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마 주석, 레위기 03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3:1
화목제 희생 - 화목제로 하나님께 바쳐질 희생 제물로는 제물 드리는 자의 생활 형편에 따라 다음 세 가지 짐승이 가능했다. 즉 그것은 1)흠 없는 수소나 암소(1-5절) 2)흠 없는 수양이나 암양(6-11절) 3)흠 없는 수염소나 암염소(12-17절) 등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화목제의 경우, 번제의 경우와는 달리희생 제물로서 비둘기는허용되지 않았다. 아마 이것은 화목제의 독특한 특징인 제사 후 공동식사에 있어. 비둘기는 여럿이 함께 나누어 먹을 음식량으로서 그 고기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여기서 '희생"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제바흐'(* )는 '죽이다", '도살하다'란 뜻을 가진 '자바흐'란 동사에서 파생된 말로써, 곧 죽임 당하여 재물이 될짐승을 가리킨다. 그리고 '화목제'(* 쉘렘)에 대하여는<3:1-5 강해. 화목제에 대하여)와 <서론, 구약제사의 종류와 의미>를 참조하라.
수컷이나 암컷이나 - 번제나 속건제 등 대부분의 제사가 제사 예물로서 반드시 수컷만을 요구하였던 반면, 특별히 화목제 제물의 경우에는 암수컷에 전혀 구별을두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화목제의 목적이 하나님과 인간 간의 화해와 교통, 그리고 인간 사이의 상호 친밀한 교제를 도모하는데 있는 만큼 거기에는 남녀의 차별이나구별이 전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즉 십자가 상에서 흘리신그리스도의 보혈(補血)로 말미암아 인간이 하나님과 화평을 누리고,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상호 은혜와 교통을 나누는 데에는 남녀는 물론 노소(老少)나 빈부(貧富), 그리고 귀천(貴賤)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나타내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에굽제사의 경우, 암컷은 철저히 금지시킨다고 한다(Herodtus). 흠 없는것으로 - 1:3 주석참조==========================3:2
안수하고 - 제사시 안수(按手) 행위는 제물을 가져온 자가 자신의 양손을 양뿔 사이에 얹고 힘껏 내리 누르는 행위를 가리킨다(Mat-thew Henry, KeIl, Lange).안수가 갖는 2대 의미는 연합(聯合)과 전가(轉嫁)이다. 자세한 내용은 1:4 주석을 참조하라.
회막 문에서 잡을 것이요 - 초기 이스라엘 백성들은 피 흘리는 모든 짐승을 잡을 때 결코 자신의 장막에서 잡을수 없었다. 반드시 성막 안으로 끌고가 회막문앞 번제단곁(북편)에서 잡아야 했다(1:11 그림도표 참조). 그러나 후태에 이르러 이 규례는 단지 제물용(祭物用)짐승에게만 국한되었고(신12:20,21), 식용(食用) 짐승에게는적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후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 팔레스틴 도처에 흩어져 살아갈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금 성막을 중심으로 운집하여 살고있는 광야 시대와 같이 식용까지도 모두 성막으로 끌고 가서 잡도륵 하기는 너무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피를 ...뿌릴 것이며 - 화목제가 하나님과의 화해와 교제. 그리고 인간상호간의 기쁨을 나타내는 축제의 제사가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제단 사면에 뿌려지는 희생 제물의 피 때문이었다. 곧 대속과 속죄를 상징하는 피가 제단에 뿌려짐으로써 비로소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막힌 모든 죄악과 진노의 휘장이 찢어지고, 동시에 인간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모든 불신과 증오의 담벽이 허물어지게 되는것이다. 두 말할 것도 없이 구약시대 이 흠 없는 희생 제물과 피는 장차 우리 인간들의 죄를 대신 담당하고 십자가 위에서 피흘리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상징한다. 따라서 평강과 친교와 화해를 나타내는 화목제에 이처럼 희생의 피가 반드시뒤따랐음은 바로 이러한 구속사적 이유 때문이었다 <3:6-11 강해,화목제와 십자가>.

=================================3:3,4
화목제의 희생 - 1절 주석 참조.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지니 - 화목제 희생 예물 중 반드시 여호와의 몫으로 구분되어 화제(火祭)로 여호와께 불살라 드려져야 할 부분은 네 부분으로서 다음과 같다.1)첫번째 부분은 내장(entrails,창자)에 덮인 기름 부분으로 위(胃)에서 장(臟)까지내장을 전체적으로 싸고있는 큰 꺼풀(the large net ) 부위이며. 2)둘째부분은 내장에붙어있는 모든 기름 부위이고,3)셋째 부분은 두 콩팥(kidneys)과 허리(loins)주변에붙어있는 모든 기름 부위이며, 4)그리고넷째 부분은 간(liver)위를 덮고 있는 꺼풀부위이다(Keil A Delitzsch, Commentary on the O.T.,Vol. I. pp.299-300). 이것은 희생 제물의 속부분(inwards)으로서 가장 기름지고 좋은 부위를 가리킨다. 이를 통해우리가 깨닫는 바는,인간이 하나님께 바쳐야만 하는 부분은 우리의 속 심령으로부터우러나오는 가장 귀하고 진실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요4:24; 롬 1 : 9). 한편'화제"(* ,잇쉐)에 대하여는 2:9 주석 참조하라.

===============================3:5
아론의 자손 - 구약 시대에는 오직 이들만이 제사장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제사장들만이 제단 위에 불을 피울 수 있었고 또한 희생 제물의 피를 뿌릴 수 있었다(Lange). 따라서 예물 드리는 자는 단지 제물을 성막으로 끌고와 제물 위에안수한후 잡아 그것을 제사장에게 건네줌으로써 그 예물이 하나님께 바쳐지도록 준비할 뿐이었다. 번제물 위에 사를지니 - 화목제의 희생 예물인 여러 부위의 기름과 콩팥은 반드시 번제물 위에서 불 살라져야 했다. 그런데 여기 번제물은 특별히 헌신할 때 드려지는 특별 번제물(1:3-7)이 아니라, 매일의 순종과 헌신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매일 조석(朝夕)으로 여호와께 드렸던, 상번제물(常燔祭物)을 가리킨다(민28:3-8).따라서 번제물은 항상 번제단 위에서 불타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 번제물 위에 화목 제물을 올려 자신께 향기로운 예물로 드리도록 명한 것이다. 이것은 상징적으로 그리스도의 '속죄'의 근거 위에 비로소 '화평' 의식이틀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The preacher's Complete Homiletic Commentary).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 1 : 9 주석 참조.

=======================3:6
수컷이나 임컷이나 - 3 : 1 주석 참조. 흠 없는 것으로 - 모든 제사 예물에 누차 강조되고 있는 이 말은 단순히 예물을 정성껏 고르라는 뜻 이외에 깊은 영적 의미가 있다. 먼저 이 말은 거룩하시고 완전 무결하신 하나님께 흠있는 제물은 그 속성상 절대 합당치 않다는 뜻이며, 나아가이 말은 장차 모든 희생 제물의 실체(實體)로서 죄인들의 죄를 위허 죽임 당하실대속양, 즉 예수 그리스도의 속성이 한점 흠 없다는 사실을 뜻하고 있는 말이다(히7 :4). 보다 자세한 내용은 1 :3 주석을 참조하라.

===================================3:7,8
번제의 경우와 같이 화목제에 있어서도 짐승을 회막문 앞 여호와 앞으로 끌고나오는 것, 예물 드리는 자가 안수하고 도살하는것, 그리고 제사장이 꾀를 단 사면에 뿌리는것 등 제사 드리는 방법은 같다(1 : 3-4). 다만 화목제가 번제와 달리 차이가 나는 것은 희생제물의 고기를 처리하는 문제이다. 즉 번제의 경우는 희생 제물의 가죽을 제외하고, 모든 고기부분을 온전히 번제단 위에서 불살라야 하는반면,화목제의 경우에는 기름 부분과 콩팥 부분만을 불사르고 나머지 가슴 부분과 우편 다리부분은 제사장의 몫으로 돌려졌으며, 그리고 그나머지 모든 부분은 제물을 가져온자와 그의 가족들이 가난한 자 및 레위인들과 더불어 성막뜰에서 교제를 나누며 먹었다. 이처럼 구약의 5대 제사 중 헌제자(獻祭者)가 자신의 제물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제사는 화목제이다. 한편 본문 각 구절의 주해는 1 : 3-4의 번제의 경우를 참조하라.

=================================3:9,10
화목제의 희생 - 3 : 1 주석 참조. 미려골(* 이체) - 항문 뒤쪽에 있는 꽁무니뼈(backbone)로서, 곧 척추로 이어지는 기름진 꼬리뼈 말한다. 고대 근동에는 넓고 굵은 기름진 꼬리를 가진 양들이 많이 있었는데. 흔히 그 무게가 6kg 이상이나 나갔다고 한다(Kel, lange,bochart). 내장에 덮힌 기름과 ... 콩팥과 함께 취할것이요 - 3: 3.4 주석을 참조하라.

=================================3:11
여호와께 드리는 식물이니라 - 일반적으로 여호와께 드려지는 제물을 가리켜성경은 '하나님의 식물'(21:6,7,), '여호와의 식물'(28:2) 등으로 부르고 있다. 물론이것은 하나님을 의인화시킨 수사법인데, 그 의미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순종과 제물의뿌려진 피를 보고서 그 제사 제물을 기쁘게 인정하신다는 뜻이다. 이것은 번제의 경우,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는 표현과 맥을 같이 한다(1:9).

================================3:12
만일 예물이 염소면 - 소(1-5절)나 양(6-11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염소를 제물로 삼아 화목제로 드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먼저 제물 드리는 자는 암수를 막론하고 흠없는 것으로서 화목제 예물을 정성껏 골라 그짐승을 이끌고 회막문앞 여호와 앞으로 나온다. 2) 예물 드리는 자는 짐승을 잡기 전 자신의 손을 제물의머리 위에 얹고 힘껏 안수한다. 3)안수 후 이물 드리는 자는 그 제물을 번제단 곁 북편 뜰에서 잡는다. 4) 제사장은 그 잡은 제물의 피를 취하여 번제단 사면에 뿌린다.5) 마지막으로 제사장은 화목 제물로 지정된 여러 기름 부위와 콩팥 부위를 취하여번제단 위 번제물 위에 올려 화제로 여호와께 드린다. 여호와 앞으로 - 곧 회막문 앞 번제단 곁을 가리킨다. 그곳을 '여호와 앞'이라고 부른 이유는 회막은 여호와께서 임재해 계시는 지상 처소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3:13
안수하고 - 3: 2 주석 참조. 그피를 뿌릴 것이며 - 3: 2 주석 참조. 단(* ,미즈베아흐) - "도살하다', '짐승을 잡다'란 뜻의 '자바흐'에서파생된 말로 곧 짐승을 잡아 바치는 곳이란 뜻이다. 보통 이 단은 놋으로 만들어졌기때문에 놋단(출39:39) , 혹은 제물이 거기서 불태워졌기 때문에 번제단(4 : 7)이라고도 불리워진다. 광야 시대 이 단의 크기는 가로2.28cm, 세로 2.28cm, 높이1.37cm 가량으로서 회막 내 성물(聖物) 중에서 가장 큰 기구였다. 후대에 이르러이 단은 가로9.1m, 세로 9.1m, 높이 4.56m 가량의 크기로 커졌는데(대하 4:1 ). 이것은 솔로몬 성전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13:14,15
예물을 취하여 - 화목제 제물로서는 소, 양, 염소가 있었다. 이러한 제물들의각부위(部位) 중 여호와께 화제 예물로 드려져야 될 부분은 여러 부위의 기름(fat)콩팥(Kidneys이다. 그리고 제물 중 특별히 양의 경우는 기름진 꼬리 부분도 함께여호와께 화제로 드려졌다. 여호와께 화제를 드릴지니 - 3:3,4 주석 참조. 한편 "화제'에 대해서는 2 : 9주석을 참조하라.

==============================13:16
식물이요 향기로운 냄새라 - 3 : 11 주석 참조. 모든 기름은 여호와의 것이니라 - 희생제물의 여러 부분 중 제물로부터 분리시킨 모든 기름(* ,헬레브-fat)부분은 모두 여호와의 몫이기 때문에, 온전히 번제단 위에서 여호와께 불살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화목제을 드릴때 제물의기름 부위는 필수적인 요소로서 반드시 번제단 위에서 화제로 여호와께 드려져야만 했다.

=============================13:17
기름과 피를 먹지 말라 -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께 드린 제물중 기름(fat)과 피(blood)는 어떠한 경우에도 식용(食用)이 금지되었다. 이처럼 여호와께서 기름과 피를 먹지 말라고 명령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기름(* , 혤레브)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힘의 근원이요, 피( , 담)는 생명자체를 나타내는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에, 인간은 모든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표로써 여호와의 몫인 기름과 피는 먹지 말아야 했기 때문이다(Lange). 2) 피를 마시는행위는 이방의 우상 숭배자들이 즐겨 행한 제사 의식으로서 그 의식(儀式) 속에는 이방의 잔인성과 포학성이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Matthew Henry).3)피는 속죄의 유일 수단으로써 구약 시대 최고의 신성한 성물(聖物)이었기 때문이다. 즉 이 희생 제물의 피는 장차 오실 그리스도의 보혈을 예표하고 상징하는 구속의 피였으므로 절대인간에게 돌려져서는 안되고, 오직 여호와께만 돌려져야 했기 때문이다<17장 강해,피제사의 원리>. 대대로 영원한 규례니라 - 피의식용(食用) 금지 규례는 광야 생활 중 뿐만 아니라, 가나안 정착 이후에도 계속 지켜져야할 지속적인 규례였다. 따라서 이 규례를어긴자는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서 추방되었을 뿐아니라 극형에 처해졌다(레 7 :27;17:10) 오늘날에도 전통적인 유대인들은 고기를 먹고자할 때 피를 먹지 않기 위해 며칠동안 살코기를 매달아 놓고 피가 완전히 빠지기를 기다린다.그러나 신약시대에 이르러 이 피의 식용 금지 규례는 결코 문자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그규례 속에 담긴 영적 의미를 깨달아 그것을 지켜 행하여야 한다. 그 규례속에 내포된영적의미는 다음과 같다. 1)모든 생명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2)오직 피의 대가로 구속함 받았음을 깨닫고 십자가 보혈을 내 생활 중가장 귀하게 여겨, 그 피의 공로를 늘 잊지 아니하고 감사해야 한다. 3) 모든 생명에대해 깊은 경외심(敬畏心)을 가지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본장은 번제(1장)와 소제(2장)에 이어 구약의 5대 제사 중 세번째 제사인  화목제에 관해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화목제의 제물 역시 번제 때와 마찬가지로 생축이었는데 소(1-5절)나 양(6-11절), 염소(12-17절)로 드릴 수 있었다. 이러한 화목제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화평과 친교를 나타내는 제사로서 수은제(酬恩祭), 평화제, 구원제, 감사제 등으로도 불리는데 그 성격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누인다. 즉 (1) 베풀어 주신 축복과 구원에 대해 감사할 때 언제든지 자발적으로 드리는 감사제(感謝祭)와 (2) 간구가 이루어진 경우 혹은 이루어질 줄 믿고 믿음으로 바치는 서원제(誓願祭) 그리고 (3) 조건없이 하나님께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시할 때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드리는 자원제(自願祭), 일명 낙헌제(樂獻祭)등이 있다. 결국 화목제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하여 인간이 하나님께로 부터 받은 은혜를 감사하여  드리는 기쁨과 화해의 제사이다.
  그러나 이 제사가 기쁨과 화해의 제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희생 제물의 피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피는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는데 이것은 곧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허물없는 화평,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친밀한 교제 등은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보혈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여기서 성도는  화목제를  통해 그리스도의 피로 인한 구속의 결과를 배울 수 있다. 즉 그 구속의 결과는 첫째,  하나님과 성도간의 관계는 아무런 허물 없는 화평의 관계요 둘째, 성도와  성도  상호간의 관계는 기쁨 중 교제하는 사랑의 관계요 셋째, 성도 각자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 범사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천국 생활이 된다는 것이다.

  1. 소를 희생 제물로 바칠 경우(3:1-5)
  화목제의 희생 예물로서 여호와께 바쳐질 수 있었던 짐승은 소, 양, 염소였다. 번제의 경우와는 달리 화목제 희생 예물로서 날짐승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화목제의  특징이 공동식사인 만큼 제사 후 공동 식사용으로서 새는 그 고기의 양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본문은 그중 소를 희생 예물로 바칠 경우에 대한 언급이다. 화목제 희생 제물로서 바쳐질 소는 첫째, 암 수컷의 구별은 상관 없었지만 반드시 흠 없는  것이어야 했다(1절). 둘째, 반드시 도륙(屠戮)당하여 그 피가 제단 사면에 뿌려져야 했다(2절). 셋째, 내장의 기름은 모두 분리되어 제단 위에서 불살라져야 했다(3-5절). 결국  이러한 희생은 신약 시대의 위대한 화목제 제물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예표하고 상징한다. 즉 화평의 제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란 고통의 제단 위에서  하나님과 인간 간의 화평을 위해, 그리고 인간 상호간의 친교를 위해 물과 피를 다 흘리고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예표하고 있는 것이다(요 19:34).
 
  *화목제에 대하여 - 화목제는 하나님과 친교를 나타내는 제사였기 때문에 비교적 제사의 분위기가 다른 제사들에 비해 덜 엄정하였다. 이제 이러한 화목제에 대하여 조목별로 살펴보기로 하자.
  (1) 어의(語義) - '화목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의 온전한 명칭은 '제바흐  쉘라밈'인데 '제바흐'와 '쉘라밈'이 각각 단독으로 '화목제'를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제바흐'는 '짐승을 잡다', '도륙하다'란 뜻의 '자바흐'에서 파생된 말로 곧  '희생물'이란 뜻이다 그리고 '쉘라밈'은 '화평하다', '교제하다'란 뜻의 '솰람'에서 파생된 말로 곧 '화평', '친교' 라는 뜻이다. 따라서 '제바흐 쉘라밈'(화목제)은 '화평의 희생제'  혹은 '친교의 희생제'란 뜻으로 곧 희생 제물의 피로 인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화평을 이루는 제사, 나아가 인간과 인간 사이에 서로 친교를 나누는 제사란 뜻이다. (2)  목적 -화목제를 드림에는 2가지 목적이 있다. 그것은 먼저 하나님과의 화평을 위함이며, 또한 성도(이웃) 상호간의 교제를 위함이다(마 5:23,24). (3) 특징 -화목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 양, 염소 중 수컷이나 암컷의 구별없이 희생 제물을 드릴  수 있었다. 둘째, 생활 형편에 맞게 자원하여 드릴 수 있었다. 셋째, 유교병이 사용될 수 있었다(7:11-14). 넷째, 제사 후 같이 공동 식사를 나눔으로써  축제적이고  친교적인 성격이 짙었다. 다섯째, 화목제는 헌제자(獻祭者)가 자신이 드린 예물을 먹을 수 있었던 유일한 제사였다. 즉 번제의 경우에는 제물이 전부 불에 태워져 그 연기가  하나님께 바쳐졌었다. 그러나 화목제의 경우에는 우선 기름과 콩팥 부위만을 태운 후 그  나머지 고기는 일단 제단에 드려졌다가 다시 거두어 일부(가슴과 우편 다리 부분)는  제사장에게 드리고, 그 나머지는 헌제자와 그의 가족이 가난한 이웃과 더불어 성막 뜰에서 즐거이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4) 의미 - 화목제는 먼저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는 성도와 하나님 간의 화목과 교통을 의미하여(롬 5:1/골 1:20), 동시에 성도 상호간
의 즐겁고 거룩한 교제를 표징(標徵)하는 제사로서 신약 시대 성만찬(애찬)의  근원이다.

  2. 양을 희생 제물로 바칠 경우(3:6-11)
  화목제 희생 제물이 양일 경우에라도 제사 드리는 방법과 순서(6-8절)는 번제의  경우와 같으며(1:3-5), 하나님께 희생 제물로 제사 드릴 부위(部位,  9-11절)는  화목제 소의 경우와 같다(1-5절). 다만 양의 경우는 미려골 부분 곧 기름진 꼬리뼈 부분이 더 첨가되었다(9절). 한편 소나 염소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양의 경우도 제물의  처리 방법은 화목제의 성격에 따라 달랐다. 곧 감사제로 예물을 드렸을 경우에는 제사 드린 당일에만 그 제물을 먹을 수 있었으며, 서원제나 자원제(낙헌제)로 예물을 드렸을  경우에는 제사드린 당일과 그 이튿날까지도 먹을 수 있었다(7:16-18). 그러나 여하한 경우에도 제 3일째까지 희생 제물을 두고 먹을 수는 없었다.

  *화목제와 십자가 - 화목제는 2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수직적으로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죄의 담벽을 허물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화해시키는 것이요, 수평적으로는 인간 상호간 가로막혀 있는 불신과 미움의 담벽을  허물어 진정한 친교와 사랑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이러한 목적을 가능케 하는 것은 화목제 희생 제물의 피였다. 곧 번제단 사면에 뿌려지는 희생 제물의 피로 인해  화해와 친교의 화목제 정신이 살아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희생 제물의 피는 구속사적으로 장차 십자가 상에서 흘려질 그리스도의 대속의 보혈을 예표하고 상징한다. 따라서  신약 시대 십자가는 수직적으로는 하나님과 인간, 수평적으로는 인간 상호간의 모든 담벽을 영원히, 그리고 단번에 허물어뜨린 영원한 구속의 번제단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구약 시대 화목제 정신은 신약 시대 십자가로 말미암아 성취되었고, 또한  십자가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3. 염소를 희생 제물로 바칠 경우(3:12-17)
  이 부분은 희생 제물이 염소일 경우에 해당되는 규례이다. 제반 제사 규례(12,13절)와 하나님께 바쳐 화제(火祭)로 삼아야 할 부위(14-16절)는 앞서 언급된 바 소나 양의 경우와 동일하다. 다만 여기서는 화목제 규례 중 반드시 엄수해야 할 금지 규례가  추가적으로 주어져 있는데 그것은 곧 기름과 피는 절대 먹지 말라는 것이다(17절). 하나님께서 이러한 규례를 제정하신 목적은 우리들에게 모든 생명의 주권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는 사실을 겸손히 인정해야 된다는 점을 교훈해 주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인간은 한 생명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기름과 피를 먹지 않음으로 해서 생명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께 더욱 의지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비록 오늘날 이 금지 규례가 여자적(如字的)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그 의미에 있어서는 보다 승화되어 생명에  대한 경외 정신으로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생명을  허여(許與)하신
분도 하나님이요, 주관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을 깨닫고 하루하루 겸허하게 신앙 생활을 영위해야 할 것이다.

  *화목제와 기쁨 - 성경적 의미에서의 '화목'(Peace)이란 단어는 일반적 의미와는 약간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즉 일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화목'이란 평온, 화평한 화합(和合), 휴전 등을 의미하지만 성경적인 의미에서의 화목이란 이것보다 더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미들을 들자면 기쁨, 행복, 번영, 복지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화합 및 성도들간의 친교 개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화목제'(Peace-Offering)는 즐거운 축제나 경건한 잔치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은 위로는 하나님께 감사, 찬양하고, 아래로는  이웃과 더불어 기쁨의 잔치에 참여하는 형태로 화목제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화목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도와 관계된 중요한 예표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곧 화목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代贖)보혈과 성령의 성화(聖化) 사역에  의해 신약 시대의 모든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참된 평화와 기쁨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크신 자비를 힘입고 그분의 은혜에  감사하여 화목제를 드렸듯이 오늘날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놀라운 은혜에  힘입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데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와 기쁨의 제단을 쌓고 있다. 결국 이상과 같은 점에서 우리는 화목제와 기쁨 간에는 불가분리(不可分離)의 관계가 있다고 천명할 수 있겠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