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여호와께서 구원으로 성과 곽을 삼으시리로다 - 모압으로 전형화된 하나님의 백성의 원수가 몰락하는 날에 새로운 도성이 창건될 것인데, 여기서는 그 도성의 강함의 원천이 제시된다. 그것은 그 백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다. 돌과 흙으로 빚은 성벽과 바깥벽만으로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의 구원이 함께할 때라야 그 도성은 난공 불락(難攻不落)이 된다.
=====26:2
너희는 문들을 열고...들어오게 할지어다 - 하나님의 구원에 참예할 수 있는 백성들의 자질이 두 가지로 언급된다. 그것은 의로움(* , 차디크)과 신실함(* , 에무님)이다(1:26). '신을 지킨다'(* , 쇼메르 에무님)는 말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확고하게 유지함을 뜻하는 말이며, '의로운 나라'(* , 고-차디크)는 그로부터 파생되는 고귀한 영적 특성을 가리킨다(신 6:25). 신구약을 막론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의로움은 자기 안에 선함이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오직 하나님의 구원만을 갈망하는 내적 의존의 태도를 말하니(롬 7:18), 이러한 믿음의 자세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도성의 문은 열리는 것이다(32:16,17;33:15,16;시 15편;24:3-10;118:19,20;호 2:18-20;암 5:21-24). 이것은 다음절에서 보다 명확하게 표현된다.
=====26:3
심지가 견고한 자(* , 예체르 사무크) - 문자적으로는 '견고한 마음'이니, 하나님만을 굳게 붙잡고 의지하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마음'(* , 예체르)은 사람의 내적 구조, 즉 사상과 의지의 그물로 짜여져 있는 전 태도와 습관을 가리킨다(Delitzsch). '사무크'(* )는 '머물다, 받치다'는 뜻의 '사마크'(* ) 동사의 분사형으로서, 어떤 것을 확고하게 떠받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시 112:8). 그 맞은편 대극에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태도'(약 1:8)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는 마음'(마 6:24)이 위치한다.
=====26:4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완전한 평화가 여호와를 의지함에서 주어지는 것이 확실할진대, 이 같은 사실에 근거해서 선지자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지하라고 권면한다. '의뢰하라'(* , 비트후)는 말은 '믿다', '확신하다'는 뜻의 '바타'(* ) 동사의 명령형이며, 그 분사형(* , 바투아흐)이 앞절에서도 사용되었다. 신약에서와 마찬가지로 선지자 이사야에게 있어서 믿음과 구원의 문제는 긴밀하게 연관된다(12:2).
영원한 반석 - 하나님은 '반석'(* , 추르)으로 즐겨 비유된다(8:14;17:10;30:29;44:8;신 32:4;삼상 2:2;삼하 22:2,32;시 19:14;61:2;고전 10:4). '반석'에는 위급할 때 사람들이 도피하는 피난처라는 의미와 흔들림이 없는 굳건한 요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더나아가 그는 영원한 반석 곧 만세 반석이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러한 영원성이야말로 참된 신앙의 터전이 되는 것이다.
=====26:5
높은 데...솟은 성 - '높은 데'(* , 마롬)와 병행하는 '솟은 성'(* , 키르야 니스가바)은 사람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난공 불락에 가까운 도성을 뜻한다. 이 도성은 1절의 '하나님의 도성'에 대립하는 지상의 도성인데, 이 둘은 각각 의의 원리와 악의 원리 또는 영원성과 찰라성을 대표한다. 전자의 모델이 예루살렘이라면, 후자의 모델은 아마도 바벨론(혹은 니느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대항해서 스스로 높아진 이 교만한 도성은 심판의 그날에 극적인 반전(反轉)을 경험하게 된다(25:12).
=====26:6
발이 그것을 밟으리니...걸음이리로다 - 파멸의 무더기를 밟는 '빈궁한 자'(* , 아니)와 '곤핍한 자'(* , 달림)의 발걸음에서 한때 교만했던 높은 성의 몰락이 확인된다(말 4:3). 이전에 불멸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그성은 먼지로 화하였으나, 그로부터 억압을 당하면서도 하나님으로 반석을 삼고 그를 의지한 백성들은 살아 남았다.
=====26:7
의인의 길은 정직함이여 - 앞절에 언급된 '빈궁한 자의 발과 곤핍한 자의 걸음'에서 저들이 밟고 다니는 '길'에 대한 표상으로 자연스레 전환된다. 본문을 직역하면 '의인을 위한 길은 곧다'이다. '길'(* , 오라흐)은 성경에서 인생의 행로를 비유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곧고 평탄한 길은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의로운 길이다(욥 8:13;시 1:6;5:8;27:11;119:105;잠 1:19;3:6;4:26;5:6,21;11:5;15:19). '오라흐'는 본서에서만 여덟 번 나오며(8절;2:3;3:12;26:7,8;30:11;33:8;40:14;41:3), 다른 예언 자료들에는 나오지 않는다(J.Jensen). 본서의 단일 저작설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이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26:8
주의 심판하시는 길에서 우리가 주를 기다렸사오며 - 이는 하나님께서 심판관으로서 속히 임하시기를 고대한다는, 다시 말해서 의로운 심판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히 드러나기를 간절히 기다린다는 말이다. '기다림'은 그것이 기다리는 대상에 대한 지극한 열망의 표출이며 동시에 기다리는 자신의 철저한 겸비심(謙卑心)의 고백인 한에서, 그리스도인의 전형적인 삶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25:9;33:2;40:31;49:23;51:5;59:19;60:9;시 25:3;37:9;호 12:6;미 7:7).
=====26:9
밤에 내 영혼이...주를 간절히 구하오리니 - 1인칭 복수에서 1인칭 단수로의 전환은 시편에서 종종 발견된다(시 44:5,6). '밤'(* , 라옐라)은 여기서 고난의 때, 묵상하기 좋은 때를 가리킨다고 보기도 하나(Delitzsch, Leupold), '아침'과 대조되는 시간의 의미로 쓰였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즉, 본문은 '밤이나 아침이나 어느 때에나 하나님을 사모합니다'이다(Alexander). 이는 비록 '아침'(* , 보케르)이란 단어가 명시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간절히 구한다'는 뜻의 '솨하르'(* )동사에 '(아침에) 찾는다', '(일찍 일어나) 구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 데서 확인된다(Young). 이는 주께서 땅에서 심판하시는 때에...의를 배움이니이다 - 선지자가 그처럼 열심을 다해서 하나님을 구한 데에는 그 백성들이 압제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소극적인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악한 자들이 심판을 통해서 하나님의 의를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적극적인 이유도 담겨 있다(시 78:34).
=====26:10
악인은 은총을 입을지라도...돌아보지 아니하는도다 - 여기서 '악인'은 '세계의 거민'(9절)과 동의어이다(시 9:17 참조).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악인을 다루실 때 왜 심판의 과정을 취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의 설명은 그가 딛고 선 경험적 현실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왜냐하면 악인들은 좋게 해서는 도무지 의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26:11
주의 손이 높이 들릴지라도...사르리이다 - '쳐진 손'이 무력함을 상징한다면(삼하 4:1;렘 50:43), '높이 들린 손'은 활동 중인 힘을 상징한다(삼하 24:16). 악인들은 주의 높이 들린 손, 즉 임박한 심판이 그들의 머리 위에 준비되어 있음에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한다. 선지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이 이것이었다. '백성을 위하시는 주의 열성'은 하나님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 위한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며(9:7;37:32, Delitzsch), '불'은 그의 대적을 소멸하시는 하나님의 엄중한 복수와 진노를 비유한 낱말로서(신 32:22;욥 20:26;22:20) 그의 백성에 대한 '열성'과 병행구를 이룬다(9:7;37:32).
=====26:12
주께서 우리를 위하여...이루심이니이다 -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의로운 자들에게 초래될 궁극적인 결과는 포괄적인 안녕과 행복을 함의하는 '평강'(* , 솰롬)이다. 이 평강은 과거로부터 미래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의 일관된 행동에 전적으로 근거한다(Delitzsch).
=====26:13
주 외에 다른 주들이 우리를 관할하였사오나 - 이방 나라들의 압제에서 그 백성을 해방시켜 주신 일이 하나님의 일로서 첫 번째로 거론된다. 세상의 주권자들이 이스라엘을 치리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참된 왕이신 여호와는 소외된 듯이 보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주권을 회복하시는 날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백성들의 찬송소리는 다시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다른 주들'에 관해 사사 시대(Kissane)와 제국 시대(Delitzsch)를 막론하고 이스라엘을 무력으로 억누른 이방 군주들을 가리킨다는 주장(Gray)과, 포로가 되기 전에 저들이 섬긴 우상신들을 가리킨다는 주장(Alexander)이 대립되고 있다. 전자의 견해가 우세하다.
=====26:14
그들은 죽었은즉...일어나지 못할 것이니 - 하나님의 일로서 두 번째로 거론된 것은 한때 강력한 나라를 일구었던 세상 군왕들을 하나님께서 징벌하사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죽음의 심연으로 던지신다는 것이다. 본문을 직역하면 '죽은 자들(* ,메팀), 그들은 살지 못하겠고, 망령들(* , 레파임), 그들은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이다. '레파임'에 대해서는 14:9 주석을 참조하라. 14:9-11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죽음이 인간의 헛된 교만을 비웃는 최후의 조롱꾼으로 등장한다.
=====26:15
주께서 이 나라를...더 크게 하셨나이다 - 하나님의 일로서 세 번째로 거론된 것은 그가 이 나라를 더 크게 확장시켜 주셨다는 것이다. '나라를 더 크게 함'은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로 인구가 번성하고 그에 따라 국토의 경계가 더욱 확장됨을 뜻한다(9:3;54:2,3;미 7:11). 한편, 본문 말씀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가장 넓은 세력을 형성하였던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회고하는 듯하다(Dillmann, Kissane).
=====26:16
백성이 환난 중에...주께 기도하였나이다 - 선지자의 사고(思考)는 다시 현재로 되돌아온다.
하나님의 궁극적 승리를 믿는 신앙이 확실하다 할지라도 일상에서 겪는 경험적 현실 - '환난'과 '징벌'로 표현된 - 앞에서 신자들은 거듭거듭 심각한 무력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폭적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그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기도밖에 없는 것이다(Oswalt).
=====26:17
잉태한 여인이...부르짖음같이 - 이스라엘을 가위누르는 현재의 어려움이, 부르짖음으로 극대화된 임산의 고통으로 비유되고 있다(13:8;21:3;42:14;호 13:13;미 4:10).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임산부가 견뎌내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 고통의 때가 지나면 소망했던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26:18
낳은 것은 바람 같아서 - 그러나 그 지난(至難)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거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허망함을 선지자는 '바람을 낳음과 같다'고 표현한다(41:29;전 1:14). 아무것도 낳지 못하는 여인의 산고, 그것이 이스라엘의 배반적(背反的)현실이었다.
세계의 거민을 생산치 못하였나이다 - 본문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1)새로 태어나는 생명들을 떨어뜨리지 못하였다(즉, 생산하지 못하였다, Delitzsch). 이는 해산의 고통을 강조한 문맥에 더 적합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 '떨어진다'는 뜻의 '나팔'(* )이 결코 해산의 뜻으로 쓰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다음 해석을 취한다. (2)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세력들을 떨어뜨리지 못하였다(즉, 패배시키지 못하였다. Gray). 이 경우, 본문은 앞의 '땅에 구원을 베풀지 못하였고'와 평행을 이룬다.
=====26:19
주의 죽은 자들은...일어나리이다 - 그러나 이스라엘의 실패가 하나님의 실패일 수 없으며, 그들의 헛됨이 하나님의 헛됨이 될 수 없다. 인생의 최대 비극인 죽음마저도 정복하시는 생명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계신다. 이 믿음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침울한 절망의 애가가 부활의 환호로 돌변한다. 거듭되는 환난과 징벌에 눌려 사망의 그늘 가운데 누워 있던 신실한 신자들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이 부어진다. 그리스도 안에서 먼저 죽은 신실한 성도들이 마지막날 부활의 영광에 그리스도와 더불어 참예할 것이다. 본문은 부활 교리를 가르쳐주는 구약의 몇 안 되는 구절 중의 하나이다(25:8;겔 37:1-14;호 6:2).
주의 이슬은 빛난 이슬이니...내어 놓으리로다 -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생명의 능력이 '이슬'로 비유된다(시 133:3;잠 19:12;호 14:5).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건기(乾期)에 밤에 흡족히 내려 땅을 적시는 이슬은 팔레스틴 땅의 농작을 위하여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다(창 27:28;삼하 1:21;왕상 17:1;슥 8:12). '빛난 이슬'(탈 오로트, * )은 문자적으로는 '빛의 이슬'(Targum, Vulgate, Ewald, Grotius, Gesenius)이다. '빛'과 '이슬'은 공히 팔레스틴에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26:20
내 백성아 갈지어다...잠간 숨을지어다 - 세상을 뒤엎은 대홍수로부터 노아와 그 가족들이 방주 속에 몸을 숨겼던 것처럼, 또한 애굽 땅을 뒤엎은 죽음의 천사로부터 히브리 백성들이 집으로 들어가 몸을 숨긴 것처럼, 온 땅을 뒤엎게 될 하나님의 분노 앞에서 성도들에게 '밀실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잠간 숨으라'는 권면이 주어진다. 밀실에 들어가서 그것도 부족해서 문을 닫고 숨으라는 말은 대환난 날에 성도가 취해야될 몸가짐을 언급하는 듯하다. 즉, 그날에 성도들은 세상과의 분주한 거래를 단절하고 하나님과의 은밀한 기도 시간을 가져야만 된다. 그러나 그 혹심한 심판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26:21
땅이 그 위에 잦았던 피를 드러내고 - 그날에 땅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즉, 그동안 말없이 들이삼켰던 무죄한 자들의 피를 땅이 일순간에 토해낸다. 땅을 붉게 물들였던 피가 복수를 호소하며 일제히 부르짖는다(창 4:10;37:26;레 17:13;욥 16:18;시9:12;겔 24:7,8;계 6:10). 뒤따르는 구절은 순교자들의 호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앞절의 평행으로 이해된다(Gray).
타락한 성읍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을 서술하고 있는 전장(25장)과는 달
리 본장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성읍에 대한 찬양을 묘사하고 있다. 구원받은 유다 백성
은 종국적으로 완성될 새 하늘과 새 땅에서(벧후 3 : 10-13 ; 계 21 : 1) 하나님의 능
력을 찬양할 것이다. 이처럼 새왕국에서 부를 종말론적 이스라엘의 찬양이 울려퍼지는
본장은 여호와께서 만드신 견고한 성읍에 대한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6절),
심판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인들의 무상을 다루고 있는 중반부(7-18절), 소망의
기도와 권면이 드러나 있는 후반부(19-2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본장의 역사적 배경에 대하여 구체적인 상황과 시간을 추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만 본서의 다른 부분의 내용과 '유다 땅'이라는 구체적인 지명과 언급된 점으
로 보아 일차적으로는 바벧론에서 귀환하는 시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아울러 24장부터 전개되는 묵시적인 분위기나 다른 지명의 상징성(24 : 23 ; 25 : 10)
을 고려해 볼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가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때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죄악에서 완전히 구속받은 성도들은 하나님의 절대적 통치가 시행되는 새 왕
국에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전심으로 찬양할 것이다. 이제 본장의 두드러진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본장은 잠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의인과 악인에 대조가 두드러지
게 나타난다(7-14절). 이사야는 의인에 대해 '주를 의뢰하는 자'(3, 4절)라고 밝힌다.
그는 단순히 도덕적 기준에 의해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과의 관계
에 입각하여 구별한다. 이러한 시각은 시1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하나님을 믿는
자는 의인으로서 영생을 얻지만, 하나님을 거부하는 악인은 멸절당할 것이다.
(2) 본장은 시적인 운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주로 예배시의 교창(antiphonal)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히브리 원문
성경을 기준함).
+-------------------------------------------+----------------+-----------+
| 형 식 | 성 경 구 절 | 운 율 |
+-------------------------------------------+----------------+-----------+
| 이야기(narrator) | 1a 절 | 2 - 3 - 2 |
+-------------------------------------------+----------------+-----------+
| | 1b 절 | 3 - 3 - 2 |
| 합창(chorus) | 2 절 | 2 - 3 - 2 |
| | 3 절 | 2 - 3 - 3 |
| | 4 절 | 3 - 3 - 2 |
+-------------------------------------------+----------------+-----------+
| 화자(speaker) | 5a 절 | 4 - 3 |
+-------------------------------------------+----------------+-----------+
| 첫 번째 화답(first echo) | 5b 절 | |
+-------------------------------------------+----------------+-----------+
| 두 번째 화답(second echo) | 5c 절 | 2 - 2 |
+-------------------------------------------+----------------+-----------+
| 세 번째 화답(third echo) | 5d 절 | |
+-------------------------------------------+----------------+-----------+
| 첫 번째 화답 | 6a 절 | 2 - 2 - 2 |
+-------------------------------------------+----------------+-----------+
| 두 번째 화답 | 6b 절 | |
+-------------------------------------------+----------------+-----------+
| 세 번째 화답 | 6c 절 | 4 - 3 |
+-------------------------------------------+----------------+-----------+
| 화자 | 7a 절 | 3 - 4 |
+-------------------------------------------+----------------+-----------+
| 화답들(echoes) | 7b 절 | 4 - 3 |
+-------------------------------------------+----------------+-----------+
| 합창 | 8a 절 | 3 - 2 |
| | 8b 절 | 2 - 2 |
+-------------------------------------------+----------------+-----------+
| 독창(solo) | 9a 절 | 3 - 3 |
+-------------------------------------------+----------------+-----------+
| 화자 | 9b 절 | 4 - 4 |
+-------------------------------------------+----------------+-----------+
| 첫 번째 화답 | 10a 절 | 2 - 3 |
+-------------------------------------------+----------------+-----------+
| 두 번째 화답 | 10b 절 | 3 - 3 |
+-------------------------------------------+----------------+-----------+
| 세 번째 화답 | 11a 절 | 3 - 1 |
+-------------------------------------------+----------------+-----------+
| 첫 번째 화답 | 11b 절 | 2 - 2 |
+-------------------------------------------+----------------+-----------+
| 두 번째 화답 | 11a 절 | 4 |
+-------------------------------------------+----------------+-----------+
| | 12 절 | 4 - 4 - 2 |
| 합창 | 13a 절 | 2 - 3 |
| | 13b 절 | 2 - 2 |
+-------------------------------------------+----------------+-----------+
| 첫 번째 화답 | 14a 절 | 3 - 3 |
+-------------------------------------------+----------------+-----------+
| 두 번째 화답 | 14b 절 | |
+-------------------------------------------+----------------+-----------+
| 화자 | 14c 절 | 3 - 3 |
+-------------------------------------------+----------------+-----------+
| 첫 번째 화답 | 15a 절 | 3 - 3 - 3 |
+-------------------------------------------+----------------+-----------+
| 두 번째 화답 | 15b 절 | |
+-------------------------------------------+----------------+-----------+
| 세 번째 화답 | 15c 절 | |
+-------------------------------------------+----------------+-----------+
| 간구자(a tattletale) | 16 절 | 3 - 2 - 2 |
+-------------------------------------------+----------------+-----------+
| 합창 | 17 절 | 4 - 3 - 4 |
+-------------------------------------------+----------------+-----------+
| 첫 번째 그룹 | 18a 절 | 2 |
| | | 3 - 3 - 3 |
+-------------------------------------------+----------------+-----------+
| 두 번째 그룹 | 18b 절 | |
+-------------------------------------------+----------------+-----------+
| 세 번째 그룹 | 18c 절 | |
+-------------------------------------------+----------------+-----------+
| 여호와 | 19a 절 | 2 - 2 |
+-------------------------------------------+----------------+-----------+
| 선포자(herald) | 19b 절 | 2 - 2 |
| | 19c 절 | 4 - 3 |
+-------------------------------------------+----------------+-----------+
| 여호와 | 20a 절 | 2 - 2 - 3 |
| | 20b 절 | 3 - 3 |
+-------------------------------------------+----------------+-----------+
| 선포자 | 21a 절 | 4 - 4 |
| | 21b 절 | 3 - 3 |
+-------------------------------------------+----------------+-----------+
이상과 같이 시적인 운율을 사용하여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 본장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도성에 대한 백성들의 찬송(26 : 1-6)
하나님의 백성들에 대한 적대 세력의 상징인 모압을 심판하시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는 전 단락(25 : 9-12)과는 반대로 본 단락은 하나님께서 완성하실 견고한 성읍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지키시는 성이 영원히 안전함
을 강조하면서 특별히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을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드러나
있는 본문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견고한 성읍으로 초청하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
부(1, 2절), 성읍에 들어오는 자들의 특징을 묘사하고 있는 중반부(3, 4절), 교만한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묘사하는 후반부(5, 6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본 단락에 나오는 성읍과 전 단락에 나오는 성읍은 그 성격이나 구성원에
있어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내용을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
| 구 분 | 25 : 9-12 | 26 : 1-6 |
+--------------------+---------------------------+-----------------------------+
| 건 설 자 | 모압 백성(10절) | 여호와(1절) |
+--------------------+---------------------------+-----------------------------+
| 구 성 원 | 교만한 사람들(11절) | 주를 의뢰하는 자들(3절) |
+--------------------+---------------------------+-----------------------------+
| 성의 특징 | 교활함(11절) | 의로움(2절) |
+--------------------+---------------------------+-----------------------------+
| 최종적인 결과 | 여호와의 심판을 받음(12절)| 평강으로 지키심(3절) |
+--------------------+---------------------------+-----------------------------+
이제 본 단락에 나타난 내용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도성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1, 2절) :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친히 구
원으로 삼으신 성읍에 의로운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천사들은 하
나님을 사랑하고 믿음을 지키는 백성들에게만 구원의 문을 연다(시 24 : 7-10). 가증
한 일을 행하거나 거짓말을 일삼는 자는 탈락되고(계 21 : 27 ; 22 : 14, 15) 오직 어
린양의 피로 깨끗하게 씻음을 받고 하나님께 충성하기로 약속한 자들만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세상을 회복시
킬 때(행 3 : 21 ; 벧후 3 : 12) 의로운 자는 가장 안전란 '새 예루살렘'(계 21 :
9-27)에 거하게 될 것이다.
(2) 하나님의 백성들의 특징(3, 4절) : 하나님의 도성에 거하는 의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여호와를 의뢰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기의 행위를 자랑하지 않고 마음과 뜻,
생각과 계획, 행동까지도 하나님께 맡긴다. 이러한 자들을 이사야는 '심지가 견고한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 112 : 7에서는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 마음을 굳게 정한'
자라고 기록하고 있다. 구원받은 백성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철저히 의존적임
으로 결코 흔들리지 않는 평강을 소유하게 된다(요 14 : 27 ; 갈 5 : 22 ; 빌 4 : 7).
(3) 교만한 자의 결말(5, 6절) :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 성을 쌓는 자
들을 싫어하시기 때문에 멸절시킨다(욥 40 : 12-14 ; 시 147 : 6 ; 말 4 : 3 ; 롬 16
: 20). 교만한 자들은 빈국한 자와 곤핍한 자들에 의해 밟히게 된다. 이사야는 자신의
힘을 의지하는 자들의 결국을 적나라하게 서술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오직 하나님만을
의뢰하고 기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나님의 성에서는 오직 겸허하게 순종하는 자들
만이 영광과 존귀의 관을 쓸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2. 의인의 기도(26 : 7-18)
여호와의 의로운 나라에 대한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 전 단락(1-6절)에 이어서 본
단락은 심판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의인을 돌보심을 묘사하는 내용이다. 즉 전 단락
이 주로 공동체와 관련된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주고 있다면 본 단락은 개인의 삶과 관
련한 하나님의 섭리를 묘사하고 있다. 이런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는 본 단락은 심판의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의인과 악인의 삶의 자세를 다루고 있는 전반부(7-14절), 하나
님을 향한 의인들의 간구를 기록하고 있는 후반부(15-18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렇게 구성되어 있는 본문의 내용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7-14절) : 선지자는 비록 암울하게 보이는 현실(시 73
: 1-15) 속에서도 하나님의 심판을 기대하며 견고한 확신을 소유한다(7, 8절). 하나님
의 은총을 거절한 악인들은 반드시 엄중한 문책을 당하게 되며(창 19 : 24 ; 신 32 :
22 ; 욥 20 : 26 ; 22 : 20 ; 습 1 : 18), 하나님을 신뢰하는 의인들은 완전한 평강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확신은 행악자들의 일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절망하지
않으며(시 37 : 1 ; 73 : 26) 끝까지 소망을 견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사
야는 의를 배우지 않고, 불의를 행하는(10절) 죽은 사람(14절)이 결국 사망할 것임을
확심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2) 환난중에 기도하는 의인의 모습(15-18절) :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확신한
하나님의 백성들은 환난을 맞이하여 더욱 열심히 기도하게 된다. 의인들은 심판의 과
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강성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인내하게 된다. 비록 해
산의 고통에 직면할지라도(13 : 8 ; 창 3 : 16 ; 35 : 16-19 ; 시 48 : 6) 하나님께서
승리의 기쁨을 안겨 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믿음을 잃지 않는다. 이러한 점이 의인
들의 삶의 특징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화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
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 : 3, 4)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주님이 오시기 전까지 모든 성도들은 징계의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할 것이다.
3. 하나님의 백성들의 보호(26 : 19-21)
심판의 과정에서 간구하는 의인들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 전 단락(15-18절)에 이어
서 이제 저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최후의 상태에 대해서 기술한다. 하나님께서는 마
지막 날에 하나님의 백성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실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 단락은 성도의 부활을 다루고 있는 전반부(19절)와 그 성도들의 보호를 설명하고
있는 후반부(20, 2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구성된 본 단락의 내용상의 특
징은 다음과 같다.
(1) 성도의 부활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이다(19절) : 저자는 하나
님의 구속 역사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분기점을 이루고 있는 심판의 모습을 언급하면
서 종국에 있을 성도의 부활을 예언하고 있다. 본절은 구약에서 성도의 부활을 뚜렷이
묘사하고 있는 두 구절중의 하나인데(단 12 : 2도 매우 명확하게 성도의 부활을 예언
하고 있다). 부활은 세상 질서 가운데 가장 극단적이며 최종적인 질서 중의 하나인 사망을 깨뜨리고 완전한 생명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고전 15장에서도 성도의 육체 부활이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살전 4 : 16에서도 주님의 재림의 목적이 성도의 부활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성도의 부활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이요, 이 세상에 대한 궁극적 승리인 것이다. 이사야는 이러한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백성들의 안전함을 설명하고 있다.
(2)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죄악을 심판하실 것이다(20, 21절) : 저자는 성도의 궁극적 구원과 동시에 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 임할 것임을 선언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이미 24 : 19에서도 이미 제시되었지만 본 단락에서는 좀더 심각하게 그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특별히 "여호와께서 그 처소에서 나오사"라는 신인동형론적(anthropomorphism) 표현을 통하여 세상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비상한 개입을 소개하고 있다(창 18 : 21 ; 출 3 : 8 ; 미 1 : 3 ; 합 3 : 13 ; 슥 14 : 3). 하나님께서는 악을 지나치지 않으시고 반드시 심판하심으로써(시 11 : 6 ; 57 : 6 ; 계 20 : 13, 14) 공의를 회복하신다. 결국 새로운 세계의 도래는 필연적으로 세상에 대한 심판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의뢰하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을 찬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의지하고 믿는 자들을 결코 버리지 않고 보호해 주신다. 그러므로 신자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닥쳐온다 할지라도 굴복하거나 비관하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때 하나님은 부활의 영광을 허락하신다(욥 19 : 26 ;단 12 : 2 ; 마 22 : 32 ;행 3 : 21).
여호와께서 구원으로 성과 곽을 삼으시리로다 - 모압으로 전형화된 하나님의 백성의 원수가 몰락하는 날에 새로운 도성이 창건될 것인데, 여기서는 그 도성의 강함의 원천이 제시된다. 그것은 그 백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다. 돌과 흙으로 빚은 성벽과 바깥벽만으로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의 구원이 함께할 때라야 그 도성은 난공 불락(難攻不落)이 된다.
=====26:2
너희는 문들을 열고...들어오게 할지어다 - 하나님의 구원에 참예할 수 있는 백성들의 자질이 두 가지로 언급된다. 그것은 의로움(* , 차디크)과 신실함(* , 에무님)이다(1:26). '신을 지킨다'(* , 쇼메르 에무님)는 말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확고하게 유지함을 뜻하는 말이며, '의로운 나라'(* , 고-차디크)는 그로부터 파생되는 고귀한 영적 특성을 가리킨다(신 6:25). 신구약을 막론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의로움은 자기 안에 선함이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오직 하나님의 구원만을 갈망하는 내적 의존의 태도를 말하니(롬 7:18), 이러한 믿음의 자세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도성의 문은 열리는 것이다(32:16,17;33:15,16;시 15편;24:3-10;118:19,20;호 2:18-20;암 5:21-24). 이것은 다음절에서 보다 명확하게 표현된다.
=====26:3
심지가 견고한 자(* , 예체르 사무크) - 문자적으로는 '견고한 마음'이니, 하나님만을 굳게 붙잡고 의지하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마음'(* , 예체르)은 사람의 내적 구조, 즉 사상과 의지의 그물로 짜여져 있는 전 태도와 습관을 가리킨다(Delitzsch). '사무크'(* )는 '머물다, 받치다'는 뜻의 '사마크'(* ) 동사의 분사형으로서, 어떤 것을 확고하게 떠받치고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시 112:8). 그 맞은편 대극에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태도'(약 1:8)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는 마음'(마 6:24)이 위치한다.
=====26:4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완전한 평화가 여호와를 의지함에서 주어지는 것이 확실할진대, 이 같은 사실에 근거해서 선지자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지하라고 권면한다. '의뢰하라'(* , 비트후)는 말은 '믿다', '확신하다'는 뜻의 '바타'(* ) 동사의 명령형이며, 그 분사형(* , 바투아흐)이 앞절에서도 사용되었다. 신약에서와 마찬가지로 선지자 이사야에게 있어서 믿음과 구원의 문제는 긴밀하게 연관된다(12:2).
영원한 반석 - 하나님은 '반석'(* , 추르)으로 즐겨 비유된다(8:14;17:10;30:29;44:8;신 32:4;삼상 2:2;삼하 22:2,32;시 19:14;61:2;고전 10:4). '반석'에는 위급할 때 사람들이 도피하는 피난처라는 의미와 흔들림이 없는 굳건한 요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더나아가 그는 영원한 반석 곧 만세 반석이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러한 영원성이야말로 참된 신앙의 터전이 되는 것이다.
=====26:5
높은 데...솟은 성 - '높은 데'(* , 마롬)와 병행하는 '솟은 성'(* , 키르야 니스가바)은 사람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난공 불락에 가까운 도성을 뜻한다. 이 도성은 1절의 '하나님의 도성'에 대립하는 지상의 도성인데, 이 둘은 각각 의의 원리와 악의 원리 또는 영원성과 찰라성을 대표한다. 전자의 모델이 예루살렘이라면, 후자의 모델은 아마도 바벨론(혹은 니느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을 대항해서 스스로 높아진 이 교만한 도성은 심판의 그날에 극적인 반전(反轉)을 경험하게 된다(25:12).
=====26:6
발이 그것을 밟으리니...걸음이리로다 - 파멸의 무더기를 밟는 '빈궁한 자'(* , 아니)와 '곤핍한 자'(* , 달림)의 발걸음에서 한때 교만했던 높은 성의 몰락이 확인된다(말 4:3). 이전에 불멸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그성은 먼지로 화하였으나, 그로부터 억압을 당하면서도 하나님으로 반석을 삼고 그를 의지한 백성들은 살아 남았다.
=====26:7
의인의 길은 정직함이여 - 앞절에 언급된 '빈궁한 자의 발과 곤핍한 자의 걸음'에서 저들이 밟고 다니는 '길'에 대한 표상으로 자연스레 전환된다. 본문을 직역하면 '의인을 위한 길은 곧다'이다. '길'(* , 오라흐)은 성경에서 인생의 행로를 비유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곧고 평탄한 길은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의로운 길이다(욥 8:13;시 1:6;5:8;27:11;119:105;잠 1:19;3:6;4:26;5:6,21;11:5;15:19). '오라흐'는 본서에서만 여덟 번 나오며(8절;2:3;3:12;26:7,8;30:11;33:8;40:14;41:3), 다른 예언 자료들에는 나오지 않는다(J.Jensen). 본서의 단일 저작설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이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26:8
주의 심판하시는 길에서 우리가 주를 기다렸사오며 - 이는 하나님께서 심판관으로서 속히 임하시기를 고대한다는, 다시 말해서 의로운 심판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온 땅에 충만히 드러나기를 간절히 기다린다는 말이다. '기다림'은 그것이 기다리는 대상에 대한 지극한 열망의 표출이며 동시에 기다리는 자신의 철저한 겸비심(謙卑心)의 고백인 한에서, 그리스도인의 전형적인 삶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25:9;33:2;40:31;49:23;51:5;59:19;60:9;시 25:3;37:9;호 12:6;미 7:7).
=====26:9
밤에 내 영혼이...주를 간절히 구하오리니 - 1인칭 복수에서 1인칭 단수로의 전환은 시편에서 종종 발견된다(시 44:5,6). '밤'(* , 라옐라)은 여기서 고난의 때, 묵상하기 좋은 때를 가리킨다고 보기도 하나(Delitzsch, Leupold), '아침'과 대조되는 시간의 의미로 쓰였다고 보아도 무방하겠다. 즉, 본문은 '밤이나 아침이나 어느 때에나 하나님을 사모합니다'이다(Alexander). 이는 비록 '아침'(* , 보케르)이란 단어가 명시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간절히 구한다'는 뜻의 '솨하르'(* )동사에 '(아침에) 찾는다', '(일찍 일어나) 구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 데서 확인된다(Young). 이는 주께서 땅에서 심판하시는 때에...의를 배움이니이다 - 선지자가 그처럼 열심을 다해서 하나님을 구한 데에는 그 백성들이 압제로부터 벗어나기를 바라는 소극적인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악한 자들이 심판을 통해서 하나님의 의를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적극적인 이유도 담겨 있다(시 78:34).
=====26:10
악인은 은총을 입을지라도...돌아보지 아니하는도다 - 여기서 '악인'은 '세계의 거민'(9절)과 동의어이다(시 9:17 참조).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악인을 다루실 때 왜 심판의 과정을 취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의 설명은 그가 딛고 선 경험적 현실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왜냐하면 악인들은 좋게 해서는 도무지 의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26:11
주의 손이 높이 들릴지라도...사르리이다 - '쳐진 손'이 무력함을 상징한다면(삼하 4:1;렘 50:43), '높이 들린 손'은 활동 중인 힘을 상징한다(삼하 24:16). 악인들은 주의 높이 들린 손, 즉 임박한 심판이 그들의 머리 위에 준비되어 있음에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한다. 선지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이 이것이었다. '백성을 위하시는 주의 열성'은 하나님 자신의 나라를 세우기 위한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며(9:7;37:32, Delitzsch), '불'은 그의 대적을 소멸하시는 하나님의 엄중한 복수와 진노를 비유한 낱말로서(신 32:22;욥 20:26;22:20) 그의 백성에 대한 '열성'과 병행구를 이룬다(9:7;37:32).
=====26:12
주께서 우리를 위하여...이루심이니이다 -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의로운 자들에게 초래될 궁극적인 결과는 포괄적인 안녕과 행복을 함의하는 '평강'(* , 솰롬)이다. 이 평강은 과거로부터 미래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의 일관된 행동에 전적으로 근거한다(Delitzsch).
=====26:13
주 외에 다른 주들이 우리를 관할하였사오나 - 이방 나라들의 압제에서 그 백성을 해방시켜 주신 일이 하나님의 일로서 첫 번째로 거론된다. 세상의 주권자들이 이스라엘을 치리하는 동안 이스라엘의 참된 왕이신 여호와는 소외된 듯이 보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 주권을 회복하시는 날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는 백성들의 찬송소리는 다시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다른 주들'에 관해 사사 시대(Kissane)와 제국 시대(Delitzsch)를 막론하고 이스라엘을 무력으로 억누른 이방 군주들을 가리킨다는 주장(Gray)과, 포로가 되기 전에 저들이 섬긴 우상신들을 가리킨다는 주장(Alexander)이 대립되고 있다. 전자의 견해가 우세하다.
=====26:14
그들은 죽었은즉...일어나지 못할 것이니 - 하나님의 일로서 두 번째로 거론된 것은 한때 강력한 나라를 일구었던 세상 군왕들을 하나님께서 징벌하사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죽음의 심연으로 던지신다는 것이다. 본문을 직역하면 '죽은 자들(* ,메팀), 그들은 살지 못하겠고, 망령들(* , 레파임), 그들은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이다. '레파임'에 대해서는 14:9 주석을 참조하라. 14:9-11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죽음이 인간의 헛된 교만을 비웃는 최후의 조롱꾼으로 등장한다.
=====26:15
주께서 이 나라를...더 크게 하셨나이다 - 하나님의 일로서 세 번째로 거론된 것은 그가 이 나라를 더 크게 확장시켜 주셨다는 것이다. '나라를 더 크게 함'은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로 인구가 번성하고 그에 따라 국토의 경계가 더욱 확장됨을 뜻한다(9:3;54:2,3;미 7:11). 한편, 본문 말씀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가장 넓은 세력을 형성하였던 다윗과 솔로몬 시대를 회고하는 듯하다(Dillmann, Kissane).
=====26:16
백성이 환난 중에...주께 기도하였나이다 - 선지자의 사고(思考)는 다시 현재로 되돌아온다.
하나님의 궁극적 승리를 믿는 신앙이 확실하다 할지라도 일상에서 겪는 경험적 현실 - '환난'과 '징벌'로 표현된 - 앞에서 신자들은 거듭거듭 심각한 무력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폭적으로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그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기도밖에 없는 것이다(Oswalt).
=====26:17
잉태한 여인이...부르짖음같이 - 이스라엘을 가위누르는 현재의 어려움이, 부르짖음으로 극대화된 임산의 고통으로 비유되고 있다(13:8;21:3;42:14;호 13:13;미 4:10).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임산부가 견뎌내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이 고통의 때가 지나면 소망했던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26:18
낳은 것은 바람 같아서 - 그러나 그 지난(至難)한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거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허망함을 선지자는 '바람을 낳음과 같다'고 표현한다(41:29;전 1:14). 아무것도 낳지 못하는 여인의 산고, 그것이 이스라엘의 배반적(背反的)현실이었다.
세계의 거민을 생산치 못하였나이다 - 본문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1)새로 태어나는 생명들을 떨어뜨리지 못하였다(즉, 생산하지 못하였다, Delitzsch). 이는 해산의 고통을 강조한 문맥에 더 적합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 '떨어진다'는 뜻의 '나팔'(* )이 결코 해산의 뜻으로 쓰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다음 해석을 취한다. (2)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세력들을 떨어뜨리지 못하였다(즉, 패배시키지 못하였다. Gray). 이 경우, 본문은 앞의 '땅에 구원을 베풀지 못하였고'와 평행을 이룬다.
=====26:19
주의 죽은 자들은...일어나리이다 - 그러나 이스라엘의 실패가 하나님의 실패일 수 없으며, 그들의 헛됨이 하나님의 헛됨이 될 수 없다. 인생의 최대 비극인 죽음마저도 정복하시는 생명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계신다. 이 믿음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침울한 절망의 애가가 부활의 환호로 돌변한다. 거듭되는 환난과 징벌에 눌려 사망의 그늘 가운데 누워 있던 신실한 신자들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새로운 생명이 부어진다. 그리스도 안에서 먼저 죽은 신실한 성도들이 마지막날 부활의 영광에 그리스도와 더불어 참예할 것이다. 본문은 부활 교리를 가르쳐주는 구약의 몇 안 되는 구절 중의 하나이다(25:8;겔 37:1-14;호 6:2).
주의 이슬은 빛난 이슬이니...내어 놓으리로다 - 죽은 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생명의 능력이 '이슬'로 비유된다(시 133:3;잠 19:12;호 14:5).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건기(乾期)에 밤에 흡족히 내려 땅을 적시는 이슬은 팔레스틴 땅의 농작을 위하여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다(창 27:28;삼하 1:21;왕상 17:1;슥 8:12). '빛난 이슬'(탈 오로트, * )은 문자적으로는 '빛의 이슬'(Targum, Vulgate, Ewald, Grotius, Gesenius)이다. '빛'과 '이슬'은 공히 팔레스틴에서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26:20
내 백성아 갈지어다...잠간 숨을지어다 - 세상을 뒤엎은 대홍수로부터 노아와 그 가족들이 방주 속에 몸을 숨겼던 것처럼, 또한 애굽 땅을 뒤엎은 죽음의 천사로부터 히브리 백성들이 집으로 들어가 몸을 숨긴 것처럼, 온 땅을 뒤엎게 될 하나님의 분노 앞에서 성도들에게 '밀실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잠간 숨으라'는 권면이 주어진다. 밀실에 들어가서 그것도 부족해서 문을 닫고 숨으라는 말은 대환난 날에 성도가 취해야될 몸가짐을 언급하는 듯하다. 즉, 그날에 성도들은 세상과의 분주한 거래를 단절하고 하나님과의 은밀한 기도 시간을 가져야만 된다. 그러나 그 혹심한 심판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26:21
땅이 그 위에 잦았던 피를 드러내고 - 그날에 땅은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다. 즉, 그동안 말없이 들이삼켰던 무죄한 자들의 피를 땅이 일순간에 토해낸다. 땅을 붉게 물들였던 피가 복수를 호소하며 일제히 부르짖는다(창 4:10;37:26;레 17:13;욥 16:18;시9:12;겔 24:7,8;계 6:10). 뒤따르는 구절은 순교자들의 호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앞절의 평행으로 이해된다(Gray).
타락한 성읍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찬양을 서술하고 있는 전장(25장)과는 달
리 본장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성읍에 대한 찬양을 묘사하고 있다. 구원받은 유다 백성
은 종국적으로 완성될 새 하늘과 새 땅에서(벧후 3 : 10-13 ; 계 21 : 1) 하나님의 능
력을 찬양할 것이다. 이처럼 새왕국에서 부를 종말론적 이스라엘의 찬양이 울려퍼지는
본장은 여호와께서 만드신 견고한 성읍에 대한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부(1-6절),
심판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의인들의 무상을 다루고 있는 중반부(7-18절), 소망의
기도와 권면이 드러나 있는 후반부(19-2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본장의 역사적 배경에 대하여 구체적인 상황과 시간을 추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만 본서의 다른 부분의 내용과 '유다 땅'이라는 구체적인 지명과 언급된 점으
로 보아 일차적으로는 바벧론에서 귀환하는 시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아울러 24장부터 전개되는 묵시적인 분위기나 다른 지명의 상징성(24 : 23 ; 25 : 10)
을 고려해 볼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가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때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죄악에서 완전히 구속받은 성도들은 하나님의 절대적 통치가 시행되는 새 왕
국에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전심으로 찬양할 것이다. 이제 본장의 두드러진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본장은 잠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의인과 악인에 대조가 두드러지
게 나타난다(7-14절). 이사야는 의인에 대해 '주를 의뢰하는 자'(3, 4절)라고 밝힌다.
그는 단순히 도덕적 기준에 의해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과의 관계
에 입각하여 구별한다. 이러한 시각은 시1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하나님을 믿는
자는 의인으로서 영생을 얻지만, 하나님을 거부하는 악인은 멸절당할 것이다.
(2) 본장은 시적인 운율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주로 예배시의 교창(antiphonal)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히브리 원문
성경을 기준함).
+-------------------------------------------+----------------+-----------+
| 형 식 | 성 경 구 절 | 운 율 |
+-------------------------------------------+----------------+-----------+
| 이야기(narrator) | 1a 절 | 2 - 3 - 2 |
+-------------------------------------------+----------------+-----------+
| | 1b 절 | 3 - 3 - 2 |
| 합창(chorus) | 2 절 | 2 - 3 - 2 |
| | 3 절 | 2 - 3 - 3 |
| | 4 절 | 3 - 3 - 2 |
+-------------------------------------------+----------------+-----------+
| 화자(speaker) | 5a 절 | 4 - 3 |
+-------------------------------------------+----------------+-----------+
| 첫 번째 화답(first echo) | 5b 절 | |
+-------------------------------------------+----------------+-----------+
| 두 번째 화답(second echo) | 5c 절 | 2 - 2 |
+-------------------------------------------+----------------+-----------+
| 세 번째 화답(third echo) | 5d 절 | |
+-------------------------------------------+----------------+-----------+
| 첫 번째 화답 | 6a 절 | 2 - 2 - 2 |
+-------------------------------------------+----------------+-----------+
| 두 번째 화답 | 6b 절 | |
+-------------------------------------------+----------------+-----------+
| 세 번째 화답 | 6c 절 | 4 - 3 |
+-------------------------------------------+----------------+-----------+
| 화자 | 7a 절 | 3 - 4 |
+-------------------------------------------+----------------+-----------+
| 화답들(echoes) | 7b 절 | 4 - 3 |
+-------------------------------------------+----------------+-----------+
| 합창 | 8a 절 | 3 - 2 |
| | 8b 절 | 2 - 2 |
+-------------------------------------------+----------------+-----------+
| 독창(solo) | 9a 절 | 3 - 3 |
+-------------------------------------------+----------------+-----------+
| 화자 | 9b 절 | 4 - 4 |
+-------------------------------------------+----------------+-----------+
| 첫 번째 화답 | 10a 절 | 2 - 3 |
+-------------------------------------------+----------------+-----------+
| 두 번째 화답 | 10b 절 | 3 - 3 |
+-------------------------------------------+----------------+-----------+
| 세 번째 화답 | 11a 절 | 3 - 1 |
+-------------------------------------------+----------------+-----------+
| 첫 번째 화답 | 11b 절 | 2 - 2 |
+-------------------------------------------+----------------+-----------+
| 두 번째 화답 | 11a 절 | 4 |
+-------------------------------------------+----------------+-----------+
| | 12 절 | 4 - 4 - 2 |
| 합창 | 13a 절 | 2 - 3 |
| | 13b 절 | 2 - 2 |
+-------------------------------------------+----------------+-----------+
| 첫 번째 화답 | 14a 절 | 3 - 3 |
+-------------------------------------------+----------------+-----------+
| 두 번째 화답 | 14b 절 | |
+-------------------------------------------+----------------+-----------+
| 화자 | 14c 절 | 3 - 3 |
+-------------------------------------------+----------------+-----------+
| 첫 번째 화답 | 15a 절 | 3 - 3 - 3 |
+-------------------------------------------+----------------+-----------+
| 두 번째 화답 | 15b 절 | |
+-------------------------------------------+----------------+-----------+
| 세 번째 화답 | 15c 절 | |
+-------------------------------------------+----------------+-----------+
| 간구자(a tattletale) | 16 절 | 3 - 2 - 2 |
+-------------------------------------------+----------------+-----------+
| 합창 | 17 절 | 4 - 3 - 4 |
+-------------------------------------------+----------------+-----------+
| 첫 번째 그룹 | 18a 절 | 2 |
| | | 3 - 3 - 3 |
+-------------------------------------------+----------------+-----------+
| 두 번째 그룹 | 18b 절 | |
+-------------------------------------------+----------------+-----------+
| 세 번째 그룹 | 18c 절 | |
+-------------------------------------------+----------------+-----------+
| 여호와 | 19a 절 | 2 - 2 |
+-------------------------------------------+----------------+-----------+
| 선포자(herald) | 19b 절 | 2 - 2 |
| | 19c 절 | 4 - 3 |
+-------------------------------------------+----------------+-----------+
| 여호와 | 20a 절 | 2 - 2 - 3 |
| | 20b 절 | 3 - 3 |
+-------------------------------------------+----------------+-----------+
| 선포자 | 21a 절 | 4 - 4 |
| | 21b 절 | 3 - 3 |
+-------------------------------------------+----------------+-----------+
이상과 같이 시적인 운율을 사용하여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 본장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도성에 대한 백성들의 찬송(26 : 1-6)
하나님의 백성들에 대한 적대 세력의 상징인 모압을 심판하시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는 전 단락(25 : 9-12)과는 반대로 본 단락은 하나님께서 완성하실 견고한 성읍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지키시는 성이 영원히 안전함
을 강조하면서 특별히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을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드러나
있는 본문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견고한 성읍으로 초청하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는 전반
부(1, 2절), 성읍에 들어오는 자들의 특징을 묘사하고 있는 중반부(3, 4절), 교만한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묘사하는 후반부(5, 6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본 단락에 나오는 성읍과 전 단락에 나오는 성읍은 그 성격이나 구성원에
있어서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내용을 도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
| 구 분 | 25 : 9-12 | 26 : 1-6 |
+--------------------+---------------------------+-----------------------------+
| 건 설 자 | 모압 백성(10절) | 여호와(1절) |
+--------------------+---------------------------+-----------------------------+
| 구 성 원 | 교만한 사람들(11절) | 주를 의뢰하는 자들(3절) |
+--------------------+---------------------------+-----------------------------+
| 성의 특징 | 교활함(11절) | 의로움(2절) |
+--------------------+---------------------------+-----------------------------+
| 최종적인 결과 | 여호와의 심판을 받음(12절)| 평강으로 지키심(3절) |
+--------------------+---------------------------+-----------------------------+
이제 본 단락에 나타난 내용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도성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1, 2절) :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친히 구
원으로 삼으신 성읍에 의로운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천사들은 하
나님을 사랑하고 믿음을 지키는 백성들에게만 구원의 문을 연다(시 24 : 7-10). 가증
한 일을 행하거나 거짓말을 일삼는 자는 탈락되고(계 21 : 27 ; 22 : 14, 15) 오직 어
린양의 피로 깨끗하게 씻음을 받고 하나님께 충성하기로 약속한 자들만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세상을 회복시
킬 때(행 3 : 21 ; 벧후 3 : 12) 의로운 자는 가장 안전란 '새 예루살렘'(계 21 :
9-27)에 거하게 될 것이다.
(2) 하나님의 백성들의 특징(3, 4절) : 하나님의 도성에 거하는 의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여호와를 의뢰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기의 행위를 자랑하지 않고 마음과 뜻,
생각과 계획, 행동까지도 하나님께 맡긴다. 이러한 자들을 이사야는 '심지가 견고한
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 112 : 7에서는 '여호와를 의뢰하고 그 마음을 굳게 정한'
자라고 기록하고 있다. 구원받은 백성들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철저히 의존적임
으로 결코 흔들리지 않는 평강을 소유하게 된다(요 14 : 27 ; 갈 5 : 22 ; 빌 4 : 7).
(3) 교만한 자의 결말(5, 6절) :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힘과 능력으로 성을 쌓는 자
들을 싫어하시기 때문에 멸절시킨다(욥 40 : 12-14 ; 시 147 : 6 ; 말 4 : 3 ; 롬 16
: 20). 교만한 자들은 빈국한 자와 곤핍한 자들에 의해 밟히게 된다. 이사야는 자신의
힘을 의지하는 자들의 결국을 적나라하게 서술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오직 하나님만을
의뢰하고 기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나님의 성에서는 오직 겸허하게 순종하는 자들
만이 영광과 존귀의 관을 쓸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2. 의인의 기도(26 : 7-18)
여호와의 의로운 나라에 대한 찬양을 묘사하고 있는 전 단락(1-6절)에 이어서 본
단락은 심판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의인을 돌보심을 묘사하는 내용이다. 즉 전 단락
이 주로 공동체와 관련된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주고 있다면 본 단락은 개인의 삶과 관
련한 하나님의 섭리를 묘사하고 있다. 이런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는 본 단락은 심판의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의인과 악인의 삶의 자세를 다루고 있는 전반부(7-14절), 하나
님을 향한 의인들의 간구를 기록하고 있는 후반부(15-18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렇게 구성되어 있는 본문의 내용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7-14절) : 선지자는 비록 암울하게 보이는 현실(시 73
: 1-15) 속에서도 하나님의 심판을 기대하며 견고한 확신을 소유한다(7, 8절). 하나님
의 은총을 거절한 악인들은 반드시 엄중한 문책을 당하게 되며(창 19 : 24 ; 신 32 :
22 ; 욥 20 : 26 ; 22 : 20 ; 습 1 : 18), 하나님을 신뢰하는 의인들은 완전한 평강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확신은 행악자들의 일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절망하지
않으며(시 37 : 1 ; 73 : 26) 끝까지 소망을 견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사
야는 의를 배우지 않고, 불의를 행하는(10절) 죽은 사람(14절)이 결국 사망할 것임을
확심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2) 환난중에 기도하는 의인의 모습(15-18절) :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확신한
하나님의 백성들은 환난을 맞이하여 더욱 열심히 기도하게 된다. 의인들은 심판의 과
정 속에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강성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인내하게 된다. 비록 해
산의 고통에 직면할지라도(13 : 8 ; 창 3 : 16 ; 35 : 16-19 ; 시 48 : 6) 하나님께서
승리의 기쁨을 안겨 주시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믿음을 잃지 않는다. 이러한 점이 의인
들의 삶의 특징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화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
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 : 3, 4)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주님이 오시기 전까지 모든 성도들은 징계의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할 것이다.
3. 하나님의 백성들의 보호(26 : 19-21)
심판의 과정에서 간구하는 의인들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 전 단락(15-18절)에 이어
서 이제 저자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최후의 상태에 대해서 기술한다. 하나님께서는 마
지막 날에 하나님의 백성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실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 단락은 성도의 부활을 다루고 있는 전반부(19절)와 그 성도들의 보호를 설명하고
있는 후반부(20, 21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구성된 본 단락의 내용상의 특
징은 다음과 같다.
(1) 성도의 부활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이다(19절) : 저자는 하나
님의 구속 역사에 있어서 괄목할 만한 분기점을 이루고 있는 심판의 모습을 언급하면
서 종국에 있을 성도의 부활을 예언하고 있다. 본절은 구약에서 성도의 부활을 뚜렷이
묘사하고 있는 두 구절중의 하나인데(단 12 : 2도 매우 명확하게 성도의 부활을 예언
하고 있다). 부활은 세상 질서 가운데 가장 극단적이며 최종적인 질서 중의 하나인 사망을 깨뜨리고 완전한 생명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고전 15장에서도 성도의 육체 부활이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살전 4 : 16에서도 주님의 재림의 목적이 성도의 부활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성도의 부활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최종적인 완성이요, 이 세상에 대한 궁극적 승리인 것이다. 이사야는 이러한 사실을 언급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백성들의 안전함을 설명하고 있다.
(2)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죄악을 심판하실 것이다(20, 21절) : 저자는 성도의 궁극적 구원과 동시에 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 임할 것임을 선언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이미 24 : 19에서도 이미 제시되었지만 본 단락에서는 좀더 심각하게 그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특별히 "여호와께서 그 처소에서 나오사"라는 신인동형론적(anthropomorphism) 표현을 통하여 세상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비상한 개입을 소개하고 있다(창 18 : 21 ; 출 3 : 8 ; 미 1 : 3 ; 합 3 : 13 ; 슥 14 : 3). 하나님께서는 악을 지나치지 않으시고 반드시 심판하심으로써(시 11 : 6 ; 57 : 6 ; 계 20 : 13, 14) 공의를 회복하신다. 결국 새로운 세계의 도래는 필연적으로 세상에 대한 심판을 수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본장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의뢰하는 자는 반드시 하나님을 찬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의지하고 믿는 자들을 결코 버리지 않고 보호해 주신다. 그러므로 신자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이 닥쳐온다 할지라도 굴복하거나 비관하지 말고 오직 믿음으로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때 하나님은 부활의 영광을 허락하신다(욥 19 : 26 ;단 12 : 2 ; 마 22 : 32 ;행 3 :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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