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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처녀 딸 바발론 - '처녀 딸'이란 남자와 관계를 갖지 않은 순결한 여인을 가리키는데, 바벨론과 동격으로 사용된 데에 대하여 몇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로, 이 용어는 바벨론이 그전에는 외국 군대에 의하여 한번도 정복을 당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보는 견해이다(Kimchi, Whybray). 두 번째로, 이 용어는 바벨론 자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갈대아와 그 땅 전체를 의인화한 표현일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Gesenius). 섯째로, 이 용어는 바벨론 성 자체의 아름다움, 찬란함, 그리고 그 성 여인들의 우아함, 장식품의 풍부 등을 암시한다는 견해가 있다(Barnes). 각각의 견해들이 일리는 있으나 문맥이 난공 불락의 바벨론 성이 외적의 침입으로 인하여 멸망을 당할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첫 번째 견해를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다(Herodotus).
티끌에 앉으라 - 이는 땅 위에 앉아 재를 머리에 뒤집어 쓰는 것을 가리키는데, 성경에서 이 이미지는 극도의 수치나 슬픔의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욥 2:12;10:9;애 3:29). 디도(Titus)가 예루살렘을 정복한 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주조한 기념 메달에 보면 종려나무 아래 땅 위에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Barnes). 여기서 이 표현이 사용된 것은 가장 열악한 상황으로 떨어져 버릴, 가장 심한 슬픔을 맛볼 바벨론을 묘사하기 위함이 분명하다.

=====47:2
맷돌을 취하여 가루를 갈라 - 아우구스투스 시이저 시대에 물레방아가 발명되기 전까지 고대 근동 지방에서 사용되었던 맷돌은 아래짝과 위짝 두 둥근 돌로 만들어졌으며 아래짝은 볼록한 모양으로 위짝은 오목한 모양으로 서로 맞물려 있었고 위짝 맷돌 가운데에 난 구멍으로 곡식 따위를 넣어 돌리므로 곡식을 빻았다. 대체로 여인 둘이 마주 않아 돌렸던 이 맷돌은 특히 여자 노예의 전유물이기도 하였다(마 24:41). 미래 바벨론의 노예 생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면박을 벗으며 - '면박'에 해당하는 '차마테카'(* )는 구약 성경에서 이곳에서만 나오며, 의미는 '꼬고 땋아 내린 머리' 혹은 문자 그대로 '얼굴을 가리는 얇은 천' 등으로 볼 수 있따(고전 11:15). 땋은 머리든지 면박이든지 그것을 들어올리거나 벗는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큰 수치를 뜻하였다.
다리를 드러내고 강을 건너라 - 다리를 드러낸다는 표현은 당시 바벨론의 지도층 부녀자들이 자락이 길고 펄럭이는 옷을 입었던 사실을 상기시킨다. 또한 강을 건넌다는 표현은 바벨론 주위에 있었던 많은 강들과 수로들을 건너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아울러 이는 포로로 잡혀가는 것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이해해 볼 수도 있겠다.

=====47:3
내가 보수하되 사람을 아끼지 아니하리라 - 본 구절 중 '사람을 아끼지 아니하리라'는 매우 어려운 부분으로 그 해석이 다양하다. 해석에는 '사람이 나를 저항하지 못하리라'(Jerome), '나는 그 어느 누구도 중재가가 되지 못하게 하리라'(Grotius), '나는 누구와도 평화하지 않을 것이다'(Noyes)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해석의 관건은 '아끼다'로 번역된 '에프가'(* )를 어떻게 번역하느냐인데, 이 용어는 '누구를 치다', '공격하다', '적대감을 갖고 덮친다', '죽이다', '살육하다' 등의 뜻과 함께 '누구를 치다', '공격하다', '적대감을 갖고 덮치다', '죽이다', '살육하다' 등의 뜻과 함께 '누구를 대신하여 만나다'의 뜻도 가지고 있다. 이 후자의 뜻을 중시하고 전술한 해석 중 그로티우스(Grotius)의 견해를 존중할 때 우리는 문제의 구절을 이렇게 번역할 수 있겠다:'바벨론을 대신하여 나선 그 어느 중재자도 만나지 아니하리라'(참조, I will not meet thee as a man, KJV). 이 같은 번역은, '내가 보수하되'라는 표현에서도 분명히 읽을 수 있는 하나님의 바벨론에 대한 징벌의 단호한 결심과도 조화를 이룬다.

=====47:4
본절은 앞뒤 문맥과 잘 조화되지 않는 듯한 독특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일종의 찬양 혹은 큰 놀람의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아마도 저자는 환상 중에 바벨론의 수치스러운 멸망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큰 놀람과 기쁨의 탄성을 터뜨렸던 것 같다. 그 감격의 내용을 좀더 풀어보면 이와 같다:'오 우리의 구속자이시여 ! 당신은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이시니이다 ! 당신의 능력은 얼마나 크신지요 ! 당신은 얼마나 신실하신지요 !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너무도 분명히 드러났나이다. 바벨론이 멸망하나이다. 그들의 우상이 그들을 구원할 수 없나이다. 그들의 멸망은 우리 백성의 구속자이시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이신 당신에 의하여 성취되었나이다.' 예기치 못했던 바벨론의 멸망을 바라보면서 저자는 인간적인 통쾌감을 느끼기보다는 이스라엘의 구원자되시는 하나님께 대한 경외감 및 그분에 대한 감격을 느꼈던 것이다.

=====47:5
흑암으로 들어가라 - 동일한 이미지가 이스라엘의 포로 사실과의 연관성 속에서 사용된 바 있는데(42:7), 이제 그 동일한 운명으로 고통다하는 바벨론을 묘사하기 위해 다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본 묘사가 바벨론의 포로 사실을 필연적으로 암시하는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포로와 같은 슬픈 운명을 강조할 뿐이다.
열국의 주모(主母) - 분자적인 뜻은 '왕국들의 여주인'이다. 이 호칭은 로마에게 붙여졌던 '세계의 여왕'이란 호칭을 연상케 한다. 바벨론은 이 같은 호칭에 걸맞는 권세와 명성을 유지하였고 그 주위의 열국들은 종속자, 종들로 여겨졌었다.

=====47:6
내 기업을 욕되게 하여 - 여기 '기업'이란 예루살렘을 포함한 유다 땅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과 모든 유다의 도시들이 파괴되도록 허락하셨고, 그 결과 그 온 땅은 폐허가 되고 말았다. 비록 갈대아의 손을 빌어 그 일을 하셨지만 분명히 그 결과는 하나님의 계획 아래 하나님의 지시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늙은이에게 네 멍에를 심히 무겁게 메우며 - 이스라엘 포로를 대함에 있어 바벨론이 온정을 베푼적도 있었다. 다니엘의 경우 바벨론에서 존귀히 여김을 받았고 큰 특혜를 누렸던 것을 우리는 익히 아는 바이다. 그러나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경우 예루살렘 성과 도시를 참혹하게 부쉈을 뿐 아니라 인권을 말살하는 잔혹성으로 이스라엘 포로들을 대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시편 기자는 그 사실을 애절한 시구로 묘사한 바 있다(시 137:1-3). 더욱이 바벨론의 압제자들은 노인을 학대하고 그들에게 중한 노역을 시켰다. 성경은 도처에서 노인에 대한 예우, 공격을 중요한 의무로 가르치고 있다(레 19:32;욥 32:4-6). 그리고 노인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행동을 가장 악한 범죄의 하나로 경고하고 있다(왕하 2:23-25;잠 30:17). 바벨론의 압제자들이 노인을 학대한 사실을 예레미야의 시들 속에서 반영되고 있다(애 5:12).

=====47:7
내가 영영히 주모가 되리라 - 이 구절은 바벨론의 교만과 자기 확신을 묘사한다. 바벨론은 부(富), 그 성벽과 성문의 견고함, 대적에 대항할 수 있는 풍부한 군비 등을 믿었다. 더군다나 바벨론에게는 내우 외환(內憂外患)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듯이 보였다(Barnes). 따라서 그들은 바벨론의 태평 성대가 영원히 계속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 같은 확신이 바벨론 멸망의 동기는 되지 않는다. 문제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도구였다는 사실 곧 하나님의 통제 아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었다.
이 일 - 이것은 단지 하나님의 징계의 도구로 사용되었음을 알지 못한 채 포로 생활로 압제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자신들의 방법대로 가혹하게 대했던 것을 가리킨다. 물론 그 같은 처세는 자신들이 거룩하고 공의로운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때문이었다.
그 종말 - 바벨론은 자신들처럼 교만하고 잔혹하였던 다른 열방들의 종말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어야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치 않았으니 불행한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47:8
사치하고 평안히 지내며 - 유흥에의 탐닉과 사치스런 생활이 조장한 유약하고 의미없는 삶을 가리킨다. 일설에 의하면 이 시대는 부패와 유흥과 방탕이 극에 달했던 시대라고 한다(Strabo). 또 다른 학자는 그 당시 바벨론만큼 방탕과 범죄적 쾌락에 몰두했던 나라는 없었다고 주장한다(Curtius).
나 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도다 - 이것을 바벨론의 비교 우위적 자만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즉, 바벨론 백성들은 그들의 도시만 도시요 다른 나라의 도시들은 무가치한 것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당대 필적할 나라가 없었던 로마 역시 동일한 자만을 나타냈다고 한다(Martial). 그러나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위치에 자신들을 비교했던 신성 모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Whybray). 이 두 견해는 상호 보완적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에 대한 극도의 자만은 결국 자신들을 하나님의 위치에 놓게 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자만, 하나님에 대한 도전을 나타내었던 자들로 니느웨 성 거민들을 들 수 있다(습 2:13-15).

=====47:9
무수한 사술과 많은 진언을 베풀지라도 - 원문 직역은 '많은 사술과 많은 주문 속에서'이다. 여기 '속에서'는 '베'(* )를 번역한 것인데 이 '베'는 두 가지 의미로 쓰일 수 있다. 하나는 '...에도 불구하고'이고, 또 다른 나는 '...때에'이다. 전자의 뜻을 취할 경우는 개역 성경 번역의 뉘앙스처럼 많은 사술과 마법에도 불구하고 바벨론에 재앙이 임한다는 뜻이 되겠고, 후자의 뜻을 취할 경우는 바벨론에 재앙이 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들이 많은 사술과 마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나 무리없는 문맥의 소통을 위해서는 전자를 취하는 것이 좋다.

=====47:10
지혜...지식 - 이것은 당시 주변 국가에 비해 월등하게 발전하였던 산수, 천문학, 점성학, 마법 등을 일차적으로 가리킨다. 특히 당시 점성학이나 마법 따위는 단순한 학문의 성격을 넘어 종교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47:11
네가 그 근본을 알지 못할 것이며 - 여기 '근본'으로 번역된 '솨헤라'(* )는 '새벽의 빛', '새벽의 여명', '아침'을 뜻한다. 이 같은 의미를 존중할 때 본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새벽의 빛이 캄캄한 어둠을 갑자기 몰아내듯이 바벨론 위에 임하는 멸망도 갑자기 시작되리라는 것이다.
이를 물리칠 능이 없을 것이며 - 여기 '물리칠'은 '속죄하다', '보상하다'가 그 원문적인 뜻이다. 말하자면 바벨론은 그 어떤 속죄의 희생물이나 기도, 제물 따위로도 임하는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시는 신정(神政) 시대였다. 따라서 어떤 나라든 간에 위기가 닥치면 자신들이 섬기는 신에 의존함으로써 위기를 해결하기 일쑤였다.

=====47:12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악신의 음성을 듣고 그 위기를 해결했던 영매자, 마법사들에게 이번에도 악신을 불러 위기를 한번 막아보라고 권하는 일종의 조롱조의 도전이다.

=====47:13
하늘을 살피는 자 - 문자적인 뜻은 '하늘을 나누는 자'이다, 여기서 '나누는'에 해당하는 '호베레'(* )는 구약에서 이곳에만 나오는 용어이며 '자르다', '나누다'를 뜻하는 아랍어의 동족어이다. 바벨론 사람들은 천체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땅의 일을 예언하기 위하여 하늘을 몇 구역으로 나누었다. 아마도 오늘날의 황도대(黃道帶), 12궁도 따위도 바로 여기에서 기원한 것 같다(Whybray).
별을 보는 자 - 문자적인 뜻은 '별을 응시하는 자'이다. 이는 단순히 천문학을 연구하는 차원보다는 별을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신격체로 숭배했던 사실과 관련되는 표현인 듯하다.
월삭에 예고하는 자들 - 문자적인 뜻은 '달들에 관하여 지식을 주는 자'로서 달의 모양이 변해가는 동안 벌어질 땅 위의 사건을 예언하는 일종의 점쟁이들을 가리킨다. 하늘, 별, 달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그 피조물들을 관찰하며 미래지사를 예언하는 자들을 비웃듯 열거하고 계신다.

=====47:14
이 불은 더웁게 할 숯불이 아니요 - 문자적인 뜻은 '따뜻하게 하는 숯 하나 없으리라'이다. 이것은 바벨론의 완전한 멸망을 암시한다. 초개나 나무의 등걸이 완전히 타버릴 경우 심지어 숯 하나 남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와 같은 장면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된다. 어떤 학자는 '그것으로 빵 하나 구울 수 있는 숯 조각 하나 남아 있지 않으리라'로 번역하기도 한다(Rosenmuller, Cocceius).

=====47:15
너의 근로하던 것들 - 앞에 언급된 '하늘을 살피는 자', '별을 보는 자', '월삭에 예고하는 자' 등을 가리킨다.
너와 함께 무역하던 자들 - 바벨론은 지형학적으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따라서 무역을 목적으로 하는 많은 외국 배들이 그들의 항구를 빈번히 찾곤 하였다.



전장에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선포(46:11-13)한 바 있는 저자는 이어지는 본장에서
바벧론에 대한 심판을 선포한다. 하나님의 징계의 도구로 사용되었던 바벧론은 이제
포악함과 무자비함으로 멸망을 자초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장
은 (1) 바벧론에 대한 멸망의 선포를 담고 있는 전반부(1-5절), (2) 멸망의 이유에 대
해 기술하는 중반부(6-11절), (3) 바벧론의 국가 안전 장치의 무력함을 풍자적으로 묘
사하는 후반부(12-15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본장은 근본적으로 조롱가(mocking song)와 장례가(funeral song)의 형태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는 어떤 민족(혹은 개인)을 조롱이나 멸시에 노출시켜서 그 상대
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내용이고, 후자는 대적의 죽음이나 멸망에 대해 진정한 슬픔을
표현하는 대신 조롱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용기를 주는 문학이다. 저자는 이러한 두가지
양식을 적절하게 혼용하여 바벧론의 멸망을 조롱함으로써 슬픔을 당한 이스라엘을 효
과적으로 위로하고 있다.
본장은 합창단의 화답 형태를 지닌 4, 5절을 제외하고는 전체의 화자는 바로 하나
님이시며 화답자는 이스라엘이다. 그리고 청중, 곧 수신자는 정복당한 바벧론이다. 강
화의 톤은 철저히 풍자 및 조롱적이다. 이러한 특성은 본장은 13장과 구별시키고 14장
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문학 형태에 있어서 심판을 취급하는 13장보다는 조
롱을 다루고 있는 14장과 더욱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또한 시의 성격이 강한 본장은 여섯 개의 연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의 연들이 취
급하는 내용을 도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 1--3절 | 조롱:바벧론의 노예가 됨 |
+----------------+---------------------------------------------------------+
| 4, 5절 |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인정과 심판의 화답 |
+----------------+---------------------------------------------------------+
| 6, 7절 | 조롱:위치와 신분의 역전 |
+----------------+---------------------------------------------------------+
| 8, 9절 | 욕설과 심판:홀로된 과부 |
+----------------+---------------------------------------------------------+
| 10, 11절 | 신탁의 형태:지혜가 사단적인 것이 됨 |
+----------------+---------------------------------------------------------+
| 12--15절 | 풍자적 및 조롱적 강화 |
+----------------+---------------------------------------------------------+
이상의 도표를 통해 본장은 심판의 이유를 제시하고 이어서 심판을 선포하는 심판
예언의 어법임이 분명해진다. 결국 본장은 주제가 바벧론에 대한 심판임이 더욱 확실
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을 설명함에 있어서 본장은 매우 독특한 표현법과 용어들을 사
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본장의 역사적 배경을 염두에 둘 때 이해할 수 있게 된
다. 본장의 기록 시기는 바벧론의 멸망이 성취되기 훨씬 이전임이 분명하다. 그 당시
는 예언 내용을 추측할 만한 어떤 상황도 펼쳐져 있지 않았다. 성전은 우뚝 서 있었
고, 예루살렘 도성은 강한 요새로서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벧론은
신흥 국가로 서서히 자라고 있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자의 예언이 이스라
엘 백성의 주목을 끌기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저자는 독특한 표현법과 용어들을 사용
하여 백성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신뢰를 끌어내려고 의도했던 것이다.
이상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본장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스라엘 구원' 이다.
물론 본장에서 이스라엘을 잔혹하게 취급하였고(6절) 자신의 지혜와 지식을 철저히 믿
었던 바벧론(10절)에 임할 심판의 멸망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으므로, 외견상 바벧론
의 멸망이 핵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46장 이후 지금까지의 핵심이 이스라엘 구원
임을 상기할 때 본장의 핵심도 역시 이스라엘의 구원임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 사
실에 대한 증거는 삽입구 처리가 되어 있어서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4절에서 찾을 수
있다. 이곳에는 하나님이 행하실 이스라엘 구원의 메시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쓰
레기 속에 빛을 발하는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노도 광풍과 같은 멸망의 선언 속에서
저자는 분명한 음성으로 '내가 이스라엘을 구원하리라'라고 선포하고 있다. 하나님이
바벧론의 멸망을 선포한신 이유는 단순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복수심을 만족시키기 위
헤서가 아니라 구원의 '산 소망'(벧전 1:3)을 갖도록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
다. 이제 본장은 몇 단락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바벧론의 멸망에 대한 선포(47:1-5)
이스라엘의 구원에 대한 선포(46:11-13)에 이어지는 본 단락은 바벧론의 멸망을 구
체적으로 선포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이스라엘 역사가 '이스라엘 구원-이방 심판'
혹은 '이방 구원-이스라엘 심판'이란 구도 속에서 진행됨을 고려할 때 매우 익숙한 표
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전장 서두에서 나온 바벧론 신상의 붕괴(46:1,2)에 이어
바벧론의 몰락이 언급됨으로써 바벧론의 멸망을 필연적으로 짐작케 하고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은 (1) 조롱조의 바벧론 노예 사실 선포(1-3절), (2) 성가대의 화답(和答)풍인
이스라엘의 구원자 하나님에 대한 인정(4절), (3) 바벧론 멸망의 확증(5절) 등으로 구
성되어 있다. 이상의 본 단락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바벧론의 멸망에 대한 생생한 묘사:먼저 바벧론은 띠끌로 가득한 땅에 내려 앉
으라는 명령을 받고 있다(1절). 현재 보좌에 앉아 열방을 통치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
던 바벧론은 가장 천한 상태로 전락할 운명에 처해 있다. 바벧론의 멸망은 필연적이
다.(5:24;29:5;41:2;삼하 22:43;왕하 13:7;욥 10:9;시 18:42;90:3). 바벧론은 당시 노
예 중 여자 노예에게 부과되었던 곡식 찧는 일을 수행키 위해 '맷돌'을 취하여 갈아야
만 할 지경이다. 이처럼 저자는 바벧론의 패망을 선언하면서 그들은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침묵 함으로써 자신들의 수치를 감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5
절).그런데 이러한 멸망을 선포함에 있어서 이사야는 조롱조의 분위기를 견지한다. 왜
냐하면 바벧론은 하나님의 대적으로서 언약 백성을 괴롭힌 사실에 대한 당연한 보응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적의 멸망을 슬퍼할 자는 없기 때무이다.
(2) 이스라엘 구원에 대한 확신:바벧론의 멸망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가운데 저자
는 하나님의 구원자 되심을 찬양하고 있다(4절). 이와 같은 내용을 삽입한 의도는 바
로 바벧론의 멸망과 하나님이 구원자 되심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
이다. 바벧론 멸망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이스라엘의 구원 사실을 예비적으로 주입시
키는 것이다.
2. 바벧론 멸망의 이유(47:6-11)
전 단락(1-5절)의 바벧론 멸망에 대한 선포에 이어 저자는 본 단락에서 바벧론 멸
망의 이유에 대해 세부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특히 여기서는 작은 씨앗이 큰 나무로
자라가듯이 작은 죄악의 씨가 큰 죄악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
러한 본 단락은 (1) 바벧론의 멸망 이유(6-8절), (2) 세부적 멸망의 내용(9절), (3)죄
악의 절정(10절), (4) 총괄적 멸망의 내용(1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저자는 죄의 발전 양상에 대해 중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바벧론의 죄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임을 잊고 과도하게 포로자들을 혹사시키는 데 기안한
다(6절). 그들은 비인도적으로 노인에게 과중한 노역을 부여하였다. 자신들의 힘을 이
용하여 힘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잔인하고 비인간적으로 취급하였다(암 1:3, 6, 9,
13;2:1, 6-8;4:1;5:11;8:4-6). 이와같이 약자를 억압하면서 자신들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교만해진 바벧론은 헛된 망상에 빠진다(7절;14:13-15). 약자의 노역과 섬김으
로 평안한 삶을 살게 되자 사치와 안일에 빠져 영구 태평 성대의 확신까지 갖게 되었
다(8절). 드디어 바벧론은 '내가 곧 신'이라는 죄악의 절정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사
실 아담과 하와도 에덴 동산에서 태평 성대를 누리게 되자 하나님과 동등해질 수 있다
는 뱀의 유혹에 빠져 타락하게 되었다(창 3:5). 결국 본 단락은 바벧론의 죄가 '약자
의 과도한 억압'->'사치와 안일 탐닉'->'태평 성대로 인한 신적 교만' 등으로 발전하
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준다.

3. 바벧론의 국가 보호 장치의 무력성(47:12-15)
앞에서(6-11절) 바벧론의 죄의 발전 양상을 기술한 저자는 이제 본 단락에서 멸망
이 피할 수 없을 정도로 확정적임을 진술하고 있다. 특히 당시 바벧론이 신뢰하던 국
가 보호 안전 장치에 해당되는 마법, 요술, 영매술, 점성술, 천문학 등에게 멸망으로
부터의 구원을 요청해보라는 조롱투의 권고가 드러나 있다. 이러한 사실은 멸망에 따
른 우방 무역국의 거래 단절에 대한 시적 묘사를 통해 더욱 실감있게 제시된다. 이와
같은 본 단락은 (1) 국가의 안전 장치에 대한 의뢰를 요청하는 조롱투의 권고(12, 13
절), (2) 바벧론의 보호 장치의 무력성(14절), (3) 무역국의 거래 단절(15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본 단락의 핵심적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저자는 바벧론이 국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련한 모든 장치들이 철저하게
무기력하다고 언급한다(12-14절). 인간은 궁지에 몰리면 최후의 비책을 의지하기 마련
이다. 개가 막다른 골목에서 쫓던 사람에게 달려들어 물듯이 바벧론 사람들은 자신들
의 안전을 위해 마술, 점성술, 천문학 등을 의지하게 되었다. 사실 당시 바벧론인들은
고대 세계에서 점성술로 유명했으며, 많은 천문학적인 발견과 관측을 하였다. 현재 발견된 수백장의 바벧론 토판을 보면 이러한 양상들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이 마지막으로 믿는 마술적 능력에 대해 조롱을 함으로써 마술과 주문과 점성술의 무력성과 함께 진정한 구원자의 필요성을 드러내고 있다.
(2) 저자는 바벧론의 무역국들이 패망과 함께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말한다. 바벧론은 오랫동안 애굽, 아라비아, 페니키아 등과 무역하였다. 그러나 바벧론이 멸망하자 모든 우방 국들은 바벧론을 외면하였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모든 국가의 안전 보호 장치가 해제된 바벧론은 주변국가들로부터도 소외되는 처절한 멸망을 맛보게 된다. 이스라엘을 괴롭힌 바벧론은 참혹한 고독 속에서 멸망의 비애를 감당하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 우리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철저함을 깨닫게 된다. 비록 한때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이스라엘을 정복한 바벧론이었지만, 교만하여 범죄했을 때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죄의 심각성을 느끼고, 더욱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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