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
여호와의 말씀이...가라사대 - 15:1;16:1 주석을 참조하라.
=====17:2
수수께끼 - 이의 히브리어 기본 어근은 '히다'(* )이며 '후드'(* , 매듭을 묶다, 수수께끼를 내다, 삿 14:12)에서 유래된 말로 '은밀한 말', '난해함' 등을 뜻한다. 이것은 그 본래의 의미를 애매 모호하게 숨기고 비유적인 표현을 통해 사물의 실체를 나타내는 것을 가리킨다. '히다'가 민 12:8에서는 '은밀한 말'로, 왕상 10:1에서는 '어려운 문제'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비유 - 히브리어로 '마솰'(* )은 '잠언' 또는 '비유'등의 뜻을 갖는다. 이는 어떤 유사한 사건이나 상황 또는 일 등을 비유적으로 나타내어 그 본질적인 교훈을 전달하는 말이다(잠 1:1).
=====17:3
채색이 구비하고 날개가 크고 깃이 길고 털이 숱한 큰 독수리 - 본 구절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견해 차이를 보인다. 칼빈(Calvin)은 '날개', '깃', '털' 등을 당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정복하고 다스린 피정복 지역과 족속들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쿡(Cooke)은 아마 에스겔 선지자가 바벨론의 우상 신전의 벽에 있는 다양한 색깔의 양각 부조(陽刻浮彫)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정한다. 그렇지만 랑게(Lange)나 왓트(Watt)와 같은 학자들은 큰 '날개'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다스리는 통치 영역을, 긴 '깃'은 잘 훈련된 막강한 군사력을, 숱한 '털'은 그의 휘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그리고 다양한 '채색'은 그의 제국이 언어, 관습, 의복 등이 다양한 복합 민족임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한다. 본 구절의 묘사가 수수께끼와 비유(2절)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마지막 견해가 무난하다. 레바논은 팔레스틴의 북부 지역에 위치한 거대한 산맥으로서 북과 동은 시리아에, 서는 지중해에, 남은 이스라엘에 접하고 있다. 성경에서 이곳은 이스라엘의 이상적인 영토의 일부로 묘사된다(신 11:24;수 13:5). 특히 이곳은 백향목 산림으로 유명하며 이곳의 나무로 솔로몬 성전이 건축되어졌다(왕상 5:5-12;6:9, 10, 15, 16). 본 구절에서 비유된 레바논에 대해 혹자는 성전이 레바논 백향목으로 지어졌다고 하여 예루사렘 성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며(Hamieson, Brown), 다른 사람은 유다 지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Calvin, Cooke).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Lange, Watt, Dyer). 백향목 높은 가지를 취하되 - 백향목은 고대 근동의 레바논에서 자라는 소나무과의 상록 교목으로서 힘(욥 40:17;시 29:5), 번영(민 24:6;시 92:12;104:16), 아름다움(아 5:15) 등을 상징한다. 여기서는 다윗 왕가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본 구절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쳐들어와 유다의 왕 여호야긴을 사로잡음을 상징한다(왕하 24:10-12).
=====17:4
장사하는 땅...상고의 성읍 - '장사하는 땅'은 바벨론을 가리키며 '상고의 성읍'이란 바벨론 중에서도 상업이 번성한 성읍을 가리킨다. 바벨론은 유브라데 강과 페르시아 만을 통한 상업이 성행했으며 그 나라 자체에서도 수공업과 상업이 활발하였다고 한다(Watt). 계시록에서도 바벨론은 화려한 무역업을 하는 곳으로 묘사된다(계 18:10-20).
=====17:5
또 그 땅의 종자를 취하여...심되 - 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사로잡혀간 여호야긴 왕 대신에 그의 숙부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세운 사실을 가리킨다(왕하 24:15, 17;대하 36:10). 수양버들 가지처럼 큰 물가에 삼더니 - 수양버들은 그 속성상 물가에 심겨질 때 물을 흡수하여 푸르고 싱싱하게 잘 자란다. 따라서 이 비유는 느부갓네살이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옹립하되 어느 정도 번성하고 풍요를 누리도록 정치적인 권력과 함께 경제적인 부의 풍성함을 부여하여 선처한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Calvin).
=====17:6
그것이 자라며...포도나무가 되어 -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옹립된 유다 왕 시드기야가 어느 정도 경제적인 부와 정치적인 권력면에서 성장하고 탄탄하게 번성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번성은 본 구절의 '높지 아니한'이라는 말이 암시하는 바 그 힘과 영향력에 있어서 한계성을 띠는 것이었다(Taylor). 그 가지는...독수리의 아래 있었더라 - 유다 왕 시드기야는 그 권면에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이것은 시드기야가 유다 왕으로 옹립되긴 했으되 유다가 온전히 바벨론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뜻한다.
=====17:7
또 날개가 크고 털이 많은 큰 독수리 - 3절의 '큰 독수리'와는 또 다른 '큰 독수리'로서, 당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보다는 못하나 고대 근동에서 어느 정도 세력을 떨치며 커다란 민족을 형성하고 있는 애굽의 왕을 가리킨다. 그 포도나무가...가지가 퍼졌도다 - 본 구절은 유다 왕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반역하고 대신 그 정치, 경제적인 도움을 위해 애굽 왕 바로를 위뢰한 사실을 비유하고 있다(왕하 24:20;렘 37:7;44:30).
=====17:8
그 포도나무를..하려 하였음이니라 -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유다왕으로 옹립된 목적을 보여준다. 즉 느부갓네살은 시드기야로 하여금 번성하여 충실한 열매를 맺는 번영의 상태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 그를 유다의 왕으로 옹립시켰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분이신 바, 이방 왕 느부갓네살을 통하여 유다 백성들을 번영과 평강의 상태에 거하도록 계획하셨음을 암시한다.
=====17:9
이 독수리가...그 뿌리를 뽑으리라 -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그를 반역한 유다 왕 시드기야와 그 왕국을 침입해 파멸시킴을 예시한다. 이는 B.C. 586년에 그대로 이루어져 시드기야 왕이 두 눈이 뽑힌 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고 유다 왕국이 패망케 되었다(왕하 25:1-7).
=====17:10
동풍이 부딪힐 때에...마르리라 하셨다 하라 - 팔레스틴 지역에서 '동품'은 흔히 시로코풍(sciroco)으로 불리우기도 하는 바람으로서 아라비아 사막이나 가나안 땅 남동 지방 사막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열풍을 말한다. 이는 주로 봄에 많이 불어 오고 심할 때에는 많은 사진(砂塵)을 동반하여 불어옴으로 사람과 곡물들에게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이런 바람이 바벨론 제국에 비유된 것은 느부갓네살에 의해 유다 왕국이 멸망하게 됨을 암시한다.
=====17:11
여호와의 말씀이 또...가라사대 - 이는 1-10절의 비유적인 말씀에 대해 그 본질적인 의미를 말씀하기 위한 도입 구절이다.
=====17:12
너는 패역한 족속에게...못하겠느냐하고 - '패역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메리' (* )는 동사 '마라드'(* , 반역하다)에서 유래되었으며 '반역'의 뜻이다(2:3). 이는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 숭배가 하나님에 대한 반역 행위였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하나님을 왕으로 삼고 그분만을 섬기며 살아야 했으나 우상을 왕으로 삼았기에 반역 행위를 한 것이다. 바벨론왕이...끌어가고 - 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시드기야 왕 이전의 유다 왕 여호야긴이 B.C. 597년 '그 모친과 신복과 방백들과 내시들과 함께'(왕하 24:12)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사실을 가리킨다(왕하 24:8-10). 이때에 본서의 저자 에스겔도 제사장 신분으로서 포로로 잡혀 갔었다(1:2).
=====17:13
그 왕족 중에 하나를...맹세케 하고 - 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유다 왕 요시야의 아들로서, 선왕(先王) 여호야긴의 숙부가 되는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세운 것을 가리킨다(왕하 24:17;대상 3:17;대하 36:10). 특히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이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세우되 자기에게 복종과 출성할 것을 맹약케 했다. 이런 관습은 고대 근동에서 점령국의 왕(suzerain king)이 식민지의 왕(vassal king)에게 충성을 요구하는 대신 그 나라를 보호하겠다는 종주권 계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땅의 능한 자들을 옮겨 갔나니 - '능한 자'란 히브리어로 그 기본 어근이 '야일'(* )로서 '힘', '힘센 자', '우두머리'등을 의미한다. 이는 정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자들이나 부유층 사람을 가리키는 것 같다. 14절과 연관해 볼 때 아마 느부갓네살은 유다 왕국이 그에 대한 반역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자들을 사로잡아 갔던 것 같다.
=====17:14
이는 나라를 낮추어...하려 하였음이어늘 - 이는 앞절(13절)에서 느부갓네살이 취했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즉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유다 왕국으로 하여금 그를 의뢰하며 그의 권력 아래에 존속하도록 하였다. 이런 현상은 고대 근동의 종주권 계약의 일반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17:15
그가 사자를...형통하겠느냐 - 이는 유다 왕 시드기야가 그를 왕위에 옹립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배반하고 애굽 왕 바로를 의뢰한 결과 곧 바벨론에 의해 쇠패할 것을 예시한 말이다(7, 9절). 당시 느부갓네살과 그의 군대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우주적 경륜을 위해 사용하시는 도구로서 유다 왕국이 그에 부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는데, 시드기야와 유다 왕국이 이를 거역하고자 한 것이다(렘 27:10, 11;43:10). 그러므로 시드기야가 애굽과 동맹한 것은 느부갓네살과 맺은 종주권 계약을 파기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기도 했다. 피하겠느냐...피하겠느냐 - '피하겠느냐'란 말이 반복 표현된 것은 시드기야 왕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침공과 그로 인한 멸망을 모면할 길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17:16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 5:11 주석을 참조하라. 그 왕의 거하는 곳...죽을 것이라 - 하나님은 유다 왕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포로로 잡혀간 바벨론에서 죽을 것임을 선언하신다. 이는 B.C. 586년 유다 왕국이 패망한 후에 그대로 성취되었다(왕하 25:4-7;렘 39:7;52:11).
=====17:17
대적이 토성을 쌓으며 운제를 세우고 - '토성'은 히브리어로 '솔렐라'(* )인데 동사 '살라'(* , 쌓아 올리다)에서 유래되었으며 '언덕', '군사적인 방벽' 등을 뜻한다. 이것은 고대 전쟁의 공성법(功成法)의 한 수단으로서(왕하 19:32;25:1) 상대방의 성을 포위 공략하기 위해 그 성벽보다 높이 밖에서 흙을 쌓아 올려서 그곳에서 성을 정복하는 것을 가리킨다. '운제'에 대해서는 4:2 주석을 참조하라. 바로가...그를 도와 주지 못하리라 - 바벨론 군대들이 B.C. 588년 예루살렘을 포위 공격했을 때(왕하 25:1;렘 32:2) 시드기야 왕이 애굽의 바로에게 도움을 청해 바로의 군대가 그를 도우러왔다(렘 37:5). 그러나 바로 군대는 유다의 시드기야 왕에게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이내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결국 예루살렘은 바벨론 군대에 의해 함락되었다(왕하 25:1-7;렘 39:1-10).
=====17:18
그가 이미 손을 내어 밀어 - 이는 당시 고대 근동 사회에서 계약에 대해 증언할 때 손을 내미는 일반적인 관습을 따른 것으로서(Calvin), 곧 충성된 서약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Delitzsch). 맹세를 업신여겨...피하지 못하리라 - 15절의 반복적인 표현이다.
=====17:19
그가 내 맹세를...배반하였은즉 - 유다 왕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과 맺은 '맹세'와 '언약'을 본 구절에서 하나님은 하나님 당신의 '맹세'와 '언약'으로 간주하셨다. 이에 대해 혹자는 당시 시드기야가 그가 믿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의뢰하여 맹세하고 언약한 것으로 해석한다(Carley). 실제로 당시 근동 지방에서는 그들이 믿거나 숭배하는 하나님 또는 우상등으로 맹세하고 언약하는 경향이 있었다(창 31:53;왕하 3:14;5:16;대하 18:13;암 8:14;습 1:5). 칼빈(Calvin)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이 땅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맹세나 언약은 단순히 그들 사이에서만 맺어지는 것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곧이 땅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와 성실성이 유지되어지기를 바라시며 그것들이 위반될 경우 징벌하시는 공의의 심판주 하나님 앞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맹세나 언약은 곧 하나님 당신 자신의 맹세나 언약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본 구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족속을 징벌하시기 위한 도구로 바벨론을 선택하셨고 선지자들을 통해 바벨론에게 항복하라고 선언하셨던 사실에 근거하여 주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족속이 바벨론 군대에 항복을 하면 70년 후 다시 가나안 땅으로 회복시킬 것을 약속하셨으나 그들이 그것을 어겼던 것이다. 내가 그 죄를 그 머리에 돌리되 - 9:10 주석을 참조하라.
=====17:20
내 그물을...내 올무에 걸리게 하여 - '그물'이나 '올무'란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수단 또는 도구를 나타내는 비유적인 표현이다(12:13 참조). 그 반역을 거기서 국문할지며 - '국문할지며'란 히브리어로 '솨파트'(* )로서 '심판하다', '판결을 선고하다'의 뜻을 갖는다. 따라서 본 구절은 시드기야 왕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따라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결국 그곳에서 죽게 됨을 암시한다(왕하 25:7). 시드기야는 두 눈이 뽑힌 채 바벨론으로 끌려가 죽는 날까지 감옥에 갇혔다(렘 52:11).
=====17:21
그 모든 군대에서...엎드러질 것이요 - 12:14과 유사한 표현 방법이 사용되었다. 이스라엘 족속은 바벨론 군대에 의해 진멸되었으며 살아 남은 자들은 사방으로 도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피난처로 생각했던 애굽으로 피하여도 결코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선지자 예레미야의 경고대로 애굽에서도 하나님의 징계가 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렘 42:16).
=====17:22
백향목 꼭대기 - '백향목'은 레바논 산지에서 자라는 뛰어나고 곧은 목재인데, 여기서는 다윗 왕가를 상징한다(3절 참조). 높은 새 가지 - 다윗 왕가에서 나오는 한 새 왕을 가리키는 말로서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말한다. 그분은 영적으로 하나님의 독생자로서 성령에 의해 잉태되어 오셨으나(마 1:18, 20), 육신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는 다윗의 후예로 오시어 다윗의 위(位)를 잇는 분이시다(눅 1:32, 33;롬 1:3). 연한 가지 - 이는 메시야의 육신적인 측면의 모습, 곧 겸손하시며(빌 2:5-8) 천한 모습으로 오실 것(사 53:2;눅 2:7)을 예시하고 있다. 높고 빼어난 산이란 일반 평지보다 높은 곳으로서, 땅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백향목 가지가 심겨진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왕으로서 모든 것을 통치하심을 암시한다. 그리고 위클리프(Wycliffe)에 의하면 이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아래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뜻도 함축하는 것 같다.
=====17:23
이스라엘 높은 산 - 이는 하나님의 '거룩한 산'으로서 곧 시온 산을 가리킨다(20:40). 시온 산은 다윗 왕이 여부스 족속을 정복한 후, 하나님이 그들을 다스리시며 통치하시는 이스라엘 왕권의 중심지로서 간주되었다(삼하 5:7;시 9:11;48:1, 2;149:2). 그리고 이산은 후에 임하실 메시야가 그 왕권을 세우시고 통치하실 중심 지역으로 묘사되기도 한다(시 2:6;146:10;사 2:2;미 4:2;슥 8:3;계 14:1). 그런데 혹자는 이를 단순히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지만(Lange)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각양 새가...그늘에 거할지라 - 메시야 왕국이 임할 때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별없이 많은 민족들이 그분을 믿음으로 구원받으며 그분의 은총과 축복 아래에서 보호받으며 안식할 것을 암시한다(마 11:28). 칼레이(Carley)는 이와 관련하여 부언하기를, 모든 피조물들을 보호해준다는 큰 나무에 대한 묘사는 고대 근동 지방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표현이라고(31:1-18;단 4:10-12;마 13:32) 진술한다.
=====17:24
들의 모든 나무가...알리라 - '들의 모든 나무'란 이스라엘 주위에 있는 이방 열국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 범죄한 이스라엘을 징계하시어 낮추시되 또한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는 회복하시고 높이신다(Plumtre).
수백년에 걸쳐 하나님께 불순종한 죄악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패망이 임박했음을 여
거 방식으로 예고하는 부분(12-24장)에 속한 본장은 두 독수리 비유를 통하여 시드기
야가 하나님 대신에 외세를 의지한 것이 멸망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본장 역시 전장(16장)의 흐름과 같이 전반부는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암울한 분위기
를 전하지만 후반부는 소망을 갖게 하는 구원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 구성은 이
중적인 의미, 곧 구원의 주체와 심판의 원인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하나님께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약속하신 대로 장차 선민에게는 희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 시대
는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로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의
지하지 않고 인간적인 수단, 과 외세에 의존함으로 멸망에 처하게 된다. 결국 미래의
구원의 메세지는 현재 이스라엘의 심판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은 데 기인함
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본문의 내용은 (1) 패망을 자초한 이스라엘의 말기 상황을 두 독수리 비유
로 묘사하는 전반부(1-10절)와 (2) 비유에 대한 설명으로 시드기야가 바벧론과 맺은
언약을 배반하고 애굽에게 도움을 청했음을 정죄하는 중반부(11-21절), 그리고 (3) 전
반부와 동일한 비유를 사용하여 장차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궁극적으로 구원하시겠다
는 약속을 전하는 후반부(22-24절)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좀더 구조적으로 정리해보
면 다음과 같다.
+--------------------------------------------------------------------+
| A. 바벧론의 2차 침공을 비유 형식으로 묘사하는 부분(2-6절) |
| B. 애굽과 동맹맺은 것을 비유로 표현하는 부분(7-10절) |
| A.' 바벧론의 2차 침공을 설명하는 부분(11-14절) |
| B.' 애굽에게 도움을 청한 것을 정죄하는 내용(15-21절) |
| C. 이스라엘의 구원을 비유 형식으로 예고하는 부분(22-24절) |
+--------------------------------------------------------------------+
한편, 본장의 특징은 비유 형식이 특정한 역사적 사실들과 연관된다는 데 있다. 특
별히 본장은 바벧론이 세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 중에 마지막 2회의 상황
을 전하고 있다. 바벧론이 여호야긴을 포로로 잡아가고 시드기야를 왕으로 옹립한 사
건(2차 침공, B.C. 597년)과 시드기야가 바벧론과 맺은 조약을 파기하고 애굽에게 도
움을 청한 결과 바벧론의 침공을 받아 멸망한 사건(3차 침공, B.C. 586년)을 다루고
있다.
또한 에스겔이 본장을 비유로 기록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다. 대개 비유 형식으로
계시를 전하는 목적은 불신자들에게 진리를 감추려는 것과 메시지를 어느 정도 은폐시
킴으로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에스겔 당시의 유다인들은 완악하
셨기에 상투적, 관습적 표현 방식으로는 관심을 유도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에스겔은
특이한 방법으로 당시 사람들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려는 의도로 비유를 사용하였다.
비유는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청중들의 경험과 사고를 반영하는 소재를 선택한다. 그
리고 간략한 장면 묘사를 통해 오직 한 관점의 내용만을 서술함으로 짧은 시간에 강력
한 메시지를 전한다. 예수님도 당시 유행하던 랍비식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다. 그분의
비유 역시 명쾌함과 단순성, 탁월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 비유는 오늘날의
예화에 해당될 것이다. 선지자는 인상적인 비유를 통해 이스라엘의 패망을 예고하고,
새로운 희망을 소유하도록 돕고 있다.
이와같이 본장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열방을 의지하는 이스라엘의 불신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본장을 몇 단락으로 나누어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
음과 같다.
1. 바벧론과의 관계(17:1-6, 11-14)
본 단락은 바벧론의 왕인 느부갓네살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당시 왕이었던 여호야
긴을 사로잡아 간 후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운 사실에 대해 비유적으로 묘사하고 거기
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에스겔은 친애굽파와 친바벧론파로 갈라진 시드기야
정부가 살 길은 바벧론과 맺은 화친 조약을 유지하는 데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
한 본문의 구성은 (1) 바벧론과 맺은 조약을 통해 이스라엘이 존속할 수 있음을 비유
로 전하는 부분(1-6절)과 (2) 여기에 대해 설명하는 산문체(11-14절)로 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제 본문의 내용을 좀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두 독수리는 각각 바벧론과 애굽을 묘사한다(3, 7절). 에스겔은 두 독수리의
권세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였다. 곧 두 독수리는 모두 날개, 깃털이 있으나 전자(바
벧론을 비유)는 정관사를 첨가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나타내는 여러 동사를 사용하였으
나, 후자(애굽을 비유)는 정관사가 없으며 동사도 존재를 나타내는 것 하나만을 사용
하였다. 이 표현은 당시 바벧론이 애굽보다 강대함을 알려주기도 하며, 이스라엘이 바
벧론과 맺은 조약에 충실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날개, 깃, 털이 많은 독수리(3절)는 바벧론이 여러 나라를 정복한 상황을 묘
사한다. 당시는 갈대아인들이 근동 지역 전체에 세력을 확정하였다. 그러므로 날개,
깃, 털은 느부갓네살이 정복하고 통치하던 영역과 군사력 등을 의미할 수도 있다. 바
벧론의 동방 진출레 대항하기 위해 화친 동맹을 맺은 에돔, 모압, 암몬, 두로, 시돈은
모두 바벧론의 종속 국가가 되었다(렘 27:1-7). 이스라엘도 예외가 아니어서 바벧론의
공격을 수차례 받았다. 이것을 본문은 독수리가 백향목 높이 있는 연한 가지를 꺾어
장사하는 땅 상고의 성읍에 심은 것으로 묘사하였다(3, 4절). 당시 선민들은 하나님의
보호를 받기에 예루살렘이 우뚝 솟은 백향목처럼 난공 불락의 요새라고 여겼다. 그들
이 이런 교만에 빠져 있을 B.C. 597년에 바벧론은 애굽에 도움을 구하는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여호야긴 왕과 왕의 가족들, 신하들, 만 명의 군사, 일천명의 기술자와 대장
장이를 사로잡아 갔다(12절;왕하 24:17-17;렘 24:1;29:2). 이때 에스겔도 바벧론으로
끌려갔다(1:1-3). 하나님은 바벧론을 사용하여 이스라엘을 징계하기로 결정하시고 그
세력을 강성하게 만드셨다.
(2) 느부갓네살이 여호야긴 대신에 시드기야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옹립한 사실을
비유적으로 설명한다(5, 6, 13절). 특히 저자는 여호야긴을 우아한 백향목 가지로, 시
드기야는 볼품없는 종자로 묘사하였다. 그 이유는 시드기야가 바벧론에 의해 왕위에
올랐기에 당시 백성들의 진정한 왕으로 간주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고고학자들은 바
벧론의 왕궁에서 에호야긴의 칭호를 '유다의 왕'으로 언급한 서류를 발견하였다. 이는
그가 유다의 진정한 왕이며 시드기야는 섭정 왕으로 있었음을 시사한다(왕하
25:27-30). 결국 시드기야는 명실 상부한 유다의 왕이 아니라 바벧론에 의해 세원진
허수아비 정권이었다고 볼 수 있다.
(3) 이스라엘이 바벧론의 통제를 받게 되었다고 말한다(5,6절). 선지자는 이스랑레
이 옥토에 심겨 그 가지가 독수리를 향한 포도나무와 같다고 묘사한다(5,6절). 이것은
이스라엘이 국가의 주권을 상실하고 바벧론의 통제를 받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조약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것이다(대하 36:13). 예레미야의 예언에 따르면
바벧론과의 조약은 하나님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렘 27:1-22). 이스라
엘이 바벧론의 치하에 속하게 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바벧론은 하나님이 집행하시는 심판의 도구로서 존재하였다(왕하 24:1-4, 20). 그러므
로 이스라엘을 바벧론과의 조약을 신실하게 준수할 때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따르는
것이 된다. 바벧론이 선하고 현명해서가 아니라 잠시 그 나라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의도이므로 바벧론엠 충성하여야 했다. 이처럼 하나님은 징계와 축복을 겸하
여 주신다. 곤경에 봉착하였을 때 인간적인 수단에 의지하는 대신에 하나님을 의지하
고 그분의 말씀에 근거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 때 축복을 받을 수 있다. 고통스러울지
라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진정한 구원이 보장되는 것이다.
2. 애굽과의 동맹 및 구원의 약속(17:7-10, 15-24)
시드기야는 바벧론과의 조약을 파기하고 애굽에게 원조를 요청한다. 아마 바벧론의
심한 압제를 못견뎌서 그리하였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이 살 길은 애굽이
아닌 바벧론과 화친 관계를 지속하는 데 있었다. 그러기에 전반부(1-6, 11-14절)와 마
찬가지로 에스겔은 비유와 거기에 대한 해석을 통해 시드기야의 잘못된 결정으로 이스
라엘이 철저하게 멸망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본문의 내용은 (1) 시드기야가 애굽의 도움을 구하는 상황을 비유로 설명하
는 부분(7-10절), (2) 비유에 대한 해석(15-21절), (3) 비유와 같은 이미지로 구원을
약속하는 부분(22-24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하여 저자는 하나님
의 의도를 거역하고 애굽과 동맹을 맺은 이스라엘의 패망이 임박하였음을 예고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번영은 결국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로 이루어지기에 어떤 상황에서
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본문의 주도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은 당분간 바벧론과 동뱅 관계를 지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애굽과 연
합하였다. 시드기야는 잠시 바벧론에게 충성하였다가(렘 29:3;51:29) 친애굽파의 회유
에 넘어가 애굽에게 원조를 요청하였다(15절;왕하 24:20;대하 36:13;렘 52:3). 당시
애굽의 왕 호프라(Hophra)는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서 바벧론의 동방 진출을 저지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따라서 시드기야의 판단으로는 애굽과 조약을 맺는 것이 이스
라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드기야의 판단은 하나님의
의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말았다. 바벧론(3절의 독수리)은 애굽(7절의 독수리)보다
강성하기에 애굽을 의지하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실제로 호프라는 바벧론에 의
해 포위된 예루살렘을 구하러 오던 중 바벧론과 싸워 패배하였다(렘 37:7,8). 바벧론
의 기세(氣勢)는 애굽의 공격에 잠시 주춤(렘 37:5, 11)하였으나 결국 예루살렘을 다
시 포위하여 그 성을 초토화시켰다(왕하 25:1-7;렘 39:1-3). 그러기에 에스겔을 호프
라를 꺾인 팔로 비유하였다(30:20-22). 시드기야는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워 하나님의
말씀을 소홀히 생각하였으므로 결국 예루살렘을 엄청난 파국으로 몰아가고 말았다.
(2) 하나님은 맹세하시면서까지 시드기야에 대한 심판이 임박했음을 예고하신다
(16, 19절). 하나님의 맹세는 시드기야의 맹세와 대조된다. 하나님은 바벧론 왕의 강
성함을 말했으나, 시드기야는 애굽의 승리를 기대하였다. 그런데 마침내 하나님이 다
짐하신 것이 이루어져 바벧론이 승리하고 시드기야는 비참한 모습으로 끌려가게 되었
다. 시드기야는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애굽과의 조약을 맺었으나 아무 도움도 얻지
못하였다. 사실 시드기야는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하
나님의 계획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끝내 '하나님의 맹세와 언약'을 배반하였기에 심
판을 받았다(19절). 하나님의 언약이란 시드기야가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바벧론과 조
약을 맺은 것을 의미한다(대하 36:13). 당시 하나님의 뜻은 바벧론을 통해 범죄한 이
스라엘을 심판하는 데 있었다. 이는 예레미야의 예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바
벧론 왕을 섬기라 그리하면 살리라'(렘 27:12-17)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바벧론을 배
반하는 것은 인간적 능력을 통해 하나님의 징계를 피하려는 시도였다. 이 시도 속에는
죄를 정죄하시는 하나님의 판단을 무시하는 교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번영하겠다는 인간의 그릇된 야망이 담겨 있다. 그러나 에스겔은 바벧론과의 '언약,
맹세'를 지켜야 함을 7회나 강조함으로(11-21절) 바벧론과의 조약을 어긴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불가피함을 시사하였다. 성도는 종종 하나님이 주시는 징계, 혹
은 역경을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잠 3:11,12;고전 11:31,32;히 12:5-11). 만약 끝까
지 거부한다면 더욱 참혹한 상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3) 유다 백성의 살 길은 하나님의 은혜를 찾는 데 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사역
으로 이스라엘이 형통케 되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22-24절). 그런데 여기서 성장하는
백향목의 가지는 2-10절의 백향목 가지와 포도나무와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전반부와
동일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궁극적인 구원의 주체가 바벧론이나 애굽이 아니라 오직 하
나님이심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은혜로 인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더 나아가 온
민족을 구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비유는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사 11:1)이라는 예언과 일맥 상통(一脈相通)한다. 이사야
는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사 11:9)하게 된다고 예언하였다. 연한 가지
가 무성한 가지로 성장하리라는 말씀(22,23절)은 구원받는 공동체의 규모가 서서히 커
진다는 약속을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족속은 하나님의 은총츠로 말미암아 놀라운 구
원 공동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 외세의 압력에 시달리는 선민들은 이상과 말씀을 들으므로 소망을 가질 수 있
었다. 무너져 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친히 경험하며 믿음이 흔들렸던 언약 백성들은
미래에 펼쳐질 구원의 소식을 들으므로 하나님의 계획에 기꺼이 순종하려는 마음을 가
질 수 있었다. 에스겔의 예언은 그대로 성취되어 이스라엘은 패망하였다. 그리고 그가
전한 구원의 약속대로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만민이 하나님을 경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상과 같은 본 단락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1) 혼란한
상황일수록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2) 성도가 하나님 대신 다른 세력을 의지할 때 커다란 위기에 처하게 된다. (3) 하나님은 때때로 자기 자녀들을 엄하게 징계하신다(히 12:7,8). (4)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종말론적 구원에 동참할 수 있다.
여호와의 말씀이...가라사대 - 15:1;16:1 주석을 참조하라.
=====17:2
수수께끼 - 이의 히브리어 기본 어근은 '히다'(* )이며 '후드'(* , 매듭을 묶다, 수수께끼를 내다, 삿 14:12)에서 유래된 말로 '은밀한 말', '난해함' 등을 뜻한다. 이것은 그 본래의 의미를 애매 모호하게 숨기고 비유적인 표현을 통해 사물의 실체를 나타내는 것을 가리킨다. '히다'가 민 12:8에서는 '은밀한 말'로, 왕상 10:1에서는 '어려운 문제'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비유 - 히브리어로 '마솰'(* )은 '잠언' 또는 '비유'등의 뜻을 갖는다. 이는 어떤 유사한 사건이나 상황 또는 일 등을 비유적으로 나타내어 그 본질적인 교훈을 전달하는 말이다(잠 1:1).
=====17:3
채색이 구비하고 날개가 크고 깃이 길고 털이 숱한 큰 독수리 - 본 구절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견해 차이를 보인다. 칼빈(Calvin)은 '날개', '깃', '털' 등을 당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정복하고 다스린 피정복 지역과 족속들을 가리킨다고 주장한다. 쿡(Cooke)은 아마 에스겔 선지자가 바벨론의 우상 신전의 벽에 있는 다양한 색깔의 양각 부조(陽刻浮彫)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정한다. 그렇지만 랑게(Lange)나 왓트(Watt)와 같은 학자들은 큰 '날개'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다스리는 통치 영역을, 긴 '깃'은 잘 훈련된 막강한 군사력을, 숱한 '털'은 그의 휘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그리고 다양한 '채색'은 그의 제국이 언어, 관습, 의복 등이 다양한 복합 민족임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한다. 본 구절의 묘사가 수수께끼와 비유(2절)라는 사실에 주목한다면 마지막 견해가 무난하다. 레바논은 팔레스틴의 북부 지역에 위치한 거대한 산맥으로서 북과 동은 시리아에, 서는 지중해에, 남은 이스라엘에 접하고 있다. 성경에서 이곳은 이스라엘의 이상적인 영토의 일부로 묘사된다(신 11:24;수 13:5). 특히 이곳은 백향목 산림으로 유명하며 이곳의 나무로 솔로몬 성전이 건축되어졌다(왕상 5:5-12;6:9, 10, 15, 16). 본 구절에서 비유된 레바논에 대해 혹자는 성전이 레바논 백향목으로 지어졌다고 하여 예루사렘 성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며(Hamieson, Brown), 다른 사람은 유다 지역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Calvin, Cooke).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Lange, Watt, Dyer). 백향목 높은 가지를 취하되 - 백향목은 고대 근동의 레바논에서 자라는 소나무과의 상록 교목으로서 힘(욥 40:17;시 29:5), 번영(민 24:6;시 92:12;104:16), 아름다움(아 5:15) 등을 상징한다. 여기서는 다윗 왕가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본 구절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쳐들어와 유다의 왕 여호야긴을 사로잡음을 상징한다(왕하 24:10-12).
=====17:4
장사하는 땅...상고의 성읍 - '장사하는 땅'은 바벨론을 가리키며 '상고의 성읍'이란 바벨론 중에서도 상업이 번성한 성읍을 가리킨다. 바벨론은 유브라데 강과 페르시아 만을 통한 상업이 성행했으며 그 나라 자체에서도 수공업과 상업이 활발하였다고 한다(Watt). 계시록에서도 바벨론은 화려한 무역업을 하는 곳으로 묘사된다(계 18:10-20).
=====17:5
또 그 땅의 종자를 취하여...심되 - 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사로잡혀간 여호야긴 왕 대신에 그의 숙부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세운 사실을 가리킨다(왕하 24:15, 17;대하 36:10). 수양버들 가지처럼 큰 물가에 삼더니 - 수양버들은 그 속성상 물가에 심겨질 때 물을 흡수하여 푸르고 싱싱하게 잘 자란다. 따라서 이 비유는 느부갓네살이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옹립하되 어느 정도 번성하고 풍요를 누리도록 정치적인 권력과 함께 경제적인 부의 풍성함을 부여하여 선처한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Calvin).
=====17:6
그것이 자라며...포도나무가 되어 -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옹립된 유다 왕 시드기야가 어느 정도 경제적인 부와 정치적인 권력면에서 성장하고 탄탄하게 번성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번성은 본 구절의 '높지 아니한'이라는 말이 암시하는 바 그 힘과 영향력에 있어서 한계성을 띠는 것이었다(Taylor). 그 가지는...독수리의 아래 있었더라 - 유다 왕 시드기야는 그 권면에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이것은 시드기야가 유다 왕으로 옹립되긴 했으되 유다가 온전히 바벨론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뜻한다.
=====17:7
또 날개가 크고 털이 많은 큰 독수리 - 3절의 '큰 독수리'와는 또 다른 '큰 독수리'로서, 당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보다는 못하나 고대 근동에서 어느 정도 세력을 떨치며 커다란 민족을 형성하고 있는 애굽의 왕을 가리킨다. 그 포도나무가...가지가 퍼졌도다 - 본 구절은 유다 왕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반역하고 대신 그 정치, 경제적인 도움을 위해 애굽 왕 바로를 위뢰한 사실을 비유하고 있다(왕하 24:20;렘 37:7;44:30).
=====17:8
그 포도나무를..하려 하였음이니라 -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유다왕으로 옹립된 목적을 보여준다. 즉 느부갓네살은 시드기야로 하여금 번성하여 충실한 열매를 맺는 번영의 상태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 그를 유다의 왕으로 옹립시켰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님께서 온 우주를 다스리시는 분이신 바, 이방 왕 느부갓네살을 통하여 유다 백성들을 번영과 평강의 상태에 거하도록 계획하셨음을 암시한다.
=====17:9
이 독수리가...그 뿌리를 뽑으리라 -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그를 반역한 유다 왕 시드기야와 그 왕국을 침입해 파멸시킴을 예시한다. 이는 B.C. 586년에 그대로 이루어져 시드기야 왕이 두 눈이 뽑힌 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고 유다 왕국이 패망케 되었다(왕하 25:1-7).
=====17:10
동풍이 부딪힐 때에...마르리라 하셨다 하라 - 팔레스틴 지역에서 '동품'은 흔히 시로코풍(sciroco)으로 불리우기도 하는 바람으로서 아라비아 사막이나 가나안 땅 남동 지방 사막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열풍을 말한다. 이는 주로 봄에 많이 불어 오고 심할 때에는 많은 사진(砂塵)을 동반하여 불어옴으로 사람과 곡물들에게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이런 바람이 바벨론 제국에 비유된 것은 느부갓네살에 의해 유다 왕국이 멸망하게 됨을 암시한다.
=====17:11
여호와의 말씀이 또...가라사대 - 이는 1-10절의 비유적인 말씀에 대해 그 본질적인 의미를 말씀하기 위한 도입 구절이다.
=====17:12
너는 패역한 족속에게...못하겠느냐하고 - '패역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메리' (* )는 동사 '마라드'(* , 반역하다)에서 유래되었으며 '반역'의 뜻이다(2:3). 이는 이스라엘 족속의 우상 숭배가 하나님에 대한 반역 행위였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하나님을 왕으로 삼고 그분만을 섬기며 살아야 했으나 우상을 왕으로 삼았기에 반역 행위를 한 것이다. 바벨론왕이...끌어가고 - 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시드기야 왕 이전의 유다 왕 여호야긴이 B.C. 597년 '그 모친과 신복과 방백들과 내시들과 함께'(왕하 24:12)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사실을 가리킨다(왕하 24:8-10). 이때에 본서의 저자 에스겔도 제사장 신분으로서 포로로 잡혀 갔었다(1:2).
=====17:13
그 왕족 중에 하나를...맹세케 하고 - 이는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유다 왕 요시야의 아들로서, 선왕(先王) 여호야긴의 숙부가 되는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세운 것을 가리킨다(왕하 24:17;대상 3:17;대하 36:10). 특히 본 구절은 느부갓네살이 시드기야를 유다 왕으로 세우되 자기에게 복종과 출성할 것을 맹약케 했다. 이런 관습은 고대 근동에서 점령국의 왕(suzerain king)이 식민지의 왕(vassal king)에게 충성을 요구하는 대신 그 나라를 보호하겠다는 종주권 계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땅의 능한 자들을 옮겨 갔나니 - '능한 자'란 히브리어로 그 기본 어근이 '야일'(* )로서 '힘', '힘센 자', '우두머리'등을 의미한다. 이는 정치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자들이나 부유층 사람을 가리키는 것 같다. 14절과 연관해 볼 때 아마 느부갓네살은 유다 왕국이 그에 대한 반역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자들을 사로잡아 갔던 것 같다.
=====17:14
이는 나라를 낮추어...하려 하였음이어늘 - 이는 앞절(13절)에서 느부갓네살이 취했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즉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유다 왕국으로 하여금 그를 의뢰하며 그의 권력 아래에 존속하도록 하였다. 이런 현상은 고대 근동의 종주권 계약의 일반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17:15
그가 사자를...형통하겠느냐 - 이는 유다 왕 시드기야가 그를 왕위에 옹립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을 배반하고 애굽 왕 바로를 의뢰한 결과 곧 바벨론에 의해 쇠패할 것을 예시한 말이다(7, 9절). 당시 느부갓네살과 그의 군대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우주적 경륜을 위해 사용하시는 도구로서 유다 왕국이 그에 부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는데, 시드기야와 유다 왕국이 이를 거역하고자 한 것이다(렘 27:10, 11;43:10). 그러므로 시드기야가 애굽과 동맹한 것은 느부갓네살과 맺은 종주권 계약을 파기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기도 했다. 피하겠느냐...피하겠느냐 - '피하겠느냐'란 말이 반복 표현된 것은 시드기야 왕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침공과 그로 인한 멸망을 모면할 길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17:16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 5:11 주석을 참조하라. 그 왕의 거하는 곳...죽을 것이라 - 하나님은 유다 왕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포로로 잡혀간 바벨론에서 죽을 것임을 선언하신다. 이는 B.C. 586년 유다 왕국이 패망한 후에 그대로 성취되었다(왕하 25:4-7;렘 39:7;52:11).
=====17:17
대적이 토성을 쌓으며 운제를 세우고 - '토성'은 히브리어로 '솔렐라'(* )인데 동사 '살라'(* , 쌓아 올리다)에서 유래되었으며 '언덕', '군사적인 방벽' 등을 뜻한다. 이것은 고대 전쟁의 공성법(功成法)의 한 수단으로서(왕하 19:32;25:1) 상대방의 성을 포위 공략하기 위해 그 성벽보다 높이 밖에서 흙을 쌓아 올려서 그곳에서 성을 정복하는 것을 가리킨다. '운제'에 대해서는 4:2 주석을 참조하라. 바로가...그를 도와 주지 못하리라 - 바벨론 군대들이 B.C. 588년 예루살렘을 포위 공격했을 때(왕하 25:1;렘 32:2) 시드기야 왕이 애굽의 바로에게 도움을 청해 바로의 군대가 그를 도우러왔다(렘 37:5). 그러나 바로 군대는 유다의 시드기야 왕에게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이내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결국 예루살렘은 바벨론 군대에 의해 함락되었다(왕하 25:1-7;렘 39:1-10).
=====17:18
그가 이미 손을 내어 밀어 - 이는 당시 고대 근동 사회에서 계약에 대해 증언할 때 손을 내미는 일반적인 관습을 따른 것으로서(Calvin), 곧 충성된 서약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Delitzsch). 맹세를 업신여겨...피하지 못하리라 - 15절의 반복적인 표현이다.
=====17:19
그가 내 맹세를...배반하였은즉 - 유다 왕 시드기야가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과 맺은 '맹세'와 '언약'을 본 구절에서 하나님은 하나님 당신의 '맹세'와 '언약'으로 간주하셨다. 이에 대해 혹자는 당시 시드기야가 그가 믿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의뢰하여 맹세하고 언약한 것으로 해석한다(Carley). 실제로 당시 근동 지방에서는 그들이 믿거나 숭배하는 하나님 또는 우상등으로 맹세하고 언약하는 경향이 있었다(창 31:53;왕하 3:14;5:16;대하 18:13;암 8:14;습 1:5). 칼빈(Calvin)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이 땅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맹세나 언약은 단순히 그들 사이에서만 맺어지는 것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곧이 땅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와 성실성이 유지되어지기를 바라시며 그것들이 위반될 경우 징벌하시는 공의의 심판주 하나님 앞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차원에서 볼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맹세나 언약은 곧 하나님 당신 자신의 맹세나 언약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본 구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족속을 징벌하시기 위한 도구로 바벨론을 선택하셨고 선지자들을 통해 바벨론에게 항복하라고 선언하셨던 사실에 근거하여 주어진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족속이 바벨론 군대에 항복을 하면 70년 후 다시 가나안 땅으로 회복시킬 것을 약속하셨으나 그들이 그것을 어겼던 것이다. 내가 그 죄를 그 머리에 돌리되 - 9:10 주석을 참조하라.
=====17:20
내 그물을...내 올무에 걸리게 하여 - '그물'이나 '올무'란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수단 또는 도구를 나타내는 비유적인 표현이다(12:13 참조). 그 반역을 거기서 국문할지며 - '국문할지며'란 히브리어로 '솨파트'(* )로서 '심판하다', '판결을 선고하다'의 뜻을 갖는다. 따라서 본 구절은 시드기야 왕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따라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결국 그곳에서 죽게 됨을 암시한다(왕하 25:7). 시드기야는 두 눈이 뽑힌 채 바벨론으로 끌려가 죽는 날까지 감옥에 갇혔다(렘 52:11).
=====17:21
그 모든 군대에서...엎드러질 것이요 - 12:14과 유사한 표현 방법이 사용되었다. 이스라엘 족속은 바벨론 군대에 의해 진멸되었으며 살아 남은 자들은 사방으로 도망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피난처로 생각했던 애굽으로 피하여도 결코 안전하지 못할 것이다. 선지자 예레미야의 경고대로 애굽에서도 하나님의 징계가 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렘 42:16).
=====17:22
백향목 꼭대기 - '백향목'은 레바논 산지에서 자라는 뛰어나고 곧은 목재인데, 여기서는 다윗 왕가를 상징한다(3절 참조). 높은 새 가지 - 다윗 왕가에서 나오는 한 새 왕을 가리키는 말로서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말한다. 그분은 영적으로 하나님의 독생자로서 성령에 의해 잉태되어 오셨으나(마 1:18, 20), 육신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는 다윗의 후예로 오시어 다윗의 위(位)를 잇는 분이시다(눅 1:32, 33;롬 1:3). 연한 가지 - 이는 메시야의 육신적인 측면의 모습, 곧 겸손하시며(빌 2:5-8) 천한 모습으로 오실 것(사 53:2;눅 2:7)을 예시하고 있다. 높고 빼어난 산이란 일반 평지보다 높은 곳으로서, 땅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백향목 가지가 심겨진다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서 왕으로서 모든 것을 통치하심을 암시한다. 그리고 위클리프(Wycliffe)에 의하면 이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아래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뜻도 함축하는 것 같다.
=====17:23
이스라엘 높은 산 - 이는 하나님의 '거룩한 산'으로서 곧 시온 산을 가리킨다(20:40). 시온 산은 다윗 왕이 여부스 족속을 정복한 후, 하나님이 그들을 다스리시며 통치하시는 이스라엘 왕권의 중심지로서 간주되었다(삼하 5:7;시 9:11;48:1, 2;149:2). 그리고 이산은 후에 임하실 메시야가 그 왕권을 세우시고 통치하실 중심 지역으로 묘사되기도 한다(시 2:6;146:10;사 2:2;미 4:2;슥 8:3;계 14:1). 그런데 혹자는 이를 단순히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지만(Lange)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각양 새가...그늘에 거할지라 - 메시야 왕국이 임할 때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별없이 많은 민족들이 그분을 믿음으로 구원받으며 그분의 은총과 축복 아래에서 보호받으며 안식할 것을 암시한다(마 11:28). 칼레이(Carley)는 이와 관련하여 부언하기를, 모든 피조물들을 보호해준다는 큰 나무에 대한 묘사는 고대 근동 지방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표현이라고(31:1-18;단 4:10-12;마 13:32) 진술한다.
=====17:24
들의 모든 나무가...알리라 - '들의 모든 나무'란 이스라엘 주위에 있는 이방 열국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 범죄한 이스라엘을 징계하시어 낮추시되 또한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는 회복하시고 높이신다(Plumtre).
수백년에 걸쳐 하나님께 불순종한 죄악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패망이 임박했음을 여
거 방식으로 예고하는 부분(12-24장)에 속한 본장은 두 독수리 비유를 통하여 시드기
야가 하나님 대신에 외세를 의지한 것이 멸망을 재촉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본장 역시 전장(16장)의 흐름과 같이 전반부는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암울한 분위기
를 전하지만 후반부는 소망을 갖게 하는 구원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 구성은 이
중적인 의미, 곧 구원의 주체와 심판의 원인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하나님께서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약속하신 대로 장차 선민에게는 희망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 시대
는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로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의
지하지 않고 인간적인 수단, 과 외세에 의존함으로 멸망에 처하게 된다. 결국 미래의
구원의 메세지는 현재 이스라엘의 심판이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은 데 기인함
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본문의 내용은 (1) 패망을 자초한 이스라엘의 말기 상황을 두 독수리 비유
로 묘사하는 전반부(1-10절)와 (2) 비유에 대한 설명으로 시드기야가 바벧론과 맺은
언약을 배반하고 애굽에게 도움을 청했음을 정죄하는 중반부(11-21절), 그리고 (3) 전
반부와 동일한 비유를 사용하여 장차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궁극적으로 구원하시겠다
는 약속을 전하는 후반부(22-24절)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좀더 구조적으로 정리해보
면 다음과 같다.
+--------------------------------------------------------------------+
| A. 바벧론의 2차 침공을 비유 형식으로 묘사하는 부분(2-6절) |
| B. 애굽과 동맹맺은 것을 비유로 표현하는 부분(7-10절) |
| A.' 바벧론의 2차 침공을 설명하는 부분(11-14절) |
| B.' 애굽에게 도움을 청한 것을 정죄하는 내용(15-21절) |
| C. 이스라엘의 구원을 비유 형식으로 예고하는 부분(22-24절) |
+--------------------------------------------------------------------+
한편, 본장의 특징은 비유 형식이 특정한 역사적 사실들과 연관된다는 데 있다. 특
별히 본장은 바벧론이 세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 중에 마지막 2회의 상황
을 전하고 있다. 바벧론이 여호야긴을 포로로 잡아가고 시드기야를 왕으로 옹립한 사
건(2차 침공, B.C. 597년)과 시드기야가 바벧론과 맺은 조약을 파기하고 애굽에게 도
움을 청한 결과 바벧론의 침공을 받아 멸망한 사건(3차 침공, B.C. 586년)을 다루고
있다.
또한 에스겔이 본장을 비유로 기록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다. 대개 비유 형식으로
계시를 전하는 목적은 불신자들에게 진리를 감추려는 것과 메시지를 어느 정도 은폐시
킴으로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있다. 그런데 에스겔 당시의 유다인들은 완악하
셨기에 상투적, 관습적 표현 방식으로는 관심을 유도할 수 없었다. 그러기에 에스겔은
특이한 방법으로 당시 사람들에게 강렬한 자극을 주려는 의도로 비유를 사용하였다.
비유는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청중들의 경험과 사고를 반영하는 소재를 선택한다. 그
리고 간략한 장면 묘사를 통해 오직 한 관점의 내용만을 서술함으로 짧은 시간에 강력
한 메시지를 전한다. 예수님도 당시 유행하던 랍비식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다. 그분의
비유 역시 명쾌함과 단순성, 탁월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 비유는 오늘날의
예화에 해당될 것이다. 선지자는 인상적인 비유를 통해 이스라엘의 패망을 예고하고,
새로운 희망을 소유하도록 돕고 있다.
이와같이 본장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열방을 의지하는 이스라엘의 불신앙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본장을 몇 단락으로 나누어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
음과 같다.
1. 바벧론과의 관계(17:1-6, 11-14)
본 단락은 바벧론의 왕인 느부갓네살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당시 왕이었던 여호야
긴을 사로잡아 간 후 시드기야를 왕으로 세운 사실에 대해 비유적으로 묘사하고 거기
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에스겔은 친애굽파와 친바벧론파로 갈라진 시드기야
정부가 살 길은 바벧론과 맺은 화친 조약을 유지하는 데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러
한 본문의 구성은 (1) 바벧론과 맺은 조약을 통해 이스라엘이 존속할 수 있음을 비유
로 전하는 부분(1-6절)과 (2) 여기에 대해 설명하는 산문체(11-14절)로 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제 본문의 내용을 좀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두 독수리는 각각 바벧론과 애굽을 묘사한다(3, 7절). 에스겔은 두 독수리의
권세에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였다. 곧 두 독수리는 모두 날개, 깃털이 있으나 전자(바
벧론을 비유)는 정관사를 첨가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나타내는 여러 동사를 사용하였으
나, 후자(애굽을 비유)는 정관사가 없으며 동사도 존재를 나타내는 것 하나만을 사용
하였다. 이 표현은 당시 바벧론이 애굽보다 강대함을 알려주기도 하며, 이스라엘이 바
벧론과 맺은 조약에 충실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날개, 깃, 털이 많은 독수리(3절)는 바벧론이 여러 나라를 정복한 상황을 묘
사한다. 당시는 갈대아인들이 근동 지역 전체에 세력을 확정하였다. 그러므로 날개,
깃, 털은 느부갓네살이 정복하고 통치하던 영역과 군사력 등을 의미할 수도 있다. 바
벧론의 동방 진출레 대항하기 위해 화친 동맹을 맺은 에돔, 모압, 암몬, 두로, 시돈은
모두 바벧론의 종속 국가가 되었다(렘 27:1-7). 이스라엘도 예외가 아니어서 바벧론의
공격을 수차례 받았다. 이것을 본문은 독수리가 백향목 높이 있는 연한 가지를 꺾어
장사하는 땅 상고의 성읍에 심은 것으로 묘사하였다(3, 4절). 당시 선민들은 하나님의
보호를 받기에 예루살렘이 우뚝 솟은 백향목처럼 난공 불락의 요새라고 여겼다. 그들
이 이런 교만에 빠져 있을 B.C. 597년에 바벧론은 애굽에 도움을 구하는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여호야긴 왕과 왕의 가족들, 신하들, 만 명의 군사, 일천명의 기술자와 대장
장이를 사로잡아 갔다(12절;왕하 24:17-17;렘 24:1;29:2). 이때 에스겔도 바벧론으로
끌려갔다(1:1-3). 하나님은 바벧론을 사용하여 이스라엘을 징계하기로 결정하시고 그
세력을 강성하게 만드셨다.
(2) 느부갓네살이 여호야긴 대신에 시드기야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옹립한 사실을
비유적으로 설명한다(5, 6, 13절). 특히 저자는 여호야긴을 우아한 백향목 가지로, 시
드기야는 볼품없는 종자로 묘사하였다. 그 이유는 시드기야가 바벧론에 의해 왕위에
올랐기에 당시 백성들의 진정한 왕으로 간주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고고학자들은 바
벧론의 왕궁에서 에호야긴의 칭호를 '유다의 왕'으로 언급한 서류를 발견하였다. 이는
그가 유다의 진정한 왕이며 시드기야는 섭정 왕으로 있었음을 시사한다(왕하
25:27-30). 결국 시드기야는 명실 상부한 유다의 왕이 아니라 바벧론에 의해 세원진
허수아비 정권이었다고 볼 수 있다.
(3) 이스라엘이 바벧론의 통제를 받게 되었다고 말한다(5,6절). 선지자는 이스랑레
이 옥토에 심겨 그 가지가 독수리를 향한 포도나무와 같다고 묘사한다(5,6절). 이것은
이스라엘이 국가의 주권을 상실하고 바벧론의 통제를 받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 조약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것이다(대하 36:13). 예레미야의 예언에 따르면
바벧론과의 조약은 하나님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렘 27:1-22). 이스라
엘이 바벧론의 치하에 속하게 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바벧론은 하나님이 집행하시는 심판의 도구로서 존재하였다(왕하 24:1-4, 20). 그러므
로 이스라엘을 바벧론과의 조약을 신실하게 준수할 때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따르는
것이 된다. 바벧론이 선하고 현명해서가 아니라 잠시 그 나라의 식민지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의도이므로 바벧론엠 충성하여야 했다. 이처럼 하나님은 징계와 축복을 겸하
여 주신다. 곤경에 봉착하였을 때 인간적인 수단에 의지하는 대신에 하나님을 의지하
고 그분의 말씀에 근거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 때 축복을 받을 수 있다. 고통스러울지
라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진정한 구원이 보장되는 것이다.
2. 애굽과의 동맹 및 구원의 약속(17:7-10, 15-24)
시드기야는 바벧론과의 조약을 파기하고 애굽에게 원조를 요청한다. 아마 바벧론의
심한 압제를 못견뎌서 그리하였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이 살 길은 애굽이
아닌 바벧론과 화친 관계를 지속하는 데 있었다. 그러기에 전반부(1-6, 11-14절)와 마
찬가지로 에스겔은 비유와 거기에 대한 해석을 통해 시드기야의 잘못된 결정으로 이스
라엘이 철저하게 멸망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본문의 내용은 (1) 시드기야가 애굽의 도움을 구하는 상황을 비유로 설명하
는 부분(7-10절), (2) 비유에 대한 해석(15-21절), (3) 비유와 같은 이미지로 구원을
약속하는 부분(22-24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하여 저자는 하나님
의 의도를 거역하고 애굽과 동맹을 맺은 이스라엘의 패망이 임박하였음을 예고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번영은 결국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로 이루어지기에 어떤 상황에서
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본문의 주도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은 당분간 바벧론과 동뱅 관계를 지속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애굽과 연
합하였다. 시드기야는 잠시 바벧론에게 충성하였다가(렘 29:3;51:29) 친애굽파의 회유
에 넘어가 애굽에게 원조를 요청하였다(15절;왕하 24:20;대하 36:13;렘 52:3). 당시
애굽의 왕 호프라(Hophra)는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서 바벧론의 동방 진출을 저지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따라서 시드기야의 판단으로는 애굽과 조약을 맺는 것이 이스
라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드기야의 판단은 하나님의
의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말았다. 바벧론(3절의 독수리)은 애굽(7절의 독수리)보다
강성하기에 애굽을 의지하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실제로 호프라는 바벧론에 의
해 포위된 예루살렘을 구하러 오던 중 바벧론과 싸워 패배하였다(렘 37:7,8). 바벧론
의 기세(氣勢)는 애굽의 공격에 잠시 주춤(렘 37:5, 11)하였으나 결국 예루살렘을 다
시 포위하여 그 성을 초토화시켰다(왕하 25:1-7;렘 39:1-3). 그러기에 에스겔을 호프
라를 꺾인 팔로 비유하였다(30:20-22). 시드기야는 인간적인 생각을 앞세워 하나님의
말씀을 소홀히 생각하였으므로 결국 예루살렘을 엄청난 파국으로 몰아가고 말았다.
(2) 하나님은 맹세하시면서까지 시드기야에 대한 심판이 임박했음을 예고하신다
(16, 19절). 하나님의 맹세는 시드기야의 맹세와 대조된다. 하나님은 바벧론 왕의 강
성함을 말했으나, 시드기야는 애굽의 승리를 기대하였다. 그런데 마침내 하나님이 다
짐하신 것이 이루어져 바벧론이 승리하고 시드기야는 비참한 모습으로 끌려가게 되었
다. 시드기야는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애굽과의 조약을 맺었으나 아무 도움도 얻지
못하였다. 사실 시드기야는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하
나님의 계획을 따라야 했다. 그러나 끝내 '하나님의 맹세와 언약'을 배반하였기에 심
판을 받았다(19절). 하나님의 언약이란 시드기야가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바벧론과 조
약을 맺은 것을 의미한다(대하 36:13). 당시 하나님의 뜻은 바벧론을 통해 범죄한 이
스라엘을 심판하는 데 있었다. 이는 예레미야의 예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바
벧론 왕을 섬기라 그리하면 살리라'(렘 27:12-17)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바벧론을 배
반하는 것은 인간적 능력을 통해 하나님의 징계를 피하려는 시도였다. 이 시도 속에는
죄를 정죄하시는 하나님의 판단을 무시하는 교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번영하겠다는 인간의 그릇된 야망이 담겨 있다. 그러나 에스겔은 바벧론과의 '언약,
맹세'를 지켜야 함을 7회나 강조함으로(11-21절) 바벧론과의 조약을 어긴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불가피함을 시사하였다. 성도는 종종 하나님이 주시는 징계, 혹
은 역경을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잠 3:11,12;고전 11:31,32;히 12:5-11). 만약 끝까
지 거부한다면 더욱 참혹한 상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3) 유다 백성의 살 길은 하나님의 은혜를 찾는 데 있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사역
으로 이스라엘이 형통케 되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22-24절). 그런데 여기서 성장하는
백향목의 가지는 2-10절의 백향목 가지와 포도나무와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전반부와
동일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궁극적인 구원의 주체가 바벧론이나 애굽이 아니라 오직 하
나님이심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은혜로 인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더 나아가 온
민족을 구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비유는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사 11:1)이라는 예언과 일맥 상통(一脈相通)한다. 이사야
는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사 11:9)하게 된다고 예언하였다. 연한 가지
가 무성한 가지로 성장하리라는 말씀(22,23절)은 구원받는 공동체의 규모가 서서히 커
진다는 약속을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족속은 하나님의 은총츠로 말미암아 놀라운 구
원 공동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 외세의 압력에 시달리는 선민들은 이상과 말씀을 들으므로 소망을 가질 수 있
었다. 무너져 가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친히 경험하며 믿음이 흔들렸던 언약 백성들은
미래에 펼쳐질 구원의 소식을 들으므로 하나님의 계획에 기꺼이 순종하려는 마음을 가
질 수 있었다. 에스겔의 예언은 그대로 성취되어 이스라엘은 패망하였다. 그리고 그가
전한 구원의 약속대로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만민이 하나님을 경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상과 같은 본 단락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1) 혼란한
상황일수록 하나님의 말씀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2) 성도가 하나님 대신 다른 세력을 의지할 때 커다란 위기에 처하게 된다. (3) 하나님은 때때로 자기 자녀들을 엄하게 징계하신다(히 12:7,8). (4)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종말론적 구원에 동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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