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1
그 기지가 성산에 있음이여-기지란 히브리어로 예수다 ( )로서 기초( foundation. KJV. NIV)를 뜻한다. 혹자는 이를 하나님이 세우신 어떤 것 곧 그분의 성소와 신정(神政) 왕국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Alexander). 그러나 이보다는 예루살렘을 암시하는 것 같으며, 저자가 그의 마음속에 예루살렘에 건설된 하나님의 성전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Anderson, Clarke). 나아가 본시의 전체적인 문맥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장차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워질 교회를 암시한다 하겠다. 그리고 성산 ( , 베하르레 코데쉬)이란 직역하면 거룩함의 산(또는 언덕)들 이라는 복수이다. 이로 볼 때 본문은 예루살렘의 여러 산들 위에 위치하였음을 나타내는 듯하다. 이에 대해 아담 클라크(Adam Clarke)는 예루살렘이 시온과 모리아의 산들(또는 언덕들)위에 세워졌다고 언급한다.
=====87:2
야곱의 모든 거처보다-야곱이란 유기체적 민족 집단, 즉 열두 지파로 구성된 민족으로서의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이다(78:5,21). 이로 볼 때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거주하는 가나안 땅의 모든 거주지들보다 라는 뜻을 암시한다. 시온의 문들을 사랑하시는도다-시온은 원래 예루살렘 성읍의 남동부 지역의 조그마한 구릉인데, 본문에서는 예루살렘 성읍을 대표하여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78:68). 따라서 시온의 문들 이란 곧 예루살렘 성읍의 문들을 대표적으로 나타내거나 또는 동일한 뜻의 표현이다. 그런데 (성읍의) 문이란 고대 히브리인들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회적, 법적인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재판하는 곳인 바(69:12;룻4:1-6). 당시 성읍의 사회,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따라서 이곳은 곧 모든 성읍을 대표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122:2,Anderson). 이런 점에서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모든 거주지들보자 예루살렘 성읍을 더욱 사랑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무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다른 곳보다 예루살렘을 대표하는 시온의 문들 을 사랑하심은 이곳이 하나님의 언약궤가 최초로 안치된 곳이며(삼하 6:12-19), 이후 성읍에 하나님의 성전이 건축되어(왕상 6장) 하나님의 임제와 통치를 상징하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87:3
하나님의 성이여-예루살렘 성읍이 하나님께서 거주하시는 성이기 때문에 불리워진이름이다.하나님은 성전 지성소의 언약궤 위, 속죄소 위에 임재하시어 이스라엘과 함께하시며 그들을 통치하시고 그들로부터 경배를 받으셨다(출 25:18-22; 왕상 8:13, 29 ). 너를 가리켜 영광스럽다 말하는도다-영광스럽다 ( , 카바드)란 무겁다, 풍부하다, 찬란하다, 영화롭다 등의 다양한 뜻을 갖는다. 이는 성경에서 특히 하나님과 연관되어 언급될 때에는 하나님의 내적인 아름다움이 외적으로 표현된 현상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출 33:17-23;겔 1:28). 이는 또한 하나님의 내적인 아름다움에 근거한 호의를 외적으로 베푸시는 현상 또는 그 결과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84:11). 이런 점에서 본문은 그 의미가 명백하다 하겠다. 즉, 하나님께서 예루살렘 성읍에 임재 거주하시는 바 그 아름다우신 영광이 외적으로 표현되고 또한 하나님께서 그 아름다우심을 호의로 나타내 부여하신 결과, 그 성읍 또한 영광스럽게 되는 것이라 하겠다. 한편, 이는 현재의 상태뿐만 미래의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서 저자에 의해 선지자적인 약속 또는 예언으로 언급되어진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Alexander, Anderson).
=====87:4
라합-이는 오만 또는 맹렬함 (폭풍우)이란 뜻으로서 바다 속의 불분명한 괴물체를 가리키는 듯하며(욥 9:13;26:12; 사 51:9), 본문에서는 애굽을 가리키는 상징적 표현으로 쓰인 것 같다(89:10; 사 30:7). 이들이 후문(後文)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하나을 아는 중에 있다는 것은 곧 구원받는다는 뜻으로서, 이는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 의한 구원을 예언한 것인 듯하다. 바벨론-니므롯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왕국으로서 한때 고대 근동 지방을 제패하였으며 남 왕국 유다를 멸망시킨 자들이다(창 10:8-10; 왕하 25:1-7).
나를 아는 자-단순히 일반적 지식으로 알 뿐 아니라 영적 각성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와 그 섭리를 깨달아 구원받은 자를 암시한다(요 17:3). 블레셋-함의 후손으로서 가나안 땅 남서부 지중해 연안에 살았다(87:3; 창 10:13, 14). 두로-가나안 땅 북서부 지중해 연안에 거주했던 자들이다(83:7). 구스-함의 후예로서 애굽의 남방 땅에 거하는 에디오피아인들을 가리키는 듯하다(6 8:31; 창 10:6-9). 이도 거기서 났다-이는 위의 이방인들이 하나님의 임재 처소 예루살렘 성에서 났다는 뜻으로서 이들이 예루살렘 시민임을 암시하며(Anderson), 이는 곧 그들이 하나님에 의해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 자녀들이 되었음을 나타낸다. 이는 신약 시대에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통해서 구원에로 인도함받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성경은 천상의 예루살렘을 어머니로 묘사하고 있다(갈 4:26)
=====87:5
지존자가 친히 시온을 세우리라-지존자에 대해서는 78:17,35 주석을 참조하라. 본문은 절대적인 권위와 권세를 가지신 하나님께서 시온을 세우리라는 뜻으로서 곧 하나님께서 그곳 시온 백성들을 돌보시며 나아가서 3절에 암시된 바와 같이 영광스럽게 하실 것임을 나타낸다. 특히 본절에서 시인을 시온을 신실한 자들의 모성(母城)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서 이 성은 지상의 시온을 넘어 성도들의 궁극적 처소가 되는 하나님의 도성을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다(사 49:20,21;54:1,2;65:18-24; 슥 8:2-13; 갈 4:26 등 참조). 그곳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든 성도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6절 ;69:28; 출 32:32; 단 12:1; 말 3:16,VanGemeren).
=====87:6
민족들을 등록하실 때에는-등록하실 ( ,카타브)이란 문자적으로는 새기다, 기록하다란 뜻으로서, 본문은 하나님께서 이방 민족들 즉 구원받은 이방 족속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계수, 기록하시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출 30:11-16) =====87:7
노래하는 자와 춤추는 자-혹자는 춤추는 자 ( ,홀렐림)를 악기를 연주하는 자들(the players on instruments, KJV)로 보기도 한다(Calvin). 아무튼 여기서 이들은 하나님의 구원의 은총에 대하여 감사하며 찬양하는 자들로 여겨진다(68:25;149 :3; 출 15:20; 삼하 6:16). 나의 모든 근원이 네게 있다-근원 ( , 마얀)이란 문자적으로는 샘, 원천이란 뜻이다. 본문은 이방 족속들이 시온으로부터 비롯된 구원에 동참하게 된 것을 뜻함과 아울러 그에 따르는 기쁨과 행복 등의 의미도 함축하는 것 같다.
=====87:8
엄위하시오며...두려워할 자시니이다-엄위하시오며의 기본어는 아라츠 ( 로서 두렵게 하다, 떨게 하다 의 뜻이다. 이는 후문의 두려워할 자시니이다 라는 말과 함께 거룩하고 높으신 하나님, 감히 쳐다볼 수 없는 분이시며 나아가 경외를 받으실 분이심을 나타낸다. 이것은 6절에서 언급한 전능하신 하나님에 이어 두렵과 경외받으실 하나님을 선포하는 말로서 그분이야말로 유일한 찬양의 대상이 되심을 암시한다.
본 시편에는 장차 신약 시데에 태동할 교회의 모습을 상징하는 예루살렘의 영광과
기쁨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다. 시인은 먼저 교회의 모체(母體)가 되는 구약 교회 곧
시온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찬송한다. 또한 시인은 교회의 세계성(世界性)과 함께 그
안에 속해 있는 자들의 온전한 구원에 대하여 확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장차 완성될
세계 교회의 영광은 모여든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인정과 스스로의 확인을 통해서 구
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본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으로
말미암아 성취된 새역사를 바라보게 되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빈틈없이 구원 역사를
계획하시고 성취된 새역사를 바라보게 되며, 시공간을 초월하여 빈틈없이 구원 역사를
계획하시고 성취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특별히 내용상으로 보았을 때 본 시편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본시
의 메시지는 실로 우주적이며, 위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 장차 있게 될 교회의 거
룩성, 세계성 그리고 하나님의 무조건적 은혜, 성도의 견인(堅靭) 등의 주요 교리가
내포되어 있다. 3우리는 이스라엘을 초월하여 존재하시는 우주적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4무엇보다도 이 시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앞으로 전개될 구원 사역의 절정을 미
리 전달해 주는 예언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 본 시편이 기록된 상황은 이스라엘 백성이 바벧론 본토에서 가나안으로 돌아
온 이후에 이전에 파괴되었던 성전을 복구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려 가지 현실적
인 어려움에 부딪혀 실망할 때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하나님께서는 지치고
절망하는 백성들에게 영광스러운 장래를 보여주며 위로하고 격려하셨다. 그러므로 본
시는 바벧론 포로 이후에 지어진 노래로서 고라 자손에 의해 저술, 보존되어진 작품이
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시편은 구조나 형식에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간결성을 가지
고 있고 사상적인 면에 있어서도 앞뒤가 잘 연결되지 않는 난해함을 보이고 있다. 그
래서 어떤 학자는(A. A. Anderson))본시가 시편 중에서 "가장 짧은 계열의 시에 속하
면서도 맞춘 내용에 집중하면 어느 정도 전체시를 연결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인이 중심으로 삼은 사실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시
온'이다. 여타에 '시온의 노래'들(48, 76, 84, 122, 137편)과 마찬가지로 본시도 1과
거와 현재에 맺어진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 관계의 상태와, 2미래에 완성될 언약
관계의 성취에 대해 '시온'이라는 상징적 사실을 매개로 하여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을 근거로 본시편의 구조를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 A. 시온에 대한 찬양을 노래(1, 2절) |
| B. 모든 민족의 시온에로의 가입(3-6절) |
| C. 시온에서의 기쁨(7절) |
+-------------------------------------------------------+
이제 이러한 구분에 근거하여 각 단락의 내용과 핵심적인 사상 및 교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시온에 대한 찬양(87:1-2)
본 단락은 이 시의 전체 주제를 간결하게 요약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시인은 시온이 하나님의 기지(基地)로서(43:3;48:1;99:9) 하나님께서 당신의 거처로
택하신 장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시온은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는 성읍(city of God)으로서 하나님의 현존을 상징
하는 곳을 가리킨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심으로 인하여 시온을 주권
적으로 세우셨다(114:2). 그러므로 그분의 기지(foundation)를 시온에 세우셨다는 사
실은 매우 간결한 표현으로서 이 세상 속에서 장차 실현되어져 갈 하나님의 통치를 함
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종종 '시온 산' 또는 '거룩한 산'으로 제시된 예루살렘은 실제로 산 위에 위치하고
있다(3:4;15:1;99:9;사11:8;65:25). 마치 높은 곳에 위치한 예루살렘의 가시적 모습은
이땅에 임한 하나님의 통치의 장엄성을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듯하다. 사실 하나님께서
는 이스라엘에 대한 당신의 사랑에 대해 '시온'을 세우시는 형태로 보여주셨다
(132:13).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특권을 소유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스라엘 자신의 거
룩함에 근거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사라에 기인한다(2절). 이러한 사실은 다음과 같
은 내용을 통해서 입증된다. 2절 하반절에 나타난 '시온의 문들'이라는 표현은 일종의
시적 기법(poetic technique)으로서 다른 어떤 성소(sacred place)보다도 예루살렘에
있는 성소의 유일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사용된 것이다. 반면에 '야곱의 모든 거처'는
제사 중심지로 선택된 예루살렘 이외의 다른 곳을 가리킨다(78:67,68;132:12-14). 이
렇게 볼 때 본 단락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으로 인하여 선택된 예루살렘의 형편을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 단락에서 우리는 참된 교회란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으로 말미암아 형성되는
곳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장소가 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신약 시대의 성
도들도 자신이 하나님의 선택에 따른 '후사'라는 사실을 깨닫고(롬8:17)하나님의 영광
을 드러내기 위하여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 모든 민족의 시온에로의 가입(87:3-6)
본 단락은 시온에 주어진 영광으로 인하여 시온에 모여들 열방들을 열거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열방들과의 화목을 성취하실 것이며 이들의 가입으로
인하여 시온 자체는 더욱 풍성해질 뿐만 아니라 모든 열방이 시온을 구원의 모성(母
性)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특별히 시인은 본연에 이르러 갑자기 지상의 예루살렘에 대한 관심을 미래에 영광
스럽게 드러날 하나님의 도성으로 전환시킨다(3절). 시인은 현재의 예루살렘을 숙고하
면서 미래의 영광스러운 시온을 그려본다(사2:2-4;26:1,2;60:15-22;61:1-7)곧 시인의
관심은 현재의 지상적인 시온의 형태에 있지 않고 전 역사적이며 종말적인 관점에 있
음을 드러낸다. 미래의 시온을 바라볼 때, 시인은 그 영광스러움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삿5:2).
하나님께서는 선지자들을 통하여 시온의 영광을 계시하셨다. 그 영광은 점차적으로
열방들에게로 확대되어 가며, 심지어 과거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이스라엘을 괴롭혔던
많은 열방들까지도 포괄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시온의 실체는 무엇인가? 시인은 시
온 성이 최종적인 구원의 근거지이며 지상적인 도시가 아니라 천상의 영역이라고 말한
다(50:1, 2;슥8:2-13;갈4:26). 그리고 이곳에서 하나님을 영졉하는 모든 민족들이 함
께 어우러져 하나의 민족으로 형성되며, 이전에 이스라엘과 맺었던 언약이 온전히 성
취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5절).
3. 시온에서의 기쁨(87:7)
본절은 다른 열방들이 시온에 가져오게 될 즐거움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들은 시온이 모든 축복과 즐거움의 원천이 됨을 찬양하며, 감사하고 있다. 시인은 실제로 예루살렘에 모인 하나님의 백성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곧 시온에 들어온 모든 민족은 최상의 기쁨을 맛보며 더할 나위 없는 만족의 상태를 즐기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온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한 통치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온은 삶과 구원의 근거지(사12:3)로서 모든 민족의 안식처가 되었으므로 시온에 거하는 모든 자들은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게 된다.
이상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의 진정한 기쁨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구원임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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