이든지 화로이든지. 여기서 ‘화덕’은 빵이나 기타 음식물을 만들기 위해 그 안에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만든 큰 흙 그릇을 가리킨다. 그리고 ‘화로’는 흙으로 만든 단지(jar) 모양의 그릇을 가리킨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사용하던 단지는 보통 가운데 칸막이가 있어 두 부분으로 구분되며 대부분 뚜껑이 있어 덮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흙으로 만든 그릇들은 유기 그릇과는 달리 그 흡인성(吸引性)로 인해 부정이 그릇 자체에 베어들기 때문에 그 그릇을 모두 깨뜨려 버림으로써 부정을 제거할 수 있었다.

 

11:36 물이 고인 웅덩이. 곧 저수지, 뚝 등에 갇혀 있는 물을 의미한다. 따라서 솟아나는 우물물이나 뚝 등에 갇혀있는 웅덩이물은 비록 부정한 짐승의 시체가 떨어진 경우에도 그 물들이 부정하게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1) 물의 양이 많아 떨어질 가능성도 클 뿐만 아니라, 샘이나 저수지의 물은 대개 식수(食水)로 사용되기 때문에 부정한 시체와의 접촉으로 인해 그 물들이 모두 부정하게 되면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Lange). (2) 샘이나 저수지의 물은 양도 많을 뿐 아니라, 계속해서 이동함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부정을 제거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Keil, Harrison). 한편 여기서 우리는 여러 가지 율법적 제한과 정결 규례의 제정 가운데서도 언약의 백성을 향한 깊은 배려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주검에 닿는 것은 모두 부정하여질 것이요. 부정한 짐승의 시체에 접촉된 것은 모두 부정하게 되지만 몇 가지 예외가 있다. 즉 샘물이나 저수지, 뚝 등의 웅덩이물, 땅에 심겨질 씨앗, 그리고 마른 음식물은 부정한 짐승의 시체에 접촉되어도 부정을 입지 않았다. 아마 이러한 분류 기준은 침투성의 유무 및 이동성의 유무에 따라 구별되어진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분류의 목적에는 영적 교훈의 의미와 아울러 위생적 의미도 담고 있다.

 

11:37 주검. [히, 네벨라] ‘사그라들다’(wilt), ‘무(無)가 되다’(come to nought), ‘무너지다’(fail away), ‘실패하다’(fail) 등의 뜻을 가진 기본 동사 ‘나벨’로부터 파생된 말로 곧 죽음의 상태나 그 결과인 시체(carcase)를 의미한다.

심을 종자. 땅에 심을 씨앗 위에 부정한 동물의 시체가 떨어질지라도 그 씨앗은 부정을 입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종자(種子)는 곧 땅에 심겨져 썩음으로써 부정이 땅에 흡수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단 이때의 씨앗은 물에 불려지지 않은 ‘마른 종자’(dry seed)라야만 했다.

 

11:38 종자에 물이 묻었을 때 … 부정하리라. 그러나 만일 물에 젖거나 불려진 씨앗에 부정한 동물의 시체가 떨어지면 그 씨앗은 부정케 되었다. 왜냐하면 부정한 짐승의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케 된 물이 그 씨앗 속으로 침투했기 때문이다.

 

11:39 먹을 만할 짐승이 죽은 때에. 정결하여 먹을 수 있는 짐승이 자연사(自然死)한 경우에 대한 정결 규례이다. 즉 먹을 수 있는 정결한 짐승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자연적으로 죽은 경우, 그 시체는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부정한 짐승 뿐만 아니라 정결한 짐승이라 할지라도, 그 시체는 모두 부정하므로 그 시체에 접촉된 자는 반드시 정결 의식을 시행해야 했으며 그날 저녁때까지 부정하였다.

 

11:40 자연사한 정결한 짐승의 고기를 먹거나 그 시체를 옮겼을 경우에 관한 정결 규례이다. 이 경우 부정을 입은 자는 그 옷을 빨아야 했는데, 이것은 부정한 짐승의 시체에 접촉했을 때의 정결 규례와 똑같다(24-28절).

 

11:41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 이처럼 기는 짐승이 모두 가증한 것은 그것들은 뱀과 연류되어 있어 성경의 의미상 사탄적인 요소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11:42 배로 밀어 다니는 것. 일반적으로 뱀 종류와 지렁이 같은 벌레들을 가리킨다.

네 발로 걷는 것. 악어, 도마뱀 등과 같이 짧은 네 발로 마치 기는 것처럼 걷는 짐승을 총칭하는 말이다.

여러 발을 가진 것. 일반적으로 지네, 전갈, 거미 등 다족류(多足類)를 가리킨다.

 

11:43 가증하게 되게 하지 말며. 원어적으로 ‘너희는 너희 영혼을 더럽게 만들지 말라’는 뜻이다. 따라서 본 절은 외적 부정을 제거하는 각종 정결법에 대한 교훈은 곧 내적이고 영적인 정결의 문제로 연결됨을 잘 보여 준다. 이처럼 외적인 정결 의식을 통하여 영적 정결의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하나님의 구약의 섭리였다.

더럽혀. 기본형 ‘타마’는 ‘오염되다’란 뜻인데, 특별히 종교적이고 의식적인 면에서 불결하게 되고, 비천하게 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11:44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 거룩하게 하고. 거룩’(코페쉬)은 어원상 ‘분리’, ‘구별’이란 뜻으로 모든 죄악되고 부정한 것으로부터 분리된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래 이 말은 하나님에게만 적용되는 말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죄악과 분리된 절대 거룩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아가 이 말은 하나님께 속하는 모든 물건이나 사람들에게까지 확대 적용되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만민 중에서 구별된 이스라엘 백성 역시 반드시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했다. 구약 시대의 모든 정결법은 바로 이를 위하여 제정되었다. 따라서 본 절의 의미는 모든 죄악되고 부정한 것들로부터 자신을 분리시켜 주는 이 정결법을 잘지킴으로써, 외적 정결 상태에서 내적이고 영적인 정결 상태로 승화되어 나아가라는말이다. 한편 신약시대에 와서 ‘거룩한 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믿는 성도(聖徒)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으며, 또한 거룩한 자로 구별되었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총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11:45 본 절은 앞 절(44절)의 내용을 반복 강조한 것으로 정결 의식법 제정의 근거 및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즉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언약의 백성들도 거룩해야만 하는데, 바로 그 거룩함을 얻고 또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이 정결법을 주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정결법을 주신 분은 바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압제로부터 해방하여 출애굽시킨 여호와로, 그들을 영원히 당신의 거룩한 백성으로 삼기 위해 이 법의 준수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으로부터 구출해 낸 이유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자신들의 하나님으로 삼고 섬기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역시 거룩한 공동체가 되어야 했다. 즉 모든 이방적 요소와 죄악된 요소로부터 분리되어 구별된 거룩한 하나님의 총회가 되어야 했다. 그래야만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에 맺은 거룩한 화평과 친교의 언약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거룩하신 하나님과의 친교를 저해하는 모든 더러운 요소 및 부정한 요소를 개인 및 공동체로부터 철저히 제거시키는 일을 한시도 게을리 말아야 했다.

 

11:46 46-47절. 본장의 결론 부분으로 본 장에 구체적으로 언급된 동물의 정, 부정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개괄하는 동시에 본 장에서 다룬 동물의 종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다.

 

11:47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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