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열방들에 관한 예언(2-7장)에 이어 본서의 세 번째 단락으로 이스라엘에 관한 예언(8-12장)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이 이상은 다니엘이 첫 이상을 받은 지 2년이 경과한 시점에 주어진 것이다(7:1 주석 참조). 특이한 것은 아람어로 기록된 2-7장(2:4 주석 참조)과는 달리 본장부터는 히브리어로 기록되는 바, 이러한 두 언어의 병행은 각 부분의 주제와 예언 대상에 따른 다니엘의 의도적인 서술 방식에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혹자는 본장의 환상이 7장에 언급된 환상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본장을 7장에 대한 부록으로 생각하나(Hitzig, Berth) 본장에는 특별하게 그러한 시대 속에서 생존해가는 하나님 백성들의 역사적 시련이 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세부적인 내용('작은 뿔'의 실체에 대한 상이점)에 있어서도 큰 차이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Delitzsch).
벧사살 왕 삼 년에 - 2절과 함께 다니엘이 계시를 받은 장소와 시점이 분명하게 언급된 것은 본장에 기술된 환상의 사실성과 진실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에 연유한 것이다. 7:1 주석을 참조하라.
=====8:2
내 몸은 엘람 도(道) 수산 성(城)에 있었고 - 본 구절에서 '수산 성'이 다니엘 환상의 실제적 배경인지 아니면 환상 자체의 배경인지에 대한 두 가지 견해로 대별된다. (1) 벧사살의 부왕 나보니더스 당시부터 바벨론이 메대와 바사의 세력에 맞서 리디아, 크뢰수스, 애굽 등에 은밀히 동맹을 제안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협상을 위해 수산 성에 파견된 다니엘이 그러한 외교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그곳에서 환상을 본 것이라는 견해이다(Rosenmuller, Expositers Commentary). 이는 또한 환상의 실제 배경이 '을래 강변'이라는 점에서 수산성과 을래라는 환상의 이중 배경을 배격한다. 곧 다니엘이 수산 성에서 을래 강변의 환상을 보았다는 것이다. (2) 역사적으로 벧사살 3년 당시 '엘람도'는 고레스의 침공으로 메대와 바사의 영토로 복속된 상태였기에 바벨론의 관료인 다니엘이 수산 성에 간다는 사실인 불가하다는 점과, 환상의 첫 부분이 메대와 바사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는 바, 환상의 실제적 배경인 을래 강변 외에 수산 성이 그 배경으로 언급된 것은 수산 성이 페르시아(바사) 제국의 수도란 사실에 비추어 환상의 내용과 그 진실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다니엘이 바벨론에서 이 환상을 보았다는 견해이다(겔 40:1-3 비교, Delitzsch).
을래 강변 - 환상의 실제 배경이 되는 곳으로 수산 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코아스페스(Choaspes) 강과 코프라테스(Coprates) 강을 연결하는 인공 운하를 가리킨다.
=====8:3
두 뿔 가진 수양이 섰는데...나중에 난 것이더라 - 성경의 용례상 예언서에 있어서 '숫양'과 '숫염소'(5절 ff.)는 주로 제국이나 그 제국의 압제자들에 대한 상징으로 쓰여진 바 있으며(렘 50:8;겔 34:17;39:18;슥 10:3), 특히 숫양은 바사 제국의 수호신으로 나타난다(Delitzsch). 이러한 용례에서 볼 때 여기서의 숫양은 메대 바사의 연합 제국을 가리키며, 두 뿔은 각각 메대 민족과 바사 민족을 가리킨다. 한편 이 두 뿔에 대한 언급 중 '나중에 난 긴 뿔'은 메디와 바사 두 민족 중 바사가 더 강성해져서 메대의 짧은 통치에 이어 바사 제국으로 통일될 것임을 의미한다(7:5 주석 참조).
=====8:4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 바사 제국의 무서운 정복 사역을 의미하는 말로, 서쪽으로는 리디아, 이오니아, 트라케, 마게도냐를, 북쪽으로는 코커서스(Caucasus) 산맥과 카스피 족(Caspians) 지역과 카스피 해 동쪽의 스키타이 족 지역, 그리고 아랄(Aral) 해에 이르는 옥서스(Oxus) 골짜기까지를, 남쪽으로는 바벨론 제국과 애굽 본토까지를 각각 가리키는 바, 이들 지역 모두가 바사 제국에 정복당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당할 짐승이...스스로 강대하더라 - 여기서 '당할 짐승'은 곧 바사와 맞설 만한 세력의 주위 제국들을 가리키는 바, 본 구절은 주변 국가의 무력함을 지시하는 동시에 바사 제국의 강대함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임의로 행하고'(* , 아사 니르치노)가 문자적으로 '욕망에 맞게 행하고', '(자신이) 만족한 대로 행하고'란 듯을 가리키며, '스스로 강대하더라'(* , 히그딜)란 말은 영과 육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자랑하다', '올리다'란 뜻의 '가달'(* )에서 유래된 말인 바, 본 구절은 광대한 정복 사역을 이룩한 바사 제국의 교만이 극에 달하게 되었으며 결국은 그에 따른 심판적 결과로서의 멸망의 때가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8:5
한 수염소가 서편에서 부터 와서 - 여기서 '서편'은 바사 제국의 서쪽 곧 마게도냐와 헬라 지역을 의미하는 바, '한 수염소'는 바사제국(숫양)을 몰아내고 새로운 근동의 패자로 등장한 헬라(그리스) 제국을 상징한다. 한편 하반절의 '염소 두 눈 사이에는 현저한 뿔'에서 '현저한'(* , 하주트)은 원어상 '두드러진 모습(사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는 마게도냐의 왕으로 급격한 세력의 확장을 통해 광대한 헬라 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을 가리킨다. 온 지면에...닿지 아니하며 - '온 지면에 두루 다닌다'는 사실은 곧 광대한 영토의 정복을, '땅에 닿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복 사역의 신속성을 가리키는 말로서, 이는 곧 7장에 언급된 표범의 생태와도 잘 부합된다(7:6 주석 참조). 이러한 사실은 알렉산더 정복 사역을 시작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중근동의 광대한 지역을 복속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입증되었다.
=====8:6,7
알렉산더의 마게도냐 군대가 바사를 정복할 것임을 암시하는 구절로 실제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바사)의 마지막 왕인 다리오 3세(Darius III, B.C. 335-331)를 잇수스 전투(B.C. 333)와 아르벧라 전투(B.C. 331)에서 잇달아 격파함으로써 메대 바사 제국을 정복하였다. 분노한 힘으로...달려가더니 - 여기서 '분노한 힘'(* , 바하마트 고흐)은 원어상 '열정적인 힘'이란 뜻으로서 알렉산더 군대의 폭발적인 무력과 전쟁 수행 능력을, '달려가더니'(* , 야라츠)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빠르게 돌진하다'란 뜻으로, 알렉산더 군대의 정복 사역의 저돌성과 신속성, 기동성을 각각 의미한다.
=====8:8
강성할 때에 그 큰 뿔이 꺾이고 - 여기서 '큰 뿔'은 5절의 '현저한 뿔'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곧 알렉산더 대왕을 지칭한다. 따라서 그 뿔이 꺾인다는 것은 정복 사역 중의 열병으로 인한 알렉산더의 죽음(B.C. 323)을 의미한다. 특히 '강성할 때에'(* , 히그딜)란 말이 '심히 커졌을 때에'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그의 죽음이 제국의 절정기에 발생한다는 의미이며, 이차적으로는 제국의 강대함에 의해 교만이 극에 달한 시점자서 죽었다고 유추할 수도 있다.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 이 '현저한 뿔 넷'은 22절에 밝혀진 대로 알렉산더 사후 그의 막료였던 4명의 장군(셀류쿠스, 톨레미, 카산더, 리시마쿠스)에 의해 헬라제국이 분할 통치된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실제 역사적으로 헬라 제국은 알렉산더가 죽은 지 22년 후에(B.C. 301) 네 개의 제국으로 분할되었다(7:6 주석 참조). 한편7 '하늘 사방을 향하여'란 말이 암시하듯 이들 네 나라들은 분할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그들의 영토를 사방으로 넓혀갔다.
=====8:9
그 중 한 뿔에서 또 작은 뿔 하나가 나서 - '그 중 한 뿔'은 분할된 네 왕조 중 셀류쿠스 왕조를, 또 거기서 난 '작은 뿔'은 그 왕조를 계승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Antiochus Epiphanes, B.C. 175-163)를 가리키는 바, 14절까지 이어지는 본 단락은 그의 유대교 박해와 성전 모독 사건(10-12절) 그리고 마카비 전쟁을 통해 셀류쿠스 왕조를 팔레스틴에서 축출하고 성전을 회복할 때(B.C. 165년 12월 25일)까지의 사건(13, 14절)에 관한 환상이다. 한편 이러한 점에서 본 구절의 '작은 뿔'은 7:8에 언급된 '작은 뿔'과는 전혀 다른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7:8 주석 참조). 남편과...심히 커지더니 - 여기서 '남편'은 분할된 네 왕조 중 톨레미 왕조에 속한 애굽을(11:5;마카비상 1:16), '동편'은 일반적인 아시아가 아닌 구바벨론 영토 곧 엘리마이스와 알메니아(마카비상 1:31, 37;3:31, 37;6:1-4)를 가리킨다. 또한 '영화로운 땅'은 예루살렘 성전이 속한 이스라엘 땅(시 106:24;렘 3:19;겔 20:6, 15;슥 7:14)을 지시한다(Delitzsch). 따라서 본 구절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그의 조카로부터 셀류쿠스의 왕위를 찬탈한 후 애굽을 정복한 사실(B.C. 170-169)과 상기(上記)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정복을 예시하는 것이다.
=====8:10
하늘 군대에 미칠만큼...그것을 짓밟고 - '하늘 군대'(* , 체바 하솨마임)는 성경의 용례상 주로 천사들의 많은 무리(느 9:6), 또는 본편적 의미에서의 하나님의 백성(창 12:3;15:5)을 가리키는 말이나, 여기서는 문맥상 이들을 핍박할 뿔이 안티오쿠스 에피파테스를 지칭하다는 점에서, 마카비 가(家)에 동조해 그들의 여호와 신앙과 독립을 지키려던 신실한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Delitzsch, Thomson 등). 한편 '땅에 떨어진 별'에 대해 혹자들은 '유대의 정치 지도자들'(Glassius), '종교적 지도자들인 레위인'(Grotius), '유대의 교사들'(Stuart)이라고 말하나, 그보다는 '하늘 군대'로 표현된 유대인들 중에서 특별히 안티오쿠스의 박해로 순교한 자들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따라서 본절은 안티오쿠스의 예루살렘 침공과 이어지는 그의 가혹한 박해를 예시한 것이다.
=====8:11,12
하나님에 대한 모독과 제사의 폐지, 그리고 성소의 더럽힘과 신앙 생활의 방해로 요약되는 유대인들에 대한 안티오쿠스의 박해가 기술된다.
군대의 주재(主宰)를 대적하며 - 여기서 '군대의 주재'는 곧 이스라엘 백성의 주(主)가 되신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인 바, 자신을 신격화해 하나님과 동일시한 안티오쿠스의 극단적인 교만을 보여준다. 매일 드리는 제사를...성소를 헐었으며 - 여기서 '매일 드리는 제사'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정규적으로 드리는 표준적인 번제를 가리킨다(민 28:3). 그런데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제와 온전한 헌신을 상징하는 이 제사를 폐지한 것은 곧 여호와 신앙을 말살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성소를 헐었다'는 것은 문자적으로 성전을 파괴했다는 뜻이 아니라 제사의 폐지에 이어 더 적극적으로 성소에 제우스 신상을 세워 놓고 제물을 드려 하나님의 성소를 더럽힌(defiling his Temple, LB)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곧 안티오쿠스는 신앙의 말살 차원을 넘어 유대인들에게 우상 숭배를 강압적으로 조장했던 것이다. 범죄함을 인하여...붙인 바 되었고 - 여기서 '범죄함'(* , 파솨)이 원어상 '변절', '반역'이란 뜻인 바, '범죄함'의 주체는 보편적인 유대인들이 아니라 당시 안티오쿠스에 동조해 민족적, 신앙적으로 변절한(반역한, rebelion, NIV) 친셀류쿠스파 유대인들로서, 본 구절은 이들에 의해 성소의 제사가 부정한 이방적 제의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많은 유대 백성들이 그들의 핍박아래 놓이게 된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들에 의한 제사의 왜곡은 '범죄함이 제사에 있었고'란 70인역(LXX)의 번역에 잘 나타나 있다. 진리를...형통하였더라 - 여기에서 '형통하였더라'(* , 호츨리하)란 말이 미완료형이 아닌 단순 과거형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이는 안티오쿠스의 형통함이 극히 일시적일 뿐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8:13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유대인 박해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관한 환상이 거룩한 천사들의 대화 형식으로 피력된다. 한편 여기에 언급된 '거룩한 자'(* , 카도쉬)는 거룩한 성도(saint, KJV)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거룩한 하늘의 천사(holy angel, LB)를 가리키는 것이다(Delitzsch, Thomson).
=====8:14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유대인 박해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관한 환상이 거룩한 천사들의 대화 형식으로 피력된다. 한편 여기에 언급된 '거룩한 자'(* , 카도쉬)는 거룩한 성도(saint, KJV)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거룩한 하늘의 천사(holy angel, LB)를 가리키는 것이다(Delitzsch, Thomson).
=====8:15,16
다니엘이 본 환상에 대한 해석이 본장 끝까지 이어지는 바, 특별히 해석자인 천사 가브리엘의 신적 권위(창 17:3;출 3:6;계 1:17)의 부각으로 이 계시의 진실성 및 역사적 성격과 예언 성취의 신속성을 잘 보여준다.
사람 모양 같은 것이 - 이는 16절에 언급된 천사 가브리엘을 가리킨다(9:21). 곧 여기서 '사람 모양'의 '사람'(* , 가베르)이 문자적으로 '강하다', '큰 힘을 가지다'란 뜻에서 유추된 말로서 '용사'란 의미이며, 원어 '가베르'가 가브리엘의 이름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이는 '하나님의 용사'란 뜻의 천사 가브리엘을 지칭하는 것이다(Delitzsch, Thomson).
사람의 목소리가 있어 - 본장에 있어서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타나지 않으나 그가 가브리엘에게 명령한 곳이 '을래 강변'이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12:6, 7과 10:4 이하와의 비교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신적인 존재라는 사실만을 유추해 볼 수 있을 뿐이다(Delitzsch).
=====8:17
내가 두려워서...엎드리매 - 곧 가브리엘 천사의 신적 권위에 압도당한 다니엘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바, 이는 '하나님의 용사'인 천사 가브리엘과 단순한 인간 다니엘을 비교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두 존재 사이의 극명한 위상의 차이를 드러낸다(Fuller, Kranichfeld).
정한 때 끝(* , 레에트 케츠) - 이는 (1) 구약에서 흔히 사용되는 의미와 같이 세상의 인간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메시야 시대가 시작되는 순간을 가리킨다는(겔 7:2, 3;21:25;암 8:2) 종말론적 의미의 견해(Kliefoth, Delitzsch)와 (2) 제한된 한 시대의 끝, 곧 안티오쿠스의 유대인 박해가 끝나고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할 때를 가리킨다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러나 안티오쿠스가 상징적으로 적그리스도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다.
=====8:18
깊이 잠들매(* , 라담) - 이는 원어상 '기절하다', '정신을 잃다'란 뜻이다. 이는 다니엘이 천사 가브리엘의 신적 권위에 압도되어 혼절한 상태를 가리키나, 아무것도 인지할 수 없는 무의식의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민 24:4, '엎드려서 눈을 뜬 자').
=====8:19
진노하시는 때가 마친 후 - 17절의 '정한 때 끝'과 같은 말이나 여기서는 특별한 역사적 측면에서의 하나님의 심판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바, 안티오쿠스의 통치와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으로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한 심판적 응징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암시된다. 이는 70인역(LXX)에서 '네 백성의 자녀들에 대해'란 말이 문장 초두에 삽입된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8:20-22
20절은 3, 4절 주석을, 21절은 5절 주석을, 22절은 8절 주석을 각각 참조하라.
=====8:23
9-12절에서 '작은 뿔'로 언급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등장과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의 환상이 좀더 구체적으로 해설된다.
패역자들이 가득할 즈음에 - 여기서 '패역자'(* , 하파쉐임)는 원어상 '반역자', '변절자'란 뜻인 바, 곧 자기 일신의 영화를 위하여 자기 민족과 여호와 신앙을 버리고 안티오쿠스에 동조해 헬라화에 앞장선 변절한 유대인들을 가리킨다(Delitzsch, Thomson, 12절 주석 참조).
한 왕이 일어나리니 - 곧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출현을 가리킨다(9절 주석 참조).
그 얼굴은 엄장하며 궤휼에 능하며 - '엄장하며'(* , 아즈)는 원어상 '거친', '용맹한'이란 뜻으로서 전쟁에서의 용기와 승리를 상징하는 말이며(Thomson), '궤휼에 능하며'(* , 메빈 히도트)는 원어상 '은밀한 일(술수)을 이행한다'란 듯이다. 결국 본 구절은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의 책략에 능란한 사실을 가리키는 말이다(Delitzsch, Stuart).
=====8:24
권세가 강할 것이나...아니며 - 곧 안티오쿠스의 막강한 세력이 그 자신의 정치적 역량이나 군사적 책략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징벌을 위한 도구로 쓰시기 위해 그 섭리의 일환으로 잠시 허락하신 일시적인 세력일 뿐임을 암시한다(Delitzsch, Thodoret, Havernick).
강한 자들과 거룩한 백성을 멸하리라 - '강한 자들'을 혹자는 이방의 통치자(Fuller)나 자기 왕조 내의 반란 세력(Hitzig)을 가리킨다고 주장하나 그보다는 분할된 네 왕조 중 나머지 세 왕조에 속한 정적(政敵)들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Thomson). 한편 '거룩한 백성'은 곧 유대 백성들을 지시한다.
=====8:25
모든 나라들의 헬라화를 추진하면서 각 나라들 고유의 종교와 문화, 제도 등의 말살 정책을 시도하였다. 이에 유대인들의 반발이 있자, 그는 성전 번제단에 이방 신 제우스를 위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되재고기를 올려놓았으며 심지어 성소 안에 우상 제우스 상을 놓기까지에 이르렀다. 아울러 그는 유대인들로 하여금 안식일과 율법과 할례의 준수를 엄격하게 금지시켰으며 이를 거역하는 유대인들을 무참하게 학살하였다. 결국 이러한 박해는 마카비 혁명의 직접적인 동인이 되었던 것이다(10, 11절 주석 참조).
그가 사람의 손을 말미암지 않고 깨어지리라 - 여기서 '깨어지리라'는 말은 곧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죽음을 뜻하는 말인 바, 그의 죽음이 인위적 형식이 아닌 직접적인 신적 심판의 형식으로 되어질 것임을 뜻한다. 곧 그의 죽음에 대한 많은 가설들(마카비서, Josephus, Simpson 등)이 있으나 그 가설들 모두가 한결같이 그의 죽음이 인위적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일치하고 있다.
=====8:26
주야에 대한 이상 - 14절 주석을 참조하라.
그 이상을 간수하라 - '간수하라'(* , 사탐)는 원어상 '막다', '비밀을 지키다'란 뜻으로서 혹자는 이 계시들이 미래에 성취될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그것을 비밀로 하라는 뜻으로 해석하여 2-7장까지 쓰여진 아람어가 본장부터 히브리어로 전환된 사실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한다(Expositers Commentary). 그러나 델리취, 클리포스(Delitzsch, Kliefoth) 등은 이를 27절의 '그 뜻을...없었느니라'란 구절과 연계해, 이미 환상 자체가 알려졌다고 보고그러한 비밀의 준수로 해석하지 않는다. 곧 그들은 이를 온전한 '보관'과 '보존'의 의미로 해석하는 바, 곧 그러한 보관을 통해 이 예언의 진실성과 그 확고한 성취적 면모를 만인이 알게 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LXX).
여러 날 후의 일임이니라 - 여기서 '여러 날 후'는 본장에 언급된 역사적 사건, 곧 안티오쿠스의 유대인 박해와 성전의 회복이 성취될 한시적인 기간을 가리키는 것이다(Thomson). 그러나 이는 상징적으로 종말론적 의미에서의 먼 훗날(distant future, NIV)을 지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Delitzsch).
=====8:27
혼절하여 수일을 앓다가 - '혼절하여'(* , 할라)는 원어상 '닳아 빠지다', '쇠진하다'란 뜻으로 이는 다니엘이 영적 존재인 천사 가브리엘을 만남으로써 가졌던 정신적 긴장(17, 18절)과 동족 이스라엘의 혹독한 고난을 예고하는 예언을 들으면서 느낀 아픔으로 탈진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준다(Thomson).
왕의 일을 보았느니라 - 이는 2절 주석에 비추어 그가 실제적으로 수산 성에 있었다면 메대와 바사 제국에 대항하기 위한 동맹 수립의 외교적 업무를 수행했음을 의미하고, 만약 실제적으로 바벨론에 거했다면 통상적인 행정 업무를 본 사실을 가리킨다(2절 주석 참조). 그 이상을 인하여...없었느니라 - 여기서 '놀랐고'(* , 솨멤)는 원어상 '아찔하게 하다', '황폐케 하다'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니엘이 이 환상 때문에 놀랐다는 사실은 곧 그가 이 환상과 해석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면서 자기 민족이 당할 고난에 대한 심중한 우려를 가졌음을 알게 한다. 한편 '깨닫는 사람도 없었다'란 의미는 이미 여타 사람들이 다니엘의 환상 자체는 알고 잇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으로, 26절의 '간수하라'는 의미가 온전히 '보관하라'는 것임을 입중한다(26절 주석 참조).
2장의 환상의 내용은 이 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의 갈등리 어떻게 끝날 것이라는
사실을 계시하고 있다면, 7장의 환상은 이 세상 나라가 누구에 의해 심판받을 것인가
를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2장이 심판의 목적을 밝히는 장면이라면, 7장은 심
판의 주체를 묘사하는 장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2장에서는 세상 세력을 금 신상
(2:31)으로 계시함으로써 웅장함과 화려함을 보여주고 잇다면, 7장에서는 네 짐승으로
계시함으로써 잔인함과 포악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하여 본장은 세상 세력을 숫
양과 숫염소로 묘사함으로써 제국의 운명과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임할 가혹한 핍박과
시련을 구체적으로 계시하고 있다. 특히 전장(7장)에서 나타난 뿔의 활동이 본장에서
도 계속 나타나고 동일하게 비유적이거고 묵시적인 표현이 사용되었음을 볼 때, 본장
의 내용은 전장(7장)에 나타난 환상의 일부분을 확대 부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본장은 두 뿔 가진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을 통해 메대, 바사 제국과 그리스
제국의 운명을 보여주며, 작은 뿔로 비유된 왕의 유대교 박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의 역사적 시련을 예시하고 잇다.
한편, 본장은 전장(7장)의 구조와 유가사한 방식으로 환상의 내용이 전개되고 있는
데, 이는 '상징적인 환상'과 '해석적인 환상'으로 구분된다. 이를 비교해 보면 다음
과 같다.
구 분 상징적인 환상 해석적인 환상
7 장 8장 7 장 8장
서론 1절 1, 2절 16절 15-19절
요약 2, 3절 17-18절
환상에 대한 내용 4-8절 3-12절 19-25절 20-25a절
하님의 심판 9-19절 26절 25b절
하나님의 목적이 계시됨 13, 24절 13-14절 27절
결론 15절 28절 26, 27절
또한, 본장은 '이상'이라는 말과(1, 2, 13, 15, 16, 26절), '나타나다', '보다'라는
동사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7, 15, 20절). 이러한 사실은 본장의 뭇시적인 성격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상과 같은 본장은 다니엘이 첫 번째 이상을 본 후 2년이 뒤에 다시 하나님으로부터
이상을 받은 내용의 기록이다. 그는 먼저 두 뿔을 가진 숫양이 나타나고, 그 뒤에 숫
염소가 나와서 숫양을 짓밟고 강성해지는 모습을 보았다. 이것은 메대와 바사 제국이
그리스 제국의 알렉산더에 의해 정복당하는 모습에 대한 예언이다. 떠한 작은 뿔의
출현은 성전 제사를 폐지하고 성소를 더럽히며 하나님을 모독한 안티오쿠스 에피타네
스의 박해 사건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미래의 대환란에 대한 예언은 하나님께서 세
계 역사를 직접 섭리 하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적으로 볼때는 인간들이 역사를 주
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
1. 숫양과 숫염소에 대한 환상(8:1-14)
전장(7장)의 네 짐승에 대한 환상은 벧사살 원년(7:1)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본 단락의 환상은 벧사살 3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약 2년간의 공백이 있음에도 불구
하고 본 단락의 환상이 바로 뒤이어 나온 것은 전장의 환상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
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이전의 환상들은 세상 나라의 활동이 주로 성도들
을 향하던 것이었으나(7:21), 본 단락에 와서는 하늘의 영역까지 미칠 것임을 보여주
고 있다(10절). 즉 세상 세력의 궁극적인 본질이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단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특징을 담고 있는 본 단락은 (1)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을 묘사하
고 있는 전반부(1-7절), (2) 네 뿔이 하늘의 군대까지 대적할 것임을 보여주는 후반부
(8-14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전장(7장)과 본 단락의 환상의 내용은 동일한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와의 갈
등과 심판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다. 이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구분 7 장 8 장
상징물 네 짐승(3절) 숫양과 숫염소(4-7절)
주제 세상 나라의 멸망 세상 나라의 권세(24절)
활동 기간 한 때, 두 때, 반 때(25절) 이천 삼백 주야(24절)
심판자 인자같은 이(13절) 밝히지 않고 암시적으로말함(25절)
이상에서 이천 삼백 주야(14절)가 구체적으로 어느 기간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대체
적으로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 '주야'를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소제로 보아 실
제의 날 수를 1,150일로 보는 것이다. 이는 외경 마카비 상 1:54, 59에 의하면 B.C.
167년 12월에 제우스 신상이 성전 번제단에 설치되었고, 또한 마카비 상 4:52, 59에
따르면 3년 후인 B.C. 164년 12월에 철거되었음에 기인한다. 둘째 문자대로 2300일로
보아 안티오쿠스가 폭정을 하였던 B.C. 171-165년까지 약 6년으로 본다. 칼빈
(Calvin), 카일 . 델리취(Keil & Delitzsch)는 히브리적 사고에서 주야가 개별적으로
계산될 수 없음을 근거로 하여 이 견해를 받아들였다.
이상과 같은 본 단락의 주도적인 내용을 시간적인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숫양의 등장(3, 4절) : 이 숫양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자세하게 나타나 있지는 않
으나, 숫양의 사역과 성격에 대해서 '서로 남과 북을 향하여 받는'일과 '임의로 행하
고 스스로 강대하가'(4절)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숫양이 호전적인 성격을 갖
고 있으며 반하나님적인 특징을 강하게 풍기고 있음을 알려준다. 숫양은 일정한 기간
동안 절대덕인 힘을 행사하며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4절).
(2) 숫염소의 출현과 활동(5-8a) : 숫양은 매우 강대했으나, 숫염소의 힘에 의하여
패배하게 된다(7절). 이 사실은 숫양과 숫염소의 싸움이 힘에 의존된 것임을 보여주
며, 강력한 힘을 소유한 자가 절대적인 자리에 있게 될 것임을 알려준다. 동시에 세
상적 힘의 중심이 계속 이동하게 됨을 보여준다. 어느 한 세력이 계속해서 절대적인
힘을 행사할 수 없으며, 자신의 힘을 의지하여 교만하게 행동하면 다른 세력에 의해
결국 멸망당하게 된다. 이렇듯 세상 나가의 원리는 힘에 의존하다가 힘에 의해 멸망
당하는 것이다.
(3) 작은 뿔의 출현과 활동(8b-14절) : 숫염소의 힘은 다른 곳에서 나타난 불들에 의
해 꺽이고, 그 뿔들 중에서 또 작은 뿔이 나타나 심히 강대해진다(8, 9절). 그런데
이 작은 뿔의 활동은 이전의 숫양이나 숫염소의 활동과 다른 성격을 보여주는데, 하늘
군대에까지 그 힘이 미칠 뿐만 아니라(10절) 군대의 지도자를 대적한다는 사실이다(11
절). 구체적으로 군대의 지도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그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표현을 감안한다면 하나님일 것이 분명하다(7:9). 결국 이 세상의 세력은
작은 뿔에 의하여 통합되고 막강한 힘을 행사하며 마지막에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데까
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세상 나라의 근본적인 성격이 하나님 거부하는 것임
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창 11:4).
2. 환상의 해석(8:15-27)
숫양과 숫염소 그리고 작은 뿔에 대한 황상에 대해서 묘하고 있는 전 단락(1-14절)
에 이어서 본 단락은 해석에 대한 환상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해석조차도 환상 중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환상에 대한
해석도 인간 편의 이해 기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의존되어 있음
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이 세상의 역사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사실을 결정
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해석자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5-19절(, (2) 숫양과
숫염소에 대한 정체를 밝히는 중반부(20-22절), (3) 한 왕에 대한 성격을 묘사하는 후
반부(23-27절)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계시의 진실성과
역사적 성취의 확실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겔 12:25-28 ; 마 1:22).
한편, 본 단락에서 묘사되고 있는 왕은 역사적으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를 지칭한
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적들을 불시에 공격하기 위하여 배신과 음모를 일삼을
것이다(25절). 그리고 하나님에게 정면 도전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는 실제로 입증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을 훼방하고, 하나님을 모독했으며, 성전 제사를 폐하
고 대신 우상을 숭배하도록 했다. 또한 참된 신앙 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핍박을 했다. 더구나 그의 화폐 '테오스 에피파네스'(Theos Epiphanes)의 의미가 '현
현한 신'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그의 통치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 그러나 에
피파네스는 인간의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갑자기 망하게 된다. 이
예언은 구체적으로 역사 속에서 이루어졌다. 마카비 상 6:4, 8-16은 그가 엘리마이스
에서 패하여 바벧론으로 동아온 후 유다 마키아의 승리의 소식을 들은 후에 병에 걸려
서 여러 날만에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본 예언은 일차적으로는 당시의 상황
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 계속되는 세상
나라들과 세상의 왕들의 근본적인 성격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살후 2:3, 4).
이러한 본 단락의 중심 사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현현 앞에 선인간의 참된 모습(15-19절) : 다니엘은 거룩한 자기 자기
앞에 오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
어떠해야 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질적인 차이를 보게 한다(사
6:5). 인간은 무한하신 하나님을 대면할 때 필연적으로 경외심을 갖게 된다(출
19:21). 그러므로 다니엘은 단순히 예의적인 차원에서 부복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
께 가까이 갈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겸비한 자세를 취한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
을 올바로 알 때 자신의 죄악을 직시하며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된다.
(2) 하나님 앞에 선 왕의 교만한 모습(20-26절) : 다니엘이 하나님의 현현 앞에 선
모습과 대조적으로 한 왕은 만왕의 왕되신 하나님께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왕은 자신의 권세와 능력을 신뢰하며 겁없이 하나님께 도전하는 교만을 보인다(25절).
이러한 사실은 세상이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태도를 두 가지로 제시한다. 즉 하나님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자세와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거부하는 자세이다(롬 1:21-23).
다니엘이 하나님에 대하여 긍정적인 자세를 취했다면, 이 환상에 나오는 왕은 하나님을 부정했다. 결국 이러한 성향은 하나님의 심판을 당하게 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신 것이다(시 1편).
이상과 같은 본장은 단지 한 시대의 역사를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나라의 성격과 종말에 일어날 일들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다. 세상 나라는 반하나님적이며 끝까지하나님의 백성들을 괴롭힐 것이다(24절 ; 7:21). 그러나 종국에 가서는 하나님의 능력에 의하여 결정적인 심판을 맞게 될 것이다. 성도는 이와 같은 사실을 깨닫고 세상의 힘을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하게 생활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은 반드시 최후 승리를 보장해주실 것이다.
열방들에 관한 예언(2-7장)에 이어 본서의 세 번째 단락으로 이스라엘에 관한 예언(8-12장)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이 이상은 다니엘이 첫 이상을 받은 지 2년이 경과한 시점에 주어진 것이다(7:1 주석 참조). 특이한 것은 아람어로 기록된 2-7장(2:4 주석 참조)과는 달리 본장부터는 히브리어로 기록되는 바, 이러한 두 언어의 병행은 각 부분의 주제와 예언 대상에 따른 다니엘의 의도적인 서술 방식에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혹자는 본장의 환상이 7장에 언급된 환상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본장을 7장에 대한 부록으로 생각하나(Hitzig, Berth) 본장에는 특별하게 그러한 시대 속에서 생존해가는 하나님 백성들의 역사적 시련이 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세부적인 내용('작은 뿔'의 실체에 대한 상이점)에 있어서도 큰 차이점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Delitzsch).
벧사살 왕 삼 년에 - 2절과 함께 다니엘이 계시를 받은 장소와 시점이 분명하게 언급된 것은 본장에 기술된 환상의 사실성과 진실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에 연유한 것이다. 7:1 주석을 참조하라.
=====8:2
내 몸은 엘람 도(道) 수산 성(城)에 있었고 - 본 구절에서 '수산 성'이 다니엘 환상의 실제적 배경인지 아니면 환상 자체의 배경인지에 대한 두 가지 견해로 대별된다. (1) 벧사살의 부왕 나보니더스 당시부터 바벨론이 메대와 바사의 세력에 맞서 리디아, 크뢰수스, 애굽 등에 은밀히 동맹을 제안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 협상을 위해 수산 성에 파견된 다니엘이 그러한 외교 업무를 수행하던 중에 그곳에서 환상을 본 것이라는 견해이다(Rosenmuller, Expositers Commentary). 이는 또한 환상의 실제 배경이 '을래 강변'이라는 점에서 수산성과 을래라는 환상의 이중 배경을 배격한다. 곧 다니엘이 수산 성에서 을래 강변의 환상을 보았다는 것이다. (2) 역사적으로 벧사살 3년 당시 '엘람도'는 고레스의 침공으로 메대와 바사의 영토로 복속된 상태였기에 바벨론의 관료인 다니엘이 수산 성에 간다는 사실인 불가하다는 점과, 환상의 첫 부분이 메대와 바사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는 바, 환상의 실제적 배경인 을래 강변 외에 수산 성이 그 배경으로 언급된 것은 수산 성이 페르시아(바사) 제국의 수도란 사실에 비추어 환상의 내용과 그 진실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점 등을 고려할 때, 다니엘이 바벨론에서 이 환상을 보았다는 견해이다(겔 40:1-3 비교, Delitzsch).
을래 강변 - 환상의 실제 배경이 되는 곳으로 수산 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코아스페스(Choaspes) 강과 코프라테스(Coprates) 강을 연결하는 인공 운하를 가리킨다.
=====8:3
두 뿔 가진 수양이 섰는데...나중에 난 것이더라 - 성경의 용례상 예언서에 있어서 '숫양'과 '숫염소'(5절 ff.)는 주로 제국이나 그 제국의 압제자들에 대한 상징으로 쓰여진 바 있으며(렘 50:8;겔 34:17;39:18;슥 10:3), 특히 숫양은 바사 제국의 수호신으로 나타난다(Delitzsch). 이러한 용례에서 볼 때 여기서의 숫양은 메대 바사의 연합 제국을 가리키며, 두 뿔은 각각 메대 민족과 바사 민족을 가리킨다. 한편 이 두 뿔에 대한 언급 중 '나중에 난 긴 뿔'은 메디와 바사 두 민족 중 바사가 더 강성해져서 메대의 짧은 통치에 이어 바사 제국으로 통일될 것임을 의미한다(7:5 주석 참조).
=====8:4
서와 북과 남을 향하여 - 바사 제국의 무서운 정복 사역을 의미하는 말로, 서쪽으로는 리디아, 이오니아, 트라케, 마게도냐를, 북쪽으로는 코커서스(Caucasus) 산맥과 카스피 족(Caspians) 지역과 카스피 해 동쪽의 스키타이 족 지역, 그리고 아랄(Aral) 해에 이르는 옥서스(Oxus) 골짜기까지를, 남쪽으로는 바벨론 제국과 애굽 본토까지를 각각 가리키는 바, 이들 지역 모두가 바사 제국에 정복당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당할 짐승이...스스로 강대하더라 - 여기서 '당할 짐승'은 곧 바사와 맞설 만한 세력의 주위 제국들을 가리키는 바, 본 구절은 주변 국가의 무력함을 지시하는 동시에 바사 제국의 강대함을 부각시킨다. 그러나 '임의로 행하고'(* , 아사 니르치노)가 문자적으로 '욕망에 맞게 행하고', '(자신이) 만족한 대로 행하고'란 듯을 가리키며, '스스로 강대하더라'(* , 히그딜)란 말은 영과 육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자랑하다', '올리다'란 뜻의 '가달'(* )에서 유래된 말인 바, 본 구절은 광대한 정복 사역을 이룩한 바사 제국의 교만이 극에 달하게 되었으며 결국은 그에 따른 심판적 결과로서의 멸망의 때가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8:5
한 수염소가 서편에서 부터 와서 - 여기서 '서편'은 바사 제국의 서쪽 곧 마게도냐와 헬라 지역을 의미하는 바, '한 수염소'는 바사제국(숫양)을 몰아내고 새로운 근동의 패자로 등장한 헬라(그리스) 제국을 상징한다. 한편 하반절의 '염소 두 눈 사이에는 현저한 뿔'에서 '현저한'(* , 하주트)은 원어상 '두드러진 모습(사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는 마게도냐의 왕으로 급격한 세력의 확장을 통해 광대한 헬라 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을 가리킨다. 온 지면에...닿지 아니하며 - '온 지면에 두루 다닌다'는 사실은 곧 광대한 영토의 정복을, '땅에 닿지 않는다'는 사실은 정복 사역의 신속성을 가리키는 말로서, 이는 곧 7장에 언급된 표범의 생태와도 잘 부합된다(7:6 주석 참조). 이러한 사실은 알렉산더 정복 사역을 시작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중근동의 광대한 지역을 복속시켰다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입증되었다.
=====8:6,7
알렉산더의 마게도냐 군대가 바사를 정복할 것임을 암시하는 구절로 실제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바사)의 마지막 왕인 다리오 3세(Darius III, B.C. 335-331)를 잇수스 전투(B.C. 333)와 아르벧라 전투(B.C. 331)에서 잇달아 격파함으로써 메대 바사 제국을 정복하였다. 분노한 힘으로...달려가더니 - 여기서 '분노한 힘'(* , 바하마트 고흐)은 원어상 '열정적인 힘'이란 뜻으로서 알렉산더 군대의 폭발적인 무력과 전쟁 수행 능력을, '달려가더니'(* , 야라츠)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빠르게 돌진하다'란 뜻으로, 알렉산더 군대의 정복 사역의 저돌성과 신속성, 기동성을 각각 의미한다.
=====8:8
강성할 때에 그 큰 뿔이 꺾이고 - 여기서 '큰 뿔'은 5절의 '현저한 뿔'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곧 알렉산더 대왕을 지칭한다. 따라서 그 뿔이 꺾인다는 것은 정복 사역 중의 열병으로 인한 알렉산더의 죽음(B.C. 323)을 의미한다. 특히 '강성할 때에'(* , 히그딜)란 말이 '심히 커졌을 때에'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그의 죽음이 제국의 절정기에 발생한다는 의미이며, 이차적으로는 제국의 강대함에 의해 교만이 극에 달한 시점자서 죽었다고 유추할 수도 있다.
현저한 뿔 넷이 하늘 사방을 향하여 났더라 - 이 '현저한 뿔 넷'은 22절에 밝혀진 대로 알렉산더 사후 그의 막료였던 4명의 장군(셀류쿠스, 톨레미, 카산더, 리시마쿠스)에 의해 헬라제국이 분할 통치된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실제 역사적으로 헬라 제국은 알렉산더가 죽은 지 22년 후에(B.C. 301) 네 개의 제국으로 분할되었다(7:6 주석 참조). 한편7 '하늘 사방을 향하여'란 말이 암시하듯 이들 네 나라들은 분할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그들의 영토를 사방으로 넓혀갔다.
=====8:9
그 중 한 뿔에서 또 작은 뿔 하나가 나서 - '그 중 한 뿔'은 분할된 네 왕조 중 셀류쿠스 왕조를, 또 거기서 난 '작은 뿔'은 그 왕조를 계승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Antiochus Epiphanes, B.C. 175-163)를 가리키는 바, 14절까지 이어지는 본 단락은 그의 유대교 박해와 성전 모독 사건(10-12절) 그리고 마카비 전쟁을 통해 셀류쿠스 왕조를 팔레스틴에서 축출하고 성전을 회복할 때(B.C. 165년 12월 25일)까지의 사건(13, 14절)에 관한 환상이다. 한편 이러한 점에서 본 구절의 '작은 뿔'은 7:8에 언급된 '작은 뿔'과는 전혀 다른 상징적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7:8 주석 참조). 남편과...심히 커지더니 - 여기서 '남편'은 분할된 네 왕조 중 톨레미 왕조에 속한 애굽을(11:5;마카비상 1:16), '동편'은 일반적인 아시아가 아닌 구바벨론 영토 곧 엘리마이스와 알메니아(마카비상 1:31, 37;3:31, 37;6:1-4)를 가리킨다. 또한 '영화로운 땅'은 예루살렘 성전이 속한 이스라엘 땅(시 106:24;렘 3:19;겔 20:6, 15;슥 7:14)을 지시한다(Delitzsch). 따라서 본 구절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가 그의 조카로부터 셀류쿠스의 왕위를 찬탈한 후 애굽을 정복한 사실(B.C. 170-169)과 상기(上記)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정복을 예시하는 것이다.
=====8:10
하늘 군대에 미칠만큼...그것을 짓밟고 - '하늘 군대'(* , 체바 하솨마임)는 성경의 용례상 주로 천사들의 많은 무리(느 9:6), 또는 본편적 의미에서의 하나님의 백성(창 12:3;15:5)을 가리키는 말이나, 여기서는 문맥상 이들을 핍박할 뿔이 안티오쿠스 에피파테스를 지칭하다는 점에서, 마카비 가(家)에 동조해 그들의 여호와 신앙과 독립을 지키려던 신실한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Delitzsch, Thomson 등). 한편 '땅에 떨어진 별'에 대해 혹자들은 '유대의 정치 지도자들'(Glassius), '종교적 지도자들인 레위인'(Grotius), '유대의 교사들'(Stuart)이라고 말하나, 그보다는 '하늘 군대'로 표현된 유대인들 중에서 특별히 안티오쿠스의 박해로 순교한 자들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따라서 본절은 안티오쿠스의 예루살렘 침공과 이어지는 그의 가혹한 박해를 예시한 것이다.
=====8:11,12
하나님에 대한 모독과 제사의 폐지, 그리고 성소의 더럽힘과 신앙 생활의 방해로 요약되는 유대인들에 대한 안티오쿠스의 박해가 기술된다.
군대의 주재(主宰)를 대적하며 - 여기서 '군대의 주재'는 곧 이스라엘 백성의 주(主)가 되신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인 바, 자신을 신격화해 하나님과 동일시한 안티오쿠스의 극단적인 교만을 보여준다. 매일 드리는 제사를...성소를 헐었으며 - 여기서 '매일 드리는 제사'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정규적으로 드리는 표준적인 번제를 가리킨다(민 28:3). 그런데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제와 온전한 헌신을 상징하는 이 제사를 폐지한 것은 곧 여호와 신앙을 말살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성소를 헐었다'는 것은 문자적으로 성전을 파괴했다는 뜻이 아니라 제사의 폐지에 이어 더 적극적으로 성소에 제우스 신상을 세워 놓고 제물을 드려 하나님의 성소를 더럽힌(defiling his Temple, LB)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곧 안티오쿠스는 신앙의 말살 차원을 넘어 유대인들에게 우상 숭배를 강압적으로 조장했던 것이다. 범죄함을 인하여...붙인 바 되었고 - 여기서 '범죄함'(* , 파솨)이 원어상 '변절', '반역'이란 뜻인 바, '범죄함'의 주체는 보편적인 유대인들이 아니라 당시 안티오쿠스에 동조해 민족적, 신앙적으로 변절한(반역한, rebelion, NIV) 친셀류쿠스파 유대인들로서, 본 구절은 이들에 의해 성소의 제사가 부정한 이방적 제의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많은 유대 백성들이 그들의 핍박아래 놓이게 된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들에 의한 제사의 왜곡은 '범죄함이 제사에 있었고'란 70인역(LXX)의 번역에 잘 나타나 있다. 진리를...형통하였더라 - 여기에서 '형통하였더라'(* , 호츨리하)란 말이 미완료형이 아닌 단순 과거형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이는 안티오쿠스의 형통함이 극히 일시적일 뿐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8:13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유대인 박해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관한 환상이 거룩한 천사들의 대화 형식으로 피력된다. 한편 여기에 언급된 '거룩한 자'(* , 카도쉬)는 거룩한 성도(saint, KJV)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거룩한 하늘의 천사(holy angel, LB)를 가리키는 것이다(Delitzsch, Thomson).
=====8:14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유대인 박해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가에 관한 환상이 거룩한 천사들의 대화 형식으로 피력된다. 한편 여기에 언급된 '거룩한 자'(* , 카도쉬)는 거룩한 성도(saint, KJV)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거룩한 하늘의 천사(holy angel, LB)를 가리키는 것이다(Delitzsch, Thomson).
=====8:15,16
다니엘이 본 환상에 대한 해석이 본장 끝까지 이어지는 바, 특별히 해석자인 천사 가브리엘의 신적 권위(창 17:3;출 3:6;계 1:17)의 부각으로 이 계시의 진실성 및 역사적 성격과 예언 성취의 신속성을 잘 보여준다.
사람 모양 같은 것이 - 이는 16절에 언급된 천사 가브리엘을 가리킨다(9:21). 곧 여기서 '사람 모양'의 '사람'(* , 가베르)이 문자적으로 '강하다', '큰 힘을 가지다'란 뜻에서 유추된 말로서 '용사'란 의미이며, 원어 '가베르'가 가브리엘의 이름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이는 '하나님의 용사'란 뜻의 천사 가브리엘을 지칭하는 것이다(Delitzsch, Thomson).
사람의 목소리가 있어 - 본장에 있어서 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타나지 않으나 그가 가브리엘에게 명령한 곳이 '을래 강변'이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12:6, 7과 10:4 이하와의 비교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신적인 존재라는 사실만을 유추해 볼 수 있을 뿐이다(Delitzsch).
=====8:17
내가 두려워서...엎드리매 - 곧 가브리엘 천사의 신적 권위에 압도당한 다니엘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바, 이는 '하나님의 용사'인 천사 가브리엘과 단순한 인간 다니엘을 비교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두 존재 사이의 극명한 위상의 차이를 드러낸다(Fuller, Kranichfeld).
정한 때 끝(* , 레에트 케츠) - 이는 (1) 구약에서 흔히 사용되는 의미와 같이 세상의 인간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메시야 시대가 시작되는 순간을 가리킨다는(겔 7:2, 3;21:25;암 8:2) 종말론적 의미의 견해(Kliefoth, Delitzsch)와 (2) 제한된 한 시대의 끝, 곧 안티오쿠스의 유대인 박해가 끝나고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할 때를 가리킨다는 견해 등이 있다. 그러나 안티오쿠스가 상징적으로 적그리스도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다.
=====8:18
깊이 잠들매(* , 라담) - 이는 원어상 '기절하다', '정신을 잃다'란 뜻이다. 이는 다니엘이 천사 가브리엘의 신적 권위에 압도되어 혼절한 상태를 가리키나, 아무것도 인지할 수 없는 무의식의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민 24:4, '엎드려서 눈을 뜬 자').
=====8:19
진노하시는 때가 마친 후 - 17절의 '정한 때 끝'과 같은 말이나 여기서는 특별한 역사적 측면에서의 하나님의 심판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바, 안티오쿠스의 통치와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으로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한 심판적 응징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암시된다. 이는 70인역(LXX)에서 '네 백성의 자녀들에 대해'란 말이 문장 초두에 삽입된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8:20-22
20절은 3, 4절 주석을, 21절은 5절 주석을, 22절은 8절 주석을 각각 참조하라.
=====8:23
9-12절에서 '작은 뿔'로 언급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등장과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의 환상이 좀더 구체적으로 해설된다.
패역자들이 가득할 즈음에 - 여기서 '패역자'(* , 하파쉐임)는 원어상 '반역자', '변절자'란 뜻인 바, 곧 자기 일신의 영화를 위하여 자기 민족과 여호와 신앙을 버리고 안티오쿠스에 동조해 헬라화에 앞장선 변절한 유대인들을 가리킨다(Delitzsch, Thomson, 12절 주석 참조).
한 왕이 일어나리니 - 곧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출현을 가리킨다(9절 주석 참조).
그 얼굴은 엄장하며 궤휼에 능하며 - '엄장하며'(* , 아즈)는 원어상 '거친', '용맹한'이란 뜻으로서 전쟁에서의 용기와 승리를 상징하는 말이며(Thomson), '궤휼에 능하며'(* , 메빈 히도트)는 원어상 '은밀한 일(술수)을 이행한다'란 듯이다. 결국 본 구절은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의 책략에 능란한 사실을 가리키는 말이다(Delitzsch, Stuart).
=====8:24
권세가 강할 것이나...아니며 - 곧 안티오쿠스의 막강한 세력이 그 자신의 정치적 역량이나 군사적 책략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징벌을 위한 도구로 쓰시기 위해 그 섭리의 일환으로 잠시 허락하신 일시적인 세력일 뿐임을 암시한다(Delitzsch, Thodoret, Havernick).
강한 자들과 거룩한 백성을 멸하리라 - '강한 자들'을 혹자는 이방의 통치자(Fuller)나 자기 왕조 내의 반란 세력(Hitzig)을 가리킨다고 주장하나 그보다는 분할된 네 왕조 중 나머지 세 왕조에 속한 정적(政敵)들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Thomson). 한편 '거룩한 백성'은 곧 유대 백성들을 지시한다.
=====8:25
모든 나라들의 헬라화를 추진하면서 각 나라들 고유의 종교와 문화, 제도 등의 말살 정책을 시도하였다. 이에 유대인들의 반발이 있자, 그는 성전 번제단에 이방 신 제우스를 위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되재고기를 올려놓았으며 심지어 성소 안에 우상 제우스 상을 놓기까지에 이르렀다. 아울러 그는 유대인들로 하여금 안식일과 율법과 할례의 준수를 엄격하게 금지시켰으며 이를 거역하는 유대인들을 무참하게 학살하였다. 결국 이러한 박해는 마카비 혁명의 직접적인 동인이 되었던 것이다(10, 11절 주석 참조).
그가 사람의 손을 말미암지 않고 깨어지리라 - 여기서 '깨어지리라'는 말은 곧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죽음을 뜻하는 말인 바, 그의 죽음이 인위적 형식이 아닌 직접적인 신적 심판의 형식으로 되어질 것임을 뜻한다. 곧 그의 죽음에 대한 많은 가설들(마카비서, Josephus, Simpson 등)이 있으나 그 가설들 모두가 한결같이 그의 죽음이 인위적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일치하고 있다.
=====8:26
주야에 대한 이상 - 14절 주석을 참조하라.
그 이상을 간수하라 - '간수하라'(* , 사탐)는 원어상 '막다', '비밀을 지키다'란 뜻으로서 혹자는 이 계시들이 미래에 성취될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그것을 비밀로 하라는 뜻으로 해석하여 2-7장까지 쓰여진 아람어가 본장부터 히브리어로 전환된 사실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한다(Expositers Commentary). 그러나 델리취, 클리포스(Delitzsch, Kliefoth) 등은 이를 27절의 '그 뜻을...없었느니라'란 구절과 연계해, 이미 환상 자체가 알려졌다고 보고그러한 비밀의 준수로 해석하지 않는다. 곧 그들은 이를 온전한 '보관'과 '보존'의 의미로 해석하는 바, 곧 그러한 보관을 통해 이 예언의 진실성과 그 확고한 성취적 면모를 만인이 알게 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LXX).
여러 날 후의 일임이니라 - 여기서 '여러 날 후'는 본장에 언급된 역사적 사건, 곧 안티오쿠스의 유대인 박해와 성전의 회복이 성취될 한시적인 기간을 가리키는 것이다(Thomson). 그러나 이는 상징적으로 종말론적 의미에서의 먼 훗날(distant future, NIV)을 지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Delitzsch).
=====8:27
혼절하여 수일을 앓다가 - '혼절하여'(* , 할라)는 원어상 '닳아 빠지다', '쇠진하다'란 뜻으로 이는 다니엘이 영적 존재인 천사 가브리엘을 만남으로써 가졌던 정신적 긴장(17, 18절)과 동족 이스라엘의 혹독한 고난을 예고하는 예언을 들으면서 느낀 아픔으로 탈진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준다(Thomson).
왕의 일을 보았느니라 - 이는 2절 주석에 비추어 그가 실제적으로 수산 성에 있었다면 메대와 바사 제국에 대항하기 위한 동맹 수립의 외교적 업무를 수행했음을 의미하고, 만약 실제적으로 바벨론에 거했다면 통상적인 행정 업무를 본 사실을 가리킨다(2절 주석 참조). 그 이상을 인하여...없었느니라 - 여기서 '놀랐고'(* , 솨멤)는 원어상 '아찔하게 하다', '황폐케 하다'란 뜻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니엘이 이 환상 때문에 놀랐다는 사실은 곧 그가 이 환상과 해석을 지속적으로 상기하면서 자기 민족이 당할 고난에 대한 심중한 우려를 가졌음을 알게 한다. 한편 '깨닫는 사람도 없었다'란 의미는 이미 여타 사람들이 다니엘의 환상 자체는 알고 잇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으로, 26절의 '간수하라'는 의미가 온전히 '보관하라'는 것임을 입중한다(26절 주석 참조).
2장의 환상의 내용은 이 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의 갈등리 어떻게 끝날 것이라는
사실을 계시하고 있다면, 7장의 환상은 이 세상 나라가 누구에 의해 심판받을 것인가
를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2장이 심판의 목적을 밝히는 장면이라면, 7장은 심
판의 주체를 묘사하는 장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2장에서는 세상 세력을 금 신상
(2:31)으로 계시함으로써 웅장함과 화려함을 보여주고 잇다면, 7장에서는 네 짐승으로
계시함으로써 잔인함과 포악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하여 본장은 세상 세력을 숫
양과 숫염소로 묘사함으로써 제국의 운명과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임할 가혹한 핍박과
시련을 구체적으로 계시하고 있다. 특히 전장(7장)에서 나타난 뿔의 활동이 본장에서
도 계속 나타나고 동일하게 비유적이거고 묵시적인 표현이 사용되었음을 볼 때, 본장
의 내용은 전장(7장)에 나타난 환상의 일부분을 확대 부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본장은 두 뿔 가진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을 통해 메대, 바사 제국과 그리스
제국의 운명을 보여주며, 작은 뿔로 비유된 왕의 유대교 박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의 역사적 시련을 예시하고 잇다.
한편, 본장은 전장(7장)의 구조와 유가사한 방식으로 환상의 내용이 전개되고 있는
데, 이는 '상징적인 환상'과 '해석적인 환상'으로 구분된다. 이를 비교해 보면 다음
과 같다.
구 분 상징적인 환상 해석적인 환상
7 장 8장 7 장 8장
서론 1절 1, 2절 16절 15-19절
요약 2, 3절 17-18절
환상에 대한 내용 4-8절 3-12절 19-25절 20-25a절
하님의 심판 9-19절 26절 25b절
하나님의 목적이 계시됨 13, 24절 13-14절 27절
결론 15절 28절 26, 27절
또한, 본장은 '이상'이라는 말과(1, 2, 13, 15, 16, 26절), '나타나다', '보다'라는
동사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7, 15, 20절). 이러한 사실은 본장의 뭇시적인 성격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상과 같은 본장은 다니엘이 첫 번째 이상을 본 후 2년이 뒤에 다시 하나님으로부터
이상을 받은 내용의 기록이다. 그는 먼저 두 뿔을 가진 숫양이 나타나고, 그 뒤에 숫
염소가 나와서 숫양을 짓밟고 강성해지는 모습을 보았다. 이것은 메대와 바사 제국이
그리스 제국의 알렉산더에 의해 정복당하는 모습에 대한 예언이다. 떠한 작은 뿔의
출현은 성전 제사를 폐지하고 성소를 더럽히며 하나님을 모독한 안티오쿠스 에피타네
스의 박해 사건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미래의 대환란에 대한 예언은 하나님께서 세
계 역사를 직접 섭리 하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적으로 볼때는 인간들이 역사를 주
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
1. 숫양과 숫염소에 대한 환상(8:1-14)
전장(7장)의 네 짐승에 대한 환상은 벧사살 원년(7:1)에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본 단락의 환상은 벧사살 3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약 2년간의 공백이 있음에도 불구
하고 본 단락의 환상이 바로 뒤이어 나온 것은 전장의 환상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
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이전의 환상들은 세상 나라의 활동이 주로 성도들
을 향하던 것이었으나(7:21), 본 단락에 와서는 하늘의 영역까지 미칠 것임을 보여주
고 있다(10절). 즉 세상 세력의 궁극적인 본질이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단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특징을 담고 있는 본 단락은 (1) 숫양과 숫염소의 환상을 묘사하
고 있는 전반부(1-7절), (2) 네 뿔이 하늘의 군대까지 대적할 것임을 보여주는 후반부
(8-14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전장(7장)과 본 단락의 환상의 내용은 동일한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와의 갈
등과 심판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다. 이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구분 7 장 8 장
상징물 네 짐승(3절) 숫양과 숫염소(4-7절)
주제 세상 나라의 멸망 세상 나라의 권세(24절)
활동 기간 한 때, 두 때, 반 때(25절) 이천 삼백 주야(24절)
심판자 인자같은 이(13절) 밝히지 않고 암시적으로말함(25절)
이상에서 이천 삼백 주야(14절)가 구체적으로 어느 기간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대체
적으로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 '주야'를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소제로 보아 실
제의 날 수를 1,150일로 보는 것이다. 이는 외경 마카비 상 1:54, 59에 의하면 B.C.
167년 12월에 제우스 신상이 성전 번제단에 설치되었고, 또한 마카비 상 4:52, 59에
따르면 3년 후인 B.C. 164년 12월에 철거되었음에 기인한다. 둘째 문자대로 2300일로
보아 안티오쿠스가 폭정을 하였던 B.C. 171-165년까지 약 6년으로 본다. 칼빈
(Calvin), 카일 . 델리취(Keil & Delitzsch)는 히브리적 사고에서 주야가 개별적으로
계산될 수 없음을 근거로 하여 이 견해를 받아들였다.
이상과 같은 본 단락의 주도적인 내용을 시간적인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숫양의 등장(3, 4절) : 이 숫양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자세하게 나타나 있지는 않
으나, 숫양의 사역과 성격에 대해서 '서로 남과 북을 향하여 받는'일과 '임의로 행하
고 스스로 강대하가'(4절)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숫양이 호전적인 성격을 갖
고 있으며 반하나님적인 특징을 강하게 풍기고 있음을 알려준다. 숫양은 일정한 기간
동안 절대덕인 힘을 행사하며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4절).
(2) 숫염소의 출현과 활동(5-8a) : 숫양은 매우 강대했으나, 숫염소의 힘에 의하여
패배하게 된다(7절). 이 사실은 숫양과 숫염소의 싸움이 힘에 의존된 것임을 보여주
며, 강력한 힘을 소유한 자가 절대적인 자리에 있게 될 것임을 알려준다. 동시에 세
상적 힘의 중심이 계속 이동하게 됨을 보여준다. 어느 한 세력이 계속해서 절대적인
힘을 행사할 수 없으며, 자신의 힘을 의지하여 교만하게 행동하면 다른 세력에 의해
결국 멸망당하게 된다. 이렇듯 세상 나가의 원리는 힘에 의존하다가 힘에 의해 멸망
당하는 것이다.
(3) 작은 뿔의 출현과 활동(8b-14절) : 숫염소의 힘은 다른 곳에서 나타난 불들에 의
해 꺽이고, 그 뿔들 중에서 또 작은 뿔이 나타나 심히 강대해진다(8, 9절). 그런데
이 작은 뿔의 활동은 이전의 숫양이나 숫염소의 활동과 다른 성격을 보여주는데, 하늘
군대에까지 그 힘이 미칠 뿐만 아니라(10절) 군대의 지도자를 대적한다는 사실이다(11
절). 구체적으로 군대의 지도자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으나, 그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표현을 감안한다면 하나님일 것이 분명하다(7:9). 결국 이 세상의 세력은
작은 뿔에 의하여 통합되고 막강한 힘을 행사하며 마지막에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데까
지 이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세상 나라의 근본적인 성격이 하나님 거부하는 것임
을 극명하게 보여준다(창 11:4).
2. 환상의 해석(8:15-27)
숫양과 숫염소 그리고 작은 뿔에 대한 황상에 대해서 묘하고 있는 전 단락(1-14절)
에 이어서 본 단락은 해석에 대한 환상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해석조차도 환상 중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환상에 대한
해석도 인간 편의 이해 기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의존되어 있음
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이 세상의 역사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사실을 결정
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해석자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5-19절(, (2) 숫양과
숫염소에 대한 정체를 밝히는 중반부(20-22절), (3) 한 왕에 대한 성격을 묘사하는 후
반부(23-27절)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본문은 계시의 진실성과
역사적 성취의 확실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겔 12:25-28 ; 마 1:22).
한편, 본 단락에서 묘사되고 있는 왕은 역사적으로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를 지칭한
다.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적들을 불시에 공격하기 위하여 배신과 음모를 일삼을
것이다(25절). 그리고 하나님에게 정면 도전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는 실제로 입증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을 훼방하고, 하나님을 모독했으며, 성전 제사를 폐하
고 대신 우상을 숭배하도록 했다. 또한 참된 신앙 생활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핍박을 했다. 더구나 그의 화폐 '테오스 에피파네스'(Theos Epiphanes)의 의미가 '현
현한 신'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그의 통치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 그러나 에
피파네스는 인간의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갑자기 망하게 된다. 이
예언은 구체적으로 역사 속에서 이루어졌다. 마카비 상 6:4, 8-16은 그가 엘리마이스
에서 패하여 바벧론으로 동아온 후 유다 마키아의 승리의 소식을 들은 후에 병에 걸려
서 여러 날만에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본 예언은 일차적으로는 당시의 상황
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 계속되는 세상
나라들과 세상의 왕들의 근본적인 성격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살후 2:3, 4).
이러한 본 단락의 중심 사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현현 앞에 선인간의 참된 모습(15-19절) : 다니엘은 거룩한 자기 자기
앞에 오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
어떠해야 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질적인 차이를 보게 한다(사
6:5). 인간은 무한하신 하나님을 대면할 때 필연적으로 경외심을 갖게 된다(출
19:21). 그러므로 다니엘은 단순히 예의적인 차원에서 부복이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
께 가까이 갈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겸비한 자세를 취한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
을 올바로 알 때 자신의 죄악을 직시하며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된다.
(2) 하나님 앞에 선 왕의 교만한 모습(20-26절) : 다니엘이 하나님의 현현 앞에 선
모습과 대조적으로 한 왕은 만왕의 왕되신 하나님께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왕은 자신의 권세와 능력을 신뢰하며 겁없이 하나님께 도전하는 교만을 보인다(25절).
이러한 사실은 세상이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태도를 두 가지로 제시한다. 즉 하나님에 대하여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자세와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거부하는 자세이다(롬 1:21-23).
다니엘이 하나님에 대하여 긍정적인 자세를 취했다면, 이 환상에 나오는 왕은 하나님을 부정했다. 결국 이러한 성향은 하나님의 심판을 당하게 되는 직접적인 이유가 되신 것이다(시 1편).
이상과 같은 본장은 단지 한 시대의 역사를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나라의 성격과 종말에 일어날 일들에 대하여 알려주고 있다. 세상 나라는 반하나님적이며 끝까지하나님의 백성들을 괴롭힐 것이다(24절 ; 7:21). 그러나 종국에 가서는 하나님의 능력에 의하여 결정적인 심판을 맞게 될 것이다. 성도는 이와 같은 사실을 깨닫고 세상의 힘을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하게 생활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은 반드시 최후 승리를 보장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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