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 주석, 다니엘 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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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2장까지 계속되는 본서의 마지막 환상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이 환상을 통한 계시는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8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바, 바사 제국의 통치 때부터 세상 끝날까지의 세계 역사와 이스라엘의 미래가 예언되고 있다. 한편 그 전체 계시의 서막인 본장은 다니엘 환상의 배경과 메시야를 통한 환상의 전개가 기술된다.
바사 왕 고레스 삼 년 - 고레스는 옛 바사지역의 왕 캄비세스 1세(Cambyses I. B.C. 600-559)와 메대 왕 아스투아게스(Astyages)의 딸 만데인(Mandane) 사이에서 태어나 메대와 바사 제국을 통합해 강력한 페르시아 제국을 건립한 고레스 2세(Cyrus II, B.C. 559-529)를 가리킨다(6:1-3 '다리오' 주석 참조). 또한 그의 즉위 '삼 년'이라는 것은 그가 외삼촌인 동시에 장인인 키악사레스 2세로부터 제국에 대한 실권을 처음 넘겨받은 B.C. 558년으로부터의 '3년'(B.C. 556)이 아니라 메대와 바사를 병합시켜 페르시아 제국의 공식적인 왕으로 즉위한 해(B.C. 536)로부터의 '3년', 곧 B.C. 534년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1:21에 의거할 때 당시 다니엘은 노령이어서 지방의 한직(閑職)으로 물러난 상태였음을 추측케 한다(1:21 주석 참조). 한 일이...나타났는데 - 여기서 '일'(* , 다바르)은 일반적으로 '말', '명령'이란 뜻을 가지는 바, 이는 '드러나다', '확실하게 알리다'란 뜻의 '나타났는데'(* , 갈라)와 함께 다니엘이 처음부터 5절의 '한 사람'과 직접 대면하여 하나님의 계시를 들은 사실을 암시한다(Delitzsch, Expositers Commentary).
큰 전쟁에 관한 것이라 - 여기서 '전쟁'(* , 차바)의 원어상 의미가 '전쟁'이란 의미 외에 '무리'(집단), '곤경'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 구절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는 매우 분분하다. (1) '곤경'의 의미에서 유추하여 이를 '큰 압제나 고난'(great tribulation, LB)으로 해석하는 견해(Hitzig, Delitzsch, Zockler, Kranichfeld), (2) 본장에서는 특별히 천사들의 사역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13, 21절)을 고려하여 '무리'(host), 곧'(천사들의)큰 무리'로 해석하는 견해(Thomson, Aquila), (3) 원문의 의미와는 다르게 예외적으로 '정한 때'(the time appointed was long, KJV)로 해석하는 견해이다. 그러나 본장의 환상이 역사적으로는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 의한 유대 민족 핍박을, 상징적으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마지막 날에 적그리스도로부터 받을 핍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1)의 견해가 가장 타당한 듯하다.

=====10:2,3
본문에서 보여지는 다니엘의 슬픔과 그에 따른 행동은 곧 본 환상의 의미가 그의 동족 유대 민족이 당할 고난이라는 점에서 기인된 것이다. 한편 '세 이레'는 문자 그대로 '삼 주'(three weeks)를 가리킨다(9:24 주석 비교). 좋은 떡을 먹지 아니하며...기름을 바르지 아니하니라 - 2절의 '슬픔'에 대한 외적 표현들이다. 곧 본 구절에서 '좋은 떡...입에 넣지 아니하며'는 당시 다니엘의신분상 다니엘이 그의 일상적인 음식들을 삼가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Thomson). 또한 몸에 기름을 바르는 관습은 고대 근동에 있어서 큰 기쁨의 상징이었으며 귀한 일로 간주되었다(Thomson, Delitzsch). 따라서 본 구절은 동족을 위한 다니엘의 기도가 준금식 상태에서 행해진 것으로 자신의 안락과 일상적인 삶을 포기한 간절한 증보의 신앙적 자세에서 발원한 것임을 알게 한다. 한편 '좋은 떡'(* , 레헴 하무도트)은 원어상 '좋은 음식', '귀한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나, 일부 학자들은 이 말의 의미를 4절('정월'-유월절)에서 유추함으로써 '누룩 놓은 떡'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학자들은 다니엘이 '누룩 없는 떡', 곧 무교병을 먹은 것으로 이해하여 유월절의 고난 떡(신 16:3)과 의미상의 병행을 시도하기도 한다(Havernick, Hitzig, Kranichfeld).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원어상 의미를 너무 비약시킨 것이다.

=====10:4
정월 이십 사 일 - 유대의 종교력상 이 정월(니산월)은 유월절 절기가 속해 있는 달이었다. 그런데 유월절은 정월 10일경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정월 14일에 유월절 양을 잡으며 무교절로 이어져 그 달 21일까지 행사가 계속되었던 바, 다니엘의 3주간의 금식 기도가 이 유대의 유월절 기간에 행해졌음을 알게 한다.
힛데겔이라 하는 큰 강가에 있었는데 - 이상 중에 을래강에 서 있었던 8:2과는 달리 정확한 날까지 기록된 점과 7절의 정황에 미루어, 다니엘이 그의 측근들과 함께 실제로 힛데겔 강가에 서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Thomson, Delitzsch). 그가 왜 그곳에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아마도 그 지역의 행정관직을 맡아 공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는 사실만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1절 주석 참조). 한편 '힛데겔 강'은 당시 바벧론 지역에 속해 있던 티그리스 강이다.

=====10:5,6
다니엘이 본 이상 중의 한 사람에 대한 상세한 묘사이다.
한 사람 - 이 사람의 실체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두 가지 견해로 대별된다. (1) '세마포 옷'(겔 9:11;눅 24:4;행 1:10), '무리의 소리'(계 10:3) 등의 묘사가 천사의 모습으로 지시된 바 있으며 본문의 대체적인 묘사가 계 10:1에 나타난 천사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점과 본서의 용례상 환상의 전달자와 해석자로서의 천사의 등장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이를 '한 천사'로 보는 견해(Thomson, Expositers Commentary), (2) '그 몸은...그 말소리...'란 말이 예적으로 그리스도에 관한 묘사에만 사용되었다는 점과 이와 유사한 문장인 겔 1;14, 15;10:1-3;43:1-5;계 1:13-16이 곧 그리스도의 현시를 묘사한 것이란 점에서 이를 영광스러운 주님 곧 그리스도의 현시에 대한 묘사라고 보는 견해이다(Delitzsch).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신약과의 연관성을 노려할 때 (2)의 견해가 타당한 듯하다. 만약 이에 동의한다면, 본문은 구약 성경 중 가장 상세하게 이루어진 그리스도에 대한 묘사라고 볼 수 있다. 세마포 옷을...띠었고 - '세마포 옷'(* , 라부쉬 바딤)은 가는 베로 만든 희고 빛나는 옷으로서 신적 위엄과 정결을 상징한다. 한편 '우바스 정금 띠'에서 '우파즈'(* )는 오직 '우바스의 금과 다시스의 은'이라는 말로 렘 10:9에만 나타나는 바, 이에 미루어 '우바스'는 금이 생산되는 한 지역에 대한 명칭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몸은...무리의 소리와 같더라 - 이상 중에 본 사람의 신체에 관한 묘사이다. '그 몸은 황옥 같고'에서 '황옥'(* , 타르쉬쉬)은 노란색이나 금빛이 감도는 담청색을 가리키는 것으로 신약의 '황보석'같이 빛남을 표현한다(계 21:20). 한편 '얼굴의 번갯빛'이나 '횃불같은 눈'은 계 1:14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표현된 것으로 깊은 통찰력과 악에 대한 격렬한 진노를 의미한다. 또한 '무리의 소리'(* , 콜 하몬)는 겔 1:24에서 전능자의 현현 때 들려졌던 '많은 물 소리'(* , 콜 하물라)나 '군대의 소리'(* , 콜 마하네)와 같은 뜻으로 쓰여졌다.

=====10:7
나 다니엘이 홀로 보았고 - 이는 이하 문장과 함께 다니엘이 그의 수행원들과 함께 힛데겔 강가에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4절 주석 참조). 한편 이 구절을 다니엘만이 이 환상을 보았으며 그 나머지 사람들은 신적 존재의 임재를 느끼고 도망했다는 사실 속에서 이 계시의 사실성을 부각시키고 있다(왕하 6:4-17;행 9:7;22:9).

=====10:8
내 몸에 힘이 빠졌고 - 문자적으로는 '내 몸에 남아있는 힘이 하나도 없고'란 뜻으로 '나의 힘이 다 없어졌고'란 말과 함께 다니엘이 그 장엄한 신적 이상 앞에서 그의 몸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쇠진해 있었음을 보여준다(8:18 주석 참조).
나의 아름다운 빛이 변하여 썩은 듯하였고 - 여기서 '아름다운 빛'(* , 호드)은 '낯빛'(5:9;7:28), '즐기던 빛'(5:6)과 같은 의미로 얼굴에 나타난 신선한 생기를 말한다. 따라서 본 구절은 생기있는 산 자의 얼굴빛이 마치 죽은 자처럼 변했다는 의미로, 이상의 신적 권위에 압도당한 다니엘의 내적, 외적 상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0:9,10
8:18, 27 주석을 참조하라.

=====10:11
은총을 크게 받은 사람 다니엘 - 9:23 주석을 참조하라.
내가 네게 보내심을 받았느니라 - 이는 다니엘로 하여금 일어서도록 하게한 이유를 지시한다. 곧 고대 근동에 있어서 신하들이 왕 앞에 나아갈 때에는 허리를 굽히고 부복하였으나 실질적으로 황의 명령이 있을 때에는 일어서서 그 명령을 받은 사실과 유사한 것으로, 이러한 자세는 명령을 보다 주의깊게 듣기 위한 자세였다(Thomson).

=====10:12
네가 깨달으려 하여...들으신 바 되었으므로 - 신실한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확고하고도 신속한 응답을 보여준다(9:23 주석 참조).

=====10:13
다니엘의 기도에 대한 신속한 응답이 지체된 이유가 설명된다. 바사국 군이...막았으므로 - 여기서 '군'(君)은 원어상 일반적인 '왕'을 가리키는 '멜레크'(* )와는 달리 '두목', '통치자', '지배자'란 뜻의 '사르'(* )로 쓰여졌는 바, 이는 곧 하반절의 천사 미가엘에 대한 '군장'(軍長)이란 표현과 함께 영적 존재를 일컫는 말로 쓰여졌다. 여기서의 '바사국 군'은 통상적인 페르시아의 왕들을 지칭하는 것(Havernick, Kranichfeld, Calvin)이 아니라 페르시아 제국의 수호신에 해당하는 악령의 세력을 상징하는 것이다(엡 2:2;6:12, Delitzsch, Kliefoth). 이러한 사실은 신실한 기도의 응답이 지연될 수 있는 경우를 보여주는 바, 이는 지속적이고 낙심치 않는 기도만이 확고한 응답을 받을 수 있다는 중요한 원리를 제시해준다(눅 18:1). 실로 모든 악의 세력들 또한 하나님의 세력 아래 있으나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궁극적인 뜻의 성취를 위해서 악의 세력들이 잠시 동안 제한된 범위 내에서 활동하도록 허락하신다(욥 1:12;2:6).
내가 거기 바사국 왕들과 함께 머물러 있더니 - 개역 성경과는 달리 원어 성경에서는 이 말이 미가엘의 도움 이후에 해당되는 문장의 말미에 기록되고 있는 바, 곧 메시지 전달자가 미가엘 천사의 도움으로 악한 영의 세력을 이긴 다음 바사 왕 곁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Delitzsch). 이는 특별히 '바사국 왕들'이란 복수형의 표현을 통해 그러한 영향력이 당시 바사의 왕인 고레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바사 제국의 전역사속에서 지속적으로 유대 민족의 회복과 구원을 위해 주어지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군장 중 하나 미가엘이 와서 나를 도왜므로 - 여기서 '군장'(* , 솨림 리쇼님)은 '첫째 우두머리'라는 문자적 의미를 가지는 바, 이는 하나님 곁에서 수종드는 천사들의 장을 가리킨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천사들은 그들 사역의 고유 영역을 가진 다양한 그룹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여기서의 '군장'은 곧 그러한 그룹의 장을 가리키는 듯하다. 한편 '누가 하나님과 같은가'라는 뜻의 '미가엘'(* , 미카엘)은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아 악한 영계의 권세에 대항하여 싸우는 처사들의 장을 가리킨다(유 1:9;계 12:7).

=====10:14
말일에 - B.C. 2세기 경에 있을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유대인 핍박 시기(8:9-14)를 가리킨다는 견해(Kranichfeld, Thomson)와 세계 역사의 마지막 때, 곧 메시야 시대를 가리킨다는 견해(Delitzsch)가 있으나 안티오쿠스가 곧 종말에 있을 적그리스도의 전형(계 13, 17장, '짐승')이라는 점에서 첨예하게 구분시킬 필요는 없다(8:26 주석 참조). 한편 이 말은 '이 이상은 오래 후의 일이니라'란 말로 더욱 강조된다.
내 백성의 당할 일 - 곧 11, 12장에 언급될 환상의 내용이다.

=====10:15
4:19 주석을 참조하라(8, 9절 비교).

=====10:16,17
인자와 같은 이가 있어 - 여기서의 '인자'(* , 베니 아담)는 7:13에 언급된 예수 그리스도를 일컫는 호칭으로서의 '인자'(the son of man)와는 달리 많은 역서들이 '사람들의 아들들'(the sons of men, KJV, RSV), '한 사람'(a mon, NIV, LB) 등으로 번역하고 있는 바, 곧 일반적인 사람의 형태로 나타난 천사를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는 중반부의 '내 주여'의 '주'가 예배의 호칭인 '여호와'로 쓰여지지 않고 하나님뿐 아니라 통상적으로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 '아도나이'(* )란 일반적인 존경의 칭호로 쓰졌다는 점에 의해서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여기서 인자는 힘이 빠져 호흡도 어려운 다니엘을 중보하여 힘을 얻게 한 메시야로 보는 것이 전체의 문맥상 자연스럽다. 즉 7장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인자가 여기서 다시 나타나 다니엘과 대화하며 중보 사역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입술을 만진지라 - 이는 15절의 '벙벙하였더니'와 연결되는 것으로 다니엘이 그리스도의 신적 권위에 압도되어 마비된 상태에서 다시 말하는 능력을 회복하게 된 원인을 밝힌다. 이는 유사한 방법으로 그 입이 정결케 된 이사야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사 6:6, 7). 한편 17절은 8절 주석을 참조하라.

=====10:18,19
10절;8:18과 유사한 방법으로 쇠진한 다니엘이 다시 새 힘을 얻는 모습이 묘사된다.
사람의 모양 같은 것 하나가 - 이 또한 16절의 '인자'와 동일하게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나를 만지며 나를 강건케 하여 - 여기서 '만지며'(* , 나가)는 원어상 특별한 목적을 위해 '손을 대다'란 뜻으로 '안수'의 의미를 내포하는 바, 그 손을 대는 목적이 바로 엄청난 이상으로 인해 쇠진한 다니엘을 강건케 하기 위한 의도에서 되어졌음을 시사한다. 한편 '강건케하여'(* , 하자크)는 원어상 '치료하다', '회복시키다', '용기를 갖게 하다'란 뜻을 함축하는 바, 다니엘의 강건케 됨이 곧 그의 영육간에 걸친 치료와 회복임을 암시한다. 실로 16, 17절에서 보듯 다니엘의 쇠진함은 신적 권위에 압도된 인간적인 미약함에 대한 자기 포기의 모습이었던 바, 다니엘이 이처럼 겸손하게 자신의 무력함을 시인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에 전적으로 자신을 의탁할 때 하나님의 온전 위로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고후 12:9, 10).

=====10:20
그리스도는 말일에 그 백성에게 되어질 일(11, 12장)을 언급하기 전에 영계에서(계 12:7) 택한 백성들의 궁극적인 구원을 위해 일어날 일들을 개괄적으로 암시해준다. 이는 곧 유대 민족으로 하여금 메시야의 사역(영적 전쟁)을 통해서 고난 뒤에 궁극적인 구원과 회복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위로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내가 어찌하여...아느냐 - '그리스도 자신이 다니엘에게 나아온 이유를 아는가'라는 문자적 의미라기보다는 '내가 너에게 온 이유를 이제 너는 알지 않느냐'란 의므로 다니엘이 그 이유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음을 재삼 확증하는 반역법적 표현이다.
내가 돌아가서...헬라 군이 이를 것이라 - 여기서 '헬라 군'은 '바사 군'(13절 주석 참조)과 동일한 악령의 세력을 가리키는 말로, 표현적으로는 '바사'에서 '헬라'로 세력이 바뀌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악령의 역사임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10:21
진리의 글에 기록된 것 - 여기서 '진리의 글'은 세상 역사와 성도들이 당할 고난과 회복 등 굳극적인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성취를 위해 준비하신 하나님의 포괄적이고도 완전한 섭리와 계획을 의미한다(시 139:16). 따라서 여기에 나오는 '기록된 것'은 곧 11장 이하에 기록된 그 섭리와 계획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를 도와서...미가엘 뿐이니라 - 13절 주석을 참조하라.



전장(9장)에서는 칠십 이레의 환상을 통하여 역사적으로 예루살렘의 회복을, 궁극
적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묘사하였다. 또한,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의 갈등 상황과
결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하였다. 반면에 본장부터 전개되는 일련의 환상들(10-12
장)은 갈등의 궁극적인 원인과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그 갈등의 본질이
단지 이 세상의 영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영역에서도 일어나는 영
적 전쟁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본장은 (1) 다니엘 환상 중의 한 사람과 만나는 장면
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9절), (2) 다니엘과 한 사람과의 대화를 묘사하고 있는 후
반부(10-2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장은 경전한 자의 기
도의 능력과 하나님의 섭리적 계시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본장은 이제까지의 환상 중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인물이 다시 등장한다. 7
장에서는 '인자 같은 이'(7:13), 9장에서는 '기름부음을 받은 거룩한 자'(9:24)등으로
표현된 이 인물이 여기서 '세마포를 입은 한 사람'(5절)으로 묘사되고 있다. 특히 이
인물이 심판적인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 행사가 지극히 선하다는 점, 하나님
나라를 반대하는 세력에 대하여 적극적인 투쟁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예표적인 인물임을 미리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본장에서 받은 다니엘의 환상은 시기적으로 다른 모든 환상들보다 후대의 것이
다. 다니엘에게 이 환상이 주어진 것은 '고레스 왕 3년'이었다(1절). 이 3년이라는
표현은 고레스가 바벧론에서 왕으로 정식 즉위한 후부터 3년째 되는 해를 가리키는 것
이 분명하다. 그런데 바사 왕으로서의 고레스는 B.C. 558년에 통치를 시작하였기때문
에, 제 3년은 B.C. 556년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레스가 실제로 바벧론 왕으
로 인정된 것이 B.C. 536년이므로, 본장의 고레스 3년은 B.C. 534년으로 보는 것이 더
욱 타당하다. 그렇다면 이 기간은 다니엘이 죽기 불과 몇 년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본장의 환상은 가장 나중의 환상임이 분명하고, 이전의 환상들이 내용을 마
무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본장에 나타나는 환상은 이전의 환상들과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양식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전의 환상들이 주로 상징적인 환상을 보게 한 다음 환상 속에서 해석자
가 나타나 환상을 해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에 본장에서부터 12장까지 전개되
는 환상은 해석이 없다. 특히 환상을 통해서 계시를 전달하는 방식이 이전의 내용들
속에서는 주로 '보는 것'에만 의존되어 있는 반면에, 본장의 계시 방법은 '들음'을 통
한 형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9절). 그리고 본장의 환상은 이전의 환상들보다 직접
적이며 덜 암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본 대목의(10-12
장) 환상은 내용이나 성격에 있어서 이전 환상들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성 경 구 절 공 통 적 인 특 징

11:36과 7:25(북방 왕과 네째 나라 왕 하나님을 대적함

10:1-3, 9-11과 9:3, 21-23 다니엘의 계시를 받기 이전의
자세와 반응

11:10, 16, 22, 31, 36과 9:24-27 계시의 내용 : 제사를 중지함
모든 건을 멸망시킴




이상과 같은 본 대목(10-12장)의 일련의 환상들은 하나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이루고
있다. 이를 정리 해보면 다음과 같다.


A. 일반적인 서론과 개략(10:1)
B. 초자연적인 존재의 나타남(10:2-19)
C.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한 핵심적인 예언(10:20-12:4)
D. 초자연적인 존재의 감추어진 모습(12:5-13)



1.한 사람에 대한 환상(10:1-9)
기름부음 받은 거룩한 자에 의한 심판을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사람에 대한 환상
을 관심하는 이유는 장차 이 세상 나라에 대한 심판의 주체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을 뿐만 아니라 심판의 기준이 누구로부터 비롯되는 것인가를 밝히려는 것이
다. 바로 이러한 의도 때문에 본서의 흐름은 한 인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 사람에 대한 환상을 묘사하고 있는 본 단락은 (1) 환상을 보기 이전의 다
니엘의 상태를 밝히는 전반부(1-4절), (2) 환상 속에 나타난 한 사람의 모습을 묘사하
고 있는 중반부(5, 6절), (3) 환상을 본 이후의 다니엘의 반응을 소개하고 있는 후반
부(7-9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하나님의 현현에 대
한 인간의 태도를 묘사하며, 하나님의 초월적 영광과 인간의 부패성을 대조적으로 부
각시키고 있다.
한편, 본단락은 내용의 전개 방식에 있어서 독특한 양상이 나타난다. 즉, 서론적인
언급을 먼저하고 난 이후에 구체적인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여기서
주어진 환상은 12장까지의 의미가 이어지는 계시임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동족에 대
한 연민과 하나님을 향한 경외심으로 인해 다니엘이 슬퍼하며 금식하는 모습은 계시를
깨닫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특징을 담고 있는 본 단락의 중
심 사상은 다음과 같다.
(1) 다니엘의 신앙(2, 3절) : 다니엘은 바벧론 포로 생활 속에서 자신과 이스라엘 백
성의 죄를 깨닫고 탄식하며 기도하였다. 그는 민족적 환난과 고통의 직접적인 원인이
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반역적인 삶을 지속하는 백성들을 보며 안타까움울 금할
길이 없었다. 특히 고국으로 돌아갈 자유가 부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로된
땅에서 안주하던 포로민들이 안일한 모습, 고국으로 돌아간 유대인들의 성전 재건 사
업이 적들의 심한 방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 등을 보면서 더욱 슬픔하며 금식하는 것
이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한 다니엘의 뜨거운 사랑과 함께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려는 열심과 신앙을 보여준다.
(2) 환상의 내용 - 메시야적인 환상(5, 6절) : 다니엘이 본 환상은 한 사람의 모습에
대하여 집중한다. 이 환상 속에 나타난 사람은 메시야적인 횐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 외양이 매우 권위가 있는 모습이라는 점, 그 몸의 모습이 지극히 고상한 점 그리고
이러한 상징적인 모습이 다른 성경에서도 그리스도에 대한 환상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겔 1:26-28) 등을 종합해 볼 때 메시야적인 환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메
시야적인 환상이 처음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후에 나타나는 환상 속에서의 전쟁이 누구
에 의하여 결말이 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3) 메시야적인 환상을 경험하고 난 이후의 다니엘의 반응(7-9절) : 하나님의 예언이
나 하나님에 관한 이사응마 경험하고 난 이후의 인간의 모습은 언제나 비참한 자아 인
식을 동반한다(계 1:17). 이러한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어쩔 수 없느 반응이다. 인
간은 연약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를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하
나님의 존전에서 자신의 부패함을 느끼고 거의 죽은 자처럼 된 것이다. 다니엘은 이
전에도 하나님의 환상을 경험하고 나서 이러한 반응을 하곤 하였다.(7:28 8:27). 인
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힘입지 않고는 온전히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없으며, 오
직 두렵고 떨림만을 간직할 분이다(히 10:19-22).

2. 환상의 내용(10:10-21)
전 단락(1-9절)에서는 메시야적인 환상을 보여주는 한 사람의 모습에 대하여 집중
하였던 반면에 이어서 나오는 본 단락은 한 사람의 사역에 대한 묘사로 일관하고 있
다. 이러한 환상의 내용은 12장까지 계속되는데, 본 단락에서 나오는 환상은 서론적
인 성격을 갖는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메시야적인 환상으로서
'세마포를 입은 한 사람'(5절)이 전쟁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며 미래의 역사를
주관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다니엘과 대화가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0-17절),
(2) 신적 존재에 의한 환상의 구체적자다 내용을 서론적으로 밝히는 후반부(18-2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라한 내용의 본문은 하나님의 사자가 모든 세상 세력을 쳐
부수고 궁극적으로 승리하게 따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의 중심 사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시간적인 존재가 나타나게 된 동기(10-17절) : 본문은 표면적으로 다니엘의 기도
에 대한 응답으로 신적인 존재가 왔다고 밝힌다(12절). 그러나 좀더 근본적인 이유는
세상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방법을 계시하기 위한 적극적인 의도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결국 신적 존재의 출현은 하나님 편에서의 작정된 계획과 인간 쪽에서의
기도라는 두 즉면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었을 때 이루어졌다. 즉, 초자연적인 존재
의 출현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미 작정된 것이었고, 이 하나님의 작정은 다니엘의
기도를 통하여 드러나게 된 것이다.
(2) 신적인 존재의 사역(18-21절) : 이 신적인 존재의 사역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눌수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의 의로운 백성들을 위로하는 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의로운 백성들을 위하여 싸우는 것이다. 인자는 두려움으로 인하여 혼절한 다니엘을계속해서 위로하며 새로운 용기를 얻도록 유도한다(16, 19절). 또한 당시의 강대한세력이었던 바사군을 대항하며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20절). 결국 메시야는 하나님의백성을 격려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서 대신 싸우는(수 5:14, 15) 이중적 사역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본장의 주된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사람들은 부패한 세상에 대해 선지자적인 선포와 제사장적인 기도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
(2) 하나님의 긍휼을 진정으로 바라는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을 받는다(마 6:9-13). 자신의 욕심에 근거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것임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는 언제나 이루어진다. (3) 하나님만이 이 세상을 주관하시는 유일한 신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모든 만물들과 역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존재할 때 참다운 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롬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