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여호와께서 ... 일러 가라사대 - 이 표현은 새로운 상황 전개가 시작되거나, 혹은계시 내용의 성격이 바뀔 때 종종 사용되어지는 성경의 관용적 표현이다. 또한 무엇보다 이 표현은 이하 제시되는 내용의 신적(神的) 기원성을 명료하게 드러내 주는 역할을 한다.
===5:2
문둥병 환자(* , 차루아) - 문둥병은 히브리어로 '차라아트'(* )이며헬라어로는 '레프라'(* )이다. 성경에서는 이단어를 죄와 더러움(부정함)의 개념과연관시켜 지독한 피부병을 가리킬 때 사용하였다. 한편 히브리어 '차라아트'는 '몹시괴롭다'는 의미의 '차라'(* )에서 파생된 말로, 곧 심한 발진성 피부염에 감염되었거나 앓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헬라어 '레프라'는 피부 표면이 거칠고비늘 모양으로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병을 뜻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문둥병 환자에대한 제반 사항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레 13장 주석을 참조하라.
유출병(* ,조브) - 물같이 자연스럽게 '흐르다'는 뜻의 '주브'(* )에서 파생된 말로서, 곧 몸 밖으로 피가 계속해서 유출되는 일종의 혈루(血漏)증세의 병을 가리킨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유출병은 (1) 여인의 정규 월경(레 15:19-24)과 자궁 출혈(레 15:25-30)을 의미하기도 했으며, (2) 성병에 의한 비정상적인 분비물(레15:1-15)과 또한 정액(精液)을 배출하는 남자의 병(레 15:16-18)을 가리키기도 했다.여하튼 이스라엘 공동체 사회에 있어서 이 모든 것들은 종교 의식 성결법상 부정한것으로 간주되었다. 그 이유는 피를 생명으로 취급했던 그들로서는 피와 그리고 그와비슷한 정액의 유출은 곧 죄의 결과로서 생명을 파괴시키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었다(신 12:23).
주검으로 부정케 된 자(* , 콜 타메 라나페쉬) - 즉 '죽은 사람에 의해 더럽혀진 모든자'이다. 주로 '영혼'으로 번역된 '네페쉬'가 여기서는 반의역어(反意逆語)로 사용되어 '주검'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처럼 '네페쉬'가 '주검'이란 의미로 사용되게 된 이유를 우리는 다음 몇가지로 상정(想定)해 볼 수있다. (1)신 12:23,24에 보면 '네페쉬'는 피속에 흐르는 생명의 원천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출21:23; 잠 12:10). 그러므로 주검은 이 '네페쉬'의 활동 중지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2) 시체에 한동안 영혼이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말이 혼용되었을것이다.(3) '죽은 영혼(사람)'(* , 네페쉬 메트)이라는 시체에 대한 관용어(6:6)가 축약되어 이러한 혼용을 초래했을 것이다. 여하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체에접촉된 자가 부정하다고하는 개념이다. 문둥병 환자(혹은 악성 피부병 환자)나 유출병있는 자는 모두 전염성 질환의 보균자로서 부정하다고 인정되어 격리되는 것이 적절했다. 그렇지만 단순히 시체를 가까이 한 이유로 부정하게 취급된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주검 및 주검에 접촉된자를 부정하다고 간주한 때에는 다음과같은 이유가 있다. (1) 종교 의식상 주검 곧 시체는 죄의 삯으로 초래된 죽음(롬6:23)의 현상적 결과였기 때문이다. (2) 위생상 시체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부패해지는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레 21:1).
진 밖으로 내어 보내되 - 여기서 '진밖'이란 회막 주위에 진을 친 각 지파(2:1-34)의 외곽, 또는 이스라엘 본 진영(2:34)의 후미였을 것이다. 그런데 부정한 자로 간주된 모든 사람들을 이스라엘 진 밖으로 내보낸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아. (1) '분리'를 통하여 위생적, 도덕적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2) 부정한자로 하여금 격리 기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였다(레 13:45,46). (3) 이스라엘 공동체의 종교적 성결을 위해서였다. 즉 이스라엘 진(陣)은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는 곳이었기 때문에 부정한 자들이 결코 거주할 수 없었다. 한편 종교적 의미에서 '분리'란 하나님께 대한 모든 제사에서와 이스라엘 내에서의 각종 행사및 율법에서 배려된 선민(選民)으로서의 모든 혜택으로부터 제외되는 것을 가리 킨다.이같은 사실은 신약 교회의 성도들 중 범죄자들이 신앙 공동체에서 치리(治理)되고,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교제가 단절되는 것을 상징한다(마 18:15-20; 고전 5:4,5,13;살후 3:14,15). 이처럼 죄는 개인의 양심을 멍들게 할 뿐 아니라 대인(對人)과 대신(對神) 관계에 대해서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엡 2:1).
===5:3
무론 남녀하고 - 직역하면 '모든 남자와 온 회중의 여자'이다. 이는 부정케 된자를 진에서 축출시키라는 명령(2절)에는 예외가 없음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처럼하나님의 말씀은 절대적이며 모든 권위를 초월한다.
더럽히게 말라(* ,로 에타메우) - '더럽히게'(에타메우)란 종교 의식상, 혹은 도덕적으로 '더러워지다'(* ,타메)의 미완료 피엘(Piel)형으로서 계속적으로 더러워지게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죄의 가장 무서운 특성 중 하나인 '전염성'을 강조한 표현으로, 한 사람의 범죄자(부정한 자)가 거룩한 공동체 내에 존재하게 되면 멀잖아 전 공동체가 죄로 오염될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수7:2-26). 그러므로 부정한 자에 대한 단호한 조처가 요구되었던 것이다.
내가 그 진 가운데 거하느니라 - 이 말은 이스라엘 진이 성결해야 할 가장 큰 이유를 제공한다. 즉 거룩하신 하나님은 결코 부정한 것과 함께 하실 수 없기 때문에,부패로 오염된 자들을 그분이 왕으로 통치하시는 거룩한 공동체로부터 격리되어야 했다. 인간에 의해 이 명령이 준행되지 않을 때 하나님께서는 친히 공의의 심판을 통해당신의 성소(聖所)를 깨끗하게 하신다. 한편 하나님이 '거하시며', '통치하시는' 성전된 우리 각자의 내적 상태에도 이러한 성결이 또한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고전3:16,17).
===5:4
이르신대로 ... 행하였더라 - 진(陣)을 성결케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온전히 순종한 백성들의 아름다운 신앙이 묘사되고 있다. 이 명령은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후에도 실행되었는데(Keil), 그 일례로 문둥병자들이 성(城) 밖의 특정한 지역에서 집단생활을 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왕하 7:3).
===5:6
사람들이 범하는 죄 -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죄로, 그 의미상 '사람들에게저지른 죄'(KJV, sin that men commit)라 할 수 있는데, 공동 번역에서는 '남에게 손해를 입혀'라고 기록하였다. 그런데 5-10절 사이의 내용으로 보아 이 표현은 분명 이웃간에 재산상의 피해를 준 각종 죄를 일컫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레 6:2,3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특기할 사실은 인간들 사이에서 발생된죄가 여호와께 패역(* , 마알 바예호와)하는 범죄로 간주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여호와께 패역한다'는 말은'여호와께 반역(반항)하여 죄를 짓다'는 뜻으로서, 결국 이웃에 대한 범죄가 하나님께 간접적인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죄가 됨을 보여 준다. 사실 하나님은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분이시기에 인간이 어떤 형태로 불의를 자행하든지 간에 그것은 이미 하나님의 법을 거부하며 하나님의뜻에 반항하는 범죄가 되는 것이다(출 9:27; 히 1:3). 그러므로 이스라엘 공동체 사회에서는 누가 어떤 형태의 죄(하나님께 대해서든, 인간에 대해서든)를 범하든지, 범죄한 그는 하나님께 나아가 속죄의 은총을 구해야 했다. 이에 대해서는 레 6:4-7의규례를 참조하라. 그 몸에 죄를 얻거든(* , 아쉐마 하네페쉬 하히우) -직역하면 '그 온 인격(영혼)이 범죄하다'(RSV, that person is guilty)이다. 이는 인간의 죄가 단순히 사고나 양심에만 손상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전 인격에 그 영향력를 미침을 암시한다.
===5:7
사람에게 죄를 범하고 여호와께 피역한자는 다음과 같은 조처를 취해야 했다.
(1) 그 지은 죄를 자복하고 - 여기서 '자복하고'(* , 히테와두)란 말은'손을 펴서 경배하다', '손을 꽉 잡고 슬퍼하다'는 뜻의 '야다'(* )에서 유래하였다. 이 말은 공개적이고 의지적으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자신의 죄를 놓고 애타게 통회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처럼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먼저 범죄자를자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회개(자복)를 해야만 했다. 따라서 자신의잘못을 인정치 않거나 뉘우침 없이 물질적 손해 배상만을 하는 것은 참된 의미에서 회개라 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님과 사람을 동시에 기만하는 행위일 뿐이다.그런고로 죄에 대한 '자복'은 자신의 죄에 대한 뼈저린 인식과 하나님의 공의로우신심판을 인정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진다(눅 19:1-10). 결국 '자복'이란 자신의 죄를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내려 놓고 간절히 뉘우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한편 이 자복의 과정 중에는 '속죄제'(8절)가 포함되어 있다.
(2) 그 죄 값을 온전히 갚되 - 여기서 '죄값'(* , 아솽)이란 하나님께 대해서가 아니라 피해를 입은 자에게 대해 물어야 할 배상을 가리킨다. 그리고 '온전히'(* ,베로쇼)란 '최상으로', '원금(본전)대로'라는 의미로 자신이 손해를입힌 것에 대해 조금도 남김없어갚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쓰였다. 이처럼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자는 그 잘못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상대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행동이 따르지 않는 회개는 거짓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예수를 영접했던 세리장 삭개오의 신앙은 진실했다고 할 수 있다(눅 19:8).
오분지 일을 더하여 - 잘못을 뉘우친 자는 손해 원금 뿐 아니라 그 원금의1/5(20%)을 덧붙여 주어야 했다. 이것은 피해 보상에 있어서, 물질적인 것 뿐 아니라정신적인 배려도 생각한 완전하고도 합리적인 보상 원칙이었다. 한편, 이러한 원칙은속건제 규례와 연결된 것으로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레 5:16; 6:5 주석을 참조하라.
본주(本主) - 재산상의 침해를 받은 피해 당사자를 가리킨다.
===5:8
친족(* , 가알) - 친척의 재산 문제나 혹은 친척의 혈육을 잇는 일까지 책임지는 가까운 혈족을 가리킨다. 성경은 이들을 '기업 무를 자'로 표현하기도 한다(레25:8-55 강해, 근족의 의무). 본문에서 이 피해자의 친족은 피해자가 죽었을 경우, 그피해자를 대신해서 가해자에게 보상을 받는 대리자 역할을 해야 했다.
여호와께 드려 제사장에게로 돌릴 것 - 이 말은 누근가 사람들에게 범하는 죄(6절)를 지은 후 피해 보상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나 그 당사자의 친족마저 없어 누구에게배상해야 할 지 불확실한 경우에 해당되는 사항이다. 즉 이 경우에라도 범과자는 배상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았다. 그럴 때 그는 7절에 언급된 보상금을 하나님께 드려 그것을 제사장의 몫이 될수 있도록 해야했다. 이러한 규례는 반드시 피해를 보상해야만 지은 죄를 속(贖)함 받을 수 있다는 준엄한 '속죄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레 5:11,12;6:2-7).
속죄의 수양 -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 각자가 자기 죄를 깨달았을 때 그 죄를 속함 받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하셨다. 첫째는, 먼저 피해를 입힌 이웃에게 성실히 재산상의 보상을 규례에 따라 수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런 연후에 또한 하나님께 속죄를 위한 제물로 속건제 수양을 바치는 것이다(레 5:15,16; 6:6,7).
이는 모든죄가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5:9
거제(* , 테루마) - '높이 들어 올리다'란 뜻의 히브리어 '룸'(* )에서 유래한 말로, 곧 제사장이 제물을 높이 들어 올렸다가 내려 놓는 행동을 통해 제사를 드리는 제사 방법의 한 형태이다(레 7:32). 여기서 들어올렸다 내리는 행동은 제사장이 그 제물을 하나님께 제물로 드렸다가 다시 하나님께로부터 되돌려 받는다는 의미가 내포된 상징적 행동이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그의 것이 될 것어라 - 피해자가 죽고 그 피해자의 친족마저 없을 때 그 '죄 값'(7절)은 하나님께 드려져 실제적으로는 제사장의 소유가 되었다. 이는 오직 여호와를 기업 곧 생계의 근원으로 삼아야 했던 제사장들에 대한 하나님의 자상한 배려였다(레10:12-15).
===5:10
구별한 물건 - '봉헌된 물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희생제물 외의 거제물이나 요제물로서, 곧 첫 열매의 곡식 단이나 각종 십일조를 가리키는듯하다(18:8-22). 한편 여기서 '구별하다'(* , 카다쉬)란 말은 하나님께 완전히봉헌(소속)되었다는 뜻이다. 사실 하나님은 만물의 소유주이시나 특별히 언약 백성이성별하여 드리는 '성물'을 기뻐 받으시며 그것을 특별히 '당신의 것'이라 인정하신다.이런 의미에서 세상과 완전히 구별된 우리 성도들 역시 항상 성결을 유지함으로써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롬 12:1).
===5:12
고하여 ... 이르라(* , 다베르 웨아마르타) - 직역하면 '말하라...그리고 말하라'이다. 이처럼 동일한 의미의 말을 두번씩이나 언급한 것은 전하고자하는 내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즉 뒤이어 나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하라', '조금도 빠뜨림 없이 전파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행하여(* , 티세테) - 의무에서 '벗어나다', '그릇 행하다'란 뜻의 히브리어 '사타'(* )의 단순 미래형이다. 이것은 아내로서 남편에 대한 (도덕적)의무를다하지 못할 경우의 상황을 예상한 것으로서, 여기서는 간음과 같은 부도덕한 범죄를지칭한다. 이처럼 정도(正道)를 벗어나는(사 30:21) 탈선은 '사단'(* )을 따르는짓이다.
===5:13
타인과 정교를 하였으나 - 직역하면 '그녀가 어떤 남자와 함께 누워 성교(性交)를하였다'이다. 즉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통정으로 인한 불륜(不倫)을 일컫는 말이며 강제 추행과 같은 불가항력적 상황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숨겨 드러나지 아니하였고(* , 네엘람...
니세테라) - 이는 '숨기고 비밀로 하다'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 히브리어의 두 단어는 모두 미래 재귀형(Niphal)으로서, 부정한 아내가 비밀 유지를 위해 스스로 애쓰고 있는 상황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증인(* ,에드) - '이중으로 하다', '반복하다', '중언하다'란 뜻의 히브리어 '우드'에서 유래한 말로써, 그 목격한 상황을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런데 모세 율법에서는 위증(僞證)을 피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 최소한 2인 이상의'증인'이 요구되었다(신 19:15; 마 18:16).
잡히지도 아니하였어도 - 즉 '현행범(現行犯)이 아니었을 경우도'라는 뜻이다(요8:4). 그러나 만일 현행범일 경우, 그리고 분명한 목격 증인들이 있을 경우, 그 여인은 모세 율법에 따라 돌로 처행당하는 형벌에 처해졌다(레 20:10).
===5:14
여기서는 남편이 아내를 의심하는 두 경우가 제시되었다. 하나는 아내가 남편에게의심살 만한 불륜을 저질렀으나 증거가 없는 경우, 또다른 하나는 전혀 사실 무근한일을 남편이 공연히 의심하는 경우이다.
의심(* , 루아흐 키느아) - 직역하면 '질투의 신(영)'이다. 따라서본래 의심이란 질투심을 자극하는 사단의 영향력 아래 있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이는 단순히 머리를 갸우뚱할 정도의 의혹이 아니라, 전인격을 불사를 정도로 심히 의심하는 것를 가리킨다. 그러나 한편 여기 제시된 '의심의 규례'를 따라 그 당시 남편이 가정의 평안을 사수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일으키는 '의심'은 정죄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이것은 가정의 건전한 도덕적 윤리 및 공동체의 기풍 확립을 위해서 필요하기까지 했다. 그런고로 이 의심은 오늘날 소위 의처증(疑妻症)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의심 받는 여인은 실족하거나 불평치말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하나님의 공의의 대변자인 제사장에게로 가야 한다. 이렇게하여 만일 여자가 순결하다고 밝혀지면 그녀는 더 큰 축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28절).
===5:15
제사장에게로 가서 - 이는 곧 공의로운 심판을 받기 위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것을 뜻한다. 왜냐하면 제사장은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고 또한 백성의 처지를하나님께 아뢰는 증보자이기 때문이다.
그를 위하여 - 즉 '그 아내를 위하여'이다. 구약 시대의 규례상 여호와 앞에 나아가는 자는 빈손으로 나갈 수 없었다(출 23:15; 24:20). 그러므로 남편은 의심받은 아내를 위해 소제의 예물을 준비해야 했다.
보리 가루 - 보통 소제는 고운 밀가루에 기름과 유향과 소금을 섞어 드려졌으며,가끔 첫이삭을 볶아 기름과 유향과 함께 드려지기도 했던 일종의 기쁨과 감사와 헌신의 제사였다(레 2:1-16; 6:14-23). 그러나 여기 '의심의 소제' 예물로는 거칠고 질이떨어지는 가난한 자들의 음식인 '보리 가루'가 사용되었다. 이는 의심하는 자나 의심받는 자의 상황이 매우 곤혹스럽고 애매한 처지였음을 대변해 준다. 사실 의심받는 자나 의심하는 자는 피차 영육의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런고로 유대 랍비들은, 남편이 그 아내를 의심의 법으로 고발하기전에, 그 심증(心證)이 얼마나 객관적인가를거듭 생각하라고 가르치고 있다(Matthew Henry).
에바 십분지 일 - 여기서 '에바'(Ephah)는 구약 시대에 부피를 재는 고체량의 단위로서, 1에바는 약 23리터 가량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에바 십분지 일(1/10)은 약 2.3리터가량에 해당되는 고체 부피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1오메멜(Omer)의 부피에 해당되는 것이었다(출 16:16,36).
기름도 붓지 말고 유향도 두지 말라 - 여기서 '의심의 소제'일 경우, 기름과 유향없이 소제가 드려졌다. 그 이유는 이 의심의 소제는 여자의 행실과 관련하여 그 죄의유.무 문제를 판별하기 위해 드리는 소제였기 때문에 다른 희생물과 더불어 드리는일반 소제 때와는 달리 죄의 부정을 제하는 '기름'을 부을 수 없었고, 기도를 상징하는 '유향'를 곁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레 2:1-16). 한편 곡식 제사에서 기름과 유향이사용되지 않는 또 다른 경우는 극빈한 자가 드리는 속죄제에서 였다(레 5:11). 결국이 두제사는 드리는 자의 어려운 물질적 정신적 처지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의심의 소제요 생각하게 하는 소제 - 이 소제는 감격과 헌신과 봉사의 다짐이 있는일반 소제와는 그 성격이 다른 것이었다. 이 소제는 그 제물의 내역에서 볼 수 있듯이 여인의 순결이 의심받는 '의심의 소제'였다. 그런 견지에서 특히 여기 '생각'(*, , 지카론)이란 말은 '지난 일을 기억하다', '알아보기 위해 표시해 두다'에서 파생된 말로, 곧 이 소제의 취지를 분명히 해주고 있다. 즉 이 소제는 (1) '의심'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진실인지의 여부를 알아보려는데 그 목적이 있으며 (2)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의 행실에 대해 옳고 그름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데 그의의가 있다. (3)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판단의 근거를 하나님의 생각, 곧 그분의전지하신 지혜에 맡기고 그 분의 판단에 겸손히 따르겠다는 데 그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5:16
여호와 앞에 세우고 - 즉 여호와의 임재 처소인 '성막 앞에 세우고'라는 뜻의 관용적인 표현이다(레 1:3; 3:1). 유대 전승에 의하면, 이때 제사장은 그 여인을 성막 뜰의 동쪽, 곧 성막 입구 쪽에 서도록 하였다고 한다(Matthew Henry). 한편 이것은 한 가정과 한 인격의 운명이 관련된 일을 인간의 지혜로 해결하지 않고, 최고의 권위자이신 하나님께 맡겨 그분의 판결을 기다린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더욱이 이것은 여호와 하나님만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전(Coram Deo)의식은 오늘날 성도의 모든 삶에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이 성구는 18절에도 다시 한번 언급되는데, 실로 하나님께서는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신다(고후 5:10).
===5:17
토기(* , 비크리 하레시) - 이 토기그릇(초벌 구이인 듯하다)은 곤경에 처한 여인의 형편을 잘 반영한다. 즉 잘 다듬어진 놋그릇에 비해 조악하게 구워진이 토기 그릇은 순결을 의심받고 있는 여인의 곤궁한 현상을 연중 암시하고 있다고볼 수 있다. 한편, 이 그릇은 모든 행사가 끝난 후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없었고 깨뜨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레 6:28).
거룩한 물 - 이 물은 성소 입구에 위치한 물두멍의 물인 듯하다(출 30:18). 제사장들은 이 물로 성막 봉사를 전후해서 손발을 씻었다(출 30:19-21;40:31,32). 한편 육대전승은, 이때 토기 그릇에 담긴 물의 양은 약 0.5리터 정도의 용량이었다고 전한다(Matthew Henry).
성막 바닥의 티끌을 ... 물에 넣고 - 본래 물두멍의 물은 성막 바닥의 티끌과 각종오물을 씻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오히려 성막 티끌을 그 물에 집어 넣은 것은 이 물의 효과를 역(逆)으로 이용한 것이다. 즉 이때 이 물두멍의 물은 생명과 성결을 제공하기 보다 죽음과 심판의 효과를 자아내게 되었음을 상징화한 것이다. 한편'티끌'은 최초 범죄 이후 저주받은 뱀의 식물로 규정된 것으로서(창 3:14), 결국 거룩한 물에 '티끌'을 첨가한 것은 저주와 수치 등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위함이다(Keil).
===5:18
그 머리를 풀게 하고 - 히브리인들에게 있어서 머리털은 명예와 권위로 상징되었다(고전 11:3-10). 그래서 그들은 극한 슬픔을 만났을 때 가장 참담한 마음의 상태를표하기 위하여 머리를 풀고, 또는 머리에 재를 뿌리며(욥 2:12) 스스로 겸비해지곤 했다. 더욱이 이 행동은 문둥병 환자에게도 적용될 정도로(레 13:45) 비천함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흉악한 범죄자로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으로부터의심받는 그 자체가 아내에게는 크나큰 수치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비난거리였기 때문에, 제사장은 그녀가 지금 욕되고 비천한 자리에 처해 있음을 상징하는 의미로 그여인의 머리를 풀게 한 것이다. 한편 유대 전승에 따르면, 이 경우 이 여인이 나중에무죄로 판명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 여인의 인격을 보호하기위해서 그 여인의 집안식구나 가솔들 및 가까운 친족들은 그러한 재판 장소에 입회하는 것을 금지시켰다(Matthew Henry).
생각하게 하는 소제물 곧 의심의 소제물 - 이것은 일반 소제 예물(레 2:1-16)과는다른 특별한 목적의 소제물로서, 곧 기름과 유향 및 소금이 첨가되지 않은 조악한 보리 가루 1/10 에바로 구성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15절 주석을 참조하라.
소제물을 그 두 손에 두고 - 이것은 의심받는 여인이 자신을 하나님께 드러내 놓고그분의 정당한 판결을 받을 준비가 되었음을 나타낸다.
저주가 되게 할 쓴 물 - 이는 성막의 티끌을 첨가한 이 물 자체가 저주의 효능을가진 쓴 물이란 뜻이 아니다. 이는 의심받는 여자가 불륜의 사실이 있을 경우 그 쓴물이 그 부정한 여인에게 하나님의 공의롭고도 고통스러운 형벌를 전달하는 매체가 될것이라는 뜻에서 사용된 표현이다. 한편 여기서 '쓰다'(* , 마라르)란 말은 '괴롭히다', '격동시키다'란 뜻으로서 영육간에 매우 고통스러운 지경에 이른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이 '쓴 물'을 특별히 제사장에게 맡긴 것은 그가 하나님의 심판을 대행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5:19
여인에게 맹세시켜 - 제사장은 의심받는 그 여인에게 21절에서 '저주의 맹세'로 규정된 그 맹세를 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맹세는 여자의 무죄 가능성을 배제시키지 않고있다. 따라서 그 맹세에는 무죄의 경우 저주의 쓴 물이 여인에게 아무런 폐해도 끼치지 못하리라는 반대 급부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결국 이 맹세는 여인으로하여금 '진리'에 절대 순응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인 것이다. 한편 유대 랍비들은 말하기를, 이 경우 즉 여인에게 맹세를 시킴으로 말미암아 공식 재판 절차에 들어가기전,제사장은 먼저 그 의심받는 여인에게 만일 불륜의 죄가 있다면 숨김없이 고백하라고강력히 설득하고 권고하는 과정을 반드시 밟아야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하여 만일 그 여인이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제사장에게 자기의 죄를 고한다면, 처벌은 면제되나 남편으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나는 운명이 처하게 될 것이라고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인이 제사장의 강력한 설득과 권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 제사장은 '의심의 법'에 따라 공식 재판 절차에 6들어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네남편을 두고(* , 타하트 이쉐크) - 직역하면 '네 남편 아래 있으면서'이다. 이는 곧 아내는 그 남편의 권위와 보호와 사랑안에 거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해독(* , 함므아레림) - '심한 저주'라는 뜻의 히브리어 '아라르'(* )에서 유래한 말로써 곧 '매우 쓰라린 고통', '찌르는 듯한 아픔'을 의미한다. 여기서 20,21절에 언급된 바와 같은 고통을 가리킨다. 한편이 해독의 정확한 병명(炳名)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유대 학자들은 대개 수종증(水腫症)으로 본다. 즉요세푸스(Josephus)는 일반 수종증(ordinary dropsy, hydrops ascites)으로 보고,미카엘리스(Michaelis)는 난소 수종증(dropsy of the ovary, hydrops ovarii)으로 본다(Keil & Delitzsch, Vol. I-iii. P. 32.). 여하튼 이 해독은 '간음'이라는 범죄의행위와 결부되어 하나님께서 여자의 생식기에 내리신 치명적인 병임에는 틀렴없음을것이다(Pulpit Commentary).
면하리라(* , 히나키) - 이 말의 원뜻은 '깨끗하다', '완진히 일소하다','무흠하다'이다. 따라서 이는 의심받았던 사실에 대해 완전히 자유롭게(무죄하게) 될것을 가리킨다.
===5:20
실행하여 - 12절 주석 참조.
더럽혀서 - 기본 동사 '타메'(* )는 종교 의식상 '부정'하게 되다, 혹은 도덕적으로 '오염되다', '때묻다'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도덕적인 불륜을 의미하는데 곧통정(通情)으로 인한 '간음'을 가리킨다.
===5:21
저주의 맹세 - 즉 이것은 맹세할 내용의 만일 죄가 있을 경우 어떠한 저주도 달게받겠다는 식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뜻한다. 여기서는 다음에 이어지는 저주에관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여호와께서 - 저주의 주권자를 밝히고 있다. 즉 공의로우신 심판자로서의 하나님께서 모든 선악을 다스리신다는 '하나님의 주권'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
넓적다리로 떨어지고 - 여기서 '넓적다리'(* , 야레크)란 본래 '부드럽다'는의미에서 파생된 말로서, 대체적으로 '출산하는 부분', '정강이', '옆구리', '허리'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는 말이다. 여기서는 성적(性的) 범죄에 대한 징벌이라는점에서 여자의 생식기를 지칭하는 완곡한 표현인것 같다(Keil, Pulpit commentary).한편 그리고 이것이 '떨어진다'는 말은 '쓴 물'에 의한 치명적인 악질(惡疾)로 인해여자의 생식기가 파손되어 더 이상 여성으로서의 기능(임신, 출산 등)을 수행할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임을 나타낸다.
배로 부어서 -이는 생식기에 발생한 수종(水腫)에 의해 임파액이나 장액(漿液)이괴어 몸이 엄청나게 부어오르는 상태를 말하는 것 말하는 것이다(Keil).
저줏거리, 맹셋거리가 되게 하실지라 - 남편으로부터 의심받은 여자가 결국 간음한것으로 판명되면 그녀는 이스라엘 백성 중에서 모욕을 당하며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끊어지게 될 것(신 23:2)이라는 말이다. 이같은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것이 요8:1-11 에 나오는 바 간음하다 잡힌 여인의 사건이다. 한편 율법에 의하면 통간한 남녀는 모두 '돌'로 쳐 죽여야 했다(레 20:10; 신 22:22). 이는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나라에는 결코 악이 존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생생히 교훈하기 위함위었다. 사실 하나님 나라의 건설은 악을 징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마 3:2).
===5:22
네 창자에 들어가서 - '창자'(* , 메에)란 복부, 심장, 내장 등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말로서, 여기서는 구체적인 내장 부위(창자)를 일컫기 보다 단순히 배(복부)로 봄이 옳다. 따라서 결국 본문은 만일 의심받는 여인에게 죄가 있을 경우 저주의쓴 물이 배에 들어가 여호와께서 일으키신 '해독'(19절)이 각 부위에 스며 들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시 109:18).
아멘 아멘 - '아멘'(* )은 어떤 사실이나 대상을 '지지하다', '확신한다'는 뜻의 히브리어 '아만'(* )에서 유래한 말로서, 곧 '참되다', '그대로 되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의심받는 여인이 제사장의 저주 선언에 대하여 '아멘'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만일 자신에게 죄가 있다면 제사장의 저주 선언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의지적 표현이다. 그런 견지에 이말은 인간 앞에서의 맹세가 아니라 신실하신 하나님앞에서의 맹세이다(신 27장, '아멘 연구'). 한편, 여기서 '아멘'을 두 번 말한 것에대해 혹자는 추정하기를, 여기 본문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제사장을 그 여인에게 유죄일 경우의 저주 선언과 더불어 무죄일 경우의 축복 선언도 했다고 본다(28절). 그러므로 그 여인은 이 두 가지 경우에 대하여 각각 아멘 아멘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Matthew Henry).
===5:23
저주의 말을 ... 그 쓴 물에 빨아 넣고 - 이처럼 하나님의 심판과 저주의 말이가득히 기록된 두루마리를 물에 빠는 것은 곧 그 두루마리에 기록된 저주 내용이 그쓴 물에 옮겨진다는 의미가 담긴 상징적 행동이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저주 곧 해독(害毒)이 그 쓴 물에 용해되어 물 속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적 행동이었다. 그러나 이는 이방종교나 미개인 사회에서 사용되는 어떤 신비적이그 주술적인방법은 결코 아니다. 이것은 단지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통치를 시각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저주가 기록된 두루마리 자체로서는 선악을 분별하거나 죄인을 심판할 능력이 전혀없다. 단지 당시의 시대 상황을 고려하여 그러한 가시적인 방법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열쇠가 쥐어져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을 망각한 채 단순히 하나님께서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한 가시적인 도구나 매체를 절대화 하거나 경외하는 일은변형된 또 하나의 우상 숭배일 수 밖에 없다. 그런고로 우리의 신앙 대상은 하나님과관련된 '그 무엇'이 아니라 언제나 하나님 '그 자체'여야 한다.
두루마리(* , 세페르) - '기록하다', '열거하다'는 뜻의 히브리어 '사파르'에서 유래한 말로, 곧 '책', '조서', '두루마리' 등을 가리킨다. 고대 히브리인들은 문서 보관용 책자로 동물의 가죽 , 또는 파피루스(Papyrus), 토판(土版) 등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본문에서처럼 기록된 글자를 물에 빨아 넣는다는 말에서 추축해 보면,여기서의 두루마리는 동물 가죽(특히 양피지)으로 제조된 두루마리(NIV, scroll)임을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굴림 막대가 있는 긴 것이 아니라(렘 36:2) 낱장의 문서로봄이 타당하다.
===5:24
여인으로 ... 마시게 할지니 - 재판 순서상 이 일은 먼저 소지물을 여호와께 바친다음에(25,26절) 이루어졌다. 이처럼 순서가 뒤바뀐 이유는 저주의 글을 물에다 빠는행동과 그것을 마시는 행동은 밀접히 연관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저주가 되게하는 쓴 물 - 18절 주석 참조.
===5:25
먼저 - 원문상에는 나타나지 않으나 의미상 첨가한 말이다.
의심의 소제물 - 15절주석 참조.
여호와 앞에 흔들고 - 이는 지물을 요제(* , 테누파)로 드리는 장면이다. '요제'(搖祭)란 화목제의 희생 제물 중 가슴부위를 드릴 때와 땅의 소산물을 드릴 때 제사장이 제물을 높이들어 흔들다 내림으로써 진행되는 제사이다(출 29:24; 레7:30). 이는 하나님께 온전히 드린다는 의미와 더불어 그 드린 것을 다시 제사장이하나님께로부터 받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의미).
===5:26
기념으로 - '표시하다', '기억하다'는 뜻의 히브리어 '자카르'(* )에서 파생된말이다. 여기서는 하나님께 모두 드리는 '증표로'라는 의미이다. 즉 비록 '한 움큼'만을 취해 단에서 불사른다 할지라도 그것은 곧 드리고자 한 예물 전체를 헌상(獻上)한'증표'가 된다는 뜻이다.
한 움큼을 ... 소화하고 - 소제는 제물 전체를 대표하는 '한 움큼'의 곡식만 기념으로 취해진 후 불태워져 하나님의 몫으로 돌려졌고(레 2:2,9). 그 나머지는 태우지않고 하나님께 (거제 또는 요제로) 드린 뒤 다시 제사장이 취해 자신의 몫으로 삼았다(레 서론, 구약 제사의 종류와 의미).
그후에 ... 그 물을 마시울지라 - 의심의 판결 절차 가운데 제일 마지막으로 여인의 순결 여부를 가려주는 '쓴 물'을 마시게 되어 있다. 즉 최종 판결에 앞서 의심받는여인은 먼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점검하고, 하나님과 단독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이거룩한 백성의 일원이지만 지금은 의심받고 있는 비천한 처지임을 깊이 자각해야 했던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의심받는 여인은 오직 하나님의 공의로우신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는 표로 이 '쓴 물'을 마셔야만 했다.
===5:27
물을 마시운 후 - 유대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이 경우 만일 그 여인에게 죄가 있다면 그 쓴 물의 효과는 당장에 독(毒)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여인은 심한 하복부 경련과 더불어 마침내 살이 썩어 죽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 여인과 관계한 남자도 그여인과 같은 시각에 같은 방식으로 죽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만일 그여인에게 죄가 없다면 그 쓴 물은 오히려 약(藥)이 되어 그녀의 생식 기능을 더욱 강화시켜 주어 결국 자녀를 잉태하게 된다는 것이다(Matthew Henry).
그 저주가 되게 하는 물 - 18절 주석 참조.
배가 부으며 그 넓적다리가 떨어지리니 - 21절 주석 참조 저줏거리가 될 것이니라 - 즉 간음한 여인이 받게 될 저주의 본보기가 되어 두고두고 그 백성가운데서 부끄러움과 수치를 당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비단죽은 그 여인 뿐만아니라, 그 여인이 소속된 가정과 가문에도 크나큰 수치가 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각자가 서로 강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자기 가족, 자기 가문, 자기 지파, 그리고 자기 나라 가운데서 그러한 저줏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했다.
===5:28
정결하면 ...
잉태하리라 - 남편으로부터 그 순결을 의심받던 여인이 재판 후 마침내 순결한 것으로 밝혀지면 그녀는 혐의에서 완전히 해방될 뿐 아니라, 그동안 당했던마음 고생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하신 보답이 그녀에게 주어졌다. 즉 그 여인은 '잉태'함으로써 지난날의 아픔을 가리고도 남는 보상을 받게 된다. 이 '잉태'는 (1) 의심했던 남편과의 사랑을 다시 회복했음을 나타내는 확실한 증거이며 (2) 하나님께서 그녀를 기억하시며 사랑하신다는 표시이고(삼상 2:1; 눅 1:58) (3) 하나님께서 그녀를축복하셨다는 증거이다(시 127:3). 더욱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잉태를 확인하고 그녀에 대한 모든 의혹을 말끔히 떨쳐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해를 받지 않고 - 이는(죄의 형벌로부터) '자유로울 것이고' (KJV, RSV-she shallbe free)로 해석할 수 있다.
===5:29
의심의 법 - '질투의 법'(NIV, law of jealousy) 혹은 '질투한 경우의 법'(RSV,law in cases of jealousy)이란 뜻이다. 이 법은 질투와 의심으로 인해 가정과 사회가파괴되거나 부패되는 것를 방지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법이다. 즉 이 법은간통 혐의에 대하여 사실을 확인시켜 줄만한 어떤 물증이나 증인이 없는 경우, 다음과같은 두 가지 패단을 방지코자 마련된 법이다. 첫째는, 괜한 의심으로 인하여 한 인격 혹은 한 평화스러운 가정이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요 둘째는, 간교한 음부 음녀가 이스라엘 공동체의 기풍을 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폐단을 방지코자 하나님께서는 '신정(神政) 통치'라는 법적 배경과 '고대 사회'라는 시대적 배경하에서 본 의심의 법을 제정하셨던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의 입법자는 하나님이시며, 이 법의 운용자 또한 하나님이시고, 이 법을 통한 판결자 역시 하나님이시다.이것이야말로 이 '의심의 법'이 당시대 이방의, 모두 주술법(呪術法)과는 근본적으로다른 독특한 특징인 것이다.
===5:30
이 법대로 행할 것이라 - 여기서 '법'은 '의심의 법'을 말하는데, 곧 11-29절에 기록된 내용이다. 그것을 다시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 도표와 같다. 재 판 절 차 관련성구 의심의 법으로 그 아내를 고발한 남편은 의심의 소제물을 11-15절 준비한 후 제사장에게 나아간다. 제사장은 그 여인으로 하여금 머리를 풀게 한 후 회막 문 16-18절 에 세운다. 그리고 그 여인의 두손에 의심의 소제물을 둔 다. 그런 후 제사장은 토기 그릇에 물두멍의 물을 담고, 성막 뜰의 티끌을 취해 그 물에 넣은 후 자신이 들고 그 여인 앞에 선다. 제사장은 '여호와께서...네 넓적다리로 떨어지게 하리라' 는 내용으로 구성된 저주의 맹세를 그여인으로 하여금 하 19-22절 게 하고, 또한 자신이 회중 앞에서 공식 선포한다. 이때 여인은 아맨 아맨으로 화답하여야 한다. 저주의 맹세가 끝나면 제사장은 그 글귀가 기록된 두루마 23절 리를 자신이 들고 있던 토기 그릇의 물에다 뺀다. 그런후 제사장은 여인의 손에서 의심의 소제물을 취하여 25,26절 요제로 드린 후 그 중 한 움큼을 기념물로 단 위에 불사 르는 의식을 치른다. 소제물 의식을 치른 후 제사장은 이제 끝으로 그 여인으 24절 로 하여금 두루마리를 빤 그 토기 그릇의 물을 마시게 한 다. 이로써 재판의 절차는 모두 마쳐진다. 한편 재판의 결과는 유죄와 무죄의 때를 따라 다음 두가지 27,28절 경우로 나타난다. 즉 유죄일 경우, 그 여인은 저주의 맹세 대로 치명적인 해독을 입게 된다. 그러나 무죄일 경우, 그 여인에게는 아무런 해도 일어나지 않을 뿐 아니라 조만간 잉태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5:31
남편은 무죄할 것이요 - 진실을 밝히고 가정의 평화를 사수한다는(14절) 측면에서비록 아내가 순결하다고 증명되더라도 아내를 의심했던 남편은 죄가 되지 않았다. 대신 '첫날밤의 의심 규례'(신 22:13-19)와 연관시켜 고찰해 볼 때, 이때 순결한 아내를공연히 의심한 남편은 정신적 보상금으로 장인에게 은 100세겔을 주어야 했으며(신22:19). 또한 의심했던 아내를 평생 데리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어떠한 보상이 주어지더라도 남편으로부터 그 아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부부 생활의 최선책은 사랑과 이해와 용서이다.
시내 산 언약과 성막 완공 및 인구 조사까지 마친 이스라엘 백성은 이제 광야여행을
시작하여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시점에서 하나님께서는 신정 국가(神政國家)의 시민
인 이스라엘에게 당신 앞에서의 성결 유지를 요구하신다. 이러한 요구는 본장과 6장에
서 여러 경우의 예를 들어 언급하고 있다.
특히 본장에는 백성중에 부정한 자(문둥병자, 유출병자, 시체에 접촉된 자)를 진
밖으로 추방하라는 명령(1-4절)과 정당한 배상을 통하여 이웃에 대한 죄악을 철저
히 제거하라는 명령(5-10절)이 나온다. 그리고 영과 육의 동시적인 범죄라 할 수
있는 간음과 그에 따르는 의심을 당신의 공의로운신 판결에 맡김으로써 선민 이스라엘
의 평화와 성결을 유지하라는 명령도 나온다(11-31절). 그런데 이같은 성결에의 요구
가 거듭 강조된 이유는 하나님의 임재 처소인 성막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스라엘 진영
이 결코 부정한 것이 용납될 수 없는 거룩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성결에 대한 절대적인 요구가 이미 레위기에 상세하고도 폭넓게 다뤄져 있음에
도 불구하고 또다시 언급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광야 여행과 가나안 정복 과정에
서 있게 될 타락한 이방 세력과의 만남에서 이스라엘이 속화(俗化)될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록 정착하여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는
광야 생활의 현실과 환경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처로도 볼 수 있다.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에게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라고 계속해서 명
령하고 계신다.
1. 부정한 자들의 격리(5:1-4)
부정한 자들을 진(陣)에서 축출시키라는 하나님의 명령(1,2절)과 그 애유(3절) 및
실행 여부(4절)를 기록하고 있는 부분이다.
사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임재해 계신 진영에 문둥병 환자, 유출병 환자, 주검(시
체) 등으로 부정케 된 자를 방치해 둘 수는 없었다. 그 까닭은 그들이 한결같이 죄악
으로 상징된 질병돠 부패에 오염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조치는 너무 가혹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죄와 악이 선민 이스라엘의 영혼과 육체를 좀먹지 않게 하기 위한
하나님의 배려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나님은 이러한 상징적
부정을 규제하심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의 성결된 생활을 교육하신 것이다.
물론 이런 부정한 자들은 그들이 회복되면 다시 진영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아뭏든
부정한 자들의 격리는 종교, 윤리적 성결을 강조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외부적인 불결
을 멀리함으로써 위생적 유익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부차적인 것에 불
과했고 하나님께서 이 조치를 통해 가장 원하신 것은 그들의 종교적 성결이었다.
* 부정을 만연시키는 요인의 제거. 성경은 나균으로 생장하는 만성 전염병과 악성
피부병을 모두 문둥병으로 말하고 있다(레 13:1-59). 우리가 한센씨 병(Hansen's
Disease)이라고 부르는 나병은 전염성이 약하다. 하지만 피부병은 전염성이 강한 편이
다. 또한 유출병은 정액이 이상 증세로 계속 흘러나오는 질환을 가리키는데 이 역시
전염성을 갖고 있다(레 15:1-33). 따라서 이러한 병에 감염된 자들을 격리시킨 것은
영혼과 육신을 유기적 결합체로 인식한 히브리적 사고의 특징이다. 이러한 사고의 기
초 위에 히브리인들의 의식법(Ceremonial Law), 즉 레위기에 소개되는 제사법, 성결법
등이 제정되었다.
그러므로 본문에 나타난 부정한 자들의 격리 조치는 이스라엘 전체 회중으로 하여금
그들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정결하게 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는 경계
(precaution)의 의미를 지닌다. 신앙 공동체의 순결을 오염시키는 부정의 요인들은 언
제나 존재한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처럼(고전 5:6) 우리의 선한 행실
을 더럽히려는 악한 동무들(고전 15:33)은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에 영향력을 행사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11:4-23, 31-34에 나타난다. 하나님께서는 그들과 그들의 죄
에 오염된 자들을 가차없이 징계하셨다. 부정을 만연시키는 자들을 경계하고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이야말로 교회의 순결을 보호하는 관건(關鍵)이 된다(요이 1:9-11).
2. 타인에게 끼친 손해의 배상(5:5-10)
1-4절이 신체적 부정에 관한 규례라면 본문은 사회적 삶에 있어서의 부정에 관한 규
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이 범하는 죄'(6절)는 7,8절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다
른 사람들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행위를 가리킨다. 이러한 행위는 대개 이기적인
탐심, 곧 마음의 부정에서 비롯되어 사회 전체의 공익과 이웃의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
로 귀결된다.
한편 6절에서 이웃에 대한 범죄를 "여호와께 패역하여 그 몸에 죄를 얻거든"이라고
한 것은 사회적 부정이 결국 인간의 내면적 부정으로 말미암음과 그 부정이 궁극적으
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임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이웃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할 때
에는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내면적 부정을 씻는다는 의미에서 속죄제를 드려야 했다(8
절). 또한 이웃이 당한 물질적 손해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보상하려는 노력이 부
수(附隋)되어야 했다. 오분지 일을 더하여 갚으라는 규례(7절)나 4-5배로 변상하라는
규례(출 22:1)는 물심 양면의 피해 보상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가해자는 하
나님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의 삶을 반성해 보자. 우리는 우리가 종종 범하는 잘못을 어떻게 처리하
고 있는가? 다윗처럼 하나님 앞에서 뼈를 깎는 아픔 으로 회개하는가?(시 32:1-5) 형
제에게 폐를 끼치고도 그것을 사소한 일로 치부한 채 하나님 앞에 나와 위선적인 예배
로 자신을 가장하고 있지는 않은가?(마 5:23,24) 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지내는 개
인이나 교회는 암(癌)에 걸리고도 건강한 체 하는 사람과 같다. 조속히 수술하면 낫게
될 병도 때를 놓치면 회복 불가능한 중환이 된다. 이것은 죄 문제에 잇어서도 마찬가
지이다. 초대 교회는 죄를 서로 고하는데 인색 치 않았기 때문에 영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약 5:16). 정결하고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가꾸기 위해 부정하고 해독한 죄
를 청소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
* 거룩에의 요구.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살전 4:3). 구원 받
은 성도를 향하신 하나님의 관심은 언제난 그들의 '거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
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출애굽한 직후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4,45)라고 명하신 바 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 이것은 선택의 자유(option)가 아
니라 의무(duty)였다. 우리 그리스도인들 역시 이 명령을 회피할 수 없다(벧전
1:15,16). 즉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서 열납(悅納)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서 바쳐져
야 한다(롬 12:1).
그런데 '거룩'이란 결국 모든 '속되고 부정한 것으로부터의 구별 혹은 분리'를 의미
한다. 때문에 더러움과 이별하는 삶(사 52:11;고후 6:17;7:1)을 힘쓰지 않는 한 하나
님의 거룩한 성품에 참여한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벧후 1:4). 본문은 더러움을
혐오하시는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그분의 백성된 이스라엘이 거룩해야 할(solemn) 당위
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이 부정을 씻고 하나님 앞에 정결하게 서
기 위해 속죄제, 소제, 속건제 등의 제사를 드린 사실이 의미 심장하다. 이는 우리가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말미암아 부정 곧 망령
된 행실에서 구속받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3. 간음죄의 예방(5:11-31)
대 사회적인 범죄를 다룬 바로 앞의(5-10절) 규례에 이어 여기서는 사회의 기초가
되는 가정 안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규례로서 의심의 법, 또는 질투의 법을 다루고
있다. 즉 이는 남편에게 의심받는 여자를 판결하는 법 절차에 대한 언급으로서 그 순
서는 다음과 같다. 아내의 순결에 의심을 품은 남편이 아내와 예물을 가지고 제사
장에게 나아가며(11-15절), 제사장은 의심받는 여인에게 쓴 물로 인한 저주의 적용
을 주지시키고 맹세시킨다(16-22절). 그 후 실제로 그 쓴 물을 마시게 하여(23-28
절) 순결 여부가 드러나게 한다.
한편 본문은 이러한 법 운용이 가정의 진정한 평화를 원하시는 여호와께서 마련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29-31절).
즉 이와같이 까다롭고도 공포스런 분위기의 재판 과정은 의심받는 자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데 목적이 있을 뿐 아니라 인간 상호간의 신의(信義)를 회복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준엄한 심판의 경고로 본질상 타락한 인간의 악한 욕망을 억
제하려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유독 여자가 '의심의 법'의 대상으로 취급된 것은 불공평한 듯이 보
인다. 그러나 이 규례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연약하여 범죄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딤
전 2:14)이 충분히 고려되어 제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간음의 혐의를 받고 무고
하게 죽을 수도 있는 여자들(레 20:10;신 22:22)을 보호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는 인도주의적 제도 장치가 필요했음을 상기해 볼 때, 이 규례는 오히려 여자들
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가정을 붕괴시키는 폐단들. 본문은 가정의 질서를 파괴하는 두 가지 폐단을 지적
하고 있다. 하나는 간음죄이다(12, 13절). 가정을 이루는 부부 관계가 간음으로 무너
져 버린다면 가정을 기초 단위로 세워지는 사회가 온전할 리 없다.
다른 하나는 불신이다(14절). 인간 사회는 어느 정도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립된다.
더 나아가 부부 관계는 확실한 신뢰를 기초로 하여 세워진다. 그러므로 부부가 서로의
순결을 의심하게 된다면, 그 가정의 파국은 명약 관화(明若觀火)한 것이다. 하나님께
서는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시려고 '의심의 소제'라는 특별한 규례를 만드셨다(15-31
절).
* 유일한 심판자 하나님. 본문 중에는 간음한 여인을 실사(實査)하는 방법이 나온
다. 하지만 간음 혐의를 받은 여인의 순결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수 있는 심판
자는 오직 하나님뿐이시다. 의심의 소제(11-15절), 제사장의 저주 선언과 여인의 맹세
(16-22절), 쓴 물을 마시는 행위 등(23-28절)은 다만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즉
쓴 물에 어떤 효험이 있어 여인의 간음 여부를 가렸던 것이 아니라 만물을 적나라하게
감찰하시는 하나님(히 4:13)께서 직접 이 문제에 개입하셔서 순결한 여인은 보호하시
고 부정한 여인에게는 벌을 내리셨던 것이다.
하나님께는 아무리 은밀한 죄라도 밝게 노출된다(시 90:8). 그러므로 하나님만이 모
든 죄와 부정을 통찰하시면서 범죄한 자들을 공정하게 판단하실 수 있다(시 119:137).
그리고 하나님만이 그들의 부정을 정결케 하실 수 있다(사 1:18;겔 36:25).
* 부정 제거와 천국 입참(入參). 본장에서와 같이 거룩한 공동체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부정한 자를 제하여야 한다는 명령은 약 900년이 흐른뒤 바벧론 포로에서 팔레스틴으로 귀환하게 되는 이스라엘을 향해서도 재차 하달되었다(겔 20:38). 그만큼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의 순결은 거룩하나 사회적 삶의 형성에 필수 불가결한 조건으로 중요시되었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장차 들어가 살게 될 천국에서도 깨끗치 못한 자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사 35:8-10;계 22:14,14)을 시사해 준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모든 부정에서 깨끗케 되어(히 9:14;요일 1:7;계 7:14) 거룩한 천국에서 하나님을 모시고 살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복된 자들인가!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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