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제 삼 일 - 이는 금식을 시작한 지 삼일째 되던 날이었다(4:16). 그런데 '제 삼일'은 성경에서 종종 '소망의 날'로 언급되곤 한다(왕하 20:5 ; 호 6:2 ; 눅 24 :1-10 ; 고전 15:4).
에스더가 왕후의 예복을 입고 - 금식을 하는 동안 에스더가 모르드개처럼(4:1)굵은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는 등의 모습을 하고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케 해준다(Targum, Rawlinson). 이제 왕앞에 나아가기 위해 에스더는 '왕후의 예복'을입었을뿐만 아니라, 몰약이나 향품 등으로 자신의 몸을 정결케(2:12)했을 것이며(OidLatin Version), 또한 귀금속으로 몸을 장식했을 것이다(Targum).
왕궁 안뜰 곧 어전 맞은편에 서니 - '왕궁 안뜰'은 왕이 '보좌'에 앉아서 정무(政務)를 보는 방의 바로 바깥 부분이었다. '안뜰'(* , 하체르)이라는 단어의 용례를 통해서 볼때(출 27:9 ; 왕하 21:5), 여기의 '왕궁 안뜰'은 실내(室內)가 아니라 노천(露天)의 공간이며 그 바닥에는 아름다운 여러 색깔의 돌들이 깔려있었다(1 :5, 6). 에스더가 이 자리에 자의적으로 들어선 것 자체가 이미 규례를 어긴 것이었므로 이제 왕의 처분에만 맡길 수밖에 없었다(4:11). 한편, '왕궁'은 전체 왕궁 중오직 왕의처소와 정무실(政務室)이 있는 협의적 의미의 한부분을 가리키며 '어전'(* ,베이트 하멜력)은 문자적으로 '왕의 집'을 뜻하지만 보다 구체적으로는 왕의 정무실을 가리킨다.
보좌에 앉았다가 - '보좌'(* , 키세말쿠트)를 '왕좌'로 번역함이 보다 정확하다. 이'보좌'는 왕의 정무실 안쪽의 거의 가운데에 위치했고 그 아래는 몇 계단밖에 안 되는 짧은층계로 이루어져 있어서 왕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높은 곳에 위치했다.
=====5:2
심히 사랑스러우므로 - 문자적으로 '그녀는 그의 눈 속에서 은총을 불러일으켰다'는 뜻이다.
금홀을 그에게 내어미니 - 이것은 부름받지 못한 채 왕에게 접근한 사람에게 형벌을내리지 말라는 뜻의 상징적 행위였다(4:11).
에스더가 가까이 가서 금홀 끝을 만진지라 - 자신의 간청이 허락됐을 때 그 같은은혜를 베풀어준 사람의 옷자락을 만졌던 헬라 사람들의 습관과 대동 소이하다.(Rawlinson). 한편, 벌게이트역은 에스더가 '금홀' 끝에 키스를 했다고 번역하나 의미상의 차이는 없다.
=====5:3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며 - 아하수에로 왕의 이 같은 즉각적 반응은 자신의 호출도없이 이처럼 갑자기 나아온 에스더에게 어떠한 긴박한 사정이 필연적으로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였다. 사실, 그렇지 않고서야 죽음을 무릅쓰고 왕에게 나아갈 이유가없었다(4:11). 본 문구의 문자적 의미는 '너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 '이다.
요구가 무엇이뇨 - 앞의 문구의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표한 질문이다(Paton).아하수에로 왕은 이러한 반복적 질문을 통하여, 에스더에 대한 자신의 호의를 표시하며 또한 에스더의 어떠한 간청도 반드시 들어줄 것이라는 의지를 암시적으로 드러내고있다. 나라의 절반이라도...주겠노라 - 이는 고대 중근동의 군왕들이 상대의 소원을 적극적으로 들어주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서 흔히 사용했던 상투적 어구이다(막 6:23 ). 따라서 이를 문자적 의미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일례로 아하수에로 왕이 아르타인톄(Artaynte)라는 여자에게 바로 이러한 말을했을 때 그녀가 그것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실제로 그에게 나라의 절반을 요구하자, 그가 매우난처해 했었던 적이 있다(Herodotus, ix, 109).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중근동의 왕들이 자신의 권세를 자랑하기 위해서, 상대의 간청 그 이상으로 그 요구를 들어준 경우는 흔했었다.
=====5:4
내가...잔치를 베풀었사오니...하만과 함께 임하소서 - 에스더가 이처럼 잔치 참여만을 소원한 것은, 자신의 본격적 요청을 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마련하려는 목적에서였다. 만일 느닷없이 하만의 음모를 폭로하면서 유대인들의 구원을 간청할 경우, 왕의 반발을 사서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었다. 더구나유대인 대학살이 실행될 날짜(3:7, 13)가 무려 11개월 씩이나 남아있음을 알고 있었던 에스더는 결코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본절과 같은 에스더의 요청은, 그녀의 소심성을 말해준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신중함과 치밀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있다. 그러면 에스더가 '하만'도 함께 잔치에 참석하기를 바란 까닭무엇일까? 이는 '하만'이 있는 곳에서 '하만'의 음모를 왕에게 폭로함으로써 나중에 그가 다른소리를못하게끔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왕후가 베푸는 잔치에 왕 이외의 오직 한사람, 즉 '하만'만이 초대된 것은 특이한 일이었다. 그러나 '하만'이 그 당시 아하수에로 왕에 의해서 특별히 총애받는 신하였음(3:1)을 감안한다면, 오직 그 만이 초대된 데 대하여 이상한 눈으로 볼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5:5
하만 급히 부르라 - 왕이 이처럼 에스더가 베푼 잔치에의 참석을 서두른 것은, 에스더의 자신에 대한 요구가 무엇인지를 빨리 알고 싶었던 마음에서였음이 분명하다. 왕이 하만과 함께...잔치에 나아가니라 - 에스더가 왕에게 나아가서 잔치 참석을요청한 일은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이미 잔치배설(排設)을 시녀들에게 준비시켰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더는 잔치 참석을요청한 그 당일에 왕과 하만을 잔치 자리로 맞아들일 수 있었다.
=====5:6
잔치의 술을 마실 때에 - 이것은 왕이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한 후를 가리키기 보다는 오히려 '잔치 상에 앉아 술을 먹기 시작할 즈음에'의 뜻으로 이해하면 좋다. 아하수에로는 잔치에 참석하기 전부터 에스더가 자신에게 어떤 소원이 있는지를 대단히 궁금하게 생각했던(5절)터라 잔치 자리에 앉자마자 본론에 들어갔을 것이다.
곧 허락하겠노라 - 에스더의 소원을 처음으로 질문하는 3절에는 없는 문구이다. 아하수에로 왕은 이 같은 말을 추가함으로써, 에스더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의지가 더욱굳어졌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것은 유대인을 구출해 달라는 에스더의 본격적 요청이받아들여질 만한 기회가 점차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하다.
=====5:7,8
에스더가 왕에 대한 간청을 다시 뒤로 미룬 것은 소심했기 때문이 아니다. 에스더는 하나님께 대한 금식 기도(4:16)의 결과 하나님으로부터 온 특별한 지혜에 따라서, 왕으로 하여금 자신의 결정적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할 만한 방법을 터득하였을 것이다. 이같은 방법의 터득은 왕에게 최초로 나아가기(2절)전의 일이었다. 에스더는 이처럼 사전에 준비된 계획과 방법에 따라서, 왕에 대한 자신의 요청을 다시 뒤로 미루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에스더가 이같이 함으로써 에스더에 대한 왕의 애착과 염려는 더 깊어졌고, 모르드개를 위시한 유다인의 운명과 하만을 비롯한 대적들의운명이 더욱 극적으로 반전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6장).
내일은 왕의 말씀대로 하리이다 - 그 다음의 잔치에서 자신의 소원이 무엇인지를밝히겠다는 뜻이다. 사실 에스더가 왕의 사랑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왕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지 않은 채 계속 차일 피일 미룬다면 결국 왕의 진노를 사게 될 것이 분명했다. 에스더는 바로 그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왕의 사랑이 절정에 이르게 될 그 다음날 유대인을 구원해 달라는 요청을 왕에게 하려고 한것이다.
=====5:9
하만이 마음이 기뻐 즐거이 나오더니 - 이와 같은 하만의 '즐거움'은 많은 신하들중 오직 자신만이 왕후로부터 잔치에 초청을 받은 연고였다. 모르드개가...일어나지도...몸을 움직이지도 아니하는 것 - 여기의 '일어나지도'는, '모르드개'가 자신의 고유한 직무와 관련하여 대궐문에 앉아 있었음을 시사한다(2: 19, 21 ; 3:2, 3 ; 5: 13; 6: 10). 아무튼 이것은 앉아있던 사람이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취하는 최초의 동작이다. 한편, 움직이지도'(* , 주아)는 원래 '두려워하다' 혹은 '떨다'의 의미이다(전12:3). 모르드개는 유다인 학살 계획의 원흉인하만과 대면하고서도 조금도 두려운 내색을 하지않았으며 도리어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심히 노하나 - 3:5에서도 '하만'에 대하여 이 관은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금번에 하반은 오직 자신만이 왕후 에스더의 잔치에 초청을 받음으로써 극도의 자만심에 빠져 있었던 상황에서 모르드개의 불경한 태도를 목격했기 때문에 그분노가 이전(3 ; 5)보다 더욱 컸을 것이다.
=====5:10
참고 집에 돌아와서 - 이것은 그때 하만이 어쩔 수 없이 취했던 태도였다. 비록 모르드개가 하급 관리였지만(2:9), 왕의 승락도 없이(14절) 그를 죽이는 일은 곧 자신에게 오히려 화(禍)를 초래할 수 있었다. 즉, 만일 하만이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지않은 일로 모르드개에게 감정적 보복을 할 경우, 그사실이 왕에게 알려질 것이고, 왕은 이에 따라 하만의 유대인 대학살 제안(3:8, 9 )이 모르드개에 대한 개인적 원한에 기인한 것이었음을 간파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하만은 극심한 불쾌감에도불구하고 모르드개에 대한 사형(私形)을 자제해야만 했다.
그 친구들과 그 아내 세레스를 청하여 - 하만도 왕처럼(1:14) 자신의 주변에 모사들을 두고 있었음이 분명하다(3:7). '그 아내 세레스'도 하만의 모사 역할을 했던 것 같다(Paton). 하만이 같은 사람들로부터 모르드개에게 적절히 복수할 계책을듣기 원했을 것이다(14절). 한편, '세레스'는 바벨론의 여성 주신(主神)의 이름'시리스'(Siris)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 듯하다(Jensen).
=====5:11
참고 집에 돌아와서 - 이것은 그때 하만이 어쩔 수 없이 취했던 태도였다. 비록 모르드개가 하급 관리였지만(2:9), 왕의 승락도 없이(14절) 그를 죽이는 일은 곧 자신에게 오히려 화(禍)를 초래할 수 있었다. 즉, 만일 하만이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지않은 일로 모르드개에게 감정적 보복을 할 경우, 그사실이 왕에게 알려질 것이고, 왕은 이에 따라 하만의 유대인 대학살 제안(3:8, 9 )이 모르드개에 대한 개인적 원한에 기인한 것이었음을 간파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하만은 극심한 불쾌감에도불구하고 모르드개에 대한 사형(私形)을 자제해야만 했다.
그 친구들과 그 아내 세레스를 청하여 - 하만도 왕처럼(1:14) 자신의 주변에 모사들을 두고 있었음이 분명하다(3:7). '그 아내 세레스'도 하만의 모사 역할을 했던 것 같다(Paton). 하만이 같은 사람들로부터 모르드개에게 적절히 복수할 계책을듣기 원했을 것이다(14절). 한편, '세레스'는 바벨론의 여성 주신(主神)의 이름'시리스'(Siris)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 듯하다(Jensen).
=====5:12
본 절에 대해서는 4절과 9절 주석을 참조하라.
=====5:13
모르드개가...대궐 문에 앉은 것 - 모르드개가 살아 있어서 하만에 대한 경배를 계속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9절 ; 3:2).
이 모든 일이 만족하지 아니하도다 - '이 모든 일' 은 하만이 11, 12절에서 늘어놓았던 세 가지의 특별한 자랑 거리들을 가리킨다. 한편, '만족하지 아니 하도다'는3:8에서는 '무익하니이다'로 번역된 바 있다.
=====5:14
오십 규빗 - 약 23m 정도이다.
내일 왕에게 모르드개를 그 나무에 달기를 구하고 - 왕에게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모르드개를 처형시키도록 하라는 조언이다. 그런데 이처럼 '모르드개'를 무려23m나 되는 높은 나무에 매달아 놓으려고 한 까닭은, 모든 사람에게 '모르드개'가 거기에 못박혀(2:23) 비참히 죽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 의도때문이었다. 물론 하만은 '모르드개'가 비참히 죽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서,복수심으로 이글거렸던 자신의 잔학성을 만족시키려한 것도 분명하다.
즐거이 잔치에 나아가소서 - 이것은 하만이 잔치에 참석한 후 기분 좋게 대궐 문을나오다가(9절) 그에게 경의를 표하지 아니한 모르드개로 인하여 그 좋았던 기분이 잡쳐졌던 사실(9,13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명하여 나무를 세우니라 - 하만이 이처럼 모르드개의 일을 왕에게 알리기도 전인그 당일에 '나무'를 세운것은, 모르드개를 죽이겠다는 자신의 뜻이 왕에 의해 반드시받아들여질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1) 하만은 모르드개가 왕후 에스더의사촌 오빠임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2) 수 많은 유대인 학살 계획까지도 승인해줄정도로 잔인한 아하수에로 왕이, 일개 하급 관리 한 사람을 죽이게 해달라는 하만의요청을 거절할 까닭이 없었다. 더구나 하만이 죽이게 해달라고 요청한 모르드개는머지 않아 집단 학살되게끔 결정되어 있는 유대인이 아니었던가 ! 아무튼 이에 따라모르드개는 그 다음날이면 꼼짝없이 나무에 못박혀 죽임을 당할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본서 내용 전체를 두 개로 구분하면 위기에 처한 유대인의 모습(1-4장)과, 사태가
반전(反轉)되어 승리한 유다 백성들의 모습(5-10장)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전자
의 마지막을 장식한 전장(4장)에 이어지는 본장은 제2부의 서막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유대인들의 승리의 조짐에 대해서 언급한 대목이다. 즉, 본장은 유다 백성의 구원을
위해 모르드개가 노력한 사실을 다룬 전장에 이어 민족 구원을 위해 에스더가 노력한
사실을 증거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본장은 그 내용상 (1)에스더가 허락없이 왕에게 담
대히 나아간 사실을 언급한 전반부(1-4절)와, (2)에스더가 하만의 음모를 폭로하기 위
한 적절한 때를 기다린 사실을 기록한 중반부(5-8절), 그리고 (3)에스더의 초대를 받
은 하만의교만해져서 파멸을 자초한 사실을 서술한 후반부(9-14절)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본서 저자는 본장의 전체 내용을 에스더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다 민족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에스더를 사용하셨는가에 핵심을
두고 암시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앞장(4장)이 모르드개가 민족의 구원을 위해 애쓰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
만 거기에 서술된 모르드개의 활동은 간접적인 것이었음에 분명하다. 즉, 모르드개는
이스라엘 민족의 구원을 위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았지만 그의 사역은 에스더
로 하여금 하나님의 부르심을 응하도록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스더는 처음
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깨닫지 못하였고, 모르드개의 도움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부르
심에 응하였지만, 그녀의 사역은 유다 백성들의 구원을 위해 보다 직접적인 것이었다.
즉, 그녀는 왕께 나아가서 유대인을 죽음의 함정에 몰아넣었던 하만의 음모를 폭로하
여 자신의 동족(同族)을 구출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에스더는 모르드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된 후 왕에게 나아가기까지
만(滿) 2일간을 금식하면서 기도하였을 것이다(4:16). 그녀는 그 기도를 통하여 첫째,
자신에게 담대한 마음을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였을 것이며, 둘째, 왕이 허락없이 나
아가는 자신에 대해서 호감을 갖게끔 해달라고 간구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셋째, 왕
앞에서 하만의 음모를 적나라하게 폭로할 수 있도록 지혜를 구하였을 것이며(왕상
3:9; 약 1:5) 넷째, 궁극적으로는 유대인들이 하만의 음모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기를
간구하였을 것이다.
한편 에스더는 이러한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에 의해서 자신이 선택되었음을 분명
히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녀는 자신이 바로 이같이 하나님의 백성
들이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를 위하여 왕비로 세워졌음을 깊이 깨달은 것이다.
물론 그녀 역시 허락없이 왕에게 나아가는 일이 심히 두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에
스더는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해야 한다는 일사 각오의 신념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담
대히 응하였다. 자신의 인간적 생각대로라면 그녀는 결코 왕에게 나아갈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하나님의 자녀, 특히 여호와 하나님의 도구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자신의 뜻보다는 하나니의 뜻에 따라 움직여야 함을 기도를 통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하여 깨달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만왕의 왕 여호와 하나님의 특사로서 아하수
에로 왕에게 담대히 나아갔던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본장을 통하여 (1)하난님과의 영적 교제 없이는 하나님의 뜻을 깨달
을 수 없으며(단 2;18; 행 13;1-3), (2)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확인한
사람만이 세상마에 대해서 담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수 있다(행 4:29, 30). 그리
고 (3)성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봉사의 기회를 놓침으로써 축복을 빼앗기고 도리어
하나님의 징벌을 받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함(삿 16:4-30)을 깨닫게 된다.
1. 에스더의 모험(5:1-4)
본문에서 에스더가 왕의 허락도 없이 담대하게 왕에게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지고있
다. 그때 왕이 손에 잡았던 지팡이를 내밀어서 에스더를 맞이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에스더는 철저히 무장하고 왕의 주변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에 의해서 붙
들려나가 처형당하게 되어 있었다(4:11). 물론 에스더가 당시에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
고 있었다면, 왕의 허락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왕은 틀림없이 그녀를 기쁨으로 영정하
였을 것이다. 하지만 에스더가 왕후에 오른 지 이미 5년이 지나(3:16;3:7) 그 당시에
왕의 마음은 에스더에게서 떠나 있었던 듯하다(4:11).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때 그러한
상황하에 있던 에스더가 왕에게 나아갈 경우, 왕은 에스더의 무례(無禮)에 진노하여
그녀가 처형되도록 방관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녀가 허락없이 왕에게 나아가는 일은 모험이었음이 분명하다. 아무리 그
녀가 하나님의 보호를 바라보았다고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컸던 그 일
이 어찌 모험으로 여겨지지 않았겠는가! 사실 그녀는 비록 자신의 동족을 구원하는 일
에 뛰어들지 않을 경우 자기 자신만은 편안히 지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 앞에 펼쳐진 모든 상황에 자신에게 신앙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
음을 발견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그러한 결단을 감행하지 않을 때 자신의 동족, 곧 하
나님의 백성들이 어떠한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그
녀는 자신이 아니면 이 위기로부터 유다 백성들을 구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
을 알았다. 한편으로 그녀는 자신의 목슴을 잃는 최악의 상태도 예상하였을 것이다
(4:16).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죽는 일을 통해서라도 민족의 구원은 이루
어질 것으로 보았음이 분명하다. 아무튼 이처럼 에스더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확실히
깨닫고 담대히 신앙의 모험을 감행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본 단락을 통하여 (1)성도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신앙적 결단을 피하지 말아야 하며(마 10:32, 33). (2)하나님께 대한 헌신의 결과가
항상 낙관적 형태로 나타나지만은 않음(단 3:18)을 깨닫게 된다.
*바사 왕의 '홀'과 예수님의 '홀'. 페르시아 사람들은 특별한 간청을 위하여 왕
에게 나아갔었다. 그들은 그같이 함으로써 자신의 억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
문이다. 하지만 페르시아 백성 모두가 왕에게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적어
도 궁중 출입이 가능했던 소수만이 왕에게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또
다른 제약이 있었따. 즉, 왕에게 나아간다고 해도 모두가 왕과 대화하지는 못하였다.
다시 말해서 왕에게 가까이 나아갈 수는 있지만, 왕이 자신의 '흘'을 자신에게 나아오
는 자에게 내어밀지 않으면 그는 왕의 경호원들에 의하여 즉각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행히 왕이 '홀'을 내어밀었다고 해서 왕이 자신에게 나아온 자의 간청을 모
두 들어주는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페르시아의 왕들은 백성들이 자기에게 나아오는
것을 극히 제한하였을 뿐만 아니라 또한 자신에 대한 접근을 허락했더라도 간청을 모
두 들어주지는 아니하였다.
그러면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떠하신가? 우선 그분은 그 어떤 사람
에 대해서도 차별하지 않으신다(갈 3;28). 그래서 누구든지 그분께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또한 그분께 나아가는 길에는 가로막는 왕궁의 담벽도, 도끼로 무장한 경호원
도 없다. 다만 담대히 믿음을 갖고 그분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히 11:6). 우리
가 그렇게 할때 우리 주님께서는 틀림없이 당신의 '홀'을 우리에게 내미실 것이다. 우
리는 그 '홀'의 끝을 잡음으로써 그분께 대한 우리의 믿음을 표시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분께 우리의 필요를 간절히 아뢰면(빌 4;6, 7) 주님께서는 반드시 우리의 기
도를 드러 응답하여 주신다. 또한 그분은 세상 왕처럼 변덕이 없으시다. 왜냐하면 그
분은 항상 신실하시며(요일 1:9), 동일하시기 때문이다(히 13:8).
2. 에스더의 지혜로운 처사(5:5-8)
아하수에로 왕이 허락없이 자신에게 나아온 에스더를 기쁨으로 맞이했음을 언급한
앞단락(1-4절)에 이어, 본문에서는 에스더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지혜롭게 활용
하는 사실을 다루고 있다.
물론 에스더는 왕이 자신에게 호의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즉시, 하만의 음모를 왕
에게 폭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할 경우, 왕은 에스더의 고발을 반신 반
의(半信半疑)하며 하만을 불러 그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이 뻔하였다. 그때 교활한 하
만은 속수 무책으로 에스더에게 당하기만 하겠는가?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는
에스더가 자신의 음모를 왕에게 고발했다는 소식을 궁중에 심어놓았을 자신들의 심복
들로 부터 신속히 전해 들은 즉시, 자신의 모사들로부터 에스더를 오히려 궁지에 빠뜨
릴 계교를 얻어낼 것이다. 그렇게 하여 에스더 또한 유대인이라는 신분임이 드러나면
서 다른 유대인들처럼 학살의 대상이 되는지(3:13) 혹은 왕후의 위에서 축출당하는 신
세로 전락하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에스더는 자신이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는 하나님의 도구임을 알고 있었진
만 자신의 고발이 왕에게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는 때를 기다릴 필요성도 있음을 인식
하였다. 이 같은 에스더의 조심성 있는 그리고 지혜로눈 처사는 그녀의 소심한 성격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에는 반드시 세심한 계획과 조심스런
실행이 있어야만 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즉 8:4).
그래서 에스더는 왕에게 자신의 요구를 말하는 일을 계속 뒤로 미룸으로써, 왕이
자신의 요구를 반드시 들어주게끔 하였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잔치에 하만도 초대함
으로써 하만으로 하여금 왕에세 대한 자신의 고발을 부인치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것
은 그녀가 금식과 기도를 통하여(4:16)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지헤였다. 그녀는 하나님
의 뜻을 온전히 이루기 위하여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였고(왕상 3:9; 약 1:5) 그 지헤
를 사용하여 자신에게 맡겨진 일의 매듭을 서서히 풀어나갔던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본 단락을 통하여 (1) 성도들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인
내심과영적 여유를 가져야 하며(창 39:19-23), (2) 모든 사업의 성급한 추진은 잘못
된, 즉 기대치 않은 결과를 가져다 주기 쉽다(출 32:1; 잠 21:5; 행 27:29-32)는 사실
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3)하나님의 지혜를 의지하며 조심스럽게 추진하는 일은 성
공할 수밖에 없음(잠 27:12)을 깨닫게 된다.
3. 하만의 교만(5:9-14)
본문에서는 에스더가 하만을 자신의 잔치에 도대한 일이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몰론 에스더의 잔치에 하만이 초대된 일이 반드시 왕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고여기기는 힘들다. 또한 에스더가 그를 좋아해서 초대한 것이 아님은 더 말할 나
위가 없다. 그러나 에스더는 하만을 자신의 잔치에 특별히 왕과 함께 초대함으로써 그
의 음모에 대해서 왕에게 폭로할 때에 그가 변명할 틈을 얻지 목하도록 하려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를 극도로 교만하게 만들려고 하였다. 그렇게 할 경우 그는 더욱 기세
가 등등하여 이성(理性)을 상실한채 자신의 함정을 자신의 손으로 팔 것이기 때문이
다.
이와 같은 에스더의 지혜로운 계책은 그녀의 예상에 적중하였다. 그는 극도로 교만
해진 나머지 평소보다도 더 모르드개의 자신에 대한 불경(不敬)으로인하여 분노하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모사(謨士)를 불러모다 대학살(3:13)에 앞서 모르드개
를 서둘러 죽일 계교를 물었다. 그러자 모사들은 높은 나무를 세운 후 왕의 허락을 받
아서 모르드개를 거기에 매달라고 조언하였다. 그들은 그렇게 할 경우, 모든 사람들이
하만을 두려워하여 그를 더욱 공경하게 될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이와 같은 계교는
교만의 극치에 올랐던 하만의 마음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나 사실상 하만 일당의 이러한 계략은 자신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자충수(自充
手)였다. 비록 그들은 그러한 책략으로 하만에게는 지독한 골칫거리였던 모르드개를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지만, 오히려 그 계략으로 인하여 하만은 왕의 미움을 사
서 결국은 자기가 세운 높은 나무에 매달리는 비참한 운면을 맞이했던 것이다(7:9,
10).
우리는 이 같은 본 단락을 통하여 (1)인간의 지혜는 하나님의 지혜에 비하여 실로
아무것도 아니며(삼하 17:14; 고전 1:25), (2)교만한 행동은 자신을 필연적으로 패망
케 한다(잠 16:18)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3)인위적인, 인간 자신을 위한 방
법은 사람이 보기에 훌륭한 듯하지만 사실은 자신을 파멸케 하는 것이라는 사실(잠
16:25)을 깨닫게 된다.
*참된 행복. 불신자들이나 육적인 그리스도인들(고전 3:1)은 재산과 명예, 그리고
권력들의 유무(有無)를 행복과 불행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래서 그들은 그와 같은 것
들이 있을 때에는 행복하다고 느깨며,그렇지 않을 때에는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리
고 그들은 자기들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기준으로
이처럼 판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결코 인간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이
런 것들은 사람의 갈증을 근본적으로 해소시켜 주지 못하는 바닷물과 같아서, 사람들
로 하여금 그것들에 대한 욕심을 더욱 부추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재물을 모으는
일에 맛들인 사람은 자신의 재물이 아무리 많이 모여졌다고 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이다. 또한 명예와 권력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은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다가
는 결국 파멸에 빠져들고 만다. 얼마나 많은 부자들이 부하기를 힘쓰다가 몰락하고 말
았는가! 또한 얼마나 많은 독재자들이 자신의 권력 확층을 기도하다가 비참한 생(生)
을 마쳤던가!
성경은 영적인 가치들을 소유한 사람이 복된 자임을 말한다. 즉, 하나님께 대해 사
모하는 마음이 있는 자요(마 5:3), 자신의 죄에 대한 깨달음이 있는 자요(마 5:4), 청
결한 마음을 가진 자(마 5:8)가 바로 그들이다. 이러한 영적 가치들을 소유한 자는 우
선 모든 것의 근원자이신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으므로 행복하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람들은 내세에 하나님으로부터 큰 상급을 받을 수 있는 자격자이므로 행복하다(마
5:10-12).
그러나 재산과 명예 그리고 권력의 소유자는, 그것으로 인하여 참된 만족과 행복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참된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다(마
19:23, 24)는 점에서 불행하다. 본문에 나타난 하만의 교만 또한 이와 같은 점에서 같은 맥(脈)을 유지한다. 그는 자신의 지위나 부(富), 권력 등의 욕심에 의해 유다 백성들을 처형하고 바사 제국의 문제거리를 없애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결과는 파멸이었다.
따라서 성도들은 참된 행복이 세상의 썩어질 것으로 말미암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보이지는 않으나 영원 가치들을 소유했을 때 행복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무시하면서도 부차적인 것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단호히 버려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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