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 주석, 에스겔 0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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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박석(* , 레베나)이란 고대 근동 지방에서 건물을 지을 때 사용했던 벽돌 또는 종이 대용으로 글을 쓰는 점토 서판을 가리키는데, 본절에서는 특히 전자의 의미로 이해된다. 이 벽돌에는 글이나 모양 등을 새겨 넣어 사용하였다고 한다(Carley). 예루살렘을 그 위에 그리고 - '예루살렘'(* , 예루솰라임, 평화의 기초, 평화의 터) 성은 원래 가나안 원주민 중 하나인 여부스 족속들의 성읍이었다(수 15:8, 63). 그러나 이후 다윗 왕에 의해 정복되어 다윗 성으로 명명되고(삼하 5:7) 하나님의 언약퀘가 안치되며 이스라엘의 수도로서 부각되었다(삼하 6:16;왕상 3:1). 그리고 이 성읍에 하나님의 성전이 세워짐으로써(왕상 6장) '하나님의 성'(시 48:1, 8;87:3), '큰 왕의 성'(시 48:2), '여호와의 성'(시 48:8;101:8), '거룩한 성'(마 4:5) 등으로 불리워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성읍을 '박석' 위에 그리라 하신 것은 이 성읍이 멸망될 것을 상징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할 경우 당신께서 이름을 두시고 친히 임재하신 곳도 황폐케 하시는 거룩하고 공의로우신 분이심을 나타내신 것이다(레 26:27-39;신 28:47-57).

=====4:2
그 성읍을 에워싸되 - 바벨론 군대에 의해 예루살렘 성읍이 포위될 것을 상징한다(신 28:48-57;왕하 24:10-25:17). 운제(* , 다에크)란 원래 성읍을 정복할 수단으로 높이 세우는 사닥다리를 뜻하나 여기서는 이뿐 아니라 정복할 성벽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높이 세우는 여러 가지의 보루(fort)까지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토둔(* , 솔렐라)이란 '쌓아 올리다'라는 뜻인 '살랄'(* )의 여성 능동태 분사로서, 흔히 '토성'(삼하 20:15)으로도 번역된다. 이는 상대방의 성벽을 공격하기 위하여 흙으로 높이 쌓아 올린 언덕을 뜻한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상대방의 성읍을 공격할 때 이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다(왕하 19:32;단 11:15). 공성퇴(* , 카림)란 '어린 양' 또는 '수양'(신 32:14;삼상 15:9)을 뜻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양이 그 뿔로 받듯이 상대방의 성벽이나 성문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를 가리킨다(21:22;26:9). 참조로 앗수르 군의 공성퇴는 기다란 통나무 끝에 금속을 부착시키고 바퀴 달린 수레에 고정시켜 상대방의 성벽이나 성문을 무너뜨렸다.

=====4:3
전철(* , 마하바트 바르젤)이란 과자나 음식을 튀기거나 굽는 데 사용하는 얕은 그릇, 냄비를 뜻하며 레 2:5;6:21 등에서는 '번철'로도 번역되었다. 그러나 본절에서는 상대방의 화살이나 창 등을 막고 아군이 그 뒤에 숨어서 공격할 수 있도록 땅에 세워두는 커다란 원형 방패나 기타 방어물을 뜻한다. 성을 향하여(* , 하킨타 에트 파니크 엘리하) - 이는 원어상 '그것을 향하여 너의 얼굴을 고정시키다'를 뜻한다. 한편, 성경에서 하나님의 얼굴이 '...에게 향하신다'는 것은, 선한 의미에서는 하나님의 은혜, 긍휼, 축복을 주신다는 뜻으로(시 13:1;27:9;42:5;80:3), 부정적인 의미에서는 악에 대한 공의의 심판을 감행하신다는 의미로도(렘 3:12;벧전 3:12) 묘사된다. 여기서는 하나님의 대리자인 에스겔 선지자(3:17)로 하여금 하나님의 공의의 율법을 어기고 떠난 예루살렘 성에 대해 심판의 뜻을 나타내도록 하신다는 의미로 이해된다(Carley).

=====4:4
좌편으로 누워 - 이스라엘 백성들은 흔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즉 동편을 기준으로 방향을 성정하는 관습이 있는 바(민 2:3), 본절의 '좌편'이란 북쪽, 즉 북왕국 이스라엘편을 가리킨다(16:46 참조). 이스라엘 족속의 죄악을...담당할지니라 - '이스라엘 족속'이란 본서에서는 주로 이스라엘 열두 지파 모두를 가리키나 여기서는 6절의 '유다 족속'과 상대되는 말로서 북왕국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킨다. 그리고 '담당할지니라'의 히브리어 '나사'(* )는 '들어올리다', '떠받치다', '받아들이다', '용서하다' 등의 뜻을 갖는다. 그리고 구약에서 이말은 제사장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중보하는 일을 담당한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했다(출 28:38;민 18:1). 본절에서는 이 말이 무슨 뜻을 내포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에스겔이 이스라엘의 죄악을 담당하고 대신 고통을 당하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는 장차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어 성도의 죄를 짊어지시고 고난받는 대속물이 되신 것을 예시해 준다(Carley). (2) 에스겔이 이스라엘의 죄악을 담당하고 고난을 받는 것은 그들을 대신한다기보다는 그들의 대표자로서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와 같은 고난을 당하리라는 것을 본으로 보여준다(Calvin, Wycliffe, Plumtre, Delitzsch). 이중 문맥상으로 후자가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4:5
삼백 구십 일이니라 - 이 숫자가 구체적으로 역사의 어느 기간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서는 그 의견이 분분하다. (1) 북이스라엘과 관련되는 390년과 남유다와 관계되는 40년을 합한 430년은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노예 생활을 하며 고난당하던 기간과 같다(출 12:40, 41). 따라서 이스라엘이 과거 애굽에서 430년 동안 속박당한 것같이 제2의 애굽인 포로지에서 또 다른 속박을 당해야 함을 암시한다(신 28:46). 그리고 390년, 40년이란 기간은 상징적 의미의 숫자로 이해된다(Plumtre, Delitzsch, Currey, Gardiner). (2) 이스라엘의 390년이란 북왕국 이스라엘의 시초인 여로보암의 반역 시점에서 남왕국 유다의 예루살렘 성읍의 멸망시기까지, 그리고 남왕국 유다의 40년이란 유다 왕국 후반기의 범죄한 햇수를 가리킨다(Calvin). (3) 390년은 이스라엘 왕국의 분열 때부터 B.C. 538년 이스라엘의 포로 귀환 때까지의 약 390년을 가리키며 유다의 40년은 B.C. 586년 예루살렘 성의 함락 때부터 B.C. 538년의 포로 귀환 때까지의 약 40년을 가리킨다(Wycliffe). (4) 70인역(LXX)은 '삼백 구십 일'을 '백 구십 일'(* , 엔네네콘타 카이 헤카톤 헤메라스)로 번역하고 있다. 이중에서 (3)이 가장 유력시된다.

=====4:6
사십 일 - 5절 주석을 참조하라. 일 일이 일년이니라 - 이러한 계산법은 성경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민 14:34;단 9:24-27;계 11:3, 9).

=====4:7
팔을 벗어 메고 예언하라 - '팔을 벗어 메고'는 활동적이고 민첩한 움직임을 나타내는 한 표현이다. 이것은 예루살렘에 임할 심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에스겔의 모습을 보다 극적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극적인 묘사는 임박한 심판의 엄위성을 암시하는 역할을 한다.

=====4:8
내가 줄로 너를 동이리니 - 이는 무자적인 의미에서 이해하기보다는 예루살렘의 파멸이 불가피함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무난하겠다(Plumtre, Wycliffe).

=====4:9
너는 밀과 보리와 콩과 팥과 조와 귀리를...먹되 - '밀'은 일반적으로 부유층의 곡식이었고(신 32:14;시 81:16;렘 12:13;41:8), '보리'는 주로 가난한 자가 먹었다(13:19;호 3:2;요 6:9). 그리고 '콩'이나 '팥'은 고대 근동 지방의 사람들에게 귀하게 여겨진 반면에 '조'나 '귀리'는 질이 낮은 곡식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런 재료들을 혼합하여 만든 떡은 맛이 거칠고 좋지 않다고 한다(Calvin, Plumtre). 그러므로 본절은 앞절들처럼 하나의 비유로서 이스라엘 백성이 온갖 궁핍과 기근에 시달릴 것을 암시한다.

=====4:10
하루 이십 세겔 중 - 한 세겔은 약 11.4g이므로 이십 세겔은 약 228g이다. 이는 한 사람이 하루동안 먹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다. 따라서 본 구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겪게 되는 기근의 참담한 모습을 잘 예시해 준다. 이 같은 사실은 예루살렘 성의 함락 때에 실제로 입증되었다(왕하 25:3).

=====4:11
물도 힌 육분 일씩...마시라 - 액체 한 힌은 3.67리터, 2되이다(출 29:40). 따라서 육분일 힌은 약 0.61리터로 아주 극소량이다.

=====4:12
보리떡처럼 만들어 먹되 - 고대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보리떡'은 주로 가난한 자들이 먹었다(삿 7:13;겔 13:19). 이들은 타는 숯불 위에 떡반죽을 구워 먹었는데(왕상 19:6;사 44:15, 19), 후대에 와서는 평평한 돌이나 철판 위에 놓고 나무 땔감이 부족할 경우 동물의 분(糞) 등으로 구워 먹었다. 본절 역시 심한 기근으로 인해 음식 사정이 궁핍함을 엿보게 한다. 그들의 목전에서...구울지니라 - 인분(人糞)은 구약 율법에서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어졌다(신 23:12-14). 따라서 인분으로 구워 먹는 것도 또한 부정한 일이었다(레 7:21 참조).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부정한 떡을 이스라엘 목전에서 굽도록 하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의 부정함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특히 유다의 멸망으로 인해 그 백성이 이방 땅에 포로로 잡혀가서 부정한 음식을 먹게 될 것을 나타낸다(13절, Alexander).

=====4:13
내가 열국으로 쫓아 홑을 이스라엘 자손이 - 이스라엘 백성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출 3:8;신 1:25)에서 열국의 땅으로 쫓겨나 흩어지는 것은 율법의 언약을 준수하지 못하고 하나님께 범죄할 경우 임할 것으로서 율법에 이미 예언되어졌다(레 26:33, 36-39;신 28:36, 37, 64, 65, 68). 그리고 이는 영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하나님을 불순종하고 떠난 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하늘의 신령한 복들을 상실하고 영적으로 가난하고 굶주리는 비참한 처지에 이르는 것을 예표해 준다(엡 1:3;히 4:1-11 참조). 부정한 떡을 먹으리라 - 하나님께 범죄함으로 스스로 부정한 가운데 처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심판 결과 그 부정함 가운데 던져지고 만다는 의미이다. 이는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저희를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어 버려두사 저희 몸을 서로 욕되게 하셨으니'라는 롬 1:24 말씀을 상기시킨다.

=====4:14
내가 가로되 오호라 주 여호와여 - 이는 에스겔의 간절한 호소문에 종종 등장하는 표현이다(9:8;11:13;20:49). 여기서 '오호라'에 해당하는 '아하'(* )는 주로 고통이나 슬픔을 표현하는 감탄사로서 렘 1:6;4:10;14:13 등에서는 '슬프도소이다'로 번역되었다. 나는 영혼을 더럽힌 일이 없었나이다 - 구약 율법에 의하면 부정은 전염성이 있어 부정한 것이나 부정한 사람에게 접촉될 경우 그 또한 부정케 되었다(렘 7:24;15:1-12 ). 따라서 에스겔 선지자가 부정한 인분으로 구운 떡을 먹을 경우 이는 곧 그의 영혼을 더럽히는 일이었다. 스스로 죽은 것이나 짐승에게 찢긴 것 - 이것을 먹는 일도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율법으로 금해져 있었다(출 22:31;레 7:24;17:15;22:8). 특히 에스겔은 제사장 가문의 사람으로서 율법 준수에 대한 교육을 누구보다도 엄격히 받았을 것인 바(레 21:1-22 :16), 위와 같은 금지 음식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가증한 고기란 구약 율법에서 식용 금지로 규정된 여러 짐승들의 고기를 뜻한다(레 11:4-8, 10-23;신 14:3-21).

=====4:15
쇠똥으로 인분을 대신하기를 허하노니 - 이는 부정케 되기를 원치 않았던 선지자의 열망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부정한 이스라엘 자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뜻(13절)을 경감하신 것은 아니다.

=====4:16
예루살렘에서 의뢰하는 양식을 끊으리니 - 이는 예루살렘에 기근이 엄습해 오도록 하신다는 말씀이다. 이것 역시 율법을 어길 경우 성취되어질 것으로 예언된 사항인데(레 26:26, 29;신 28:55-57) 예루살렘에 대한 바벨론의 포위 공성(攻城)시에 이루어졌다(왕하 25:3;애 2:20;4:9, 10). 한편 본절의 '의뢰하는 양식'이란 히브리어로는 '마테 레헴'(* )으로서 문자적으로는 '떡의 지팡이'(the staff of bread)를 뜻한다(Calvin, Cooke, Brownlee, Wycliffe). 이는 육신의 양식만을 의뢰하는 자들의 어리석음과 허망함을 넌지시 비꼬는 표현으로 이해된다(5:16;14:13;레 26:26;시 105:16). 경겁 중에(* , 비데아가)란 '근심 중에'(with anxiety, NASB)란 뜻이다. 민답 중에(* , 베쉬맘몬) - 3:15 주석을 참조하라.

=====4:17
그 죄악 중에서 쇠패하리라 - 이는 유다 족속이 당하는 하나님의 징벌이 다른 원인에 기인하지 않고 그들 자신의 죄악에 그 근본 원인이 있으므로 변명하거나 원망할 하등의 근거가 없음을 나타내준다. 한편, 이와 같은 사실은 이 땅에 사망과 질병 등의 온갖 저주가 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고 인간의 죄로 인해 초래된 것임을 다시 한번 엿보게 한다(창 2:17;3:17-19;애 3:33, 39;롬 6:23;8:20, 21).


1-3장은 본서의 서론 부분으로서 이상(異像) 가운데서의 하나님의 임재(1장)와 에
스겔의 소명(2장) 및 에스겔의 파송 교시(3장) 등이 언급되었다. 이어지는 4-24장은
유다와 예루살렘의 심판을 예언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부분은 크게 이스라엘 백성
의 불순종으로 인한 심판의 필연성을 선포하는 대목(4-11장), 당시에 만연해 있던 그
릇된 낙관주의를 비판하는 대목(12-19장), 유다의 패역한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의 반
역과 미래의 심판을 날카롭게 조명하는 대목(20-24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처럼 에스겔이 본격적으로 말씀을 선포하는 도입부에 해당되는 본장은 5장과 함
께 선지자의 상징적 행동이 드러나고 있다. 에스겔은 다가올 심판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1) 박석 위에 그린 예루살렘 성에 포위 공격을 가하는 행도(1-3절), (2)
이스라엘의 포로됨을 알리기 위해 한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 행동(4-8절), (3) 예
루살렘의 기근을 나타내기 위해 음식을 조금씩 먹는 행동(9-17절) 등을 취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표현을 통해 선지자는 백성들의 무관심과 냉담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환
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편, 본장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드라마틱한 시각적 표현 방식은, 선지자들이
평상적인 형태로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충격 효과를 주기 위해 가끔 사용한
방식이다. 에스겔은 본장 외에도 5:1-4;12:3-16;15, 16장;17:1-10;21:10, 11등에서 동
일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사야는 애굽과 구스가 앗시리아에 의해 포로가 될 것을
예언하기 위해 옷을 벗고 3년 동안 거리를 활보하기도 했다(사 20:1,2). 예레미야는
유다에 대한 여호와의 심정을 상징화 하여 토기장이의 그릇을 깨뜨려 버렸고(렘 19
장), 또 어찌할 수 없는 포로 생활을 상징한 나무 멍에를 메고 다녔다(렘
27:1-28:16). 결국 선지자들은 여호와의 뜻을 더욱 분명하고 정확히 드러내며, 결과의
확실함을 보장하기 위해 연극적 행동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징적 행위를 통해
다가올 심판을 표현하고 있는 본장의 주도적인 사상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성취된다(마 5:18).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향해 하신
말씀은 인간의 논쟁을 초월하여 존재하며,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에스겔은 백성들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심판의 메시지를 끝까지 선
포한다. 인간은 자칫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에 드
는 방향으로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천지를 만드시고 주관하시는
전능하신 초월자이심을 생각할 때, 일점 일획이라도 변경해서는 곤란하다. 에스겔은
하나님의 능력과 성품에 대한 신뢰 속에서 특이한 몸짓과 행동으로 심판의 메시지를
단호하게 선포하였다.
(2) 선지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하게 된다(1-3/4-8/9-12절).
에그겔은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활용하였고, 음식의 절제와 좌, 우편으로 눕는 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였다. 또한 때때로 손뼉을 치며 발을 구르거나 시를 낭송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하나님은 여러 가지 융통성 이쓴 방법을 통하여 칠판이나 영사
기, 조명이나 마이크 시설이 없던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선포하신 것
이다. 바울은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
코자 함이니'(고전 9;22)라고 말하였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기 위해 기꺼
이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3)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쓸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메시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즉, 고통스럽
고 힘든 방법으로도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할 각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메시지를 전달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견지해야 하지만, 메시지의 내용에 있어서는 완
전함을 추구해야 한다. 에스겔은 쉬운 방법을 찾지 않고 하나님의 메시지를 온전히 전
달하기 위해 명령대로 수행했다. 바로 이러한 자세가 선지자의 바람직한 태도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시각적 방식으로 심판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에스겔의 모습을 살펴
보았다. 에스겔은 자신의 의견을 버리고 온전히 하나님의 뜻만을 전달하는 선지자였
다. 이처럼 말씀을 맏은 사역자는 언제나 진리를 온전히 전달하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
여야 할 것이다.

1. 예루살렘의 포위에 대한 상징(4:1-3)
본 단락은 특이한 몸짓과 행동으로 예루살렘에 임할 심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네가지 행위(4:1-5:4) 중의 첫 번째 행동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당시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거듭 바벧론 왕에게 항복하고 섬길 것을 말씀하셨다(렘 38:17, 18).
그러나 시드기야는 친애굽파의 의견을 좇아(렘 38:19)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바벧
론에 항거했다(17:15, 16;대하 36:12-16).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예루살렘이 포위를
당하고 결국 함락됨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17:17;대하 36:17).
특별히 하나님은 '너 인자야'(And you O son of man, RSV)라는 표현으로 서두를 시
작함으로써 본 행동이 앞 부분(3:10-21)의 파송과 연결된 선지자로서의 활동 개시임을
강조한다. 또한 '에워싸되'(2절), '에워싸라'(3절) 등과 같은 단어를 반복함으로써 성
읍을 실제로 함락시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고 있다.
이상과 같은 본 단락에 드러나 있는 핵심적인 사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께서는 마음이 수반되지 않는 외적 상징을 거절하신다. 사실 예루살렘
성읍은 하나님의 거룩한 성도(聖都)이며(시 46:4;48:2, 8;87:3;마 27:53), 유다의 수
도로서 하나님의 성전과 언약궤가 있는 곳이었다(삼하 5:7;6:16-19;왕상 6장;8:1-11).
그러므로 어느 성읍보다는 하나님의 관심이 집중된 곳이며(왕상 8:29), 동시에 하나님
께서 사랑하시는 장소이다. 그러나 당시 예루살렘 거민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온전
히 말씀을 따라 살지 못하고 우상 숭배의 가증한 일을 행하며 불의 가운데 거하고 있
었다. 이러한 부패는 왕, 선지자, 제사장 등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일반 백성
들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만연되어 있었다(렘 5:31;22장;23:1, 2,9-40). 심지어 유
다 백성들은 하나님의 성소의 은밀한 장소에 가증스럽게도 우상을 세워두고 숭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8:3-18). 결국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징벌하시어 멸망케 하시고,
당신의 성소조차 버리시게 된 것이다(7:22, 24;9:7). 하나님을 경배하고 섬기는 마음
이 상실된 성전 예배는 하나님 앞에 가증스러우며 멸망을 재촉하는 원인이 될 뿐이다
(사 1;11-15).
(2) 하나님께서는 혈통이나 외적 신분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자세를 높이
평가하신다. 사실 당시 유다 백성들은 언약 백성이라는 자부심과 율법을 소유하였다는
특권 의식으로 인하여 안일과 만족에 빠져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하였다. 그 결과 멸망
을 선고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예레미야 선지자는 "슬프다 어찌
그리 금이 빛을 잃고 정금이 변하였으며 성소의 돌이 각 거리 머리에 쏟아졌는고 시온
의 아들들이 보배로와 정금에 비할러니 어찌 그리 토기장이의 만든 질항아리 같이 여
김이 되었는고"(애 4:1,2)라고 통탄하였다.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며,
배역적인 태도에 대해 분명히 보응하시는 공의로운 분이시다.

2. 죄악을 담당하는 에스겔(4:4-8)
전 단락(1-3절)의 예루살렘 포위 장면 에언에 이어 본 단락에서는 에스겔 선지자의
상징적 행동을 통하여 북쪽 이스라엘과 남방 유다가 받을 고난의 기간을 설명해 주고
있다. 언약 백성은 하나님의 거듭된 충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반역하게 되어 심판을 받
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본문은 (1) 북왕국 이스라엘의 죄를 담당하는 내용을 언급하
는 전반부(4, 5절), (2) 남왕국 유다의 죄악을 담당하는 내용을 언급하는 후반부(6-8
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에스겔이 좌편으로 눕는 것은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으로 꼼작하지 못하고
주저 앉은을 상징한다(왕하 17:6). 사실 에스겔은 아무런 죄가 없었다. 그러나 이스라
엘 족속에게 내릴 형벌을 대신 담당하는 대표자로서 죄를 담당한 것이다. 또한 에스겔
이 우편으로 눕는 것은 유다의 죄악을 담당하기 위함이다. 유다는 이스라엘이 범죄하
여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것을 보고서도 죄를 뉘우치지 않으므로 결국 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17:51,52;왕하 17:19-23).
특별히 선지자는 같혀 있을 기한이 차기까지 몸을 이리저리 돌려 눕지 못하도록 하
기 위해서 줄로 묶여 있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예루살렘이 포위되어 반드시 패망하게
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렘 39:1,2;52:4-6). 하나님은 죄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
벌하시는 공의로우신 분이시다. 그러므로 성도는 죄의 두려움을 깨닫고 언제나 말씀을
따라 준행해야 할 것이다.

3. 기근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4:9-17)
예루살렘의 포위 장면(1-3절)과 에스겔의 죄악 담당의 모습(4-8절)에 이어지는 본
단락은 예루살렘이 포위를 당하여 백성들이 극소량의 물과 부정한 떡을 먹게 될 것임
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본장 첫 단락의 예루살렘 포위 예언에서
부터 반복되고 있는 하나님의 심판 사실을 좀더 구체적으로 잘 제시해준다. 이러한 본
문은 (1) 식물과 물을 극소량씩 먹으라고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언급하는 전반부(9-11
절), (2) 세계 만방에 흩어져 부정한 떡을 먹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드러내는 중반부
(12-15절), (3) 기근으로 인한 예루살렘의 패망을 보여주는 후반부(16, 17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통하여 저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범죄하였을 때 심각한
징계가 뒤따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본 단락의 예언은 바벧론 군대의 포위로 인해 도래할 예루살렘의 기근과 이스
라엘 족속의 포로 생활시 겪게 될 부정(不淨)의 삶 등 두가지로 압축된다. 이러한 내
용은 예루살렘의 포위를 언급한 전 단락의 내용을 좀더 구체적이고도 포괄적으로 확대
한 표현으로서 바벧론 포로 생활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조만간 고국으로
돌아가리라는 헛된 망상을 버리도록 만들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쪽으로 생각을
반전(反轉)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본 단락에서 하나님 심판의 일환으로 언급되고 있는 기근은 이스라엘이 오직
하나님을 통해서만 살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실 이스라엘 족속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창 15:7-21;출 19:3-24:18) 하나님의 백성이며(창 17:7;출 6:7;레
11:45), 하나님의 양들이다(시 79:13;95:7). 그러므로 하나님만을 의뢰아며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과 축복아래서 살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모세는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신 8:3)고 하였다. 그러나 예루살렘 거민들은 하나님을 떠났으며, 오직 육신적 양식만을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나님은 예루살렘 거민들이 신뢰하던 육신적 양식을 제한함으로써 진정한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시는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오직 하나님만을 '만유'시요(골 3:11), '생수의 근원'(렘
2:13;17:13)으로 알고 믿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을 떠나 자신의 인간적인 힘과 수단으로 살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패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예레미야는 '무릇 사람을 믿으며 혈육으로 그 권력을 삼고 마음이 여호와에게서 떠난 그 사람은 저주를 받을 것이다'(렘 17:5)고 경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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