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 주석, 출애굽기 2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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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1-9절: 이 부분은 제사장 위임식의 서론격으로 제사를 드릴 제물과, 아론과 그 아들들의 옷에 대한 규례이다.

제사장 직분을 위임하여. 앞 장에서 언급하였듯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하여 모세가 지니고 있던 3대 권한(종교, 사법, 행정권) 중 제사장직(종교권)을 아론과 그 아들에게 위임하라는 지시이다(28:1).

어린 수소 하나와 … 숫양 둘.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제사장직올 위임하기에 앞서 그들을 성별케 하는 데 필요한 제사, 제물이다. 이중 수소는 속죄제를 위한 것이며 숫양 둘은 각각 번제와 화목제를 위한 것이다.

흠 없는. [히, 테미밈] 원뜻은 ‘완전한’이다. 이는 단순한 정성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하나님의 성품 자체가 완전하시기 때문에 이러한 제물을 요구하신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물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죄를 담당하실 어린 양 예수의 완전하심을 상징한다(히 4:15). 그러나 후대에 가서 이스라엘은 이러한 깊은 영적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흠 있는’ 제물을 드리는 등 외형적 형식으로 치우쳐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말 1:7, 8).

 

29:2 기름 섞인 무교 과자와 … 무교 전병. 과자와 전병을 대부분의 영어 성경에서는 각각 ‘케이크’(cake)와 ‘웨이퍼’(wafer)로 번역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들을 누룩을 넣지 않고서 만든 까닭은 무교병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누룩은 부패와 죄악을 상징하기 때문이다(12: 8). 그리고 이것들에 기름을 섞거나 바른 것은 하나님께 성별해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제단이나 제물, 제사장과 왕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 성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28:41). 한편 이러한 무교병과 무교 과자, 무교 전병은 하나님께 소제(素祭)를 드리는 데 사용되었다.

고운. [히, 솔레트] ‘벗기다’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곱게 빻은’의 의미이다. 광야 지대에서 고운 밀가루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하나님께 바칠 제물에는 이와 같은 것들이 요구되었다.

 

29:3 그 송아지와 두 양. 즉 속죄제용 어린 수소 한 마리와 번제용과 화목제용 숫양 두마리를 가리킨다(1절).

 

29:4 회막 문으로 데려다가. 여기서 ‘데려다가’에 해당하는 원어는 ‘카라브’로 ‘가까이 데려간다’, ‘근처로 데려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본문은 ‘회막문 근처로(가까이로) 데려다가’라는 뜻이 된다. 이렇게 회막 안, 즉 성소에 들어가지 않고 그 입구에서 위임식이 거행되는 이유는 아직 제사장의 성직에 임명되지 않은 자들이 제사장만이 출입할 수 있는 성소에 들어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Matthew Henry).

물로 씻기고. 여기 물은 성소와 번제단 사이에 있는 큰대야(물두멍)의 물을 가리킨다(40:30). 한편 아론과 그 아들들이 제사장으로 위임되기 전에 먼저 몸을 씻긴 것은 몸을 씻음으로써 몸과 영을 깨끗하게 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후 7:1, 엡 5:26). 따라서 향후 제사장들은 성막에 들어 갈 때와 번제단에 제물을 드릴 때 먼저 이 대야의 물로 손발을 깨끗히 씻어야 했다(30:20).

 

29:5 본문은 28장에 기록된 대제사장의 복식(服飾)들을 완전히 갖추어 입는 것에 대한 언급이다. 대제사장의 복장에 대한 언급이 이와 같이 반복되는 것은 그것이 차질 없이 수행되어야 할 의식이기 때문이었다. 성도가 하나님께 예배 드림에 있어서도 이러한 정성과 면밀함을 갖추어야 한다. 한편 대제사장의 의복에 관한 세부사항은 28:4 주석을 참조하라.

 

29:6 없음.

 

29:7 관유를 … 부어 바르고. 관유(anointing oil)란 거룩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하여 특별히 만든 기름을 가리킨다. 30:23-25 에 의하면 액체 몰약 500세겔, 육계(肉桂) 250세겔, 창포 250세겔, 계피 500세겔 그리고 감람 기름 1힌을 섞어서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제조하는데에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했으므로 초기에는 브살렐이 도맡아서 만들었던 것 같다(37:29). 한편 이러한 기름을 아론과 그 아들들의 머리에 부은 것은 곧 그들을 성별하여 거룩한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한다는 임직(任職)의 의미가 있다(28:41).

 

29:8 없음.

 

29:9 그들에게 제사장의 직분을 맡겨. 5-7절이 대제사장의 임직에 관한 규례임에 반해 본 절은 제사장 직분에 대한 아론 가문의 ‘배타적’ 권리를 영원한 규례로 명시한 것이다. 이같이 아론 가문만이 제사장 직분을 고유하게 맡은 것은 불규칙적이고 개인적인 제사를 방지하며 또한 훈련된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명하신대로 올바른 제사를 드리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 초기에는 아론 가문이 아닌 사람들이 임의로 제사장직을 맡았고(삿 17, 18장), 다윗 시대에는 두 가문에서 제사장이 나오기도 하다가(사독과 아비아달, 삼하 8:17, 15:24-29, 19:11), 바벨론 포로 이후에 가서야 아론 가문의 제사장 세습제가 완전히 정착되었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에는 올바르지 못한 제사가 많았고 때로는 왕이 제사장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삼상 13:9, 10, 왕상 3:4, 대하 26:10-20).

위임하여. [히, 밀레타 야드] 직역하면 ‘손에 가득 채워’란 뜻이다. 위임한다’는 뜻으로 쓰인 말레는 본래 이와 같이 ‘채우다’, ‘충만하다’는 뜻인데 상징적으로는 ‘성취하다’, ‘봉헌하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아무튼 ‘손을 채운다’는 말은 제사장의 임명올 뜻하는 고대 전문 용어로 마리(mari)의 설형문자 텍스트에도 나타나는데, 원래의 의미는 관직 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일정한 소득을 준다는 의미이다. 이 말이 성경에서 관용적인 표현으로 쓰일 때는 본 절에서처럼 제사장을 임명한다는 의미를 지니는데, 사사기에도 이러한 용례가 있다( 삿17:5, 12).

 

29:10 10-14절: 이 부분은 제사장 위임식시 드릴 속죄제에 대한 규례이다. 이 속죄제는 아론과 그 아들들의 죄를 속함받기 위해 드려졌을 뿐만 아니라 제물을 드릴 제단의 속죄를 위해서도 드려졌다(36, 37절). 이렇게 함으로써 먼저 하나님께 제사 드릴 사람 및 기구가 성결함을 받아야 했다. 그래야만 모든 제물이 하나님 앞에 향기롭게 열납되기 때문이다.

안수. 희생제물로 바쳐질 수송아지의 머리에 안수하는 것은 사람과 제물을 동일시하여, 그 제물에게 사람의 죄를 전가시킨다는 의미를지닌다(레 1:4, 4:4, 8:15, 민 8:10, 12). 이외에도 성경에는 안수의 예가 자주 있는데 이를 살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1) 신성 모독자를 돌로 칠 때(레 24:14). 이때는 신성 모독자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그 말을 들음으로써 손상된 자신의 인격과, 자신들에게 임할 심판을 전가시킨다는 의미이다. (2) 병을 고칠 때(막 6:5, 행 28:8). 치유의 능력을 안수를 통해 병자에게 옮긴다는 의미를 지닌다. (3) 성령을 받게 할 때(행 8:18). 이때의 안수는 성령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된다는 의미이다. (4) 직분을 위임할 때(행 6:6, 13:3, 딤전 4:14), 안수하는 사람이 자신의 권위와 직분, 능력 등을 타인에게 전수함을 뜻한다.
우리는 안수의 의의와 목적 및 그 효용성을 잘 이해하며 신중히 시행해야 하며 결코 인위적인 목적으로 남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안수는 그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보다 완전한 데로 나아가는 단계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히 6:2).

 

29:11 없음.

 

29:12 그 피를 … 제단 뿔들에 바르고. 여기의 제단은 성소 안에 있는 금으로 만든 분향단이 아니라 뜰에 있는 놋쇠로 만든 번제단을 말한다. 또한 제단 뿔이란 번제단의 네 모퉁이 귀를 말한다. 이러한 제단의 뿔은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상징하며(27:2), 여기에 희생제물의 피를 바르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 피를 받으시고 인간의 죄를 사해 달라는 간구 행위이다.

 

29:13 모든 기름과 … 꺼풀과 두 콩팥. 짐승의 여러 부위 중 이것만 단 위에서 태우는 까닭은, 이것은 희생제물의 속부분으로서 가장 기름진 부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장은 짐승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그 생명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각 부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레 3:3 주석을 참조하라.

 

29:14 고기와 가죽과 똥을 진 밖에서 불사르라.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으로 행군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광야에서 유목민의 캠프 형태로 생활했다. ‘진’이란 원어 ‘라마하네는 바로 이러한 ‘장막’, ‘캠프’ 등을 뜻한다. 한편 희생제물의 고기와 가죽 등을 진 밖에서 태운 이유는, 내장 부위를 단위에서 드리고 남은 부분은 더 이상 사람과의 접촉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즉 일단 희생제물로 드려진 짐승은 인간의 죄책을 짊어진 불결한 것이므로 더 이상 거룩한 성소나 신앙공동체인 이스라엘 진영에 머무를 수 없고 진 밖으로 내어 가야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히브리서 기자는 이를 예수께서 인간의 모든 죄를 지신 후 영문 밖에서 죽으신 것과 연결시키고 있다(히 13:12).

속죄제. 여기서의 속죄제는 특히 대제사장을 위한 것인데 이처럼 성직의 위임식에서 죄의 회개가 선행되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즉 이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중보자 역할을 담당할 대제사장 역시 죄인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히브리서 기자는 그러한 아론의 반차를 따르는 대제사장이 드리는 제사는 불완전하고 일시적임을 지적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완전하고도 영원한 제사를 가르친 것이다(히 9:11-15, 10:1-14).

 

29:15 숫양 한 마리. 1절에 나오는 두 마리의 숫양 중 번제 제물로 쓰기 위한 한 마리이다.

 

29:16 피를 가져다가 제단 … 뿌리고. 모든 죄는 피로써 속한다는 원리(히 9:22)에 따라 번제 드릴 제단을 먼저 속죄하기 위해 뿌리는 것이다.

 

29:17 속죄제물과는 달리(13절) 번제 제물은 내장 뿐 아니라, 그 고기와 머리, 다리 부분까지 단 위에서 모두 태워야 했다(18절). 그 까닭은 그것이 인간의 죄를 짊어진 속죄제물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온전한 헌신을 상징하는 자원 제물이기 때문이었다(18 절).

 

29:18 번제. [히, 올라] ‘계단’, ‘올라감’, 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그것은 이 말이 ‘오르다’, ‘올라가다’라는 동사 ‘알라’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즉 연기가 위로 ‘올라간다’는 의미로부터 번제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 것이다. 한편 번제는 제물 전체를 태우는 제사로 하나님께 ‘완전히 드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제사장의 위임식에서 속죄제에 이어 이러한 번제를 드리는 것은 회개에 따른 완전한 헌신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향기로운 냄새. [히, 레아흐 니흐 호아흐] ‘레아흐’는 ‘향내’, 냄새’라는 뜻으로 ‘바람불다’, ‘숨쉬다’는 뜻의 ‘루아흐’에서 유래했으며, ‘니흐 호아흐’는 본래의 의미가 ‘편안한’, ‘즐거운’이다. 따라서 이를 직역하면 ‘즐거운 향기’, ‘편안한 향기’가 된다. 즉 제물이 하나님께 열납되어 죄로 인한 진노가 멈추고, 이제 안정되고 평화로운 상태가 되었다는 뜻이다. 한편 ‘루아흐’는 명사로 쓰일 때 ‘바람’이라는 뜻과 함께 ‘영’이라는 뜻도 가진다. 따라서 ‘향기로운 냄새’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즐거운 영적인 제사가 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사실 짐승을 태우는 냄새가 실제적으로 향기로울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하나님 편에서 피제사를 드리는 인간의 기꺼운 순종을 향기로운(즐거운) 냄새(영적 제사)로 받으시는 것을 뜻한다 하겠다.

화제. [히, 이쉐] 원뜻은 ‘불’이며, 곧 불에 의한 제사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것은 제사의 종류가 아니고 제사의 한 방법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뒤에 나오는 요제(24절) 역시 마찬가지이다.

 

29:19 19-28절: 이 부분은 제사장 위임식 때 드릴 화목제에 대한 규례이다. 이 화목제는 소제와 함께 드려졌는데, 이것은 하나님과의 화목, 친교 등을 나타내는 제사이다. 이 화목제에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하나님께 받는 소유물이 있는데, 이것을 응식(應食)이라 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하는 자에게 합당한 양식을 제공해줌을 의미한다.

다른 숫양을 취하고. 1절에 나오는 두 마리의 숫양 중 화목제물로 쓰기 위한 숫양을 가리킨다.

안수할지며. 10절 주석 참조.

 

29:20 오른쪽 귓부리 … 오른손 엄지 … 오른발 엄지. 화목제물로 잡은 숫양의 피를 제사장의 이러한 신체 부위에 바르는 것은 곧 하나님께 대한 제사장의 전적 순종과 헌신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손과 발의 엄지를 잃으면 힘을 쓸 수 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삿 1:6). 따라서 손과 발, 특히 그중에서도 오른손과 오른발의 엄지는 힘을 나타내며 여기에 피를 바른 것은 이것으로 열심히 봉사해야 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귀는 대체적으로 ‘예속’을 의미하는 신체 부위이다. 그러므로 고대 근동에서는 어떤 사람의 귀에 구멍을 뚫으면 그는 일평생 상전에게 소속된 사람으로서 충성을 다할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21:6). 그러나 여기서 제사장의 귓부리에 화목제물의 피를 바른 것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주의깊게 듣고서 그 말씀대로 철저히 순종하야 함을 상징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Wycliffe).

 

29:21 제단 위의 피와 관유를 … 옷에 뿌리라. 숫양의 피 중 단 위에 뿌리고 남은 피를 또다시 거룩한 목적에 쓰이는 관유(7절)와 섞어 제사장의 옷에 뿌렸다. 이처럼 피 섞은 기름을 제사장들의 옷에 뿌린 것은 피에 의해 그 옷을 입는 제사장의 죄가 가리워지며, 기름에 의해 거룩히 구별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29:22 기름진 꼬리. 비단 양 뿐만 아니라 소나 각종 짐승의 꼬리는 그 짐승의 신체 부위 중에서 가장 값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를 지닌다(13절).

위임식의 숫양. 문자적인 뜻은 ‘채움의 양’(ram of filling)이다. 이는 속죄용 수송아지(10절)와 번제용 숫양(15절)에 이어 마지막 남은 이 화목제용 숫양을 화목제물로 드림으로써, 아론과 그 아들들이 비로소 제사장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데서 비롯된 명칭이다(Clark).

 

29:23 2절에서 언급된 소제물들이다. 이처럼 화목제 숫양(위임식의 숫양)은 소제와 더불어 드려졌다.

 

29:24 그 전부를 아론의 … 손에 주고. ‘준다’는 뜻의 히브리어 ‘숨’은 ‘두다’, ‘가져오다’, ‘놓다’라는 뜻과 함께 (어떤 지위에) ‘지명하다’, ‘임명하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모세가 제물을 아론과 그 아들들의 손에 넘겨 주는 것은 곧 자신의 제사장직올 그들에게 이양함과 함께 정식으로 그들을 제사장에 임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흔들어. 이 말의 히브리어 기본형 ‘누프’는 ‘흔들다’는 뜻과 함께 ‘흔들어 바치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는 봉헌하는 제물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 앞뒤로 흔드는 것을 말하며 또한 음식을 식탁 위에 차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요제. 이는 번제나 화목제 또는 소제 등과 같은 제사의 종류가 아니고, 화제나 거제(擧祭), 전제(奠祭)와 같은 제사 드리는 한 방법이다. 요제의 방식은 제사장이 제물을 높이들어 흔들었다가 내리는 것으로 이런 행위는 하나님께 바쳤던 것을 다시 제사장이 자신의 양식으로 되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영적으로 중요한 예표론적 의미를 지니는데 곧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성도의 양식으로 주신 사실이다(요 6:27, 48-58). 한편 이러한 요제(wave offering)는 치유된 나병 환자의 속건제(레 14:12, 21, 24)나 첫 열매의 곡식단(레 23:15) 및 칠칠절 때 드리는 두 떡덩이(레 23:17, 20) 등을 하나님께 바칠 때도 이용되었다.

 

29:25 너는 … 그들의 손에서 가져다가. 지금 모세는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제사장직을 위임하고 있지만, 이번 위임식 제사까지는 여전히 모세가 그 직분을 수행하였음(24절)을 증언해주는 구절이다. 즉 아직까지는 아론과 그 아들들은 일반 백성과 똑같이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번제물을 더하여. 여기서 번제물이란 ‘불살라지는 제물’(burnt offering)이란 뜻이다. 따라서 이 말의 정확한 번역은 ‘번제물이 되도록’이며, 곧 22, 23절에 언급된 제물을 불살라 태우라는 뜻이다.

향기로운 냄새. 18절 주석 참조.

 

29:26 위임식 숫양. 22절 주석 참조.

네 분깃. 여기서 ‘분깃’이란 ‘받을 권리가 있는 몫’을 가리킨다. 당시 제사장은 다른 생업에는 관여함이 없이 오직 하나님께 봉사하는 일에만 전념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생계를 유지할 다른 방도가 달리 없었는데,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제사를 드리고 난 제물이나 백성들의 십일조를 그들의 ‘분깃’으로 주셨다.

 

29:27 없음.

 

29:28 화목제. [히, 쉘라밈] ‘배상하다’, ‘반환하다’, ‘평화롭게 하다’는 동사 ‘샬람’에서 유래한 말로 하나님과 인간의 화목을 위해 드리는 제사인데, 화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목하게 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화목한 사실을 감사하여 드리는 제사였다. 일명 ‘수은제’(酬恩祭)라고도 하는 이 화목제에는 (1) 지나간 축복에 대해 드리는 감사제 (2) 장차 받을 은혜와 축복의 조건으로 드리는 서원제 (3) 기도의 보조물로 드리는 자원제 등 세 가지가 있었다(레 3장, 7:11-36). 한편 성경에서 이러한 화목제를 드린 의식의 경우로는 칠칠절 때(레 23:19, 20)와 나실인의 서원이 완전히 마칠 때(민 6:17-20) 그리고 본문과 같이 제사장의 위임식 때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화목제 희생을 드린 국가적 사건으로는 암몬족을 제압한 전쟁의 종결(삼상 11:15), 기근 또는 온역의 중단시(삼하 24:25), 국가적인 영적 부흥 때(대하 29:31-36)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각지방에서는 온 가족을 위해 화목제물을 잡거나(삼하 20:6) 첫 열매의 수확 같은 축제 때에 이 같은 화목제물을 드렸다(22:29-31, 삼상 9:11-13, 22-24, 16:4, 5).

거제물. 거제(擧祭)로 드리는 희생제물. 거제란 제물의 가슴부위를 높이 들었다가 내리는 제사 방법으로 그 실제적, 영적 의미는 요제와 동일하다(24절). 제사가 끝난 후에는 그 거제 제물 중 오른쪽 넓적다리가 제사장의 분깃으로 돌려졌다.

 

29:29 후에. 즉 ‘아론의 대제사장 임기가 끝난 후에’라는 뜻이다. 대제사장직은 종신 세습제였으므로 아론이 죽은 후 그 직분은 장자가 차지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론의 장자 나답과 차자 아비후는 하나님께 제사를 잘못드린 결과로 죽임을 당했으므로(레 10:1, 2), 아론은 죽기 직전에 호르 산에서 그의 셋째 아들 엘르아살에게 대제사장복을 넘겨 주었다(민 20:28).

아론의 아들들에게 돌릴지니. 대제사장의 의복은 후임자를 위해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전임자의 것을 물려받았다.

그것을 입고 … 위임을 받을 것이며. 아론 사후 대제사장으로 위임받게 될 아론의 아들들의 이전 신분은 일반 제사장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그가 대제사장의 직무를 이어받기 위해서는 최초의 대제사장인 아론이 했던 것과 똑같은 위임식을 치러야 했다.

 

29:30 이레 동안. 이처럼 대제사장 위임식은 7일 동안 행해졌는데(35절), 이후부터 후임 대제사장 역시 이에 준하여 7일 동안 위임식을 거행해야 했다. 한편 성경에서 ‘7’은 ‘거룩’과 ‘완전’을 상징하는 수이다. 따라서 제사장의 위임식 날수를 7일로 정한 것은 이와 같은 ‘거룩한 완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9:31 31-34절: 이 부분은 희생제물 중 아론과 그 아들들이 먹는 고기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다. 아론과 그 아들들이 먹을 수 있는 부분은 하나님께 제물로 태워 드린 부분 외에 모든 것이다. 화목제물은 타인이 드렸을 경우 타인과 함께 먹었으나(레 7:5-21), 위임식 때와 같이 제사장들이 드렸을 경우 제사장들만 먹었다. 그리고 속죄제물일 경우에는 타인이 드렸든지 제사장들이 드렸든지 오직 제사장들만 먹었다. 한편 번제인 경우 모든 부분이 불태워지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고 단지 가죽만 남았다(레 7:8).

거룩한 곳. [히, 마콤 카도쉬] ‘마콤’은 ‘일어나다’는 뜻의 동사 ‘쿰’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의 의미는 ‘서 있기’이다. 그러나 종종 본 절에서 처럼 ‘지점’, ‘장소’, ‘공간’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그런데 본 절에서의 거룩한 곳은 ‘성소’와는 구별되는 곳으로 아마 성막의 뜰을 가리키는 것 같다. 왜냐하면 성소는 ‘하카도쉬’라 하여 거룩함을 뜻하는 ‘카도쉬’에 정관사(하)가 결합한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Lange).

 

29:32 고기와 … 떡을 먹을지라. 원래 화목제는 공동 식사 곧 제물을 드리는 사람과 제사장 등이 그 희생제물을 함께 먹는 것으로 절정을 이룬다. 이때 제사장에게 돌아가야 할 몫과 제단 위에서 불사르는 부분 이외의 고기는 제사를 드리려고 제물을 가져 온 사람과 그 가족, 그리고 레위인까지 포함하는 공동의 양식으로 사용되었다(신 12:12, 18, 19). 그러나 여기서는 제사장 위임식을 위한 화목 제사였으므로, 다른 사람들을 제외한 아론과 그의 아들들만이 식사에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때 그들이 먹을 수 있는 고기는 하나님께 제물로 불태워 바친 것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다. 이와 같이 제사 후 남은 부분을 제사장만이 먹을 수 있는 경우는 이외에도 속죄제가 있다(레 6:26).

 

29:33 속죄물. 이는 단지 속죄용 제물(10-14절)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번제용 제물(15-18절)과 화목제용 제물(19-25절)까지도 지칭하는 말이다. 그 모두를 속죄물(贖罪物)이라 칭한 것은 통상 속죄제로 죄를 속하지만, 화목제도 피 뿌림 의식으로 죄를 속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레1:4, 3:2).

타인. [히, 자르] ‘죄를 짓다’는 뜻의 어근에서 유례한 말로서 ‘범죄’라는 뜻과 함께 ‘이상하다’는 뜻도 갖고 있다. KJV는 이를 ‘낯선 사람’(stranger), NIV는 부정적인 부사 형태인 ‘아무도’(no one else)로 그리고 NEB는 ‘자격없는 사람(no qualified person)등으로 번역했는데, 원래 어근을 따른다면 ‘죄인’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렇게 할 경우 바로 뒤이어 나오는 ‘거룩하기 때문이라’란 말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전체 뜻은 ‘일반 백성들이 제사장 위임식의 속죄제물을 먹지 못하는 까닭은 그들이 죄인이기 때문이다’라는 의미가 된다.

 

29:34 아침까지 남아 있으면 … 불에 사를지니. 이처럼 제사드린 후 남은 고기는 당일에만 먹고 나머지는 모두 소각시켜야 했다. 그 이유는 무더운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고기를 남겨두면 쉽게 부패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까닭은 거룩한 의식에 사용된 거룩한 음식이 경솔하게 취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서이다(23:18).

 

29:35 35-37절: 이 부분은 아론과 그 아들들의 제사장직 위임식을 칠 일 동안 계속하라는 지시이다. 그런데 ‘7’이란 성경에서 종종 거룩과 완전을 나타내는 숫자로 쓰인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아론과 그 아들들로 하여금 7일 동안 계속 위임식 제사를 드리도록 한 것은 그들의 속죄와 헌신, 화목, 봉사 등을 거룩하고 온전케 하려 함이었음을 알 수 있다.

 

29:36 제단을 위하여 속죄하여. 제단도 부정한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동일하게 부정한 것으로 간주하여 이를 거룩하게 하기 위한 의식을 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깨끗하게 하고. [히, 힛테타] 기본형 ‘하타’는 ‘속죄하다’, ‘회개하다’는 뜻인데(본래 의미는 ‘빗나가다’) 개역 성경이나 영어 성경(KJV, NIV)에서는 ‘깨끗하게 하다’(purify)로 번역하고 있다. 아무튼 이를 앞 부분의 ‘제단을 위하여 속죄하여’와 연결해서 직역하면 ‘속죄제를 지내는 동안 제단을 위해 속죄하라’는 말이 된다. 즉 이는 매일 드리는 속죄제 때 제단을 위해서도 속죄하라는 뜻이다. 한편 레 16장에 의하면, 같은 이유에서 비단 제단뿐만 아니라 성소의 모든 기구들도 속죄일에 ‘깨끗함’을 입는 의식을 거쳐야 했음을 알 수 있다.

기름을 부어. 일반적으로 기름 부음은 성별(聖別)을 의미하므로(30:26, 40:10, 레 8:11, 민 7:1), 단에 기름을 붓는 것은 제사를 거룩하게 드리기 위한 성결의식으로 볼 수 있다.

 

29:37 제단에 접촉하는 것이 거룩하리라. ‘접촉하다’로 번역된 ‘나가’는 ‘손대다’, ‘만지다’는 뜻 외에도 ‘가져오다’, ‘결합하다’는 의미가 있다. 한편 제단과 접촉하는 제물은 그 제단 자체의 힘에 의해 거룩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제단 위에 놓여지는 것은 거룩하신 하나님의 소유로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룩해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29:38 매일. [히, 라욤 타미드] 직역하면 ‘매일’, ‘계속적으로’라는 뜻으로 7일간의 제사장 위임식 기간 동안 매일 드려야 하는 상번제(常燔祭)를 가리킨다. 한편 이스라엘 역사상 이러한 상번제는 점차 율법 준수의 핵심이 되어졌는데, 이 제사시에는 번제와 소제와 전제도 함께 드려졌다(40, 41절). 눅 2:8에 나오는 목자들은 아마도 성전에서 매일 드려지는 이같은 제사에 쓰일 양을 치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29:39 한 어린 양은 아침에 … 저녁 때에. 유대인의 전통에 따르면, 아침에 드리는 양은 전날 밤에 지은 죄를 위한 것이고, 저녁때 드리는 양은 그날 낮 동안에 지은 죄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편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제사는 아마도 나중에 시간을 정해 놓고 드리는 기도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을 것이다(행 3:1).

 

29:40 밀가루 … 기름 … 포도주. 여기서 밀가루와 기름은 소제용 제물이며(41절), 포도주는 전제용 제물이다.

전제. 일반적으로 포도주를 제물 위에 뿌리는 제사의 한 방법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의 헌신적인 봉사를 상징한다. 이러한 전제(drink offering)는 상번제(민 28:7)때에 조석으로 함께 드려졌고, 안식일 제사때(민 28:14)에도 드려졌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초막절 제2일과 그 이후의 각 절일들에도 드렸던 것으로 확인된다(민 29:18, 21). 그러나 그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Josephus).

에바 … 힌. 여기서 에바(Ephah)는 고체의 부피를 측정하는 단위로 대략 23리터 가량의 체적이다. 그리고 힌(Hin)은 액체의 용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 양의 차이가 있으나 대개는 약 3.8리터에 해당한다.

 

29:41 소제. 다른 제사에 규칙적으로 따르는 부수적인 제사로 떡, 첫 열매, 고운 가루, 기름 등이 그 제물이었다. 보통 번제 뒤에 따랐고 그 가루와 기름의 양은 희생제물에 따라 정해졌다(민 15:2-10). 이러한 소제가 드려진 다음에는 언제나 화목제가 이어졌다(레 7:12-14, 민 15:4). 이 소제는 하나님께 대한 충성과 감사를 의미하는데, 제사 후 남은 부분은 다른 제사 때와 마찬가지로 제사장의 분깃으로 돌려졌다(레 2:3, 6:16-18).

향기로운 냄새. 18절 주석 참조.

 

29:42 늘 드릴 번제. 즉 상번제(常燔祭)를 가리킨다. 번제 중에는 때를 따라 드리는 특별 번제가 있고, 이처럼 항상 아침 저녁으로 계속 드려야 하는 상번제가 있다.

 

29:43 내가 거기서 … 만나리니 … 거룩하게 될지라. 하나님께서 회막 곧 지성소 안의 속죄소 위에서(25:22) 제사장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만나실 것인데, 이로 인해 회막이 거룩한 장소가 될 것이란 의미이다. 그렇다고 해서 본 구절을 하나님께서 회막 안에만 거하신다거나 오직 그곳에서만 백성들을 만나신다는 한정된 의미로 해석해서는 결코 안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본질적으로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신 편재적(偏在的) 속성을 지니고 계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사실로 보아 하나님께서는 회막이라는 구체적 장소를 통해 당신의 백성들과 보다 직접적인 교제를 나누시기 원하셨던 것임을 알 수 있다(25:22).

 

29:44 내가 … 거룩하게 하며. 모세에 의한 제사장 위임식 및 성소 기구의 성결 의식은 제사장과 각종 성막 기구를 거룩하게 하는 상징적 의미만을 지니고, 실제로 그것들을 거룩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강조하는 말이다.

 

29:45 이스라엘 자손 중에.[히, 베토크 베네 이스라엘] 여기서 ‘중에’라고 번역된 ‘베토크’는 ‘중앙에’, ‘가운데’라는 뜻이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에 거하시겠다는 뜻으로 일차적으로는 성막의 위치가 이스라엘 진의 중앙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입증된다. 더욱이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의 모든 영역 중심부분에 함께 하시겠다는 표현이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 가운데 계시겠다는 표현은 신, 구약을 통해 자주 나타나고 있다(25:8, 레 26:11, 12, 고후 6:16, 계 21:3).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니. 문자적으로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되리니’이다. 이 약속은 레 26:12에서 “나는 …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니라”로 발전하여 이후 계속 반복되는데(렘 7:23, 11:4, 24:7, 30:22, 겔 11:20, 36:28, 37:27), 특히 렘 31:31-34에서는 이를 가리켜 ‘이스라엘 집에 세울 언약’이라고 하여 하나님과 그의 백성의 관계가 공고히 수립됨을 보여 준다. 즉 하나님과 그의 백성 간의 언약 관계가 정식 체결된 것은 출애굽을 통해서이며, 그것이 제사장의 위임식 때에 공식화되었고, 예언자들을 통해 완전한 형태로 확인되다가, 마침내 그리스도에 의해 완전 성취되었다.

 

29:46 알리라. [히, 야다] 보다 정확한 뜻은 ‘인정하다’, ‘이해하다’, ‘경험하다’이다. 즉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하신 일)을 실제 역사적 경험을 통해 깨닫고 인정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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