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4
여기서 하나님은 아론에게 일곱 등잔을 등대 위에 올려 놓아 등대 앞을 비추도록 지시하셨다. 그런데 등대에 관한 내용은 본문 뿐 아니라 성경 여러 곳에 언급되었는데, 즉 등대에 관한 계시는 출 25:31-40에, 등대 제작은 출 37:17-24에, 그리고 등대 완성은 출 40:24,25에 각각 언급되었다. 계속해서 등대에 소용되는 기름에 관해서는 레 24:2에, 등대의 사용법과 용도에 관해서는 본문에 기록되었다. 한편 등대에 관한 계시가 언급된 출 25장과 본문을 비교해 보면 본질적으로 차이나는 것은 없고, 다만 그 등잔에 처음 점화하는 것을 대제사장 아론에게 맡긴다는 사실만이 본장에 더 첨가 되어 있을 뿐이다. 한편 구속사적으로 이 등대는 어두운 세상에 밝은 빛을 비추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하며(요 1:4,5), 더 나아가 죄악된 세상에 복음의 빛을 비춰야 하는 성도들의 사명을 예표한다(마 5:14-16).
===8:2
아론에게 고하여 이르라 - 직역하면 '아론에게 그 일을 알리라 그리고 그에게 명하라'이다. 이는 어떤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중복하여 언급하는 히브리어의 관용적 표현이다. 한편 우리가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등대'에 관한 책임은 대제사장 '아론'에게 있으며(출 27:21), 그 계시된 내용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즉 하나님의 임재 처소는 밤과 낮을 불문하고 항상 밝게 빛나야하며, 그것을 가능케하기 위해서는 율법의 규정에 따른 아론과 그 아들들의 부단한 등불 봉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곱 등잔을 등대 앞으로 - 성경 문학적 표현으로 '7'은 '완전'과 '성취'(출 20:10)를, '등대'는 '성령의 역사'를 각기 상징한다(계 4:5). 그러므로 '일곱 등잔'은 성령의 온전하신 역사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일곱 등잔의 불은 등대 앞, 곧 진설병이 놓여 있는 떡상을 향하여 비추게 하였는데(레 24:1-4), 이것은 일차적으로 제사장의 제사활동을 원활하게 할 목적도 있었지만 영적으로는 이 등잔 빛이 아무렇게나 비추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비추는 빛임을 보여 주기 위함이었다. 즉 성령의 감화, 감동으로 말미암는 모든 진리(계시)의 빛은 '생명의 떡'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지향하고 있음을 암시한다(ainsworth). 실로 성령의 도움없이는 그 누구도 그리스도를 밝히 볼 수 없으며, 따라서 그에게 나아갈 수도 없다(슥 4:6).
===8:3
등불을 등대 앞으로 - 등대는 중앙 줄기를 중심으로 좌우에 3개씩의 가지가 있었다. 그리하여 도합 7개의 가지 위에 등잔 7개가 있었으며, 그 등잔에 등불이 켜졌다(출 37:23,24 주석 그림 참조). 그리고 대제사장 아론은 그 등대의 등불 빛을 앞으로 비추도록 조절해야 했다. 그런데 등대 맞은 편에는 진설병 상이 위치하고 있었다(출 40:29-33 주석 도표 참조). 진설병 상에는 이스라엘 12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덩어리의 떡이 잘 배열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이것은 또한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항상 불꽃 같은 눈으로 보살피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를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8:4
등대의 제도 - 성소에서 쓰인 등대의 모양과 특징은 출 25:31-40; 37:17-24 부분의주석과 그림을 참조하라. 한편 여기서 '제도'(* , 마아세)란 '만들다', '실시하다', '준비하다'는 뜻을 지닌 '아사'에서 유래한 말로써 '행동', '기술', '일', '만든 것'이라는 다양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영어 성경은 대부분 이를 'work'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는 등대를 '만드는 방법'과 그 '모양'이라는 복합적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식양(式樣) - KJV에서는 이를 'pattern'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의 히브리어는 '타브니트'(* )로 곧 '모형'(模型)이란 뜻이다. 즉 원형(原型)에 대한 모사품이라는 뜻이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이미 등대의 제반 사항과 그 형체를 보이신 적이 있다(출 25:40). 한편 이러한 사실은 이 땅에 존재하는 등대 또는 성막 전체가 하늘에 있는 실체의 모형이라는 것을 암시한다(출 25:9; 히 8:5). 사실 구약의 모든 제사 제도는 신약시대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그림자이며 더 나아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표적 기능을 한다(히 10:1).
===8:6,7
정결케 하라 - '정결'(* , 토호라)이란 보통 '흠없음', '청결'로 번역된다. 헬라어로는 '카다리스모스'(* )로서, 곧 '정화', '속죄', '결례'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정결'은 도덕적이나 영적으로 흔합이나 더러움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나 사물이 갖추어야 할 조건 또는 자질(資質)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속한 바 된 레위인들은 거룩하신 하나님께 드려지기에 앞서 속죄의 물로 자신을 정결케 한 다음 전신을 삭도로 밀고 의복을 새로 빨았다. 이처럼 상징적으로 정결 의식을 행하고 몸과 의복까지 깨끗이한 것은 그들이 순결한 영혼으로서, 이제부터 오직 하나님을 위하여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속죄의 물(* , 메 핫타트) - 직역하면 '죄의 물'이다. 여기서는 그 의미상 '죄를 속하는 물'이라는 뜻에 서 '속죄의 물'로 의역되었다. 이 물은 붉은 암송아지를 태운 재를 섞어 만든 의식용 물로써(19:2-9) 이것을 레위인에게 뿌리는 것은 그들로부터 모든 죄악된 요소를 제거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고로 결국 이 물은 인류의 죄를 씻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예표한다(히 10:22).
전신을 삭도로 밀게 하고 - 이것은 물로 씻겨지지 않은 부분의 더러움까지 철저히 제거하기 위한 조처로써 곧 신체의 모든 털을 면도로 깨끗히 제거하라는 명령이다. 혹자는 6:9,18의 나실인 규례와 연관시켜 여기 '전신'(全身)을 온 인격의 대표격인 '머리'로 보아 본 규례를 단지 '머리 카락'을 제거하도록 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이 명령은 분명히 '전신'(* , 콜 베사람), 곧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에 대한 명령이다. 한편 온 몸을 삭도로 밀게하는 일은 문둥병자로 판명되었다가 그 병으로부터 치유되어 정결함을 선언받을 때 치르는 예식과 동일하다<레 14:8>. 그러므로 이러한 규례는 정결례를 치르기 전 인간의 죄는 마치 문둥병처럼 심각하고 추악하다는 교훈을 암시한다. 아울러 이제 하나님께 헌신된 자에게는 어떤 흠과 티도 용납될 수 없으며 오직 온전한 성결만이 요구되어짐을 시사한다<레 11:45>.
의복을 빨게 하여 - 옷을 빠는 행위는 하나님과의 만남 또는 그분께 대한 거룩한 봉사를 위해서 거의 필수적으로 요구되어졌던 의식적(儀式的) 책무였다<출 19:10>. 이는 장차 어린 양의 피에 자신의 예복을 빨아야만 하나님과의 교제가 가능하다는 영적 진리를 예표하는 규례이다(계 7:14).
===8:8
번제물...소제물...속죄 제물 - 레위인의 헌신을 위해 요구되어진 제사는 (1) 번제 (2) 소제 (3) 속죄제 등 세가지였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그리고 그 예물로는 각각 번제 수송아지 하나, 소제에 기름 섞은 고운 가루, 속죄제에 역시 수송아지 하나가 요구되었다. 여기서 번제와 속죄제에 특별히 제사 예물 중 최고의 예물인 '수송아지가'가 요구된 것은 레위인 정결 예식이 집단적으로 거행되었기 때문이고, 또한 그것이 이스라엘 회중 전체를 대표하는 의식(儀式)인 만큼 비중이 높은 예식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그리고 여기서 '번제'는 생명 전체를 하나님께 바치는 온전한 헌신을(레 4,5장) 각각 드려졌다. 그러므로 위의 예물들은 이제 하나님의 일에 임하는 레위인의 자세를 명시한 것으로, 곧 그들은 하나님께 온전한 헌신과 봉사를 아끼지 말아야 할 뿐더러 영적.도덕적으로 순결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일에 힘써야 했다. 실로 '죄'는 하나님과의 교제도, 헌신도 모두 불가능하게 만드는 신앙의 최대 장애 요인이기 때문이다(창 3:22-24).
===8:9
회막 앞에 나오게 하고 - 여기서 '회막 앞'이란 5:16의 '여호와 앞'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써 곧 번제단이 있는 성막 출구 쪽을 가리킨다. 이곳에 레위인을 나오게 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과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성막 봉사자의 임무를 부여 받는다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처이다. 더욱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산 제사 제물로써 이제 그들은 하나님께 헌상되어 이후부터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할 자라는 측면에서 번제단이 있는 '회막 앞'에 나오게 한 것이다(11절). 한편 회막 봉사에 합당한 자(30-50세의 남자)로 계수함 받은 레위인의 수효는 8,580명이었다(4:48). 그런데 당시 번제단이 있는 회막 뜰의 크기는 기껏 10 곱하기 20m 정도에 불과했으므로 아무리 빽빽히 들어선다 할지라도 천 명을 넘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Pulpit Commentary). 그러므로 레위인들의 대부분은 성막 바깥 입구 쪽에서 있었고, 실제로 의식에 참여하는 자는 그들 중 각 지파를 대표하는 자들로 몇 백명 정도만이 뽑혀 의식에 참석했을 것이다.
온 회중을모으고 - 역시 한정된 지역 안에 200만 가량의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다 모을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 말은 이스라엘 자손 중 그들의 두령이나 지도자된 자들, 곧 각 지파의 대표자들을 모았다는 뜻으로 봄이 무난하다(Keil, Mattew Henry)> ===8:10
안수케 한 후에 - 레위인들은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성막 봉사를 하였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의무를 그들에게 전가(轉嫁)시켜서 그들로 하여금전적으로 여호와께 봉사토록 하기 위해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이는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자가 자신이 바치는 제물의 머리에 안수하여 자신의 모든 책임을 그 짐승에게 전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동이다(레 1:4). 그러므로 이 안수(按手) 행위는 이제 성막봉사의 의무가 이스라엘 전 회중으로부터 레위인에게로 공식 전가되었음을 의미한다.한편 혹자(Keil, Matthew Henry)에 의하면, 이때 안수는 백성 전체에 의해 시행된 것이 아니라 각 지파의 족장들이 대표로 나와서 집행했다고 한다<출 29:1-37 강해, 안수에 대하여>. 이것이 타당한 견해이다.
===8:11
레위인을 요제로 - 요제(搖祭)란 희생 제물의 가슴 부분 혹은 땅의 첫 수확 등을 제사장의 양손 위에 올려 놓고 제단 앞에서 앞뒤로 흔들어 하나님께 바치는 제사 방법을 말한다<레 7:30-34; 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이렇게 흔드는 행위는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요제로 바쳐진 제물은 제사장의 몫으로 다시 들려졌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레위인을 어떻게 요제로 드리느냐는 것이다.어떤 이는 레위인을 단 위로 올라가게 한 다음 다시 내려오도록 하는 행위를 통하여 그들을 요제로 하나님께 드렸다고 한다(Keil). 또 혹자는 실제 요제 행위가 아니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그들의 부단한 제사에의 봉사와 직무 수행을 상징하는 표현이라고 한다(Matthew Henry). 그러나 가장 무난한 해석은 레위인을 대신한 제물을 요제로 삼아 바쳤다는 견해이다(12절). 결국 이 레위인 요제는 레위인을 세상으로부터 구별하여 하나님의 것으로 바침과 동시에, 그 바쳐진 자들을 다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렸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따라서 레위인들은 제사장의 수하에서 그들을 도와 성막 봉사를 하였다). 그런고로 이제 레위인들은 '요제'를 통해 세상과 구별된 자로서, 제사장에게 소속되어(3:9) 회막에서 하나님만을 위해(15절) 봉사해야만 했다(눅 9:62).
===8:12
레위인으로...안수케 하고 - 레위인들은 자신들이 드릴 제물들 곧 수송아지들에게 안수함으로써, 그제물들을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상징하는 대속물로 삼아 그것들을 통해서 자기의 몸을 하나님께 드렸다. 이것은 후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Substitution)의 원리를 예표하는 상징적 행동이다(마 20:28).
속죄 제물로...번제물로 - 속죄 제물을 먼저 드리고. 헌신의 표인 번제물을 뒤에 드린 것은 먼저 죄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비로소 봉사와 헌신이 가능함을 뜻한다.
===8:13
레위인을...여호와께 요제로 - 이것은 레위인을 대신하여드려지는 희생 제물이 요제의 방식으로 드려졌다는 사실을 암시한다(11절 주석 참조). 특별히 여기서 요제의 방식이 채택된 이유는 '요제'(搖祭)가 갖는 특수한 성격, 즉 하나님께 드려진 후 다시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진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왜냐하면 레위인들도 본래는 하나님의 것으로 바쳐지지만 실제적으로는 제사장에게 돌려져 제사장 수하에서 성막 봉사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3:5-10).
===8:14
구별하라...내게 속할 것이라 - 하나님의 소유가 되기 위하여, 그리하여 그분과 특별한 교제를 나누기 위하여 가장 필요한 것은 세상과의 '구별'이다. 여기서 '구별하다'(* , 바달)란 '나누다', '선택하다'는 의미로서 본절에서는 완전한 분리를 가리킨다. 이처럼 실로 거룩하신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들의 거룩을 요구하시며 세상과의 분리를 원하신다(레 11:45). 이는 신.구약을 통해 계속적으로 요구되어온 것으로 세상(땅)에 속한 자는 결코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심지어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집안 식구에게로 부터까지 분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셨다(마 10:34-36; 19:29). 그러므로 참된 경건의 제일 요소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것'(약 1:27)이다.
===8:15
레위인들은 성막 봉사의 나이(30세로부터 50세까지)가 되었다고 하여 무조건 성막에서 봉사할 수는 없었다. 성막 봉사 전 그들은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특별히 구별되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정결 의식'과 또한 제사장의 수하에서 그를 도와 성막에서 봉사한다는 '요제 의식'을 반드시 치러야 했다. 그런 후 비로소 레위인들은 성막 봉사의 임무에 들어갈 수 있었다.
===8:16
온전히 드린(* , 느투님 느투님) - '주다'(* , 나탄)는 말이두번 중첩되어 그 뜻을 강조한 표현이다. 그러므로 이는 '확실히(실패없이) 수여하다'는 말로 번역할 수 있다. 즉 하나님께 그 소유권이 완전히 이양되어, 어떤 세력도 그것을 더이상 넘볼수 없게 되었음을 가리킨다.
===8:17,18
3:12,13 주석 참조.
===8:19
그들을...선물로 주어서 - 하나님은 '레위인을 취하여' 당신의 소유로 삼으셨다. 그리고 그들을 다시 제사장들(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선물'로 주었다(3:9). 이는 결국 11절에 언급된 '요제'의 형식을 따른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선물'(* ,네투님)이란 '주다'(* , 나탄)에서 파생된 말로써, 하나님께서 친히 제공하신 사실을 강조한다. 즉 하나님은 제사장들의 원활한 성막 봉사를 위해 레위인들을 그들의 조력자로 제공하셨던 것이다. 한편 제사장들의 조력자였던 레위인들에게도 '느다님'으로 알려진 일꾼들이 주어졌다<스 2:43>.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거룩한 일을 책임진 자들에게 필요에 따라 적절한 '선물'(사람, 제물, 능력, 은사 등)을 제공하셔서 그 맡은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게 하신다.
이스라엘 자손을 대신하여 - 레위인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장자를 대신하여 봉사한 것은 곧 이스라엘 전체를 대신한 것이라 할수 있다. 왜냐하면 장자는 그 집안 식구를대표하는 자이기 때문이다(창 49:3). 한편 여기서는 레위인이 선택된 목적 한가지를 지적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신하여 특권을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대신하여 '봉사'하기 위함이었다<8:14-22 강해, 레위인의 2대 사역>. 이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교회의 일꾼들에게 요구되는 자세이다.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 레위인들의 임무는 성막 봉사 뿐 아니라 백성의 유익을 위해, 그리고 전민족의 명예와 안전과 번영을 위해 일해야 했다<1:53>. 이는 구체적으로 제사장의 제사 사역을 '성심껏' 도와줌으로써, 그리고 성막을 잘 지키고 보존함으로써 이루어질 일이었다.
속죄하게 - 비록 제물을 드려서 죄를 속하는 일은 직접적으로 제사장이 수행할 일이었지만, 레위인들도 회막 봉사와 제사장의 제사 집례를 보조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죄를 속하는 일에 간접적이나마 일익을 담당했다. 더욱이 그들은 성막 경호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무모한 죽음을 예방하였는데<1:53>, 이 역시도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속죄'에 대한 간접적 봉사라 할 수 있다. 사실 그들의 최종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면 하나님의 거룩과 영광을 보존하는 동시에 백성들을 하나님의 진노에서 벗어나 구원을얻게 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었다<8:14-22 강해, 레위인의 2대 사역>. 그런데 후일 이러한 사명을 가장 명쾌히 수행하신 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실로 그분은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주시기까지 하나님께 복종하며 인간에게 봉사하셨다(막 10:45).
===8:21
죄에서 스스로 깨끗케 하고 - 즉 레위인들이 정결에 필요한 모든 의식적인 규범<7,8절>을 수행하였다는 뜻이다. 그 당시 의식적(儀式的) 정결은 곧 전인격적인 정결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이러한 정신이 혼탁해지면서 단지 '의식(형식)'에만 집착한 위선의 종교가 나타나게 되었고(사 1:10-17) 또한 계속되는 범죄로 인해 의식적 종교 생활이 지니는 한계성을 드러내게 되었다. 에수께서는 바로 이같은 '의식적 정결'이 지니는 한계성을 극복하시고, 십자가에서 '피흘림을 통한 정결'이라는 가장 완전한 정결 규례를 완성하셨다(엡 2:15).
그들을...요제로 드리고 - 11절 및 13절 주석 참조.
===8:22
회막에 들어가서...봉사하니라 - 곧 회막의 뜰에서 봉사했다는 뜻이며, 혹은 광야 이동시 운반을 위해 분리된 후 그것들을 운반하는 임무를 수행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회막이 설치된 후 소위 언약궤(법궤)가 있는 지성소(the Holy of Holies)는 물론이고, 분향단과 등대 및 떡상이 있는 성소(the Holy Place)안으로는 일반 레위인들이 결단코 들어갈 수 없었다. 그곳 성소 안으로는 오직 제사장들만이 제사사역을 위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지성소에는 대제사장만이 오직 일년에 하루 곧 대속죄일에 들어갈 수 있었다.
===8:24
이십 오 세 이상으로 - 앞 부분에서는 레위인의 봉사 연한을 30-50세 사이로 규정하고 있다(4:3-49). 그러므로 성막 봉사의 최소 나이가 본문과는 5세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는 상호 모순된 것이 아니다. 이러한 차이는 앞 부분에서 언급된 30세는 광야의 성막 이동시 그 성막의 기구 및 부품들을 운반할 수 있는 자격자로서의 최소 나이를 언급한 것인 반면, 여기서는 (후일) 성막이 정착된 후 그 성막에서 일할 수 있는 자의 나이를 언급한 것이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Pulpit Commentary, Keil). 아마 광야에서의 성막 물품 이동에는 그만큼 주의력을 요하는 나이가 요구되었기 때문이고 후일 성막 봉사에는 그만큼 체력을 요하는 나이가 요구되었기 때문인 듯하다(Matthew Henry). 따라서 후일 성전이 완전히 건립된 다윗 시대(대상 23:24)에는 그 봉사의 최저 나이가 20세로 더욱 낮아진 사실을 볼 수 있다<4:3>. 그리고 이것은 실제 운용상 25세 이후 5년의 기간은 견습생(見習生)으로 일하고, 30세 이상부터 비로소 공식적인 봉사에 임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대상 23:24에서는 그 견습 연한이 20세로까지 더욱 낮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8:25
오십 세 부터는 그 일을...아니할 것이나 - 여기서 '일'(* , 아바드)이란 주로 노예가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힘든 노동을 가리킨다. 본문에서는 희생 제물의 각을 뜨거나 장작을 마련하여 성막 기구들을 걷고 세우며 운반하는 등의 무겁고 힘든 일을 의미한다(Keil). 물론 50세 이상자들도 이 일을 감달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기력이 쇠한 관계로 직무 수행 중 자칫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이 일에서 제외된 것 같다.
===8:26
그 형제와 함께(* , 에트에하이우) - 여기서 '함께'라는 말의 히브리어 '에트'는 '...의 곁에', '가까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는 '더불어' 일한다는 의미외에 '조력하다'(assist)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NIV는 이를 '형제들을 도와'(assist their brothers)로 번역하였다. 즉 봉사 연령의 상한선인 50세 이상이 되면 그들은 레위인의 직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수행하는 젊은 레위인의 조력자로서 남은 생애를 보냈던 것이다.
모시는 직무(* , 리쉐모르 미쉐메레트) - 여기서 '직무'라는 뜻의 히브리어 '미쉐메레트'는 '보호하다', '시중들다'는 뜻의 '솨마르'에서 파생된 말이다. 결국 '모시는 직무'란 '보조적인 일', '지원하는 일' 등의 의미라 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성막의 각종 비품들을 관리하거나 견습 중에 있는 레위인들을 교육하는 등 육체적인 무리가 따르지 않지만 경륜과 지혜가 필요한 직무를 가리키는 듯하다. 이처럼 50세 이상된 레위인들도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나름대로 명예로운 봉사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실로 하나님께 대한 봉사는 나이가 환경을 초월하여 실행되어야 할 신앙인의 지상 과제이다.
본장은 성막 도유식(塗油式)과 단의 봉헌 예물에 관해 기록한 전장(7장)보다는 시간
적으로 앞서지만 편의상 7장 뒤에 배치되었다<1-26절 주석>. 즉 성소에 등불 켤 일과
성막 봉사자로 임명된 레위인의 정결 의식 절차를 주내용으로 하는 본장은 성막과 단
의 봉헌식을 다룬 7장 뒤에 위치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한편 대부분이 레위인 정결례를 그 내용으로 하는 본장을 세분하면 다음과 같다.
성막 안 성소(Holy Place)에 필수적 기구인 등불의 위치와 그 책임자에 관한 계시(1-4
절), 성막 봉사에 임하게 될 레위인의 정결 예식법(5-13절), 레위인이 특별히
선택된 근거와 목적을 밝힌 내용(14-22절), 25-50세로 새롭게 규정된 레위인의 정
년(停年)에 관한 내용(23-26절) 등이다.
한편 하나님께서 성막과 관련하여 레위인의 정결 의식을 상세히 계시하신 이유는 레
위인을 세상과 구별하여 당신의 소유로서 당신께 봉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실 레
위인들은 시내 산에서 우상 숭배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특권을 잃어버린
이스라엘의 장자들 대신에 하나님을 섬기는 은총(3:40-51)을 입은 자들이다. 그 뿐아
니라 그들은 하나님의 임재 처소인 성막을 관리하는 영광을 얻은 자들이다(5-26절).
따라서 그들에게는 제사장처럼 기름 부음 받는 일은 요구되지 않았으나 대신 각종 의
식적 절차를 통해 철저한 정결례가 요구되었다(레 11:45).
즉 레위 지파에 소속된 사람이면 자연히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지만
그것으로 하나님을 가까이서 섬기는 요건이 완전히 갖춰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각자에게 자발적이고 의지적인 헌신 결의와 정결례가 요구되었던 것이다. 이는 비록
그리스도의 무조건적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들이지만 우리 성도들 역시 매일의 성결한
삶과 경건을 이룸으로써 마침내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제가 가능하며 그분께 참된 헌
신을 할 수 있음을 예시한다(요 1:13;6:37, 65;고전 1:30).
1. 성소의 등불과 등대의 제도(8:1-4)
본문에는 성막 봉사를 위해 레위인을 구별하는 정결 예식이 행해지기(5-26절) 전에
아론에게 먼저 내려진 지시, 곧 성막의 성소(聖所)에 등불을 켤 일(1, 2절)과 그 책임
자(3절) 및 등대의 제작에 관련된 사항(4절)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서 등불이 갖는 깊은 의미는 빛이 갖는 상징성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이 등불은
빛이 어둠을 밝히듯이 죄로 어두워진 이 세상을 밝은 빛으로 인도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은 하나님이심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도 빛이신 하나님 안에서 이 세상
의 어둠을 향해 진리의 빛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등
대의 일곱 등잔은 인류와 비진리와 암흑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참 진리로 인도하며
모든 사람의 마음에 하늘의 빛을 조명하시는 성령의 완전한 역사를 상징한다(계 4:5).
* 성소 등불의 영적 의미. 빛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진 성소 내부에서 유
일한 빛을 발하고 있는 등불은 하나님의 빛, 곧 구원과 진리의 빛을 가리킨다(요
1:9). 그리고 이 빛은 오늘날 하나님의 교회를 통한 광명을 의미하기도 한다(마
5:14-16).
한편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 때에 제일 먼저 존재하게 하신 것이 빛이다(창 1:3). 이
처럼 하나님께서는 빛을 먼저 창조하심으로써 무질서와 혼돈의 세계를 변화시켜 조화
와 질서의 세계를 만드시고 역사의 문을 활짝 여셨다. 과학적으로도 빛은 이세상 모든
생명의 에너지의 근원으로 규명되었다. 즉 빛은 곧 생명이다. 따라서 빛을 제하고는
모든 피조물, 특히 인간의 생존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물리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영
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적용되는 진리이다. 빛을 떠난 자는 오직 흑암과 절망과 죽음만
이 있을 뿐이다.
이 땅의 죽어버린 영혼들(엡 2:1)을 소생시키기 위해 오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친
히 빛이요 생명이라 칭하시고(요 14:6) 당신을 믿는 자에게 구원을 약속하셨다(요
6:29-69). 그리고 당신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그들 역시 세상의 빛이 될 것을 명하셨
다(마 5:14-16;28:19,20). 그러므로 참 빛으로 오신 당신의 빛을 받은 성도는 달이 태
양의 빛으로 빛나듯이 예수님께서 제공하신 빛을 받아 다시 어두운 세상을 향해 비추
어야 한다(시 34:5;전 8:1).
결론적으로 어두움이 아무리 깊고 넓어도 조그마한 촛불 하나를 당할 수 없듯이 어
둠은 필연코 빛 앞에 무릎을 꿇고 말 것이다. 따라서 빛된 성도는 이세상의 어두운 죄
와 타협하거나(요 3:7-21) 그것에 굴하지 말고 오히려 이세상의 어두운 곳을 찾아다니
며 참 빛을 전해야 한다. 즉 성도는 자신이 먼저 빛의 자녀가 되기를 결심해야 하고
(엡 58), 아직도 어두움 속에 신음하는 자들에게 생명과 기쁨을 얻게 하는 빛을 비춰
주어야 한다.
2. 레위인의 정결 예식법(8:5-13)
성막내의 등불에 관한 계시(1-4절)에 이어 본문에는 성막 봉사에 임하게 될 레위인
들의 정결법에 관한 지시가 수록되어 있다.
레위인을 정결케 하는 그 같은 예식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레위인
들에게 물을 뿌리고 몸 전신의 털을 밀게 했다(7절). 레위인들은 번제물, 소제물,
속죄 제물을 바쳐야 했다(8, 12절). 백성의 대표가 레위인들에게 안수했다(9, 10
절). 아론이 레위인들을 여호와께 드렸다(11,13절).
이러한 절차를 통하여 레위인들은 죄를 완전히 청산하고 거룩한 모습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 봉사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하나님과 그의 나라를 위해 부름 받고 봉사
에 임하는 자에게 션결되어야 할 문제는 하나님과 자신을 가로막는 죄와 허물이다(딤
후 2:21;약 3:17).
* 정결을 요구하신 하나님.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절대 거룩하신 분으로서 죄를 결코
용납치 않으시며, 죄있는 자와는 교제하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당신과 백
성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제사 의식과 각종 성막 봉사를 담당할 레위인들에
게 정결을 요구하신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이런 점에서 레위인 정결의식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의 반영이다(레 11:45). 즉 레위인 성결은 곧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뚜렷이 반영한 조치이다.
한편 이렇게 정결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두 가지 속성을 가리켜 공의와 사랑이라
한다. 그런데 이 두 속성은 서로 모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극치의 조화를 이룬다.
그분의 사랑과 자비는 그분의 거룩과 공의를 전제할 때 마침내 온전해지는 것이다. 그
러한 사실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 죄의 도말(공의)과 인류 구원(사랑)을 동시에 성취하
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다(엡 2:1-16).
그런데 이같은 하나님의 2중적 성품을 받들어 백성의 죄로 인한 하나님의 진노를 멈
추게 하고 그분의 사랑과 긍휼을 전달해야 할 레위인들은 그 맡은 바를 실행하기에 앞
서 먼저 자신을 깨끗케 하고 성별해야 했다. 그들은 의복을 깨끗이 하고 털을 밀므로
써 외부적 성결을 완수해야 했고, 각 제물을 드림으로써 내적 성결을 이뤄야 했다. 이
렇게 함으로 그들은 완전한 정결을 요구하신 하나님의 뜻에 부합될 수 있었고, 그 후
에야 비로소 거룩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는 오늘 거룩한
나라의 제사장으로 부르신(벧전 2:9) 우리에게도 성결과 거룩에 대해 강력한 어조로
요구하신다(롬 13:11-14;엡 5:8).
3. 레위인 선택의 근거와 목적(8:14--22)
레위인을 정결케 하는 방법으로 열거한 전반부(5-13절)에 이어지는 본문은 크게 두
가지 사실을 밝히고 있다. 곧 레위인이 거룩히 구별되어 하나님의 것이 되었다는 공식
적 선언(14, 15, 19절)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처음 난 자들을 대신하기 위해 레위인이
구별되었다는 그들의 선택 근거 및 목적(16-18절)이 그것이다.
즉 레위인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정결 절차를 완수함으로써 명실 공히 성막 봉사자
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성막 봉사에 임하면서 항상 염두에 둘 사실은 그들이
타지파보다 우월해서 하나님을 가까이 모신 것이 아니라 그분의 무조건적인 선택과 그
들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시는 거룩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이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애굽에 재앙을 내리실 때 이스라엘의 장자들을 구하시면서 처음 난 자들
을 다 당신의 것이라 선언하셨었다(출 13:13;레 23:9-14;27:26). 그리고 다시 장자들
을 대신하여 레위인을 당신의 소유로 삼으시고 그들에게 당신을 섬길 수 있는 특수 사
명을 맡기셨다. 이것은 오직 그분의 주권적인 판단과 결정에 따른 것이지 레위인 스스
로가 어떤 공로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모세 오경에서만도 곳곳에서 지루할 정도로 반복되는 이 기사(記事)는 출애굽 사건
으로 신정 국가 안에서 차지한 레위인의 역할과 그들의 존재 이유 및 목적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존재 이유와 목적을 바로 알 때 자고(自高)하지 않고
겸손히 주어진 일을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떻게 구원받은 성
도가 될 수 있었으며, 또 우리 삶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 때 비로소 우
리는 온전하고 겸허히 주어진 생(生)을 살아갈 수 잇다.
* 레위인의 2대 사역. 레위인들의 두드러진 두 가지 사명은 '봉사'와 '속죄 사역에
조력하는 일'이었다.
먼저 그들은 이스라엘 장자들을 대신하여 하나님께 선택되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자
로 구별되었다(1:47-53;18:3-7;출 13:2,13). 즉 그들에게 맡겨진 제 1의 사명은 이스
라엘 자손을 대표해 성막에서 봉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항상 중보자적
의식과 성결이 요구되었다.
둘째로 그들에게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죄를 속(贖)하는 일에 참여하여 하나님
의 심판과 재앙이 그들에게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사명이 주어졌다. 비록 속죄의 제를
통하여 백성의 죄를 속하는 일은 제사장이 전담하엿지만, 레위인들은 그 제사장과 백
성들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각종 제사 제물을 준비하는 등의 거룩한 일을 함으로
써 백성의 속죄 사역에 일조(一助)하였다<19절 주석>. 결국 이러한 레위인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음으로 해서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직접 성소에 나아갈 필요가 없게 되
었다.
그런데 이같은 '대신함'과 '위함'을 가장 완벽하게 이루신 분이 곧 예수 그리스도이
시다. 즉 그분은 죄로 인해 피폐해 있던 인간들을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섬김을 받으
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막
10:45)하셨다(사 53:12). 즉 그분은 하나님의 본체이시나 종의 형체를 입으시고 겸손
히 하나님과 인류를 위해 봉사하셨으며(요 4:34;13:1-16;빌 2:6-8)., 인류를 위하여
친히 십자가의 희생 제물이 되심으로써 구속을 완성하셨고 하나님의 심판자 징계로부
터 구원받게 하셨다(갈 1:4;벧전 2:24).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이 레위인들의 '대신함'
과 '위함'을 통하여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의 은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 가장 큰 봉사자요 구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인하여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
으며(요 14:6),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요 14:21).
* 레위인의 제사장직. 하나님께서 레위인들을 선민 이스라엘 중에서 특별히 선택하
사 당신을 위해 거룩히 구별하고 봉사하게 하신 데에는 특별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레위인의 제사장직'에 관한 제반 사항을 살펴보기로 하자.
1. 레위인의 제사장직의 근거와 중요성: 이스라엘의 제사 제도는 그들과 하나님과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 준다. 즉 시내 산 언약을 중심으로 하는 모세 율법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그 민족을 제사장 나라로 만드는 것이었다(출 19:6레 11:44). 그러므로 이
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생활 가운데서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나타내 보여야 했다
(15:40).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거룩을 달성할 수 없었고, 다만 하나
님께서만 그 일을 가능케 하실 수 있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계획을 따라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로 삼으시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한 지파에게 제사장직을 전수
(傳受)하셨다. 그 선택된 지파가 바로 레위인들이엇다. 물론 이스라엘의 다른 지파들
도 하나님과 언약 관계에 있는 선민(選民)으로서, 이방 민족에 대해서는 그들 모두가
제사장적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데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
였던 이스라엘 장자들을 구원해 주신 유월절 사건을 근거로(출 13:2), 그 장자들을 대
신하여 레위인들을 택하시고 당신의 소유로 삼으셨으며 그들에게 제사장직을 맡기셨던
것이다. 물론 레위인 전체가 제사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핫 자손 중 아론의 후손들
에게 그와 같은 특권이 주어졌다. 그러므로 제사장들은 그 일을 감당할 때 이스라엘을
대표하여 하나님께 봉사한다는 중보자로서의 엄숙한 자세와 인식이 필요했다. 이러한
제사장들로 말미암아 백성들은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의로우신 요구 사항과 하
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다. 게다가 레위인들 모두는 하나님과 백성과
의 언약 관계 유지를 위해 삶 전체를 바치는 데 최선을 다하였다. 따라서 레위인 제사
장직의 일차적인 기능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성결 보존에 주력하고(11절;출 28:38;레
10:7), 또한 백성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계속 중재, 유지시키는 것이었다(19절;
렘 33:20-26;말 2:4).
2. 레위인의 기능적 구분: 레위인은 그 기능면에서 대제사장 일반 제사장
성막 봉사자 등 세 신분으로 나뉘인다. 이중에서 대제사장은 성소에 들어갈 때면 가슴
에 흉패를 붙이고 들어갔는데 그 흉패에는 이스라엘 12지파의 이름이 각각 새겨진 12
개의 보석이 박혀 있었다. 그러므로 대제사장의 흉패 착용은 하나님 앞에서 모든 백성
을 대표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출 28:29). 뿐만 아니라 오직 그만이 1년
에 1차(대속죄일) 지성소에 들어가서 온 백성의 죄를 속하는 제사를 드렸다(히 9:7).
이스라엘 초기에는 때때로 국가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제사장이 왕권에 버금가는 특
권을 지니고 위경을 타개해 나가기도 했다. 그러므로 이러한 기능들은 인류 구속의 대
업을 완성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한다.
한편 일반 제사장의 종교적 기능과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18장 강해 '레위인과
제사장의 분깃'을 참조하고, 제사장이 아닌 단순한 '성막 봉사자'에 관해서는 4장의
주석 및 강해를 참조하라.
3. 레위인의 제사장직과 신약 성도: 솔로몬 성전을 위시한 지방 성소의 설립, 남유
다와 북이스라엘의 분열, 바벧론 포로 시대, 외세가 판 친 신구약 중간 시대, 신약 시
대 주권자들과의 결탁 등에 이르기까지 제사장직은 복잡한 변천 과정을 거쳐왔지만 레
위인들만의 제사장직이라는 기본 정신은 존중되어 왔다<대상 24장 강해, 제사장 직책
의 변천 과정>. 그런데 이 레위인의 제사장직 독점이라는 유대교적 개념이 만인 사제
주의(萬人司祭主義)에 입각한 기독교의 성직자 개념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그 영적 의미로 볼 때, 오늘날의 성도들은 세상과 구별된 자들로서 하나님께 나아가
제사(예배)드리며, 이웃의 영혼에 대한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복음 전파 사명을 감당
해야 하는 레위인적 제사장이라 할 수 있다(벧전 2:9).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대속적
사역으로 '하나님의 소유'가 된 우리는 더이상 나 자신을 위해 살기 보다 하나님과 이
웃을 위한 봉사자요 신령한 복의 전달자, 곧 영적 레위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마땅
하다(갈 2:20).
4. 레위인의 봉사 연한(8:23-26)
지금까지는 레위인의 정결 예식법과 그들이 선택되게 된 근거 및 목적이 열거되었다
(5-22절). 그러나 이제 본장의 결론이라 할 수 있는 본문에는 그들이 성막 봉사에 임
할 수 있는 제한 연령이 제시되고 있다. 즉 여기에서는 레위인들의 봉사 기한이 25-50
세까지로 규정되며(23-25절), 50세 이후에는 후진(後進)레위인들을 돕는 자로서 일하
게 될 것(26절)이 언급되고 있다.
이처럼 성막 봉사직을 맡은 레위인들에게 구체적인 봉사 연한이 제시된 것은 그들이
성숙하고 숙련되지 못한 어린 나이에 일함으로써 빚어지게 될 실수들을 예방함이요,
또 노쇠하고 무기력한 노년(老年)인 까닭에 생길지도 모를 봉사 중의 불상사(不祥事)
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처였다.
결국 본문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님께 봉사하는 자에게는 성숙한 육체와 정신
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를 영적으로 이해하면 그리스도의 군사와 일꾼으로 부름받은
우리들에게는 독수리처럼 비상(飛上)하는 활기찬 믿음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위해
봉사할 생동감 넘치는 신앙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 정년(停年) 이후의 레위인. 레위인들이 성막에서 공식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나이
는 50세까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50세 이상이 되면 모든 봉사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
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레위인들(25-50세)의 직무에 조언하고 각종 성막 기
구들을 관리하는 직임을 맡았다. 이처럼 레위인들은 이스라엘 각 가정의 맏아들을 대
신하여 평생 동안 자신들의 힘이 미치는대로 봉사하였다.
이같은 평생 헌신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대략 다음과 같다. 비록
힘이 없고 지혜와 재능이 모자라는 자라 하더라도 하나님께 대한 충성을 게을리 해서
는 안된다. 하나님은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자에게라도 당신의 기쁘신 뜻을 따라
감당할 수 있는 정확한 사역을 맡기신다(마 25:14-30). 하나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었던 일에 대해서는 책망하거나 심문하지 않으시나 우리가 능히 할 수 있었던 것을
유기(遺棄)한 데 대해서는 철저히 물으실 것이다. 성도는 자신의 생이 끝나는 순간
까지 어떤 형태가 되었든 여전히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봉사의 일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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