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유다 자손의 지파가 ... 제비 뽑은 땅의 극남단 - 본절은 유다 지파의 기업에 대한 설명의 서두로서 남쪽 경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민 34:3-5에도 언급되어 있다. 한편 유다 지파가 기업으로 받은 땅은 가나안의 주요 지대로서, 유다 지파가 이와같이 좋은 땅을 차지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히 되어진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되어진 것이다. 즉 하나님께서는 야곱을 통하여 유다 지파가 좋은 포도원과 비옥한 목초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약속하셨는데(창 49:11, 12), 유다 지파는 이 약속대로 포도의 소출이 많고 또 비옥한 목초지를 소유하게 된 것이다.
에돔 - '에돔'(Edom, '붉다'란 뜻)은 장자권을 팔고 대신하여 받은 '붉은' 팥죽 한 그릇 때문에 얻게된 에서의 별명으로(창 25:30), 에돔 족속은 바로 이 에서의 후손이다. 유다 지파는 에돔 경계에 닿는 영토를 분배받았지만 에돔 영토를 결코 침범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에돔 지역은 모압, 암몬 등과 더불어 정복 대상에서 제외된 곳이었기 때문이다(신 2:4-23). 따라서 가나안 정복과 분배 시기에 이스라엘과 에돔이 서로 접촉하거나 충돌한 기록은 없다. 약 2세기 후에 사울이 에돔 인들과 싸운 적이 있고(삼상 21:7), 다윗 시대에 이르러서야 에돔은 이스라엘에 의해 완전히 점령당하게 된다.
신 광야 - 여기 '신(Zin) 광야'는 출 16:1에 나타나 있는 '신(Sin) 광야'와는 다른 곳으로, 곧 에돔 근방에 있는 광야 지대를 가리킨다. 따라서 이곳은 미리암이 죽은 곳이며(민 20:1), 모세가 바위를 쳐서 물을 솟아나게 한 곳이기도 하다(민 27:14). 신 1:19;8:15에서 '신 광야'는 '크고 두려운 광야'라고 묘사되어 있는데, 표현 그대로 이곳은 일년내내 비가 조금 밖에 내리지 않아 대부분의 땅은 언제나 바싹 말라있는 불모지였다.
=====15:2-4
그 남편 경계 - 유다 지파의 남편 경계선은 이스라엘이 정복한 전체 가나안 땅의 남쪽 경계선이 되기도 한다(민 34:3-5).
염해 - 민 34:3 주석 참조.
아그랍빔 비탈 - '전갈의 언덕'(the Hill of Scorpion)이란 의미로, 사해(死海) 남쪽에서 유다 남쪽으로 올라가는 산비탈 지대를 가리킨다(민 34:4). 이곳은 현재의 '네겝 에스 사파'(Negeb es Safa)로 추정된다(Knobel). 민 34:4 주석 참조.
가데스 바네아 - 신 1:2 주석 참조.
헤스론 - '울타리', '마을'이란 뜻의 '헤스론'(Hezron)은 유대 남부 가데스 바네아 서편에 위치한 성읍이다.
앗달 - 민 34:4에서는 '하살 아달'이라고 되어 있다. 가데스 바네아 서북쪽 약 8km 지점의 '길벳 엘 쿠데이랏'과 동일시 된다.
갈가 - 이곳에만 나타나는 장소로 '아스몬'(Azmon) 부근에 있는 성읍인 것 같으나, 그 위치는 확실치 않다.
아스몬 - 민 34:4과 이곳에만 언급되어 있는 장소로, 가데스 바네아 서북쪽 약 6km 지점에 위치한 현재의 '아인 엘 카세이메'(Ain el Qaseimeh)로 추정된다.
애굽 시내 - 바란 광야에서 지중해로 흘러 들어가는 시내를 가리키는데, 이스라엘 영토의 남쪽 경계를 말할 때 흔히 인용되는 곳이다(왕상 8:65;대하 7:8). 민 34:5 주석 참조.
바다에 이르러 경계의 끝이 되나니 - 여기서 '바다'는 곧 '지중해'를 일컫는다. 따라서 유다 지파의 남쪽 경계는 사해(염해) 남쪽 약 12km 지점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며, 거기서 '애굽 시내'의 하구 쪽으로 뻗어가 결국 '지중해'에서 끝났다.
=====15:5
그 동편 경계는 염해니 요단 끝까지요 - 유다 지파의 동쪽 경계선은 요단 강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시작하여 사해의 서편 해안을 접하고 있다.
그 북편 경계는 요단 끝에 당한 해만 - 본절에서부터 11절까지는 유다 지파의 북편 경계가 기록되어 있다. 이 북편 경계는 요단 강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지중해까지 이어지는데, 이 경계선은 베냐민 지파와 단 지파의 남쪽 경계선과 일치하고 있다(18:15-19). 한편, 여기서 '해만'(海灣)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숀'(* )은 직역하면 '혀'(tongue)라는 뜻인데, 곧 요단 물이 사해(염해)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를 가리킨다.
=====15:6
벧호글라 -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는데, 나중에 베냐민 지파에 배당되었다(18:21). 이곳은 현재 요단 서편 약 3.5km 지점에 위치한 '아인 하일라'(Ain Hajla)로 추정된다(Keil, Robinson, Ritter).
벧 아라바 -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경계선에 위치한 성읍으로, 이 성읍 역시 나중에 베냐민 지파에게 할당되었다(18:18).
보한의 돌(the Stone of Bohan) -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경계를 표시하는 돌로서 여리고 근처에 있다. 그런데 이 두 지파 사이의 경계선이 르우벤 자손 보한의 돌이라고 성경에 나와 있는 것을 볼 때, 여호수아가 각 지파에게 땅을 기업으로 분배함으로 각 지파 지경 경계가 이루어지기 전에, 르우벤 지파 중 일부가 이 유다 지경 동북쪽 모퉁이 지역에 함께 거주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르우벤 지파 자손이 곧 보한 자손인데, 보한은 르우벤의 아들이었다(18:17).
=====15:7
아골 골짜기 - 아간과 그의 가족들이 여리고 성의 전리품 일부를 훔친 범죄로 말미암아 돌에 맞아 죽은 곳으로 '고통의 골짜기'란 뜻이다. 이 위치는 현재의 '켈트'(Kelt) 시내로서 유다와 베냐민 지경 사이에 있었다. 7:24 주석 참조.
드빌 - 유대 남부에 있는 성읍으로 옷니엘에게 정복을 당하였다.
아둠밈 비탈 - 여리고 근처 요단 골짜기로부터 예루살렘을 포함한 산지에까지 이른다. 이 길은 이 두 성읍들 사이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도로의 일부로 사용되어 왔었다. 그러므로 오늘날 이곳은 예루살렘으로부터 여리고로 향하는 도상에 위치한 '말레도밈'(Maledomim)인 것으로 추정된다(Keil, Lias).
길갈 - 18:17에서는 '글릴롯'으로 나타나 있는데, 학자(Keil)에 따라서는 이곳이 여호수아가 가나안 정복시에 주둔했던 최초의 진영인 길갈(4:19;5:10)과는 다른 곳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생각할 충분한 이유는 없다(Pulpit Commentary). 한편 길갈(Gilgal)이 이곳에서는 유다 지파의 지역으로 나타나 있지만, 18:17에서는 베냐민 지파의 지역으로 나타나 있다.
엔 세메스 - 현재의 '아인 엘 호드'(Ain el-Hod)로 확인된 샘으로서, 요르단 골짜기 안의 여리고로 가는 노상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이곳은 예루살렘 동쪽 약 4.8km 지점이다. 그리고 이곳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던 사도들이 물을 마셨다고하여 '사도의 샘'(The Spring of Apostles)으로 명명되기도 한다. 한편, 당시 이곳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경계선 위에 위치해 있었다.
엔로겔 - 예루살렘 정남쪽에 있는 힌놈의 골짜기와 기드론 골짜기가 합류하는 지점으로, 오늘날에는 '비르 아웁'(Bir Ayyub) 즉 '욥(Job)의 우물'이라고 불린다(18:16). 이곳은 후일 요나단과 아히마아스가 압살롬을 피하여 잠시 머물렀던 곳이며(삼하 17:17, 18), 또한 아도니야가 반역을 도모하기 위해 잔치를 베풀었던 곳이기도 하다(왕상 1:9).
=====15:8
힌놈의 아들의 골짜기 - '힌놈의 골짜기', '힌놈의 아이들의 골짜기', '골짜기' 등으로도 알려져 있다. 예루살렘 서쪽에서 남쪽으로 둘려 있는 이 힌놈 골짜기(Valley of Hinnom)는 아하스 왕 이래로 몰록에게 자녀를 불살라 드리는 유아 인신 제사 장소로 악명이 높았다. 즉 그곳 도벳(Topheth)이라는 장소에서 부모들이 그들의 아들들을 바알과 몰록(Moloch)에게 바치기 위해 아이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는 극악한 제사를 드렸던 것이다. 따라서 선지자 이사야는 이 골짜기에 패역한 사람들의 시체가 누워 있을 것이라고 저주하였으며, 아울러 그 벌레가 죽지 아니하며 그 불이 꺼지지 않을 곳으로 묘사했다(사 66:24). 또한 선지자 예레미야는 이 골짜기를 정죄하면서 '살륙의 골짜기' 불리우리라고 예언했다(렘 7:31, 32;19:5, 6). 여하튼 이 골짜기는 죽은 죄인들과 동물들의 시체가 불에 계속 태워졌기 때문에 죄와 형벌과 고통의 장소를 상징했다. 한편 이 이름은 '게 벤 힌놈', 혹은 '게헨나'로 바뀌어, 신약 성경에서는 게헨나(Gehenna)가 영원한 형벌의 장소를 가리키는 개념이 되었다(마 5:22).
여부스 곧 예루살렘 남편 어깨에 이르며 - 여부스는 예루살렘의 다른 이름으로, 이곳에 여부스 족속(the Jebusite)이 원래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처럼 불리워진 것이다. 그러나 이 족속은 다른 가나안 족속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진멸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었다(3:10;12:8;24:11;삿 3:5). 또한 이 '여부스 족속'은 이스라엘이 요단 강을 건너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을 진멸시키고자 이스라엘을 퇴치하고자 골몰한 족속 중 하나였으며(9:1), 하솔 왕 야빈이 여호수아를 물리치기 위하여 원조를 요청했던 족속들 가운데 하나였다(11:3). 가나안 정복 후 이 성읍은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지만 결코정복당하지 않았으며, 다윗 시대에 이르러서야 결국 정복당하고 말았다. 다윗은 여부스(예루살렘)에서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고 이 성읍을 그의 정치, 종교적 중심지가 되게 했다. 그리하여 솔로몬 왕에서부터 시드기야 왕까지 역대 왕들은 이 성읍에서 이스라엘을 통치하였다. 10:1 주석 참조.
르바임 골짜기 - 예루살렘 서남쪽에 위치한 골짜기로 르바임 골짜기의 북쪽 끝은 유다 지파의 북쪽 접경지인 동시에 또한 베냐민 지파의 남쪽 경계지이다. 이 르바임 골짜기와 맞닿은 곳으로는 북쪽의 힌놈 골짜기가 있다. 한편 성경에는 이 르바임 골짜기(the Valley of Rephaim)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대한 신빙성 있는 언급이 전혀 없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거인족으로 생각했던 가나안 땅 거민들의 이름을 따서 이 골짜기 이름을 삼았으리라는 견해가 있지만 성경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골짜기 부근에 살았던 르바임 족속(12:4;신 2:11)의 이름을 따서 골짜기 이름을 르바임 골짜기라고 했다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다.
=====15:9
넵도아 샘물 - 오늘날의 '립타'(Lifta) 성읍인데, 예루살렘 북서쪽 약 48km 떨어진지점에 위치해 있다. 오늘날에도 이곳에는 예루살렘 곳곳에 물을 보내줄 수 있을만큼 좋은 샘물이 있으며, 주변의 여러 정원에도 물을 대주고 있다(Keil, Fay, Van de Velde).
에브론 산 - 이곳에만 언급되어 있는 곳으로 넵도아 샘물과 기럇 여아림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그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베이트 하니나(Beit hanina) 시내 서편에 있는 가파른 산인 것으로 추정된다(Keil & Delitzsch, op. cit. p. 154).
바알라 곧 기럇 여아림 - 여호수아를 속여서 화친 조약을 맺은 기브온 거민들의 4성읍 중 하나이다(9:17). 이 성읍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사이의 경계선 구실을 하였다(18:14, 15). 한편 블레셋 사람들이 언약궤를 벧세메스로 돌려보낸 후 다윗 왕이 예루살렘으로 가져갈 때까지 이 언약궤가 기럇여아림에 머문 적이 있다(삼상 6:19-7:2). 9:17 주석 참조.
=====15:10
바알라에서부터 서편으로 - 이제까지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던 유다 지파의 경계선이 '기럇 여아림'(바알라)에서 다시 서남쪽으로 향하고 있다.
세일 산 - 이 산은 에돔 지경의 세일 산(창 32:3;36:8)과는 다른 산으로,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선 상에 위치한 산이다. 현재의 '사이라(Sairah) 산'으로 추정된다.
여아림 산 -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선에 위치한 산 이름으로, 그 산의 정상 부근이 '그살론'과 동일시 되고 있다. 그리고 그살론은 현재의 '케슬라'(Kesla)로 추정된다.
벧 세메스 - '태양의 집'이란 뜻을 지닌 제사장 성읍으로,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르 세메스'(Ir-Shemesh)란 지명으로 단 지파에게 배당되었다(19:41). 그러나 아모리인들이 단 지파를 밀어내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차지할 수 없었다(삿 1:35). 한편, 후일 블레셋인들이 법궤를 이스라엘에게 돌려보낼때, 소렉 골짜기를 경유하여 벧세메스로 운반된 적이 있다(삼상 6장). 그리고 이곳은 유다 왕 아마샤가 이스라엘 왕 요아스에게 패하여 죽임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왕하 14:11-13;대하 25:21). 결국 이곳은 아하스 왕 때에 블레셋 족속에게 빼앗기고 말았다(대하 28:18). 이곳의 오늘날의 위치는 예루살렘 서쪽 약 24km 지점의 '아인 셈스'(Ain shems)로 추정된다(Robinson).
딤나 - 유다 지파의 산지 마을로서, 유다가 다말을 만난 딤나(창 38:12-14)와는 다른 딤나를 가리킨다. 이 딤나(Timnah)는 삼손이 자기 아내를 취한 곳이며(삿 14:1), 그 장인은 딤나 사람이라고 하였다(삿 15:6). 한편 이곳은 벧세메스 서쪽 약 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의 딥네(Tibneh)와 동일시 된다.
=====15:11
에그론 - 블레셋의 주요 5개 성읍 가운데 하나로, 유다 지파가 사사 시대 초기에 이곳을 점령하였지만 블레셋 사람들은 사사 시대동안 줄곧 이곳에 거주하였다. 한편 아스돗과 가드에서의 사건 이후 블레셋 사람의 손에 들어간 법궤가 에그론 지방으로 옮겨진 적이 있었다(삼상 5:10;6:16). 13:3 주석 참조.
식그론 - 에그론과 바알라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선에 인접해 있다. 정확한 위치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소렉(Sorek) 계곡에서 조금 북쪽으로 나아간 곳에 있는 현재의 '텔 엘 풀'(Tell el-Ful)인 것으로 추정된다.
얍느엘 - 유다 지파의 서쪽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데, 욥바와 가사 사이의 해안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또한 이 성읍은 '비아 마리스'(Via Maris) 도상에 있는 중요한 성읍으로 후기에는 얌니아(Jamnia)라고도 알려졌다(마카비 1서 4:15;5:58;10:69;15:40;마카비 2서 12:9). 현재 지명은 '야브네'(Yavne)이다.
=====15:12
서편 경계는 대해와 그 해변이니 - 유다 지파의 서쪽 경계선은 대해(大海), 곧 지중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지중해와 가나안 인접 지역의 최하단이다. 그 위로는 단 지파, 므낫세 지파, 아셀 지파의 서쪽 경계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해안 평지에 있는 성읍들은 기업 분배시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지만, 사실상 정복되지 않고 있다가 후일 다윗 시대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정복된다(대상 18:1). 한편 이곳에 위치한 성읍들은 본장 21-62절의 성읍 명단 내에 있다. 유다 자손...사면 경계가 이러하니라 -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사면 경계의 대략적 위치에 대해서는 본장 강해 부분의 지도를 참조하라.
=====15:13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명하신대로...갈렙에게 주었으니 - 여호수아는 갈렙이 요구한대로(14:6-12), 유다 지파의 기업 내에서 특별히 헤브론(Hebron)을 분배해 주었다. 여기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14:13-15 부분의 주석을 참조하라.
=====15:14
갈렙이 거기서...쫓아내었고 - 본문에는 갈렙이 아낙 자손을 헤브론에서 쫓아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11:21, 22을 보면, 여호수아가 이미 헤브론을 비롯한 여러 성읍들에서 아낙 자손을 멸절시켰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두 사실에는 전혀 모순이 없다. 즉 여호수아는 가나안 남부에 위치하고 있었던 헤브론을 정복한 다음, 곧장 가나안 북부 거민들과의 전투를 시작하였는데, 그 동안에 정복당했던 아낙 자손들이 다시 세력을 회복하여 헤브론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충분히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때 갈렙은 헤브론을 자기의 기업으로 갖기를 원했기 때문에, 이곳에 거주하고 있던 아낙 자손을 다시 한번 완전히 정복하기를 원했고, 또한 그렇게 정복했던 것이다. 한편 아낙의 소생...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는 본절과 민13:22 그리고 삿 1:10 등 세 곳에서만 언급되고 있는데, 아마도 아낙 자손의 강력한 세 우두머리인 것 같다.
=====15:15
드빌 거민을 쳤는데 드빌의 본 이름은 기럇 세벨이라 - 드빌(Debir)은 유다 남부에 위치한 성읍으로, 여호수아의 남부 가나안 정복시에 일단 정복당한 적이 있다(10:38). 이 성읍은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선에 위치해 있는 드빌(7절)과는 다른 성읍으로, 예루살렘 서남쪽의 세펠라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기럇 세벨'은 헤브론의 본래 이름으로 '책의 도시' 혹은 '기록의 도시'란 뜻이다. 그러므로 이 성읍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에 근거하여 어떤 학자는 이 성읍에 역사적인 문헌 등이 보관되어 있었거나, 혹은 헬라의 아테네와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교육 장소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메튜 헨리(Matthew Henry)도 이러한 추측에 동감하면서, 갈렙이 이 성읍을 정복하고 싶어한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발달된 가나안 땅의 학문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하였다(Matthew Henry's Commentary).
=====15:16
갈렙 - 14:6 주석 참조.
내가 내 딸 악사를 아내로 주리라 - 갈렙이 드빌을 정복하는 자에게 자기의 딸 악사를 아내로 주겠다고 선언한 것은 고대의 일반적 풍습을 따른 행위였다. 즉 고대에는 혁혁한 무공을 세운 자에게 딸을 주어 그 공을 치하하는 풍습이 있었던 것이다. 사울이 골리앗을 죽이는 자에게 자기의 딸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러한 풍습에 따른 것 이었다(삼상 17:25;18:17). 여하튼 이러한 갈렙의 말은 윤리적인 문제 이전에 고대 가부장적(家父長的) 제도 하에서 부권(父權)이 가지는 절대적 권한을 잘 보여 준다.
=====15:17
갈렙의 아우요 그나스의 아들인 옷니엘 - 한글 개역 성경의 번역은 마치 옷니엘(Othniel)이 갈렙의 아우인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옷니엘은 갈렙의 조카이다. 그러므로 이 번역은 '갈렙의 아우인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이라고 해야 옳다. 다시 말해 갈렙의 아우는 옷니엘이 아니라 그나스이며, 따라서 옷니엘은 갈렙의 조카이다. 한편 개역 성경 삿 3:9에는 '갈렙의 아우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이라고 올바로 번역되어 있다. 영역본 Living Bible도 옷니엘을 갈렙의 조카(Caleb's nephew)라고 번역하였다.
옷니엘이 그것을 취하므로 - 드빌(Debir)을 취하는 자에게 자기 딸을 주겠다는 갈렙의 말을 듣고, 많은 이스라엘인 가운데 옷니엘이 당당히 나서서 드빌을 취함으로 악사를 아내로 얻게 되었다. 한편, 옷니엘(Othniel)은 여호수아 사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메소포타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의 압제를 받았을 때, 그를 격퇴시키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한 이스라엘 최초의 사사인데, 아마 이때도 그러한 용감성을 발휘하여 드빌을 정복했을 것이다. 한편 주석가 메튜 헨리(Matthew Henry)는 옷니엘이 이와같이 용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오래 전부터 갈렙의 딸 악사(Achsah)를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그의 이러한 강한 사랑이 그처럼 용맹스러운 일을 적극적으로 감행하도록 하였다고 추정하기도 하였다(Matthew Henry's Commentary).
=====15:18
악사가 출가할 때에...밭을 구하자 하고 - 악사(Achsah)는 옷니엘의 아내가 되어 집을 떠나면서 그녀의 아버지 갈렙에게 밭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악사가 요구한 '밭'(* , 사데)은 삿 1:14에서는 '그 밭'(* , 하사데)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특별히 지정된 어떤 밭을 뜻한다. 따라서 이 밭은 그녀가 이미 받은 드빌 성읍에 속하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또한 그녀가 이미 마음에 작정한 어느 밭임을 암시한다. 그런데 19절을 보면 갈렙은 그녀에게 윗 샘과 아랫 샘을 주었다고 하였는데, 이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이 밭이 물이 풍부한 밭일 것으로 추론해 볼 수가 있다(Keil). 한편, 어떤 헬라어 사본들(some Septuagint manuscripts)에는 옷니엘이 악사를 권면해 그녀의 아비 갈렙에게 밭을 요구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Othniel, he urged her). 그러나 그 근거는 희박하다. 아무튼 이때 옷니엘은 악사를 아내로 맞아들이기 위해 풍습에 따라 처가에 와 있었던 것 같다. 나귀에서 내리매...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 당시 보편적으로 어떤 사람이 상대방 앞에서 자신이 탄 말이나 나귀 등에서 내리는 행위는 겸손과 예의의 표시였다. 또한 무엇을 간청하고자 하는 간구의 표시이기도 했다. 물론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인데, 따라서 어떤 번역들은 이때 악사가 슬픈 표정을 지었으며, 또한 울고 한숨지었다라고 의역했다. 아무튼 그러한 딸의 행동을 쉽게 간파한 아비 갈렙은 곧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던 것이다.
=====15:19
내게 복을 주소서 - 여기서 '복'에 해당하는 '베라카'(* )는 물론 '축복'(benediction, blessing)을 의미하지만, '선물'(present, gift)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는 '결혼 지참물'을 가리킨다. 한편, 이처럼 악사가 아비 갈렙에게 밭과 샘물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서 두 가지 엇갈린 견해가 있다. 즉 (1) 이것은 악사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신앙을 반영하고 있다는 견해(Matthew Henry), (2) 이것은 악사의 분에 넘치고 뻔뻔한 허영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견해(Calvin) 등이다.
나를 남방 땅으로 보내시오니 샘물도 내게 주소서 - 여기서 '남방'(南方)은 히브리어로 '네게브'(* )인데, 그러나 카일(Keil)은 여기 이 말은 여호수아가 정복한 가나안 땅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특정 지명 이름이 아니라, 단순히 일반적으로 건조하고 메마른 지역을 가리킨다고 해석하면서, 따라서 악사는 그녀가 가게 될 곳이 건조한 산악 지역이므로 그곳에 반드시 필요한 샘물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Keil Delitzsch, Vol. , p. 158).
갈렙이 윗 샘과 아랫 샘을 그에게 주었더라 - 갈렙이 악사의 요구에 응해 그녀에게준 윗 샘과 아랫 샘은 곧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에 있는 샘물(springs)을 가리키는데, 따라서 이 두 샘물은 높은 지대의 밭과 낮은 지대의 밭에 골고루 물을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이 윗 샘(the upper springs)과 아랫 샘(the lower springs)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드빌 근처에 있었을 것이다(Keil).
=====15:20
유다 자손의...기업 -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기업의 영토는 그 지리적 특성상 크게네 부분으로 구분된다. 즉 (1) 에돔 경계에 근접해 있는 남방(네게브) 지대(21-32절), (2) 애굽 시내와 지중해로 뻗어 나가는 평지(세펠라) 지대(33-47절) (3) 산악 지대(48-60절), (4) 광야 지대(61, 62절) 등이다. 그리고 그 위치상 동쪽은 사해(염해)와 유대 광야가 놓여 있고, 서쪽은 중앙고원 지대와 연결되어진 많은 구릉과 계곡들이 있으며, 남쪽은 메마르고 건조한 네게브(Negeb) 사막 지대이고, 북쪽은 고원 지대이자 트여진 군사적 취약 지구이다. 아무튼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영토는 후일 유다 왕국의 중심지로서 이스라엘 역사의 주요 무대가 되었다.
=====15:21-62
1-12절에서는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기업의 경계선이 설명되었었는데, 여기에는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성읍들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다(* 각 절에 언급된 여러 성읍들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본장 강해 20-63절 부분의 도표를 참조하라). 즉 본문에는 유다 지파에게 할당된 120개의 주요 성읍들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유다 지파의 영토는 그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음과 같이 12구역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1) 브엘세바(Beersheba) 중심으로 남쪽으로 치우쳐 있는 구역(21-32절), (2) 남쪽의 아둘람(Adulam)에서 북쪽의 그데라(Gederah)에 이르는 평지로 현재 '예루살렘-얍바'간의 철도를 따라 남북으로 뻗어 있는 구역(33-36절), (3) 제 1, 2구역 중간 지점의 남부 평지(37-41절), (4) 마레사(Mareshah)를 중심으로 하여 제 2, 3구역 사이에 위치한 구역(42-44절), (5) '애굽 시내'와 연접한 남부 해변 평야 지대(이 구역의 중심지인 에그론(Ekron)은 블레셋의 5대 도시들 중 하나였으며, 얼마 후 단 지파의 소유가 되었다;45, 46절;19:43) (6) 애굽과 가나안의 관문 지대에 위치한 구역(그 중심지였던 아스돗(Ashdod)은 오랫동안 미정복 상태로 남아 있다가 웃시야 왕에 의해 공략되었다;47절;대하 26:6). (7) 북쪽으로 제1구역과 접한 구역(그 중심지는 드빌(Debir)이었다;48-51절), (8) 제 7구역의 북쪽과 제 3, 4구역의 동부에 위치한 남부 산지(그 중심지는 헤브론(Hebron)이었다;52-54절), (9) 헤브론 남부 유대 산지의 동쪽에 위치한 구역(55-57절), (10) 헤브론 북쪽에 인접해 있는 산맥 지대(58, 59절), (11) 유다 지파의 북부 경계선 주변에 위치한 구역(60절), (12) 베냐민 지파와의 접경 지대(18:21-24)인 동시에 동부 경사지에 해당하는 구역(61, 62절) 등이다. 이와 같이 유다 지파에게 할당된 성읍들은 그들이 살기에 너무 넓은 땅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시므온 지파의 기업은 유다 지파의 기업 중에서 배당되었다(19:1-9). 따라서 이는 '내가 그들을 야곱 중에서 나누며 이스라엘 중에서 흩으리로다'(창 49:7)라는 시므온에 대한야곱의 예언이 성취된 것이었다. 한편 위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지도를 참조하라.
=====15:63
예루살렘 거민...여부스 사람이...예루살렘에 거하니라 - 유다 지파가 여부스 족속(the Jebusites)을 쫓아내지 않고 그들이 예루살렘에 거주하도록 내버려 둔 것은 가나안 족속과는 언약도 맺지 말고 불쌍히 여기지도 말며 모두 진멸시켜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령(신 7:2)에 대한 명백한 위반 행위였다. 이와같이 유다 지파가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고자 최선을 다하지 아니한 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나태한 마음가짐에서 연유한 것으로(Calvin, Matthew Henry), 가나안 정복 전쟁 때의 그들의 신앙적이며 순종적인 모습과는 뚜렷이 대조되는 현상이었다. 과거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은 다른 네 왕들과 합세하여 이스라엘에게 대적하였으나 결국 모두 죽임을 당하고 말았었다(10:22-27). 하지만 그때 예루살렘이 정복당했다는 언급은 없으며, 그 이후 유다 지파도 이 예루살렘을 정복하지 않고 내버려 두고 있었다. 다만 삿 1:8에서 유다 자손이 예루살렘을 쳐서 성읍을 불태웠다고 하였는데, 이는 예루살렘을 부분적으로 점령한 것을 뜻할 뿐 완전히 점령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예루살렘의 여부스 족속은 B.C. 1000년 경 다윗의 치세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완전히 점령당하게 되는데(삼하 5:1-6), 그때까지 이들은 유다 자손들 곁에서 계속 거주하였던 것이다. 한편 이것과 동일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삿 1:21에서는 이들을 베냐민 지파가 쫓아내지 못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예루살렘 성은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의 경계선 상에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 모두 이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기록은 아무런 모순이 없는 것이다.
여부스 사람 - 9:1-2 강해, '가나안의 일곱 족속'을 참조하라.
오늘날까지 - 이는 여호수아서 저자가 본 기록을 쓸 당시까지 예루살렘 거민인 여부스 족속(the Jebusites)이 예루살렘 성에 살고 있었다는 뜻인데, 따라서 이 말은 여호수아서가 적어도 예루살렘이 완전 정복된 때인 다윗 왕 시대 이전에 기록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Pulpit Commentary).
드디어 가나안 서편 땅이 이스라엘 각 지파에게 분배되는 역사적 장면이다. 그 가운데서도 본장은 아홉 지파 반 중에서 유다 지파가 최초로 제비뽑아 기업을 얻은 데 대한 기록이다. 이러한 본장은 우선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기업의 동서 남북 경계에대하여 언급한다(1-12절). 그리고 갈렙이 그 같은 유다 지경(地境) 안에 위치한 헤브론을 점령하는 데 얽힌 일화를 소개한다(13-19절). 그리고 끝으로 그 가운데 예루살렘 성읍만은 여전히 미정복지로 남아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다(63절).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스라엘 장차 지파인 르우벤 지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광스럽게도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제일 먼저 분배받은 지파는 유다 지파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과거 하나님께서 야곱을 통하여 약속하신 언약의 성취라는 의의를 지닌다. 즉 과거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계모를 범한 야곱의 장자 르우벤(창 49:1-4) 대신 유다지파를 축복하시고 그들을 통해 이스라엘의 장자권을 계승토록 하리라고 약속하셨다(창 49:8-12). 그런데 이제 유다 지파가 르우벤 지파를 대신하여 최초로 가나안 땅을 분배받음으로 그 약속이 온전히 성취된 것이다.
한편 이러한 본문을 통하여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신실성(신 7:9; 사 49:7; 호11:12)을 재삼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패역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분께서 우리를 권렴하고 계심도 바로 그러한 그분의 성품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매사에 있어 하나님의 은혜 때문임을 깨달아 항상 겸손함과 감사의 자세를 견지(堅持)해야 할 것이다.
유다 지파가 최초로 제비뽑아 얻은 가나안 서편 땅의 경계이다. 그중 1-4절은 유다 지파의 남쪽 경계에 대한 설명이다. 사해 남단에서 시작하여 가데스 바네아에 이르는 아그랍빔 비탈의 남쪽을 통과하는 이 경계는 이스라엘 전체 지역의 남쪽 경계에 해당하며 에돔의 땅과 인접하고 있다. 다음으로 5a절은 동쪽 경계인 염해, 즉 사해에 대한 언급이다. 그리고 5b-11절은 유다 지파의 북쪽 경계에 대한 설명이다. 요단 강 끝 하구에서부터 시작하여 지중해에 이르는 이 경계선은 단 지파의 남쪽 경계와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12절은 서쪽 경계인 대해, 즉 지중해와 그 해변에 대한 언급이다.
한편 여기에 기록되어 잇는 경계선들은 어느 정도 고정적이었긴 했지만 절대로 변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이 기업내에 있는 많은 땅은 나중에 시므온 지파와 단 지파의 기업으로 다시 조정되어 분배되었다. 이에 대하여서는 해당 부분인 19장을 자세히 참조하라.
이스라엘의 장자권을 차지한 유다 지파 - 본문에는 유다 지파가 이스라엘 9지파 반중 최초로 가나안 서편 땅을 기업으로 분배받는 사실이 언급되어 있다. 그런데 장자도 아닌 유다 지파가 이처럼 최초로 그 땅을 분배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과거 야곱 당시 장자인 르우벤이 어느날 그의 아버지의 첩인 빌하와 동침한 죄로(창35:22) 장자권을 상실하자 유다가 이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때 그가 4남인데고 불구하고 차남과 삼남인 시므온과 레위를 제치고 장자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시므온과 레위 역시 죄를 범했기 때문이다. 즉 당시 시므온과 레위는 창세기 49:5-7에서 야곱을 통해 저주의 예언을 받았는데, 이는 이웃한 땅의 추장이었던 세겜과 야곱의 딸 디나에 얽힌 사건과 관련이 있다(창 34장). 그때 세겜은 들에서 디나를 강간하여 욕되게 한 후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시므온과 레위는 이 일에 대한 보복으로 거짓 계략을 꾸며 세겜 땅의 사람들을 몰살시켜 버렸다. 이처럼 속임수를 써서 무자비하게 세겜인을 살육한 죄 때문에 시므온과 레위는 르우벤을 대신하여 장자권을 얻지 못하고 결국 장자권은 4남인 유다에게로 돌아간 것이다.
이와 같이 하여 장자권을 얻은 유다 지파는 이제 본장에서 볼 수 있듯이 가나안의 요지를 차지하는 특권을 얻었다. 이 지역은 비옥한 목초지와 풍성한 포도원이 있는데 이는 "그의 나귀를 포도나무에 매며, 그 암나귀 새끼를 아름다운 포도나무에 맬 것이며 또 그 옷을 포도주에 빨며 그 복장을 포도즙에 빨리로다 그 눈은 포도주로 인하여 붉겠고 그 이는 우유로 인하여 희리로다"(창 49:11, 12)라고 한 야곱이 예언이 그대로 성취된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이 유다 지파가 가나안의 요지를 차지하게 된 것은 장차 그들의 후손인 다윗이 세우게 될 이스라엘 왕국과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이것을 이스라엘 자손들에 대한 유다 지파의 통치를 바라보고 된 것이며 나아가 유다 왕국 이후에 구현될 메시야 왕국의 풍성함을 예표하고 있는 것이다(사 65:17-25).
2. 갈렙의 기업(15:13-19)
제비 뽑기를 통해 확정된 유다 지파 기업 가운데서(1-12절) 여호수아가 앞서 요청 받은 헤브론(14:6-15)을 갈렙에게 주었음을 재확인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갈렙이 헤브론 일대를 어떻게 정복하였는지 간략히 덧붙여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다.
먼저 갈렙은 여호수아로부터 헤브론 성읍을 할당받은 후 그곳에서 아낙의 세 아들인 세새와 아히만과 달매를 쫓아낸다(13, 14절). 그리고 그 위에 있는 드빌 성읍의 거민마저 쫓아내기 위해 그 성읍을 취하는 자에게 자기의 딸 악사를 아내로 줄 것이라는 약속을 한다(15, 16절). 이에 옷니엘이 그 성읍을 취함으로 악사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악사는 출가하면서 갈렙에게 지참금으로 샘물을 요구했는데 갈렙은 윗샘과 아랫샘을 그녀에게 준다(17-19절).
한편 이상과 같은 갈렙의 헤브론 정복 기사는 이미 앞서 언급된 헤브론 정복 기사(11:21-23)와 일견 모순되는 듯 보인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헤브론을 정복한 자가 갈렙이 아닌 여호수아로 나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이렇게 이해되어야 한다.
여호수아가 1차 헤브론을 정복, 아낙 자손을 쫓아내었다. 그러나 틈을 타 아낙 자손이 다시 헤브론을 차지한다. 이에 이제 헤브론을 기업으로 상속받은 갈렙이 재차 헤브론을 정복, 다시 아낙 자손을 쫓아낸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부분의 주석을 참조하라.
악사의 고상한 불만족 - 본문에는 옷니엘에게 출가하는 갈렙의 딸 악사가 아비에게 샘물을 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칼빈(Calvin) 같은 이는 '부친의 아량을 믿는 아녀자의 무절제가 잘 드러나고 있는 장면'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장면을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순 없다.
우리는 항상 일상적인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에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는 일을 보다 더 잘 하려고 하는 욕망을 갖고 늘 불만족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이러한 불만족을 우리는 고상한 불만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본문의 악사 역시 이 고상한 불만족을 갖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아무도 악사의 행동이 사악한 탐욕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녀의 청원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정당한 것으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점이다. 현실에 만족하며 안주해 버리는 사람은 기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현재에 대해 항상 고상한 불만족을 품고 사는 사람은 늘 하나님께 기도하며 자기의 불만족을 채우려 선한 노력을 하기 마련이다. 예수님께서도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마 5:3) 하지 않으셨는가? 고상한 불만족과 감사는 상충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둘은 서로 공존해야 한다. 바울이 말한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은 현실에 만족하며 안주에 버리라는 뜻이 아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늘 자신의 부족을 느끼고 보다 나은 세계를 향해 꾸준히 발전해 나가야 한다. 바로 여기에 진정한 발전과 감사가 있는 것이다.
3. 유다 지파의 성읍들(15:20-63)
유다 지파에게 분배된 지경내(地境內)의 120여개의 성읍과 그 주변 촌락들에 대하여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 지경내의 성읍들은 크게 남부의 땅(네게브; 21-32절), 지중해에 있는 평지(세펠라; 33-47절), 유다 산지 (48-60절), 그리고 유다광야(61,62절) 등 4지역으로 나뉘어진다. 이 성읍들은 나중에 베냐민 지파(18:21-28), 시므온 지파(19:2-9), 단 지파(19:40-46)의 성읍으로 재조정되면서 확정되는데 특히 시므온 지파는 유다 지파 내에 위치하게 된다.
이상과 같이 본서 기자가 유다 지파의 성읍들을 일일이 언급하고 있음은, 아마 장자지파의 자격으로 차지한 유다 지파의 기업이 얼마나 광활하고 비옥했는지를 증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본서 기자는 유다 지파 성읍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예루살렘이 여전히 여부스 사람들의 지배하에 있다는 점을 간과치 아니한다(63절). 이러한 사실은 아직도 가나안 정복 사업은 완수되어 가는 과정에 있을 뿐임을 강조해 준다. 즉 본서 기자는 드넓은 기업으로 인해 자칫 방심하고 안일에 젖을 수 있는 유다지파에게 계속적인 경성(警醒)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유다 지파의 기업에 대하여 - 본장에 기록된 유다 지파의 땅은 요단 서편의 중심지역으로서 중앙 고원 지대와 그에 연속한 골짜기들, 곳곳의 구릉(丘陵)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쪽은 트여진 군사적 취약 지구이며 동쪽은 사해와 유대 광야, 서쪽에는 구릉과 계곡들이, 남쪽으로는 네게브(Negeb) 사막이 있다.
이 기업(基業)의 중심지는 벧엘에서 브엘세바에 이르는 중앙 고원 지대로서 고원 위에 예루살렘, 베들레헴, 헤브론이 위치하고 있다. 고원 지대는 백성들의 삶의 중심지였으며 고원이 지중해 쪽으로 완만하게 내려간 곳에서는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몰고오는 구름으로 말미암아 농사와 목축이 가능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이른바 지중해식 농업이 가능했고 그 농산물로 포도, 올리브(olive) 등이 생산되었다.
한편 이상과 같이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지역은 이스라엘 역사상 중심적인 무대가 되었는데 그 성읍들도(21-63절) 역시 많은 역사적 사건의 무대가 되었다.
Previous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