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길르앗 자손 가족의 두령들 - 27장에서는 므낫세 지파의 한 가족인 슬로브핫(Zelophehad)의 딸들만이 모세에게 직접 찾아와서 기업 상속 문제를 거론했으나, 여기서는 이 지파를 형성하고 있는 각 가족의 두령들이 와서 모세에게 상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문제는 슬로브핫 딸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므낫세 지파 전체 이익이 관련된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즉 슬로브핫의 딸들이 아버지의 기업을 상속한 후, 타지파에게 시집가 버리면 결국 므낫세 지파의 기업 일부가 타지파에게 양도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므낫세 지파는 이 문제를 지파의 공동 의제로 삼아 그 대표되는 두령들을 '길르앗 자손 가족' 중에서 선발시킨 것은 그들이 슬로브핫의 딸들과 가장 가까운 '고엘'<35:12>이었기 때문이다(27:1). 두령된 족장(* , 네심 로쉬). 1:4 주석 참조.
===36:2
우리 주 - 여기서 '주'(Lord)라는 말은 모세를 가리킨다. 한편 개역 성경에는 '우리 주'라는 복수 형태로 되어 있으나, 히브리 원문에는 '아도니'(* , 아도니)곧 '나의 주'(my Lord)라는 단수 형태로 되어 있다. 즉 길르앗 자손 가족의 두령들이함께 모세에게 나아왔으나, 그들 중 대표 1인이 그 지파의 공동 문제를 고하고 있는것이다. 한편 그들이 모세를 '주'라 지칭한 것은 그들이 모세에게 내려진 신적(神的)권위를 인정하였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단순히 인간 모세에게 가져간 것이 아니라, 그의 권위를 인준하신 하나님께 가져간 것이된다.
기업의 땅을 제비뽑아 - 26:55 주석 참조.
딸들에게 주게 하셨은즉 - 아들없이 죽은 사람의 기업은 그 사람의 딸이 대신 상속받을 수 있다는 27장의 상속법을 언급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27:6-11 부분의주석을 참조하라.
===36:3
그들의 기업은... 감삭되고 - '감삭된다'(* , 가라)는 말은 원래 '수염을 잡아뽑다', '떨어뜨리다'란 뜻에서 유래한 말로 곧 수량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즉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주어진 기업이 타지파(他支派) 사람과의 결혼으로 인해 남편 지파에게로 빠져나간 다는 뜻이다. 므낫세 지파의 두령들이 슬로브핫 딸들의 상속 문제를다시 건의한 분명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본래 가나안 땅은 영영히 팔지 못하며(레25:10,23), 각 지파에게 분배된 기업의 땅은 대대(代代)로 변함없이 존속되어야 했다. 왜냐하면 그 땅은 여호와께서 각 지파에게 선물하신 것으로, 그 땅은 곧 각 지파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연한 증거물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27:1-11>.
첨가되리니 - 아버지로부터 기업을 상속받은 여자와 결혼한 타지파의 남자는 당시의 관례상 아내와 더불어 아내가 소유한 땅을 자기 지파 내로 영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36:4
희년을 당하여...아주 감삭되리이다 - 매 7년마다 반복되는 안식년이 7번 지난 이듬해는 희년(禧年, Jubilee)이 된다<레 25:8>. 희년에는 자유가 선포되었고 모든 것이얽매임에서 풀려나게 된다. 즉 종 되었던 자들이 자유의 몸으로 돌아오며, 팔렸던 기업이 본래의 주인에게로 돌아온다(레 25:10,13 주석 참조).그리고 본절의 경우처럼 아버지의 기업을 상속받은 여자가 다른 지파의 남자에게 시집갈 경우, 그 기업은 영영히남편 지파에게 복속된다. 물론 '희년'이 되기 전까지 여자쪽 지파에서 기업 무르는 절차를 통해서 다시 그 땅을 되돌려 받을 수는 있었다(레 27:23-25). 그러나 '희년'이되었을 때는 모든 것이 본래의 주인에게로 환원되어야 하는 규례에 의해 그 토지 역시아버지의 기업을 상속받은 그 여자에게로 돌아간다. 결국 '희년'에 이르러 그 땅은 그여자와 결혼한 남편의 지파에게로 영원히 귀속되고 마는 것이다. 므낫세 두령들이 염려한 것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36:5
여호와의 말씀으로 - 이는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서'(according to the word ofthe Lord)란 뜻이다. 즉 모세는 자신의 판단과 방법에 의거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아니라, 인간의 생사화복(生死禍福)을 주관하시는 여호와의 지시에 따라 그 해결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매사에, 특히 중대한 문제일수록 여호와의 뜻과 방법에 의지하는 것이 가장 지혜롭고 안전한 처사이다(잠 1:7;렘 33:3).
요셉 자손 지파의 말 - 요셉의 아들 므낫세 지파의 두령들이 모세에게 건의한 말(2-4절)을 가리킨다.
옳도다(* , 켄) - '이치에 합당하다'는 의미이다.
===36:6,7
여호와의 명이 이러하니라 - 모세는 대언자적(代言者的) 입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전달받아 그대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파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모세 오경'의 신적 권위는 스스로 입증된다.
마음대로 시집가려니와 - 이 말은 같은 지파의 가족 안에서는 자유롭게 결혼할 수있다는 뜻이다. 즉 지파 내의 가족 안에서는 '그녀들의 눈에 좋은 사람에게 시집가게하라'는 의미이다.
오직 그 조상 지파의 가족에게로만 - 여기서 '지파'(* , 맛테)란 야곱의 12아들들에게서 기인된 이스라엘 12지파(支派)를 가리키며, '가족'(* , 미쉬파하)이란 지파 내에서 유력한 세(勢)를 형성한 가문(家門)을 가리킨다. 따라서 한 지파내에는 여러 가족이 있었다(26:5-50). 그러므로 본절의 말은 아비의 기업을 상속받은 슬로브핫의 딸들은 반드시 지파 내에서 결혼을 하되, 가급적이면 가문(家門) 내로 시집을 가란 뜻이다. 이것은 지파 내에서 또다시 가족 단위로 땅이 분배되었다는 점(33:54)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Pulpit Commentary). 이와같이 슬로브핫의 딸들의경우처럼 기업(토지)을 상속 받은 여자로 하여금 지파와 가문 내로 결혼을 제한시킨 목적은 각 지파 각 가문이 소유한 고유의 영토를 세세토록 보존시키기 위함이다(7-9절). 이처럼 각 지파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기업을 영구 보존하는 것은 하나님과 자신들이 맺은 언약 관계를 뚜렷이 하고 항상 하나님을 의식하게 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36:8
무릇 그 기업을 이은 딸들 - 직역하면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모든 자(딸)들'이 된다. 이로써 슬로브핫의 딸들에게 연관되었던 규례가 이스라엘 모든 백성에게로 확대, 적용 되었다(대상 23:21-23).
===36:9
자기 기업을 지키리라 - 여기서 '지키다'(* , 다바크)는 말은 무엇에 연결되어 '굳게 붙어있다'(cling, adhere)란 뜻으로, 본문에서는 '확고히 보존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기업을 상속받은 여자가 자기 지파 내에서 결혼해야만 한다는여성 상속법의 최종 목적은 각 지파가 그들이 처음 제비뽑아 얻은 땅을 자기 지파 기업의 소유로 세세토록 '확고히 보존하기'위한 것이다. 아울러 각 지파 간의 불건전한소유욕과 경쟁심을 제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36:10
명하신대로 행하니라 - 이는 슬로브핫의 딸들이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6절) 므낫세 지파 내의 남자들과 결혼하여 아비로부터 상속받은 기업을 자기 지파 내에 존속시켰음을 나타낸다. 하나님과 그의 백성들과의 관계는 이와 같은 순종을 통해서만 복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36:11
말라와...노아가...시집가되 - 이곳에 기록된 다섯 명의 슬로브핫 딸들의 순서는 27:1에 제시된 순서와 다르다. 그 이유는 정확히 밝힐 수 없으나, 27장의 순서는출생에 따른 연치상의 나열이고 본장의 것은 결혼한 순서에 의한 차례일 것으로 추정된다.
===36:12
기업이...여전히 있었더라 - 개역 성경의 표현대로 하면, 여자 상속법이 선포될 당시(27:1-11) 이미 슬로브핫의 딸들은 기업을 분배받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가나안 정복이 완료된 후에야 비로소 자기 몫의 가나안 땅을 소유할 수 있었다(수 17:1-6). 히브리 원어에 준하여 이 구절을 재번역하면, '그들의 기업은 그들의 아버지 가족의 지파와 함께 있게 되었다'가 된다. 즉 이 말은 기업 분배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뜻이 아니고, 슬로브핫의 딸들이 미래에 있을 기업 분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었다는 사실만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슬로브핫의 딸들이 므낫세 지파 사람과 결혼했으므로, 그들은 정당하게 아버지의 땅을 분배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슬로브핫의 딸들이 기업을 얻는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즉 (1) 먼저 딸들이 기업을 요구하자, 하나님께서 허락하심(27:1-11). (2) 그들이 다른 지파로 시집갈 경우를 전제한 문제제기와 그 해결 방안이 마련됨(36:1-9). (3) 실제 기업을 분배받음(수 17:1-6) 등이다.
===36:13
이 부분은 여리고 맞은 편, 곧 요단 동편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말씀하신 여러 규례들(25-36장)의 결론일 뿐 아니라, 본서 전체의 대미(大尾)를장식하고 있다. 특히 본절은 본서의 결론 부분으로서, 모든 말씀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직접 전달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결국 본서의 주역(主役)은 인간 모세가 아니라, 그를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시고 가나안 땅에서 당신의 나라를 건설코자 하셨던 하나님이심을 알 수 있다.
가나안 땅의 분배와 관련된 각종 지시들은 이미 34장에서부터 계속되었는데(땅의 경
계, 분배에 관한 규례, 레위인 성읍, 도피성 제도 등) 본장은 그 마지막 규례인 여자
의 유업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본장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본장은 므낫세 지파 지도자들이 자
기들에게 속한 슬로브핫 딸들의 상속 문제로 모세에게 문의한 장면(1-4절), 하나님의
계시를 따라 여자 상속에 관한 새로운 기준을 말한 모세의 모습(5-9절), 슬로브핫 딸
들이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결혼한 사실(10-12절), 그리고 본서의 결론(13절) 등으로
엮어져 있다.
실로 이스라엘 각 지파에게 할당된 땅은 하나님과 그들 각자 사이의 언약과 축복의
보증으로 간주되었기에 항상 소중히 취급되었다(27장).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아들이 없는 가족의 경우 딸이 기업을 상속받고 반드시 그 지파 내에서 결혼함으로써
각 지파의 땅을 각 지파내에 영원히 남게 한 본문의 새 규례는 참으로 정확하고 합리
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하나님께서 당신 백성들의 기업이 타인의 손에 넘어가지 않고 영영히 보존되게
하신 사실은 오늘 하나님의 나라와 영원한 생명을 기업으로 받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우리가 받은 그 기업들은 하나님의 크신 은촐과 보호하시는 능력으로
인해 결코 쇠하거나 빼앗기지 않는 영원한 우리들의 소유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제공
해 준다.
1. 보완된 여성 상속법(36:1-9)
아들이 없는 경우 딸이 아버지의 유업을 상속받을 수 있는 규례는 이미 27장에 자세
히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아버지의 기업을 받은 딸이 다른 지파의 남자와
결혼했을 경우 그 기업의 소유권이 과연 어디로 가는가 하는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었
다. 즉 므낫세 지파 장로들에 의해 제시된 이 문제는 만약 27장의 상속법에 준한다면
슬로브핫 딸들이 타지파 사람과 결혼하는 경우 그 딸들의 분깃이 타지파에게로 넘어가
고 말지 않느냐는 문제였다(1-4절).
이 문제를 위해 모세는 다시 한번 하나님의 뜻을 물었으며,하나님께서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받은 여자는 반드시 아버지가 속한 지파 내에서만
결혼하여야 한다는(5-9절) 보완된 규례를 마련해 주셨다. 이렇게 하여 지파간의 갈등
의 소지를 모두 제거해 주셨다.
한편 이와 같은 상속법의 계속적인 보완 작업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의 유한성을
발견하기보다 율법이 지니는 점진성과 예표적 성격을 발견할 수 있다(히 10:1). 또한
본장의 므낫세 장로들과 모세를 통해 모든 인간사(人間事)의 해결은 공평하시고 정의
로우신 하나님 앞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2. 슬로브핫 딸들의 순종(36:10-12)
본문에는 지파의 고유한 영토 보존책으로 제시되었던 보완된 상속법, 곧 기업받은
딸은 같은 지파 내에서만 결혼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령(5-9절)에 따라 슬로브핫 딸
들이 같은 지파 남자들과 결혼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하여 그녀들이 상속 받은 기업
이 므낫세 지파 소유로 존속될 수 있게 된 아름다운 장면을 보여준다.
실로 백성들은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모세를 통해 하나님께 아뢰고(1-4
절), 모세는 여호와의 뜻을 물었다(5절). 그러자 여호와께서는 그 해결 방안을 계시해
주셨고, 모세는 다시 백성에게 여호와의 뜻을 전달했다(5-9절). 그리고 마침내 백성들
은 그 말씀에 기꺼이 순종하였는데(10-12절)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님과 백성과의 관계는 이 같은 순종의 상태에서만 가장 아름
답고 축복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삼상 15:22).
* 슬로브핫 딸들의 결혼. 가나안 땅에서 아버지 슬로브핫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기업
이 주어진 것을 기뻐한 슬로브핫의 딸들은 하나같이 자기 지파내에서만 결혼할 수 있
다는 제한적인 규례에 순종하였다. 사실 혼인 문제는 개인의 자유 의사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타인의 강압이나 규제는 온당치 못하다. 그러나 결혼의 창시자이신 하
나님께서 제한하시고 간섭하시는 경우 자신의 의지나 자유를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실로 결혼은 결혼하는 두 사람의 결합과 행복에만 그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이 함께 가정적으로,사회적으로, 더 나아가 종교적으로 새로운 관계 속으로 들어
가는 것도 결혼이 지니는 중요한 의미이다. 특히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전제
해야 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말이다(고전 10:31).
따라서 하나님의 질서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뜻 앞에 자신의 자유를 절제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세우신 거룩한 목적에 부합하는 삶이나 그러한 결혼이야말로 실로 우리에
게는 가장 아름답고 고결한 것임에 틀림없다.
3. 대 결론(36:13)
본문은 출애굽 제 2년 1월부터 시작되어 여리고 맞은편 요단가 모압 평지에 이르기
까지의 40여년 이라는 긴 기간의 광야 여정을 기술한 민수기의 결론 부분으로서 그 모
든 말씀이 여호와로부터 모세가 직접 받은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즉 본서의 기자 모
세는 본서를 끝내면서 자기가 전한 메시지가 결단코 자기 개인의 일대기가 아니라 신
적인 권위를 지닌 하나님의 말씀임을 주장했던 것이다.
즉 그는 자신이 약속의 땅 가나안에 신국(神國)을 건설키 위해 출애굽 때부터 지금
까지 사용된 하나님의 도구일 뿐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들의 최후의 증언은 하나님을 위한 내용, 하나님에 관한 내용이어야 한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 이것은 우리 모두의 최종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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